지난 2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폐막했습니다. 평창은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는 문화올림픽(Everyday Culture & Festival)을 목표로 공연, 전시, 설치미술, 축제, 퍼레이드, 포럼 등 40여 개의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는 평가에 대중의 감성도 사로잡아 질적·양적 측면에서 높은 성취를 인정받았습니다. 강원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이용한 공연과 전시에 관객은 물론 국내외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죠.
파이어 아트페스타(출처: 파이낸셜뉴스)
테마공연 ‘천년향’은 공연장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어느 좌석에 앉아서 보느냐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다가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도 있었습니다. 파이어 아트페스타 ‘2018 헌화가(獻火歌)’는 실험적 시도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경포 해변에 대형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한 뒤 모든 작품을 불태우는 파이어 퍼포먼스로 기획했습니다. 작품이 불타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완성한다는 의도였죠. 오랜 가뭄과 강풍으로 산불 위험이 높아 퍼포먼스는 1회에 그쳤지만, 그 의도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트 온 스테이지’는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중 가장 큰 규모로 400여 개에 달하는 공연을 릴레이로 선보였습니다. 국공립 예술단체가 클래식, 연극, 무용 공연 등으로 저마다의 가치를 뽐냈죠. 문화올림픽 강원도 통합추진단 김태욱 총연출감독은 “올림픽과 연계한 전략적 행사 배치, 원활한 관람을 위한 다양한 편의 제공” 외에 “콘텐츠의 저력”을 문화올림픽의 성공 요인으로 뽑았습니다. 올림픽 기간에 주목받은 행사가 일회성으로 사라지지 않고 대한민국의 대표 유산으로 남아야겠죠.
명품거리도 탄생했네요. 평창읍 평창강 둔치 일원에 약 5km에 걸쳐 조성된 ‘빛의 거리’, ‘올림픽 랜드마크 거리’, ‘올림픽기념 벽화’, ‘성화봉송 거리·마스코트 하우스’, ‘개최국 파크’, ‘올림픽 스타광장’, ‘문화예술 거리·전통체험 거리’ 등은 평창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림픽 상징조형물은 아파트 15층에 해당하는 41m, 지름 14m의 압도적인 크기로 눈길을 끌었죠. 민족의 정취가 깃든 청화백자와 전 세계인이 올림픽으로 하나 돼 미래로 비상하는 평창의 역동성을 표현했습니다.
문화동행포럼 2018, 정선(출처: 일간경기)
평창 문화올림픽 연계 행사로 한국, 일본, 중국의 올림픽 컬처로드 ‘문화동행포럼 2018’이 정선에서 열렸습니다. 각국에서 바라보는 문화올림픽에 대한 관점을 비교·분석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중요성을 조명하는 자리였죠. ‘한일중 문화협력의 길을 걷다’라는 포럼에는 인천문화재단을 포함, 한국광역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일본, 중국의 협력사무국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3국 지역 간 문화교류의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문화교류 세션에서는 4건의 사례 중 인천문화재단이 2개 사례를 발표했네요. ‘차이나는 국제교류 인천:충칭’ 사례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인천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 송도 트라이보울 등)을 기반으로 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일본 요코하마 뱅크아트 1929 기관교류’ 사례에서는 그동안의 창작지원 진행과 성과를 홍보했습니다.
한일중 3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5년 동안 하계 및 동계올림픽을 개최합니다. ‘문화동행포럼 2018, 정선’은 올림픽과 더불어 각국이 처해있는 국제정치적 현실을 직시하면서 3국이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공동의 문화유산을 위한 협력과 서로 간의 교류를 심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봅니다.
인천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9년 문화도시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은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 전담팀(TF)’ 구성의 일원으로 2019 동아시아문화도시 인천 성공 개최를 위한 7대 핵심 사업에 적극 참여합니다. 개항도시 인천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 개항도시로 도약할 기회가 되겠네요. 중국과 일본의 문화도시도 조만간 확정된다고 합니다.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올림픽(출처: 서울문화재단 블로그)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올림픽’>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올림픽이 표현하는 시대상과 디자인을 비교해보는 자리인데요. 올림픽에 참여했던 디자이너의 공식 창작물과 제작 과정을 재구성한 ‘88서울올림픽대회, 예술과 마주하다’, 1988년 당시 일상의 모습을 기록한 신문기사, 사진, 책, 노래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집가의 방’에는 호돌이 인형, 성화 봉송, 깃발, 화보집, 올림픽 주화 등 600여 점의 물품이 공개됐네요.
평창올림픽 문화마크를 한 번 보세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유산인 한글의 독창성과 차별성이 돋보입니다. 한글 자음 ‘ㅁ’과 대회 엠블럼의 스틱 마크를 한데 모아 다양한 문화가 꽃피우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문화마크(출처: 평창문화올림픽 공식홈페이지)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죠. 기념품 매진 사례에,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소위 ‘웃돈’을 주고 상품을 구입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인기를 증명하듯 ‘수호랑 반다비 움짤’, ‘수호랑 댄스’, ‘수호랑 포상휴가’ 등의 인터넷 검색어도 눈에 띄네요. 수호랑의 이름은 올림픽 참가 선수, 참가자, 관중들에 대한 보호를 의미하는 수호(Sooho)와 호랑이와 강원도 정선아리랑을 상징하는 랑(rang)을 연결했습니다. 백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호 동물이기도 하죠. 패럴림픽의 마스코트인 반다비는 반달을 의미하는 반다(Banda)와 대회를 기념하는 의미의 비(Bi)를 담고 있습니다. 반달가슴곰은 의지와 용기의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공식 사진가 조세현 작가는 수호랑과 반다비의 인기 요인을 “수호랑은 코가 너무 잘생겼고, 반다비는 살짝 옆으로 곁눈질하는 눈이 굉장히 귀엽고 재미있다”는 데서 찾았네요.
2020년 도쿄올림픽 마스코트는 ‘초능력 캐릭터’가 될 거라고 합니다. 2,042명의 마스코트 공모전 참여작 중 조직위원회가 세 작품을 추렸고, 초등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하네요. 이름은 8월쯤 발표됩니다.
수호랑과 반다비(출처: 연합뉴스)
문화올림픽의 열기는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패럴림픽 기간에도 따듯하게 전해집니다. 평창의 밤을 밝히는 불꽃쇼, 몽골, 라오스, 일본, 미국, 한국의 예술가들과 장애인, 청소년 무용수들이 펼치는 ‘투 비 투 원(TWO BE TO ONE)-두리새로 서로하나’와 함께 올림픽 기간에 선보였던 문화행사와 공연도 계속됩니다.
‘70엠케이(mK)-하나 된 한국(just simply KOREA)’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방문객들의 인터뷰 영상을 전시・상영하는 대규모 영상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70엠케이(70 million Koreans)’는 남과 북, 7천만의 한국인을 의미하며, 하나 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평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문화올림픽은 2020년에 일본, 2022년에는 중국이 아름다운 상징을 이어갈 겁니다.
* 아래와 같은 기사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1.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이유있는 성공! 문화 레거시 창출도 기대
경인투데이뉴스, 2018.2.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올림픽 성공 포인트⑦]문화올림픽
뉴스1, 2018.3.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평창서 인천 문화 국제교류 발표
일간경기, 2018.2.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30년 전 ‘88서울올림픽’으로 향하는 시간여행
서울문화재단 블로그, 2018.2.2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평창 올림픽 공식 사진가가 말하는 ‘수호랑·반다비’ 인기 요인
YTN, 2018.3.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패럴림픽 기간에도 ‘문화올림픽’ 열기 이어진다
파이낸셜뉴스, 2018.3.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