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으로 일상을 그리는 글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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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억을 남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를 쓸 때도 있고, 짧은 메모를 남기기도 한다. 자신들의 생활과 삶을 글로 엮어내며 글을 통한 재미를 찾아가고 있는 글게미 동아리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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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미의 시작

글게미는 <사진공간 배다리>에서 시작되었다. 배다리에서 각자 사진 강좌를 들으며 자유롭게 사진을 공부하다 <손바닥 사진책 만들기>라는 강좌를 통해 글쓰기를 접한 것이 글게미 의 시작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모였던 17명의 수강생 중 최종 결과물을 완성한 7명(류태숙 조경연 강종식 장덕윤 이연실 이미옥 신인화)의 수강생이 글을 좀 더 공부해보자는 욕심에 하나로 뭉쳤고, 그렇게 글쓰기 동아리 ‘글게미’가 만들어졌다.

‘글게미’는 서해안 사투리 ‘게미’에서 가져왔다.  게미는 음식의 감칠맛을 뜻하는데 글에 감칠맛을 더한다는 의미와 사진에 글을 더하여 감칠맛을 낸다는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 사진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글과 사진을 같이 하는 사람은 적다. 
글게미는 사진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글로, 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사진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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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와 새로운 도전, 카드소설
글게미 회원들은 주로 일상의 기억들을 모아 에세이를 쓴다. 매월 1번 모여 각자의 글에 대해 품평하고, 2달에 한 번씩 강좌를 이끌었던 이재은 선생님에게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올해의 글쓰기 키워드는 ‘탈 것’으로 이와 관련해 회원들이 각자 자유롭게 글을 쓰는 중이다. 글쓰기 외에도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또 있다. 바로 연희문학창작촌 <문학, 번지다> 프로젝트 선정작인 <돋보기 없이 읽는 카드소설>이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소설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시도한 작업이다. 현재 이재은, 이유, 유현수, 황현진 선생님과 기존의 소설을 카드소설화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 카드소설을 쓰면서 지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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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미 회원들이 쓰는 글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유롭게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글게미의 왕언니인 류태숙 씨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다. 노인이 되어가는 자신의 변화를 다루면서 ‘내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강종식 씨는 자신의 어렸을 적 향수를 일으키는 소소한 이야기를 쓰고, 장덕윤 씨는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기억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있다. 그때의 감성이나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것들을 사진이나 글로 남긴다고 한다.

에세이를 쓰는 것도 어렵고 힘들었던 그들에게 소설쓰기는 훨씬 더 어렵고 생경한 숙제였다. 카드소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이전까진 글게미 회원들끼리 에세이를 쓰고 서로의 글을 돌려보는 품평회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지만, 소설은 또 달랐다. 소설가의 지도 아래 첨삭과 품평을 받는 것조차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한다.

글게미로 활동하면서 생긴 변화들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글을 보는 시선에 대한 변화이다. 강종식 씨는 글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떤 대화를 하거나 글을 쓸 때, 단어나 문장에 좀 더 신경쓰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동아리 활동 이전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장덕윤 씨는 의무적으로 글을 쓰다 보니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고 한다. 류태숙 씨도 처음에는 짧은 글을 주로 썼지만, 이제는 긴 문장의 글도 수월하게 쓸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노트를 깔아놓고, 순간순간의 감정과 기억을 기록하는 등 글쓰기가 생활화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다른 회원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숙제처럼 글을 썼지만, 쓰다보니 각자의 글을 통해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격려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여유가 생겼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돌아봄과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좀 더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사회에 말걸기
글게미 회원들의 공통점은 이전부터 글에 대한 관심이나 동경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가슴 속으로만 간직했던 것은 배울 수 있는 공간이나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평소 글에 관심이 많던 장덕윤 씨는 예전에 인천에서 글쓰기 강좌를 찾아봤지만 없어서 서울까지 갔다고 한다. 지금도 단기 강좌가 있지만, 인천 내에서 글쓰기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장기적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다고 이야기했다. 류태숙 씨도 작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면서 일반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작업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글쓰기에 대한 동경과 관심이 있던 만큼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한 작업과 시도가 이뤄지기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모습이었다.

글게미의 모토는 ‘같이 가자’ 다. 누구 하나 뒤처지지 말고 함께 하는 것에 가치를 두며 지금처럼 변함없이 글게미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그들의 모토이자 목표이다. 2016년 글게미 동아리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회원들이 1년 동안 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내는 것이며, 두 번째는 사진 전시회다.

속에만 담아오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어 글로 풀어내는 것은 사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글게미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과 글을 쓰고 나누는 것이 어려웠지만, 점차 각자의 내면을 바로 보며, 글과 사진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마음을 열게 된 그들의 시도가 아름다웠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마지막 성취이며,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탈출구인 글게미 안에서 그들의 감칠맛 나는 글쓰기가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글 / 시민기자 오지현




피서와 여가의 도시 인천, 방인근의 「마도(魔都)의 향(香)불 」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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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와 여가의 도시 인천
방인근의 「마도(魔都)의 향(香)불」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은 한국 근대 대중소설을 대표하는 장편 작품이다. 저자인 춘해(春海) 방인근(方仁根, 1899~1975)은 주로 대중문학 방면에서 활약한 작가이지만, 1920년대 순 문예지 「조선문단」을 발간하고 최서해, 채만식, 한설야 등을 문단에 데뷔시켜 우리 근대문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32년 11월 5일부터 이듬해인 1933년 6월 12일까지 연재된 장편소설이다. 작품 제목의 ‘마도(魔度)’는 살인, 간통, 허위, 속임수 등이 판을 치는 서울을 가리키며, ‘향(香)불’은 이러한 마도 속에서 순수한 마음과 사랑을 가지고 이타적 삶을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인천(월미도)은 이 작품에서 여름 피서지로 등장(‘외나무 다리’ 장)한다. 애희는 무더운 여름, 영철과 기차로 인천 월미도에 와 해수욕을 한 뒤 바닷가 한쪽 구석에서 사랑을 속삭인다. 이 작품은 1934년과 1947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으며, 1958년 영화로 만들어져 큰 화제를 모았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




문화 정책 동향

<인천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위한 공론화 기구 만들자” – 인천in 2016-06-30
29일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리의 자세’라는 제목으로 지역 안팎의 경제 전문가를 비롯해 시민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모여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주제발표는 지역의 경제전문가와 서울 성동구 관계자, 그리고 건축 전문가와 지역신문 기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10분여의 휴식시간 이후, 주제발표자들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는 많은 취재진들의 질문 및 시민사회의 의견 전달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특히 이 시간에는 주제발표자들이 나름 생각하고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피력되기도 하면서 내실 있는 시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인천문화읽기] 중구 신포동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 인천일보 2016-07-04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문화재단은 이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서울 등 타 지역을 한차례 휩쓸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봤다.
인천문화재단이 개최한 목요문화포럼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포럼에는 경제·건축 전문가, 지역신문 기자, 서울 성동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명소 만들면 뭐해” 밀려나는 ‘을(乙)’을 지켜주세요 – 연합뉴스 2016-07-14
특색있는 ‘명소’로 성장한 전국의 수많은 ‘뜨는 거리’에서 임대료 폭등→원주민 퇴출→정체성 훼손→상권 쇠락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4일 전국 주요 지자체들에 따르면 구도심 상권 활성화로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원주민과 영세상인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결국 임차인뿐 아니라 건물주와 부동산 업계, 지역사회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 방지를 위한 지역공동체 역할에 관한 연구 – 서울연구원 2016-07-04

세월…임대료…자본에 떠밀려 삶의 터전 일구던 사람이 진다 – 기호일보 2016-07-05
1. 프롤로그-신포동이 뜬다
수인선이 재개통되면서 신포역이 생기고, 내항 재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까지 더해져 신포동 상권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한때 공동화현상마저 우려됐던 신포동이 개성 넘치는 젊은 상인들과 꿈을 좇아 찾아온 문화·예술인들에 의해 다시 생명력을 얻었다. 하지만 거리가 활력을 되찾자 이들은 지금 애써 가꾼 둥지를 쫓겨날 것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금 신포동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다시 주목받는 신포동에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글로벌 도시의 최대 ‘핫이슈’로 떠오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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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문화지표’>

인천 10개 군·구, 정부 지역문화 실태조사 ‘낙제점‘ – 경인일보 2016-06-29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공동으로 지역 문화의 발전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14년기준 지역문화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문가 설문과 자문 등을 통해 선정된 27개 지역문화지표(4대 대분류)를 적용해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준 기간은 2014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로, 조사·분석은 지난해 9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27개 조사 지표 가운데 하나인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 유무’ 항목에서 인천 10개 군·구 기초단체 가운데 지역 문화진흥을 위해 법정계획 외에 별도의 계획을 수립한 기초단체는 한 곳도 없었다.

‘2014년 기준 지역문화 실태조사’ 결과 발표 – 행정자치부 보도자료 2016-06-2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지역문화진흥법」 제11조(지역문화실태조사)에 의거하여, 우리나라 지역문화의 발전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2014년 기준 지역문화실태조사’의 결과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대행 김성진)과 함께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문가 설문과 자문 등을 통해 선정된 문화 정책, 문화 자원, 문화 활동, 문화 향유 등 4대 대분류 이하 총 27개의 지역문화지표를 적용(붙임 1 참조)하여,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특별·광역시의 구와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시)와 세종시 등 총 229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지역문화지수는 수집한 자료를 표준화, 가중치 부여 등 통계적으로 가공하여 추출한 값으로서, 값의 높고 낮음에 따라 문화 정책 수립·추진과 문화 자원 보전·구축·관리, 문화 활동 및 문화 향유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척박한 인천문화 이대로 좋은가]인천, – 인천일보 2016-06-30
인천의 낮은 문화수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공동 진행한 ‘2014년 기준 지역문화 실태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척박한 인천문화 이대로 좋은가] 문화지수·기반시설 ‘하위권’ – 인천일보 2016-06-30
인천이 수도권에서 문화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도 인천의 문화기반시설 수준은 하위권으로 집계됐고, 지역문화지수도 낮아 300만 시민은 어쩔 수 없이 서울·경기에서 문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문화기반시설 지역별 현황’에 따르면 인천지역 문화기반시설 수준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인천 지역경제·문화가족 분야 ‘최하위’ 등급 – 인천일보 2016-07-18
행정자치부는 27개 중앙부처가 공동 참여한 ‘2016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를 지난 15일 공개했다. 정부는 17개 광역자치단체의 국가위임사무·국고보조사업·국가시책 성과를 9개 분야로 나눠 우수한 순으로 가·나·다 등급을 매겼다. 인천시는 이번 평가에서 사회복지·보건위생 분야만 가 등급을 받았다.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관리, 식품·의약품 관리가 담긴 보건위생 분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 등급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하위 평가를 받았던 사회복지 분야는 1년 만에 가 등급으로 올라섰다. 반면 지역경제와 문화가족 분야는 다 등급에 그쳤다. 특히 지역경제는 지난해 가 등급을 받은 2개 분야 중 하나였지만 올해에는 최하위 등급으로 곤두박질쳤다.

2016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 – 행정자치부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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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립문화시설’>

국립한국문학관 추진 잠정 중단, 국민적 합의 모을 방안 마련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16-06-24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간 소모적인 유치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 추진을 잠정 ‘무기한 중단’하고, 문학계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더욱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간다.

문체부는 문학계와의 충분한 논의와 자문, 연구를 통해 올 하반기 수립할 ‘한국문학 진흥 중장기 종합대책’에는 ▲국립한국문학관의 합리적인 추진 방안과 함께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대중화 지원, ▲지역문학관 활성화 지원, ▲문학진흥 정책 전담기구 검토 등 문학계와 지자체와의 협력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국립한국문학관 무기한 중단… 정책 신뢰도 내팽개친 정부 – 경인일보 2016-06-27
문체부는 지난달 지자체를 상대로 ‘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공모’를 진행했다. 인천시 등 전국 24개 지자체가 응모해 활발한 유치활동을 추진해 왔고, 정부는 이달 중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지난 24일 긴급 브리핑에서 “국립 한국문학관 추진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 한국일보 2016-06-26
[문화 비평] 오길영 (충남대 교수, 문학평론가)

한국 대표하는 문학관? ‘내용’은 뭘 담을건데? – 머니투데이 2016-06-27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추진을 무기한 잠정 중단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문학계가 반발은커녕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학관을 채울 콘텐츠에 대한 논의 없이 그저 유치만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이 얼마나 과열됐는지 문학계가 오히려 잘 알기 때문이다..

문인들은 일단 이번 중단선언을 환영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문학관을 채울 콘텐츠 고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등 문학 5개 단체는 외부 전문가를 일부 섭외, ‘국립한국문학관건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준비위는 다음 달 14일 첫 공개 토론을 열고 문학진흥법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인천 해양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착수 – 인천시 보도자료 2016-06-24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 약 1,200년전 당나라와 우리나라, 일본을 잇는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해상왕 장보고 대사의 동북아 해양 경영 배움터가 될 해양박물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인천시는 6월 24일 인천발전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인천 해양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

이번 용역은 최고의 해양 노하우와 전문성을 갖고 있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맡아 수행하고, 과업은 개발대상지 입지와 여건분석, 국내외 개발 및 관리운영 사례조사, 입지분석, 개발 기본구상의 수립, 사업타당성 분석으로 추진된다. .

시 관계자는 “해양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완료되면 해양수산부에 제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고, 2023년 개관을 목표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철도박물관, 연내 합리적 방안 마련 후 추진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2016-07-22
국토부는 우리나라의 117년 철도산업 발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한국 철도기술 경쟁력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국립철도박물관 유치활동에 나서면서 향후 불필요한 지역 간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토부는 국립철도박물관 입지 선정 시 지자체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고 이를 심사·평가하여 최적 입지를 선정하는 ‘공모방식’은 추진하지 않기로 하였다..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는 22일(금) 지자체 간담회를 개최하여, 현재 추진 중인 국립철도박물관 입지선정은 공모방식으로 추진하지 않고 올해 안에 지자체 간 과열경쟁을 최소화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 후 이를 바탕으로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공모 중단… 인천엔 기회 – 인천일보 2016-07-25
국토교통부는 국립철도박물관 입지 선정 공모 절차를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지자체간 유치 경쟁 과열에 따른 갈등이 없도록 올해 안에 지자체 간 과열경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최종 입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과 함께 철도, 교통, 박물관, 도시계획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입지 선정 절차, 박물관 건립 이후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방식 등을 포함한 대안을 연내에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사업 경제성 낮아 좌초 위기 – 기호일보 2016-06-07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인천시가 국립 문화시설로는 최초로 유치에 성공한 시설로, 지난해 7월 문체부가 건립비 950억 원을 지원하는 공모에서 경기도 여주시와 세종시를 제치고 인천시 송도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후보지 공모 당시 유정복 시장은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 발표심사’에 직접 나서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그러나 KDI의 예비타당성 중간조사 결과 B/C값이 낮게 나오면서 기재부의 사업 통과가 어렵게 된 것. 문체부는 규모를 줄이는 방안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문체부가 계획했던 2020년 완공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문화관광 융복합단지 ‘첩첩산중’ – 기호일보 2016-06-07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인천시가 국립 문화시설로는 최초로 유치에 성공한 시설로, 지난해 7월 문체부가 건립비 950억 원을 지원하는 공모에서 경기도 여주시와 세종시를 제치고 인천시 송도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후보지 공모 당시 유정복 시장은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 발표심사’에 직접 나서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그러나 KDI의 예비타당성 중간조사 결과 B/C값이 낮게 나오면서 기재부의 사업 통과가 어렵게 된 것. 문체부는 규모를 줄이는 방안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문체부가 계획했던 2020년 완공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오늘의 창] 지자체만 아프게 하는 ‘정부 공모사업’ – 경인일보 사설 2016-07-07
정부는 박물관 등을 짓는 사업을 추진할 때 흔히 지자체 대상 ‘공모’를 한다. 공모를 하면 우선 해당 사업을 전국에 선전하는 데 효과적이다. 공모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예산 절감 등 사업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잃을 게 없다. 명확한 기준 없이 추진되는 현재의 정부 공모사업은 지자체 과열 경쟁과 갈등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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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트센터 인천’>

[미리 가 본 ‘아트센터 인천’] 한국의 오페라하우스, 인천설렘…글로벌문화예술전당두드림 – 인천일보 2016-07-15
‘예술의 설렘, 감동의 두드림’을 기치로 내 건 ‘아트센터 인천’이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인천시의 계획대로라면 이달에 콘서트홀을 준공하고 올해 안으로 콘서트홀 기부채납 절차를 추진한 뒤 시설을 인수하게 된다.

‘아트센터 인천’ 준공 내달로 또 연기될 듯 – 인천일보 2016-07-22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아트센터 인천의 준공 시점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21일 밝혔다. 아트센터 인천은 연면적 3만7885㎡, 지하 2·지상 7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현재 내장 마무리 공사 중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이달 완공은 맞지만 마무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고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아트센터 내년 상반기에도 개관 못 한다 – 인천in 2016-07-22
인천아트센터의 개관이 올해 10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된 데 이어, 또다시 개관 시기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자체는 올해 중으로 충분히 완료 가능한 ‘사실상의 마무리’ 단계이지만, 사업비 정산과 운영비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서 불가피하게 준공 및 개관시기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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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함세덕’>

“극작가 함세덕 근대극 태동 알린 인물” – 서울일보 2016-06-08
7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는 ‘연극인 함세덕과 인천-함세덕과 인천연극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1회 인천예술의 뿌리 포럼이 개최됐으며, 극작가 함세덕을 재조명함과 동시에 연극뿐 아니라 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인천예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열게 됐다.

극작가 함세덕은 유치진, 황철 등과 함께 우리 근대극의 태동을 이끌었던 인물로, 인천에서 문학의 토대를 닦고 월북해 한 때 역사에서 배제돼 있었다. 그 후 1988년 전면해금을 계기로 재평가돼 그 동안 숨겨져 있던 다양한 작품들이 발표됐다. 특히, 해연, 무의도 기행 등의 작품에서는 당시의 인천을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인천 정체성 찾기, “함세덕 관련 다양한 콘텐츠 개발해야” – 경인일보 2016-07-07
인천 예술의 뿌리를 찾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개항 이후 격변의 세월 속에서 예술세계를 펼친 선배들의 뜻과 자취를 기리고자 기획한 이 포럼의 첫 번째 인물은 극작가 함세덕이다. .

사단법인 인천예총이 주최하고 문학시어터가 주관해 지난 7일 오후 문학시어터에서 열린 포럼의 주제는 ‘연극인 함세덕과 인천’이었다. 그의 탄생 101주년을 맞아 그의 자취와 연극세계, 근대극의 발달을 돌아보고 인천연극의 미래를 모색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아동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 필요” – 경인일보 2016-06-10
인천이 배출한 극작가 함세덕(咸世德·1915~1950)의 작품을 아동문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

함세덕의 작품이 아이들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다루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해결책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

인천의 극작가 함세덕을 조명해보자는 취지로 지난 7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 열린 ‘함세덕과 인천연극의 미래’ 포럼에서 윤진현 문학박사는 “한국 아동문학 작품 대부분은 아동이 극단적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때 도망치라고 가르치고 있지 않다”며 “반면에 함세덕의 작품은 가정폭력 등 부당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요논단] 친일, 그 자기기만의 역사를 넘어 – 경인일보 사설 2016-06-13
인천연극계나 문단에서 함세덕을 기리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의 뛰어난 성과와 과실조차 안타깝게 이해하는 날이 올 것으로,그가 남긴 작품 을 깊이 있게 탐구 사색하며 실천하는게 중요하다.

윤진현 인문학연구실 오만가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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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기타’>

지속가능 문화예술 공간 기반 조성 문화정책 토론 – 인천일보 2016-07-21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인천아트마켓은 지난 19일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공간 기반 조성을 위한 문화정책’을 주제로 중구청 서별관 2층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백서』 발간 – 인천시 보도자료 2016-06-20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백서는 500부가 발간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관련 중앙부처와 타 시·도, 공공도서관, 유관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2025년 인천도시재생전략계획 도시계획위원회 통과 – 인천시 보도자료 2016-06-09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원도심 활성화 및 인천 가치 재창조를 위해 수립 중인 2025년 인천도시재생전략계획이 6월 9일 열린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2025년 인천도시재생전략계획은 10개 군·구 인천 원도심 지역 약 820㎢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후보지 조사를 거쳐 수립 중인 법정 계획이다. 계획에는 향후 10년간 도시재생전략과 12개의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지정 등 지역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도시재생, 지역과 연계한 재생 추진, 단계별 재생 추진 등을 담고 있다.
시는 국토교통부 공모 등으로 국비 600억 원과 지방비 1,400억 원 등 총 2,000억 원을 연차적으로 확보해 인천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중국 전진기지 초석 마련, 인차이나 포럼 출범 – 인천시 보도자료 2016-06-06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인천이 대중국 전진기지로 도약하는데 초석이 될 『인차이나 포럼』이 오는 6월 1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인차이나 포럼은 대중국 경제, 관광의 싱크탱크 기능은 물론, 한·중 교류비즈니스 학술포럼 및 인문교류 개최(매년), 한·중 비즈니스 교류전 개최(매년), 비즈니스 강좌 및 인차이나 창(계간지) 발행, 인천내 대중국 교류 비즈니스 추진주체간 사무국 운영 등 분야간 네트워크 구축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인천시가 한·중 교류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용일시장, 잊혀진 공간에 모이는 ‘새로운 사람들‘ – 인천in 2016-06-15
남구 용일시장에 위치한 공유공간 팩토리얼. 지난 6월 11일 개소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구도심 활성화와 재래시장 활성화 등이 지역사회 주요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의 청년들이 시장에 모여 새로운 활동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곳에서 단순히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보다는 공간을 통한 지역 공동체 회복과 새로운 세대의 교류를 꿈꾸는 ‘거리울림’의 대표 백지훤씨(33)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남구 ‘극동방송·市청소년회관’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 – 인천일보 2016-06-21
20일 남구에 따르면 학익동 동양제철화학(OCI) 본관 인근 극동방송 사옥·사택과 인천광역시청소년회관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올해 말까지 남구를 포함한 일선 군·구의 근대문화유산과 미등록문화재 중 후보지를 받아 최종 결정 기관인 문화재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인천지역 등록문화재는 중구 선린동 공화춘, 남구 용현동 대한민국 수준원점 등 7개다.

지역의 고민을 공유하는 예술-인천문화재단 목요문화포럼 – 지역발전포털 레디스 블로그 2016-07-12
인천문화재단의 목요문화포럼은 지역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낮은 문턱의 열린 대화’를 시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유연한 논의를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지금처럼 소박하지만 열린 안목으로 지역사회의 소통을 꾸준히 이끌어간다면, 쌓여가는 논의의 힘으로 목요문화포럼은 시민사회를 향해 선명한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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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제7차아셈문화장관회의’
제7차 아셈문화장관회의 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 – 아시아 경제 2016-06-23
제7차 아셈(ASEM) 문화장관회의의 개회식이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개회식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피오트르 글린스키(Piotr Tadeusz Glinski) 폴란드 부총리 겸 문화부 장관 등 아셈 회원국 문화부 장차관 20여 명을 포함하여 160여 명의 고위급 정부대표가 참석했다.

김종덕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제7차 아셈문화장관회의의 상징 이미지인 ‘매듭’이 가진 의미를 언급하면서 “여러 색깔의 끈들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매듭으로 탄생하듯이, 창조산업 또한 다양한 문화가 만나 상상력과 창의성 넘치는 콘텐츠를 탄생시킴으로써 발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7차 아셈문화장관회의 무엇을 남겼나..? – 매일일보 2016-06-27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 주최로 6월 22일 부터24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문화와 창조경제’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던 제7차 아셈(ASEM) 문화장관회의는 ‘문화와 창조경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가상현실 콘텐츠
콘텐츠로 선도하는 가상현실(VR) 산업 생태계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16-07-07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7월 7일(목) 오전 10시에 개최된 무역투자진흥회의(이하, 무투회의)의 후속조치로서 ‘가상현실 콘텐츠산업 육성 방향(이하,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는 무투회의의 ‘제10차 투자 활성화 대책’의 ‘가상현실 산업 육성’ 관련 내용 중 ‘가상현실 콘텐츠’ 분야를 구체화한 방안으로 마련되었다.

가상현실 콘텐츠 프런티어 프로젝트, 출발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16-07-20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지난 7월 7일(목)에 발표한 ‘가상현실 콘텐츠산업 육성 방향’의 7대 추진 과제 중 첫 사업으로 ‘가상현실 콘텐츠 프런티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개년 ‘프런티어 프로젝트’의 1단계 지원(기술개발 지원, 40억 원) 시작
‘프런티어 프로젝트’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대표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개발 – 스토리 개발 – 콘텐츠 제작 – 테스트 – 국내외 유통’ 등 가상현실 콘텐츠 생애 주기의 전 단계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게임, ▲테마파크, ▲영화·영상·방송, ▲케이팝(K-POP), ▲관광 등 시장성과 수출 가능성이 높은 5대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비전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 계획
서울시, 비전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계획 발표 – 서울시 보도자료 2016-06-28
– 서울시, 문화시민도시 중장기 계획 25개 세부과제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
– 문화휴가제 선도, 생애주기별 문화교육 확대 등 생활 속 개개인 문화권 보장‧확대
– 문화다양성 랜드마크 국제문화원, 권역별 예술치유센터 등 문화 관련 다양한 시도
– 한양도성, 한성백제 유적, 성균관‧문묘, 용산공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가 등재 추진
– ”20년까지 3조6546억 원 투입, ”30년까지 문화예산 시 예산의 3% 이상으로 확대

지방자치단체 문화도시기본계획,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인천문화통신3.0 2016-07-07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은 서울시를 비롯하여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온 지난 관성들에 대한 성찰, 지역문화진흥법 시행 이후 새롭게 요구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새로운 문화도시기본계획 수립 과정에 있어 참고할 만한 계획이다.

속도 안나는 도 산하기관 경영합리화 – 기호일보 2016-06-08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통폐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경기도의회 여야의 TF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면서 도(道)의 산하기관 경영합리화 추진이 기약 없는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공공 문화예술기관에 대한 평가 방식 ‘경영실적 평가’에서 ‘운영 평가’로 전환해야 – 경기일보 2016-06-12
경기도가 폐지 대상 공공기관으로 지목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 10일 오전 대극장에서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회장 이용관)와 공동주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용관 회장의 사회로 추미경 문화다움 대표와 김기봉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상임이사가 주제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도의 전당 폐지 방침을 세운 연구용역의 비합리적인 방식을 비판, 새로운 평가 방식 도입을 비롯한 전당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광명시, 전국 최초로 문화민주화 선언 – IPN뉴스 2016-06-30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광명동굴전’을 계기로 전국 도서· 벽지와 문화소외 청소년 초청사업을 벌이고 있는 광명시가 전국 최초로 문화민주화 선언을 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6월 29일 광명동굴 내 예술의 전당에서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장관, 박흥신 전 프랑스대사, 이장호 영화감독, 김기만 도서벽지와 문화소외 청소년 초청사업단장, 김일호 ㈜오콘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민주화 선언식을 가졌다.

산업에도 문화의 옷을, ‘산업의 문화화 협의체’ 출범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16-06-30
문화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부처 간 협업 시스템이 가동된다.
•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방송통신위원회, 중소기업청, 문화재청 등

• 협의체는 연두 업무보고 성과 점검을 위해 구성된 ‘성장동력 부처합동 점검 특별전담팀(TF)’ 2차 회의(’16. 4. 26.)에서 그 구성과 운영이 결정되었으며, 기존과제의 협업 강화·발전을 통한 성과 확산과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신규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문체부를 중심으로 신규과제 발굴을 위한 단기작업반이 협의체 출범을 위해 운영(‘16년 5~6월)되었으며, 향후 협의체는 분기별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 – 정책브리핑 2016-07-04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전통과 현대, 유·무형 자산에 담긴 핵심가치를 활용하여 도출된 새로운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캠페인을 추진한다.
국가브랜드 사업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국민과 함께 국가브랜드를 만들어 이를 해외에 적극 알리기 위해 추진되었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브랜드·광고홍보 분야의 학계와 현장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국가브랜드 개발 추진단(단장 장동련 교수, 이하 추진단)을 구성해 1년여에 걸쳐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치유도시 향해 ‘뜀박질’ 영주 문화관광재단 출범 – 대구일보 2016-07-20
영주시 지역 문화관광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영주문화관광재단이 19일 시민운동장 내 재단사무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영주문화관광재단은 의결된 규정을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영주시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사업 개발, 전문인력 양성, 문화예술단체 지원 및 활성화, 지역 축제의 종합계획과 집행 등 선비의 고장 영주의 뛰어난 문화 콘텐츠와 우수한 자연경관의 지역적 특색을 살려 전체적인 문화관광 정책을 수립,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연계해 지역 발전에도 이바지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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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료 소개>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치유 기능 –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 아키스브리핌 57호

문화재정: 구조적 변화가 필요 –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 아키스브리핌 61호

KCTI-UNESCO 국제교류 콜로키엄 자료집(개최일 2016.05.31.)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6 문화정책 국제 컨퍼런스(The 9th ICCPR) 행사 자료집(개최일 2016.7.5.~7.9)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중국의 추급권 도입 논의와 시사점 –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 문화돋보기 25호

2015년 문화영향평가 연구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당신이 알고 있는 사진은 정말 사진일까? – 작가 이민우

 

당신이 알고 있는 사진은 정말 사진일까? – 작가 이민우

이민우는 캐나다 국적의 작가로 2016년 인천아트플랫폼 7기 국외-시각예술 분야 입주작가로 6월에서 8월 동안 인천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했고, 입주를 마무리하는 8월에는 개인전 <끈적한 자유낙하>를 진행했다. 이민우 작가는 사진작가로 불리지만 막상 그의 작품들을 대면하면 ‘이게 사진이야?’라고 묻게 된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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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부터 8월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입주기간이 끝난 것에 대한 소감이 있다면? 자체 평가를 내려 주어도 좋겠다.
짧지만 뜻깊은 시간이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타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한테 많이 배우며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단기(3개월)라는 시간적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 타지에서 타자로 생활하는데 적응하기 힘들기도 했다. 6월에서 8월까지가 입주기간이기는 했지만 7기가 시작된 3월부터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는 ‘플랫폼 살롱’이나 ‘지역연구 리서치’나 입주작가 개인전 오프닝 같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에 가능한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입주 후에는 정해진 기간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중요한 행사 외에는 오히려 참여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기간 내에 작업을 완수해야 하고 전시 일정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이 몰두와 집중을 가능하게 했던 것도 같다. 물론 입주기간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많고, 작업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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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8월 10일부터 21일까지 개인전 <끈적한 자유낙하>를 진행했다. 어떤 전시였나?
아트플랫폼에 입주할 당시 이미 생각해 둔 작업들도 있었고, 전시 내용도 나름대로 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겪는 것처럼 준비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욕구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두 달간 전시를 준비하면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고, 이번 전시는 이러한 수많은 과정과 탐구 이후에 진행하게 된 것이다.
<끈적한 자유낙하>는 짧게 말하자면 ‘사진에 대한 사진전’ 이다. 개인적으로 사진이라는 매체를 다루면서 사진의 이미지(image)와 그 이미지가 구현되는 바탕면(support)의 물질적 특성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 포함된 작업들은 전부 사진 기법을 이용 또는 응용한 작업이지만 특정한 대상들을 촬영한 것은 아니다. 대상 없는 사진이란 무엇인지의 대해 생각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내 작업에서, 사진이라는 물질적 표면에 나타나는 형상(image)은 사진을 만드는 현상적 과정에 의해, 다시 말해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현상액의 화학적 반응에 따라 인화지 위에 즉 사진의 표면에는 액체성이 부각된 이미지들이 생겨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진 표면 위의 액체적 이미지들도 전시장 바닥으로 흐르는 듯이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시 제목을 이해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는 전시를 목적으로 하거나 혹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작업하지는 않는다. 작업을 할 때 특정한 아이디어가 작품을 지배하는 것도 아니다.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 집중한다고나 할까.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니만큼 내 작업 중에 진정한 완성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시도, 다양한 과정, 끊임없는 탐구를 거치면서 궁금증과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고자 또 다른 시도와 탐구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 또한 ‘과정전’이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전시된 작품들을 완결된 하나하나의 개체로 바라보기보다 전체적으로, 그리고 변화하고 진행 중인 전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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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끈적한 자유낙하>라는 전시 제목이 재미있다.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의 글 ‘자유낙하 속에서 : 수직 원근법에 대한 사고 실험(In Free Fall: A Thought Experiment on Vertical Perspectiv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들었다. ‘자유낙하’는 히토 슈타이얼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수렴되는 고정된 시점, 하나의 지평선(수평선),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발 딛고 서 있는 안정적인 기반(땅, ground), 주체와 객체를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전제로 하는 기존의 ‘선 원근법(linear perspective)’에 대항하는 개념이자 그 극한의 형태로 제안한 것이다. 슈타이얼의 글에 한 일화가 언급되고 있는데, 19세기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는 선원근법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달리는 기차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풍경을 관찰하고 그것을 회화로 옮기거나, 움직이는 배의 돛대에 몸을 묶어 다(多)시점과 흔들리는 수평선을 실험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슈타이얼은 “당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닿을 수 있는 땅은 없다고 상상해보라” 라고 제안한다. 끝없이 떨어지는만큼 수평선은 무한히 붕괴될 것이고(혹은 무한히 많은 수평선을 연속적으로 보게 되거나), 그 때 우리가 인지하게 되는 세상의 풍경과 장면을 상상해보면 선원근법의 한계와 터너의 어뚱한 듯한 실험들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당신은 슈타이얼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 같지는 않다. ‘끈적한viscous’이라는 형용사는 자유낙하를 방해하는 물질의 점성, 중력에 대항하는 내재적 힘같은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어떤 의도였는지 확인해 달라.
히토 슈타이얼의 바로 그 글은 몇 년 전 처음 접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머릿속을 맴돌았다. 말씀대로 슈타이얼이 ‘선원근법’의 대안으로 제시한 ‘자유낙하’나 ‘수직 원근법(vertical perspective)’을 답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술사를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본 글이라 평가하며, 이 글을 좀 더 확장된 시점에서 바라보려고 한다. 슈타이얼이 말한 ‘선원근법’은 말하신 것처럼 주체와 객체를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전제하고 있고, 사진이라는 매체 역시 근본적으로 주체와 객체를 기계적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찍는 주체와 찍히는 대상을 생각해 보라). 사진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들은 쉽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이를테면, 어떠한 사진 작품이든 대상과 그 대상을 바라보고 있는 카메라 간의 거리를 구분할 수 있다. 아무리 초점을 흐리고, 표면의 질감 처리를 특수하게 하고, 렌즈를 미세하게 왜곡했든지 말이다. 이러한 거리는 한 개의 시점(렌즈)을 통해 대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사진의 법칙에 따라 발생하며 그 거리를 늘리느냐 줄이느냐의 문제이지 거리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즉 주체와 대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법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 느끼게 된 것이 있다면, 대상을 아무리 없앤다 하더라도 사진이라는 표면 위에 나타나는 ‘회화적 풍경(Pictorial Space)’과 그 안에 자리잡은 형상, 이미지는 그것이 구현되고 있는, 말하자면 접하고 있는 물질적인 바탕면(support)과 구분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이라는 공간과 사물이라는 물질성을 왔다 갔다 하면 이러한 이분법적 구분에 저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가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영화에 흠뻑 빠져들어 동화될 때쯤 에어컨 바람에 의해 영상을 반사하고 있는 천이 흔들릴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러면 순식간에 내가 있는 공간이 다시금 인지되고 내가 앉아있는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되는 경험처럼 말이다. 사진에서는 사진이 표현하고 있는 이미지와 사진이라는 매체의 물질적 결합이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이미지와 바탕면의 관계를 역전시켜 보는 것, 이미지가 다른 어떤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바탕면의 물질성 외에는 드러내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형상과 매체의 관계가 흔들리고, 객체와 주체의 혼란이 발생하는 것, 그것이 슈타이얼이 제시한 ‘자유낙하’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고, 그 용어를 가지고 왔다.

질문과 답에서 언급된 슈타이얼의 글은 링크 참조
http://www.e-flux.com/journal/in-free-fall-a-thought-experiment-on-vertical-persp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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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 스스로도 이야기 했듯이 사진하면 흔히 피사체를 상정하게 마련이고, 사진의 표면에는 피사체를 스쳐간 빛의 흔적과 시간이 이미지로 재현되게 마련인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집으려고 하는 것 같다. 피사체 없이, 즉 재현하려는 대상 없이 작업을 하거나, 있더라도 지우려고 하는 작업들이 인상적이다.
대상 없이 사진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맞다. 사진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현실을 어떻게 잘라내어 피사체로 추상화 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사진이라는 매체의 근본적인 요구라는 것이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회화가 무언가를 더해가면서(additive) 만들어지는 반면, 사진은 가득 차있는 현실에서 무언가를 추출하고 덜어내는(subtractive) 과정이다. 즉 둘 다 이미지를 다루기는 하지만 회화와 사진은 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사진의 어원은 ‘빛으로 쓰다(writing with light)’로, 빛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근본적인 과정과 기법을 따져보면 지워낸다는 것이 사진에 가장 걸맞은 속성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대상을 배제하고 사진이란 매체의 표면을 지워내는 과정을 중시함으로서 정말 사진다운 사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봤다. 이렇게 사진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새롭게 느끼게 된 점이 많았다. 표면을 지속적으로 씻어낸다는 행위가 정적으로 느껴졌으며, 사진을 이렇게 지우다 보면 그 종국에는 무(無)가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않고 유(有)로 남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암실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으니 모든 작업의 결과를 비시각적 촉감에 맡겨야 한다. 작업 결과는 매우 우연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작가는 작업의 소유자라기보다 그 작업에 연루된 혹은 관계된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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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천아트플랫폼에 오기 전에 한 작업들을 보면 마주보는 거울 간의 무한 반사, 백남준의 ‘TV 부다’를 연상시키는 폐쇄회로 장치, 실재와 재현 간의 혼돈스런 상황들에 대한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을 구분하기 힘들게 하는 상황들을 일부러 만들고 그것들을 지각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들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지적 유희 혹은 슈타이얼의 표현대로라면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을 작업화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거의 모든 작업들이 사고실험에서 유발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궁금증에서 유발된 탐구 과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매체의 불확실성에 대한 탐구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매체’라는 단어는 어느 수단적 목적성을 지니고 있어 나의 예술적 태도에 부합되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술은 자율적(autonomous)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작가의 이야기를 담는 수단이 아니라 작가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 결실이어야 한다. 작가가 혼자 작업실에 있을 때 대화의 상대가 매체라면, 그 대화의 흔적과 결과가 예술 작품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의 작업들은 언제나 진행형이고, 마주보고 있는 거울 간의 무한 반사처럼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폐쇄회로 장치와 같이 관람자들을 타자화시키기도 하며,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출구 없이 답답해 보일 때도 있으며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작업이 어느 정도 현대미술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뚜렷하며 수단으로 사용되는 매체에 대한 예술적 태도 또는 시선에 대한 반항이나 반감이라고 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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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앞으로의 계획이나 향후 작업의 지향점이 궁금하다.
참으로 재미있는 것이, 내 삶 또한 내 작업처럼 계속 목적지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며, 그만큼 정리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기약없이 산에 오르다 보면 정상에 도달할 때가 온다. 하지만 정상에 도달한 순간 다시 내려와야 한다. 아마 이번 레지던시도 그러한 과정에 속해 있지 않나 싶다. 아마 정리의 시간을 보낸 후 다음 산을 찾아 나서지 않을까? 사실 입주기간 동안 전과 다르게 영상 작업을 해보려 했었고, 인천이란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특정적 아이디어를 묘사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구현해보려 했지만 결국 다시 이전처럼 폐쇄적인 과정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다음 작업 또한 그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오히려 이번 계기로 인해 내 작업이란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질문해볼 수 있었으며, 이러한 생각들을 더 심도있게 고민해볼 생각이다. 

글 / 이영리(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




마을과 엄마들이 만났을 때- 동아리 ‘엄마 마음에 그려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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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2일 금요일 낮 2시, 학산소극장 3층 북카페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북아트 수업이 열렸다. “에고, 이게 뭐야?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외치는 두더지의 목소리 위로 꺄르르 웃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아이들에게 실감나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사람은 동화구연가도, 연극배우도 아닌 ‘엄마’, 바로 동아리 <엄마 마음에 그려진 마을> 회원들이었다. 회원들은 학산문화원의 북카페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엄마들, 아이들과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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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2014년이었다. 엄마들은 학산소극장에서 진행된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엄마 마음에 그려진 마을’에 참가했다. 8개월 동안 진행된 수업에서 엄마들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연극을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엄마들이 그린 그림과 만들어낸 연극에는 그들 스스로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수업이 진행되는 긴 시간동안 엄마들은 함께 웃고, 울고, 떠들었다.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힘든 마음들을 안으로 감추잖아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었던 것, 집안일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들 등등 많죠. 수업을 하면서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는데, 행복해보였던 엄마들도 사실은 쌓여있던 게 참 많았던 거예요.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막 터져 나오더라고요. 함께 웃고 울면서 정이 많이 들었어요.(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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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들으며, 엄마들은 감춰두었던 자신을 꺼내는 방법을 배웠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랜 기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지내다보니 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는 일이 어색하고 낯설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진행되는 수업 속에서 스스로의 생각, 감정들을 마주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서서히 익혔다.
“줄을 이용해서 진행했던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음 속 상처, 우울한 감정들을 줄을 이용해서 표현했어요. 줄을 하나씩 잡고 서로 엉키게 만들기도 하고, 당기고 풀기도 하면서 마음속에 엉켜있던 실타래를 잡아당기고 풀어내는 수업이었지요. 수업을 듣기 전에는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어요. 꼭 나서야만 하는 자리가 아니면 뒤에 숨어있고는 했죠. 앞에 나서는 것은 나를 보여주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앞에 나서고 나를 보여주는 일을 꺼리지 않게 되었어요.(장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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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간의 수업이 끝났지만, 엄마들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엄마 마음에 그려진 마을> 회장 이혜숙 씨는 참가했던 엄마들에게 동아리 형태로 모임을 지속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엄마들은 다시 모여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엄마들이 8개월 동안 그린 그림과 썼던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 나왔다. 다시 모인 엄마들은 그냥 모여 떠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딱히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대화를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목적으로 만났어요. 기왕이면 수업을 진행할 때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가 동화책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어요. 작년에는 봄을 주제로 함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책으로 엮었어요. 그 뒤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시리즈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지금은 여름에 대한 동화책을 만드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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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이 한몫 했다.
“저희끼리 모여서 만들다보니까, 따로 회비를 걷은 것도 아니어서 재료를 고르다가 ‘오늘은 내가 계산할게.’하는 식으로 활동을 지속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책을 한 권만 만들었던 터라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는데, 여럿이서 책을 한 권만 만드니까 나눠서 가질 수도 없고 아쉽더라고요. 도움을 조금 받으면 여러 권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알아보던 중에 인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사업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 신청한 금액에 비해 적은 금액을 지원받아 계획했던 활동을 수정하게 되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함께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엄마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활동들까지 생각하고 있다. 수업을 들으며 변화된 자신들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다. 아이와 함께 삼겹살 김밥을 만들어 지역의 독거노인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각자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산문화원이 리모델링하여 다시 문을 열 때 북카페의 운영을 맡기로 결심한다. 개관식이 있던 날, 엄마들이 직접 만든 동화책과 다양한 작품들로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어린이날 즈음 진행된 전시에서 엄마들은 방문하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직접 카드를 만들고 손편지를 쓸 수 있도록 한 후 전시기간 동안 나무에 손편지를 걸어두고 전시가 끝난 후 우편으로 부쳐주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손수 만든 카드를 받았다.
“북카페를 관리할 사람을 아르바이트로 뽑으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면 시간만큼 돈을 주는 걸로 끝나버리잖아요. 찾아오는 아이들, 엄마들과 함께 소통하고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어서 저희가 관리를 맡게 되었어요. 서로 돌아가면서 정해진 시간에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북아트 수업을 진행하려는 계획도 있구요. 오늘이 그 첫 시간이지요. 예산이 많다면 10회차 정도로 길게 아이들이 직접 동화책을 만들어보는 수업을 진행해보고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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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엄마는 위대하다고. 하지만 엄마들은 육아와 가사에 치여 집 안에 갇혀 지내고는 한다. 마을은 집에만 갇혀있던 엄마를 불러냈고, 엄마의 마음에는 마을이 그려졌다. 엄마 마음에 그려진 마을은 씨앗이 되어 싹을 틔웠다. 엄마들은 함께 웃고 울고 떠들며 꽃을 피워냈고, 마을에는 엄마 마음에 피어난 꽃의 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엄마들의 마음이 마을의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 씨앗을 만들기를, 그 씨앗이 싹을 틔워 꽃피우고, 마을 전체가 향기로 가득해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 시민기자 김진아




인천이 배출한 함세덕 희곡의 정수(精髓) 함세덕 희곡집 「동승」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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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배출한 함세덕 희곡의 정수(精髓)
함세덕 희곡집 「동승」

올해로 탄생 101주년을 맞이한 함세덕은 인천이 배출한 최고의 극작가로 동랑 유치진과 함께 한국 근대 희곡의 양대 거장 중 한 사람이다. 함세덕은 1915년 5월 23일 인천 화평리(현 화평동)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인천공립보통학교(현 인천창영초등학교)와 인천상업학교(현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함세덕의 조부는 인천을 대표하는 상인이었으며, 부친은 인천외국어학교(인천상업학교의 전신, 현 인천고등학교) 출신으로 모교 교사를 지낸 뒤 인천에서 상업 활동에 종사했다.

이 책은 35년의 짧은 생애를 보낸 함세덕의 대표작이자 유일한 작품집이자 희곡집이다. 이 책에는 「동승」과 「무의도기행」을 비롯한 그의 대표 희곡 다섯 편과 게재 작품에 대한 작가의 해설을 담은 ‘「동승」을 내놓으며’라는 제목의 해제 1편이 실려 있다. 함세덕은 이 책의 글들을 ‘전시대(前時代)의 유물’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하는데, 결국 「동승」 발간은 일제강점기 자신의 문학을 결산하고 해방된 조국에서 새로운 작품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작가의 다짐 차원에서 이뤄진 일임을 알 수 있다.

「동승」은 광복 후 해방기의 혼란 속에서 당대 메이저 출판사의 하나인 박문출판사에서 발간되었는데, 이 점만으로도 이 작품집의 중요한 가치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이 시기 박문출판사에서 발행된 책은 판권지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세 번째로 실린 「해연」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세워진 팔미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근대문학관이 위치한 해안동이 배경으로 언급되는 유일한 근대문학 작품이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




‘문화도시 인천‘이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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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인천’. 요즘 인천에 관련된 뉴스에서 참 많이 볼 수 있는 단어이고, 또 인천이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문화도시 인천‘ 이라는 단어가 아직은 어색할 뿐이다. 내가 느끼는 인천의 이미지와도 거리가 있는 듯하다. 인천에 거주하는 지인들과 인천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문화도시라기보다는 ‘바다’와 ‘차이나타운’ 같은 관광지의 이미지가 연상된다고들 한다.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엔 하나같이 서울로 나간다는 이야기뿐이다. 나도 20여년을 인천이 아닌 타 지역에서 거주하며 성장하였기에,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연극 보러 서울 가자.” 라는 말과 “연극 보러 인천 가자”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러운가. 전자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다수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내가 문화예술 생활을 즐기기 위해 서울로 간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반적인 생각으로 보이는데, 이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인천에 어떤 것이 필요할까’를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문화적 가치란 무엇인지, 문화도시 인천이 되기 위해서는 왜 문화재단이 필요한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문화적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법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았다. 먼저, ‘가치’의 뜻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둘째, 철학적 의미로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 셋째, 철학적 의미로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는 진, 선, 미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치이다.‘라고 쓰여있기도 하다. 이런 의미들을 보았을 때 가치란 것은 상대적인 것으로 생각 할 수 있다. 다르게 이야기 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뮤지컬 ’캣츠‘ 공연이, 평소에 뮤지컬을 많이 관람한 사람에게는 많은 공연들 중 하나인 경험이겠지만, 뮤지컬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캣츠‘란 공연이 삶에서 매우 중요한 경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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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정의가 다양하다. 학자마다, 또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2016년 시행된 문화기본법에서 제시한 ‘문화’의 정의로 이야기하려 한다. 문화기본법 제 3조(정의)를 보면 “문화란 문화예술, 생활 양식, 공동체적 삶의 방식, 가치 체계, 전통 및 신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말한다.”라고 제시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정의를 모두 고려한다면 문화적 가치란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인간의 욕구나 관심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천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문화적 가치를 누리기 위해서 인천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문화기본법 제4조(국민의 권리)를 보면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이하 “문화권”이라 한다)를 가진다.’ 라고 나와 있듯이, 시에서 모든 시민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은 기초문화재단과 문화예술관련 시설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문화원, 문화센터, 문예회관 등이 그 역할을 하는 기초단체들이 있지만 각각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광역문화재단들은 지역문화 정책 개발, 문화예술진흥 지원, 문화예술교육 사업, 문화 나눔 사업 및 문화시설 운영 및 문화재 발굴 등 다양한 영역의 지역문화 사업을 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기초문화재단들은 지역문화 시설 운영을 주로 하고 있지만, 지역문화 브랜드 육성과 생활문화 진흥 사업 추진을 통해 차별화된 지역문화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인천에는 광역문화재단인 인천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인 부평문화재단 등 두 곳이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주요사업은 문화예술기금 지원 사업, 문화예술교육사업, 문화예술교류 사업, 문화예술정책연구사업, 아트플랫폼 운영 등이고, 부평문화재단의 주요사업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개발 및 자문, 공연예술진흥 및 작품 전시활동 보급, 예술창작활동 지원 및 보급 등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소수 엘리트 계급이 대다수의 민중들을 지배하는 엘리트주의를 멀리하고, 평범한 민중들이 지역 공동체의 살림살이에 자발적인 참여를 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와 실생활을 변화시키려는 참여 민주주의의 한 형태를 이야기 하는데, 문화예술 환경에서도 이와 같은 형태가 펼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시에서, 또는 광역문화재단인 인천문화재단에서 인천시민들이 문화향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재단인 부평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주민들이 문화예술생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동호회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고,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별로 쌓인 주민들의 자발적인 문화예술활동 기반들이 자신들의 동네를 변화시키고 실생활을 변화시킬 것이다.

시에서는 광역문화재단인 인천문화재단을 관리·감독하고 지휘할 것이 아니라, 문화재단의 자율성과 창의적 문화예술활동 지원을 위해 지원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인천문화재단은 시의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며, 각각의 기초문화재단들을 관리·감독·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문화전문인력으로 문화기획자, 전문문화예술인 등을 양성·교육하고 문화예술단체들이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문화재단들은 각각의 구민들이 문화예술을 보편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기초적 지원과 양질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천시는 일관된 문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전체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는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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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양질의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회와 공연들이 진행된다면, 주민들은 거주지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것이고, 그러한 경험들이 쌓이다보면 시민들은 문화적 가치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시민들의 생각이 모여 자연스럽게 ‘인천은 문화도시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나처럼 문화예술을 즐기러 서울로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 아니라 특별한 생각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종균(인하대학교 문화경영심리연구소 연구원)




오래된 기억, 오래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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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문화적 가치란 무엇일까? 이 무거운 질문에 대한 원고를 요청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인천의 구도심이었다. 문화란 단어는 관련 분야에 따라서 수백 개의 다양한 단어와 형태들로 정의될 수 있겠지만, 건축과 도시를 10년 가까이 공부한 나에게는 자연스럽게 장소와 공간으로 연결되었다.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적인 관점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오래된 장소와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천의 구도심이 가지는 문화적 가치를 사람들과 공유했으면 한다.

인천에 살았지만 제물포역부터 인천역으로 이어지는 구도심 지역이 익숙한 동네는 아니었다. 하지만 구도심에 대한 오래된 기억은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수봉공원에서 어지러운 다람쥐 통을 타며 깔깔거리고, 대관람차를 타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며 설레었던 기억, 그리고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 앞에서 동생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던 추억이 흐릿한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비교적 기억이 선명한 중학생 시절엔 15번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가까이 가야 하는 동네로 남아있다. 그 후 상권이 빠르게 변하면서 우리들의 핫플레이스는 동인천에서 주안으로, 또 부평으로, 다음은 구월동으로 변했고, 친구들과 만나는 장소도 이 흐름에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그 후로 제물포, 동인천, 월미도와 차이나타운은 그저 낙후된 동네, 집에서 먼 동네라는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대학에 진학하고 서울에 살게 되면서 인천의 구도심은 더 멀어졌다. 그러다 2008년, 인천도시설계대전에 참여하면서 이곳을 다시 찾게 됐다. 당시 대상지였던 제물포 역세권을 조사하던 처음에는 그저 도로를 따라 빼곡하게 늘어선 건물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늘어선 건물 틈 사이로 들어가자 건물로 둘러쌓인 넓은 중정이 있는 구조라는 것을 발견했고, 오래되었지만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들을 보면서 나는 물론이고 당시 같은 팀이었던 친구들도 모두 감탄했었다. 오래된 지역에 남아 있는 건축물들이 박제한 시간의 매력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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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서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구도심 개발 계획이 적은 편이다. 인천의 주거지는 점점 서울 쪽으로, 또 새로이 간척된 땅에 ‘OO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이동되었고, 서울에서 먼 곳은 점차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비활성화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화려한 ‘OO신도시’의 모습보다는 이 비활성화된 지역이 가지고 있는 인천의 모습에 가치를 두고 싶다. 화려한 도시를 흉내낸 모습이 아닌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버려지고 혹은 방치되었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된다. 지역의 가치를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오래된 것에 대한 인식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준 것은 아닐까?

이제 사람들은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오래된 것의 매력과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빈티지와 레트로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근대 유산에 대한 관심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옛 창고를 개조한 붉은 벽돌의 조적식 건물과 세월이 담긴 타일 건물, 차이나타운의 중국풍 건물, 옛 일본 조계지의 유럽식, 일본식 건물들, 이렇게 여러 문화들이 혼재되어 있는 이 지역이 항구와 수도 사이에서 그동안 담아온 인천의 문화를 보여 주는 것은 아닐까? ‘개선’이라는 단어로 이 지역을 통일된 어떠한 것으로 성급하게 정리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혼재되어 있어 정의하기 쉽지 않은 모호함이 이곳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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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과 차이나타운이 각종 촬영과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작가들이 지역을 소재로 작업을 하는 등 여러 시도들이 축적되고, 예술을 매개로 재미있는 공방들과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점점 재미있어지는 이 동네가 지금처럼 지역 사람들이 천천히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간 기업이나 관에서 만드는 계획들이 매력을 갖춰가고 있는 이 거리의 분위기를 해치거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앞당기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다보면 고장난 장치에 붙어있는 안내문구가 눈에 띈다. ‘조금 늦더라도…제대로 고치겠습니다.’ 물론 많은 예산과 계획이 투입되면 빠르게 눈에 띄는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장소는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천천히 자연스럽게 고쳐가는 것이 제대로 된 지역의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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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바쁘다는 핑계로 뜸했던 인천으로 향했다. 그리고 늦은 시간 만난 중학교 동창 친구들과 한밤중에 동인천으로 달려왔다. 이국적인 건물들을 조명으로 밝힌 한적한 거리를 천천히 산책을 하고 나니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 공감하는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오래된 친구들과 오래된 장소로 시간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고….

인천 시민들이 각자 간직해왔던 자신만의 오래된 장소와 기억들이 인천의 기억과 가치로 연결되어 기분 좋은 공감으로 계속 남아있었으면 한다.

구아영 /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원




인천이 ‘가진 것’을 드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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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의 봄, 나는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인천을 떠나 서울의 기숙사로 가게 되었다. 주위의 어른들은 나의 ‘서울 입성’을 축하해 주시며, ‘서울은 인천과 수준이 다르니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그러나 철없던 나는 부모님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누릴 자유만을 생각했었기에, 그런 이야기들은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았었다. 잊고 있었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른 것은 열흘 전 인천문화재단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직후였다.
“인천 가치 재창조에 관한 릴레이 기고를 받고 있습니다. 인천의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 인천의 문화발전에 대한 제안이나 의견 등 다양한 생각들을 써주세요.” 나는 겁 없이 ‘네’ 대답해버렸고, 이후 며칠 동안 원고에 대한 압박을 느끼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결국 인천의 지인들에게 “인천에 대해 떠오르는 키워드를 적어 보내달라” 는 문자를 돌렸다. 그 결과, 인천이라는 도시는 여전히 지리적으로는 “서울로 출퇴근을 하기 좋은 곳”이었으며, 역사적으로는 “근대적인 외교와 무역이 시작된 곳”이며, “근대문화의 발상지”, “차이나타운이 유명하다.”, “근대 건축물이 많다.” 와 같은 단편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내용들을 확인하고 나니, 오래 전 내가 고등학교를 입학하던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인천에 살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인천이라는 도시가 살기 좋고, 떠나기 싫고, 행복한 곳이라고 인식되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사람의 마음에 각인된 이미지나 인식을 변화시키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크고 작은 감동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건물, 많은 아파트와 같은 물질적인 것이 마음으로 와 닿으려면, 그 곳의 풍경이 아름답거나, 동네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류 같은 정서적인 것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적인 것들을 우리는 ‘문화’라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화라는 것을 전통 민속예술이나 문화재, 순수 예술장르 관련 공연이나 교육,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과 같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또, 문화가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하냐는 물음에는 대부분 중요하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신적인 안정’이나 ‘즐거운 여가’ 등의 통념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문화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은 문화발전을 위해서 공연장이나 박물관, 도서관 같은 시설을 새로 만들고, 공연이나 행사, 전시 등의 횟수가 많아지면 문화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착각이라고 여겨진다. 수년에 걸쳐 인천에 다양한 시설들이 새로 만들어지고, 크고 작은 축제와 공연, 전시 등이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서울과 인천을 비교하면 문화 환경이나 수준의 차이가 크다고들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대한 이런 열등감은 인천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인천의 문화 정책은 인천이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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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구도심의 차이나타운이나 일본인 거리, 아트플랫폼은 모두 독특하게 꾸며진 건물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자장면 먹고, 아트플랫폼의 전시장 한 두 곳을 돌아보면 끝나는 관광코스로 이 곳을 찾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제대로 된 역사적 배경이나 이야기는 전혀 알지 못하고 돌아간다. 또, 인천에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도 이들 장소가 높은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긍정적으로 인식되거나 문화적 자부심을 주는 곳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가치와 의미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크게 부족하여 감동이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상업적으로 소비된다고 해서 그 가치가 높아지는 것 또한 아니다. 인천이 지닌 다양한 문화자원에 대한 시민들 스스로의 이해 수준을 높여야만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적으로 인천이 ‘가진 것’을 발굴, 교육하여 적극적으로 드러내야만 한다. 인천이 ‘가진 것’ 중 잘 모르는 것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근대 초등교육의 출발점이 된 ‘영화초등학교’와 순수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창영초등학교’는 존재만으로도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다고 여겨지며, ‘자장면’뿐 아니라 ‘쫄면’도 인천에서 탄생했다. 인천이 가진 전통예술 중 국가지정문화재인 ‘은율탈춤’과 ‘서해안 배연신굿’은 보존 가치가 매우 높으며, ‘휘모리잡가’는 서울, 경기, 인천에만 인간문화재가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독특한 음악장르이다. 또, 인천 지역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서해안 풍어제’와 ‘인천 근해 갯가노래’, ‘강화 용두레질 소리’도 매우 매력적인 전통예술 장르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인천 시민들에게는 매우 낯설 뿐이다. 물론 이 외에도 인천이 ‘가진 것’ 중 시민들이 모르는 것은 정말 많을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이 ‘가진 것’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홍보하고, 문화예술가와 기획자, 창작자들이 좋은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창작물에 대한 교육과 체험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연계하는 것을 도와야 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인천의 매력을 체험하고, 그 속에서 감동과 공감을 느끼게 된다면, 그들이 인천에 살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글 / 강희진(거문고앙상블 ‘다비’ 대표, 음악학박사)




영화를 만들며 인천에 정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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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았다. 2002년에 인천으로 이사왔다. 이사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었다. 비싼 집세 때문에 서울에서 쫓겨 온 것이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인천에서 살았지만 내가 사는 곳이 ‘인천’이라는 생각은 없었다. 인천은 공기는 나빠도 집세가 싸고 무엇보다 서울 가는 교통이 편리한 곳이었다. 인천은 나에게 ‘서울과 가까운 곳’이었다. 동암역을 인천의 첫 집으로 선택한 것은 직통열차 때문이었다. 하지만 3편의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나는 인천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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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만든 첫 번째 단편영화는 [파마]다. 인천에서 만난 한 베트남 여성 이야기다. 남구학산문화원에서 운영했던 이주여성 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난 여성이었고, 촬영 장소는 집 앞 미용실이었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시나리오를 쓰다가 잘 안 풀리면 미용실에 가서 앞머리도 자르고 하면서 관찰하곤 했다. 자연스럽게 그곳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배우들 중에는 실버극단 <학산>(남구학산문화원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던 노인극단) 단원이 있었다. ‘예술 교육이 창작에 연결되니 좋구나’ 정도의 생각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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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만든 두 번째 단편영화는 [결혼전야]다. 이 영화는 서울에서 살았던 내 이야기다. 하지만 굳이 서울에서 찍을 이유가 없었다. 인천영상위원회의 제작지원을 받았다. 배우도 실버극단 <학산>의 단원이었다. 촬영 장소도 그 분의 집, 인천시 남구 도화동이었다. 첫 영화 [파마] 때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스탭 상당수가 인천 사람들로 채워졌다는 것. 인천독립영화협회가 만들어지면서 인천에서 함께 작업할 동료들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 온 스탭들의 숙소는 인천의 종교단체에서 지원해주었다. 인천여성영화제와 인천독립영화협회의 도움도 받았다. ‘나는 인천에서 영화를 찍고 있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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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만든 세 번째 단편영화는 [천막]이다.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지금은 가스충전소가 있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기타 공장이 있었다. 그 건너편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천막을 치고 복직농성 중이다. 이분들을 처음 만난 곳은 2012년 인천노동문화제가 열렸던 부평공원이었다. 이후로 꾸준히 관심을 가지다가 함께 단편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인천영상위원회에서 제작지원을 했고, 스탭들 중 상당수가 인천독립영화협회 회원들이었다. 해고 노동자들이 배우로 자기 자신을 연기했다. 스탭들의 숙소는 이분들과 연대하는 종교단체에서 지원했다. 인천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에서 보조 출연을 해줬고, 노동운동단체에서는 소품을 지원했다. 인천여성영화제에서는 밥을 해왔고, 인천독립영화협회 회원들이 음료를 들고 촬영장을 찾아왔다. 

나는 서울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비싼 집세를 피해 인천에서 당분간 살다가 형편이 나아지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나에겐 인천이 잠시 비를 피해 있다가 떠날 ‘천막’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단편영화 [천막]을 만들면서 비로소 내가 ‘인천에 정주(定住)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일, 인천에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인천에 사니까 인천에 관심을 가져야 해.’ 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인천에 살다보니 함께 사는 이웃들을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고, 그 이야기를 이웃들과 함께 영화로 만들 수 있었다. 그 영화를 이웃들과 함께 볼 수도 있었다. 내가 찾는 ‘인천의 이야기’는 인천만의 것이 아니다. TV 교양프로그램에 나오는 지역 특산품 같은 것들을 소개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웃들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어느 곳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찾으려고 한다. 인천이라는 구체적인 도시에서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찾고 싶다.

어쩌면 나는 운이 좋았는지도 모른다. 인천에 사는 창작자들이 이웃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들이 좀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인천의 창작자들이 스스로 고립되지 않도록 인천에서 동료들을 만나기를 바란다.

글, 사진/ 이란희(영화감독, 배우, 예술교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