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방정환 선생 탄생 120주년 기념 특별전 <방탄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

소파, 몽중인, 깔깔박사 그를 지칭하는 많은 필명들. 30년 짧은 인생을 살다 갔지만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있는 소파 방정환 선생을 기념하는 특별전에 다녀왔다.

우리에게는 어린이날을 만든 사람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는 방정환 선생을 깊게 들여다보면 어린이 문학의 토대를 마련하고 동시에 아이들을 몹시 사랑했던 모습으로 드러난다. <방탄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 특별전에서는 사람 방정환의 모습과 그의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잃어버린 한글을 쉽게 읽힐 수 있도록『어린이』잡지를 출간하고 빈칸풀이나 수수께끼 문제를 내 아이들을 위한 문학의 장을 열었던 방정환 선생의 기발한 이야기는 한 사람의 한글 운동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넓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우습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때 그는 깔깔박사라는 필명을 썼으며, 탐정소설을 썼을 때는 북극성이었다가 이솝우화를 번역할 적에는 ㅈㅎ생이라는 다소 오묘한 필명을 적기도 했다. 다양한 필명처럼 그는 머릿속에 다채롭고 많은 생각으로 꽉 차 있었던 듯하다.

특별전에 들어가기 전 잊지 말고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그림도 그리고 문제도 풀 수 있는 체험지는 관람하는 재미를 한층 높여주니 아이의 손에 꼭 체험지를 쥐여 주고 답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떠나보자. 완성된 체험지는 공모전도 따로 진행하고 있으니 마지막 장에 응모방법도 꼭 잊지 말고 체크할 것.

기억 속 어린이날은 늘 기다려지고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했다. 그날의 꿈을 먹고 자란 ‘방탄어린이’가 곧 나이고 우리 모두일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려는 그의 작은 바람이 큰 물결이 되어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아이들에게 행복의 날을 만들어준다. 소파(小派)라는 그의 필명처럼.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방탄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 방문해 보아야 할 뜻깊은 장소다.

 

글 · 사진 /
시민기자단 임중빈




2019 트라이보울 예술아카데미 <재즈로 읽는 모던 조선>

송도국제도시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공간인 ‘트라이보울’에 다녀왔다. 평소엔 트라이보울이라는 독특한 건축물의 미적요소에 매료되어 “전시” 작품에만 만족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 출연진과 관람객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연. 그리고 잠시 우리나라 대중가요에서 잊혔다고 생각했던 장르인 ‘재즈’를 작은 콘서트로 선보였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이번 2019 트라이보울 예술아카데미는 지난 12월 13일 <저항으로 읽는 근대가요>를 시작으로, 이번 12월 20일에 선보인 <재즈로 읽는 모던 조선>까지 2회에 걸쳐 공연이 진행되었다. 대중음악사학자로 유명한 ‘장유정’ 보컬(해설)과 함께 주화준(드럼), Cray koo (피아노), 오정택(콘트라베이스)까지 총 4명이 완벽한 하모니를 진행하였다. 진행을 맡은 장유정 해설은 꼭 이 세 명과 공연을 해야 한다고 농담으로 말한 대목에서, 이번 공연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재즈’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 재즈가 들어온 초창기 풍경을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공연은 시작됐다. 그런데 재즈의 사전적 의미만을 전달한다면 공연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관람객이 조곤조곤 따라부를 수 있는 곡 ‘리라꽃 피건만’. ‘항구의 블루스’ 등을 장유정 보컬에 의해 관람객에게 쉽게 전달되었다. ‘재즈’라는 장르는 잘 몰라도 “오빠는 풍각쟁이야”라는 구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면, 재즈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공연 중간에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이야기를 전할 때마다 관객들에서 작은 탄성이 들려왔다. 음악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데, ‘재즈’만큼 격동의 세월을 거쳐온 장르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1920년대에 서양에서 우리나라에 처음 전파되기 시작한 ‘재즈’라는 장르는 우리나라의 최초 보이그룹과 걸그룹을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며 대중에게 전파되어 갔지만, 30년대부터 군국주의가 대두되기 시작하자 서양에서 들어온 ‘재즈’는 일제의 야욕으로 더욱 쇠퇴하게 되었다.

재즈는 비록 서양에서 전파된 음악 장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오고서는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재해석 되었는데, 처음에는 번안곡으로 시작한 우리나라 재즈의 역사는 창작곡이 나오면서부터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아 갔다. 비록 우리나라의 굴곡진 근현대사의 굴레에서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익숙한 음악의 한 ‘장르’가 아닐까?

역사이야기와 함께한 재즈공연은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 마지막 공연에는 “앵콜”요청은 물론, 추운 겨울 찾아온 관람객들을 위해 공연 측에서 작은 선물을 준비해주셨다. 따뜻하고 감미로운 재즈 선율에 금요일 밤이 더욱 깊어져 갔다.




남사당명인전 <해후>

지난 7일 인천계양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풍물놀이 한 판이 벌어진다고 해서 다녀왔다. 이번 공연 ‘남사당명인전-해후(邂逅)’는 인천지역의 전통예술과 남사당놀이를 전승·계승하기 위해 인천남사당놀이보존회에서 선보인 공연이다. 남사당놀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고 세계인류무형유산(유네스코)으로 지정된 소중한 우리 문화재이기도 하다

공연 자체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농사를 짓지도 보지도 못한 우리는 마을의 안전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평생 한길을 걸어온 인간문화재 명인들의 공연은 즐겁고 여유가 넘쳤다. 이런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니 관객으로서는 행복한 일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무료 공연으로 홍보 활동을 펼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맛깔나는 공연 설명은 재미와 이해를 도왔는데, 실제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볼뿐만 아니라 직접 관객이 나와 제를 지내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이루어졌다. 그 속에서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니, 명인만이 끌어나갈 여유 넘치는 놀이마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당패는 처음에 여자로 이루어진 놀이였다고 한다. 그러다 남자로 이루어진 사당패가 출현했고 이것이 남사당패로 이어졌다고 한다. 놀이를 전수 받는 사람들이 하나둘 줄어드는 이유에는 경제적인 이유를 빼놓을 수 없는데, 처음에는 호기롭게 배우러 왔다가 해가 거듭될수록 전수자가 줄어 현재는 그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과거의 명성과 인기를 다시 찾아서 남사당패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사당패로서 전통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歌-무(舞)-악(樂)-희(戱)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알차게 짜인 모습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조선 시대 와 있는 듯 남사당패의 놀이가 재연되었고 그 소리가 귀와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인천남사당놀이보존회는 전통연희의 전파를 위해 해외에서 교육사업과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공연을 접하면 생소한 외국 사람들에게 더 신나는 공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좋은 전통을 외면하고 있었다니 스스로 반성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글·사진 /
시민기자단 임중빈




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 <Ready-Made Manseok>

인천 동구에 작은 미술관 ‘우리미술관’에서 <Ready-Made Manseok> 전시회가 개최되어 다녀왔다. 10월 25일부터 11월 2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인천을 중심으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탈 작가의 개인 전시회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채만식의 소설「레디메이드 인생」과 미술용어 ‘레디메이드’에서 착안했다. 소설「레디메이드 인생」은 산업화의 시작과 함께 취업전선에 뛰어든 인간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때 레디메이드는 스펙을 쌓는 기성화 된 인간을 지칭한다. 한편, ‘레디메이드’는 예술가의 선택으로 하나의 작품이 된 기성품과 산업물을 내포하기도 한다. 작가는 레디메이드라는 이 두 가지 맥락을 전시장에 그대로 녹여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영상과 반복적인 기계의 움직임이 조금 무섭고 차가운 인상을 풍긴다. 전시는 공단 노동자의 생활, 만석동의 방직회사, 적산가옥 등 역사성을 지닌 마을 만석동이 사라져 가는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사라져 가는 것은 비단 공장만이 아닐 것이다. 학교에서, 군대에서, 회사에서 가르친 대로 규율에 맞춰 행동하다 보면 나의 몸은 사회에 맞는 도구에 지나지 않게 된다. 살아있는 나의 몸이 사라지는 것. 작가는 마임 공연을 통해 몸이 사라지는 것이 죽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형과 같은 의미 없는 움직임 역시 살아있지 않았음을 말한다.

작은 전시장에서 전해지는 울림이 크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고 정해진 것에 맞게 움직이는 도구가 아니며, 물건처럼 다루고 버려져서는 안 된다고 작품 곳곳에서 얘기하는 것 같다.

회사 책상 앞에 앉은 내 모습이 권태롭고 취업에만 매달려 있는 삶이 답답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번 <Ready-Made Manseok> 전시에서 숨 한번 고르고, 위로받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무료관람이니 편한 시간에 꼭 한번 들러보자.




‘배다리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천 동구 배다리는 오래전 작은 배가 철교 밑까지 드나들었다는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일제 시절에는 일본인들에게 개항장 일대를 빼앗긴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현재 배다리를 구경 오는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로 유명해진 서점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코스모스가 활짝 핀 텃밭을 산책하지만, 이 공간을 두고 구청과 주민들 간에 얽혀있는 여러 복잡한 일을 알게 되면 가볍게 즐길 수만은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헌책방 거리가 있고, 카페가 있고, 세월과 함께 늙어버린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동구 배다리에서 <첫 번째 이동캠프 프로젝트 – 이뿌다 인천>을 개최했습니다. 지난 9월 28, 29일 양일간 공연과 캠프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배다리 초입에 있는 ‘카페 멀씨’에서 상품 및 작품 등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진행됩니다.

<이뿌다 인천>은 우리의 이웃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참여하는 작가마다 그 문제를 자신의 통찰로 브랜딩 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인천의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진행하는 이동 캠프 형식으로 첫 장소를 배다리로 선정하였습니다.

‘문제 브랜딩 아카이브 멀씨’라는 타이틀로 10월 3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이뿌다 인천> 프로젝트 전시는 영상, 사진, 설치물 등 다양한 작업형태로 선보이기 때문에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를 갖고 둘러보시기에 좋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각자 삶의 문제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그것을 예술의 형태로 표현했다는 것에 굉장히 뜻깊은 작업인 듯 보였습니다. 문제의 해결이 아닌 표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작품을 보고 있자니 예술이라고 해서 가지고 있는 막연한 어려움을 탈피하여, 조금은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형태로 문제를 표현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와는 다른 삶은 사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문제를 껴안고 있고 결국 사람 사는 것이, 삶이란 것이 똑같은 것이 아닐까를 생각하게 하는 상당히 인간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첫 번째 장소인 배다리를 거쳐 인천의 두 번째, 세 번째 소리도 들어볼 예정이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사진 / 임중빈 시민기자단




작업실, 훔쳐보다.

인천의 유명한 문화예술 창작공간, 이곳 인천아트플랫폼은 근대 개항기 건축물을 2009년에 리모델링하여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곳입니다. 지난 주말인 9월 27일부터 3일 동안은 작가들에게 창작공간을 내어주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 1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2019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했습니다.

10기 입주 예술가 중 현재 활동 중인 21팀의 예술가가 참여한 ‘2019 오픈스튜디오’. 아트플랫폼 E동에 있는 입주 작가들의 스튜디오는 평소에 오픈하지 않기 때문에 궁금해도 볼 수 없는 곳이었는데요. 그러므로 1년에 단 3일, 작가의 공간을 훔쳐볼 수 있는 매력적인 행사이기도 합니다.

1층부터 3층까지 총 21개의 스튜디오마다 작가의 신작이나 미공개작과 함께 작업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가 모두 공개되어 있어 기존 전시회의 느낌보다 한층 깊숙이 작가의 세계로 들어온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작가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Artist-run-space 행사인 만큼 공간마다 작가가 대기하여 자신의 작업을 직접 소개하니 예술을 모르거나 관심 없던 분들도 쉽게 예술의 공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습니다.

전시 형태도 다양해서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형, 관객참여형 등 보는 예술을 넘어 느끼는 예술로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완성된 하나의 작품을 보기보다는 작가가 현재 작업하고 있던 미완성작, 도전적으로 처음 시도한 작업 등 작가의 고뇌를 거칠게 보여주는 공간이 작품의 화려함 뒤에 존재하는 괴로움을 여실히 드러낸 것 같아 감정적으로 더 와닿기도 합니다.

1층에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전시장을 지나가는 2층 골목에는 간단한 케이터링이 준비되어 있어 오랜 시간 공들여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느껴집니다. 스튜디오를 관람하며 찍은 작품, 셀피 등을 SNS 인증하거나 각 스튜디오 방문스티커를 모으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너무 진지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를 탈피한 예술행사라는 점에서 재미를 더합니다.

넓은 공간에 퍼져있는 온 스튜디오를 도느라 숨이 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공간을 훔쳐보듯 고양이 발걸음으로 몰래 들어가 전시를 관람해서인지 이유 모를 두근거림과 흥분이 가시지 않았던 전시. 내년에도 단 3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김없이 방문하고 싶어지는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글 · 사진 / 임중빈 시민기자단




Different position

송도에 있는 트라이보울을 찾았다. 트라이보울은 원형극장 형태의 공연장과 문화예술교육, 전시 등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이다. 독특한 건물구조가 멀리서부터 눈에 띈다. 기존의 틀을 벗은 트라이보울 건축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품이다. 평평한 천장 밑에 자유로운 곡면의 바닥으로 이어지는 건물이 주는 압도감이 이곳에서 그 어떤 공연과 전시를 해도 공간과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트라이보울 3층 전시장에서는 현재 ‘2019 트라이보울 초이스1(시각예술) 선정작’인 <Different Position>이 전시 중이다. 이강호 작가의 Different Position은 말 그대로 빛과 색을 활용하여 공간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간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빛과 선을 활용한 조형이 눈에 띈다. 고유의 색을 띠는 하나하나의 모듈이 바라보는 시선과 작품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다채로운 색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두 가지 구성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정적인 형태로 마주할 수 있는 전시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맞은편 스크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퍼포먼스 형태의 동적인 작품이다. 첫 번째는 빛과 색, 공간의 세 가지 요소가 나의 움직임으로 인해 다채로운 색으로 변화하는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고, 두 번째는 사운드퍼포먼스로 특정한 사운드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조명 장치와 조형물의 재구성을 한 곳의 시선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어쩌면 정적이지만 정적이지 않은, 동적이지만 동적이지 않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DIFFERNET POSITION 전시는 9월 4일부터 9월 29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사운드퍼포먼스는 오후 2시~3시까지 한정적으로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확인하고 가면 더욱 더 알찬 전시 관람이 될 것이다.

글 · 사진
시민기자단 임중빈




2019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사진영상페스티벌

인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건 이런 순간이 아니었을까. 2019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인천에서 국제적인 사진영상 페스티벌이 개최된다고 해서 다녀왔다.

8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사진&영상 페스티벌은 9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사진 작품 총 2,000여 점과 40여 편의 영상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페스티벌 첫날이었던 15일에는 한중문화관에서 오프닝이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전통 사물놀이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경쾌한 리듬에 몸이 동할 때쯤 문화관 내부전시실로 안내한다. 이어진 공연은 전시실 내부에서 행위예술이 진행된다. 공연자의 작은 몸에서 뿜어내는 거대한 움직임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오프닝 공연은 이번 사진영상페스티벌의 큰 뜻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 예술로서의 결합을 의미하며, 최근의 정세와는 관계없이 예술로 하나 되는 동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그대로 나타냈다.

이번 페스티벌은 총 2회에 걸쳐 진행되며, 1차 전시회는 8월 15일부터 25일까지 선광미술관, 한중문화관, 화교역사관 전시실, 개항박물관 4곳에서 전시되는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대표사진가전’이다.

2차 전시회는 8월 27일 인천 아트플랫폼 칠통마당에서 개막해서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되는 ‘교수&대학생 사진영상전’과 ‘해양사진전’이다. 아트플랫폼 곳곳의 전시장과, 카페팟알, 서니구락부, 212갤러리 등 개항누리길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 작품이 전시되었기 때문에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팸플릿부터 챙겨 안내를 받아 볼 것.

점점 커지는 행사의 규모와 함께 과거 개항장이었던 인천이 가져야 할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동아시아의 중심에 선 도시로서의 역량을 재고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그 첫걸음에 2019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시전영상페스티벌이 있다.

과거 그리고 미래에 지향해야 할 우리가 살았던, 그리고 우리가 살아야 할 도시의 모습이 담겨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글·사진 /
임중빈(시민기자단)




지붕없는 박물관 “강화도”
강화경기장 작은 사진전 “역사를 품은 강화유적 여행”

흔히, 강화도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부르기도 한다. 강화는 우리나라의 고대시대인 삼국시대부터 근대 이후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역사의 숱한 순간들과 함께했으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긴 곳이다.

특히, 강화도 전역에 넓게 분포된 “해양관방유적”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선조들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해양관방유적이 시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강화경기장에서 개최한 “강화경기장 작은사진전”이 바로 그것이다.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과 인천역사문화센터의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번 사진전은 “돈대, 산성, 외성, 포대” 등 강화의 대표 해양관방유적을 유명 사진작가들의 감수성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월곶돈대, 분오리돈대, 강화산성 등 지금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관방유적은 물론이고, 일반인이 찾아가기 어렵거나 사진으로 볼 수 없었던 유적까지 모두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사진작가들이 찾아가는 유명 돈대들의 일출, 설경 등의 독특한 풍경과 스냅사진까지 만날 수 있어 사진을 취미로 하는 관광객들에게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사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역사를 품은 강화유적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강화경기장 1층에서 7월 28일(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글 · 사진 /
임중빈 시민기자단




뜨겁지만 혼란스러웠던, MADE 人 인천

<메이드 인 인천> 특별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5월 15일~ 8월 18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전시는 학술조사를 토대로 인천공단과 노동자의 생활을 보여주며 지역에 이어져 온 문화를 소개하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1부 개항과 산업화, 2부 공단과 노동자로 전개된 ‘메이드 인 인천’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인천을 주제로 전시를 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인천사람들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면 그동안 인천에 대해 과소평가했던 부분에 대해 인천시민으로서 반성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개항 도시인 인천은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지역이었다. 개항 이후 인천은 여러 신문물과 외국인이 유입되는 관문으로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며, 산업화 시기에는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그 역사는 한국 경제발전의 기반이었으며 인천 시민의 축적된 경험은 살아있는 기록이었다.

뜨겁지만, 그만큼 혼란스러웠던 도시. 동전의 양면이 있듯 제국주의 열강의 개항 요구에 시달리면서 제국주의 침략이 시작되었던 곳도, 국제적인 근대도시로 처음 자리매김했던 곳도 바로 인천이다. 항만시설, 해운회사, 무역상회 등이 들어서면서 개항도시로서의 대규모 산업화가 이루어졌고 산업화와 더불어 노동운동이 싹튼 곳이기도 하다.

당시 ‘구락부’라 불리던 클럽의 모습이 신기하고, 미국, 영국 등 각 나라의 국민이 자유롭게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양식 집들이 낯설었다. 중국인들이 모여 살며 만들어진 차이나타운부터 최초의 짜장면을 팔던 공화춘까지 탄생의 역사를 깊숙이 알고 나면 흥미로움과 함께 씁쓸함이 전해온다.

‘최저임금이지만 최저인생은 아니다’ 라고 했던 과거 노동자들의 작업복과 상품, 기록이 나열되어있는 2부 전시에서 지금도 해결하지 못한 최저임금 문제의 뿌리를 보는듯 했다.

이번 <메이드 인 인천> 전시는 인천의 역사를 넘어 한국의 산업화와 발전, 노동자의 삶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전시였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