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손에서 꽃으로 피어나는 생활문화 “우주인 프로젝트”

▶ 우주인 프로젝트? “우리가!주최한다!인천에서!”
“우주인 프로젝트”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나사(NASA)에 보내주려나? 우주를 탐구하나? 이런 막연한 우주에 대한 질문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설마 누가 “우주인 프로젝트”가 생활문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히지 않는 이름 “우주인 프로젝트”는 2017년 인천문화재단에서 시작되었다.

▶ 나 그리고 네가 주인공이야! ‘우주인 프로젝트’ 탄생기
생활문화에서 주인공은 문화전문가도 예술가도 아니다. 주인공은 누구나이다. 현재 ‘생활문화’하면 대부분 동아리라고만 생각하는 인식의 한계에 닿아있다. 생활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 동아리 지원의 프레임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그렇다면 생활문화를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생활문화의 본질에 더욱 다가갈 수 있을까?
시민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답이라고 보았다. 공급과 수요가 모두 시민의 손에서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는 생활문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시민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끌어올 수 있을까? 시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신나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장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 범위에서는 어떤 기획이라도 가능해야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다고 믿었다. 기존에는 기획자의 주도하에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구조였다. 그래서 다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정해진 주제, 정해진 이야기를 탈피하고 시민의 개인적인 취향을 아우를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찾아 헤맸다. 사실 이렇게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시민이어야 하고, 관리자는 최소한의 개입만 해야 한다는 이상적인 구조로 인해 우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발적인 시민으로 구성된다는 것이 앞으로 생활문화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매일 밤낮으로 끝없는 질문을 던졌다.

“심의자의 개입 없이 선정할 방법이 없을까?”
“지원금도 펀딩으로 가능할 수 없을까?”
“매일매일 선정할 수 없을까?”
“누구나, 언제든지 접할 수 있는 생활문화 플랫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원 규모도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될까?”

이 치열한 고민과 질문의 끝에 홈페이지도 개편하면서 드디어 우리가 주최하는 “우주인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우주인 프로젝트”의 시작
고심 끝에 ‘우주인 프로젝트’는 많은 제한 조건을 풀었다. 시민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서류를 최소화했다. 또한, 기획실행을 인천에서 하는 조건이라면 인천 뿐 아니라 타 도시 시민, 심지어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 대상자를 확대했다. 예산 작성에 대한 별다른 형식도 두지 않았다. 오직 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좋다는 폭넓은 모집이 시작되었다. 이런 열린 구조를 통해 이 사업의 의미와 취지를 이해하는 멋진 기획이 단 한 건이라도 실현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정말 생활문화 본질에 맞는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과 흥분감이 함께 했다. 

그렇게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원서류를 기다렸다.
“이것도 되나요?” “저도 가능하나요?”
기다리면서 가장 많이 받은 종류의 문의 전화이다. 처음에는 예상과 다르게 오히려 다양한 범위,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 오히려 지원자를 당혹스럽게 했던 것 같다. 이러한 자율성에 지원자 역시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처음 접수된 서류에는 재미있고 웃음이 나는 기획, 실현할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기획, 그리고 뿌듯한 마음에 미소가 나오는 기획까지 정말 다양하고 기발한 기획이 담겨있었다.
그중 우주인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방향에 맞는 지원자를 마주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동안 심의를 거쳤다. 심의위원은 먼저 기존 지원사업을 고려해 우주인에서만 가능한 기획을 간추렸고, 시민들의 열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게 정말 구현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 기획, 신청금액이 단 40만 원인 기획, 기획서 작성 방법을 몰라서 두 줄만으로 내용설명을 끝낸 가정주부의 기획까지, 우주인에서만 선정될 수 있는 기획이 모였다.

기획에 선정된 시민은 사실 전업 예술가가 아니라 본업이 따로 있는 분들이었기에 진행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예산 기획부터 집행과 정산까지 쉬운 과정 하나 없는 진행이었지만 지원자의 애초 기획의도와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밤낮없는 통화와 질문에도 열과 성의를 다했다. 우리도 지원자도 처음인 ‘우주인 프로젝트’를 통해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배워가며 성장해나갔다.

▶ “우주인 프로젝트”를 통해 곳곳에 퍼진 생활문화의 씨앗
작년 한 해 동안 시행된 모든 ‘우주인 프로젝트’가 의미 있었지만, 특히 두 기획이 가장 기억에 남아 소개하려 한다.

김태오 씨는 평범한 아빠이자 공학을 전공한 일반 회사원이다. 오리엔테이션 날 김태오 씨는 “외국에서 평상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버스나 전철을 기다릴 때 책 일부분을 자판기처럼 뽑는 기계를 보았어요. 우리나라에도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신청했습니다.”라며 기획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처음에는 몇 군데의 정류장에 기계를 설치하는 기획이었지만, 우선 시범적으로 생활문화센터에 설치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회사원이 이 일만 매달려서 할 수도 없었고, 기계도 생각대로 잘 만들어지지 않는 실패가 거듭되었다. 결국, 우리는 예상보다 2개월이나 늦게 김태오 씨의 ‘조각 글 자판기’를 만날 수 있었고, 고생한 만큼 결과는 값졌다. 칠통마당에 들어와 설치되는 첫날,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몇십번을 눌러보았는지 모르겠다.

이날 김태오 씨는 “인천문화재단을 사실 몰랐어요. 아내가 우주인 프로젝트 포스터를 보여주어서 알게 되었어요. 고생은 했지만 내가 시민들을 위해 재미도 줄 수 있고, 책의 좋은 내용을 담아낸 조각 글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쁘네요. 과정 자체도 너무 즐겁고 의미 있었어요. 저를 믿고 기다려주고 실현할 수 있게 해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함께 남기셨다.

이은혜 씨는 경기도 이천에 살면서 간호사를 준비하던 학생으로 우주인 프로젝트에서 책을 만들고 싶다고 신청했다. 단순하게 책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서전을 만들며 나 자신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기획이었다. 선정된 후 이은혜 씨는 자신이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 사람을 모집했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는 생각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이라 낙오자도 생겼고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많이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기운 없는 목소리로 “저 어떻게 해요 사람들이 잘 안 따라 와줘요.”라며 힘들어했지만, 곧 다시 기운 내서 모임을 가졌고 꿋꿋하게 원고를 써 나갔다. 그렇게 담당자인 나와 가장 많이 통화했던 은혜 씨는 처음 계획과 많이 바뀌긴 했지만 끝내 완성된 몇 권의 책을 가지고 왔다. 순수한 마음과 열정이 가득했던 기획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은혜 씨는 나에게 “선생님 덕분에 할 수 있었어요! 간호사 시험 치고 연락할게요. 공부하느라 지쳤는데 덕분에 원동력이 생겼어요.”라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그 후 2018년 4월 우주인 공모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사람들과 함께 먹방을 찍어 아프리카 방송 활동을 하고 싶다는 제안서에 이은혜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간호사가 되어서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일하며,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이 사람들도 일반 시민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방송이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소통을 도와주고 싶다는 기획이었다. 이은혜 씨의 이 두 번째 기획은 심의를 거쳐 한 번 더 선정되었다. 은혜 씨는 “감사해요! 우주인 프로젝트 아니면 못 했을 거예요. 환자분들도 생활문화로 삶을 즐길 수 있고 조금만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면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한데, 제가 도와주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어서 기뻐요!” 설렘 가득한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서까지 전해져 왔다.
시민의 삶에서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것. 그것을 통해 삶의 행복감이 더 해지는 것. 어쩌면 이것이 생활문화가 가진 힘이 아닐까.

▶ 2018년, 올해도 ‘우주인 프로젝트’는 시민과 함께!
우주인 프로젝트를 위해 했던 수많은 질문의 답은 오직 하나였다.
생활문화를 시민들의 손에서 꽃피우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7년 우주인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인은 앞으로 생활 속 모든 생각을 존중하기 위해 2018년에는 한 번이 아닌 4월~10월까지 월 1회씩 공모가 진행된다. 접수는 ‘우주인 프로젝트’가 생활문화의 새로운 플랫폼을 여는 창구가 되기 위해 항시 진행한다.
시민들이 주최하고 주인이 되어 활동하는 생활문화가 가장 필요한 기본은 담당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과 사업의 가이드라인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으로도 쉬운 과정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중심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나아간다면 분명 생활문화의 꽃이 모두에게 만개할 것이다.

 

글/사진
‘우주인’ 프로젝트 담당자 손유민




인천아트플랫폼의 미래를 그리다.

신임 인천아트플랫폼 이재언 관장 인터뷰

4월 초, 인천 아트플랫폼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신임 관장으로 임명된 이재언 관장이다. 평창비엔날레 예술감독, 동아시티미술관 학예실장, 선갤러리 디렉터, 도시 미학연구소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온 그가 인천 아트플랫폼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인천문화통신 3.0은 인천아트플랫폼 2016년 입주 작가로 참여했던 채은영 큐레이터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만들어 온 두 사람이 개관 10주년을 앞둔 인천아트플랫폼의 지난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지역 예술계와 시민들이 관장님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이하 IAP) 관장에 지원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1984년 교직 생활로 인천과 인연을 맺었는데, 교직을 떠난 후 주로 서울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에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인천에서 계속 교직을 맡았고, 강화도에서 거주하면서 계속 인천 지역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천에 오랜 시간 살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일을 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 신임 관장 공모를 보고, 제 경험을 살려 IAP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0여 년 전 플랫폼을 기관 명칭으로 사용한 것에서 인천 시각 예술의 의미 있는 거점 공간으로써 미래가 밝다고 느낀 것이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지요.

▶ 내년이면 IAP가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데요 그동안 IAP 활동에서 의미 있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게본다면, 인큐베이팅 역할은 성공적이었다고 봐요. 레지던시 기간 동안 이곳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IAP가 생김으로써 개항장 문화지구에 여러 문화 기관, 단체, 공간 등이 생겨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얼마전 근처에서 우연히 어느 작가를 만났는데, 최근 인천에 작업실을 마련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여러 작가나 관계자들이 IAP 거주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이런저런 관계를 만들고 주변에 모여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 그런데도, 아쉬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제까지 IAP의 활동은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작가들이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점 경제적인 뒷받침에 대한 중요도가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프로모션이 가장 아쉬운 부분 같아요. 단순히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와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가능하다면, 국내외 아트페어에 IAP 작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입주 연구자를 큐레이터와 비평가 이외에 프로모션 할 수 있는 전문가들도 입주할 수 있도록 구성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러한 활동들이 향후 인천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 프로모션이라는 말이 아트페어와 관련된 홍보와 마케팅쪽으로만 생각할수 있을거 같은데요. 작가들의 작업과 활동이 다양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공공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IAP에도 지역 연고가 있는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가 있는데, 한쪽에만 비중을 두긴 어렵겠지요. 공공 기관이 주도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 많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지역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날 부분에 대한 정책 제안도 필요할 것이고요. 무엇보다 인천에도 시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외부 행사와 움직임에 대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단순히 ‘시장’으로만 볼 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고, 아트페어를 미술계 행사로만 보는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역 정책, 행정, 교육계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지식이 경제적 가치를 갖는 시대가 되었잖아요. 작가들의 지적 재산권과 같은 분야도 프로모션이 많이 필요하겠지요.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되는 기반이 되면 좋겠지만, 그 외에 원작을 다양한 제품이나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겠지요. 그런 경로나 활동이 활발해지면, 작가들이 지역에서의 활동에 좀 더 의미가 생길 것이고요. 그런 방법에 지역 안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다각적 프로모션에서 IAP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어요.

▶ 아무래도 지역 시각예술 인프라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IAP에 대한 지역 미술계의 기대와 우려가 있는데, 지역 미술계에서 IAP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IAP가 처음 생겼을 때와 달리 요즘엔 작업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안 나올 정도로 지자체에서 레지던시가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제는 지역 중심의 운영으로 조금씩 변화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지역 작가와 교류를 하며 창작과 기획의 구심점이 되면서 원래 설립 취지를 지역과 관계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폐쇄적으로 지역 작가만 모여 있는 것은 아니라, 지역 내외의 교류는 여전히 필요하죠. 다만, 좀 더 지역 작가가 주축이 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해야 하고 프로모션 방향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 프로모션의 대상에 시민도 포함될 수 있겠지요. 시민 향유에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계신가요?
미술의 유통에 시민 향유는 중요한 부분이긴 한데, 오랜 학습과 경험으로 교양과 문화로 가야겠지만 참 쉽지 않지요. 저는 작가들의 작업 세계와 활동도 매우 중요하고 존중하지만, 시민들의 눈높이를 무시하면서 시민들의 수준이 올라오길 바라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그래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예술 콘텐츠가 공급되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연스럽게 높은 단계까지 예술을 찾게 될 것으로 생각해요. 이러한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굉장히 고민해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고, 시민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 데 역점을 두고 싶어요.

예를 들어, 막연한 미술 시장이나 구매 관련한 이야기보단 실제 시민들이 여유가 된다면 정말 그림을 갖고 싶은지 기본 데이터 같은 것도 만들어 시민들의 수요나 요구 사항을 도출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지역 미술계에 관한 여러 지표나 통계가 부족한데, IAP가 수행하는 사업에서 그러한 부분에 관심을 두고 기초를 만들면 작가나 기획자들 그리고 지역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 올해 사업은 전임 관장님께서 작년에 결정된 부분이 많을 텐데, 올해와 내년 계획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가요?
지금은 이미 작년에 계획한 사업을 수행하는 단계라 많이 바꾸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올해 추진 중인 행사를 하면서, 시민에게 좀 더 다가가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어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큰 틀에서 사업을 바꾸기보단,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효과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있고 내년에 본격적인 프로모션 사업을 위한 준비 정도는 추진해보려 합니다. 내년은 10주년이니까 ‘홈커밍데이’를 준비해 그동안 IAP에 입주했던 많은 작가와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볼까 해요. 단순히 모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간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같이 전시도 하고, 흩어졌던 네트워크를 재규합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진행 채은영 (독립 큐레이터)
사진 김혜나
편집 이진솔




2018년 인천문화재단 주요 사업을 소개합니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의 문화예술을 풍요롭게 가꾸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과 기획사업, 교육사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문화시설로는 한국근대문학관, 인천역사문화센터, 인천아트플랫폼, 트라이보울,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인천공연연습공간, 우리미술관이 있습니다. 2018년에는 생활문화 지원 확대, 문화예술교육확대, 인천형 예술인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시민과 예술가와 더욱 가까이에서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정책 플랫폼, 인천문화포럼
인천문화재단은 문화정책 민관거버넌스인 인천문화포럼을 2017년 출범하였습니다. 인천문화포럼은 인천시 문화주권 사업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논의하고, 인천 현안에 맞는 문화정책을 발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5개 분과(문화정책·콘텐츠개발, 생활문화, 청년문화, 문화가치확산, 문화환경·국제교류)로 시민 및 유관기관 전문가 104명이 참여해 총 40회 이상 포럼 및 회의를 진행하였고, 16개 신규사업을 제안했으며 이 중 5개 사업 예산이 반영되었습니다. 2018년 인천문화포럼은 6개 분과(문화정책, 문화교류, 문화활동, 문화환경, 문화소통, 청년문화)로 확대·운영할 예정이며, 분과회의, 의제발굴 컨퍼런스, 네트워킹 워크숍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과 정책 사업 제안을 지자체에 전달하여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인천문화예술 현장과 함께하는 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사업
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사업은 지역의 예비문화예술기획자 양성과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예비기획자는 지역 선배 기획자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하여 구체적인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2017년에는 18명의 수료생이 배출되었습니다. 이들은 전시, 공연, 생활문화 등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2018년에는 인천의 문화기획공간을 탐색하는 과정이 추가되어 교육생이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심화교육 및 워크숍 과정을 통해 지역문화전문인력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하여 수료생들이 향후 현장에서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을 실어주고자 합니다.

기획경영본부장 정재우

 

인천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체계 확대
인천에서 활동하는 청년, 중견, 원로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수요자 맞춤형 지원제도를 확대합니다. 원로예술인에 대한 지원예산을 늘리는 한편, 청년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진작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합니다. 또한, 중견 예술인과 전문 예술단체의 창작 활동을 기획부터 실행까지 다년간 지원하는 새로운 지원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렇듯 확대된 창작지원과 더불어 소극장 지원, 문화예술 연구모임 지원, 예술단체 컨설팅, 미술품 구입 등 다양한 지원제도의 운영을 통해 인천 예술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생활 속 시민 문화활동 진흥
인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문화 진흥사업을 확대합니다. 인천 군·구에 설립된 생활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모델을 발굴할 계획입니다.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예술 장르 특화형 예술동아리 지원예산을 중앙정부로부터 확보하였습니다. 또한, 시민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문화활동으로 실현하는 우·주·인(우리가, 주최한다, 인천에서) 프로젝트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입니다. 인천시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문화활동을 쉽게 누리는 문화환경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문화사업본부장 허은광

 

인천음악플랫폼 자료 구축
인천음악플랫폼은 ‘아시아 음악도시 중심 – 인천’ 구현을 위해 음악을 매개로 한 시스템, 공간, 콘텐츠 종합채널입니다. 인천의 다양한 음악자산의 체계적인 아카이빙(archiving) 구현을 위해 인천음악자료관 자문위원단을 구성·운영하고, 자료 수집의 과학적 접근을 시도합니다. 자료 조사, 연구, 구축이라는 일련의 작업과 더불어 기획전시를 시행함으로써 시민들과 함께 자료 공유의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인천개항장예술축제
10월, 인천개항장예술축제(가칭)가 시민들에게 새롭게 찾아 갑니다. 인천개항장예술축제(가칭)는 인천 개항장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극대화한 시민참여형 예술축제입니다. 음악과 무용을 중심으로 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시간과 공간을 직조시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대적 미적 고찰을 통해 인천 대표 축제로 승화시키고자 합니다.

트라이보울 초이스
공간 운영만큼이나 내실 있는 콘텐츠 구축은 극장의 핵심 가치입니다. 극장 프로그래밍과 지역예술활성화라는 목적을 두고 있는 ‘트라이보울 초이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술가 및 예술단체들은 트라이보울의 전시 공간, 야외광장, 공연장에서 창작의 기회를 마음껏 펼칠 수 있습니다.

개항장플랫폼준비본부장 이주영

 

한국근대문학관

문학관 기획전시관 오픈
2018년 한국근대문학관은 기획전시관 오픈 기념으로 인천을 주제로 특별한 전시를 준비 중입니다. 한국문학에서 과연 인천은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그렇게 해서 인천은 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어떤 도시로 비춰져 왔는지를 돌아보는 전시입니다. 하나의 도시를 주제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전시와 연계하는 아주 독특하고 특별한 기획입니다. 인천문화재단 청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이후 2018년 하반기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문학관 강좌 및 작가와의 만남
한국근대문학관 ‘문학이 있는 저녁’은 이미 문학관 교양 강좌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에는 현대문학 특강으로 한국문학 작품 가운데에서 화제작을 엄선해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 하며, 세계문학 특강 역시 작년에 이어 노벨 문학상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문인과 직접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올해도 마련하였습니다. 2017년에 소설가를 초청했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인천과 연고가 있는 시인들을 초청해서 시민들이 이들과 편하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한국근대문학관 관장 이현식

 

인천역사문화센터

2018년 1월 인천역사문화센터로 이름을 바꾼 센터는 강화를 포함한 인천광역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중장기 연구조사 계획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고려 건국 1100년 기념 학술회의 및 시민 강좌 활성화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이하는 올해 ‘고려왕조’와 관련한 국내·국제학술회의를 4월 28일 송도컨벤시아에서 경기문화재단, 한국역사연구회와, 11월 초에는 경기문화재단, 한국중세사학회와 함께 공동 개최합니다.

시민 참가 강좌프로그램인 인천역사시민대학도 고려왕조를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인천에서는 5월 8일부터 6월 26일까지 매주 화요일에 인천대학교 사범대학과 함께 고려대장경, 금속활자, 고려 종이 등을 주제로 한 “시대를 빛낸 고려 명품 7선”을, 강화에서는 5월 3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에 강화도서관과 함께 “고려 건국 1100년, 고려는 어떤 나라였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합니다. 

강화해양관방유적 세계유산 등재 지속 추진
강화해양관방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해 2015년부터 진행해 온 돈대 정밀실측조사도 계속됩니다. 올해는 덕진, 북일곶, 선수돈대를 진행하며, 3년간 진행한 정밀실측조사의 내용을 분석한 학술총서도 발간할 예정입니다.

인천광역시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 중장기 계획 수립
인천광역시의 문화재 정책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담을『인천광역시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 종합발전계획연구』를 통해서는 관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반영한 문화유산 종합계획을 세울 예정입니다. 센터는 전문가와 시민의 목소리를 인천광역시의 문화재 정책에 담아내기 위해 성실한 기획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인천역사문화센터장 김락기

 

인천아트플랫폼

시민과 소통하는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인천아트플랫폼은 2009년 인천광역시가 원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해안동 일대의 근대 개항기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조성한 예술가 창작공간입니다. 2018년 3월, 4개국(한국,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이집트)의 시각, 공연, 연구․평론 예술가 26팀(33명)이 입주하였습니다. 9기 입주 작가는 인천의 역사, 사회, 지리, 문화 등의 쟁점을 연구하는 ‘리서치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창작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동시대 현대 예술의 흐름 속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들은 실험적이고 다양한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창작활동을 시도하고 오픈스튜디오, 기획공연, 기획전시, 교육프로그램, 결과보고전 등 입주작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들을 준비 중입니다.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 운영
다가오는 봄, 인천아트플랫폼의 전시장, 공연장, 야외공간은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로 분주할 예정입니다. B동 전시장과 창고갤러리 그리고 윈도우 갤러리에서는 입주작가와 다양한 예술가들의 회화, 설치, 조각, 영상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가 계획되어 있고, 10월부터 12월은 모든 스튜디오가 전시장과 예술 체험장으로 변신하는 ‘오픈스튜디오’와 ‘결과보고전’이 열릴 예정입니다.공연장에서는 ‘플랫폼 초이스’, ‘IAP 콜라보스테이지’, ‘IAP 기획공연’과 함께 재즈, 국악, 클래식, 연극, 무용 공연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디아스포라 영화제’, ‘건축문화제’, ‘플랫폼 시장(아트마켓)’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제교류사업 확대
공모를 통해 선정된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이집트 작가가 인천에 입주하여 활발한 예술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는 일본(요코하마 뱅크아트1929)과 인도(산스크리티 재단)와의 교류사업이 2년째 되는 해입니다. 2017년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각 도시와 인천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전시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를 인천에 초청하여 도시가 가진 문화·역사·사회적 컨텐츠를 리서치하고 전시화 하는 작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팀장 양종남




청년예술가, 연대를 모색하다

<바로 그 지원>의 3년

2015년에 시작한 인천문화재단의 청년예술가발굴지원사업 <바로 그 지원>이 2018년에는 4년째를 맞는다. 이 지면을 통해 <바로 그 지원>이 지향하는 가치와 지난 3년 동안의 경과를 짧게나마 살펴보도록 하겠다. 보통 <바로 그 지원>으로 알려진 이 청년예술가를 위한 지원사업은 처음 시작할 때 신선한 사고의 전환과 톡톡 튀는 사업 진행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이야 청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중앙정부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에서 경쟁하듯 속속 내놓고 있지만, 예술계로 특화시켜 봐도 2015년 이전에는 청년예술가를 위한 지원은 거의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국의 많은 광역문화재단처럼 인천문화재단 역시 청년예술가를 위한 효과적인 지원방식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어 왔다. 특히 흔히 1년에 1~2차례 시행하는 ‘예술표현활동’으로 불리는 장르별 선정과 지원이라는 방식이 놓치는 부분에 주목하였다. 여기서 ‘놓치는 부분’이란 장르별로 선정과 지원이 이루어지다 보니 그 경쟁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청년예술가들에 대한 지원 방식이었다. 물론 원로예술가들에 대한 지원 역시 중요한 화두로 여겨졌으나, 그보다 훨씬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면에서 취약한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되던 시기였다.

그렇다면 청년예술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사업의 모델을 만드는 일이 남게 되었다. 그동안 수도 없이 진행되었던 ‘지원사업’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다시 말하자면 지원사업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통해 선정과 탈락이라는 구도를 띨 수밖에 없고, 새로 시작하는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지원사업도 그 한계를 지니지만, 그 구조 속에 위치한 청년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지점을 찾아야만 했다. 이제 막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생존과 동시에 예술적 성장을 원하는 청년예술가들에게는 같은 고민의 과정에 놓인 동료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따라서 비슷한 환경에서 각자도생하는 청년예술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프로젝트를 보며 일체감을 형성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였다. 즉, 청년예술가들이 서로를 경쟁 대상이 아닌 동료로서 의식을 형성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 지향의 목표였고, 그것이 큰 틀에서 연대로 나아가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그러한 취지에서 이 지원사업의 이름은 <바로 그 지원>으로 결정되었다. 바로 청년예술가들에게 필요한 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네이밍이었다고 자평한다. 

청년예술가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었던 또 하나의 요소는 대학의 제도권 교육에서 제시하지 못했던 지역에 대한 정보 제공이었다. 알다시피 <바로 그 지원>은 인천 출신 청년예술가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출생지가 어느 곳이든, 현재 어떤 지역에서 활동을 하든 문제 삼지 않았다. 다만 그 해가 끝나기 전에 인천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면 족했다. 이때 필연적으로 따르는 문제가 지역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청년예술가들에게 단기간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인천지역 구석구석을 탐색하도록 한다는 것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자칫 가혹해 보일 수도 있었다. 이것을 보완하도록 한 것이 ‘프로그래머 제도’의 운영이었다. 처음 듣는 분들에게는 다소 생소해 보일 수 있는 이 제도는 ‘멘토-멘티’ 제도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인천지역을 비롯, 다양한 장르의 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격의 청년예술가들이 지원신청 단계에서부터 멘토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모델이었다. <바로 그 지원>이 다른 지원사업과 차별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단순히 심의를 통해 선정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지원신청부터 프로젝트 발표와 수행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동료 청년예술가가 함께하는 새로운 지원사업의 형태를 제안했다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는 6~8명 규모의 풀(pool)로 운영되었고, 기획회의를 통해 적합한 청년예술가와 매칭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바로 그 지원> 전체를 통틀어 보더라도 지원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분이 프로그래머와의 협업과 그로 인한 네트워크 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로그래머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청년예술가는 자연스럽게 인천의 정서와 특성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으며, 이는 인천의 특성을 반영하는 개별 프로젝트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는 <바로 그 지원>이 성취한 보이지 않는 결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역성을 강화하면서도 지역색을 탈피하는 전략이 성공한 케이스로 읽힐 만한 대목이다. 

매년 이렇듯 상반기의 준비 과정을 거쳐(사업의 형태와 진행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수많은 기획회의를 거쳤다) 하반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바로 그 지원> 프리젠테이션이 열렸다. 주로 인천아트플랫폼 공연장에서 열린 이 발표의 장에는 모든 구성원-지원자(단체), 프로그래머, 심의위원, 일반 관객, 재단 관계자-이 모여 지원자의 5분에 걸친 발표를 듣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거나 질문과 응답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지원자들은 다른 동료 청년예술가의 고민과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때로는 박수를 쳐 주는 장면이 빈번하게 연출되었다. 이때 중요한 요소는 다소 긴장감이 흐를 수 있는 장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주는 행사 진행상의 유연함이었다. 접수순서대로 발표가 진행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추첨을 하게 한다든지, 정해진 발표시간이 지나면 우스꽝스러운 소리나 효과가 나게 한다든지, 모든 발표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겸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든지 하는 것은 모두 경쟁에서 오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소통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그 지원>은 심의도 열린 방식을 지향하였다. 심의위원들만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머와 지원자 모두가 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자를 뽑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이처럼 <바로 그 지원>은 과정 자체가 하나의 흥겨운 이벤트이자 서로를 응원하고 용기를 얻는 살아있는 네트워킹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바로 그 지원>은 현재 또 다른 선택을 요청 받고 있는 시점에 서 있다. 아무리 신선해 보이는 정책과 프로그램도 새로운 시대의 요구 앞에서는 그 시효를 다할 수밖에 없다. 예술계, 그 중에서도 청년예술가를 둘러싼 지원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고, 청년예술가의 눈도 과거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소액다건을 지향하는 <바로 그 지원>의 본래 취지부터 지원방식의 적절성까지 원점에서 다시 심각한 문제의식을 동반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년예술가 지원사업의 공과를 분석하여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진전된 형태의 청년예술가 발굴지원사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청년이 우리의 미래라면 그 청년을 지원하는 태도와 방식 또한 끊임없이 미래에 시선을 두고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 /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팀 박석태




인천 곳곳에서 꽃피는 예술 공간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에서 다양한 문화공간들을 운영하고 있다. 트라이보울에서 열렸던 재즈페스티벌(관련 소개 기사 링크 ▶)에 대한 소개에 이어, 이번 기획으로는 공연예술연습공간, 우리미술관을 소개한다.

part 1. 도화동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네온사인이 즐비한 주안역의 번화가를 지나 제물포역으로 향하는 인근, 낡은 건물들과 간판들로 옛 정취를 보이는 도화동 언저리에는 인천 공연예술인들의 보금자리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이 위치해 있다. 1970년에 건축되어 높은 지대의 가구들에게 필요한 물을 펌프로 끌어 올려주던 역할을 하던 상수도 가압펌프장이었다. 상수도 시설이 보편화 되면서 본래의 그 기능이 없어지고 오랫동안 창고로만 쓰이고 있던 공간을 지난해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새 단장을 마치고 인천문화재단의 운영아래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연습공간은 공연연습을 위한 대(大)연습실(172.0㎡), 중(中)연습실(80.6㎡)와 대본 연습 등을 위해 마련된 리딩룸 및 각 공간을 사용하는 예술가 및 단체들의 열린 커뮤니티를 구성하고자 마련된 다목적실 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예술단체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연예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간의 운영목적이다.

이러한 운영목적아래 연습공간은 전문 공연예술 단체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연습공간을 저렴한 이용료로 제공하기 위한 정기, 수시 대관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자체적으로 기획사업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지원과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간접적 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계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희곡 낭독 프로그램>은 개강 이후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수강자들의 만족도와 호응도가 높다. 희곡 낭독 프로그램 수업은 연습공간을 많이 이용했던 전문예술단체의 예술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2018년 진행을 계획하고 있는 신규 기획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현재 이용객 및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돋보이는 협력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짧은 시간 안에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연습공간을 찾아오는 예술인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연습공간을 자주 이용하는 한 예술인은 “공간이 연습하기에 최적화 되어있어 주변 아티스트들에게 소개를 많이 한다. 지금 공간을 이용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을 통해 점차적으로 입소문이 날 것” 이라며, “저녁 타임에는 신청자가 많아 머뭇거리면 연습실을 놓칠 수도 있어서 수시대관 신청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예술가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 다양한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습공간을 매개로 살아있는 토론이 가능한 커뮤니티 장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자 과제이다. 단체, 장르, 세대를 불문하고 예술로 소통하는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과거 삶의 필수적인 식수를 공급하는 펌프장에서 문화예술의 꽃에 물을 주는 창작공간으로 변신한 만큼 좋은 공간과 예술가들의 열정적 참여가 만들어 낼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part 2. 우리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
인천 만석동에 위치한 우리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한 2015년도 <작은 미술관 조성 운영사업> 공모를 통해 조성된 공간으로, 인천광역시 동구청에서 만석동의 공가(空家)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공공문화시설이다. 또한 2016년부터는 레지던시(곳방)와 스튜디오(공동창고)로 운영하여 입주작가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미술관은 공동체적 삶을 토대로 인천의 지역성과 예술성을 가진, 모두에게 열려있는 사랑방으로서의 작은 미술관을 지향한다. 

곳방 레지던시와 스튜디오는 예술가의 창조적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창작의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창작 공간으로 마련되었다. 곳방(레지던시)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로 현재 기본 생활이 가능한 침실과 주방,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튜디오(공동창고)는 작고 아담한 공간으로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주민들이 오가며 작가의 활동을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우리미술관의 입주작가 선발은 공모로 진행된다. 우리미술관 운영과 지향점이 맞는 작가/팀을 우리미술관 입주 작가로 선정하는데, 입주 작가는 전시 공간인 만석동 우리미술관을 중심으로 거주공간인 곳방(레지던시)과 스튜디오(공동 창고)를 예술 활동의 근거로 삼게 된다. 예술 활동을 통하여, 작가는 항구 도시 인천의 대표적인 피난민/이농민 마을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이곳에서 지역의 역사, 삶의 이야기를 공부하고, 인천 원도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016년 입주작가인 김재민이는 입주 기간에 지역의 활동가와 기관들을 방문하여 만석동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활동들을 살펴보며, 한편으로는 주민들과 함께 밑반찬을 만드는 반에 들어가 삶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음식을 나누며 주민들과 함께 할 작업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2016년 12월 <시스터 액트 코리아 (Sister Act Korea)> 영상작품을 제작하여 결과발표회에서 전시하였다.

2017년에는 프로젝트팀‘잠복자들’이 우리미술관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잠복자들은 주민들로부터 배우는 자세로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 지역 삶의 지혜를 토대로 한 대안적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잠복자들’은 평생교육원의 형식을 이용한다. 밑반찬, 가드닝, 피아노 등을 매개로 주민과 교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예술작업을 이어간다. 워크숍, 레슨, 음악 발표회, 소셜다이닝 등이 가능하며 주민을 강사로 초빙하거나, 작가가 워크숍을 주도하고, 강사나 주도자가 없이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거나 참여하는 형태의 프로그램 등으로 입주작가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실제 주민센터나 평생교육원의 역할을 차용하는 동시에 작가와 주민의 교류가 가능하게 해주는 매개이며, 작가는 이를 통해 작업에 필요한 요소를 얻거나 이 자체를 작업으로 삼으며, 기존의 시선에서 가치를 조명받지 못한 삶으로 부터의 실천적 예술을 찾아내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문화예술교육으로 꿈꾸다’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지역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천광역시로부터 지정받아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광역 단위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입니다.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의 허브로서 지역밀착형 문화예술교육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해 다채로운 인천의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다양하게, 더 재미있게, 더 깊게’ 학교문화예술교육
학교문화예술교육에서는 공교육 내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지속가능한 인천형 학교문화예술교육 모델 발굴을 목표로 합니다.
자유학기제 협력사업은 2016년 본격적으로 시행된 중등 자유학기제 시간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활용해보고자 만들어진 사업입니다. 2017년에는 동암중, 석남중, 선학중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자유학기제 협력사업은 고전 명작을 주제로 학생들이 책 1권을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예술통합교과 지원사업은 문화예술교육을 핵심교과와 연계하여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업으로, 초등 프로그램은 5학년 사회(역사)를 무용+연극+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구려 벽화, 고려 삼강청자 등을 역할극과 미술 수업 등으로 재구성하여 교과 시간 내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프로그램에서는 현덕의 단편 소설 ‘하늘을 맑건만’을 T.I.E(Theater In Education)로 재구성하여 공연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단순 공연이 아닌 학생들이 공연 내에 적극 참여하게 하여 프로그램의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입니다.
교사 전달연수는 문화예술교육선배교사들이 동료, 후배교사들에게 공유하고 안내하는 연수사업입니다. 이 연수는 기존의 교사연수와는 달리 3~4차시로 운영되며 연수받은 내용을 자신의 학급에서 실행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업의 피드백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추후에는 교육청과 연계하여 교사들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문화예술교육 연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하늬바람’ 사회문화예술교육
2017년 새로 시작한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은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기회 확대와 인천시민들의 인문예술분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사업입니다. 기존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시작한 사업으로 다양한 강좌와 특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 특강인 가수 하림의 ‘여행일기’를 시작으로 1, 2차 시민대상 강좌 12개를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문화예술’,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따라잡기’ 등 새롭고 유익한 시간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시민대상 강좌를 제외하고도 예술교육 관련 매개자를 위한 프로그램, 미래의 교사들을 위한 경인교대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그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지역 밀착형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사업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자생적인 문화예술교육 모델을 발굴하고 학습자-커뮤니티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개발,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교육 운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단체들이 문화예술교육 전문성을 지닌 민간 거점단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사업은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와 청소년 창의·인성 교육의 중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아동·청소년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건강한 여가문화 조성 및 인성교육, 공동체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주말 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전문 기관·단체가 참여하여 콘텐츠를 개발·운영하도록 지원하여 청소년 창의·인성 교육 기회 확대 및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일반공모 외에 문화예술교육 캠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축제 등을 기획, 운영해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시민들과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 시민대상 강좌 1차 (10월~11월,신청마감)

연번 강의명 강사 운영일시
1 문화의 길 총서 저자 특강 자체기획강좌 강제윤 외 7인 10/16~12/4(매주 월요일 저녁 7시~9시, 총 8회)
2 반려동물과 문화예술 채은영 외 2인 10/17~12/5(매주 화요일 저녁 7시~9시, 총 7회)
3 예술로 토닥토닥 <즉흥연극 워크샵> 마뇨, 오정 11/2~11/23(매주 목요일 저녁 7시~9시, 총 4회)
4 맛의 말, 말의 맛_우리 음식의 언어 한성우 10/12~11/30(매주 목요일 저녁 7시~9시, 총 8회)
5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따라잡기 배영수 10/13~12/1(매주 금요일 저녁 7시~9시, 총 8회)
6 사진을 이해하는 8가지 시선
(인천사진아카이브연구소 공동기획)
공동기획강좌 이영욱 10/20~12/8(매주 금요일 저녁 7시~9시, 총 8회)
7 다양성과 공생으로 읽는 섬 이야기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 공동기획)
이세기 외 7인 10/10~11/28(매주 화요일 오후 2시~4시, 총 8회)

 

※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 시민대상 강좌 2차 (11월~12월, 신청진행 중)
※ 참가신청 링크 바로가기 ▶

연번 강의명 강사 운영일시
8 그림책 마음 성장 학교
-나를 발견하는 시간
자체기획강좌 김영아 외 2인 11/1~12/20(매주 수요일 오전 10시~12시, 총 8회)
9 나의 인생 유물 찾기-조선왕실유물편 전재신 11/1~12/6(매주 수요일 오후 2시30분~4시30분, 총 6회)
10 만화인문학_만화로 보는 세상,
세상 속의 만화
한상정 11/2~12/7(매주 목요일 저녁 7시~9시, 총 7회)
11 알고 보면 꽤나 쉬운 클래식
(i-신포니에타 공동기획)
공동기획강좌 조화현
(I-신포니에타)
11/1~11/29(매주 수요일 저녁 7시~9시, 총 5회)
12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여행가자!
– 의, 식, 주 그리고 이젠 여행으로 살아
가기 (여행인문학도서관 길위의 꿈 공동기획)
김물길 외 5인 11/8~12/20(매주 수요일 오후 7시~9시, 총 7회)
※2회차는 11월 16일(목)

 

‘한 걸음 더 가까이’ 협력 체계 구축
문화예술교육 기본법(2011년 재정)에는 지역마다 문화예술교육 지원협의회를 운영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지원협의회의 운영을 지원하고, 별도의 실무협의회를 조직해 협력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의 협력사업과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등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매년마다 결과자료집을 통해 한 해의 센터 사업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 외에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볼 수 있도록 수집, 공유하고 있습니다. 2016년 홈페이지 리모델링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쉽게 접속 가능하여 편의성을 높였으며,
SNS(바로가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이제 10년이 넘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문화예술교육 예산은 크게 증가했으며, 중요성 역시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요성이 커진 만큼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역할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과 지역 관계자 및 타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이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




의·식·주의 삶부터 진·선·미의 삶까지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든 문화와 예술을 직접 디자인하여 일상을 예술화하고, 인천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문화적으로 변화되는 과정과 그러한 구성원들의 공동체 구현 과정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정책의 관점이 국가에서 지역으로 국민 전체에서 개인으로 점차 변화해 왔다는 것을 느낍니다. 문화예술 정책 역시 문화계 전체를 위한 정책에서 예술을 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주체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해서 최근에는 생활문화라는 것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아직 모호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법적으로는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을 말한다.” 라고 되어있지만 여전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에 인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팀과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의 사업을 소개하면서 생활문화를 보다 쉽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로는 시민문화활동지원사업이 있습니다. 주민 및 예술가(혹은 문화예술단체) 간의 협력을 통해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한 사업입니다. 기획사업과 기획공모사업, 시민축제사업, 시민예술프로그램 사업,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사업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인천 시민들의 다양한 삶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무지개다리사업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시민 참여 및 직접 기획사업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여 전문 예술 무대에 서는 인천 왈츠 사업과 시민들이 일상의 삶을 문화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시민 직접기획사업인 우·주·인 사업이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문화 공간을 발굴하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도움을 주는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문화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이 있습니다. 문화누리카드 사업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업을 통해 재단은 인천 시민들이 보다 문화예술을 직접적이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들의 삶의 현장인 곳곳에 전문예술인들이 직접 찾아가 함께 호흡하는 찾아가는 문화활동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인천 시민이라면 누구나 원하시기만 하면 문화재단의 다양한 시민을 위한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을 체험, 향유, 공유, 창조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천의 공동체가 되살아나고, 인천이라는 지역이 의·식·주와 진·선·미를 동시에 아우르는 그러한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다양한 사업을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인천 해안동에 위치하고 있는 인천생활문화센터인 칠통마당으로 놀러오시면 됩니다. 생활문화를 보다 생활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인천에는 각 동네별로 생활문화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생활문화센터를 통해 위에서 말씀드린 의·식·주의 삶과 진·선·미의 삶의 향연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팀·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우현 고유섭 선생 발자취를 기리며…2017 우현상

인천이 낳은 한국 최초의 미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우현 고유섭(又玄 高裕燮)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우현 선생의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하여 인천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우현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2년간의 공적기간을 기반으로 제30회 우현학술상에 한국 근대의 미술시장과 수장가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 연구서인 『미술품 컬렉터들-한국의 근대 수장가와 수집의 문화사』의 김상엽 미술사학자를 선정하였다. 제11회 우현예술상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개인전 – L’Homme Debout(서있는 사람)>의 정현 작가를 선정하였다. 인천 태생인 정현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05),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 선정(2004)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소마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7 우현상 시상식은 오는 9월 27일(수) 오후2시, 인천아트플랫폼 A동 칠통마당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우현예술상 수상작인 정현 조각가의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개인전 – L’Homme Debout(서있는 사람)>에 대한 리뷰를 이번 호에 담았다. 

 

< 리뷰 >
서 있는 사람들 혹은 침묵의 메아리

루브르박물관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은 루이13세 시대에 재상을 지낸 리슐리외의 대저택이었으나 그가 죽은 후 루이 13세에게 기증되었고, 훗날 루이 14세가 루브르에서 이곳으로 옮겨왔기 때문에 왕궁으로 불리게 되었다. 건물의 주요공간은 프랑스 문화성의 여러 부서와 최고행정법원, 헌법재판소, 국립극장 등이 입주해 있지만 회랑을 따라 각종 상점과 카페, 갤러리가 도열해 있기 때문에 파리시민들에게도 친숙한 장소이다. 또한 이 건축물의 중정에는 다니엘 뷔랑의 장소특정적인 작품인 <두 개의 기둥>과 폴 부리의 분수조각이 설치되어 있어서 예술공간으로서 명성도 높다. 이 중정의 북쪽으로 길게 펼쳐진 정원에는 동시대 미술가들의 야외전시도 개최되고 있다.
작년 3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이 팔레 루아얄 정원에 정현의 <서 있는 사람>이 설치되었다. 정현의 전시는 5년 전부터 파리 이부(Ibu) 갤러리가 추진하였으나 역사적인 공간에 무거운 조각작품을 설치하는데 따른 프랑스 문화부와의 협의를 거치느라 계속 연기되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마침내 개막하기에 이르렀다. 면적이 2만㎡에 이르는 정원의 한 부분은 분수와 화단, 작은 정원조각이 여기저기 놓인 휴식공간이 있고 아케이드와 평행하여 좌우로 나무들이 도열한 중앙 공간에 침목으로 만든 47여점의 조각을 설치하니 보행로나 산책로로 사용되던 장소가 새로운 의미를 발산하는 공간으로 재맥락화된 느낌이 들었다. 철로에 놓였던 침목은 기차의 육중한 무게를 버팀은 물론 기름과 먼지 등 온갖 세월의 풍상을 받아들이고 견뎌내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인고(忍苦)와 함께 ‘날 것’의 싱싱함을 지닌 견고한 물체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전기톱으로 자르고 켜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간직한 침목의 속살과 피부는 자연현상에 노출되면서 원래의 피(기름)와 땀(때)에 의해 원래상태로 환원된다. 그것은 질곡의 시간을 버텨낸 인간의 역사를 반추함과 아울러 소리 없는 아우성을 안으로 삼키고 있는 인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대지 위에 두 발을 딛고 선 모습은 구체적인 인간의 형상을 지시한다기보다 인체를 연상시키는 것에 그치고 있으나 이러한 추상성이 이 침목을 둘러싼 나무들과 조응하며 작품이 놓인 장소를 침묵과 사유의 장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검은 실루엣으로 드러나는 군상의 숲 사이를 걷노라면 이 조각이 주변의 역사적인 건물들과 분명하게 대비되면서도 마치 오래 전부터 이 자리에 뿌리내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환경 속에 녹아들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느낌은 아직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내렸던 3월 말의 개막식 때보다 마치 작품을 호위하듯 좌우로 늘어선 나무들의 녹음이 우거진 8월말에 더 강하게 다가왔다. 사실 나로서는 개막식에 이어 7월부터 이 작품이 철수되기 직전인 9월 말까지 파리에 체류할 기회가 있었던 덕분에 여러 차례 이 정원을 찾아가서 작품이 환경 속으로 녹아드는 과정을 즐겁게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이 작품 사이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한참 올려다보며 의미를 해석하는가 하면 가장자리에 있는 벤치에 앉아 무심한 듯 바라보기도 했다. 나는 그들의 진지한 표정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이 군상 조각의 숲에서 침묵의 메아리를 듣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역사 속에 스러져간 무수한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파리를 떠나는 날 정현은 작품의 이동을 위해 파리로 왔다. 팔레 루아얄 전시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 기간을 3개월이나 연장하였으나 이 전시를 기획, 진행했던 씨릴 에르멜(Cyril Ermel) 디렉터의 노력으로 파리 근교의 고성과 정원으로 유명한 생 클루(Saint Cloud)국립공원에서도 연장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시월 초에 개막한 생 클루 전시는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정현의 팔레 루아얄 정원과 생 클루에서의 전시는 한국의 조각가가 파리의 역사적인 장소에서 작품을 발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버려진 재료에 생명을 부여한 그의 독특한 상상력과 방법이 대단한 호소력을 가지고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글 : 최태만/미술평론가
사진 : 작가 제공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인천 남구 온마을학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이라는 이 말은 한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며, 이웃을 비롯한 지역사회 또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농경사회였던 과거에는 마을의 이웃끼리 두레나 품앗이를 통해 서로의 일을 도우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가정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 돌보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각기 달라졌고, 이웃의 개념 또한 변했다. 한 마을이 정으로 끈끈하게 뭉치던 과거와는 다르게 현대 도시에서는 이웃끼리의 교류도 극히 드물어졌다. 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마주할 시간조차 부족한 사회에서 마을의 아이들을 서로 돌봐주고 관심을 갖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진 것이다. 또한 대가족이 한 집에 모여 함께 살던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에서는 가족구성원 내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혼자 남겨지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되고 학교가 되었던 가정과 마을이 시대의 변화로 인해 그 모습을 잃은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학교를 만들려는 노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정과 학교로 한정되었던 교육의 주체를 지역사회로 확대하여 지역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천 남구에서는 2년째 <남구온마을학교> 사업을 통해 마을이 함께 마을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청(학교), 그리고 마을 주민이 연계하여 운영하는 이 사업에는 남구 전역의 33개 마을학교가 참여하여 35개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남구에서는 다양한 주체가 다양한 교육내용과 관점을 가지고 마을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인으로 자라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5일 <남구온마을학교>의 프로그램 중 ‘생태숲환경교실’과 ‘사랑팡만들기’ 프로그램을 방문했다. ‘생태숲환경교실’은 인천환경운동연합에서 운영하는 수업으로, 수봉공원에서 2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생태탐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올 여름 가장 더운 날, 초등학교 2, 3학년으로 구성된 스무 명의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잠자리채를 들고 숲속을 누비고 있었다. 숲 해설가로 활동하며 프로그램의 강사를 맡은 김도연 씨는 ‘이전에는 인천환경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의 자녀들을 데리고 한 달에 한 번 생태탐사 소모임을 운영했는데, 남구온마을학교 수업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좋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임에도 주변에 어떤 나무가 있고, 어떤 곤충이 살고 있고, 계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온마을학교를 통해 마을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더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비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예산이 부족하여 프로그램을 짧게 진행하고, 더 많은 아이들을 모을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남구온마을학교>에 더 바라는 점을 밝혔다.

‘생태숲환경교실’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는 학부모 천미정 씨는 “학교나 학원만 가기 때문에 뛰어놀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밀폐된 공간이 아닌 야외에서 수업하는 것을 아이가 굉장히 좋아한다. 곤충을 무서워하던 아이가 집에 와서 매미를 잡은 이야기를 하면서 수컷 매미와 암컷 매미의 차이점을 설명하더라. 평상시 가족들과 수봉공원을 찾았을 때는 산책만 하고 흙놀이만 조금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수업을 들은 이후에는 가족들에게 직접 곤충들에 대해 설명을 한다. 직접 손으로 매미를 잡더니 작은 매미는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에 가족들이 모두 놀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유익한 프로그램인데 너무 짧게 구성되어 아쉽다. 상반기에는 신청자가 많아 참여하지 못했는데, 하반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협동조합 ‘사랑팡’에서도 역시 온마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방과후학교 또는 동아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진로체험과 봉사체험을 제공했던 ‘사랑팡’의 이기욱 강사는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남구온마을학교>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중,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시간에 만든 빵과 쿠키를 지역의 보육원에 보내고 있다. 학생들이 지역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진로를 체험하고, 이것이 봉사활동으로 이어지며 지역사회에 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사랑팡 만들기’에 참여하는 노상우 학생은 “온마을학교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 시간에는 시간을 허비하는 느낌이 컸다. 하지만 주말에 온마을학교에 나와 제과제빵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 뿌듯하다. 빵을 만드는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빵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마무리하는 과정을 모두 함께 경험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수업을 듣고 있는 남구청소년수련관에는 제과제빵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아쉽다. 더 좋은 시설이 생긴다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날도 매일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온마을학교도 개선해야 할 한계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온마을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은 여타 사회문화예술교육이나 방과후학교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과 큰 차별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업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온마을학교만이 가지는 변별성에 주목하고 그를 특화해야 한다. 온마을학교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여타 공모사업과는 달리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체를 단체나 기관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동아리까지로 확대한 것이다. 멀리서 전문가를 섭외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데에 목적을 두는 게 아니라, 이웃의 평범한 어른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특기와 재능을 살려 삶의 지혜를 전수한다.

실제로 올해 온마을학교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인 ‘그림으로 만나는 마을여행’을 기획하고 운영 중인 ‘독서치료연구회’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독서치료를 알게 된 마을의 주민들이 스스로 동아리를 조직하여 지속적인 학습모임을 가지고, 교육의 수혜자였던 그들이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아이들의 교사가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의 공모가 별도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단체나 기관과 같은 기준으로 심사에 오르기 때문에 전체 35개 프로그램 중 4개의 프로그램만이 주민참여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사업비 정산과 같은 행정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일반 주민들을 마을강사로 육성할 수 있는 별도의 양성과정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과 학교의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을 마을이 돌본다는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프로그램들이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으면서 소위 말하는 ‘치맛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조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선착순 접수를 받고 있어 실제로 일부 프로그램은 빠른 시간 안에 접수가 마감되고 수많은 대기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보력이 뛰어난 학부모들이 발 빠르게 나서야만 수혜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은 사업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온마을학교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온마을학교를 확대하고, 마을의 돌봄이 더 많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 교육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남구온마을학교>는 존 듀이의 ‘경험중심 교육과정’과 일리치의 ‘학습망’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현재 공교육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경험중심 교육과정에서는 지역사회를 교수학습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학생들이 경험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교재보다는 생활을, 지식보다는 행동을 중시하는 것이다. 학교 안에서 교과서를 통해 지식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실생활을 경험하고 사회적 활동을 하며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남구온마을학교>는 학교 교실에서 빠져나와 자연 속에서 또는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어른들을 만나고, 직접 생활을 경험하는 경험중심 교육과정 그 자체이다.
또한 일리치는 학교교육이 지니는 병폐를 완화하기 위해 학습망을 만들어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교육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든지 이를 제공해줄 수 있도록 하여 언제든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구온마을학교>는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열어두어 전문 강사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스스로 가진 재능과 특기를 살려 마을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며, 지역사회 안의 수많은 삶의 터전을 학습의 공간으로 만들고 마을교육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학습망’을 조직하고 있다.

<남구온마을학교>는 교육혁신지구사업으로 운영 된 만큼 중구, 계양구, 부평구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마을학교 사업을 구상중이라고 한다. 인천 전역에 마을학교가 번져 온 마을이 마을의 아이들을 길러내는 모습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남구온마을학교>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남구온마을교육공동체> 홈페이지 ( 바로가기 ▶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사진 / <남구온마을학교> 제공




여름밤 아름다운 송도의 야경과 함께! <재즈>로 즐겨요~<축제>로 만나요!

(재)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송도 트라이보울에서는 돌아오는 8월 25일(금)부터 27일(일)까지 8월의 마지막 주말 기간 동안 ‘2017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최정상급의 재즈 뮤지션과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를 확대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메인 아티스트는 한국 재즈 1세대, 타악기의 명인으로 데뷔 60주년을 맞는 류복성의 ‘류복성 재즈 올 스타즈’와 뉴욕 최고의 재즈클럽 블루노트의 무대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오른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가 이끄는 ‘송영주 재즈 트리오’,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상 및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및 크로스 오버 부문을 수상한 ‘전제덕 밴드’, 이번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에 첫 내한 무대를 가지는 세계적인 휘슬 뮤지션 ‘엘레나 소마레(ELENA SOMARE) 듀오’ 등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지닌 거장급 재즈 뮤지션들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다양한 페스티벌과 방송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밴드 ‘오리엔탈 쇼커스(Oriental Showcus)’와 KBS 탑밴드 시즌 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지난 5월 새 앨범 발표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소울 펑크 밴드 ‘와러써커스(What a Circus)’의 공연은 자칫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이 중, 장년층의 음악이라는 인식을 깨고 젊은 청년들의 열정과 노련한 재즈 대가들이 한 무대에서 공연을 통해 세대를 어우르며 예술로 소통할 수 있는 재즈라는 자유로운 음악이 가진 표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26일(토) 8시 진행되는 오리엔탈 쇼커스의 공연은 ‘Party with Jazz”라는 이름으로 트라이보울 내부에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DJ 파티를 즐기며 관객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여름밤의 분위기를 흥겹게 더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 진행되는 메인공연 외에도 외부광장과 실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된다. 특히 이번 축제를 통해 최초로 트라이보울 수조 안쪽에 설치되는 야외 광장 수변무대에서는 여름밤의 더위를 날릴 수 있는 감미로운 음악 프로그램이 드럼이 없는 구성으로 라이트한 재즈 사운드를 추구하는 재즈팀 ‘오가람 쿼텟’과 2017년 월간 재즈피플이 선정한 라이징 스타 트럼피터 박종상, 베이시스트 이동민으로 구성된 “박종상 쿼텟”이 진행하는 재즈의 기본적인 감상법, 재즈에서 사용되는 악기의 구성과 그 특징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렉처 콘서트가 준비되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특별한 재즈 공연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홈페이지(바로가기▶) 사전 신청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미디어 아트 워크숍과 프린트 메이킹 워크숍 등도 26일(토), 27일(일) 양일간 진행된다. 재즈 페스티벌 관련 워크숍들은 지난 2016년에도 진행되어 하루 만에 신청자가 마감되었던 인기 프로그램으로 돌아오는 17일(목)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진행한다.

축제기간 내내 광장에서는 푸른 잔디가 깔린 풍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아트마켓과 푸드마켓 장터가 열린다. 아트마켓은 생활예술창작자와 미술작가,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예술장터로서 지역의 예술 창작자들이 핸드메이드 공예, 드로잉, 인테리어 소품 등 창의적이고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특히, 특히 시각분야 예술가들의 작품을 관람하고 소위 착한가격(30만 원 이하)의 작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작은 갤러리’ 부스와 함께 야외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들은 축제와 함께하는 주말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요노컴퍼니”의 탭댄스 쇼, “서울 현대 무용단”, “더 원 댄스 컴퍼니”, “아토” 등이 선보이는 화려한 퍼포먼스의 공연들은 재즈라는 음악의 장르가 가진 열정을 관객과 함께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다양한 아프리카 전통악기로 아프리카 음악의 정통성과 순수함, 생동하는 에너지를 표현하는 아토의 경쾌함은 관객과 함께 연주하여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기쁨과 자유의 메시지를 준다. 현대무용과 발레로 꾸며지는 “Dancing with Jazz” 무대는 음악과 무용의 하모니로 인간의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의 마지막은 순서는 요노컴퍼니의 탭 댄스 쇼 ‘올댓리듬’이 장식한다. 당일 공연에서는 아름다운 재즈선율에 탭댄스의 리듬하모니를 선보이며 탭 댄스계를 대표하는 6명 댄서들의 군무 공연과 함께 관객도 함께 배워보는 워크숍도 함께 진행된다. 일요일 해질녘, 환상적인 트라이보울의 야경과 함께하는 탭댄스를 위한 드레스 업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지?

이번 행사의 티켓 가격은 및 자세한 사항은 트라이보울 홈페이지(바로가기▶)나 트라이보울 공식 블로그(바로가기▶) 및 인터파크(바로가기▶), 엔티켓(바로가기▶) 등 예매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재)인천문화재단이 준비한 ‘문화도시 인천’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준비되고 있다. 매년 트라이보울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도 그 중 하나다. 시민들이 예술을 즐기고 함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작년에도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수 천명의 방문객들이 재즈라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웃고 떠들며 축제 속에서 하나가 되는 만남의 경험을 가졌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의 미소를 주는 행복한 축제의 장 ‘트라이보울 재즈페스티벌’을 기대해본다.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