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8기 입주작가 – 리우양 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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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년 8월 2일 (수)~ 8월10(목)
장소/ 인천아트플랫폼 창고 갤러리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폐품의 기억”_극단 나무 <이야기 하루> 공연

지난 8월 11일 극단 나무의 <이야기 하루> 공연을 봤다. 극단 나무는 지난 호 인터뷰에서 소개했던 어린이 연극을 전문으로하고 있는 서구문화회관의 상주예술단체이다(인천문화통신3.0, 26호, 페이지 바로가기▶). 연극을 관람하던 중 아이러니하게도 발터 벤야민의 글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으로 잘 알려진 벤야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피해 망명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죽음을 맞이한 불운한 사상가였다. 정치경제학자와 문화이론가들은 오늘날의 상황이 벤야민이 살았던 그 우울한 시대와 몹시 유사하다고 말한다. 벤야민의 글과 <이야기 하루>가 완전히 겹쳐보였다.

어머니는 내가 무언가 깨뜨리거나 넘어지면 언제나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서투른 양반이 안부 전하란다.”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고 있던 꼽추 난쟁이를 이야기하신 것이다. (…) 그가 나타나면 나는 헛수고를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정원은 작은 정원이 되고, 벤치는 작은 벤치가 되고, 방은 작은 방이 되면서 이윽고 모든 사물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나는 헛수고를 했다. 모든 사물은 오그라들었다. (…) 사람들은 임종을 앞둔 사람의 눈에는 ‘전 생애’가 스쳐 지나간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바로 꼽추 난쟁이가 우리들 모두에 대해서 간직하고 있는 상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 이제 그는 그의 일을 마쳤다. 그러나 가스 심지 타들어 가는 소리처럼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시대의 문턱을 넘어 내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다. “사랑하는 아이야, 아, 부탁이다. /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주렴.” (발터 벤야민,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윤미애 역, 도서출판 길, 2007, p.151)

<이야기 하루>는 폐품을 주워 파는 ‘하루 할아버지’의 인생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회상이나 추억 같은 것이 아니다. 지난 호에서 기태인 대표가 말했듯 이 추적에 사용되는 것은 ‘주마등’이란 장치다. 주마등은 회상이나 추억과는 질적으로 다른데, 왜냐하면 그것이 자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벤야민은 인식 가능한 순간에 붙잡지 않으면 섬광처럼 “휙” 스쳐 지나가버리는 이미지를 강조하곤 했다. 무엇보다 극에서 하루 할아버지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삶을 재현하는 작은 종이 인형에 ‘빙의’되었으며, 그 인형들과 뛰어 놀았고, 그 인형들의 마술쇼를 구경했다. 그렇다면 이 삶은, 이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그것은 벤야민이 말하는 꼽추 난쟁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폐품으로 만들어진 인형, 장롱, 책꽂이, 냉장고의 기억이다. 다시 말해, ‘폐품의 기억’이다. 그리고 이 폐품들은 2006년 맨몸으로 인천에 내려온 “자신감과 용기밖에 없는 젊은 배우”가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폐품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야기 하루>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역사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여졌던 한국전쟁과 지독한 노동착취로 얼룩진 산업화 시기다. 각 시기와 사건들 속에서 폐품들은 하루 할아버지가 숨는 전쟁 속 참호가 되기도 하고, 그를 채플린으로 만드는 기계장치로 변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폐품들은 그것 이상을 하지 않는다. 어줍지 않은 이념적 훈육을 강요하거나, 발전주의로 인한 풍요 따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의 폐품들은 화약이 되어야 했고, 동시에 그 화약에 의해 불타야만 했던 자신의 삶을, 그리고 끊임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조립되어, 그 다음 조립될 것을 위해 쓰레기로 전락해야만 했던 자신의 삶을 너무도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품들은 자신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 삶을 함께 살아온 하루 할아버지의 두려움과 피로를 설명한다. 만약 새로운 상품이 여전히 폐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전쟁의 참상과 노동의 착취 역시도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 하루>가 이러한 의도를 밀고 나가고자 했다고 단정 지을 순 없는 노릇이다. 지금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곤, 상품의 교환가치가 사용가치를 대체해버렸다는, 우리에겐 이미 너무나 익숙해진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상황을 가격표에 매달려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어리숙한 갑부들에 대한 조롱거리로만 사용할 필요는 없다. 풍자는 부정만을 반복한다. 상품의 사용가치가 사라지면서, 거기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소망과 불안 같은 것이 달라붙게 되었다. 기태인 대표가 말했던 “재활용품이 갖고 있는 영혼”같은 것 말이다. 예컨대, “폭격기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하늘을 나는 인간에게서 기대했던 것을 상기시켜준다. 그가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산정에서 눈을 찾은 다음 도시로 가져와 한여름의 열기로 찌는 듯한 거리의 도로 위에 뿌리기 위해서였다.’”(피에르-막심 쉴, <기계주의와 철학>, 1938, p.95; 발터 벤야민, <방법으로서의 유토피아>, 새물결, 2008, p.125 재인용) 상품은 공장에서 새롭게 생산되는 것에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고, 자신은 폐품이 되어 그 소망과 불안만을 소중히 간직한다. 그것들은 깨워지길 기다리며 잠들어있다. 

극단 나무의 몸짓은 그 소망과 불안들을 깨우는 주술처럼 보인다. <이야기 하루>는 하루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제의이지만, 거기서 폐품으로 만들어진 인형, 장롱, 책꽂이, 냉장고는 다시 기지개를 켠다. “사랑하는 아이야, 아, 부탁이다. /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주렴.” 이제 폐품들은 다시 깨어나 로봇이 되어 아스팔트 거리 위를 걷고(<폐품 로봇>), 벨로시랩터가 되어 도시라는 정글 속을 뛰어다닐 것이다(<신문지 주라기>).  

 

글, 사진/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불시착, 그 위험하고도 새로운 탐험

지난 4일은 8월 1일부터 23일까지 우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국적 이야기-迫降> 국제미디어 작가 초청전2에 다녀왔다. 이번 <이국적 이야기-迫降> 전시는 지난 7월 5일부터 7월 29일까지 전시되었던 김태준 작가와 중국작가 리이판 작가의 <발전 그리고 혼란> 전시에 뒤이은 국제미디어 작가 초청전의 두 번째 시리즈로 중국 작가 후타오와 순아오가 공동으로 제작한 인터랙티브 설치작품을 전시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것은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작가의 만석동에 대한 시선이다. 후타오와 순아오는 중국의 작가들로 이번전시에서 만석동에서 거주하면서 느꼈던 괭이부리말 마을에 대한 인상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재구성하였다.

전시장을 살펴보면 금방이라도 이륙할 것 같은 비행장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비행장의 한가운데 비행기 형상의 전시물이 설치되어있는데 비행기의 날개를 형상화한 세 개의 날개가 쭉 뻗어있고 세 날개의 가운데로 360도 회전하는 중심축이 놓여있다. 이것은 만석동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의 모터와 기계를 형상화 한 것이다. 만석동은 1990년대 초 작은 해안가 마을이었으나 일제시대 후 일본인들이 갯벌이 매립해 산업시설을 세워 전체 면적의 60%가량이 공장용지 조선소, 목재공장, 보세창고 등이 건립되었던 지역이다. 작가는 이런 만석동의 역사를 반영해 만석동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장의 기계를 형상화함으로써 만석동을 표현했다.

전시물에는 빨간 사이렌 등과 파란 전구가 전시물 바닥에 붙여져 빛을 발산하고 있는데 이것은 새로운 시동을 걸고자 하는 비행장의 비상등과 엔진을 표현한 것이며 전시장에 흐르는 긴장감이 있는 사운드는 작가가 만석동을 사전답사하며 녹음한 만석동의 소리를 담은 것이다.

이번 전시는 불시착에 대한 작가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방인인 작가가 만석동이라는 곳에 불시착 한 것처럼 작가의 작품 또한 불시착하는 비행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에게 불시착이란 위험과 불안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불시착에 대해 비행하는 물체의 환경과 낙하지점에 관해 고도의 성능을 요구하고 있고 큰 위험과 인명을 위협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불시착할 기회를 얻게 된 작가는 만석동의 우리미술관이라는 작은 마을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착륙하였다. 이 작은 마을은 마치 발동 걸리지 않은 엔진처럼 우리 미술관에 기름이 가득 채워지길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이곳에서 연료를 채우는 동시에 새로운 시동을 걸고자 한다. 이번 <이방인의 시선-迫降> 전시는 이달 말 23일까지 우리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만석동의 새로운 모습과 작가의 새로운 비행을 위한 도약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글, 사진/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 vol.3

2017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




제58회 목요문화포럼 <인천 근대건축물 개발과 보존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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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년 7월 27일 (목)
장소/ 인천문화재단 H동 2층 다목적실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문화가 있는 날 2017 트라이보울 시리즈 – 피아니스트 조희연 리싸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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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 2017년 7월26일(수)
장소 / 트라이보울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을의 따귀

루체 뮤직 소사이어티 <마님이 된 하녀> 공연

“루체 공연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어요.”(인천문화통신3.0 24호, 이하 동일, 페이지 바로가기▶) 제법 자신만만하게 들리는 이 말은 지난 호에 실린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관련 인터뷰에서 루체 뮤직 소사이어티의 안희석 대표가 했던 말이다. 필자는 이 말을 기억하며 지난 7월 15일에 검단복지회관을 찾았다. 루체의 <마님이 된 하녀> 공연을 관람 결과는? 한마디로 대박.

공연이 오전 시간이라서 필자는 조금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검단복지회관으로 갔다. 아파트와 공원에 둘러싸인 외관은 역시나 예술 관람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주민들을 위해 잘 가꿔진 문화체육복합시설에 가까워보였다. 티켓을 끊고 공연장으로 들어가고 난 후, 필자는 즉각 안희석 대표의 말이 생각났다. 대규모의 클래식 공연을 하기에는 비교적 협소한 공연장이었지만 분명 이곳은 “관객이 연주자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에 반응하는 관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연장임에 틀림없었다. 공연장 내부는 근처 검단중학교에서 문화체험을 위해 온 학생손님들로 북적였다. 공연 이후에 간단한 체험교실이 이어진다고 전해 들었다. 잠시 후 관객들 모두가 자리에 앉고 공연이 시작됐다.

현악기가 울리는 가운데 무대 뒤쪽 스크린으로 빔에서 쏘아진 오프닝 타이틀이 올랐다. 이후에도 이 스크린에는 오페라의 이탈리아어 노래 가사가 한글자막으로 등장했다. 물론, 스크린에 라이브액션(실사 촬영분)이 영사된 것은 아니지만, 이는 마치 식민지 조선에서 공연되었던 연쇄활동사진극(kino drama, 연극공연 중 영화를 상영하는 극)을 떠올리게 했다. 오케스트라와 스크린, 그리고 연극의 만남! 이러한 탈장르, 장르 융합적인 면 말고도 <마님의 된 하녀>는 그 장르적 기원을 검토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작품인데, 이를 살펴보기 위해선 시간을 조금 많이 뒤로 돌려야 한다.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의 <마님이 된 하녀>는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 오페라)’의 시초격인 작품으로 18세기에 등장했다고 한다. 당시엔 신성한 신들의 이야기와 무거운 비극을 다루는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 오페라의 인터미션 시간을 한바탕 웃음으로 채웠던 게 바로 <마님이 된 하녀>이다. 이 우스꽝스러운 오페라의 계보를 따라가 보면 우리는 16세기 이탈리아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팬터마임(pantomime)과 함께 슬랩스틱코미디(slapstick comedy)의 기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희극적 계보를 여기서 다 풀어놓기에는 필자의 역량에 한계가 있으니 펼쳐 두었던 걸 수습하고, 일단은 이러한 희극적 양식들이 상부와 하부가 뒤바뀐 카니발적 민중문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두자. 간단히 말해, 갑이 을에게 하는 매 질에는 눈물이 쏟아지지만, 을이 갑에게 날리는 따귀엔 웃음이 터진다는 것이다.

루체의 <마님이 된 하녀>는 공연이 올라가는 시기마다 극 중 내용이 조금씩 바뀌는 작품이지만 기본적인 플롯은 변하지 않는다. 수 많은 여자들을 울린 죄로 외계인(?) 베스포네는 자신의 고향별 왕에게 벌을 받아 지구로 오게 된다(그래서 자칭 ‘별에서 온 그대’란다). 그 벌의 내용은 100쌍의 커플을 만들어야 고향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중년 신사 우베르토와 그의 저택에서 일하는 하녀 세르피나는 그 미션의 마지막 커플이다. 이러한 줄거리를 보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떠올리는 건 곤란하다. 이 우스꽝스러운 희극에서 갑과 을의 관계는 애초부터 뒤틀어져 있다. 우베르토는 잔뜩 짜증이 난 채로 무대에 등장한다. 세르피나에게 코코아를 가져오라고 시켰지만 그는 무려 4시간 동안이나 그 코코아를 기다리는 중이다. 세르피나는 안하무인으로 일관한다. 좌우간 중요한 건 우베르토가 왜 4시간이나 코코아를 기다리고 있는가이다. 여기엔 아주 간단한 이유가 있다. 그는 코코아가 어디 있는 줄 모른다. 세르피나는 우베르토의 뺨을 때리고, 그에게 윽박지르고, 자신이 원하는 걸(우베르토)를 취하는 반면, 우베르토는 코코아조차 못 마신다.

이런 이야기가 그저 ‘환상’일 뿐이라고 말하지 말길. 코미디는 아주 현실적이다. 그건 코미디가 갑을 비웃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마님이 된 하녀>에서도 알 수 있듯, 코미디는 을의 역량, 민중적 에너지를 재확인한다. 생산라인을 멈추고 막걸리를 마시러간 노동자들, 책걸상을 뒤집어 등으로 선생님을 맞이하는 만우절의 학생들, 중년 아저씨들을 자주 골탕 먹이던 카페 여급들, 한국을 헬조선이라 조롱하는 청년들에겐 긍정적인 의미의 야만적인 웃음이 함께한다. 단지, 그것들엔 우베르토를 유혹하는 세르피나와 같은 치밀함이 부족할 뿐이다. 지난 인터뷰에서 안희석 대표는 자신들이 시민들의 생활문화가 자립할 수 있도록 그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루체는 베스포네처럼 민중의 웃음과 함께한다. 이 착한 외계인은 어느 별에서 왔을까. 

 

글/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사진/루체뮤직소사이어티 페이스북




2017 트라이볼시리즈 피아니스트 조희연 리싸이틀

트라이보울과 함께하는 일상 속 <작은 음악회>

매달 문화가 있는 날 2017 트라이볼시리즈 작은음악회로 이번 달 7월에는 어릴 적부터 음악에 두각을 나타내고 국내외 다양한 독주회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 조희연씨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피아니스트 조희연씨는 13세에 코리안 심포니와의 협연을 통해 데뷔한 피아니스트로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김영호 교수의 지도 아래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및 대학원을 졸업한 후 도미, 피바디 음악원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 및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 이어 2016년 에는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음악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을 우선으로 연주활동을 이어온 그녀는 New York Concert Artist & Associates가 주최한 Emerging Artist Recital Series를 통해 뉴욕 카네기 홀 데뷔와 워싱턴 케네디 센터 Terrace Theater 리싸이틀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여러 국제 무대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져왔다. 이번 피아니스트 조희연씨의 공연은 인천문화재단의 김세진씨와 함께 공연할 곡을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첫 번째 곡은 프랑스의 작곡가 프랑수아 쿠프랭의 곡 <시테르섬의 종> 은 귀여운 종소리가 연상되는 밝고 경쾌한 곡이다. 작곡가 쿠프랭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바로크 음악에서는 바흐나 비발디와 함께 당대 최고의 음악가이자 특히 피아노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쳄발로라는 악기로 유명하다. 쳄발로 또는 프랑스에서는 클라브생으로 불리는 이 악기는 모양은 그랜드피아노와 비슷하나 피아노는 현을 해머로 치지만 쳄발로는 무두질한 가죽 등의 발목이 재크를 건반의 뒤끝으로 밀어올려 현을 튕긴다. 쿠프랭은 이 클라브생을 위한 음악으로 약 240여 곡정도 많이 사용했다. 클라브생을 위한 곡을 피아노로 연주를 하게 되면서 클라브생에서 연주될 때와는 많은 다른점들이 생기는데 해머가 현을 때려서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는 달리, 클라브생은 현을 뜯어내는 소리를 내는 형태로 연주되어 경쾌하면서 명확한 특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또 건반이 2단으로 된 악기를 위해 작곡된 곡이기 때문에 피아노로 옮겨졌을 때는 다소 불편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대신 하프시코드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섬세한 셈여림이나 크레센도 디미뉴엔도 같은 음향 효과들은 피아노를 통해서는 조금 더 효과적으로 사용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연주된 곡은 우리에게 익숙한 낭만주의의 대표적 작곡가 슈만의 곡 <밤에>이다. 그의 음악은 가곡도 그렇지만 피아노 레퍼토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음악사적으로 의미가 큰 작곡가이다. 연주된 환상 소곡집은 총 8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작품으로 그가 좋아했던 독일의 후기 낭만주의 작가 ETA 호프만의 ‘칼로의 수법에 의한 환상소품집’이라는 단편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져있다. 환상소곡집은 8개 각각의 곡에 붙은 주제들에는 제목이 붙여져있는데 첫 번째 부터, <석양>, <비상>, <왜?>, <변덕스러움>, <밤에>, <우화>, <꿈의 얽힘>, <노래의 종말> 이있다. 그 중 연주되었던 5번째 곡 ‘밤에’라는 곡은 슈만의 음악 안에는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로 대표되는 두 자아가 극명하게 드러난 곡이다. 슈만의 음악에서 플로레스탄은 슈만의 외향적이고 열정적인 성향을 대변하고 오이제비우스는 반대로 내향적이고 사색적, 몽상적인 성향을 대변한다. 이런 두 가지 자아의 목소리가 담긴 다섯 번째 곡 <밤에>는 그리스 신화중에 <헤로과 레안더>라는 그리스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고 하는데, 슈만이 1838년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에 이 곡이 언급된 부분이 있다.

이 곡을 쓰고 나서 ‘헤로(Hero)와 레안더(Leander)’의 이야기를 찾아내어 나는 무척 기뻤습니다. 레안더는 매일 밤 바다를 헤엄쳐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등대까지 가곤 했지요. 그의 애인 헤로는 항상 횃불을 들고 기다렸고요.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인 전설입니까! 나는 <밤에>를 연주할 때마다 방금 이야기 한 영상이 떠오르지요. 먼저 그가 바다에 뛰어들고, 그녀가 부르면 그가 대답하고, 그가 먼저 뭍에 오르고, 그리고 달콤한 포옹과 노래, 곧 아쉬운 이별, 이윽고 모든 것을 밤이 어둠으로 감싸고….. 당신과 나 사이에도 이 이야기가 어울린다고 생각지 않소?”

슈만은 클라라와의 사랑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이 신화의 내용이 슈만에게 더 와 닿았을 것 같다. 슈만의 말대로 곡의 시작은 어두운 밤에 거친 바다를 헤엄치는 레안더가 연상이 되고, 중간에는 두 사람이 만나 노래를 하는데 이 부분을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의 성향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오이제비우스의 목소리이다. 들끓었던 플로레스탄의 자의식이 어느정도 소강이 되고 차분하면서도 낭만적이고 몽상적인 멜로디가 나오고. 그런데 다시금 아쉬운 이별을 하고, 어두운 밤, 몰아치는 파도 이런 것들이 다시 플로레스탄의 성격으로 묘사가 된다.

쿠프랭과 슈만의 곡에 뒤이은 공연의 2부의 주제는 ‘스페인’으로 드뷔시의 프렐류드 2곡이다. 이 두 곡 모두 스페인이라고 표현되는 열정적인 음률과 기타 소리를 모방한 것 같은 테크닉들이 인상적이다. 그 중 특히 첫 번째 곡, 직역을 하자면, <방해받은 세레나데> 이 곡 같은 경우는 악보에 quasi guitarra 기타를 연주하듯 이라는 지시어가 써있기도 한다. 이 음악에는 묘사된 이야기가 있는데 스페인 어느 작은 마을에 한 남자가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세레나데를 준비했지만 노래를 하는 내내 무언가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남자의 성격이 대범하고 자신만만하지 않아 기타줄을 고르고, 그녀를 위한 연주를 시작하는데에도 한참이 걸린다. 간신히 노래를 시작하나 했는데, 어디선가 와장창 깨지는 소음 같은 것에도 방해를 받고 또 조금 노래를 하나 했는데 다른 노래가 불쑥 끼어든다. 맨 마지막에는 다시 한번 제대로 시작해볼까 하고 다시 기타줄을 고르는데, 그마저도 손을 삐걱해서 그만 화를 불쑥 내고 그만 둬버리는 스토리가 그려진다. 이런 방해요소들이 전반적으로 곡에서 드러나며 관객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곡이다.

다음 연주된 곡은 <와인 게이트>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곡으로 드뷔시가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중 한명인 파야에게서 받은 엽서에 그려진 문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와인 게이트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라는 지방에 그라나다, 그 중에서도 알함브라라는 곳에 있는 무어인 (아랍계 이슬람교도)들의 궁전으로 통하는 문중에 하나의 이름이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의 아랍풍의 멜로디가 들리기도 한다. 스페인은 과거 수많은 민족의 침입을 받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 아랍계 민족인 만큼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이국적인 선율이나 조성들이 스페인 전통 음악에 많이 포함이 된다. 우리가 스페인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하바네라 춤곡인데 이 곡은 하바네라 리듬이 전반적으로 주축이 되어서 반주를 이룬다. 이런 스페인 요소를 바탕으로 하되, 색채나 이미지를 그려내는데 탁월한 드뷔시답게, 음향이나 톤의 강렬한 대조를 통해서 드뷔시가 받은 영감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연주의 마지막 곡의 작곡가는 이사크 알베니즈로 스페인 음악을 국제적인 위치까지 끌어올린 음악가이다. 그는 1900년대 초반에 자국의 민족선율들을 요소요소에 첨부해 그 색깔을 드러내어 민족의 정기를 예술 속에 심어준 작곡가이다. 마지막 곡은 알베니즈가 작곡한 이베리아 모음곡 중 제 2권으로 <론데냐>, <알메리아>, 그리고 <트리아나>, 이 세곡 모두 그 안에 플라맹코를 포함한 안달루시아 지방 전통 음악 특유의 리듬이나 연주 악기 느낌, 혹은 선율 스타일 같은 특징들이 다 잘 나타나있다. <트리아나>는 플라멩코의 특징이 뚜렷하게 들리는데 이런 까닭은 트리아나는 세비야 지방에 집시들의 거주지였다. 그래서 주제 선율이 즉흥적이기고 화려하게 반주가 변주되는데 그 메인 선율이 바로 플라멩코 리듬에서 유래된 리듬이다. 우리가 스페인 하면 플라멩코 춤만큼이나 바로 떠오르는게 투우일텐데, 트리아나의 집시들 중에 투우사가 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곡에는 투우장의 행진에 사용된 파소 도블레라는 음악의 영향이 들리기도 하고 또 투우사가 발을 구르는 모습이 연상되는 플라멩코 리듬 음형도 들리기도 하는 등의 플라멩코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이번 피아니스트 조희연씨의 연주회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되어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쉽고 재미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중간 중간 설명되었던 곡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은 관객들의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도울 수 있었던 진행방식이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트라이보울에서 매달 문화가 있는 날 열리는 <작은 음악회>는 다음 8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씨의 연주회가 진행된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트라이보울에서 진행되는 연주회를 들으며 한 달을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다. 

 

글/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최승주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인천형 미래유산, 건물에 담긴 기억을 보존하자

제 58회 목요문화포럼 ‘인천 근대건축물 – 개발과 보존의 경계에서’

지난 6월,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 주차장 건립을 이유로 옛 애경사 건물이 철거되었다. 중구의 기습적인 건물 철거를 두고, 많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서며 역사를 담은 역사문화유산이 공공에 의해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월동의 주민들은 낡은 건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의 해결과 생활환경의 개선을 위해 건물을 허물고 주차장을 설립해야한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근대 문화가 처음 유입되던 개항장 일대. 그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근대 건축물이 많지만, 사실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만 중요한 것으로 인식할 뿐, 일반 시민들에게는 그저 오래된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 근대건축물을 두고 개항장 일대에서 벌어진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지난 7월 27일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에서 ‘인천 근대건축물 – 개발과 보존의 경계에서’를 주제로 제 58회 목요문화포럼이 열렸다.

목요문화포럼

첫 번째 순서를 맡은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컴팩스마트시티부장은 ‘인천 근대건축물 보호, 그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한 발제를 진행했다. 배성수 부장은 발제에 앞서 근대건축물 보호 논의의 시발점이 된 옛 애경사 건물에 담긴 역사를 짚으면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에 대한 연구가 미비했던 점과 문화재 보호의 의무가 있는 공공에 의해 근대건축물이 파괴된 점을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인천의 근대건축물이 소실되어 온 양상을 시대별로 되짚었다. 폭격이나 화재로 소멸되던 근대건축물들은 70년대 재건축을 이유로 철거되기 시작되었다. 시립 수영장 건립을 위해 철거한 아사히 양조장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호텔인 대불호텔 등은 모두 근대건축물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기에 철거되었다. 1980년대 이후 근대건축물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개별 근대건축물의 소멸은 감소했지만, 대규모 공영 개발로 인해 근대건축물 밀집공간 자체가 소멸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신흥동의 정미공장군과 용현동의 부영주택 등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주차장 건립을 위해 철거된 신포동의 동방극장과 아사히양조장 별관건물 등 공공시설 건립을 위해 철거하는 경우도 많았다.

인천근대건축물 보호, 그 회고와 전망, 배성수

최근 수인선 개통으로 신포역 근처 옛 인천세관 창고 역시 철거될 위기에 있었지만 많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이전 복원되었다. 인천세관 창고 복원의 경우 건물의 역사, 문화적 가치에 대해 연구하고 실측하여 복원할 기회가 있었지만, 철거된 대부분의 근대건축물은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 한 채로 소실되었다. 건물과 함께, 건물에 얽힌 오랜 역사와 문화 자체가 소실된 것이다.

배성수 부장은 이어 ‘개발이나 활용을 못하게 묶어두는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었지만 지나친 규제로 건물주가 금전적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보호보다 활용에 중점을 둔 등록문화재 제도가 시행되었지만 2013년 이후 인천에서는 등록문화재 지정이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대건축물 보호를 법에만 기대기보다, 지역의 건축사 전문가를 길러내야 하며, 개별 건물이 아닌 공간이 가지는 장소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의 민현석 연구위원은 서울의 미래유산 보전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미래유산을 ‘컵이 아니라 컵에 담긴 물을 보존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유산 자체를 보존하는 것보다는 문화유산에 담긴 기억을 미래로 전송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문화재보호법이나 건축자산법 등은 전문가적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기에 시민들이 공감하기 어려웠다. 미래유산은 전문가의 입장에서 근대유산이 어떠한 가치를 가진다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꺼낸 근대유산에 대한 기억에서 보전가치를 파악하고 그 가치를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근현대 서울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담고 있는 것으로, 서울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억의 대상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한다.

서울시 미래유산 보전 프레임워크, 민현석

전문가의 입장에서 문화재를 지정하고, 법에 따라 재산권이 침해되던 기존 문화재보호법의 방식과는 다르게, 시민 스스로 ‘내가 가진 건물이 왜 문화재인지, 보존해야 하는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로 미래유산이다. 민현석 연구원은 ‘보존보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미래유산에 대해 보전방식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가치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저변에 깔리게 되면 시민 스스로 보전하고 관리하려는 모습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부에 이어진 플로어 토론에서는 다양한 질문과 의견이 오갔다. 얼마 전 배다리 양조장 건물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 스페이스빔이 퇴거 위기에 처했을 당시 시민자산화 운동을 함께 했던 오석근 작가는 ‘가치를 공유하고 인식을 확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자본은 그것을 넘은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다. 자본이 잠식하는 속도를 행정이 맞추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다. 시민자산화를 논의할 때 단순히 시민이 건물을 가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건물이 가진 가치가 그대로 보존되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서 보존된 가치들이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하며 ‘34년 동안 공연을 지속해온 버텀라인 역시 많은 시민들이 기억을 공유하는 공간이지만, 건물주는 계속해서 월세를 올리려고 하고 수익은 그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대응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를 맡은 김락기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장 역시 ‘서울의 미래유산을 그대로 따라하기보다는, 인천이 서울과 다르게 가지고 있는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여 인천형 미래유산을 만들어야한다는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말하며 ‘모든 기억들을 남길 수 없듯이 모든 근대건축물을 보존하기는 어렵다. 어떤 것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고민이 필요한 만큼 논의의 장이 계속해서 마련되어야 한다. 애경사 철거로 인해 촉발된 근대건축물 보호에 대한 논의가 사그라들지 않도록 재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글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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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편집, 구성/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