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사찰

천년의 불교문화를 계승해온 한국의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통도사(경남 양산), 부석사(경북 영주), 봉정사(경북 안동),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 일곱 곳입니다. 석굴암과 불국사,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창덕궁, 수원 화성,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조선 왕릉, 하회/양동마을, 남한산성, 백제 역사유적지구 등에 이은 한국의 13번째 세계유산입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은 보존 가치가 있다고 요구되는 인류의 보편적인 유산을 말합니다. 1960년 이집트의 아스완 댐 건설로 누비아 유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전 세계 60여 개국이 나서 아부심벨 대신전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지난달 30일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사찰이 7~9세기 창건 이후 불교의 깊은 역사성을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은 험난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세계인들이 항구적으로 아끼고 가꿔나가야 할 인류의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이 기준은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을 대표(호주 오페라하우스)’,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특출한 증거(태국 아유타야 유적지)’, 인류 역사의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종묘)’ 등이 있습니다.

모든 문화유산에는 진정성, 다시 말해 재질, 기법 등에서 원래의 가치를 보유해야 합니다. 박물관의 조각상이나 공예품, 회화와 같은 문화재가 세계유산에 포함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유네스코는 인위적인 힘을 받았거나 가공된 것은 세계유산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신라 선덕여왕 15년(646)에 자장율사가 세웠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수행자가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득도해 일체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입니다.

불가에서 금강계단은 승려가 되는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수계의식(부처의 가르침을 받드는 사람이 반드시 지켜야 할 계율을 받음)이 행해지는 곳입니다.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 있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죠.

현재의 금강계단은 고려, 조선 시대를 거쳐 여러 차례 수리했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금강계단 양식을 유지합니다. 14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통도사는 석가모니 부처님 정골 진신사리와 가사, 대장경 400여 함이 봉안된 계율 근본도량으로 ‘불지종가 국지대찰’로 불립니다. 금강계단과 대웅전 등 수십 점의 보물과 국보를 비롯하여 4만 점이 넘는 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시장입니다.

봉황산 중턱에 있는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화엄의 가르침을 펼친 곳입니다. 배흘림기둥으로도 유명한 국보 18호 무량수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로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가장 오래되고 우수한 목조 건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붕을 떠받치는 공포(栱包)가 기둥 위에만 배치된 주심포, 아무 문양 없이 곧게 뻗은 창살, 추녀의 곡선 등 꾸밈없는 담백함이 기품을 더합니다.

<삼국유사>에는 이 절의 창건설화가 실려 있습니다.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를 흠모했던 여인이 용으로 변신해 따라왔습니다. 의상이 화엄을 펼칠 땅을 찾아 봉황산에 이르렀으나 도둑의 무리 500명이 그 땅에 살고 있었고, 커다란 바위로 변한 선묘 여인이 공중에 떠서 무리를 위협함으로써 그들을 몰아내고 절을 지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뒤에 부석(浮石)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가 선묘 여인이 변했던 바위라고 전해집니다.

부석사는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양백지간에 자리한 풍광 좋은 사찰입니다. 부석사에 도착하면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 범종루, 무량수전에 이르기까지 9단의 석축을 올라야 합니다. BBS NEWS는 아미타신앙에 바탕을 둔 의상 스님의 화엄사상과 극락정토 구품세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고 전하네요.

법주사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불교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미륵신앙의 대표 도량으로 33ⅿ 높이의 미륵대불이 우뚝 서 있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탑 팔상전과 쌍사자 석등도 볼 수 있죠. 3점의 국보와 13점의 보물 등 40여 점의 문화재를 품고 있어 ‘보물창고’, ‘야외 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하네요.

국보 제5호 쌍사자 석등은 사자를 조각한 석조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습니다. 넓은 8각 바닥돌 위에 올려진 사자 조각은 두 마리가 서로 가슴을 맞댄 채 뒷발로는 아랫돌을 디디고, 앞발과 주둥이로는 윗돌을 받치고 있습니다. 통일신라 성덕왕 19년(720)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며, 8각 기둥 대신 두 마리 사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상당히 획기적인 시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법주사 사천왕 석등(보물 제15호)과 함께 통일신라의 대표 석등이죠.

순천 선암사는 사천왕상과 어간문 등이 없는 삼무(三無) 사찰로 호남의 3대 명산으로 꼽히는 조계산의 품에 안겨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사찰에 이르는 1.5㎞ 숲길은 ‘전국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선암사 대웅전은 조선시대 정유재란(1597)으로 불에 타 없어졌다가 현종 1년(1660)에 새로 지었습니다. 그 후 영조 42년(1766)에 다시 불탄 것을 순조 24년(1824)에 지어 오늘에 이릅니다. 잦은 화재와 일곱 차례의 중건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배치를 지우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 ‘선암사’에 등장하는 해우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보물 제1311호인 대웅전을 비롯해 각황전, 팔상전 등 오래된 전각과 돌담, 아기자기한 정원 등 빼어난 볼거리를 자랑합니다.

대흥사는 전남 해남군 두륜산 줄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륜산(대둔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불전들을 지형 조건에 따라 배치해 자유로움과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천불전은 대흥사 남원(南院)의 중심 불전입니다. 큰 대문채처럼 평범한 단층 5칸 맞배집으로 중앙 문간을 거쳐 천불전 안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천불전, 왼쪽에 봉향각, 오른쪽에 옛 용화당이 마당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대웅전보다 마당은 크지 않지만, 공간에 맞게 건물의 규모와 형식을 갖추고 있어 중심건물로서의 격식과 품위가 느껴집니다.


봉정사는 봉황이 머무른다는 곳입니다. 7세기 후반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대사가 창건했습니다. 국보인 극락전과 대웅전, 보물로 지정된 후불벽화와 목조관세음보살좌상, 화엄강당, 고금당 등의 문화재를 품고 있으며 극락전은 부석사와 같이 배흘림양식이 적용된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괘불은 야외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열 때 사용하던 대형 불화입니다. 마곡사의 석가모니불괘불탱은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6대 보살, 10대 제자, 제석천과 범천, 사천왕, 천자, 아수라, 용왕 등이 좌우 대칭으로 화면 가득 그려져 있습니다. 중후한 형태와 화려한 색채 등 17세기 전반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본존불을 중앙에 크게 묘사함으로써 석가모니가 대중들을 압도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한국불교 천년’ 7개 산사, 세계문화유산에 오르다… ‘막판 뒤집기’
    이데일리, 2018.7.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유네스코 등재 7산사의 속살] 국보 품은 ‘봉황이 머무른 곳’ 안동 봉정사
    BBS NEWS, 2018.7.1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유네스코 등재 7산사의 속살] 태백산과 소백이 품은 부석사
    BBS NEWS, 2018.7.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유네스코 등재 7산사의 속살’] 원형 그대로의 모습, 천년고찰 선암사
    BBS NEWS, 2018.7.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유네스코 등재 7산사의 속살] 영축총림 통도사
    BBS NEWS, 2018.7.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유네스코 등재 7산사의 속살] 세계가 인정한 야외박물관 법주사
    BBS NEWS, 2018.7.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7. 천년 사찰 7곳, 유네스코를 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2018.7.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8. 문화재청 (홈페이지 바로가기▶)

 

글/이미지
이재은 뉴스큐레이션




[큐레이션 콕콕] 미세한 먼지들

지난 6·13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세먼지’였습니다. 환경문제는 경제나 복지에 밀려 뒷전인 경우가 많았는데 미세먼지 유해성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서 10대 공약에 미세먼지 이슈가 포함됐죠.

더불어민주당은 비산먼지 제거를 위한 청소차 보급 확대, 노후 건설기계 저감장치 부착 등으로 도로와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친환경 선박 육성, 땅에서 전기를 배로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설치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고요. 바른미래당은 굴뚝원격감시체계(TMS)를 실시간 공개해 사업장 굴뚝의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지방자치단체에게 배출부과금을 넘기겠다고 발표했었네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미세먼지 수치(44㎍/㎥)는 프랑스 파리(21㎍/㎥), 미국 로스앤젤레스(33㎍/㎥) 등 해외 대도시보다 높았습니다. 2016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48㎍/㎥로, 도쿄와 런던의 17㎍/㎥, 20㎍/㎥의 두 배가 넘었죠.

미세먼지가 빅이슈가 된 건 한두 해 전 일이 아닙니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우리나라를 덮을 때마다 정부는 ‘중국의 영향’ 운운하면서 어물쩍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도시화, 산업화로 말미암은 국내 발생 매연도 만만치 않죠. 미세먼지는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의 날림먼지, 공장 내 분말 형태의 원자재,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 성분, 소각장 연기 등에서 대부분 발생합니다.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 암모니아와 결합하면서 미세먼지가 생성되죠.

전 세계 미세먼지 오염지도를 보면 인구집중지역이나 산업화 지역에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습니다.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중동 등이 이에 해당하죠.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0억 명 정도로, 중국 15억 명, 인도 11억 명, 동남아 6억 명, 중동 5억 명 등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중국과 인도, 중동 주변에 살고 있군요.

인구 15억 명의 중국은 사정이 어떨까요.
평소 마라톤을 즐기던 그린피스 베이징사무소의 모 직원은 초미세먼지 측정기를 부착하고 국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그날 미세먼지는 심각한 수준이었고, 측정기 필터는 6시간여 만에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그해 겨울,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880㎍을 넘어섰고요. 그린피스 베이징사무소는 초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중국 사회에 대기오염에 대한 논의를 공개적으로 이끌어내기 시작합니다.

2012년 베이징대학교와 함께 발간한 ‘위험한 호흡’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시안 등 중국 4개의 지역이 초미세먼지로 말미암은 조기 사망자가 8천5백여 명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기오염과 건강 유해성에 관한 연구한 이 보고서는 중국 내 연구가 많지 않던 상황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받았죠. 관련 연구는 이어졌고 3년 뒤인 2015년, 중국 주요 31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25만 7천 명이 초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인구 10만 명 중 90명꼴입니다.

2013년 그린피스의 ‘대기오염방지 행동계획’에서는 2017년까지 초미세먼지 수치 대폭 낮추기, 석탄 소비량 통제 등의 항목이 있었습니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단체와 학계, 시민들의 노력과 정책 변화로 실제 중국의 대기 질은 개선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 베이징과 톈진 주변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도보다 33.1%가량 나아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경제 시스템의 변화, 청정에너지 산업 성장, 철강 및 시멘트 생산량 제한, 550만 가구의 난방 연료 전환(석탄→가스 및 전기) 등 중앙정부 차원의 관리 감독과 엄격한 정부 규제가 있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초미세먼지가 최악인 날이 많습니다.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광이나 풍력 등으로 전환하고, 청정한 경제 구조를 갖추면 머지않아 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볼 수 있겠죠.

세계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입니다. 지난 5월 인도에 거대한 모래폭풍이 불었고 한 달 만에 27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외출 자제 및 공사를 중지하고, 소방대를 배치해 도시 전역에 물을 뿌렸지만, 여전히 많은 인도인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2016년 초미세먼지 농도에서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가 연평균 173㎍으로 대기 질이 가장 나쁘고 힌두교도들의 성지 바라나시가 151㎍, 수도 뉴델리도 143㎍의 수치였습니다. 인도 대기오염의 주원인은 화석 연료 연소로 보고 있는데,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인도가 공장, 화력발전소, 자동차의 도입으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규제 미비, 오염방지 기술의 부족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네요. 인도 정부는 태양광 발전 설치, 전기차 등의 도입으로 정책 개선의 노력을 보입니다.

내년 하반기에 개장하는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에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육상전원공급장치(AMP)가 설치됩니다. AMP는 부두에 대기 중인 대형 선박이 시동을 끌 수 있도록 육지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입니다.

항만에 들어온 배는 정박 중에도 냉동·공조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므로 벙커C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이 대량으로 발생하죠. 인천에서 야기되는 미세먼지의 13%가 선박 배출량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부는 ‘범부처 미세먼지 연구개발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5월 미세먼지 체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접수, 심사했습니다. 대학생, 대학원생, 연구자, 시민들이 낸 아이디어 140여 건이 모였고 이 중 9건의 국민 제안을 선정했습니다.

-미세먼지 정화를 위한 토양 필터, 식물, 산화 티타늄 등 다양한 요소 기술들을 융합한 ‘미세먼지 바리케이드’를 도로변에 설치
-초등학교 유형별로 공기 질 현황과 미세먼지 노출량 등을 분석하고, 이산화탄소(CO2) 농도, 에너지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기정화 장치 최적화 시스템 개발
-도로를 주행하면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필터 개발
-공공 버스 등 대중교통에 부착해 시범 운용하는 ‘달리는 미세먼지 저감 장치’
-버스 정류장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미세먼지 알림 친환경 디스플레이를 설치, ‘미세먼지 청정 스마트 거리’ 조성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과 가축 분뇨 퇴비화 과정에서 미세먼지 저감 제안

도시 공사 현장 주변에 원예 작물을 활용한 그린링(Green-Ring)을 구축하거나 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공기 정화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국민의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하고 관계 부처와 협업해 국민이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미세먼지 R&D 사업’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중국 미세먼지, 어디까지 들어봤니?
    허핑턴포스트, 2018.6.1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미세먼지 해결방안 국민 아이디어 9건 선정
    세계일보, 2018.6.1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토양·식물 활용 ‘미세먼지 저감’…국민제안 9개 사업 내년 실용화
    뉴시스, 2018.6.1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죽음 부르는 미세먼지… 인도는 ‘대기오염’과 싸움 중
    그린포스트코리아, 2018.6.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서울 ‘미세먼지 농도’ 해외 대도시보다 배로 높다
    메디컬투데이, 2018.6.1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미세먼지 잡아야 표심 잡는다”…중국 대책에는 온도차
    노컷뉴스, 2018.5.2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7. [핫이슈 ‘미세먼지, 도시숲이 해결책이다’ 개념과 세계 각국 현황] 흡입되는 미세먼지 많아 인체 치명적
    월간 산, 2018.5.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이미지
이재은




[큐레이션 콕콕] 일상과 명상

지난달 23일 경북 의성군에 있는 사찰 고운사에 컬링 대표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자컬링 대표팀과 남자팀 주장, 코치 등은 동그랗게 앉아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털어놓습니다. 여자컬링 ‘팀 킴’의 막내 김초희는 ‘행복한’과 ‘허전한’이 적힌 감정 카드를 손에 쥐고 내보이지 않았던 속마음을 풀어냅니다. 컬링 대표팀은 2013년부터 이곳 고운사에서 ‘멘탈 코칭’ 과정을 실행했습니다. 멘탈 코칭은 선수가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활약의 숨은 비결이 이런 명상 훈련에서 나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대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꼽히죠. 스트레스를 잡는 만병통치약으로 명상에 주목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명상이 심리적 안정을 주고 정신건강을 이롭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경제 상황과 사회적 조건 등의 외부 요인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통제력을 찾는 유용한 방법이라는 거죠.

명상을 위한 스마트폰 앱이 각광 받고, 학교는 명상숲을 조성하고 기업체는 명상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이 유행의 뒷면에는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을 알고 싶다는 욕구, 일상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욕망이 숨어있습니다.

차드 멍 탄(Chade-Meng Tan)은 명상계(?)에서 주목받는 사람입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초기 구글의 모바일 검색엔진 개발을 주도했죠.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쌓아가던 중 마음챙김 명상을 알게 됐고, 스탠퍼드 뇌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선승들을 불러 명상에 기반한 감성지능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구글 직원들의 교육으로 사용됐는데 이것이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도 유용하게 활용되며 직원들은 이전보다 감정조절이 쉬워지고 더 행복해졌으며 자신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고백합니다. 차드 멍 탄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2012년, 알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고, 그는 회사를 나와 전문 명상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문학적 관점에서 일상과 명상을 바라보는 책으로는 로버트 피어시그의 소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2010년, 문학과지성사)이 있습니다. 오토바이에 아들을 태우고 미국을 횡단한 경험을 내면의 탐구와 참선, 오토바이 정비 이야기에 담은 책입니다. 피어시그는 참선과 오토바이 정비 기술이 기본적으로 같으며, 단순한 기술을 익힘으로써 본질에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을 잘 관리하면 삶이라는 긴 여정을 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거죠.

로버트 피어시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으로 근무 중 우연히 들른 한국의 사찰에서 그는 ‘충격’을 받습니다. 이후 주말마다 절을 찾고, 제대 후에는 촉망받던 과학자의 길을 포기한 채 인도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합니다. 9세에 아이큐 170을 기록한 수재, 몬태나 주립대학에서 영작문 교수를 하던 그가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퇴원하기까지의 삶을 어떤 식으로 소설에 담았을지 궁금하네요.

교육 현장으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지난달 강원 인제군 어론초등학교와 춘천 창촌중학교에서 명상 숲을 조성했다는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전북 김제시는 1억2천만 원을 투입해 관내 2개 학교(청하중·용동초)에 배롱나무 등 37종, 7354그루를 심고 편의시설을 설치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자연 학습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주민에게 녹색 쉼터를 제공하는 목적입니다. 2010년부터 명상 숲을 추진해온 시는 올해 말까지 13개 학교에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초·중 교사 88명을 대상으로 교육명상 프로그램을 시행합니다. 명상의 종류와 특징, 필요성 등을 이해하고 호흡 및 단계별 실습을 통한 교육명상을 안내합니다. 호흡명상, 음악명상, 향기명상, 요가명상, 춤명상 등을 체험한 뒤, 학급별 명상수업지도안 작성 및 수업 적용 사례, 명상 관련 독서토론 등으로 현장 적용 방법을 고민합니다. 송민영 경기도평화교육연수원은 “교육명상이 수업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나아가 행복한 교실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네요.

명상이 심리적 효과뿐 아니라 뇌 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강도형 교수 연구팀은 명상 수련이 만성 통증은 물론 우울증 등 정신 질환, 건선 등 면역계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평균 3년 정도 수련한 명상 경험자에게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 명상 경험이 없는 일반인과의 차이를 관찰했습니다. 명상 수련을 받은 사람 35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33명의 뇌 영상을 촬영, 비교했죠.

MRI 영상 분석 결과 명상 수련자의 뇌가 일반인보다 뇌섬엽, 시상, 미상핵, 전두엽, 상측두엽 간의 상호 연결성이 발달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들 뇌 영역은 감각 인식, 감정 조절, 집중력, 실행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번 연구로 뇌 영역 간의 정보전달이 명상 수련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강 교수는 “경험적으로만 알려졌던 명상의 효과를 뇌를 관찰함으로써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면서 “일반인뿐 아니라 특정 뇌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명상 수련을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상에 대한 관심이 개인의 취향이나 종교의 의미를 넘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증명하면서 상업적인 제품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돔 모양의 명상팟 ‘SomaDome’에는 LED 컬러테라피, 가이드 명상, 특정 뇌파를 이용한 릴랙스 기능 등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돔안으로 들어가 명상 종류를 선택하고 기기에서 들리는 소리와 3차원 공간에 몸을 맡깁니다. 개발사는 이 기기가 혈압을 낮추고, 불안과 우울, 불면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SomaDome’은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도심의 명상센터나 고급 스파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데 20분에 우리 돈 32,000원~64,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 타임’이라는 명상단체는 올해 초부터 명상버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뉴욕에 처음 등장한 이동형 명상스튜디오는 유명 건축가와 조명업체가 시끄러운 뉴욕의 도로에서도 편안하게 명상에 잠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독특하게 마감한 내벽과 시시각각 변하는 1만5천여 개의 LED 조명, 방음벽과 오디오를 비롯해 아로마 치료법 기능까지 세심하게 제작됐습니다.

‘비 타임’ 대표 칼라 해먼드는 명상버스를 ‘고요한 우주선’에 빗대며 바쁘게 살아가는 뉴욕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네요.

하루 1분씩만 명상해도 삶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 1분의 명상으로도 피로 해소와 마음 비우기, 삶의 충만감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약 10분 이상 몰입해야 두뇌에서 효과가 나타납니다. 생각을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의 산소 소비량이 줄면서 뇌 전체가 깊은 휴식을 경험하게 되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날려줄 명상,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선택한다
소음이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공간이면 어디든 괜찮습니다. 장시간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게 두꺼운 방석을 깝니다.

2. 가부좌를 튼다
양다리를 허벅지 위에 올린 결가부좌(結跏趺坐) 상태로 앉습니다. 다리를 허벅지 위에 올리기 어려운 사람은 한쪽 다리만 올려도 좋습니다. 이조차 힘든 사람은 무릎을 꿇고 앉는 정좌(正坐) 자세를 합니다.

3. 두 손을 단전에 놓는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배꼽 아래 단전 쪽에 놓습니다. 왼손과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서로 맞닿게 한 다음 동그랗게 만듭니다.

4. 허리를 펴고 턱이 빠져나오지 않게 한다
명상하는 동안 몸이 기울어지면 안 됩니다. 앞으로 구부러지거나 뒤로 젖혀져서도 안 됩니다. 척추를 바로 세우고 허리를 앞으로 내미는 느낌으로 균형을 잡아줍니다.

5. 온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미소를 띤다
얼굴, 손, 어깨 등 온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동작을 취합니다. 입에는 가벼운 미소를 띠고 온화한 표정을 짓습니다.

6. 한 점을 응시한다
팔을 앞으로 뻗어 닿은 지점으로부터 10cm 더 떨어진 곳에 마음속으로 점을 그려놓고 응시합니다. 흰 종이에 까만 점을 그린 ‘집중 표’를 만들어 그것을 바라봐도 좋습니다. 명상할 때에는 눈을 감으면 안 됩니다. 눈을 감으면 졸음이 오고, 온갖 잡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7. 배로 호흡한다
가장 좋은 호흡법은 복식(腹式)호흡입니다. 배로 숨을 쉰다는 뜻이죠. 바른 자세에서 숨을 들이쉬면서 배를 볼록하게 만들고, 숨을 내뱉으면서 배를 오므립니다. 처음에는 들숨 5초, 날숨 5초 정도가 적당합니다.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면서 천천히 호흡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몰입하게 됩니다. 30초 동안 들이마시고 30초 동안 내뱉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나는 누구인가?” 명상의 고전 뭐가 있나
    경향신문, 2018.6.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명상 수련, 뇌기능 향상에 효과”
    헤럴드경제, 2018.6.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명상붐에 덩달아 명상보조 기기 개발도 붐업
    불광미디어, 2018.1.3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뉴욕 도심 달리는 명상버스
    BTN뉴스, 2018.4.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명상의 대가에게 배우는 실용명상법
    하이닥, 2018.4.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날리는 초간단 명상법
    중앙일보, 2018.3.2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이미지
이재은 뉴스큐레이션




[큐레이션 콕콕] 귀르가즘

‘ASMR’을 아시나요. ‘귀르가즘(귀+오르가즘)’은 들어보셨나요.

‘자율감각 쾌락 반응’인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은 시각, 촉각, 청각 등으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과 감각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귀르가즘은 brain massage, head tingle, brain tingle, spine tingle, brain orgasm 등으로도 불리고요.

ASMR은 2010년 미국 스테디헬스닷컴(steadyhealth.com)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이트에 ‘OOO 할 때 기분 좋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누군가 ‘그런 감각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라고 할 수 있겠다’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후 미국과 호주 등에서 ASMR 콘텐츠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무릎에 누워 엄마가 귀를 파줄 때의 편안함’, ‘미용사가 머리를 감겨줄 때의 상쾌함’, ‘친구가 손바닥에 글씨를 쓸 때의 기분 좋은 간지러움’ 등이 대표적인 ASMR이죠. 바람 소리, 낙엽 밟는 소리,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잡생각과 고민을 잊게 합니다.

‘ASMR’은 유튜브와 팟캐스트, 광고,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인에게 새로운 힐링 코드가 되고 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ASMR을 치면 1,250여 개 이상의 관련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키보드 소리와 귀 청소 등의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ASMR PPOMO(뽀모)’는 115만 명이 구독하고 있습니다. 4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Miniyu ASMR’은 메이크업하는 소리와 치킨 먹는 소리 등을 실감나게 표현하죠. 김새해 작가는 ‘부정적인 생각 바꾸기 연습’과 ‘자존감 높이는 법’ 등 일상의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는 책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ASMR 영상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콕콕 쑤시다’는 뜻의 영단어 팅글(tingle)은 ASMR에서 ‘기분 좋은 소름’이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크리에이터가 상황을 설정한 뒤 연기하는 ‘롤플레잉’, 특정 물건을 톡톡 두드리는 ‘탭핑’, 음식 먹는 소리를 들려주는 ‘이팅’, 입을 마이크에 가까이 대고 귀를 먹는 듯한 ‘이어 이팅’, ‘사각거리는 연필소리’ ‘위스퍼링’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신비감을 제공하거나(유튜브 asmr soupe) 아들, 딸을 응원하는 따뜻한 아빠 콘셉트로 청년들을 위로하는(유튜브 ASMR 아빠) 색다른 ASMR도 등장했습니다.

2010년 2월에 개설된 페이스북 커뮤니티 ‘ASMR 그룹’은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인간의 경험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현상(ASMR)을 규명하고자 하는 모임”이라고 밝힙니다. 채널 ‘젠틀위스퍼링’은 작은 목소리로 상황극을 하거나 가위로 사각거리는 미세한 소리를 극대화한 콘텐츠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요.

ASMR은 광고업계에서도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손꼽힙니다.

시선을 분산시킬만한 배경 없이 광고 모델의 목소리 위주로 제작된 진통제 광고가 있습니다. 아이유는 시청자들의 귀에 속삭이듯 “왜 아프고 그래”하면서 약을 뜯는데, 아플 때 먹는 진통제의 효과와 심신의 안정을 주는 ASMR의 특성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니스프리는 별도의 백뮤직 없이 제품의 뚜껑을 여는 소리와 화장품이 부드럽게 피부에 발리는 소리를 살렸습니다. 크래커 과자 ‘리츠’는 광고 모델이 리츠를 먹을 때 나는 바삭거리는 소리를 극대화했고요. 광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귀가 녹는다”, “귀르가즘 대박이다”, “이어폰 필수로 장착하고 들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치즈 광고를 찍은 이채훈 제일기획 크리에이터는 “청각을 극대화하면 대중이 광고를 보며 ‘내가 아는 그 맛이네’라는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며 “ASMR을 통해 맛을 간접적으로 체감하는 공감을 노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네요.

다큐멘터리 예능 ‘숲속의 작은 집’은 ASMR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두 배우(소지섭, 박신혜)의 자급자족 라이프에서 돋보이는 것은 단연 ‘소리’입니다. 숲속 작은 집에서 홀로 생활하는 그들은 식사를 위해 재료 준비하는 소리와 바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등에 특히 귀 기울입니다. 자연의 소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면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평안을 얻게 됩니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기존 먹방과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백종원 씨의 감칠맛 나는 설명과 하나의 요리가 어떤 히스토리와 과정을 지녔는지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유별난 점은 “음식을 귀로 즐기게 하는” 연출입니다. 냠냠, 쩝쩝, 지글지글, 보글보글. 박희연 PD는 “음식을 조리할 때 나는 소리에 식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시각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보다 청각을 부각시키는 방식이 시청자에게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tvN의 ‘SNL 코리아 시즌 8’에서는 ‘ASMR TV’라는 코너가 있었고,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가수 전효성이 ASMR 수면 유도 방송을 했습니다. 연예인들의 ASMR도 강세인데요, 피키픽쳐스의 ‘엄마가 잠든 후에’, smtown의 ‘내 귀에 인터뷰’, Mnet 디지털 채널 M2의 ‘lyric live’ 등이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출연 배우들이 에세이를 읽어주는 ASMR 버전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ASMR이 최신 콘텐츠와 맞물리고 있지만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문화코드가 들어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디지털 문화가 발달할수록 대중은 역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ASMR 인기 이면에는 디지털 시대의 역행 혹은 반발이라는 심리가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SMR에 관한 학문적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2015년 영국 스완지 대학의 심리학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ASMR 콘텐츠를 접한 사람들 중 다수가 숙면이나 통증 완화에 도움을 얻었다고 발표했습니다. ASMR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머리가 쭈뼛 서거나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며 과학적 효과를 확신합니다. 반면 미국 셰넌도어 대학의 생물약제학 교수인 크레이그 리처드는 좀 더 신중한 입장입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ASMR를 경험한 사람들의 사례를 수집하는데 “ASMR의 원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추가적인 과학적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의 소리’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소리로 공간을 기억하고 의미를 찾는 기획입니다. 안병진 경인방송 PD는 인천에 있는 자연의 소리, 문화(재), 시설물의 소리를 스토리와 함께 들려줍니다.

“얼마 전 인천역 뒤편, 월미도 가는 길의 만석고가 밑에서 작업을 했어요. 화물 ‘디젤’ 열차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서였죠.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철도 건널목의 풍경과 소리가 그곳에는 아직 남아 있었어요. 호루라기 소리와 차단기 내려가는 소리, ‘덜컹덜컹’ 낡은 디젤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선명하게 살아있었죠. 20여 년 전만 해도 인천 원도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였잖아요.”

지금은 사라진 증기기관차와 석탄 열차 소리는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윗세대들에게는 더없는 ASMR일지도 모릅니다.

“아파트에서의 삶을 생각해보세요. 타인의 소리는 소음에 지나지 않아요. 이웃에 피해주지 않기 위해,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기 위해 우리는 사물의 소리를 제거해요. 함께 쓰는 공간을 무소음 진공상태로 만들어서 서로를 고립시키죠. 우리는 자연을 파괴하고, 그 소리를 저급한 음질로 재연하는 세계에 살고 있어요. 이웃과는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사물인터넷, AI 기계와 이야기하는 세계, 외로운 개인의 세계, 이것이 우리가 지금 사는 도시의 현대적 삶인지도 몰라요.”

우리 주변의 소리를 통해 인천의 역사와 문화, 장소를 이야기하는 ‘인천의 소리’는 경인방송 라디오(FM 90.7 MHz) <백영규의 가고싶은 마을>(오후 4시~6시) 목요일 코너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반응이 좋은 소리는 6월부터 3분짜리 라디오 캠페인으로도 방송된다고 하네요. 이 프로젝트는 경인방송과 인천문화재단 매체협력 사업으로 진행됩니다.

“우리는 시끄럽게 태어나 침묵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소리가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에요. 듣기 좋은 소리가 있고 듣고 싶은 소리가 있죠. 인천이라는 도시의 소리, 함께 듣고 싶은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그것이 ‘인천의 소리’ 아카이브 프로젝트입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냠냠, 쩝쩝 ‘귀르가즘’…문화콘텐츠에서 ASMR이 인기 끄는 이유는?
    동아일보, 2018.5.2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ASMR 열풍 ‘귀르가즘’ 신조어까지
    팝콘뉴스, 2018.4.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일반인부터 연예인까지··· ‘먹방’을 잇는 트렌드 콘텐츠 ‘ASMR’
    국민일보, 2017.9.2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소리로 인천을 발견하는, ‘인천의 소리’ Archive Project
    인천문화통신3.0, 2018.5.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이탤릭체로 표기한 안병진 씨의 글은 필자가 임의로 수정, 편집했음을 알립니다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큐레이션 콕콕] 사투리의 역습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의됩니다. 사투리는 ‘표준어가 아닌 말’로 명명되고요. 조선 시대에는 서울말과 지방어 간에 등급이 없었습니다. 이덕무 같은 학자도 지역에 내려가면 현지 언어를 배우는 게 자연스러웠죠. 최근 <방언의 발견>을 펴낸 정승철 교수는 표준어 개념이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국가주의의 상징물이라고 지적합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울말에 표준어 자격이 주어졌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쓰는 말’이 공식적으로 한국의 표준어가 된 것은 1912년 ‘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이 나온 이후부터입니다. 기본 원칙 1항에 ‘현대 경성어(京城語)를 표준으로 삼는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철자법은 조선총독부가 만들었고요. “세계 각국은 근대화 과정에서 표준어를 통한 언어 통일을 추구했어요. 총독부가 아니라 우리나라 정부였어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정 교수는 설명합니다. 일제와 대척점에 있던 조선어학회는 1933년 ‘표준어 사정위원회’를 발족합니다. 총독부는 효율적 통치를, 조선 지식인들은 민족의 역량을 높일 목적으로 표준어 확립을 위해 애쓴 거죠.

‘표준어와 사투리의 치열한 대결’은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지만 정 교수는 부작용이 컸다고 주장합니다. 표준어의 그늘에 가린 사투리는 푸대접을 받으며 척결의 대상이 됐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부 지식인으로부터 ‘야비하고 야만스럽다’는 지탄을 받았던 사투리는 광복 이후 ‘부끄러움과 당혹스러움을 불러일으키는 기억’이 됩니다. “서울에 유학하던 학생이 사투리를 쓴다고 교사로부터 야단을 맞거나 구타를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입학이나 면접을 앞두고 사투리 교정을 위해 일부러 학원에 다니는 사람도 생겨났지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것 같던 사투리는 TV·라디오 드라마·영화 같은 대중문화를 통해 끈질기게 살아남았습니다. 39호 [큐레이션 콕콕]은 사투리가 상품이 되고 브랜드가 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봅니다.

없어서 못 파는 달력이 있습니다. 광주 1913송정역시장의 ‘역서사소’에서 판매하는 사투리 달력은 ‘포도시 일월’로 시작해 ‘기언치 유월’을 지나 ‘욕봤소 십이월’로 나아갑니다. 벽걸이, 탁상형 달력을 포함해 한해 3000부 이상 판매되는 히트작이라고 하네요. 청년들이 모여 시각디자인을 활용한 팬시류 개발을 고민하던 중 “광주, 전라도 문화를 (상품에) 녹여보는 게 어떨까?” 아이디어를 낸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광주, 전라도에 대해 공부하고 관련 사례를 찾아봤어요. 경상도나 충청도는 사투리를 활용한 제품이 많은 데 비해 전라도 말은 너무 촌스럽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있더라고요. 사실 보면 저나 직원들도 20~30대인데 전라도 말을 쓰거든요. 우리 제품을 통해 경상도 “오빠야~”처럼 전라도 말에도 귀엽고 예쁜 말이 많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과연 팔릴까? 걱정했던 사투리 달력은 3년 연속 출시 중이고, 벽걸이 달력은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

고백엽서도 있습니다. “니랑 있응께 시간이 요로코롬 폴쎄 가부럿네”, “써글놈은 인자 잊아블고 멋진놈 맹글자”, “니만 생각하믄 내맴이 겁나 거시기해” 등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가 적혀 있습니다. ‘기여 아니여’, ‘여간 낫낫허요’ 등이 적힌 스티커도 재미있습니다. 지난 2017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언어나 문화를 브랜드화한 사례로 참여하기도 했다네요.

역서사소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세상을 바꾸는 사투리’입니다. 지역의 예쁜 말을 알림으로써 조금이나마 지역감정을 완화하고, 서로의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역서사소’ 매장을 운영하는 디자인 크리에이티브그룹 바비샤인의 김효미 대표는 사투리가 아닌 ‘전라도 말’이라고 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일본은 도쿄, 오키나와 말이 다 다르지만, 굳이 사투리라고 하지 않아요. 지역 말이라고 하지. 우리나라만 표준어, 사투리를 구분하는데 이 자체가 문제라고 느껴요.” “왜 우리 지역 말은 없냐”고 하는 분들이 있어서 경상도, 제주도 말 제품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전라도닷컴이 2011년에 시작한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는 전라도 말이 품은 매력과 특색을 발산하는 장입니다. 동네 이웃, 시골 할머니 등이 전라도 말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았죠.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은 “늘 쓰던 말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이라며 “전라도 말과 언어에 담긴 고유한 문화와 정서를 지키고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하는 자리”임을 강조합니다.

황 편집장이 꼽은 전라도 말의 매력은 정스러움과 깊이 있고 풍부한 표현입니다. “어머니들이 ‘놀짱하다’ 이런 말을 써요. 노랗다, 샛노랗다, 노리끼리하다, 노르스름하다 여러 말 중 보리나 나락이 익어갈 때의 자연의 색감을 포착해낸 말이죠. ‘귄있다’는 말은 외모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까지도 칭찬하는, 그 말을 아는 사람들끼리는 최고의 찬사고요.” 표준과 전국화가 최우선이었던 시대에서 “가장 전라도다운 것”이 지역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매년 5월 강릉에서 열리는 단오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됐을 만큼 역사와 전통이 깊은데요, 행사 때면 강릉 사투리 경연대회가 함께 펼쳐집니다. 벌써 24년째 이어져 오고 있죠.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만든 사단법인 강릉사투리보존회도 있습니다. 강릉 지역 사투리의 전승과 발전을 위한 교육, 강릉 사투리 홍보 및 캠페인, 사투리 시화전, 수공예품 제작, 강릉 사투리 소식지 ‘제일강릉이래요’ 제작 및 배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투리를 활용한 이모티콘도 있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이모티콘 ‘강릉사투리 고양이’는 지난달 23일 출시돼 7일 만에 전체 이모티콘 가운데 인기 순위 79위를 기록했습니다. ‘반갑소야’, ‘마이 좋아한다니’, ‘여르 보민 웃아(여기를 보면서 웃어)’, ‘어머야라.뭐이나(어머나. 뭐니)’, ‘진짜래요?’ 등의 강릉 사투리가 귀여운 고양이 그림과 함께 등장합니다.

사투리는 지역 주민들이 즐겨 쓰는 생활 언어입니다. 표준어는 옳고 사투리는 그르다는 잣대가 아닌 사투리가 한국어를 풍요롭게 한다는 인식 확산이 필요합니다.

지난 2010년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심각하게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로 진단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지구상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져가는 언어를 찾아 다섯 단계로 분류하는데요, 1단계 취약한 언어, 2단계 분명히 위기에 처한 언어, 3단계 심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 4단계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 5단계 소멸한 언어가 그것입니다. 제주어는 이 중 4단계에 해당합니다. 유네스코의 평가는 제주어의 가치를 인정하고 발전적인 언어 정책 실행을 독려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를 보존하자는 취지의 제주어 살리기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됩니다. 도서관에 제주어책을 무료 보급하고, 제주어로 어린이와 청소년 성우를 선발하기도 합니다. 제주교육박물관은 ‘소멸위기 제주어 상설전시관’도 개관했네요. 제주어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다섯 편은 상영은 물론 초등학교 교재에도 실린다고 합니다.

<방언의 발견> 저자 정승철 교수는 “이제는 ‘방언 사용권’을 보장하고 사투리를 복권(復權)시켜야 할 때”라고 이야기합니다. “언어에 우월한 것과 미개한 것이 따로 있나요? 서울말도 여러 지방어의 하나일 뿐입니다. 근대화를 위해 국민을 통합하려는 표준어의 목표는 이미 달성됐습니다. 사투리를 쓴다고 해도 의사소통에 큰 방해가 없을 정도로 모두 서울말에 가까워졌지 않습니까?” 그는 방언의 소멸 속도를 늦추는 작업이 고향을 잃는 속도와 문화적 다양성을 상실하는 속도를 줄여줄 거라고 덧붙이네요.

 

* 다음과 같은 기사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1. “서울말을 표준어 아닌 권장어로…사투리 쓸 자유를 허하라”
    연합뉴스, 2018.4.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경상도는 씩씩, 강원은 순박… 사투리는 감성언어”
    조선일보, 2018.4.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전라도를 팝니다]전라도로 만들고, 팔고, 즐긴다
    광주드림, 2018.4.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없어서 못 파는 ‘전라도말’ 달력, 대박 난 비결
    오마이뉴스, 2018.4.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카톡 강릉사투리 이모티콘 인기
    강원도민일보, 2018.3.3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이삐고 귄있다” 전라도말의 품격을 보여드립니다
    오마이뉴스, 2018.4.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큐레이션 콕콕] 쓰레기는 쓰레기다?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촌 전체가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천문화통신3.0’ 제38호 ‘큐레이션 콕콕’은 쓰레기는 ‘버리고 없애는 것’이라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해 생활의 자리와 예술작품으로 스며든 몇몇 사례를 살펴봅니다.

업사이클은 향상을 뜻하는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입니다. 버려진 것을 가치 있는 무엇으로 재생산하는 작업을 말하죠. 한 번의 소비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쓰임과 중요성을 발견하는 의미에서 업사이클 예술은 굿 아트(착한 예술)로 전달되기도 합니다.

올해 여든한 살인 존 노우드 씨는 폐플라스틱과 담배꽁초 등으로 작품 활동을 합니다. 폐플라스틱, 납 조각으로 아파트에 모여 사는 현대인들의 회색빛 삶을 재현하고 수백 개의 담배꽁초로 이라크 참전용사의 얼굴을 형상화합니다. 건축 설계사였던 그는 만 점이 넘는 작품을 보관하고 있어 집은 흡사 갤러리 같습니다. 관광지로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죠. 노우드 씨는 자신의 결과물을 즐겁게 공개하는 한편 사람들에게 환경 보호의 실천을 강조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출처: KBS뉴스 캡처화면  영상보기 ▶

브라질 출신 비쥬얼 아티스트 빅 뮤니츠(Vic Muniz)는 독특한 재료를 사진 속에 담아냅니다. 장난감, 흙, 설탕, 철사, 못 심지어 방안에 날리는 먼지도 재료로 사용하죠. 단연 돋보이는 것은 쓰레기로 그린 작품입니다.

브라질 외곽 ‘자르딤 그라마초(Jardim Gramacho)’에는 하늘에 닿을 듯 우뚝 솟은 산이 있습니다. 일명 쓰레기 산인데요, 뮤니츠는 이곳에 스튜디오를 열고 오가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2년 동안 쓰레기를 작품으로 탈바꿈시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 매립지가 창작 무대가 된 거죠. “물질은 존재 자체로 의미를 보인다.”는 그의 말처럼 일상적이고 의미 없어 보이는 사물도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변하네요.

출처: Vik Muniz 홈페이지
테드 영상 보기▶ ‘철사와 설탕으로 예술을 만들다’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간편하게 구매하고 쉽게 소모되는 물건이 넘쳐납니다. 가볍고 편한 것을 찾는 현대인의 욕망은 수많은 1회용 물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스티로폼, 알루미늄 캔, 유리, 플라스틱, 비닐 같은 소재는 생활에 두루 쓰이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하죠. 지난 4월 17일 영국 포츠머스대 연구팀은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의 구조를 분석, 분해 능력을 이전보다 20% 향상한 효소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효소를 넣은 물질로 플라스틱을 제조하면 그대로 완벽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쓰레기X사용설명서’는 쓰레기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된 전시회입니다. PART1은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낸 쓰레기에 관해 문제제기하는 공간으로, PART2는 그에 대한 우리의 대안을 만나는 공간으로 구성됐어요.

전통 농경사회는 지금처럼 쓰레기가 많지 않았습니다. 살림도구는 더는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고쳐 썼고, 땅에서 나온 것을 다시 땅으로 돌리는 순환의 미를 실천했습니다. 분뇨를 자원으로 활용하고, 전깃줄로 바구니를 짜기도 하고요. 쓰레기의 2차 활용과 업사이클링의 역사도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동시대인들은 폐현수막으로 가방과 구두를 만들고, 군용 담요로 바지를 만들고, 담뱃값으로 자리를 만듭니다.

출처: 네이버블로그(꿈책맘) 

서울시 성동구에는 ‘서울새활용플라자’라는 업사이클링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지하2층, 지상5층 규모의 건물은 연면적 5천평으로 국내 업사이클링 관련 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폐품을 이용한 설치미술, 업사이클링에 관해 공부할 수 있는 전시와 체험 공간, 업사이클링 기업을 위한 사무실을 갖추고 있네요.

업사이클링은 폐기물이 본래의 성격과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재활용과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폐품을 재료의 형태로 되살리고 그 재료를 다시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비용이나 환경오염을 무시할 수 없죠. 효용을 따져 업사이클링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버린 것을 재사용한다는 명분을 넘어 다양한 각도와 폭넓은 이해로 접근하는 시선이 요구됩니다.

 

현대미술가 최정화 씨는 별스러울 것 없는 일상의 재료로 조형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1990년대부터 한국 미술계에서 주목받았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알케미(Alchemy·연금술)’는 플라스틱 그릇, 소쿠리, 솔, 깨진 병 등으로 제작되는데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쓰레기와 예술의 차이가 어디있겠나”라고 반문하는 작가는 천박하고 야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겸비한 ‘키치의 미학’을 즐깁니다.

환영무를 추는 무용수의 옷자락, 빙글빙글 도는 꽃잎이 겹겹의 원을 만듭니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의 잔그림 같은 원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성화가 타오르는 백자 항아리, 오륜기의 오륜, 휠체어의 바퀴 모두 둥근 것들입니다. 원 안에서 하나로 공존합니다. 최정화 작가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의 무대감독으로 활약했습니다. “사뮈엘 베케트가 ‘낡은 나사의 새로운 회전’을 이야기했죠. 나는 버려진 쓰레기, 옛사람들의 유물, 동양사상의 근본···그런 것들만 들여다볼 뿐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고민해온 작가는 자신의 철학을 유무형의 예술품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청소도구를 소재로 한 설치작품 ‘청소하는 꽃’ 앞에 선 최정화 작가
출처: 서울경제

양말목을 아시나요. 양말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양말 앞코의 마감을 위해 잘리는 부분으로 가위밥이라고도 불립니다. 서울 도봉구의 동네예술가와 마을활동가, 주민 들이 그 용도를 발견하기 전까지 양말목은 섬유 폐기물이었죠. 대안주거문화공동체 ‘황새둥지’는 쓰레기로 소비되는 자원과 주민들의 도움, 예술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마을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양말 제조공장이 많은 도봉구 방학동의 특성을 살려 양말목으로 컵받침, 가방, 냄비받침, 바닥깔개 등의 생활용품을 제작했죠. ‘못 쓸 것’으로 치부됐던 의자를 약간의 수리 후 양말목 방석을 입혀 ‘쓸모 있는 것’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출처: 서울 시민청 제공

광주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은 ‘쓰레기의 손때’가 가득 묻어있는 곳입니다. 누군가와 삶을 함께 했던 쓰레기들은 폐기되거나 소각되는 대신 삶의 증거로 소환됩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골목 주택가에 불이 나 흉해진 자리에 주민들이 벽화를 그리고 생활 소품을 가져다 놓습니다. 원래 있던 곳에서 자리를 옮기자 물건은 이전과는 다른 사물이 되고 마을은 어느새 ‘골목 박물관’으로 변합니다.

부챗살처럼 퍼진 골목을 따라 가면 소박한 시와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곳곳에 오래된 시계, 신발, 그릇이 걸려 있습니다. 이제는 불필요한 물건들이 시간의 물결을 타고 그 자체로 작품이 됩니다. 빈터와 텃밭에는 작은 TV와 라디오, 장독, 의자, 바구니, 가스통, 솥 등이 모여 있습니다. 그야말로 쓰레기 박물관이죠. “멈춰버린 당신의 꿈이 지금 시작됩니다”, “유행 따라 살지 말고 형편 따라 살자”고 적힌 문구는 액자 안에 담겨 텍스트 이미지의 한 장면이 됩니다.

출처: 광주시 제공

 

* 다음과 같은 기사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1. 쓰레기로 예술작품, 뉴욕 명물이 되다
    KBS 뉴스9, 2018.4.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쓰레기를 이용한 예술작품
    아트리셋, 2017.11.3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쓰레기로 세상을 만드는 예술가, 빅 뮤니츠(Vik Muniz)
    매일경제, 2018.3.2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골목 300m에 과거가 거니는… 광주 펭귄마을 골목
    조선일보, 2018.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역발상으로 뻔한 것도 새롭게 쓰레기와 예술, 차이 어딨겠냐”
    서울경제, 2018.3.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쓰레기, 다시 쓰면 애장품!
    브런치(그리미), 2017.8.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7. 방학동 양말목으로 알록달록 얘기 나눠요
    내 손안에 서울, 2016.2.2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큐레이션 콕콕] 기부는 힘이 세다

지난 3월 31일 ‘무한도전’이 종영했습니다. 13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무한도전’은 예능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예능의 재미뿐 아니라 사회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그중에서도 기부는 획기적이었습니다. 출연진이 십시일반 기부하는 방식이 아닌 프로그램의 연결을 통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단발성이 아닌 시청자와 함께하는 지속적인 방법을 선택했어요.

달력을 비롯해 다이어리, 볼펜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었고 판매금은 모두 기부했습니다. 2008년부터 달력을 제작했는데 달력 판매일이 되면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품절 사태가 일어나는 등 파급력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원가의 몇 배 이상으로 ‘중고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죠.

‘웨딩버스’ 특집도 있습니다. 하하의 결혼을 앞두고 멤버들은 결혼식 축의금을 얼마나 낼 것인지 게임을 했습니다. 유재석의 최종 숫자는 6,580이었는데 이 숫자는 화폐 단위가 아닌 쌀의 무게를 나타내는 킬로그램이었습니다. 유재석은 쌀 6.5톤을 기부했고, 축의금이 아닌 쌀 기부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알렸습니다.

벼농사 특집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부지 선정부터 모내기, 벼 수확까지 1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였습니다. 멤버들이 땀 흘려 거둔 ‘뭥미’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죠. ‘기부가 좋다’ 특집을 방영했고 ‘무도 가요제’ 발매 음원과 공연 수익금도 사회 곳곳에 환원했습니다. 이 밖에도 크리스마스캐럴 음원, WM7 프로레슬링 대회 수익금도 모두 좋은 곳에 쓰였다고 하네요.

‘무한도전’은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가 모였고, 그것을 어디에 썼는지 정확하게 밝혔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기부한 총금액은 63억여 원이라고 합니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기부다. 그전까지는 기부가 문화로 직결되지 않았지만, 무한도전 이후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예능의 좋은 기능을 잘 보여 줬다”고 말했습니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돈 많이 쓰는 착한 스타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tvN ‘명단공개 2017’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진 내용인데요, 김연아는 2007년부터 꾸준히 기부했다고 합니다. 공식 기부 내역만 50여 개, 최연소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부를 실천했습니다. 방송은 2015년 기준 김연아의 기부 누적금액이 30억 원 이상이라고 소개했는데 비공식 기부까지 더하면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프로그램 진행자는 팬들도 김연아의 이름으로 기부 활동에 동참하며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컬투’ 정찬우는 지난달 17일 인스타그램에 ‘기부스’를 통해 4년간 기부한 이력을 알렸습니다.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이젠 좀 알려야겠다. 알려야 기부가 늘더라”라고 공개 이유를 밝혔어요. ‘기부스’는 2014년 10월, 즐거운 기부 문화 조성을 목표로 만든 국내 최초 기부 전문 팟캐스트입니다. 출연자가 원하는 걸 마음껏 홍보하고 홍보비 대신 현금이나 물품, 재능 등을 기부하는 포맷이죠.

현재 방송은 기획을 맡은 컬투 정찬우와 기부 아이콘인 가수 션, 서울 마포에서 고갈비 식당을 운영하는 천경희씨,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하는 이재국 방송작가, 종합편성채널 패널로 유명한 박지훈 변호사,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이용수 등 총 6명이 맡고 있는데요, 정찬우 측 관계자는 “그동안 ‘기부스’를 통해 사회취약계층에 기부한 액수가 물건과 현금을 합해 30억 정도”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SK 와이번스 좌완투수 김광현의 머리카락 기부 소식입니다. 김광현은 2016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치료를 했습니다. 재활 기간 동안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머리를 길렀고 “첫 등판을 마치고 자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장발로 시즌 첫 선발등판 투수로 나선 김광현은 경기 후 인천 송도의 한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자른 머리카락은 소아암 환자를 위한 모발 기부에 쓰입니다.

모발기부에서 중요한 것은 머리를 자연 상태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염색이나 파마를 했을 경우 가발 가공과정에서 머리카락이 쉽게 손상돼 기부가 어렵습니다. 머리카락 길이도 최소 25센티미터를 넘어야 한다고 하네요. 기부자가 머리카락을 소아암협회나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으로 보내면 가발 제조업체를 거쳐 소아암 환자를 돕는 ‘항암 가발’이 탄생합니다. 머리카락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가발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200여 명의 머리카락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김광현 선수의 머리카락 기부는 미국 프로야구 데이비드 오티즈의 ‘수염 기부’를 떠올리게 합니다. 2013년 월드시리즈 MVP에 오른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즈는 덥수룩하던 수염을 깎아 사인이 담긴 면도기와 함께 경매에 내놨습니다. 당시 그의 수염과 면도기는 약 1,100만 원에 낙찰됐고 경매 수익은 전립선암과 고환암 예방을 위한 자선단체에 전달됐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관내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기부캠페인 ‘아트레인(ARTrai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트레인은 예술(Art)과 열차(Train), 예술(Art)과 비(Rain)의 합성어이자 중의어로, 기부자와 수혜자를 열차 차량처럼 연결하고, 문화소외계층에게 문화예술의 단비를 내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부금 사업은 기부금 사용범위를 재단에 일임하는 순수 기부와 특정 사업을 기부하는 조건부 기부로 나뉩니다. 순수 기부의 경우, 재단 내부 공모를 통해 3개(희곡낭독, 인천청소년 역사문화, 아트플랫폼 시민참여 프로그램) 사업을 선정, 기존 공모사업으로 다가가기 어려웠던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트레인(ARTrain)’은 현재 200여 명의 개인 및 법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분야의 주체와 함께 문화예술기부 활성화를 위한 협업 구조를 이어갑니다. 또한, 지역 내외 기업과 연계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사회공헌 모델을 강구하는 파트너십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인천문화통신 3.0’도 ‘인천의 기부자를 만나다’ 코너를 통해 꾸준히 따듯한 마음들을 소개하고 있네요.

최근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기부 참여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1년 36.4%를 시작으로 2015년 29.9%, 지난해에는 26.7%까지 떨어졌습니다. 기부 참여 하락률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유독 속도가 빠릅니다.

지난해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14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구촌 기부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중하위권인 75위를 차지했습니다(기부지수 순위는 CAF가 지난 1개월 사이에 낯선 사람을 도와준 비율, 기부 경험, 자원봉사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집계해 지수를 산출, 발표합니다). 2012년에는 45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매번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라고 하네요.

독일의 회사원들은 매달 급여의 약 7%를 사회에 환원합니다. 수익의 일정액을 자신이 희망하는 시민사회단체에 기부함으로써 단체가 건강한 목소리를 내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거죠. 이런 후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진 단체는 시민이 원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고 합니다.

앞선 통계에서 보듯 기부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경제 사정에 기부와 후원이 널뛰기하는 기부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 실천도 중요한 부분이겠죠. 건강한 사회가 건강한 기부문화를 만듭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1. 스포츠 얼룩, 기부로 지우자
    서울경제, 2018.3.2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63억원 기부” ‘무한도전’의 사회·경제적 가치
    일간스포츠, 2018.3.3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기부캠페인 ‘아트레인’ 운영
    세계뉴스통신, 2018.4.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김광현, 승리 뒤 긴머리 싹둑 소아암 환자 위해 기부
    한국일보, 2018.3.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김연아, 돈 많이 쓰는 착한 스타 1위
    헤럴드경제, 2017.9.1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기부문화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충청타임즈, 2017.11.2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7. “보람 느껴” ‘기부스’ 정찬우 사단, 4년간 30억 기부했다
    OSEN, 2018.4.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큐레이션 콕콕] 스토리텔링으로 빠져든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짓기, 혹은 창작을 말합니다. 디지털 혁명으로 기술 발전이 급속화되고 가상세계로 이야기 공간이 확장되면서 스토리텔링은 문화산업의 주요 도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모든 디지털콘텐츠에 ‘스토리’는 필수요소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와 전설, 문학에서부터 게임, 광고, 문화유산, 스포츠 등 다방면으로 확장됩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잇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사회의 새로운 역동으로 자리 잡고 있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화제가 됐던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들은 뛰어난 경기력에 ‘마늘소녀 스토리’로 국내외 스포츠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의성마늘 소녀’라는 닉네임이 붙은 것은 대표선수 5명 중 4명이 명품 육쪽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친구 사이, 자매 사이라는 ‘선수 관계’도 흥미롭습니다. 주장 김은정과 김영미는 의성여고 동창이자 친구 사이이고, 김경애는 김영미의 동생입니다. 김선영은 김경애의 친구고요. 후보 김초희 선수만 경기도 출신이라고 하네요. 한 언론사는 ‘전설의 마늘컬링’으로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습니다. 이들 다섯 명이 모두 ‘김’씨라는 우연의 일치도 스토리텔링에 묘한 재미를 더했습니다.

1998년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리니지’는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게임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조화시켰습니다. 리니지를 시작으로 스토리와 게임을 접목한 각종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죠. 디아블로 3, 배틀그라운드, 듀랑고 등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춰 게이머로 하여금 게임에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현대 지구인이 야생으로 순간이동 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회사, 엽록포럼, 개척회의, 위원회 등 네 개의 단체가 게임의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 가죠. 어느 순간 낯선 땅에 떨어진 이들에게 생존이 최우선 과제로 주어지고, 안내자 ‘K’를 따라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이동합니다. 도구를 만들어서 사냥과 채집을 하기도 하고요. ‘듀랑고’는 여기가 대체 어디고 왜 생겨났으며, 이 세계의 질서를 만드는 자는 누구인지에 관한 질문을 게임 속에 감춥니다. 게임 플레이 중 화면에 텍스트가 출력되기도 하는데 그 글을 통해 듀랑고의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낼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례집을 새롭게 발간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독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사례집은 1인칭시점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피해 여성을 ‘누구누구 할머니’가 아닌 실제 이름으로 표기했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닌 ‘가까운 우리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하자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서울시는 “위안부 피해 여성의 이야기가 할머니 시점에 묶이기보다 시대의 모순 속에서 부침을 겪으면서도 하나의 삶을 일군 인간의 이야기”로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평준화, 기능화, 고정화 된 사건이나 제품에 이야기를 더해 감성을 자극하고 간접체험을 전달합니다.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를 판다는 언급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중심가치인 지식과 문화가 스토리텔링을 입은 신선한 콘텐츠로 변화하고 또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인천 개항장 도시서사자원 활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개항장 도시서사자원을 스토리텔링하자고 주장합니다. 인천의 이미지 향상과 지역 문화 특성화 활용에 요구된다는 거죠. 인천은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고 재창조되는 장소로 개항장 관련 서사자원이 풍부합니다. 

도시서사자원은 1883년 개항부터 강제병합 된 1910년에 이르기까지 개항장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인물, 건축물, 경관) 중 식민성과 근대성, 다문화성을 반영하고 있는 자원을 의미합니다. 김창수 연구위원은 “주요 서사자원은 드라마, 다큐멘터리, 웹툰, 연극, 뮤지컬 등의 문화콘텐츠와 디지털 관광, 테마거리, 게임, 캐릭터 및 엠블럼 등의 융·복합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원형 자원 총 220개 중 상위 60개 항목은 서사성, 대중성, 지역성, 활용성, 보편성을 기준으로 전문가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 결과 김구(인천감리서 등), 하상기와 김란사, 자유공원(각국공원), 차이나타운(청관), 대불호텔, 하와이 이민 등이 개항장을 대표하는 서사자원으로 선정됐습니다.

인천감리서는 김구 선생이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일본 육군중위를 처단하고 투옥됐던 곳입니다. 하상기는 인천 부윤을 역임, 독립운동을 했다고 추정되며, 한국 여성 최초로 미국 문학사를 취득하고 여성교육과 독립운동에 헌신한 아내 김란사를 적극 지원한 인물입니다.

자유공원(각국공원)은 한국 최초의 근대공원입니다. 각국의 조계지와 양관이 건설됐으며 독립운동사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지니고 있죠. 차이나타운(청관)은 화교와 관련된 유무형 자원과 다국적 음식문화의 상징인 자장면이 개발된 곳이기도 합니다. 대불호텔은 한국 최초의 근대호텔로 서양식 건물에 고급침구를 갖춘 객실, 피아노가 구비된 연회장 등이 있었습니다. 경인철도 개통 후 쇠퇴해 중화루라는 음식점으로 사용되기도 했죠.

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열립니다. 경기일보는 인천시장 예비 후보들이 스토리텔링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네요. 현 시장이자 재선을 노리는 유정복은 ‘트리플 크라운 발판 수성’, 박남춘은 ‘2연승 여세 몰아 인천 입성’, 김교흥은 ‘10여년 절치부심 도전장’, 부평구청장을 지낸 홍미영은 ‘5연승 불패신화’를 앞세웁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995년 37세의 나이로 김포군수 선거에 당선, 1998년 4월 시 승격으로 초대 김포시장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7대 총선에서 경기도 국회의원 61개 의석 중 초선 당선자가 됐고 18, 19대 국회의원에 연속으로 뽑혔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당선돼 국회의원, 장관, 광역단체장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예비후보는 19대와 20대 총선에서 2연승을 했습니다. 민주당 김교흥 예비후보는 17대 국회의원 이후 10여 년 만의 도전이고요. 홍미영 예비후보는 초대 부평구 의원 및 인천시의원, 부평구청장 등 5연승의 경력을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정치인들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 자기만의 스토리를 강조하고 있네요.

우리의 삶은 수많은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야기는 동시대, 혹은 세대와 세대를 오가면서 소통하고 회자됩니다. 이야기는 생각하고, 집중하게 합니다. 또한, 상호작용하는 행위이며,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져갈 문화행동입니다. 정보 과잉시대, 감성과 이성을 건드리는 스토리텔링은 더욱 살아날 겁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1. 감성을 파는 사회, 스토리텔링이 성공 요인
유원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4년 7월호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4강 신화 女컬링 “마늘소녀 아닌 팀킴으로 불러 달라”
세계일보, 2018.2.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JTB교육그룹 SBS아카데미게임학원, ‘덕業일치’ 세미나 개최
뉴스브라이트, 2018.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알고 즐기면 더욱 재미있는 스토리, ‘야생의 땅: 듀랑고’의 큰 그림을 엿보다
게임포커스, 2018.3.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서울시 “스토리텔링 적용한 ‘위안부 증언’ 사례집 출판한다”
공감신문, 2018.3.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개항장 서사자원들, 스토리텔링 위한 제반작업 필요”
인천in, 2018.2.1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7. 인천시장 예비후보들 ‘스토리텔링 선거전’
경기일보 2018.3.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 이재은




[큐레이션 콕콕] 한국이 시작한 문화올림픽, 일본과 중국이 이어받는다

지난 2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폐막했습니다. 평창은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는 문화올림픽(Everyday Culture & Festival)을 목표로 공연, 전시, 설치미술, 축제, 퍼레이드, 포럼 등 40여 개의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는 평가에 대중의 감성도 사로잡아 질적·양적 측면에서 높은 성취를 인정받았습니다. 강원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이용한 공연과 전시에 관객은 물론 국내외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죠.

파이어 아트페스타(출처: 파이낸셜뉴스)

테마공연 ‘천년향’은 공연장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어느 좌석에 앉아서 보느냐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다가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도 있었습니다. 파이어 아트페스타 ‘2018 헌화가(獻火歌)’는 실험적 시도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경포 해변에 대형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한 뒤 모든 작품을 불태우는 파이어 퍼포먼스로 기획했습니다. 작품이 불타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완성한다는 의도였죠. 오랜 가뭄과 강풍으로 산불 위험이 높아 퍼포먼스는 1회에 그쳤지만, 그 의도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트 온 스테이지’는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중 가장 큰 규모로 400여 개에 달하는 공연을 릴레이로 선보였습니다. 국공립 예술단체가 클래식, 연극, 무용 공연 등으로 저마다의 가치를 뽐냈죠. 문화올림픽 강원도 통합추진단 김태욱 총연출감독은 “올림픽과 연계한 전략적 행사 배치, 원활한 관람을 위한 다양한 편의 제공” 외에 “콘텐츠의 저력”을 문화올림픽의 성공 요인으로 뽑았습니다. 올림픽 기간에 주목받은 행사가 일회성으로 사라지지 않고 대한민국의 대표 유산으로 남아야겠죠.

명품거리도 탄생했네요. 평창읍 평창강 둔치 일원에 약 5km에 걸쳐 조성된 ‘빛의 거리’, ‘올림픽 랜드마크 거리’, ‘올림픽기념 벽화’, ‘성화봉송 거리·마스코트 하우스’, ‘개최국 파크’, ‘올림픽 스타광장’, ‘문화예술 거리·전통체험 거리’ 등은 평창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림픽 상징조형물은 아파트 15층에 해당하는 41m, 지름 14m의 압도적인 크기로 눈길을 끌었죠. 민족의 정취가 깃든 청화백자와 전 세계인이 올림픽으로 하나 돼 미래로 비상하는 평창의 역동성을 표현했습니다.

문화동행포럼 2018, 정선(출처: 일간경기)

평창 문화올림픽 연계 행사로 한국, 일본, 중국의 올림픽 컬처로드 ‘문화동행포럼 2018’이 정선에서 열렸습니다. 각국에서 바라보는 문화올림픽에 대한 관점을 비교·분석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중요성을 조명하는 자리였죠. ‘한일중 문화협력의 길을 걷다’라는 포럼에는 인천문화재단을 포함, 한국광역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일본, 중국의 협력사무국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3국 지역 간 문화교류의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문화교류 세션에서는 4건의 사례 중 인천문화재단이 2개 사례를 발표했네요. ‘차이나는 국제교류 인천:충칭’ 사례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인천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 송도 트라이보울 등)을 기반으로 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일본 요코하마 뱅크아트 1929 기관교류’ 사례에서는 그동안의 창작지원 진행과 성과를 홍보했습니다.

한일중 3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5년 동안 하계 및 동계올림픽을 개최합니다. ‘문화동행포럼 2018, 정선’은 올림픽과 더불어 각국이 처해있는 국제정치적 현실을 직시하면서 3국이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공동의 문화유산을 위한 협력과 서로 간의 교류를 심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봅니다.

인천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9년 문화도시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은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 전담팀(TF)’ 구성의 일원으로 2019 동아시아문화도시 인천 성공 개최를 위한 7대 핵심 사업에 적극 참여합니다. 개항도시 인천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 개항도시로 도약할 기회가 되겠네요. 중국과 일본의 문화도시도 조만간 확정된다고 합니다.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올림픽(출처: 서울문화재단 블로그)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올림픽’>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올림픽이 표현하는 시대상과 디자인을 비교해보는 자리인데요. 올림픽에 참여했던 디자이너의 공식 창작물과 제작 과정을 재구성한 ‘88서울올림픽대회, 예술과 마주하다’, 1988년 당시 일상의 모습을 기록한 신문기사, 사진, 책, 노래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집가의 방’에는 호돌이 인형, 성화 봉송, 깃발, 화보집, 올림픽 주화 등 600여 점의 물품이 공개됐네요.

평창올림픽 문화마크를 한 번 보세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유산인 한글의 독창성과 차별성이 돋보입니다. 한글 자음 ‘ㅁ’과 대회 엠블럼의 스틱 마크를 한데 모아 다양한 문화가 꽃피우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문화마크(출처: 평창문화올림픽 공식홈페이지)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죠. 기념품 매진 사례에,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소위 ‘웃돈’을 주고 상품을 구입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인기를 증명하듯 ‘수호랑 반다비 움짤’, ‘수호랑 댄스’, ‘수호랑 포상휴가’ 등의 인터넷 검색어도 눈에 띄네요. 수호랑의 이름은 올림픽 참가 선수, 참가자, 관중들에 대한 보호를 의미하는 수호(Sooho)와 호랑이와 강원도 정선아리랑을 상징하는 랑(rang)을 연결했습니다. 백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호 동물이기도 하죠. 패럴림픽의 마스코트인 반다비는 반달을 의미하는 반다(Banda)와 대회를 기념하는 의미의 비(Bi)를 담고 있습니다. 반달가슴곰은 의지와 용기의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공식 사진가 조세현 작가는 수호랑과 반다비의 인기 요인을 “수호랑은 코가 너무 잘생겼고, 반다비는 살짝 옆으로 곁눈질하는 눈이 굉장히 귀엽고 재미있다”는 데서 찾았네요.

2020년 도쿄올림픽 마스코트는 ‘초능력 캐릭터’가 될 거라고 합니다. 2,042명의 마스코트 공모전 참여작 중 조직위원회가 세 작품을 추렸고, 초등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하네요. 이름은 8월쯤 발표됩니다.

수호랑과 반다비(출처: 연합뉴스)

문화올림픽의 열기는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패럴림픽 기간에도 따듯하게 전해집니다. 평창의 밤을 밝히는 불꽃쇼, 몽골, 라오스, 일본, 미국, 한국의 예술가들과 장애인, 청소년 무용수들이 펼치는 ‘투 비 투 원(TWO BE TO ONE)-두리새로 서로하나’와 함께 올림픽 기간에 선보였던 문화행사와 공연도 계속됩니다.

‘70엠케이(mK)-하나 된 한국(just simply KOREA)’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방문객들의 인터뷰 영상을 전시・상영하는 대규모 영상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70엠케이(70 million Koreans)’는 남과 북, 7천만의 한국인을 의미하며, 하나 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평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문화올림픽은 2020년에 일본, 2022년에는 중국이 아름다운 상징을 이어갈 겁니다.

 

* 아래와 같은 기사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1.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이유있는 성공! 문화 레거시 창출도 기대
경인투데이뉴스, 2018.2.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올림픽 성공 포인트⑦]문화올림픽
뉴스1, 2018.3.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평창서 인천 문화 국제교류 발표
일간경기, 2018.2.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30년 전 ‘88서울올림픽’으로 향하는 시간여행
서울문화재단 블로그, 2018.2.2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평창 올림픽 공식 사진가가 말하는 ‘수호랑·반다비’ 인기 요인
YTN, 2018.3.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패럴림픽 기간에도 ‘문화올림픽’ 열기 이어진다
파이낸셜뉴스, 2018.3.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큐레이션 콕콕] 키워드로 보는 ‘2018 코리아’

매년 대한민국의 소비 흐름을 전망해온 ‘트렌드 코리아’가 2018년 10대 트렌드를 발표했습니다. 

1.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2. 불안한 사회에서 나만의 휴식공간을 찾아나서는 ‘케렌시아 현상’ 3. 대면 접촉이 필요 없는 ‘언택트 기술’ 4. 새로운 부가가치와 수요를 창출하는 ‘만물의 서비스화’ 5.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 세대 6. 자신의 취향과 정치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하는 ‘미닝아웃’ 7. 기능적 관계나 반려동물이 대체하는 ‘대안 관계’ 8. 가성비를 넘은 만족을 주는 ‘플라시보 소비’ 9. 같은 성능, 같은 가격이라면? ‘매력 자본’ 10.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세상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는 노력’이 그것입니다. 

Wag the dog는 일종의 정치 속어로, 권력자가 불미스런 행동이나 부정행위 등으로 지탄 받을 때 그 비난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연막 치는 행위를 뜻합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은 일상에서도 자주 발견되는데 1인 방송이 주류매체보다, SNS가 대중매체보다,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거리의 푸드트럭이 백화점의 푸드코트보다 각광 받는 현상이 그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언더독underdog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2018년 대한민국을 지배할 트렌드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소확행에는 작은, 사소한, 일상, 보통, 평범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조용한 삶을 즐기는 프랑스의 ‘오캄’, 소박하게 자신의 공간을 채워나가는 스웨덴의 ‘라곰’, 따듯한 스웨터와 장작불 옆 핫초콜릿을 떠올릴 때 느껴지는 편안함을 상징하는 덴마크의 ‘휘게’처럼 찰나의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신이죠.

소확행은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0년대에 만든 신조어입니다. 그는 한 수필집에서 행복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행복은 멀리 있지도, 거창하지도 않으니 일상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대만에서 동명의 책과 영화가 관심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공부, 취직, 결혼, 연애 등 어느 것도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서 사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나서는 거죠.

성공, 꿈, 재력, 사치보다 커피, 인디음악, 반려 동물, 맥주, 요리 등에 주목하고 드물게 멀리 가는 여행보다 자주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꿈꿉니다. 집을 최고의 휴식처로 삼는 ‘홈루덴스(집home+유희ludens)’, 집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호캉스(호텔+바캉스)’ 등도 인기라고 하네요.

불안한 사회에서 나만의 휴식처를 찾아나서는 케렌시아 현상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자기만의 공간입니다. 현대인들에게도 혼자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케렌시아 공간이 절실하죠. 단순한 쉼을 넘어 취미와 창조 활동을 위한 영역. 수면힐링 카페의 산소캡슐에 들어가거나 만화카페에서 어릴 적 만화방의 추억을 소환합니다. 한방 카페에서 안마와 찜질을 하고, 책맥 카페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죠. 도심의 케렌시아는 창조적 예술 활동과 결합하기도 합니다. 휴대폰 케이스를 직접 만들고, 팔찌를 제작하고 미니어처를 만들며 자신을 표현하죠.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생산과 소비의 결과로 가정과 직장은 제1, 제2의 공간으로 분리됐습니다. 그리고 현대인을 위한 ‘제3의 공간’이 등장했죠. 제3의 공간은 여가와 자유의 장이며 일터와 가정에서 쌓인 근심을 더는 곳입니다. 격식과 서열은 없지만 수다와 음식은 있는 곳입니다. 홀로 고독하지만 고립되지 않을 수 있는 카페, 버스 맨 뒷자리, 혼술하는 이자카야, 동네 책방, 코인 노래방 등이 나만의 케렌시아가 될 수 있죠. 제3의 공간이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인간은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고 하네요. 

– “직장이 나의 전부가 될 수 없다” ‘워라밸(Work-life-balance)’ 세대
워라밸은 ‘Work and Life Balance’에서 온 영어로 1970년대 말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고 미국에서는 1986년부터 사용했습니다. 정부의 인구정책 대안, 기업의 경쟁우위 정책, 개인의 삶의 질 제고방안으로 국가-기업-개인이 상생할 수 있는 전략으로 인식됐죠. 우리나라에서 워라밸은 적당히 벌면서 잘 살기를 희망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뜻합니다. 

워라밸 세대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생 이후부터 이제 갓 사회에 진입한 1994년생까지의 세대를 직장생활의 관점에서 규정하는 명칭입니다. 개인의 생활보다 직장을 우선시했던 과거세대와 달리 워라밸 세대는 일 때문에 자기 삶을 희생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함을 수용하고 긍정 마인드로 자존감을 높이며 돈보다 스트레스가 적은 삶을 바랍니다. 연봉보다는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죠. 

워라밸 세대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퇴근 후 본업과 무관한 취미활동을 합니다. 그림, 피아노, 태권도 등을 다시 배우는 성인도 늘어, 성인층을 겨냥한 맞춤형 수업도 늘고 있다고 하네요. 교육부는 성인 대상의 예능(미술, 음악, 무용 등) 학원 수강자가 2013년 4만 2,462명에서 2016년 10만 3,258명으로 매년 급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구몬학습의 성인 회원 수는 2013년 1만 8천여명에서 2017년에는 5만 여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공부=시험이었던 학창시절에서 벗어나 사회인이 된 뒤에 공부의 즐거움을 발견한 거죠.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는 플라시보 소비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뜻합니다. 가심비는 가성비에 주관적, 심리적 특성을 반영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죠. 가성비가 상품의 가격과 성능을 중시한다면 가심비는 그 상품에서 소비자가 무엇을 얻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기주관적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치로 객관적 기준을 정할 수 없죠. 플라시보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위약이지만 환자가 믿음을 갖고 약을 복용하면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플라시보 소비는 플라시보 효과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마음의 힘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가 담긴 물건이나 이미지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굿즈 열풍은 아이돌, 게임, 영화, 대통령 굿즈로 확장됐죠. 굿즈는 상품보다 의미에 대한 투자 성격이 강하며 이는 가심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재미를 찾을 때도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따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탕진잼(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써버리는 탕진+재미), 시발비용(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 같은 신조어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플라시보 소비는 삶을 위로하는 방편이자 시대에 적응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 과정에서 위안비용과 시발비용이 필요하죠. 가심비 중심의 소비는 물질적인 결핍 충족을 넘어 주체의 만족을 요구합니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택한 길이죠.

– 매력, 자본이 되다
매력(魅力)의 매魅는 ‘도깨비 매’입니다. 단지 예쁜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 부족한 점이 있어도 도깨비에 홀린 듯, 마법에 빠진 듯, 비이성적인 힘에 의해 사람을 끄는 힘이 바로 매력입니다. 단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끌리는 것. 매력은 단 하나의 특별한 장점, 친근한 귀여움, 반전, 능숙한 밀당 등에서 발생합니다.

오래된 스테디셀러가 표지를 바꿔 입고 베스트셀러로 부활합니다. 여성 패션 브랜드 키이스KEITH가 디자인한 표지를 입힌 민음사의 ‘키이스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은 ‘내용이 바뀐 것도 아니고, 드라마에 나온 것도 아니고, 특별한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합니다. 개성만 있으면 못생겨도 오케이. ‘못난이 스니커즈’는 예쁘지 않아서 더 눈이 가는 운동화입니다. 사람들은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에 무장해제되고, 근육질 배우의 귀여운 반전에 마력을 느낍니다. 특이성을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전망한 올해의 10대 트렌드는 1. 지금 이 순간 ‘욜로 라이프’ 2. 새로운 ‘B+ 프리미엄’ 3. 나는 ‘픽미세대’ 4. 보이지 않는 배려 기술 ‘캄테크’ 5. 영업의 시대가 온다 6. 내 멋대로 ‘1코노미’ 7.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 8.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 9. 경험 is 뭔들 10. 각자도생의 시대이었습니다. 얼마나 빠져드셨나요? 세상의 흐름을 느끼셨나요?

 

* 위 글은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로 작성했습니다.
1. 『트렌드 코리아 2018』 김난도 외, 미래의 창, 2017.
2.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2018년도 소비트렌드 ‘웩더독(WAG THE DOGS)’
   rbs농어촌방송. 2017.10.2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2018 트렌드) 일·삶의 균형 중요시 여기는 젊은 직장인 ‘워라밸’ 세대
   조선Pub 2017.12.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나홀로 즐기는 휴식’…케렌시아(Querencia) 열풍
   KBS NEWS 2017.11.2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