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진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윤호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사진과 관련매체를 전공하였고, 사진과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기술 매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작업해오고 있다. 작가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기의 과정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이미지에 대한 비판적인 수용과 확장된 사진의 영역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전 연구를 통해 이미지의 가변성과 유목성에 관심을 가져왔던 작가는 아트플랫폼에서 그동안 진행해 온 ‘이미지 연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이차적인 이미지를 생산하는 ‘매체’의 상태와 조건을 탐구하고, 미학적으로 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작가가 작업에 사용하는 이미지들은 서사가 없는 재료로써, ‘실재의 재현’이 아닌 ‘이미지가 재현한 이미지’에 중점을 둔다. 작업을 통해 작가는 사진이 자연스럽게 이어받은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즉 기술 매체로 재현된 오늘날에 소비되는 사진적 이미지또는 사진 같은 이미지를 학문적으로 리서치하며 창작해나가고자 한다.

#투명 #반투명 #불투명, #반사_파운드 이미지, 디지털프린트_30x42cmx3개_2017

# 현재 전시 소개

윤호진 작가의 개인전 <Inanimate Assembly>가 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갤러리에서 9월 10일(월)부터 9월 30일(일)까지 진행된다. 기존에 작업해 온 시각 연구작업 Re:re:의 일환으로 전시명과 동일한 새 작업 ‘인애니메이트 어셈블리(Inanimate Aseembly)’를 전시한다. 이 작업은 평소 관심 있던 이차적 생산 사진 이미지(스크린 이미지와 잡지 프린트 이미지)로부터 시작하여 작가는 사진 설치를 통해 매체의 원본과 복제, 예술작품의 사후 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전시 포스터 <인애니메이트 어셈블리(Inanimate Aseembly)>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주로 사진 이미지를 가지고 작업한다. 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여 오늘날 사진의 지위에 대한 이야기를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사진작업을 제작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자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어떤 특정한 물체(오브제)를 제작하는 것부터 작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즉, 오브제를 만들고 촬영한 뒤, 이를 다시 물질적인 형태로 옮겨 이미지를 완성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또는 프린트된 이미지 등과 같이 이차적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물질화된 이미지를 다시 주변 환경과 조율하여 설치 작업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기준규격(Commercial Size ISO) A0~A4_스톡 이미지, 스틸, 랩 테이프, 디지털 프린트, 액자 설치_2017   국제기준규격(Commercial Size ISO) A0~A4_설치전경_2017

나의 작업 <[Re]:>에 쓰인 많은 사진 이미지들은 사진을 구성하는 다른 조건들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다시 말해, 사진 이미지 하나하나가 작업의 재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작품이 놓이는 주변 환경에 따라 의미와 크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나의 작업들은 대부분 눈앞에 물리적인 형태는 있지만, 최종적인 형식의 것(final form)은 없는 경우가 많다. 나의 작업이 사진 매체의 모호함을 환기해주기를 바란다.

[RE]:[Re]:_청주스튜디오_설치 전경_2017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현재 진행하고 있는 <[Re]:>가 나의 대표 작업이다. <[Re]:>라는 제목의 이 작업은 인터넷 도메인에서 소통할 때 정보가 오고 가는 것을 뜻하는 아이콘인 “Re:”을 차용하였다. <[Re]:> 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 인식과 이미지의 관계로 구축된 우리의 시각적 체계에 대한 사고적 수용을 제안하기 위한 사진연구이다. <[Re]:>는 작업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Re]:[re]와 같은 형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이는 재매개(Remediation)를 내포하고 있다.

Re:re:re:_디지털 프린트_2011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밀레니엄 시대에 속한 세대이다. 커뮤니케이션, 매스미디어, 컴퓨터 테크놀로지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다. 청년기를 캘리포니아에서 지냈기 때문에, 색의 온도 혹은 빛 온도에도 민감한 편이다.
나는 나의 작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조명의 ‘빛의 색’을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나의 작업에는 미국 초창기 컬러 영화에서 쓰인 색들의 상징성과 빛 온도를 표현하는 색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앞으로 공부를 더 해 볼 생각이다.

 
빛 온도(Color Temperature)_디지털 프린트_2015   Untitled_블라인더, 디지털 프린트, 설치_ 2017

The Bather_디지털 프린트_27x33in_2015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작업이 작가의 순수한 자기 물음에서부터 시작되어, 스스로 선택한 기술적 매체를 통해 시각화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이고 사소한 질문이 때로는 공적인 질문이 될 수 있다. 사적인 관심이 대중화되어 나타날 때 자연스럽게 관객과 소통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작업을 따로 하지는 않고 있다.

 
Over and Under_Hand cut wooden frame, Digital Print _30x150cm_2017   기계적 원근법 연구(Perspective Study)_디지털 프린트_30x40in_2012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진행하고 있는 이미지 연구 작업인 <[Re]:>를 이어갈 생각이다. 작업을 진행하며 ‘이미지의 위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작업의 방향이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나는 공부와 리서치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지’라는 방대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작업 중에는 계속 <[Re]:>를 연구하며 이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_디지털 프린트_30x40in_2016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라미스 하가그 Lamis HAGGAG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라미스 하가그는 이집트 국적으로 카이로와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6월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하여 작업하고 있다. 그녀는 이집트 헬완 대학(Helwan University)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캐나다 캘거리 대학(University of Calgary)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작가는 습관적인 구속이 인간에게 끼치는 정신적 영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비자나 지원서 등과 같은 오늘날의 여러 문서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제한하고, 인간으로서의 우리의 이야기를 얼마나 축소시키는 지에 주목한다. 작업을 통해 문서, 신체나 벽, 구조와 프레임 그리고/또는 여러 사회적 규제에 대해 비판한다. 동시에 외부의 공공적인 요소와 내부의 정신적인 요인을 분리하기 위해 특정 공간을 구분하고, 그 안에 제반 제한 조건들을 파고든다.

작가는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무는 동안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에 남겨진 파편들을 주목하고자 한다. 인천아트플랫폼의 장소와 위치, 사람들이 듣고 목격한 이야기들과 사건들이 인천아트플랫폼을 규정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간 구조를 연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작게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더 나아가서는 중구라는 공간적 범위에서 주목받지 못한 채 지나치는 것을 기록함으로써 그에 생을 불어넣고자 한다.

How do I look on paper?_Jasmine tree, proximity sensors, servos, fishing wire, plexiglas and Arduino_2017

#현재 전시 소개
라미스 하가그 작가의 개인전 <모호한 세계로(Towards a More Ambiguous World)>가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에서 8월 10일(금)부터 8월 19일(일)까지 진행된다. 작가는 6월부터 8월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물며 작업한 결과물을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17년부터 진행해온 <How do I look on Paper?>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젝트로, 인천시 중구라는 지역에 관한 두 개의 인터렉티브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첫 번째 작업에는 작가가 아트플랫폼 주변에서 마주쳤던 장면을 강화도에서 생산한 한국 전통 직물인 ‘소창’에 그려냈다. 이와 더불어 지역주민들에게 직접 전해 들은 이야기를 관람객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유리병의 물을 통해 재해석한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개인이나 집단, 특히 이번 전시의 경우 중구라는 지역을 기억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모호한 세계로(Towards a More Ambiguous World)> 전시포스터   <모호한 세계로(Towards a More Ambiguous World)>전시 설치 전경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주로 사회구조를 비판하고 사회구조가 어떤 식으로 인간을 규정하는지 고찰하는 작업을 해왔다. 2016년~ 2017년에 캐나다 이민 준비를 하면서 이 주제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나는 수많은 사람이 이민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민국의 정량적 평가 절차에 의해서 탈락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부터 이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절차상 소외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2017년 베를린에 소재한 레지던시에 입주했을 때 이를 작품으로 처음 제작했다.
나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먼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한다. 이것은 리서치이자 동시에 작업의 시작이다. 이후 다양한 정보, 아이디어, 시각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험하며 수집한다. 이 과정에서 시각 이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제목도 함께 떠올리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에는 결과물의 연결고리를 찾아 만들고, 작품 구현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스스로 연구하거나 누구로부터 도움을 받아 제작한다.

 
 

The Wall_installation_Gezira Art Center, Cairo, Egypt_2014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How do I look on paper>라는 제목의 연작은 나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사람들과 그들의 주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다. 모두 인터렉티브 작업이며 자연과 기술의 결합을 다루고 있다. 나의 창작과정과 배경은 주변을 관찰하고 자료를 읽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역과의 연결 고리, 또는 역사와 관련된 추억 등을 기록한다.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고 간과되곤 하는 이야기들을 포착하고자 노력한다. 나의 작업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개인적인 또는 인간다운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How do I look on paper?_Jasmine tree, proximity sensors, servos, fishing wire, plexiglas and Arduino_
Steam Centre, Railway City Arts Crawl, St. Thomas, Ontario, Canada ©Stephanie Carter_2017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의 예술적 사고에 영향을 미친 문학작품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이방인’이다. 마치 죽음이나 사형 과 같이 인생의 엄청난 일이 얼마나 부조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시선에 감명받았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기억을 구성하는 세부적인 서술과 말하는 것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남아있는지 비롯하여 처형을 앞둔 그들을 현실에서 벗어나게 하는 요소처럼, 책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방식들은 나의 예술적 사고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El-Oda (the room)_243x243x366cm_Interactive installation_2013

 

나의 작업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불의’이다. 불의는 내 안에 존재하는 분노를 느끼게 하며, 연결하지 못했던 많은 지점을 연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나는 이런 지점들을 연결하여 그곳에 존재하는 패턴을 발견한다. 나에겐 아직 실현에 옮기지 못한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하나는 <How Do I look on Paper>과 같은 주제의 퍼포먼스로, 인천에서 지내는 동안 좀 더 구체화하고 싶다. 다른 한 가지는 대중을 통해 버려진 건물을 되살리는 커뮤니티 기반의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아직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과 건물을 구하지 못했다.

 
How to become transparent: a series of 6 attempts_04:20, Video performance_2015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나의 작업이 비평적이면서도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 교묘하게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침투하기를 원한다. 예술이란 단순히 보고 지나치며 감탄하는 대상이 아니라, 대화를 촉발하고 새로운 생각과 골칫거리를 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15(part 2)_230x150cm_interactive installation_2014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나는 연작의 연장선에서 더 많은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그러고 나서 작업들을 한 공간 안에 엮어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 관람객이 작품을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고, 그 사이를 걸어 지나가거나 곰곰이 생각해보는 보며, 작품을 서로 엇갈리게 하거나 심지어 자라는 것을 지켜보기를 바란다. 나의 작업이 완결된 형태 자체보다는 변화하는 일련의 과정이 되길 원한다.

 
How do I look on paper?_Jasmine tree, proximity sensors, servos, fishing wire, plexiglas and Arduino_2017

나의 목표는 작업이 그 자체로 경직되지 않게 다양한 시선을 겸비하는 것이다. 나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나만의 개념들을 복제해두고 싶다. 가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긴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시도해보고 싶다. 나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실험하는 작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The middle ear is 30 centimeters behind the scene_video collaborative performance_2015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전혜주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전혜주는 독일 오펜바흐 조형예술 대학에서 뉴미디어와 무대미술을 전공하였으며,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아트 앤 미디어학과 석사 졸업 후 마이스터슐러 자격을 취득했다.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이 서로 개입된 도시공간에 관심이 있으며, 작업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예술작품이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작품의 주된 소재는 특정 공간이 가진 역사성, 흔적, 경험으로, 도시공간의 배경에서 일어난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수집한 도시의 다양한 정보를 특정 장소에 설치하거나 공간을 관찰하여 변경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역사적 흔적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무심(無心), 한 물줄기의 이름>_전시전경_시멘트, 수집된 철근과 벽돌, 진동스피커, 앰프, 이미지 북, 가변설치_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7

인천에서 자라고, 현재는 강화도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는 그간 국내외 다양한 도시 속에서 경험하고 재해석한 작품들을 통해 장소가 가진 역사성에 집중해왔다. 작가는 인천 중구의 역사적 장소들을 담은 영상 위에 관광객이 남긴 인터넷 리뷰들을 중첩한 영상 작업 <Mind Map>(2016)을 위해 아트플랫폼이 위치한 이 지역을 리서치 한 바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중구의 오래된 역사를 잠시나마 느꼈다면, 레지던시에 머무는 동안에는 조금 더 느린 시선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곳의 다양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Mind Map>_영상스틸_2채널 비디오_20분 47초_2016

#예정 전시 소개
전혜주 작가의 개인전 <수평선 0시0분0초>가 8월 4일(토)부터 8월 31일(금)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하루(24시간)를 기준으로 자연이 갖고 있는 시간과 도시 생활에 익숙한 개인이 느끼는 시간성에 대한 감각의 차이를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몇 년 전 강화도에 이사를 오면서, 기존 작업을 통해 탐색하고 재해석했던 도시와는 또렷이 다른 강화도의 시간성을 느꼈다. 매일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조수간만의 활동처럼 강화도는 도시의 반복적이고 빠른 시간에 비하면 마치 멈춘 듯 자연 그대로에 의지한 것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전시는 자연을 감상하며 고찰한 시간에 대한 작가적 해석의 결과물이다. 작가가 강화도에서 지내면서 느낀 것들을 기록하고, 수집한 이야기들을 재구성하여 설치한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수평선 0시0분0초> 갯벌에 염색된 천(좌) 강화도(우)_2018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특정 장소에서 발견한 흔적이나 단서를 통해 그 장소의 보이지 않는 이면이나 놓쳐왔던 부분을 상상하고 재해석하여, 여러 가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오브제 작업으로 제작한다. 이 작업들을 전시장 외부에 전시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보는 이들의 참여가 필요하기도 하다. 나의 작업은 주로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하거나 또는 리서치를 목적으로 찾게 된 도시의 상흔이나 건축물 자재, 개인들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나는 글이나 물건, 소리 또는 이미지 등을 수집하여 그것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고, 이렇게 완성된 작업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복사오류>_투명 PVC film에 프린트(실제크기 약 2-3mm)_2009

예를 들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도로에 설치된 공용 복사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만든 <복사오류>는 공공장소에 숨겨진 메시지를 개입시키는 작업이다. 투명한 비닐에 육안으로는 읽을 수 없을 만큼 작은 문구들을 인쇄하여 공공장소에 놓여있는 복사기 유리면에 몰래 붙여 놓고, 오래된 복사기에 묻어진 얼룩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하였다. 자료 등을 복사하기 위해 방문한 행인들은 숨어있는 메시지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자그마한 얼룩같이 생긴 메시지를 복사해 나갔다. 나는 이 작업을 시작으로 도시공간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였다. 공용 복사기를 통해 퍼져나가는 숨겨진 메시지처럼 공공장소는 불특정 다수의 개인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흥미로운 대상이 되었다.

 
<복사오류>_확대경(좌), 참여안내소(우)_오스트리아 빈_2009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나의 작업 대상이 되었던 장소의 환경, 계기, 작업과정과 제작방식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작업을 생각했을 때 하나의 작업보다는 몇 개의 전환점이 되었던 작업들을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로 앞서 이야기했던 <복사오류>는 진열품으로서의 오브제적인 미술작품이 아닌 어떤 현상에 직접 개입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작품이었다면, 두 번째로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 <환각지>는 도시의 역사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던 작업이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동안 2차 세계대전 때로 추정되는 전쟁의 상흔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고 전쟁이라는 역사의 생생함을 물리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작업은 사라진 신체에 대한 아픔을 느끼는 환각 증상(phantom limb)처럼 총탄이 만들어 낸 빈 공간을 통해 무의식에 잠재된 아픔을 떠올려 보며, 베를린 도시 건물에 남아있는 전쟁의 흔적들을 캐스팅하여 전시공간에 빛의 형태로 관람객의 실루엣 위에 투영되도록 전시하였던 작업이다.

 
<환각지>_3D프린트, 블라인드, LED_2014

또한, 관광객들에 의해 기록되고 퍼트려지는 기념적 장소에 대한 리뷰들을 도시공간에 텍스트 형태로 재구현하는 프로젝트 <관광객의 시선>을 통해서 나는 개인들의 경험 속에 비쳐있는 도시의 실체적 이미지를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였다.

 
<관광객의 시선>_베를린 씨티호스텔과 관련해 수집된 Google Map 리뷰_2015   <관광객의 시선>_기록사진_미니 프로젝터, 스마트폰, 웹App_베를린 씨티호스텔_2015

마지막으로 <무심, 한 물줄기의 이름>은 청주라는 오래된 도시의 역사성을 수집된 철근과 우연히 마주한 한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음성으로 기록하여 전시장에 재구성한 작업이다. 공사현장에서 수집되어 전시장으로 옮겨온 철근들은 각자 제각기 구부러진 모양으로 관객과 만나며, 관객이 진열된 철근을 직접 손에 쥐고 귀에 가까이할 때 철근이 진동하며 만들어내는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와 같은 작업들은 장소, 경험, 사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그 경험의 주체인 특정 개인의 역사성으로 연결되어, 나에게 새로운 작업의 원동력이자 구심점이 된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주로 도시 범주 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평범하고 이색적이지만 때로는 모순적인 도시의 풍경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도심 속 정원이나 폐허와 같이 기능과 역할이 뒤바뀐 공간, 그곳에서 생산되는 특별한 에너지 등이 나에게 영감이 된다. 이렇게 여행자의 시점으로 익숙하면서도 또 생소한 공간을 거닐다 보면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이 있다. 익숙함에 묻혀 잊고 지냈던 흔적들, 그리고 어떤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순간들을 보면 포착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 그러한 것에 관심 가지는 이유를 스스로 묻고, 그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작업이 생겨난다.

 
<실존하는 장소를 위한 기념비>_‘DPRK 360’에 공개된 북한 관광지들의 파노라마 이미지_2015   <실존하는 장소를 위한 기념비>_평양을 다녀온 관광객들의 Google 리뷰_2015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예술이란 예술가가 관심을 갖는 특정 대상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작품을 통해 증명해나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특정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작업이나 관객의 참여가 요구되는 작품의 등장은 나에게 작업의 방식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나는 예술이 어떤 미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보다 다양한 형태로 표현 할 수 있고,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을 때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작품에서 독단적인 감정이나 이성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관찰자 또는 안내자가 되려고 하는 편이다. 내 작업의 의미가 관객에게도 의미 있길 바라며, 작품이 다양한 해석으로 나누어져 읽혔으면 좋겠다.

<견고한 기억>_디지털로 수집된 서대문형무소 건축물 부재들_아크릴, LED, 1CH 영상, 모니터, C-Print_2017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가까운 미래에는 다양한 목적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장치나 공간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또 장기적으로 자연이 있는 곳에서 리서치와 작업을 진행하고 싶기도 하다. 한층 고조되어있는 도시의 에너지보다는 순환하는 자연의 에너지에서 새로운 원동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작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도구’와 ‘미디어’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려고 한다. 어떤 대상을 해석하는데 복잡한 도시의 사회망을 걸치지 않고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적 힘과 속성에 충실하여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를 만들고 싶다. 언제나 긴장을 요구하는 세상과는 다른 시선에서 부드럽고 예민한 감성을 유지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관광객의 시선>_미니 프로젝터, 스마트폰, 웹App_베를린장벽_2015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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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임영주는 ⟪오메가가 시작되고 있네⟫(산수문화, 2017),⟪돌과 요정⟫(더 북 소사이어티, 2016),⟪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스페이스 오뉴월, 2016) 등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무엇인가를 믿게 되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작가는 작업을 위해 사람을 만나거나, 지역을 둘러보거나, 자료를 조사하며 믿음의 근원을 먼저 알아본다. 그리고 미신과 같은 종교적 경험을 언어, 미디어, 과학 현실의 여러 징후와 연결해 영상, 회화, 책 등의 방식으로 배분하여 작업한다.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무엇인가를 믿게 되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그것은 종교적 믿음일 수도, 과학적 신념일 수도 있고, 일상적인 미신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종교를 제외한 일상적이고 통속적인 믿음에 대해서 주로 작업을 해왔다. 특히 2016년 돌에 대한 작업에서 시작해 2017년에는 불, 우주, 별, 불, 날씨 등 자연현상에 대한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작업들을 진행하며 최근 나는 ‘육체의 수련’에 대한 작업에 새롭게 관심을 두게 되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것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소문의 근원지를 방문하여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현장의 모습과 이야기를 확인한다. 직접 가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기사나 인터뷰 논문 등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 자료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주제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주제 속의 구조와 관계를 연구하여 그림, 영상, 책 등의 결과물로 적절히 배분하여 작업한다.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최근에 작업한 <돌과 요정> 프로젝트는 돌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같은 이름의 영상, 설치, 회화 형태의 작업이다. 2016년에 동명의 영상 작업을 완성하고, 스페이스 오뉴월(서울)과 산수문화(서울)에서 각각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2016)와 ⟪오메가가 시작되고 있네⟫(2017)이라는 전시를 비롯해 3권의 책인 돌과 요정 1 괴석력』(오뉴월 출판, 2016), 『돌과요정 2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서울시립미술관, 2016),『돌과 요정 3, 오메가가 시작되고 있네』((미디어 버스, 2018)을 통해 괴석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괴석과 그것이 속해있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
로 확장하고 이를 순서대로 선보였다.



내가 처음으로 돌에 대해 리서치를 시작한 것은 1999년에 건설된 대구의 한 아파트 ‘미래빌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였다. 이 아파트는 풍수지리적으로 음기가 강한 지형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로 남근석을 설치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소문이 존재하던 곳이었다. 나는 이 소문을 접한 후 그 지역과 주변인들을 탐방하였고, 이것이 오래전부터 내려온 음양 사상이 현대 사회의 세속적 믿음과 결합하는 현상인 동시에 단순한 물질이 기이한 능력을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 현상과 과정에 대한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가 계속되면서 돌에 대한 관심은 운석과 금을 찾는 동호회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다. 이 동호회들은 금과 운석을 찾기 위해 휴일을 헌납하고 수입이 되지 않는 행위를 계속하는 모임으로, 나는 자연 사물과 관련한 동호회 활동이 현대 사회의 문화가 아닌 민간신앙이 계승된 대안적 유사 자연종교로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동호회에 주목하게 된 것은 미신과 과학의 경계에 걸친 특수한 ‘믿음의 구조’를 이들 내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돌과 요정’ 영상은 이 연구의 결과물로, 즉 이 작업은 단순한 취미로 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돌에 영험함이 서려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행위를 담아낸 것이다. 지난 세기 과학은 세계를 좀 더 합리적인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만들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연 세계에 대해 완전하게 확신하지 않는다. 나는 이것이 합리성을 기초로 과학 문명을 선택해온 현대 사회에도 미신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라고 보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돌이라는 보편적 물질에 관련된 초자연적 현상으로부터 민간 신앙의 흔적을 발견하고 우리 사회 깊이 내재한 독특한 믿음의 구조를 이야기한다.

나는 무엇인가를 검색하고 그것을 계속해서 보고 또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이러한 습관은 줄곧 작업으로 확장된다. 책의 한 구절, 옆자리의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의 조각,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 등에서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작업의 시작에서 나와 만나는 이야기와 과거의 경험, 다른 사람들의 판타지를 거치면서 작업을 확장해 나간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몇몇 구체적인 관객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한다. 이 구체적인 관객의 대부분은 동료작가나 미술 관계자들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작업을 완성하기 전까지 나는 이들에게 작업과정을 공유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내가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전시가 시작되면 만나게 되는 관객의 입장을 부분적이지만 미리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나의 작업을 마주하는 관객들의 모든 입장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가 시작되고 만나게 되는 관객들은 언제나 뜻밖의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들은 나를 당황스럽게 하지만 다음 작업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나의 주제를 드러냈다. 이제부터는 개별적으로 선보였던 매체들 즉, 회화와 영상매체를 함께 작업해 보는 것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는 매체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물론 그동안 회화, 설치,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동시에 시도하며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그 매체들을 함께 전시해서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진행한 작업을 함께 전시하는 것은 다양한 매체가 동시에 보이는 것이 무리가 없는지에 대한 시도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하나의 전시 혹은 작업이 다른 방향의 작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내가 계획한 작업을 마치면 또 다른 계획이 생길 것이다. 나의 작업의 큰 주제가 바뀌지는 않더라도 그때 그때 내가 직면한 상황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 따라 작업은 언제든지 변할 가능성이 있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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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실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이은실은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작가는 보고 싶어 하는 것들만 보여주고 이야기하며, 그렇지 않은 것은 언급조차 불편해하는 사회의 단면에 흥미를 느낀다.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에게 또 다른 쾌감이자 영감을 주는 행위이다. 금기를 드러내고 이야기 하는 것은 문화가 변화하고 진보하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외면된 이야기에 대해 고민해온 작가는 앞으로도 그 고민을 안고 직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우리의 삶 저변으로 밀려난 것들을 열린 공간으로 끄집어내고자 한다.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우리 삶 속에 존재하지만 외면당하거나 직접 말하기 꺼려져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난 일들을 작업에서 다룬다. 그리고 이를 한국화 재료에 담아낸다. 얇은 종이에 수없이 쌓이는 붓질과 무한한 표현 기법에 매료되어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화 재료를 다루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탐구하는 중이다. 먹과 안료로 종이 위에 수십 번의 채색을 올린 후, 밑그림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 계속되는 붓질로 구체적 형상을 만들어낸다.

‘욕망’은 나의 작업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이다. 나의 작업이 가능한 것은 욕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내 작업에서 드러나는 이야기들도 욕망을 다루는 작업이 많다. 나의 작업을 통해 내가 욕망이라는 주제를 파고드는 것은 욕망으로부터 다양한 것들이 파생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대표적인 전시 소개
A. 2013년 말 ⟪부합(不合)⟫이라는 전시를 꼽고 싶다. 고상한 풍경 안에서 어울리지 않는, 금기시되는 이야기를 다루는 나의 작업을 전시 공간 자체에 대입하려는 시도였다. 공간과 작업이 대비를 이루는 것을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권위적인 외관과 보수적인 내부를 가진 건물을 찾았고, 오래된 사무실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 전시 장소를 마련했다. 이 공간을 20일간 단기 임대하여 생경한 공간 속에 불편한 삶의 이야기가 담긴 작업들을 전시했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사람 그리고 사람을 둘러싼 문화와 사회 등으로부터 작업의 영감을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같이 작업을 해 나가는 수많은 작가에게 자극을 받고, 고전적인 문화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언제나 영감을 주는 것은 뒤틀어진 사회의 이면이다. 기이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며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작업의 소재가 되고 고민의 대상이 된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에게 작업의 궁극적인 의미는 삶의 표현에 있다. 작업을 진행할 때 내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는 ‘모나게 바라보기’이다. 이를 둥글지 않게 다루는 것이 나의 작업 방식이다.

나만이 느낀다고 생각했던 즐거움을 인정해주는 타인을 발견할 때, 우리는 반가움과 고마움을 느끼듯이, 누군가 나의 작품을 통해 기성사회를 다른 각도 바라볼 수 있게 되거나, 또 새로운 시각의 기회를 갖는다면 나에게 큰 의미가 될 것이다. 나의 작품이 자유로운 담론을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지금 시도해보고 싶은 시리즈들을 확장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아트플랫폼에 입주기간 동안 ‘주저앉음’에 관한 작업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이유로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게 되는 인간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현 시대 상황의 주변에 많은 모습들을 작업에 다룸으로써 생을 탐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술가로서 나의 목표는 정말 좋은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벽에 부딪히겠지만 이런 과정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작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작업을 하는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다.

Q.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이채은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이채은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에서 순수회화를 전공했다. 회화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조형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인물과 사물, 공간과 시간의 비순차적 동시성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혼재된 이미지의 이면적 의미를 추적하는 과정이다. 과거와 현재의 낯익은 풍경 옆에 그려진 비현실적이고 거짓말 같은 실시간 뉴스 속 이미지들의 접점은 작가가 의도한 질문의 시작점이다.

 

 

# 전시 소개
<In-visible(보이지 않는/보이는 것의)>은 인천아트플랫폼 9기 입주작가 이채은과 전보경의 협업전시로 6월 28일(목)부터 7월 22일(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이채은 작가는 과거와 현재의 낯익은 풍경들 옆에 그려진, 비현실적이고 거짓 같은 실시간 뉴스 속 이미지들의 접점에서 출발하여 회화와 오브제 작업, 그리고 대형 설치물과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전보경 작가는 인천과 유사한 배경을 가진 일본 요코하마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를 도시의 역사적 변천과 개인사의 관계에 대해 몸짓과 문학으로 재구성한 영상 작업을 펼치며 더불어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이미지를 전시한다.
두 작가는 전시를 통해 이질적인 것의 연결성, 보이는 것 그 너머의 비가시성, 기억과 현재,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해 복잡하고, 기이하면서 신비스럽고, 불안하고도 모순적인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드러낸다.

함께 전시에 참여하는 ‘전보경’ 작가 소개 (바로가기 ▶)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사람들은 같은 뉴스 보도를 보고도 서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고, 해석도 각자 다르다. 나는 주로 작품을 제작하는 그 시점에 가장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요한 이슈 또는 아주 큰 사건 등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이야기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우리는 수많은 이미지의 범람 속에 살면서 많은 장면을 마주한다. 그중 유독 우리를 매료시키는 이미지와 이야기가 존재한다. 특히 내가 읽은 소설이나 기사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글귀들은 내 작업의 실마리가 된다. 그 글귀들은 나에게 동서양의 고전 작품을 떠오르게 하거나, 머릿속에 그려진 장면들과 대중문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이 혼합하여 작업을 구성하기도 한다. 소설 속에 한 문장 또는 뉴스의 어떤 문구에서 문득 떠오른 동서양의 고전 작품들은 다시금 지금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연속적이지 않은 이미지들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의 영감(힌트)과 생각의 끝에 떠오른 이미지들은 논리적으로 연상할 수 없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처음과 중간 그리고 그 결과에 해당하는 이미지들의 결합은 필연적인 과정이며 결과물이다.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나의 작업 중 ‘트위스터 놀이(Twister Game)’ 시리즈는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나 명화를 재해석하거나 뉴스 이미지를 혼합하여 제작하였다. 이는 관객에게 해석의 폭을 더욱 넓히고자 한 시도였다. 작품 속 등장인물과 사물들은 시공을 넘나들며 복합적인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거나 화제를 제시하고, 작품 속의 다양한 상황을 통해 현대에 짙게 깔린 불신과 불안의 정서를 이야기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되는 수많은 의미의 필연적인 연결고리를 찾고 시각적 또는 비시각적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연작의 제목인 ‘트위스터(Twister)’라는 단어는 게임판 위의 사람들이 얽혀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Twisted’ 즉, ‘뒤틀리고 왜곡된’이라는 의미에 더욱 주목한다. 그림 곳곳에는 다양한 시점으로 트위스터 놀이를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군무를 추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지럽게 표현되어 있다. 주요한 그림으로 사용된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502)’의 <마술사(Conjurer)>에서 빨간 망토를 입은 구경꾼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속고 속이는 관계’에서 희생양을 상징하며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트위스터 놀이를 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등장인물이나 불특정 혹은 설정된 배경을 통해 가짜뉴스, 왜곡이 난무하는 현실의 조각들을 마주한다. 나는 관객들이 그 조각들을 쫓아가 그 전에 보지 못했던 진짜 실체의 단면을 마주하거나 전혀 새로운 각도, 익숙했던 이미지들을 떠올리고 또다시 바라보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잠들 때까지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또한 방대한 정보를 미처 다 수용하지 못한 채 단편적인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다소 얕지만 많은 분야의 정보를 접한다. 나는 이러한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조합하고 비틀이며 작업을 시작한다. 시각정보의 홍수 속에서 뒤죽박죽 부유하던 어떤 생각은, 책 한 구절을 읽거나 스마트폰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한 장의 사진으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작업은 사회적인 개인의 시선과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작업 구성 형태를 딱히 구체적으로 정해놓지 않는다. 작업하는 중에도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나는 작품 속에 누구나 자신만의 연결고리를 지을 수 있을 만한 공간 또는 사물, 사건들의 스토리 전개에 따라 이미지를 배치한다. 관객들은 작품에 드러나는 리얼리티의 허구성, 주관성, 불연속성은 우리에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우연의 일치, 혹은 속임수, 또는 무대의 한 장치인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 나는 관객들이 작품에 그려진 세상을 공감하거나 자신을 투영시켜보길 바란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관객들이 나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내가 연구했던 예술사의 배경 지식이나 상징물에 대해 모두 알기도 어렵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관객은 익숙하거나 낯선, 혹은 그 경계 어디쯤 있는 모호한 모습 속에서 감춰진 이면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시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감상하고 해석하길 바란다. 나는 내 작품이 관객의 내면에 작게나마 동요를 일으키고, 새로운 사고의 확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나는 예술이란 텍스트가 전달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 스스로 갈 수 없는 영역까지 자신을 데려가는 것 혹은 그곳까지 생각을 미치게 만드는 어떤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앞서 이야기했던 <트위스터 놀이> 시리즈에서와같이 친숙한 영화나 명화를 오마주(homage, 인용)하거나, 각종 대중문화 코드를 패러디(parody) 또는 가장 ‘핫’한 이슈를 담은 뉴스 이미지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 작업방식은 관객이 작업을 더 폭넓고 입체적으로 해석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보는 이의 내면을 건드리고 새로운 사고의 촉매제(Trigger) 역할을 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내게 가장 친숙하고 가까운 매체는 회화이다. 최근에 시도한 대형 조형물과 같은 설치 작업들은 평면회화가 가진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라기보다 오히려 회화 속 세상의 공감각적 확장의 가능성 때문에 제작하게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전통적인 회화와 영상작품들을 제작하고, 더불어 회화에 등장하는 일상적 또는 비일상적 사물을 설치로 구현하거나, 영상이나 텍스트 원형을 반복 교차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나는 다층적 해석과 음모론이 공존하는 지금, 그리고 거기에 상응하는 작가적 상상은 서로 어떻게 얽히고 구분되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과거와 현재의 낯익은 풍경 옆에 그려진 비현실적이고 거짓말 같은 실시간 뉴스와 그 속 이미지들의 만남은 내가 의도한 질문의 시작점이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다고 느끼는 진리는 거짓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작업이 우리의 현실을 다각도에서 반추해볼 수 있는 장치가 되길 바란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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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구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전병구는 계원조형예술대학 매체예술을 공부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한 대상과 풍경을 스냅사진처럼 표현한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한 장면을 포착하여 간접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직접 찍은 사진을 비롯해 영화나 인터넷, 뉴스, 온라인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수많은 이미지를 수집하고, 선택하여 캔버스에 옮긴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가볍게 그려진 유채 물감의 두께, 전반적으로 다운된 톤의 색감 등을 통해 차분하면서도, 쓸쓸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느라 바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각자의 주변 환경을 새로운 눈으로 돌이켜볼 기회를 제공한다.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일상에서 찍은 가벼운 스냅사진부터 영화를 보고 기억나는 장면, 인터넷상에서 접한 자료 또는 지인의 사진 등 다양한 범위에서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그중 일부를 그림으로 그린다. 수집된 이미지들을 부분적으로 확대하기도 하고, 임의로 자르거나 생략하는 등의 편집과정을 거친다. 그 후에 형태를 단순화하고 주관적으로 선택한 색을 붓질해가며 사진의 사실적인 속성을 덜어낸다. 물감의 물성과 우연성 그리고 붓 자국(스트로크)을 살리기 위해 젖은 물감 위에 그림을 한 번에 빠르게 그린다.

기본적으로 작품에서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같지만, 대상의 리얼리티를 추구하진 않는다. 또한 이미지를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선택하되, 나의 상태나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자 한다.

Q. 대표전시 소개
A. <Afterimage>(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7)를 대표전시로 꼽고 싶다. 활동을 시작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로, 내게는 첫 개인전이자 한 번에 많은 작품을 발표할 기회였다. 전시 제목 ‘에프터이미지(Afterimage)’는 내게 남은 잔상들을 회화를 통해 표현하고, 동시에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주변에서 보는 모든 것이 작업의 영감이 되어준다. 매일 마주치는 주변 풍경이나 사람들, 온라인에서 접한 자료들, 영화, 스포츠 등.

또 평소에 국내외 회화작가 리서치를 틈틈이 하는 편이다. 새롭게 발견하는 이미지도 매력적이지만, 그들의 인터뷰에서 밝힌 사소한 작업 습관이나 과거 작업에서 겪은 경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된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작은 그림은 관람자가 가까이 다가와 그림 안으로 들어와야만 감상을 온전히 할 수 있다. 그 몰입의 순간, 관람자는 무한한 크기로 확장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고 믿는다. 나의 작품이 오래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림, 단순한 현실의 투사가 아니라 그 너머의 세계를 가늠하게 하는 그림이 되길 바란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현재 6월에 OCI 미술관에서 개인전 ⟪Letters⟫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다음 계획들은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외부적인 조건이나 환경은 늘 유동적이고, 지금 누리고 있는 기회들이 다음에도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외부적인 환경과 내부적인 상태를 만들어 나가는 것, 그리고 작년보다 더 많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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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이은희는 오늘날 수많은 매체로부터 노출된 우리 삶을 되돌아보고, 그 환경 안에서 발생하는 개인과 이미지, 데이터의 관계를 탐구한다. 우리는 종종 특정 매체의 화면(스크린)에 등장하곤 한다. 그것은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포섭된 데이터이다. 정보화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신원정보가 수집되는 것은 정치적, 사회적 규범을 지키기 위함이지만,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우리는 이러한 개인정보가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것에 두려움 또는 거부감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인 스스로가 온라인 세계에 등장하길 바라거나, 어떤 경우에는 이용편의를 위해 스스럼없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의 행동반경은 CCTV, 스마트폰 카메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포착되고, 데이터화되어 사용된다. 작가는 이처럼 한 개인이 다중의 이미지로, 혹은 방대한 정보 속으로 변형되거나 사라지는 과정을 포착하고 리서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미지와 실례를 영상으로 만들어 오고 있다.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기술이 만연한 오늘날의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이미지들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작업으로 담아내고 있다. 삶의 현장, 현실 속에서 개인이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시각정보로 재현되고, 소비되는지 그 과정을 관찰하는 것에 흥미를 갖고 있다. 나는 여러 매체에서 디지털 형상으로 재현되고 소비되는 사례와 현상에 주목하여 현재의 사건을 다루기도 하고, 또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가늠해보기도 한다. 주로 영상 작업을 제작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설치물을 만들고 있다. 영화적이거나 비디오의 서사 방식, 스크린의 물성 자체를 실험해보기도 한다.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어떤 작품 한 점을 대표해 말하긴 어렵다. 대표작품보다는 가장 최근 작업 <Contrast of Yours>를 이야기하고 싶다. 2017년에 완성된 이 비디오 작업은 안면인식 기술이 인지하지 못했던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디지털 정보시대 속에서 우리는 여러 기계 매체를 통해 기록되고, 분석되고,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그런데 여기서 기계의 눈에 띄지 않거나, 또는 제대로 인식되지 못한 사례가 있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품 속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해 자동으로 위치를 조정하는 카메라는 백인이 움직이면 반응하지만, 흑인의 움직임에는 미동하지 않는다. 또는 우범 방지를 위해 흑인이 밀집한 동네의 길거리에 설치한 카메라가 이미지를 잘못 포착(일상 사물을 무기로 오인)하였고, 경찰이 카메라 정보만을 믿고 범죄와 전혀 무관한 흑인을 총살한 사건이 있었다. 사례 속에 등장한 그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 다만 그 카메라는 애초부터 대상을 선별하여 흑인을 포함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때론 집중 관리해야 할 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제작된 것일 수도 있다.

작업은 다소 직설적인 내레이션, 인물들을 변형한 렌더링 이미지, 관련 영상 소스와 인터뷰 등으로 이뤄진다. 나는 감시 시스템을 완전히 부정하거나 수긍할 수 없는 양면적인 현실에서, 그들이 ‘비가시적’이거나 ‘소외’의 이미지인 동시에 ‘대안’의 이미지로 대변되길 바랐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대단하진 않지만 신박하다고 여겨지는 IT 관련 기사 또는 인터넷 세상에서 감지되는 이상한 현상들이 종종 작업의 시작이 되곤 한다. 그것들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지점들에 의문점을 가지며, 그 의문점을 시작으로 작업에 흥미를 갖는다. 그렇다고 해서 기계매체와 정보수집, 그와 관련된 여러 정치적이고 사회적 상황들을 세기말적인 비극의 암시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코앞에 다가온 근미래의 기술 이미지와 그것을 소비하는 우리의 태도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사회가 어떠한 시각적 시스템을 축적해왔고, 무엇을 목적으로 소비하는지 비추어볼 수 있는 행위라고 여긴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개인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관한 이야기를 제시하기 위해 일종의 매개체로서 작동하는 작업을 좋아한다. 예술에서 생산된 이야기는 늘 명료하거나 기능적이진 않다. 그렇지만 예술을 통해 비평을 확장할 수 있으며 그 작업은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시나 상영회를 통해 사람들이 저마다의 생각과 의미를 공유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할까?’ 혹은 ‘어떤 작가로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신을 오히려 괴롭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지금과 같은 방향의 작업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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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종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이혁종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에서 예술 경영학에서 수학하였다. 작가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의 예술을 사회적으로 분석하고 탐구한다. 그는 예술로 특정 지역에서 커뮤니티와의 소통의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본주의가 생산한 예술제도 공간 중 하나인 레지던시에 들어가 시스템과 예술가 창작 영위 가능성 등을 연구해보기도 한다. 그 속에서 작가는 창의적인 공동체의 원리를 살펴보고, 예술가의 역할에 관해 탐구한다. 이렇게 작가는 삶으로서의 예술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다방면으로 탐구하며, 예술이 사회와 어떻게 매개하고 어떤 접점 속에서 확장되는지를 연구해오고 있다.

 

#현재 전시 소개
이혁종 작가의 개인전 <자아제국의 박람회-자기배양을 위한 스스로 회고전>이 5월 27일(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작가는 그간의 지역, 커뮤니티아트 작업을 갈무리하는 작업의 총체적 집합체를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며, 이를 통해 ‘삶으로서의 예술’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아마도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에 아래의 글을 읽어본다면, 그의 작품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자주 언급하는 ‘삶으로써의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 자신의 삶에 대처하는 수단과 방법으로써 예술을 탐색하고 기록한다. 주로 버려진 것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데, 나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기능하는 미술을 추구한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대안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과정이며, 예술 작업이 된다. 최근에는 문화기획을 수학하면서 상상력이 나의 환경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떤 조건들이 있을까 하는 질문에 깊이 생각하고 있다. 이렇듯 나는 사회적으로 행하는 나의 예술실천과 미술 제도 속에서의 예술을 교차시키며 활동하고, ‘삶으로서의 예술’에 대해 탐구해오고 있다. 덧붙이자면, 나의 작업 방식은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특징이 있다.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방만한 예술책>은 2016 미디어시티서울에 출품한 아트북 형식의 작품이다. 그 속에 담긴 작업은 삶의 다양한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작년에 진행한 프로젝트이자 책자인 <다른생활>은 서울 도봉구 방학동이라는 한 지역에서 생활하며 진행한 활동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여기서 나는 커뮤니티와 관련한 이 작업을 공공미술의 측면에서 조명하였고, 실험과정과 에피소드 등을 아트북 형식으로 제작하였다. 그것은 자기 생활 연구에 해당하는 책이자, 미술작품이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삶은 비루하지만, 내 삶의 의미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살아가는 데에 긍정의 힘을 준다. 2009~2011년 개인전 무렵에 가라타니 고진(からたにこうじん, 일본의 문예평론가이자 사상가)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분석하고 그 너머에서의 대안을 모색해보는 연구를 접한 바 있다. 그것은 내가 개인전을 설계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그 후로 공동체를 연구하는 것, 어떤 지역 내에서 작업할 때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탐구하는 것은 나의 창작 기저에 깔린 중요한 의식이 되었다. 문화기획에 눈을 뜨고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할 때, 원장으로 재직했던 김용호 씨의 『창조와 창발 : 한반도 르네상스를 위한 마음 혁명』 속에서 읽히는 문화 패러다임 전환의 사상을 접하였다. 그것은 현대사회의 복잡성을 전제로 한 개인과 커뮤니티의 문화적 행위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해준다고 생각했다.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사회 조각,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새로운 패러다임,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미래주의의 작업도 새로운 맥락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후기 자본주의 분석이론과 포스트 휴먼담론, 복잡성 이론, 창발 이론과 사변적 실재론의 입장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작은 실천과 실험을 통해서 작가의 예술세계를 정교화시키는 것은 작업할 때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상적 기반 이외에 골목, 도시의 길거리, 쓰레기장, 폐허, 공공도서관이나 대형서점 서가에서 사람들의 활기찬 일상, 그리고 갈등의 현장 속에서… 나는 고민과 영감을 시시각각 얻기도 한다. 

최근 작업 중 한 예술 공간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사건)가 있다. 나는 버려진 줄 알았던 유리창을 수집해 유리 온실 형식의 작업을 제작하였는데, 그 유리창이 그 공간을 리모델링할 때 활용될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따라서 추가 제작을 중지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러한 해프닝으로 발생한 사건들 속에서 예술이 사회 시스템과의 신뢰 있는 관계를 맺을 때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예술을 ‘삶의 전방위적인 개척’이라고 재정의한다. 예술개념을 행위로 실천하고, 그것을 기록하며 정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작업은 작업에 연관된 참여자, 관객, 평가자에게 공유하는데, 이 과정은 삶을 나누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는 작업을 진행할 때, 스스로가 예술에 함몰되지 않도록 거리를 두며 접근한다. 예술은 자체의 구심력이 강한 장치이자 장(場)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예술은 괴물과 같아서, 예술가를 소진하고 소외시키는 힘이 있다. 그 괴물과 싸우는 것이 수많은 예술가들(예술가라는 자각에 빠진)의 삶이자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반드시 전달하고 싶은 부분은 ‘삶의 구체적 의지, 생동감, 잘 갈아내는 방법’ 등이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현재 문화기획과 미술을 접목한 작업을 탐구 중이다. 인천아트플랫폼 입주는 작가의 정체성을 더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 환경이 변하고, 나 또한 격변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작업의 의지가 꺾이지 않길 바라며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으면 한다. 나는 이론과 현장 연구를 겸비한 연구자이자 작가로 더 진화하고 싶다.

나는 (현재의 기대로는) 부르주아 예술론의 한계에 맞서 새로운 예술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포스트 휴먼과 지속가능한 환경 담론 사이에서 실용적인 절충점을 탐구하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126세 생물 계획’은 2101년 22세기의 성광이 일 때 ‘3세기의 예술’을 집필하고 떠나는 것으로, 이는 나의 장수작업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모 시라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모 시라(Mo SIRRA)는 이라크에서 태어난 네덜란드 국적의 작가로, 올해 3월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하여 작업해오고 있다. 작가는 오슬로 국립 미술 아카데미(Oslo National Academy of the Arts) 순수미술학과에서 석사, 바틀렛 런던 대학(The Bartlett 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건축 석사, 마스트리흐트 얀반 아이크 아카데미(Jan Van Eyck Academy)의 순수미술 연구 및 프로덕션 프로그램에서 석사, 바그다드 대학(University of Baghdad)의 순수미술학과에서 학사를 취득하였다. 그는 작업을 진행하는 곳과 주변의 건축물, 작업을 구성하는 사회․문화․정치적 맥락 등의 특정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때로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역사적이기도 한 작가의 작품은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상 속에 놓여, 관객들이 그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만든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의 반응을 연구한다. 작가는 이와 연관하여, 3개월 동안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 전시 <리-퍼블릭 더 폴리틱스(Re-public the Politics)>를 5월 8일부터 13일까지 창고갤러리에서 선보였다.

# 전시 리뷰
모 시라 작가는 3개월간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보고 전시 <리-퍼블릭 더 폴리틱스(Re-public the Politics)>를 5월 13일(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에서 진행하였다. 작가는 지난 작업과 마찬가지로 사회, 정치적 상황에서 예술이 어떠해야 하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설치, 조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작가는 매일매일 관람객의 반응과 주변 환경 등에 영감을 받아 발전시켜 나갔다. 개막일이었던 8일 화요일에는 의례적인 오프닝 행사 대신에 전시를 보러온 관람객들을 자신이 만든 (전시장 앞에 위치한) 구조물에 줄을 세워, 마치 세관을 통과하듯 한 명씩 입장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진행하였다. 매일매일 달라지는 전시가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것은 작가만이 알 수 있었다.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초창기 활동 때부터 결론을 단정 짓고 결과를 완성하기 위해 진행하는 창작을 거부해왔다. 대신 탐구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창작해오고 있다. 창작에 있어서 나만의 특별한 개념이 있는데, 그건 ‘리허설’이다. 나의 작업은 작업하는 장소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작업이 위치한 건축물, 작업을 구성하는 사회와 문화, 정치적 맥락 등이 있겠다. 그리고 나는 미술을 매개로 관람객의 반응을 살펴보며, 언어의 기술(메커니즘), 인식의 모호성 등을 연구한다. 뭐랄까 작업은 하나의 산만한 논쟁이 되고, 개입, 설치미술, 드로잉, 조각, 퍼포먼스, 영상 등 복합적으로 발현된다. 그러한 실험과 연구는 창작의 완성보단 ‘리허설에 리허설 하기’라는 말이 적합할 것 같다.

나는 장소 외에도 미술이라는 개념을 사회정치적인 문화의 맥락 안에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내가 생각하는 현대미술은 하나의 특정 문화, 하나의 역사와 장소에 속해있는 양상이 아니라, 문화의 이행이라고 본다. 나는 여러 곳에 정주하면서 작업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 전략으로 창작 중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가변적이고 다변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생산의 자리를 만들어오고 있다. 따라서 나는 작가로서의 나의 역할이 어떠한 (확고한) 인식에 대한 변화를 끌어내는 조건과 장을 제공하는 발기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그간 시각미술, 건축, 인테리어, 패션, 섬유, 그래픽 디자인, 큐레이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행동실천을 통해 관점을 만들어왔다. 다양한 범주의 미술작품과 디자인 작품을 제작했고, 다수의 전시,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을 기획하고 참여해왔다. 이 과정들은 나의 연구 담론을 확장하고 단단히 만든다고 본다. 대표적인 작업을 언급하기보단, 나의 모든 활동은 연구를 심화시키기 위해 구축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구를 현실 속에서 ‘리허설(실험)’하고, 과정에서 만들어진 과제들을 발견하고, 논쟁적 요소들을 조정하며, 나의 (위치, 사회문화적 환경, 자아가 위치한) 현재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내러티브를 의심하고 불가능성에 도전한다. 이 기회에 한 소년이 마주한 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3살에 나무를 거꾸로 그린 한 소년이,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이 세상이 자신의 상상력을 거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한 마디로 ‘No room even in Rome’이라고 말하고 싶다. 프랑스 망통의 장 콕토 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있고, 그때 나는 ‘기준’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장 콕토(Jean Cocteau)는 문학과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고, 파리 아방가르드를 이끈 주역들과의 친분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동시대 작가들(마티스, 피카소, 브라크 등)의 작품을 베낀 질 낮은 콜라주로 판단될 수 있었음에도 좋게 평가되었다. 장 콕토를 둘러 쌓은 환경은 그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상실하게 한 것 같다. 또한. 형편없이 디자인된 미술관은 더는 지식 기관이 아니라, (미술과 문화의 핵심을 앗아가는)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념품 상점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는 광고를 생산하고, 전체주의 국가는 동화와 종교적 권위를 생산한다. 장소의 지정학적 조건과 상관없이, 작가가 마주하며 도전해야 할 주요 쟁점은 후원자의 취향에 맞추거나 정권의 프로파간다를 전파하는 것, 기업의 정책을 광고하는 것, 미술기관에 관한 규정하에 일하는 것 등이 있다. 이것들을 수행하는 것은 주류에 편입되거나 극단주의자가 됨을 뜻한다.
‘나는 이라크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이며,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기 직전이며, 나의 시적 접근이나 시 그 자체는 나의 현재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다. 나는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_시인 사르고 불러서(Sargon Boulus)의 “여덟 번째 그림(Eighth picture)”

이 터널의 끝에는 빛이 없지만, 바닥과 천장이 가느다란 검은 선으로 만났다. 그는 지평선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서 일련의 사물을 흔적으로 남겼다. 그 사물들은 그의 몸으로부터 그의 옷가지와 함께 떨어졌다. 나는 그렇게 기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긴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나는 20년 넘게 글을 쓰고 강연을 해왔다. 다수의 강연은 음악의 작곡기법을 비유한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예시하는 방법으로 전달하기 위함이며, 이를 통해 청자가 단순히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떠한 특정 활동에서 관습의 한계를 깨트려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나의 포트폴리오를 본 사람이라면, 내가 1인칭과 3인칭을 혼재하여 사용함을 알 수 있을 것이며, 꽤 혼란스러울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보는 이는 1인칭인 나로 볼 수도 있고, 3인칭인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는 여러분이 수년간 뱉은 말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이는 내가 수년간 뱉은 유일한 말이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