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7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들이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7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 분들을 소개합니다.

magNIP_12, 김홍기

김홍기

미술비평가, 번역가, 미학 연구자. 동시대 작가, 작품, 전시, 담론에 대한 글을 쓴다. 또한 미술과 철학 분야 해외서적을 번역하며, 개인적으로 매체미학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김홍기는 오늘날 미술의 이론과 실천이 간직한 동시대적 징후를 수집하며, 발터 벤야민, 질 들뢰즈,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자크 데리다, 조르조 아감벤, 장-뤽 낭시 등이 개진한 현대철학의 논의를 주된 이론적 참조로 삼아 다분히 무질서해 보이는 동시대미술을 관통하는 공통의 개념들을 모색하고 있다. 입주 기간에 김홍기는 비디오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시간의 감속과 사건의 지연이 지니는 미학적, 정치적 의의를 밝히는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다가올 해방의 유토피아를 앞당기는 가속과 진보의 시간관으로 대표되는 지난 세기의 아방가르드와 달리, 다가올 파국과 디스토피아를 지연시켜야 하는 오늘날의 예술적 실천이 갖춰야 할 에토스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연계의 (불)가능성_동시대 미술의 범주들(2016) 중 일부]

20세기 후반기는 아마도 온갖 종류의 종말론에 시달린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예술계에서는 회화의 종말, 모더니즘의 종말, 더 나아가 예술의 종말이 거론되었고, 정치경제 분야에서는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로 역사의 종말까지 회자되었던 것이다. 1999년 말 불어닥친 밀레니엄 버그 소동은 이 모든 사망선고로 인해 증폭된 불안이 응집되어 나타났던 민망한 해프닝이었다. 시간은 인간의 호들갑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흘러갔고 우리는 어느새 21세기의 일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내고 있다. 알다시피 거의 모든 것이 종말론의 저주에 희생되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예술가들이 회화와 조각부터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택해 다양한 양식을 구사하며 활동하고 있고,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에도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합의는 유예되고 갈등과 반목의 역사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우후죽순 생겨났던 종말론들은 그저 세기말이면 한차례씩 휩쓸고 지나가는 주기적인 열병으로만 여겨야 할 것인가? 미술계와 관련하여 적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리오타르의 말처럼 거대서사가 종말을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모더니즘이나 리얼리즘이나 또는 그 외의 다른 어떤 담론도 그 자체로 유효성을 상실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그중 어느 것도 거대서사의 지위를 차지하지 못한다. 예술을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한 지배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이 실각한 것이다. 위계와 기준을 세우는 거대서사가 신용을 잃자 그 자리엔 숱한 담론과 실천이 각각 작은 서사로서 평등한 권리를 갖기 시작한다. 리오타르는 이런 현상을 일컬어 “포스트모던한 상황”이라고 했다. 오늘날의 미술을 총체화하고 정돈할 아무런 규정도 없는 이런 포스트모던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이란 그저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이라는 다소 중립적인 명칭에 합의하는 것뿐이다.

* 이 글은 2016년 12월에 발행된 New.In.Paper NIP(newinpaper.com) 프로젝트에서 발표된 글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김홍기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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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정책동향

<인천시, 군 주요사업>

 인천시, ‘해양문명도시 인천 창조’ 추진
시는 ▲해양가치 재창조 해양문명도시 조성 ▲섬 프로젝트 본격추진 및 해양·생태계 조성 ▲ 어업경쟁력 강화 및 어촌 정주여건 개선 ▲항공산업 경쟁력 기반구축 ▲ 항공산업 육성 및 활성화 등 5가지 추진전략을 세웠다.

 [인천시 내년 역점 사업] “청년캠퍼스 · 뮤지엄파크 · 점자도서관 등 건립
“민선 6기 후반기엔 인천 주권시대 개막을 위해 5대 인천 주권 찾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시민 행복 체감 지수를 높이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인구 300만명 시대를 맞이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말이다. 주권 회복의 일환으로 인천시는 2017년 새해부터 분야별 크고 작은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성시 인천문화주권계획 2017년 본격 추진

 인천 10개 군 ·구, 새해 역점 사업계획 발표 
인천 10개 군·구가 2일 간부회의, 신년사 등을 통해 새해 역점 사업을 발표했다. ‘안전’과 ‘복지’를 키워드로 한 사업이 많았다. 이와 함께 재개발, 생태 복원, 일자리 증대, 사회 기반 시설 확충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2019년 ‘인천민속문화의 해’ · · · 올해부터 개항장 · 어촌 조사 
인천시와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민속박물관은 ‘2019 인천민속문화의 해’ 사업을 추진한다. ‘민속문화의 해’ 사업은 민속박물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지역의 민속문화를 조사·기록해 오늘날 우리 문화를 발견하고 자원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라져가는 기록 발굴·보존 시급하다

 문화 콘텐츠 보고인 지명변경을 보면서
인천광역시와 기초단체(동구, 남구)가 인천의 지명과 행정구역 명칭의 브랜드 가치 토론회를 열었다. 수 십년째 이어져 온 인천 자치구 명칭을 바꾸려는 작업이다.

 인천서구, ‘내년 하반기 서구문화재단 설립’ 추진
서구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서구문화재단(이하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 8일에 공청회를 개최했다.

 강화 교동도 ‘찾아오고 싶은 섬’으로 새단장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14일 교동도 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대룡시장에서 ‘교동도 프로젝트’ 참여기관 관계자, 국민디자인단, 현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소서노 끼워넣는 남동구 “역사와 무관한 콘텐츠 사업”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14일 교동도 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대룡시장에서 ‘교동도 프로젝트’ 참여기관 관계자, 국민디자인단, 현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계양 방송통신시설 OBS 외 유치 검토”
2017년 4월 준공 예정인 인천시 계양구 방송통신시설 입주 대상이 확대된다. 인천시가 OBS 경인TV에 국한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OBS가 사옥 인천 이전을 약속하고도 수년째 지키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OBS 방송 재허가 의결 보류에 따른 방송국의 존폐 위기까지 불거져 더 이상 목매지 않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부평음악도시 사업, 1차 윤곽 나왔다
2017년 4월 준공 예정인 인천시 계양구 방송통신시설 입주 대상이 확대된다. 인천시가 OBS 경인TV에 국한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OBS가 사옥 인천 이전을 약속하고도 수년째 지키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OBS 방송 재허가 의결 보류에 따른 방송국의 존폐 위기까지 불거져 더 이상 목매지 않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새출발 하는 남구 문화산업
입주기업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인천 남구 문화콘텐츠산업지원센터가 새출발을 앞두고 있다. 인천시가 지원사업비를 전액 삭감해 운영에 차질을 빚었으나 남구가 내년 예산을 확보해 사정이 나아질 전망이다.

청학복합문화센터기공식, 균형발전의 시작· · · 리모델링 사업, 문화정책 원도심활력 불어넣어
연수구는 지난달 8일 청학동 239-4번지 일원에서 가칭)청학복합문화센터 기공식을 개최해 지역주민과 청소년들에게는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전용문화 공간을 제공하여, 원도심에 다양한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계양산선 역사공원 사업 쪼그라드나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인천시의 역사공원 조성사업 심의에서 “사업계획에 포함된 전통마을을 조성할 합당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계획 축소를 요구했다. 전통마을 조성은 계양산성 복원이 끝난 뒤 추진해도 된다는 게 중앙도시계획위 판단이다.

<국립 문화시설>

인천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문자도시 인천시발
‘2016 인천세계문자포럼’는 2021년 인천 송도에 건립될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재미있고 유익하며 활발한 학술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관련 학자들과 시민들이 생각을 교류하고 새로운 비전을 체계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 문자박물관,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조성

내년 ‘박물관 국립화’ 인천 문화 가치 높인다
인천시는 현재 시가 운영 중인 인천상륙작전기념관과 한국이민사박물관의 국립화 계획을 새해에 수립한다고 12일 밝혔다.

한국문학관, 서울에만 만든다고?
우리나라 문학진흥의 핵심 거점이 될 국립 한국문학관의 건립 후보지에서 인천이 제외되는 양상이다. 인천시를 비롯해 파주, 군포 등 국립 한국문학관 유치를 추진하던 지자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정확한 내용 확인작업과 함께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 “한국근대문학관을 국립한국문학관으로”

<인천 뮤지엄 파크 건립 사업>

인천시립미술관건립 사업 속도
인천시의회는 ‘인천시 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시의회 황흥구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조례안은 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다.

시립박물관 이전암초민의수렴 소홀 반발 예고

인천시가 인천지역 최초의 시립미술관 건립을 골자로 한 ‘인천뮤지엄파크’ 건립준비에 나섰지만, 시립박물관 이전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역 갈등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우려된다.

<전문인력 양성>

인천시, 한예종에 인천으로 오라유치 적극적
국내 최고의 전문예술인 양성을 위해 지난 1992년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가 캠퍼스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지역 국회의원 등과 협력해 인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스·문화예술·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속도낸다
마이스(MICE), 문화예술, 바이오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인천시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학교 협력해 지역문화인재 양성해야
19일 오후 3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 ‘인천 문화전문기관 신년 워크숍’에선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을 비롯해 인천문화재단, 인천대학교 문화대학원 등의 문화전문가들이 모여 인천시 문화비전과 문화대학원의 현황, 지역문화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쏟아졌다.
↳ 인천 지역문화인재 양성 방안 워크숍 발제자료

<역사 가치 재조명>

100년 넘은스튜어드호텔‘차이나타운서 표지석 발견 
29일 시에 따르면 지역 향토사학자를 상대로 표지석 존재를 수소문해 최근 차이나타운(중구 선린동 8) 인천화교협회 회의청 앞마당에서 표지석을 찾았다.
↳ 개항기 인천은 호텔 전성시대

청학동 외국인 묘지 이전 국제 기념행사추진
인천시가 근대 개항기에 조성된 외국인 묘지를 내년에 인천가족공원으로 이전한 이후 관련 국가 대사관 주재원 등을 초청하는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 청학동 외국인 묘지 ‘가치 훼손’ 우려

강화 정족산사고국가 문화재 신청
인천시는 ‘정족산사고 및 정족산성진지’의 국가지정문화재(국가사적) 지정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경기·인천 강화·김포 해양관방유적유네스코 등재 합심
강화산성과 삼랑성, 문수산성, 덕포진 등 강화와 김포지역에 분포한 해양관방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경기도와 인천시가 손을 맞잡았다. 4일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양 기관은 강화와 김포지역 해양관방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명칭 조정 및 홍보, 유적지 보존방안 등에 대해 공동협력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강화군, 관방유적 유네스코 등재는 남 일?

경기 인천지역 철도변 근대산업발전 테마구간으로 적극 발굴 활용해야
경기도 양평군, 부천시, 인천시 중구 등 경기 인천지역 철도변의 근대건조물이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근대산업발전 테마구간으로 적극 발굴 활용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도 및 인천의 철로변 근대건조물 보전과 지역적 활용방안 자료집

<문화 콘텐츠 산업>

인천, 영화도시 도약 기틀 다진다
인천시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 ‘제1의 영화도시’로 거듭난다. 인천 영화도시 만들기 핵심 요소로 꼽히는 영화 촬영 스튜디오 구축과 영상산업 지원을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것이다.
남양주종합촬영소 부산행에영화·드라마 유치 나선 인천
↳영상산업은 도깨비 방망이?

해외 관광객 겨냥 비밥3년간 찬밥공연 종료
인천시가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를 겨냥해 3년간 29억원을 쏟아부은 상설공연인 ‘비밥(BIBAP)’이 지난 연말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관광객 유치효과가 작고 인천을 대표할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아니라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기존 콘텐츠 그대로 재탕 “인천 관광 개성만 떨어뜨렸다”
↳인천시, 관광객 유치 공연 ‘비밥’ 막 내렸다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인천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사업 공공개발 추진한다.
인천광역시(유정복 시장)는 12월 14일 10시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해양수산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항만공사와 ‘인천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사업 시행을 위한 기본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 공공기관이 나선다
해수부와 인천시의 협치가 절실하다
인천항, 도시와 더불어 꿈꾸는 미래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세부핵심사업 속도낸다
개항장 일대를 부활시키기 위한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이 올해 본격 추진된다. 인천 중구 월미도와 인천항 내항, 개항장 지역, 동인천역 일대 등 3.9㎢에 추진되는 세부 핵심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게 인천시의 구상이다.
중구청 “상상플랫폼을 관광시설로”
내향8부두~개항장 보행축 잇기

수상쩍은 인천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천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이 수상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한 뒤 대상지가 130만㎡ 늘었는데 동구는 그대로고, 중구 월미도가 새로운 대상지로 포함된다. 1천억 원이 넘는 국·시비가 투입되는 월미도 사업부지 바로 옆 수천㎡ 땅의 주인은 유 시장 일가와 김홍섭 중구청장이다.
↳해양박물관 건립과 특혜 의혹

<아트센터 인천>

아트센터 인천 기약없는 개관일
국내 최고 수준의 콘서트 홀이 될 ‘아트센터 인천’ 조성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시행사 내부갈등 등의 요인으로 개관이 장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시, 인천아트센터 연내 개관 목표했지만…

<지역문화도시재생>

강화 역사자산 활용 도시재생 새숨
국토교통부는 제7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천시 강화군을 비롯한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8곳의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에 대한 국가 지원사항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부산영도·춘천 등 18곳 도시재생사업 본격 착수
문화관광 플랫폼 사업 시동강화읍 중심상권되살리기

강화 교동도 찾아오고 싶은 섬으로 새단장한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4월부터 교동도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교동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장터로 부활한 숭의평화시장’
숭의평화시장 창작공간에 입주하여 다양한 사업을 벌인지 1년4개월이 지나며 이곳은 ‘문화창작공간’으로 더 큰 희망을 꿈꾼다. 입주팀도 늘었고, 주변 사람들도 점점 관심이 많다.

도심속 폐가촌인천지역 47천가구 빈집
경제자유구역 등 신도시 개발에도 불구하고 구도심의 도시정비와 장기미집행 시설에 대한 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주택매매는 끊겼고 주민들이 빈집을 두고 떠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골든타임 놓친 인천 구도심 개발빈집쇼크 악순환
구도심 공동화 해결 키워드는 빈집 리모델링

활로 못뚫는 전통시장 청년몰‘·
인천 지역 각 지자체에서 쇠락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년 창업가들에게 초기 임대료와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전통시장 청년몰’ 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인천 지역에는 지난 2014년 부평시장 로터리 지하상가를 시작으로 곧 문을 열 예정인 강화군 중앙시장까지 7곳의 청년몰이 운영되고 있다.
활로 못 뚫는 전통시장 청년몰‘·

<기타>

인천시, 17개 시·도 중 문화예술 관람률 1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90%를 넘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문화예술 관람률(78.3%)은 지속 상승, 2003년 조사 이래 가장 큰 폭 증가

과학기술융합·개항장활용교육다양한 목소리
인천문화재단이 인천지역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현재를 점검해보는 토론회를 지난 16일 오후 3시 한국근대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된 지역 문화예술교육사업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는 한편, 앞으로 추진될 교육사업의 효과적인 운영 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2016 인천문화예술교육 토론회 <..> 자료집

동네책방, 지역문화공간으로
인천시는 26일 조례규칙심의회를 열고 ‘인천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공포안’을 원안 가결했다. 시는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를 조만간 시보를 통해 공포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송인서적 부도, 인천 중소서점 직격탄우려

인천시, 공공디자인 위원회 대폭 재정비
‘인천시 공공디자인 위원회’가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심의 대상을 범죄예방도시디자인과 공공조형물 등으로 확대한다. 인천시는 공공디자인 위촉직 위원 37명의 임기가 12일 만료됨에 따라 새로 구성하면서 78명으로 인원을 대폭 늘렸다고 13일 밝혔다.

인천에 드러워진 박근혜 문화 통제..인천상륙작전
16일 연합뉴스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관여되어 있다고 박영수 특검팀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인천문화·강화고려역사재단 통합 되레 불리우려 목소리
인천문화재단과 강화고려역사재단을 통폐합하기 위한 인천시 조례 개정안이 14일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기관 통폐합을 통해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하겠다는 것이 행정자치부와 인천시의 계획인데, 인천문화재단과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업무는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다.

먹거리로 채운 특화거리 상인들도 불만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일선 군·구가 조성한 특화거리는 총 22곳이다. 상권 확대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특정 음식을 파는 먹거리 골목이나 문화·산업·예술분야 상점이 밀집한 동네에 주로 만들었다.

·중 사드 갈등에 지방정부 문화교류 멈추나중국 강소성 서커스단, 인천 공연 취소
중국 관계자들이 국내를 방문하는 문화행사들이 돌연 취소되면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을 둘러싼 한·중 간 갈등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천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촉진 법 만든다
인천시의회는 ‘사회적경제기업 생산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개척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개정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본격 시행
11월 30일(수)부터 시행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은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의 운영 내실화를 위한 등록 의무화,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제 및 평가인증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법 개정 취지에 맞춰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정비했다.
·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 등록 의무화된다

국가 중요기록 전시, 온라인으로 다 본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상진)은 국가기록원 전시관을 언제 어디서나 관람할 수 있도록 23일부터 누리집(www.archives.go.kr)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박물관 소장품 정보·이미지 한눈에 본다

문체부, 2017년도 문화관광축제 선정
문화체육관광부는 12월 26일(월), 2017년도 대표 문화관광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 문경전통찻사발축제, 화천산천어축제를 비롯하여 최우수 축제 7개와 우수 축제 10개, 유망 축제 21개 등 총 41개 축제를 2017년도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문학·역사학·철학 등 기초 인문학 활성화 및 생활 속 인문정신문화 확산을 위한 로드맵 제시
제1차 기본계획 발표, 오는 3월까지 2017년 시행계획 수립

문화다양성 증진과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사업 5년간의 변화
2016년 현재 사업 운영 5년차로서 지역사회, 더 나아가서 한국사회에 문화다양성을 접목하고 확산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끊임없이 지역사회의 이슈와 구성원의 인식에 주목하고 이를 문화다양성 관점과 연계시켜나가는 것은 지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 확산하는 의미 있는 과정으로 지금도 이러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문체부, 문화영향평가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에 문화를 입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20일(금)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도시재생사업 문화영향평가 참여자 간담회 및 문화컨설팅’을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개최한다.
문화영향평가의 도입과 시사점

문체부, ‘문화데이터 활용 사례집발간
문화체육관광부는 민간이 문화 분야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을 창출한 사례를 실은 ‘문화데이터 활용 사례집’을 한국문화정보원(원장 김소연)과 함께 발간했다.
↳문화데이터 광장

국민 여가시간 줄었다여가활동 1위는 ‘TV 시청
문화체육관광부가 12일 발표한 ‘2016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일 여가 시간은 평균 3.1시간, 휴일 여가 시간은 5.0시간으로 조사됐다.

문체부 대국민 사과문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지원의 공정성 문제 야기머리 숙여 사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문화예술인과 국민들께 크나큰 고통과 실망, 좌절을 안겨드렸다”며 사과했다.
↳새해 업무보고에 문화융성쏙 뺀 문체부
문체부, 콘텐츠산업 지원 정책 대폭 손질

박정 지방문화원, 지역문화 전자적 보존·관리도 해야
박정(파주을·사진)국회의원은 지방문화원의 지역문화사업에 지역문화의 발굴·수집·조사·연구 및 활용 등 자료를 전자적으로 생산·유지·보관하는 사업을 추가해 각 지방의 고유한 문화와 특성을 수집하고 이를 보존하게 하는 ‘지방문화원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주 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됐다
문화재청은 1일 오전 12시20분(한국시각)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회의의 심의에서 ‘제주 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로써 ‘제주 해녀문화’는 한국의 19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2016 인천문화재단 목요문화포럼 결과자료집

문화예술교육 정책 토론회 자료집(개최일 2016.12.7.)

문화융성포럼 문화 미래의 열쇠 자료집(개최일 2016.12.7.)

OECD 주요국가의 문화재정 비교
영국 문화예술정책 중장기 계획과 동향, 전망
일본 문화예술정책의 중장기적 방향과 전망
2016-2017 프랑스 문화정책과 방향: 일상의 소소한 문화와 예술의 소중함
중국 제135개년 규획의 문화정책 방향

문화예술분야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을 위한 기초연구

예술의 산업화 추진 방향 연구

한국 지역축제 실태조사

한국 지역축제 실태조사

발행일: 2017. 1. 31.
인천문화재단은 문화정책 관련 국내외 주요 이슈를 정리하여 격월간으로 문화정책동향을 발행합니다.
본 자료는 공익적 용도로 제작되었으나, 저작권 침해 소지에 대해 알려주시면 시정하겠습니다. 문의 : 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팀 032-455-7136


 

 




잘못된 게임 속의 당신, 개인에게 잘못을 탓하지 말길, 작가 ‘조원득’

 

잘못된 게임 속의 당신, 개인에게 잘못을 탓하지 말길, 작가 ‘조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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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직장에 출근한지 몇 달 안 됐을 무렵, 수많은 일들과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들 속에서 허둥지둥 손과 발을 움직여 헤엄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상한 상황이라 사표를 내고 싶었지만, 오히려 나는 나약한 인간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 상황들 속에 버티지 못하는 나에게 화가 났고, 나를 화나게 만든 상황들에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조직 앞에서 다시 굴복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직까지는 낯선 상사가 한마디 건넨다.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마.” 그것은 어떤 것보다도 큰 위로이고, 한편으로는 해답 없는 막연함이었다. 조원득 작가에게 그 위로를 다시 받는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한 지 9개월 정도 됐다. 입주 기간 동안 해온 일들, 그리고 지내온 시간을 돌이켜봤을 때 심정이 궁금하다.
A. 그동안 개인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업해왔다면, 올해에는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고 시도하였다. 예를 들어 예전 작품 ‘공동체’를 보면 공동체 속에서의 고통 받는 개인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그리는 방법적인 면에서도 예전에는 벗은 인체를 갖고 불안전하게 그리곤 했는데, 그것도 어쩌면 나름의 강박이었던 것 같다.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던 와중에 입주 기간 동안 나름대로 시도를 해서 자유롭게 그려봤고 개인전까지 열게 되었다. 그것이 나 자신에게는 발전적인 일들이었다고 생각한다.전에는 혼자 그림을 그려왔다. 동문들 전시 정도에만 가고, 다른 학교에서 작업했던 작가들을 만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다른 작가들의 뒤풀이에 가거나 교류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고, 다른 작가들이 모여서 하는 그룹전의 경우에도 전시만 했지 작가들과 친해지고 작업에 대해 얘기하지는 않았다. 작가들과 이렇게 함께 기획(괘념미술 전에서는 평론가, 작가와 ‘아노님’으로 작업)하고 얘기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동안 정보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 쓴 적이 없었는데, 함께 입주한 최현석, 최선 작가 등이 지식적인 부분부터 미술을 하며 느꼈던 일 등 여러 가지 정보들을 공유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고, 좋은 기회였다.
  02

Q. ‘잘못된 게임’은 지난 작품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더 날것의 느낌이 든다. 그 날것의 끝(완성)을 어디로 보고 있는가?
A. 앞으로 더 자유롭게 그리고 싶다. 지금보다 거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더 뺄 수도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Q. 관심 있는 창작의 소재를 찾을 때, 보통 개인의 직접적인 경험과 매체와 주변 등 간접적인 경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A. 둘 다 중요하다. 기사, 인터넷 사진 같은 것을 활용해서 거기에서 느끼는 특이한 감정을 그림에 담을 때도 있다. 인천에 살다가 아예 짐을 빼서 이사를 하면서 힘든 경험이 있었다. 계약 기간이 다 돼서 집을 빼야 하는데, 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황을 얘기하자, 가족과 친구 등 친한 사람들조차 내가 그 사람에게 똑바로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고 트집잡는 거라고 얘기하는 게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스스로가 쓸모없는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쓸모없는 것들’에 대해서 작업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또 10년 전에 본 ‘울 100%’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 버림받은 자매가 주인공인데, 자매는 새벽마다 사람들로부터 눈에 띄지 않게 그림자처럼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나 버려진 물건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오뚜기 인형을 주웠다면, 깨끗하게 닦은 후에 그 모습을 공책에 그리고 이름을 짓는다. 나중에는 버려진 물건들을 너무 많이 모아서 집에서 넘칠 정도가 된다. 쓸모없는 것들이 버림받은 자매에 의해 닦아지고 이름까지 붙여지게 된다. 누군가에게 버려졌던 자매가 버려진 물건들을 모으는 것은 자신의 상처를 모으는 것과 같은 행위였을 테고, 나중에는 그것들을 불태우면서 극복하는 것으로 영화에는 나온다.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어떤 새로운 것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영화에 대한 감상을 바탕으로 쓸모없는 것들에 대해서 언젠가 작업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스쳐지나가며 읽은 기사 속에서 느껴졌던 감정을 그릴 수도 있고, 방금 말했듯이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는 것들을 갖고 작업을 할 수도 있다. 경계를 두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다.

Q. ‘잘못된 게임’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품의 내용을 떠나서 전체적으로 꽉 막힌, 무엇인가가 얹힌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작품 한 점씩을 읽어보려고 하면 솔직히 굉장히 어렵다. 어떤 내용이 담긴 것 같기는 한데, 명확하게 작품의 내용이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다. 직접적으로 내용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편인가?
A. 그렇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여러 방향으로 해석됐으면 한다. 감정이 뭉뚱그려진 점이 분명히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느끼기보다 그림을 보고 불편한 감정, 무서운 감정 등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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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 속 자신의 생각을 쉽고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에 반대하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전시장에서 궁금해서 물어본다면 어떤 의도로 작업했는지에 대해 말을 안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굳이 보는 사람의 생각에 앞서 작가 자신의 생각을 먼저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04

Q. 처음에는 인체의 살이 보이는 작품이 더 강하고 잔인한 느낌이 들었지만, 작품을 보면 볼수록 ‘지리멸렬’ 작품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작품을 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다.
A. 죽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사는 느낌일 수도 있고, 쉬고 싶은데 아침에 꾸역꾸역 일어나서 일하러 가야 하는 느낌일 수도 있다. 그건 어쩔 수 없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감정을 담은 것이다. 작품을 그렸던 당시에는 2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해서 오전에 일찍 출근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감정과 비슷한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느낄 때의 감정은 마치 (그림처럼) 불을 꺼야 하는데 수심이 깊을지 안 깊을지도 모를 물에 함부로 뛰어들 수도 없고, 무섭게 느껴졌다.
  05

Q. 작품에 약자가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약자의 모습이 약자같지 않아 보이게 그리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짐승 같은 어린 아이의 모습, ‘바르게 살자’ 돌 앞바닥에 앉아 있는 술 취한 노숙자 같은 남자의 모습, 옷을 벗은 여러 명이 테이블에서 무엇인가를 삼켜 먹듯 하는 모습들이다. 의도한 것인가? 길을 지나가다 소위 약자라고 분류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떠한 해를 끼치지 않았음에도 무서워하게 되는데… 그것처럼 의도하여 표현한 것이 아니지만, 우리의 감정 속에서 무섭게 느껴지는 것인가?
A. 나무 위 어린 아이의 그림을 보고 김홍기 평론가가 ‘약자와 동물의 폭력성을 연계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약육강식 작품에서도 그러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약자가 강자에게 항상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하거나 마치 강자인 것처럼 포장하며 살아가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의도와 의도하지 않은 것이 섞여 있다. 어린이의 눈빛이나 약육강식의 깃털은 의도한 것이고, 눈에서 불이 나는 노동자의 경우에는 무서워 보이기보다는 처절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바르게 살자’ 옆에 앉아 있는 남자는 인위적으로 거친 느낌을 주기보는 그들이 가진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Q. 언제부터 약자와 권력화 된 것들에 대한 반하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는가?
A. 조교를 하면서 대학원을 다녔는데, 교수들과의 수직적인 관계를 느꼈었다. 당시에는 얼굴에 십 원짜리 훈장이 달린 ‘무조건 충성’이라는 그림으로 교수와 조교 간의 권력 관계를표현했다. 그때부터 사람들 사이에 작동하는 권력 관계에 관심을 가졌는데, 첫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보통 그림을 그릴 때 나 자신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내가 속한 가장 작은 사회인 가족, 그 가족 속에서 느꼈던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의 힘, 남녀의 문제, 돈 있는 자와 없는 자 등에 대해 작업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회와 나에 대해 작업해왔고, 지금은 딱히 나로 한정짓기보다는 더 전반적인 부분을 포함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Q.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그 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크게 반향을 일으키는 작업을 하기보다는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길 바란다. 다만 관객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이야기를 공감하고,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정도만 돼도 좋겠다. 앞으로 더 공부를 해서 발전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다른 작가들에게도 물어봤었는데 동양화라는 매체에 집착하는가? 아니면 작업 필요에 따라 매체와 범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가? 작가의 작업을 보면 유화의 느낌이 들 때도 있다.
A. 딱히 유화처럼 보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아마도 최근에 서양화 붓을 썼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동양화 붓은 길어서 툭툭 치는 듯한 느낌이 나지 않아 서양화 붓을 쓰게 됐고, 많은 재료들 중에 표현하기에 느낌이 좋은 것을 선택해서 쓸 뿐이다.

Q. 전문적으로 예술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 보이는데?
A. 그런 부분에 부담이 많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는 힘든 일이고 도전이다. 인천아트플랫폼에 들어오면서 입주 작가들에게 내 작업을 소개하는 플랫폼 살롱, 오픈스튜디오 등은 그래서 꽤 큰 도전이고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겪다보니 공포증은 조금씩 없어진 것 같아서 좋은 경험이었다.

Q. 내년도 계획에 대해 말해주면 좋겠다.
A. 아까 말했던 ‘쓸모없는 것’에 관한 작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개인전을 위한 작업을 해볼 예정이다.

* 조원득 작가의 작업과 전시 소식은 페이스북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홈페이지 : http://wondeuk.blogspot.kr


 
정리 / 이아름(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




아픔을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치유의 목소리, 직장인 노래 동아리 <민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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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지새우고~’ 힘든 시대와 시기를 견뎌온 때마다 우리 곁에는 바로 노래가 있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치유하기도, 힘을 주기도 한다. 요즘 우리에겐 그러한 노래가 필요하다. 인천 문화바람에는 이처럼 나를 위해, 또 내 아이가 살아갈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바로 직장인 노래동아리 ‘민아리’다. 세상을 향해 작은 울림을 보내고 있는 동아리의 회장 이상욱 씨를 만나 그들의 울림에 귀기울여보았다.  
  01민아리의 의미와 시작
민아리는 직장인 민중가요 동아리의 준말이기도 하고 백성 민(民)과 함께 가슴앓이의 앓이를 조합한 말이기도 하다. 또 정화 작용이 있는 미나리를 언어유희로써 활용하기도 했다. 공통으로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하거나 치유하기 위한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민아리는 2013년 여름, 문화바람 내 동아리 회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며 시작됐다. 문화바람의 기타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이상욱 씨는 회원들과 20대 시절의 이야기를 하다가 민중가요에 대해 향수나 애정, 갈증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이 마음이 모여 동아리를 결성하게 됐다. 처음에는 6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0명의 회원이 민아리와 함께하고 있다.

민중가요의 매력
민중가요라고 하면 저항적이거나 전투적인 노래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노래도 많다. 꽃다지와 같은 그룹을 비롯해 인디밴드 등이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민중가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민중가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가사다. 대중가요도 물론 좋지만, 사랑을 주로 다루는 대중가요와 달리 민중가요는 세상의 여러 면모를 담고 있어 폭이 넓다. 구분을 떠나 노래 자체가 좋다는 것도 매력이다. 무심코 듣고 좋아서 흥얼거리던 노래가 알고 보니 민중가요였다는 것을 알고 동아리에 들어온 회원이 있을 정도다.

일상과 동아리 사이에서
직장인 동아리인 만큼 자주 모일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 연습을 하고 간단한 회의를 한다. 각자 출근 시간과 생활패턴이 달라 뒤풀이까지 하고 나면 힘들기도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을 만나 좋아하는 것을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이라 기다려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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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 그들의 축제
민아리는 2014년 첫 번째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12월, 세 번째 정기공연을 마쳤다. 그들에게 첫 번째 공연은 민아리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였다. 민중가요 기존의 이미지를 쇄신시키고, 다른 동아리 회원들에게 민중가요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포부로 첫 무대를 진행했다고 한다. 세 번째 공연의 키워드는 ‘갈증’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많은 것이 담겨있는 말이다. 원래는 12월 3일에 공연장 대관 예약을 했지만,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 고민한 결과 6일로 미뤄 문화바람 3층에 위치한 소풍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민아리의 노래를 듣고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밀도있고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심사숙고한 결과였다. 작년과 올해 정기공연에 민아리 회원 두 분이 잔잔한 무대에서 추모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기타 반주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노랫소리가 안 들려 옆을 돌아보니 노래를 부르던 회원이 감정에 몰입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게 아닌가! 감수성에 흠뻑 젖을 수 있는 무대도 있지만, 재미있는 율동을 가미한 무대도 만들어진다. 이상욱 회장은 뻣뻣한 자신의 동작 때문에 율동을 해야 하는 무대에 서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파트너가 더 뻣뻣해서 불행 중 다행(?)으로 자신이 더 돋보일 수 있었다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지금을 보는 민아리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광장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민 한 명 한 명이 바뀌어 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했다. 일반 시민으로도 그렇고, 민아리의 일원으로서 민아리가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자리에서 민아리가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대에 서다 보면 관객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더 크게 하나된 목소리가 울려 퍼져 내 아이가 살아가는 미래가 조금 더 좋은 사회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민아리로 바뀌고 채워진 삶
집과 회사만을 오가며 쳇바퀴 도는 삶이었는데, 동아리를 하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윤택해졌다. 이전에는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했다면, 민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정을 넘어 사회를 돌아보며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기쁨과 함께 그것을 함께 공감하며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

민아리의 의미
나에게 민아리는 인생의 황금기인 40대를 활발하게 보내도록 해주는 소중한 곳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친한 친구들이나 동료여도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시각과 견해의 차이가 발생하는 데, 민아리에서만큼은 직업과 환경을 떠나 모두가 좋아하는 공통적인 관심사만을 가지고 이야기 나누며 누릴 수 있기에 행복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우리의 작은 활동으로 조금이라도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

그가 꿈꾸는 민아리
그냥 회원들끼리 모여서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이고 아직 멀기도 하지만 꿈꾸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고 했다. 민아리가 다양한 연령대가 공통적인 관심사를 두고 하나 되어 어울리는 것이 큰 장점인만큼, 은퇴하고 나면 실버 민아리를 결성하여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되면 환갑이 넘어서도 같이 노래를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처럼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싶다고.

2015년 직장인 민중가요동아리 민아리 2회 정기공연 영상 보러 가기

글 / 오지현(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문화정책동향

<인천-기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옛 강화도서관에 둥지 튼다  
 
내년 5월 문을 여는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옛 강화도서관 건물에 둥지를 튼다. 연구소의 독립청사는 이르면 2019년 준공된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한국무술박물관’ 문 연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무술박물관’이 문을 연다. 10월 1일 개관하는 무술박물관에선 실제로 사용한 재래식 무기(刀·劒·棒·槍 등)와 각종 사진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인천시, 도시경관 변천 기록·관리시스템 착수
인천시는 도시경관 변천기록 및 관리시스템 구축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인천의 경관 기록물을 저장했다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서점 살리기’ 나서는 市
인천시의회는 ‘인천광역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지역 서점의 영업 활동 촉진은 물론 지역문화 공간으로서의 성장을 도모해 지역경제 발전과 지역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조례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지역서점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20년 연안부두 ~ 인천역 ‘노면전차’ 달린다
인천시 중구는 내년 초 ‘석탄부두 철로(폐선)를 활용한 트램 도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젠트리피케이션, 결국 민-관 협력으로 풀어내야”
최근 인천서도 신포동 등을 중심으로 그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에 대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해법을 고민하고자 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인천 동구, 인하대와 손잡고 지역문화마케팅 연구
인하대 문화경영학과의 문화마케팅개론 학점 이수와 연계한 이 문화마케팅 연구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문화경영학과 학생 77명이 참여했으며, 이 학생들은 9개 팀으로 나눠 동구 해당 부서의 지원 아래 정해진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학생들은 현장을 실습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14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천시, 말 많은 ‘비밥’ 상설공연 퇴출키로
인천시가 중국인 관광객 등을 상대로 상설공연장까지 제공하며 ‘인천 콘텐츠’라며 보여줘 비판을 받고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 공연(이하 비밥)을 내년까지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류와 소서노 스토리텔링
지명만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 단정하는 ‘억지’보다, 동상을 만들어 논란을 야기하는 것보다, 과연 비류와 소서노가 지금의 인천에 어떤 의미를 주는 존재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인 듯하다.

인천은 우리나라 도시공원 문명의 발상지다
뉴욕 센트럴파크가 조성된 지 12년 후에 서구식 공원인 각국공원이 인천에 조성됐고, 각국공원이 완성된 지 121년 만에 또다시 외국 자본과 외국인 설계가에 의해 현대식 도시 문물인 송도센트럴파크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인천은 ‘우리나라 도시공원 문명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다.

동네 곳곳 미처 몰랐던 ‘숨은 고택’ 재조명
인천시는 올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각 군·구로부터 취합한 근대건축물 210곳을 조사해 등록문화재 지정이 가능한 건축물 20곳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OBS 계양구 이주 ‘사면초가’
11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건설교통위원회의 도시계획국 행정사무감사에서 OBS의 계양구 이전이 지지부진한 원인을 추궁하는 자리가 열렸다.

표절·흉물 논란 ‘공공 조형물’ 난립막는 법적근거 마련한다
인천시는 ‘공공 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문화융성>
누구를 위한 ‘문화융성’인가
‘최순실 국정 농단’은 ‘국가예산 전횡’ 의혹으로 번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친구 최순실(60)씨가 전 CF 감독인 측근 차은택(47)씨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예산을 전횡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콘텐츠 편중 지원에 날림 사업·이권 개입…복마전 된 ‘문화융성’
문화를 국정 기조로 삼은 건 이번 정부가 처음이었다. 문화계는 환호했다. 문화산업도 발전하고 지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3년9개월이 흐른 지금, 국내 문화시장은 오히려 급격히 침체해 있다. 

왜 문화예술분야가 뇌관이 됐나
염신규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소장은 “정권 실세들의 이권 욕심과 유착이 비리를 불렀지만, 문화계는 이들의 유착과 비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건들을 갖춰나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정권이 대부분 문화에 대한 철학 없이 문화정책을 수립해 왔던 점을 원인으로 꼽았 다. ‘뿌리 얕은 나무’로 자란 한국 문화계가 ‘비선실세’라는 바람에 흔들린 것이다.

“문화융성 아닌 문화농락” 문화계 시국선언 잇따라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가 ‘문화융성’이었던 만큼, 실망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어 “문화계가 농락당했다”는 반응과 함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순실 예산’ 문화융성, 내년 삭감 1순위
국회예산정책처는 6일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는 성장동력 확충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지만 사업 준비기간이 부족하고 예산이 급하게 편성됐다”며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엄격하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타>
문체부 미술품 유통 투명화 종합대책 발표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위작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미술품 유통 투명화 및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미술품 유통시장의 공정한 거래관행을 확립함으로써 위작 범죄를 억제하고 한국 미술시장의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해나가겠다는 취지이다.

「문화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10월 11일 시행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 이하 문체부)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문화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하 개정령안)이 10월 4일(화) 제44회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11일(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등록제도, 이렇게 달라집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 이하 문체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부위원장 이상정)와 함께 「저작권법」시행규칙을 개정해 국민 수요에 맞게 저작권 등록제도를 개선했다. 11월 8일(화)부터「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의 경우, 자격 증빙을 통해 저작권 등록 또는 변동 등록 시에 건당 최대 7만 원의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종전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저작권신탁단체에 대한 수수료 면제·감면 제도는 폐지돼 일반 국민들과의 형평성을 기했다.

“김영란법 시행을 문화예술계 체질개선 계기로 삼아야”
한국메세나협회(회장 박삼구)는 2016년 11월 2일(수) 2시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200여명의 문화예술, 기업 사회공헌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기업 문화소비 활성화 세미나-새로운 법제도 환경에서의 기업 예술협력 활성화 방안’을 개최했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대형 예매처 참여 하나로 통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월 10일 오후 2시,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엔에이치엔(NHN)티켓링크, 예스24,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클립서비스주식회사, ㈜하나투어등 주요 예매처 6곳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연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전북, 삼례문화예술촌 ‘2016 지역문화브랜드’ 대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도 지역문화브랜드’ 대상에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을 선정하고, 최우수상에는 ‘포항, 스틸 라이프(steel life)’, 우수상에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를 각각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문 닫은 소각장 문화공간 탈바꿈
부천시는 가동이 중단된 삼정동 소각장을 융·복합 문화예술 공간인 ‘부천아트벙커 39’로 재탄생시킨다고 16일 밝혔다. 1995년 준공된 삼정동 소각장은 2010년까지 쓰레기소각장으로 운영하다 시설이 폐지됐으며, 2014년 전국 최초로 폐산업시설의 문화재생사업 지원 대상지로 선정했다. 지난 2년간 시민토론회를 시작으로 24개의 사전 프로그램을 진행, 지금까지 8천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아트벙커로 발돋움시켰다.

<추천 자료>
2015 인천문화예술연감 
 
 
2016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 

융복합과 콘텐츠산업 : 계보학적 접근 
  
 
‘문화활동가’는 누구인가   
  

문화정책의 재구성(2015 유네스코 글로벌 리포트 번역본) 

대규모 공연장 건설 경향과 효과-밀레니엄 이후 건립된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문명개화의 상징, 철도를 노래하다. 최남선의 「경부철도노래(京釜鐵道歌)」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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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개화의 상징, 철도를 노래하다
최남선의 「경부철도노래(京釜鐵道歌)」

1908년 육당 최남선이 지은 창가이다. 근대계몽기 시(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거론되는 책으로, 가로 세로가 각각 11.5×19(㎝), 총 34쪽으로 된 매우 얇고 작은 책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되지 않고 곧바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른바 ‘전작 시가집’이 되는 셈이다.

제목이 많이 알려진데 비해 그 내용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다. 책 첫머리에는 악보가 있어 가창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 같은데, 실제 가창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 작품은 경부선 열차를 타고 가며, 정차하는 역 주변의 풍광과 그에 얽힌 고사와 감회를 7․5조 음율로 노래한다. 이 책이 나온 1908년은 경인선과 경부선, 경의선도 완전 개통되어 운행되고 있던 때이다. 을사늑약으로 나라는 빈 껍데기만 상태였지만, 그 와중에서도 나라의 문명개화를 위해 애를 쓴 육당 최남선의 면모가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몇 가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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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문화성시(成市) 인천’을 통한 문화주권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1.9%정도에 머문 금년도 문화관련 시 예산 비중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해 3.0% 수준으로 늘려갈 방침도 밝혔다. 이러한 ‘문화성시 인천’의 주요내용을 보면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아트플랫폼을 개항문화플랫폼으로 확대, 인천 고유 역사공간 확대, 청년문화창작소 건립, 생활문화센터 단계적 설립, 인천 대표 공연축제 발굴 및 지원사업 등이 주요 골자이다.

필자는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사업에서도 가장 핵심적이면서 그동안 인천시민과 미술인들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었던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에만 국한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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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에 의해 등록된 국공립, 사립, 대학 미술관 수는 2015년 기준으로 202개이며 국공립미술관은 51개이다. 이 중에서도 제주도 공립미술관은 7개(2016년 기준)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인천은 송암미술관과 인천아트플랫폼이 공립미술관으로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송암미술관은 엄격히 따져보면 인천제2시립박물관으로 형식적으로 존재 할뿐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시안을 보면 인천시립미술관 부지는 바다와 가까운 남구의 용현.학익 1블럭 상업문화용지인 5만809m2 에 건설 예정인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인천시립미술관 부지로 얘기되어 왔던 자리이기도 하다. 여기에 인천시립미술관과 함께 옥련동의 시립박물관도 옮겨오고 작가들의 아틀리에 등 문화시설이 갖춰지면서 문화벨트가 형성될 계획이다. 그러나 총사업비 2,665억원이 투입될 이 사업에 40%에 해당하는 국비 600억원의 지원가능성이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랜 동안 미루어오기만 했던 시립미술관 건립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실행해야 할 우선사업이 되었다. 이 사업이 이번에 꼭 추진될 수 있길 기대하면서 처음의 기획단계가 매우 중요하기에 미술관 건립에 대해 표본이 될 만한 사례를 들어 몇 마디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인천시립미술관과 박물관 건립에 따른 용현.학익 지역개발은 바다와 근접한 자연 환경과 함께 지역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살리면서 지역 주민의 삶이 향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일본의 나오시마와 같이 친환경적, 문화적 개발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설정되어야 한다. 나오시마는 통상 8개월 전에 예약이 완료되는 베네세하우스 리조트와, 일본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치추(地中)미술관이 있고, 이우환 미술관도 있다. 그리고 지역 마을에서 운영하는 아트하우스 등이 공존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거 지역의 환경 파괴가 전무 한 곳이기도 하다.

둘째로 인천시립미술관은 국내외의 작품과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근대미술관과 현대미술관으로서의 성격과 역할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인천아트플랫폼이 진행해온 아카이브, 레지던시, 창작활동 지원 프로그램의 성과를 적극 수용하고 연계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소장작품의 부재(不在)에 대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소장품 구입예산을 증액 편성하고, 자발적인 작품기증문화를 활성화시켜 미술관 내에 기증 작품 상설특별전시실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미술관이 건립되면 국공립미술관과의 전시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전시를 기획하여 협력망을 구축하면서 인적자원네트워크와 정책적 차원의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일정기간에 한해서만 특색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통해 유명미술관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미술관 재정수익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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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미술관이 현재는 100%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운영되지만 정부지원 의존의 경영방식만으로는 자율성 있는 전시체제를 갖추기가 어렵다. 또한 정부나 자치단체 자체도 미술관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기 힘든 문제점을 수시로 내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경기도미술관이나 인천문화재단의 작품구입비가 0%에 가까이 있었던 적도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을 법인화하여 공공미술관으로서의 기능을 활성화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일면에는 미술관의 자율성과 함께 경영에 대한 과제가 부각되고 있기에 인천시도 미술관 건립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점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미술관의 시작단계에서는 100% 인천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중장기 발전계획을 가지고 선진국 미술관 법인화 시스템을 연구하여 기부금과 수익사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자립도를 키워나가는 미술관체제에 대한 목표설정과 비전을 시작단계인 지금부터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표본이 되는 미술관으로는 건립 1년 만에 투자액 전부를 회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구겐하임 빌바오 효과’를 자체적으로 시현하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연 50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테이트 모던미술관, 그리고 인구 40여만명의 소도시인데도 연간 140만명 관람객을 유치하는 가나자와(金澤)시의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을 들 수 있다.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은 록퐁기의 모리미술관과 함께 일본의 3대 미술관으로 쇠락해가던 소도시 가나자와를 일으켜 세운 비전을 보인 미술관이기에 이러한 미술관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인천 버전’을 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최효준,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의 건립 개념 구현 사례 분석>, 국립현대미술관 연구논문 2009 )

셋째로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보다 내실 있는 소프트웨어, 즉 생각과 아이디어 그리고 자료와 운영이 중요한 시대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활용과 주체는 전문미술인과 시민이 공유하는 곳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미술 관련 프로젝트도 주민참여형 프로그램 운영으로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료수집 및 관리, 보존, 조사연구의 기능을 강화하고 교육을 통한 시민들의 다양한 체험학습과 미술문화공간의 참여로 예술에 대한 시민 의식의 폭을 넓혀야 한다.

1935년에 도쿄미술학교 최초의 목판화 교수가 된 히라쯔카 운이치로(坪塚運一)는 1920년대에 창작판화 보급을 위해 조각도를 들고 일본 전국을 돌면서 목판화순회강습을 통해 아마추어 시민들에게 창작판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나갔다. 이렇게 생활 속에 파고들며 시민과 함께한 일본의 시민판화운동은 1950대와 6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문 판화가들이 세계적인 국제판화비엔날레에 수상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일본판화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여놓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판화가 생활문화 속에 오랫동안 안착되면서 지금도 교토나 다카야마(高山) 시에 가면 판화공방에서 목판화로 제작한 다양한 생활도구들이 관광 상품화 되어 눈길을 끌게 하고 있다.

이러한 체험학습을 통한 사회교육적 기능의 효과는 1990년부터 대국민 문화서비스 차원으로 ‘움직이는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술문화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유발시키고 전국 각지의 문화소외 지역을 찾아다니며 국내 우수작품들을 전시하는 이동전시 프로그램이다. (<과천이전 10주년 기념 사료집 국립현대미술관 1969~1996>)

인천 또한 도서지역과 공장 등 문화소외 지역이 많아 이러한 곳에서 전시와 강의, 체험학습을 통해 시민의 문화 향유도 증가하게 되면 바로 삶의 질적 향상과 함께 문화복지로 가는 역할을 미술관이 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해 인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미술관 건축이 매우 중요하다. 설계단계에서부터 바다와 인접한 인천의 환경과 역사적 정체성을 고려하여 시민과 방문객이 머물고 싶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개방적이며 친근감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학익지구에 미술관과 함께 많은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작스튜디오 단지’ 건설도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사업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작가들이 창작공간이 없어서 토지가 저렴한 시골 지역을 선택해 인천을 떠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기반시설을 갖춘 용현.학익지역의 창작공간에 작가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할 수 있게 한다면 굳이 창작활동을 위해 고향을 등질 이유가 없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이천시가 약 12만평부지에 추진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촌인 이천도자예술촌(이천도자산업단지)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곳에는 현재 220여개 공방이 입주해 있는데 90%가 도자기 공방이며 10%는 회화와 조각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어서 도자문화를 특성화하고 있는 이천시의 상징적 문화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홍선웅 / 화가, 전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심의위원




‘지금 여기에 있음’ 으로서의 연극, 덕스씨어터

 

‘지금 여기에 있음’ 으로서의 연극, 덕스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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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마카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덕스씨어터(Dirks Theatre)가 2016년 인천아트플랫폼 7기 국외입주작가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인천에서 활동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덕스씨어터의 멤버 우메이보(여)와 입카만(남)은 팀의 공동 디렉터이자 그들 스스로 배우이기도 하다. 이들은 현재 여독이라는 말이 무엇이냐는 듯 고향에 돌아간 기쁨과 편안함을 느낄 새도 없이 다른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또 다른 레지던시를 준비하고 있단다. 인천에서의 작업과 활동은 과연 어땠고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덕스씨어터에 대해 알려 달라. 덕스씨어터가 창단된 것은 언제였으며, 어떤 계기에서였나?
덕스씨어터는 2009년 홍콩에서 설립되었다. 몇몇 배우들과 함께했고, 우리는 우리만의 작업 방식을 개발하고 예술적 비전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가끔씩 경우에 따라 만난다’는 원칙 하에 활동하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작품을 프로듀싱하지는 않았다. 2011년에 나(메이보)와 카만이 영국에서 공연관련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둘이서 덕스씨어터를 풀타임 극단으로 발전시키고 프로젝트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후 우리는 공연자(퍼포머)들의 트레이닝 방법론을 연구했고, 정기적으로 공연을 올렸다. 카만의 근거지는 주로 마카오였기 때문에 우리의 작업들은 주로 홍콩과 마카오 두 도시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가기를 원했고, 그래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함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공연을 만들기도 하였다. 우리 공연이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국제문화교류 리서치 프로젝트나 공동 프로덕션에 참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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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레지던시 경험의 만족도는?
지난 5년간 작업 활동을 해오면서, 우리는 그간의 경험과 창작 방식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예술적 환경과 지원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학제간, 문화간 협력에도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협업 프로젝트를 몇 번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삶의 방식은 물론 매우 역동적인 아트씬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작년에 서울에서 공연 투어를 하면서 인천아트플랫폼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지리적 위치나 분위기 등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사실 인천아트플랫폼이 우리의 첫 번째 레지던시 경험이었고,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서포트, 다른 입주예술가들과의 일상적인 교류는 우리의 지식과 관점들을 여러모로 확장시켜 주었다. 감사한다.

Q.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기간 중에 행한 리서치나 창작 활동들은 덕스씨어터의 작업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나?
우리는 둘 다 홍콩에서 전문 배우로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추후에도 덕스씨어터 이름으로 창작과 감독(directing)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레지던시에 지원하기 전부터 공연자들을 위한 트레이닝 교수법을 연구해 왔고, 이를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풀어나갔다. 새로운 공연을 창작할 때마다 ‘열린 창작 과정(open creative process)’을 도입하는데, 공연 프로덕션의 다양한 측면을 발견하고 형식을 고안해 내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연의 내용, 테마, 심미적 부분, 연출 방식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극의 구상을 시작한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중에도 이러한 방식과 그간의 경험을 강화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실현해 보려고 하였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작업과 리서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며 아주 순수하게 예술적인 공간이었다. 특히 인천아트플랫폼은 여러 문화유산이 만나고, 지역적 특성과 국제적 면모가, 전통과 현대가, 개인과 공공이 상존하는 접점에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 아트플랫폼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시공’은 우리 연구와 창작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열쇠 요소라는 점에서 적절한 장소에서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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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천을 떠나기 전에 <실비아 플라스 되기 Becoming Sylvia Plath>라는 쇼케이스 공연을 보여주었다. 줄거리와 시놉시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실비아 플라스되기>는 미국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가 남긴 시와 전기들을 참고하여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두었던 것은 한 유명한 시인의 일생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 삶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으로, 그녀가 겪었던 사회적 상황들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었다. 시인은 오븐에 머리를 넣고 자살하기에 이르는데, 이후 그녀가 자살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이 난무했다. 그녀의 남편이었던 테드 휴즈조차 ‘지난 밤에 무슨일이 있었나?’하고 어떤 시에서 물었을 정도다.
우리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지는 못한다. 그 사람이 우리와 가깝거나 심지어 우리 자신일지언정 완벽한 동일시는 가능하지 않다. 극에는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둘의 대화를 역동적인 몸짓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극의 기본 플롯이었다. 두 명의 캐릭터는 남과 여, 음과 양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한 역할들이 각자의 자존감이나 가족과 연인간의 친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려고 한 것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관객들에게는 그저 숨 막히는 관계를 타개해 보려 애쓰는 남녀 커플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기 보다는 신체의 움직임과 시각적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관객들이 우리가 전하려는 테마와 주제를 자유롭게 상상하고 각자의 상황들과 연결시켜보기를 바란다. 공연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역할이라는 오랜 전통과 개인에게 부과되는 기대치들이 행복, 절망, 사랑이라는 관념과 감정에 얼마큼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Q. 말한대로 <실비아 플라스되기>는 남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히 무대에 소품으로 사용된 각종 옷가지들은 현대 사회가 남성과 여성에게 부과하는 역할에 대한 은유, 메타포인 것 같은데… 어떤가?
그렇다.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다. 우리의 의도를 제대로 관찰하고 파악한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역할에 관한 통념을 매우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복들을 사용하고 싶었다. 이러한 옷들로 개인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아이덴티티가 겉에서 바라보는 이미지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원래는 사회 역할의 스테레오타입을 드러내는 옷들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시간상으로 쉽지 않았다. 군복, 간호사 복장, 교복, 회사원 양복, 공사장 인부들의 작업복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모두 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옷은 좀 부족했지만 관객과의 교감에서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디자이너들과 상의해서 공연을 좀 더 다듬을 것이다. 그러면 관객들에게 좀 더 완결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Q. 무대 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장치로 ‘거울’이 있었다. 특별한 의미나 거울을 통해 노리고자 했던 효과가 있는지?
작업 초기 구상단계부터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거울’의 의미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의도는 공연자든 관객이든 거울의 반영적 특성을 인지하면서, ‘현실’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추해보자는 것이었다. ‘거울 속 반대편 세상’을 탐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거울을 통해 현실에서 멀어지는 기분도 가질 수 있고, 주체로서의 개인을 거울을 통해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심리적 지평을 비추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연극 공간에서는 ‘현실’과 ‘상상’이 마주치고 공존한다. 우리는 항상 이 사실에 매우 매료된다. 가끔씩 매우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의 무대 세트를 만들고 연극을 할 때조차도, 우리는 이 ‘현실’과 ‘상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에서 관객들의 감정을 연결시키고 극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이는 작업의 구상 초기부터 우리가 매우 신경 쓰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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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실비아 플라스 되기>에서는 대사보다는 몸의 움직임이나 제스처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몸의 움직임이 안무라고 할 정도로 무용에 가까웠다. 
신체의 움직임과 제스처는 우리의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온전히 텍스트에 기반하는 정통 연극보다는 ‘신체적 연구’의 영역에 좀 더 접근하고자 한다. 실제로 그런 작업들을 프로듀싱해왔다. 아마도 우리가 받아왔던 교육이나 훈련들이 우리를 이런 작업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 것 같다. 흔히 연극이라고 하면 생각하게 마련인 텍스트 기반의 드라마들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창작 과정은 신체 언어로 다가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리허설은 항상 몸 작업으로 시작한다. 우선 몸의 맥박들을 깨운다. 공연이라는 경험은 일차적으로는 공연자가 생생하게 겪고 느끼는 신체 경험이다. 이런 점에서 몸의 움직임이 우리의 매우 중요한 작업 ‘도구(tool)’인 것이 맞다. 우리의 작업 방법론의 핵심을 말하라면 ‘배우의 존재로 공간을 활성화 하는 것(the activation of the space through an actor’s presence)’이라 답하고 싶다. 이와 더불어, 조명, 소리와 음악, 무대 세트 등 외적인 요소들의 조합을 세밀하게 고려하고, 이 모든 요소들이 함께 숨 쉬고 서로 상호작용하여 공간이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가 되게 하려고 애쓴다. 공연장은 관객들의 시각적, 감각적 여정이 일어나는 곳이다. 공연장에서의 시각적이면서 신체적인 경험, 에너지의 상호 이동이 우리 미학의 주요 요소라 할 수 있다.

Q. 인천아트플랫폼의 동료 입주작가인 서영주 작가가 이번 공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들었다. 이처럼 다른 작가들과의 협업은 덕스씨어터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는 장르와 분야, 문화가 다른 예술가들과 작업하는 것을 즐기고,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협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든 개인적인 부분에서든 독특하고 새로운 관점과 지평을 열어준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영주 작가가 실비아 플라스의 시를 한국어로 낭독해 주었고 이를 녹음하여 공연에 음향으로 사용했다. 서영주 작가의 음성이 공연에 독특한 질감을 부여해 주었고, 관객으로 하여금 공연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생각한다. 서영주 작가와는 젊은 여인, 할머니 음성 등 여러 가지 버전의 녹음을 시도해 보았고, 우리도 중국어로 시를 낭독해 보았다. 그것 자체로도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실비아 플라스되기>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작품이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공연 스케줄이 잡힌 것이 있는지? 
물론 이 작품을 좀 더 다듬고 발전시키는 등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은 여지없이 확실하다. 하지만 일단은 조만간 타이페이의 뱀부 스튜디오(Bamboo Studio)에서 두 번째 레지던시가 계획되어 있어 그 준비에 집중하려고 한다. 홍콩, 마카오, 한국의 공연 관계자들과 ‘망명과 정착’이라는 주제로 협업을 할 계획이다. 이것이 끝나야 인천에서 했던 작업들을 되돌아볼 시간이 될 것 같다.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시 들여다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작품의 미적 측면을 좀 더 섬세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다른 예술가들을 초빙할 계획도 있다. 드라마터그를 초청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극을 바라보고, 움직임이나 도구 사용의 맥락을 넓히거나, 공연의 주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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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덕스씨어터가 추구하는 바가 있다면?
우리가 연극이라는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보았다. 연극을 통해 우리는 호기심을 잃지 않을 수 있고, 현존한다는 느낌, 내 자신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간직할 수 있다. 연극은 ‘지금 여기에 있다’라는 사실 그 자체를 너무나 잘 드러내는 매체이다. ‘지금 여기에 있음’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고 그것을 타인들과 조우하면서 공유하는 것이다. 연극은 또한 우리에게 빈 공간이나 다름없다. 비어있기 때문에 일상의 경험과 걱정들을 가져가서 자세히 살펴보거나 질문해 볼 수 있고, 비록 답이 없을지 몰라도 무언가 또 다른 관점을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연극을 통해 각자의 경험과 시각들을 진정하고 소중한 것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개개의 표현들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존재(Presence), 공간(Space), 앙상블(Ensemble, ‘함께한다’라는 뜻에서), 협업(Collaboration)이 우리의 예술적 방향을 가리키는 열쇳말들이다.
우리는 신진 예술가로서 겸손하고 정직하며 헝그리하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만 호기심을 유지하고, 서로간의 관계를 연결하고, 개인을 성장하게 해주는 매체로서의 연극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덕스씨어터의 예술적 인지도나 작업적 성취에 대한 욕심은 있다. 하지만 항상 왜 처음 연극에 발을 들였는가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극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 자제로도 이미 너무나 멋진 일이라는 사실을.
   
Q. 벌써 연말이다. 인천 시민들에게 인사 한마디 전한다면?
인천에 머무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고 감사한다. 인천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름다운 도시이다. 공기, 풍경, 여러 양식의 건축물들, 음식, 그리고 가는 곳마다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지난 3개월 간 잘 지낼 수 있었고, 벌써 인천이 그립다. 조금 이르지만 인천아트플랫폼과 인천 시민들에게 축복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2017년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사랑을 보냅니다!


글, 번역 / 이영리(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




“신명나는 우리가락 함께 즐겨요” – 풍물패 ‘다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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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월요일.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시간. 백운역 근처 잔치마당 지하 연습실에서 경쾌한 풍물 소리가 새어나왔다.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는 그들은 올해로 14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직장인 동아리, 풍물패 다믈의 회원들이었다. 다믈이라는 이름은 원래 ‘ᄃᆞ믈’로, 우리의 옛것을 되돌려 찾자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퇴근 후에 취미 생활을 가지고 싶어 모인 사람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풍물을 가르쳐주기 위해 찾아온 선생님, 양로원에서 봉사 공연을 하고 싶어 찾아온 회원 등 직업도, 연령도, 찾아온 이유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모여 연습하는 다믈의 회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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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오승재 : 전문예인집단 잔치마당에서 운영하는 강습에서 시작되었다. 1기, 2기 등 신청을 받아서 수업을 했는데, 각 기수의 수업이 끝나고도 지속적으로 연습을 하고 활동을 하기를 바라는 회원들이 많았다. 잔치마당의 공간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잔치마당 소속으로 일주일에 한 번 다믈의 강습을 맡고 있는데, 회원 분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신다.

무명씨 : 지금 40대 중반인데, 어릴 때는 동네마다 풍물패들이 있었다. 아버님이 동네 풍물패의 상쇠로 활동하셔서 풍물을 자주 접했었다. 동네에 큰 행사가 있다고 하면 풍물패가 제일 먼저 가서 공연을 하고는 했다. 크면서 풍물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다가 우연한 기회로 풍물패 다믈을 알게 되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연습을 나오는데,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이 시간을 기다리면서 근무를 하게 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화합을 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순간순간이 즐거웠다.

유순복 : 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 어머니회원으로 풍물패 활동을 했었다. 그때 강사로 오셨던 분이 잔치마당의 단장님이었고, 2000년도에 잔치마당 회원반 강습을 듣게 되었다. 2002년도에 다믈이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창단을 했다. 회원들 중에는 전문성을 갖추고 강사로 전향한 분들도 있었다.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일상생활이 아무래도 갑갑한 느낌이 있다. 다믈에 와서 신나게 악기를 연주하며 회원들과 애틋한 정도 생겼다. 회원들이 모여 회칙을 만들기도 했다. 단순히 모여서 연습만 하고 공연만 하는 게 아니라 끈끈한 정을 이어가기 위해 함께 규칙을 만든 것이다.

임은화 : 풍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는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를 몰라 고민하던 중에, 길을 지나가다가 여기 간판이 보였다. 잔치마당의 초급반 수업부터 듣기 시작해서 10년 동안 차근차근 연습을 해왔다. 퇴근한 뒤 저녁도 못 먹고 연습에 참여한다. 체력적인 소모가 커서 연습이 끝난 뒤에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잊을 만큼 즐거운 시간이다.

03

Q. 요즘에는 옛 것, 우리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다믈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풍물이 가진 매력, 그리고 특히 풍물패 다믈이 가진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유순복 : 회원들의 연령대는 30대에서 6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일주일에 두 번 모이는데, 하루는 회원들끼리 연습을 하고, 하루는 잔치마당의 오승재 선생님께서 강습을 해주신다. 동아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축이 있으니 우왕좌왕하지 않고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기능을 잘 잡아주니 기능도 금방 늘고, 옛것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수업을 해주시니 흥미롭고 유익하기도 하다.

오승재 : 풍물이라는 문화가 악기 연주만 하는 게 아니고 다 같이 어울려서 치는 것이라는 데에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취미로 다른 악기나 무엇을 배운다고 할 때 보통 그게 1,2년을 넘기가 힘들다. 하지만 풍물을 하시는 분들은 1-2년 활동한 걸로는 아직 초보 수준이라고 하고 적어도 5년 이상은 활동해야 이제 좀 친다고 말한다. 그만큼 어려운 악기이기도 하고 혼자만의 기량으로는 어느 수준 이상 치기도 어려운 악기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악기다보니 조급해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연습에 임하게 된다. 함께 모여 어울리면서, 얼굴을 마주보고 웃으며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는 큰 이유 중에 하나이다.

무명씨 : 풍물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음악이다. 여러 가지 음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악기 하나하나가 가진 고유의 소리들이 모여 서로의 빈자리를 메워주면서 음악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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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믈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유순복 : 2009년에 하얼빈에 갔던 게 기억난다. 같이 활동하던 회원 중에 한 명이 사업차 갔던 하얼빈의 한 조선족 학교에서 꾸준히 아이들에게 풍물 강습을 해주었다. 학교에서 초청을 해주어서 다믈 회원들이 함께 가서 공연도 하고 학생들의 공연도 보고 왔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올해는 회원 중 한 분이 새로 집을 지어서 집들이를 겸해 길놀이 공연을 하고 왔다. 그 동네에는 풍물 공연을 하러 온 팀이 처음이라고 했다. 공연을 보던 동네 주민들이 신이 나서 함께 연주를 하기도 하고, 주머니에 봉투를 찔러주기도 했던 게 기억난다. 풍물이 낯선 사람들에게 우리의 옛 음악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기도 했다.

전문가 못지않게 긴 경력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풍물패 다믈의 회원들. 그들에게 다믈 활동이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습이 아니라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얻어가는 시간이다. 스스로 먼저 즐기면 관객들도 덩달아 즐거워진다고 말하는 회원들의 소망은 풍물의 매력을 알고 즐기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풍물패 다믈은 12월 7일 수요일 백운역 근처 잔치마당 아트홀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글 / 시민기자 김진아




근대계몽기 우의문학의 백미 「금수회의록」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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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계몽기 우의문학의 백미 「금수회의록」

근대계몽기 신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신소설의 양 갈래인 논설 중심 신소설의 핵심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1908년 황성서적업조합에서 발행된 이 책은 발행된 이듬해 발매금지 처분을 받아 작가에서 독자로 연결되는 작품 유통의 측면에서 그 생명력은 극히 짧은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동물들을 등장시켜 인간 사회의 모순과 어리석음을 비판적으로 그린 우의소설이다. 까마귀, 여우, 개구리, 벌, 게, 파리, 호랑이, 원앙의 총 여덟 마리의 입을 통해 비판되는 내용은 주로 불효와 사대주의, 부정부패, 탐관오리, 풍속문학에 관한 것이다.

이 작품은 그 동안 안국선의 순수 창작작품으로 알려져 왔는데, 2011년 일본의 「금수회의록」(1904)의 번안작임이 밝혀진 바 있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