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은 2004년 설립 이래 문화 영역의 지원 사업을 주요 업무로 삼아왔다. 재단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인 기획 사업을 하거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운영,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처럼 국가가 위탁한 업무, 인천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볼, 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한국근대문학관과 같은 시설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원 사업은 인천문화재단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셈이다.
인천문화재단은 그동안 전국 광역자치단체 문화재단의 지원 사업 체계를 평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항상 상위 평가를 받아왔다.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국가기관에 의해 평가받아 왔던 것이다. 물론 지원 사업 선정 과정이나 결과를 두고 지역 내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원 사업의 성격 자체가 누구를 지원하느냐 지원하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문제이므로, 즉 사업의 최종 선정 여부에 대해 절대적 객관성 확보는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은 감안되어야 한다. 당장 선정되지 못한 개인이나 단체들이 그 결과에 대해 서운해 하고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인천문화재단은 최대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에 개선책을 모색 중이다.
2017년 인천문화재단의 공모 방식의 지원 사업은 예술가 지원, 시민 지원, 문화예술 교육 지원 영역으로 크게 구별하여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관심있는 시민들에게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정보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방안을 고민 중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올해 12월 중순 인천문화재단 공모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의 전체 지원 사업의 얼개를 설명하고 각 영역별, 즉 예술가, 시민, 문화예술 교육의 지원 체계, 일정, 개략적인 지원 규모, 선정 과정과 심의 기준 등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진다. 물론 지원 사업 설명회는 곧 이루어질 예술가 대상의 표현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세부 안내가 주를 이룰 것이기는 하나, 1년간 인천문화재단이 어떤 방향과 어떤 일정으로 지원 사업 전체를 계획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자리를 뒤이어 인천문화재단의 예술 지원 사업에 대한 간담회도 계획되어 있다. 지원 영역과 선정 심의 과정 등에 대해 개선할 점을 문화계 인사들에게 직접 청취하고 개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그간 정산 서류 문제 등 지원 사업의 관리에서 나타난 문제점, 심의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함께 찾아 나갈 것이다.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은 기본적으로는 민간의 자발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즉 커다란 가이드라인이나 행정적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규정만 제시하고 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기획이 가능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왔다. 가급적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서 그것이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결과를 만들어냄으로써 점진적으로 인천의 문화 생태계가 선순환의 구조로 나아가도록 만들어내자는 것이 그동안 지원 사업의 모토였다. 다만 공모 방식의 지원 사업은 지역의 자율성이 있다고는 해도 중앙정부나 관련 기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도 있으므로 정책 방향을 지역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현할 것인지는 지속적으로 고민할 과제이다.
한편 인천문화재단은 지원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심의위원 선정이나 심의 과정 전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내부에서 토론 중이다. 일부에서는 심의위원을 공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심의위원이 사전에 공개됨으로써 오히려 심의위원들에게 부당한 청탁이 개입될 가능성도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제기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천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계와 소통하는 간담회를 계획 중이고 또 거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이 문화예술계나 관심있는 시민들이 보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원 규모를 조금 더 확대하려면 재정적 뒷받침도 더 커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지역과 소통하려는 자세일 것이다. 소통을 통해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현안과 문제를 더욱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
이현식 / 인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