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을 채우는 힘. 함께 만드는 건강한 사회를 꿈꿉니다.

()인천오토컴퍼니/()TNC 컨설팅 이용주 대표님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일곱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02번째 아너, (주)인천오토컴퍼니/(주)TNC컨설팅 이용주 대표님을 만나봅니다. 

Q. 안녕하세요. 전혀 다른 업종의 두 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 점이 인상 깊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이용주입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 가입에는 자동차 정비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었는데, 정비사업과 기업 교육컨설팅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다른 영역인 것 같지만, 정비 사업을 하면서 컨설팅 법인을 별도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정비하러 오시는 분 중에는 기분이 좋아서 오시는 분들은 한 분도 없어요. 정비를 완료했다고 해서 의사가 환자를 고쳐줄 때처럼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듣지도 못합니다. 결국, 기분이 안 좋은 사람들만 저희 직원들이 만나게 되는 겁니다.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게 아니라 나쁜 에너지를 받으면서 일하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기술자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 회사 직원들의 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교육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희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도 직원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및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인천에 있는 기업 중 ‘인천’이라는 지명이 포함된 회사들이 많지 않습니다. 인천에 대한 대표님의 애정이 엿보이는 것 같아요.
A. 인천에서 태어나서 인천에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적 신포동과 동인천역 일대에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많은 추억을 쌓았어요. 특히, 신포동 주변에서 음악을 듣는 공간을 매우 좋아합니다. 지금 저의 가족이 된 제 평생의 인연을 처음 만났던 신포동 딴뜨라 음악카페를 잊을 수가 없어요. 특히, 어떠한 추억과 연결된 음악을 다시 들을 때면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인천은 제가 나고 자란 물리적 고향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통해 다양한 감수성을 키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 종종 이곳을 오는데, 아이들이 바라보는 지금의 신포동을 보면서 또 다른 시각의 세상을 접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요즘 신포동이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거리 곳곳에 있는 다양한 층위의 도시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잘 보존되었으면 합니다.

Q. 음악으로 추억하는 도시, 인천이라는 점이 굉장히 낭만적입니다. 날카로운 경영자의 이미지일 줄 알았는데, 부드러운 감성과 사람을 중시하는 대표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A. 학창시절 저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조용한 사람이었어요. 독서를 좋아했기에 대학에서는 문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하면 제 친구들이 많이 놀라요. 20대 초반부터 객지 생활을 많이 했습니다.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한 사람의 환경과 그 사람의 성향에 대해 궁금해하다 보니,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이 지금 제가 다양한 분야,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요.

Q. 사람에 대한 관심이 주변 이웃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나눔의 시작이겠네요. 사업과 기부가 결국 같은 맥락으로 생각됩니다.
A. 고등학생 때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대학생이 되면 자연스레 아이들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학을 전공하면서 좋은 기회에 송림동 나눔의 집에서 교육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한번 사는 인생인데 잘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다 비슷하다고 봐요. 나를 채우는 것. 그리고 가족을 채우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아가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은 내 주변까지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도로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 몰라요. 하지만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내며, 주변을 돌본다면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Q. 나눔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각자의 노력이라는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서 특별히 관심 있는 기부 분야가 있으신가요.
A. 어른은 대부분 각자 열심히 살아온 결과로서 현재의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일상을 보면 매우 안타까워요. 딱딱한 교육제도 아래에서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키워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을 믿기에, 어렸을 적부터 문화적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나이가 들어서도 삶을 즐기고 열심히 살아갈 줄 아는 건강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곳에 기부하지는 않아요. 단체나 개인이 재정적으로 가난한지, 부자인지를 보지도 않습니다. 그보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데에 그만큼의 노력과 역량이 존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기부하고 나누는 일은 달릴 수 있는 열차에 기름칠만 해서 더 잘 나아가게 돕는 일이거든요.

Q. 저희 인천문화재단에서도 문화예술기부금캠페인 <아트레인>을 통해 아동을 포함한 소외계층에 문화향유 기회가 많아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것에 금전적인 여유가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A. 한 나라의 문화적 척도를 보려면 서점에 가서 잡지의 종류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의 폭이 굉장히 좁잖아요.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예술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오케스트라가 꼭 교향곡만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영화 음악도, 팝송도 좋습니다. 심지어 요즘은 한 클래식 단체가 게임배경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보았는데 아이들 반응이 아주 대단했습니다. 유럽에 가면 길거리에서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데, 우리 인천도 다양한 예술 장르가 활성화되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사업 분야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에 관심과 고민이 많으신 대표님이십니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A.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 그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가장 예쁘게 한 집을 선정하여 1년간 전기료를 무료로 해준다고 합니다. 지역의 문화를 만드는 데에 유쾌하고 재밌는 생각들이 현실화되는 것이지요. 저 또한 거창한 사업 계획을 열거하기보다 저는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뿐만 아니라 주변을 살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작은 움직임이지만, 회사 직원들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기 위한 장소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새롭게 문을 열 사옥에 녹음실을 만들 예정이에요. 전문작가나 낭독가가 아니더라도 직원들이 돌아가며 낭독하여 녹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책을 읽는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서 자신을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좋은 영상 시설과 오디오를 갖춰서 함께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는 공간도 마련하려고 합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 회사입니다. 회사 공간이 단순한 밥벌이 공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채우고 비우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욕심입니다.

인천(仁川)의 어질 인(仁)은 두 사람(二人)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합니다. 인천의 기부자를 만나는 여러 발걸음 중, 오늘은 유난히도 어질 인(仁), 이 한 글자가 깊이 와닿는 시간이었습니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웃에 대한 배려가 우리 사회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에너지라는 희망을 얻어갑니다. 오늘 하루도 곳곳에서 지역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많은 분들을 응원하며,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이용주 대표님과 김숙연 이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




지역을 건강하게 하는 힘, 나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믿습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백여덟 번째 아너,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님을 만나봅니다.

올해 초 계양구에 자리 잡은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아픈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써 지역 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병원이 단순한 진료기관을 너머 지역민들을 위한 공유 공간으로 거듭난 배경에는, 질병에 대한 예방에서부터 치료, 재활에 대해 고민하는 박진식 이사장님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의료인이자 경영인,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공유와 나눔의 힘을 실천하시는 박진식 이사장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박진식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의사로 진료를 시작한 지 20여년이 넘었네요. 어려서부터 봐 온 세종병원에서 의사로 임하게 된 것은 2008년부터이고, 2014년부터 이사장으로 병원을 이끌고 있습니다. 부천에 있던 세종병원이 올해 계양구에 분원이자 종합병원, 나아가 지역민을 위한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새롭게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이전부터 병원 차원에서 많은 기부와 나눔 활동을 해오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를 알게 되어 지역을 위한 좋은 나눔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Q. 인천을 위한 나눔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맞게 되셨네요. 가장 최근에 가입한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의 회원이세요. 의료인으로서 기부와 나눔에 대한 철학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A. 나눔이라는 게 제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아마 환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육체적 고통이 가장 힘든데,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안 되면 치료를 못 받던 시절이 있었지요. 지금도 여전히 일부 남아있지만 세종병원 개원 초창기에는 심장병 어린이들이 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고 죽어가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이 당시에 저희 병원 설립자인 박영관 회장께서 ‘심장병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모토를 가지로 기술 확보와 동시에 심장병 어린이 무료 수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83년에 첫 번째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하고 그 이후로 꾸준히 소외계층에 아이들 중에 심장병 어린이들을 발굴해서 수술해주는 사업을 했어요. 82년부터 90년 사이가 아마 우리나라 경제가 가장 빨리 발전했던 시기이고,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정말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수술을 못 받는 아이들은 많이 줄었습니다. 이것이 어렸을 적부터 제가 보아 온 세종병원의 모습입니다.
의사가 아마 가장 다양한 상황의 사람들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진료실에 앉아있으면 아주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위해서 오는 경우도 볼 수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큰 병이 있는데 이것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치료를 고민하는 경우도 만나게 됩니다. 얼마나 서러울까…라는 동정심과 동시에, 몸이 아픈데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 못 받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생겼어요. 그렇게 하나둘 기부사업을 진행해오게 되었습니다.

Q.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기부의 시작이었군요. 같은 맥락으로 병원과 개인 차원에서 말씀하신 여러 활동들이 눈에 띕니다.
A. <사랑yes, 희망yes>라는 기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참여하고, 저도 참여하면서 다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모이는 돈은 주로 심장병 아이들을 돕는 데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건 병원의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개인의 차원으로 돌이켜보면, 참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시작은 6년 전 세이브 더 칠드런을 통해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인 여유도 생기고, 보다 큰 나눔은 없을까 또 생각하게 되었지요. 병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사회복지사가 외부 지원기관을 연결하고 병원도 의료서비스를 지원하여 어려움을 해결해주곤 합니다. 그러한 지원기관 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해 알게 되면서 아너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부를 하게 되면서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이 맞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진료 현장에서 어릴 때부터 봤던 그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지원, 제가 진료현장에서 봐 온 사회적인 약자, 현황들이 종합적인 계기가 된 것 같아요.

Q. 결국 공간은 사람의 철학을 따른다고 하는데, 이사장님의 ‘어려운 사람들과의 나눔, 그들의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색다른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A. 메디플렉스(Mediplex)라는 이름이 사실 부르기 어려운데, 저희는 의료(Medicine)와 복합체(Complex)의 합성어인 이 단어를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급성기 병원의 형태로 진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질병 발생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건강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질병을 앓고 난 후, 회복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되어서 급성기의 치료 뿐만 아니라 예방과정에서도 지역사회와 같이 하면서 그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지역주민들이 회복과정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가 하나 있어요. 단순 뇌혈관, 심장질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원의 전문성을 연계한 복합의료시설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의사는 환자를 돌볼 뿐이고, 치료는 신이 하는 것. 결국 신의 영역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아무리 무슨 약을 써도 그 약을 통해서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지 약 자체가 치료를 직접 하는 경우는 많지 않거든요. 이런 환자의 치유과정을 돕는, 내부의 면역력을 돕는, 치유과정을 돕는 데는 병원 환경이 굉장히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채광, 그리고 공원 이런 것들이 환자의 회복에 굉장히 중요하고, 또 이런 자연적인 요소 뿐만 아니고 예술적인, 오늘 공연한 음악, 미술 이런 것들이 환자들의 기분을 좋게 하면서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그러면서 치유과정을 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회복과정에 대한 고민, 내부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을 신뢰하시는 것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지하에 위치한 갤러리와 공연장이 눈에 띕니다.
A. 앞서 말했듯이 우리 병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급성기 질환의 예방과 재활까지, 여러 병원의 전문성을 종합한 곳, 환자의 치료과정에서 의료적인 것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부분을 통한 치유를 힐링 스페이스가 되자. 이게 저희가 추구하는 바이지요.
저는 우리 병원의 다양한 공간들이 잘 활용되어 주변에 있는 많은 주민들이 더욱 건강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이 예술만을 즐기기 위해 병원에 오시는 것은 아니거든요. 병원이라는 곳은 아프면 오는 곳인데, 평소에 병원을 오면서 아, 아프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건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예술을 즐기러 모이는 사람들이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결국 지역사회가 건강해지고 병을 예방하는 것, 이외에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건강강좌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화콘텐츠를 가미한다면 사람들이 즐겁고 기억에 남는 곳으로 우리 병원이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병원 35년의 역사를 전시라는 형태로 풀어내어 일종의 문화행사를 만드신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평소에도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이 있으셨나요.
A. 대학교 들어가면서 메디컬 오케스트라가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메디컬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게 없었지만,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소리를 내는 여러 가지 악기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굉장히 즐겼던 것 같습니다. 오보에라는 악기를 했는데, 리드 자체가 하나의 악기이기 때문에 이것은 아마추어들이 잠깐 배워가지고 리드를 만들 수가 없어요. 얼마 전 후배들과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옛 생각이 나더라고요. 30년 된 악기를 고쳤는데, 생활이 고달프다 보니까 연습을 잘 못하게 되네요.
그림은 세종병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많이 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전 이사장님께서 그림에 관심이 많으셔가지고 아주 큰 대작을 사시는 건 아니지만 보고 기분 좋은 그림들, 에너지가 나는 그림들을 사서 모으셨고, 저는 아닌데 보면 기분 좋거나 기운이 나는 그림들이 많아요. 여기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도 곳곳에 보면 그림이 많아요.

Q. 함께 모여 화음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은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지요.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인으로서 문화인으로서 진정한 힐링의 공간을 만들고 운영해나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A. 제가 예술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찾아가서 하겠지만 그것을 직접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례들에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비뚤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순화시킬 수 있는, 사회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바꾸어주는 사례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고, 오케스트라를 같이 해서 그 아이들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예술 나눔이라는 것도 첫 소개는 들려주고 보여주는 수준이겠지만, 그런 데에서 자극을 받은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회에 각박한 상황…(요즘 사회가 무섭잖아요) 그러한 것들을 순화시킬 수 있는 매개가 되지 않을까. 예술이라는 것이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Q. 국제도시 인천의 비전을 보고, 세종병원이 올해 계양구에 분원이자 종합병원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지역과 함께하는 세종병원의, 또 이사장님의 향후 비전,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올해 세종병원에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해입니다.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혜원은 할아버님의 호입니다. 할아버님께서도 산부인과 의사셨고, 아버님은 흉부외과 의사셨고, 저는 심장내과 의사입니다. 올해는 조고(祖考)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고, 또 세종병원 개원 35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고 메디플렉스 개원한 첫 해라는 세 가지 측면이 모두 의미 있는 해로 기념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종병원 역사에서 중요한 것이 새로운 의학 기술에 대한 도전 그리고 교육, 이러한 것들이었거든요. 저희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개발 역사 중 하나는 인공심장 자체 개발이었습니다. 중소병원에서 인공심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열정 많은 의사들이 모여서 만들었던 그런 역사, 교육을 위해서 매년 학회를 지원해서 심장부검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등이 자랑스러운 역사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박물관의 형태 또는 전시의 형태로 구성해 상시로 개방하고, 여러 사람들이 와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역사’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경해가면서 최종적으로는 심장박물관을 건립하여 아이들이 와서 심장에 대해 이해하고 또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병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 의료를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저희 병원이 2009년에 2020비전을 세운 이후 이제 좋은 시설을 확보했으니,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 서로 윈윈 효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날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로비에서부터 여성합창단의 아름다운 합창화음이 들려왔습니다. 병을 고치기 위한 공간이 너머 지역 사회의 모두가 건강을 예방하고 힐링할 수 있는 허브로 자리 잡고자 하는 새로운 병원의 모습은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우리 사회의 나눔, 그리고 기부는 단순히 남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나와 남, 우리 모두가 건강해지는 또 하나의 방법임을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주신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박진식 이사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




인천의 공연장을 찾아서

문화공작소 세움 유세움 대표 인터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만날지 고민하는 중이에요”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공연콘텐츠 강화,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교류 활성화, 지역 우수 공연프로그램 향유 기회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2011년 문화공동체로 출발한 문화공작소 세움은 본 사업에 2년째 참여중인 부평아트센터의 상주단체로 국악과 양악 분야의 아티스트와 함께 공연예불 분야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공연으로는 <태평성대가 여기로구나!>, <아곡은 여곡헐제, 여곡은 아곡허니>, <환타지아(煥打之我)> 등이 있으며, 음악공연 뿐만 아니라 시각예술분야와 문화예술 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활동들 때문인지, 유세움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도 문화공작소 세움이 어떠한 단체인지 쉽사리 정의내릴 수 없었다. 이는 세움이 하는 활동들이 잡다한 것이어서가 아니라 ‘입체적’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호기심이 들었다. ‘무엇’을 보여줄지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만날지’에 대한 세움의 고민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예술 작품으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 세움은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되는 상주단체였다. 유세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상주단체로 참여하고 계신다. 문화공작소 세움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문화공작소 세움은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단체입니다. 처음에는 음악을 기반으로 시작했다가, 최근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예술 장르들을 포괄하고 있어요. 대중예술보다는 순수예술, 기초예술에 중점을 두되 좀 더 콘텐츠화해서 제작하고 활동하는 단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공연예술 뿐만이 아니라 연구 역시도 같이하고 있죠. 연구라는 게, 사실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만 토속음악을 수집하고, 그걸 바탕으로 재창작하고 있습니다.

Q) <인천 리와인드&리버스>와 같은 프로젝트가 말씀하신 연구의 일환인 거 같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 이런 것들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가 <인천 리와인드&리버스>에요. 예를 들어, 많이 알려진 강원도 민요, 남도 민요, 경기도 민요처럼 “내가 알고 있는 인천의 음악은 뭐가 있지?”라고 자문해봤는데, 하나도 없는 거예요. 있어도 한 두 개 정도? 하지만 인천에 살았던 사람들이 생활하며 불렀던 노래들이 없을 리 만무하고 훨씬 더 풍부한 소스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토속 음악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싶어서 바로 실천에 옮겼어요. 그런데, 음악은 표현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시각예술은 눈으로 보면 확실하게 다가오는데 말이죠. 그래서 핸드 레코더랑 캠코더를 같이 챙겨나갔어요. 섬을 돌아다니면서 구슬 채록을 하고, 책과 영상을 만들었죠. 그 결과물로 앨범을 냈어요. 하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부르셨던 원본 소스이고 나머지는 그걸 재창작한 작품이에요. 얼마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다시 뵐려고 백령도와 연평도를 간 적이 있는데, 몇몇 분들이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토속 음악의 마지막 채집자가 된 거죠. 이렇게 계속 활동하다보니 2014년부터 지금까지 섬을 왕복한 횟수만 40회가 넘어요.

Q)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한 번은 연평도에서 일주일정도 발이 묶인 적이 있어요. 그러던 중 어촌 계장님께 나가야된다고 했더니, 어선을 타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밤 10시 정도에 어선을 타고 연안부두까지 왔던 적이 있어요. 재밌는 건 그 다음부터에요. 얼마 뒤 백령도를 가려고 다시 인천항여객터미널을 찾았는데 해양경찰분들이 오시더니 조서를 써야한다는 거예요. 제가 이전에 연평도에 들어간 기록은 있는데 나온 기록이 없다는 거죠. 사실 이전에 어선을 타고 들어왔을 때, 수산물공판장으로 들어왔거든요. 따지고 보면 밀항이 된 거죠. (웃음)

Q) <신나는 예술여행>이라는 프로젝트도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이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하는 주관처 사업인데, 쉽게 말하면 관객들을 발굴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소외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게, 세움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들을 모듈링해서 좋은 작품들을 들고 찾아가는 거죠. 저희는 바닷소리 바람노래라는 주제를 갖고 활동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탈북자들이 교육을 받는 하나원이란 기관에서 뮤지컬, 연극, 음악 등의 공연을 했어요. 올해는 서해 5도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서해 5도가 소청, 연평, 대청, 백령, 우도거든요. 근데 아마 우도는 잘 들어보지 못하셨을 거예요. 민간인 통제구역이거든요. 거기엔 군인들 60명 정도만 살아요. 그분들도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연을 하고 오는 거예요.

Q) 관객을 발굴한다, 라는 표현이 신선하다.
사실 <신나는 예술여행>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문화소외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예술을 되게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사람들이 원하는 문화예술들은 다양한데, 담당자의 취향이 더 많이 반영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소외지역 사람들이 영화나 연극을 좋아하는데 담당자가 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을 올리면, 이 사람들은 그냥 그걸 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지금은 너무 일방향적인 소통만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선택할 기회를 우리가 제한하는 건 아닌가하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아직 구상에 그치기는 하지만, 그래서 천막극장이나 유랑극단 같은 걸 생각하고 있어요. 천막을 치고 몇 주 정도 동안 다양한 공연프로그램을 열댓 개를 펼쳐놓는 거죠. 거기에 영화, 연극, 교육, 음악, 심지어는 트로트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놓는 거예요. 앞으로는 이런 예술활동을 해야 될 것 같아요.

Q) 9월 2일에 <토끼전>을 공연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어떤 공연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토끼전>은 극공작소 마방진에 있는 배우들과 세움에 있는 아티스트들, 그리고 음악감독 들이 모여서 만들고 있는 일종의 음악극이에요. 음악도 일반화된 것들 보다는 세움 색깔이 배여있는 음악으로 약간 색다르게 구성하고 있어요. 저희가 인천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전국단위의 활동을 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를 만드는 게 주요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게 <토끼전>이에요. <토끼전>이 재밌는 게, 대부분의 우화들은 선악관계라든가 갈등관계라는 게 다 있잖아요. 근데, <토끼전>에는 그런 게 모호해요. 누가 나쁜 놈인지 잘 모르겠다는 거죠. 사실 별주부도 나쁜 놈이죠. 용왕의 하수인으로 와서 토끼 간을 빼먹으려는 거잖아요. 토끼도 그 위기를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하고 말이죠. 그래서 토끼의 지혜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캐릭터들을 풍자적으로 그렸어요. 용왕이 별주부에게 토끼 간을 빼오면 장관 자리를 주겠다고 하거나, 악어, 문어, 돌고래 등이,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회의원 같은 사람들로 나와요. 예를 들어 ‘토끼’를 잡아 오라고 하는데, ‘도끼’를 잡아오거나 하는 식이죠. 욕망에 눈이 먼 자라의 모습, 블로장생을 원하는 통치자의 모습, 그런 위기를 모면해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풍자와 해악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어요.

Q) 소속 아티스트들은 누가 있는가?
우선, 최근 <사물광대>가 소속 아티스트로 들어와서 내년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물공대>의 경우에는 저희 선생님뻘 되는 팀이에요. 멤버변경 한번 없이 창단 30주년을 맞이했죠. 사물놀이의 역사 같은 분들로, 전통음악의 오리지날리티를 강조하는 팀이죠. 그리고 <SE:UM>과 같은 팀은 전통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음악장르들을 접목시켜 활동하고 있어요. 국악과 재즈가 갖고 있는 즉흥연주를 기반으로 했죠. 단순히 동떨어져 있는 것들을 묶는 게 아니라, 그 음악이 갖고 있는 색채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 연주하는 거죠. 주변에서 유로피안 사운드의 느낌이 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SE:UM>이 강렬한 사운드들을 모아서 시너지를 만드는 팀이라고 한다면, <G:on>같은 경우에는 <SE:UM>이 갖고 있는 무거운 것들에서 좀 벗어난 음악을 하는 팀이에요. 원래 초창기에는 <다나루>라는 팀이 있었는데, 그게 발전해 전략적으로 구성된 팀이 <G:on>이라고 보면 되요. 이 팀이 추구하는 건 이지 리스닝, 쉽게 말해 힐링음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SE:UM>에는 러닝타임이 7~8분짜리인 대곡들이 많다면, <G:on>같은 경우엔 3~5분짜리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많아요.

Q) 음악을 기본적인 베이스로 하지만, 비주얼적인 작업에도 무척 신경을 쓰시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훌륭한 작품이나 아트워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걸 소개하고 표현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술단체들한테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면 아마 이러한 부분이지 않을까 해요. 좋은 작품들인데 포장을 잘 못해서 세일즈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니까요. 저는 세움의 콘텐츠를 대외적으로 많이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이전에 2014년 <태평성대가 여기로구나!>를 지나고 <환타지아(煥打之我)>의 포스터작업을 하면서 그런 욕심이 생겼어요. 저희 세움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를 2~30초 안에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어떤 사람이 세움이 어떤 단체인지 물었을 때 바로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Q) 음악을 하는 팀에서 비주얼 작업까지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렵지만, 그 어려운 일을 계속 고민해야하는 게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준비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그런 작업을 할 여유가 없는 게 사실이죠. 그런데 여유를 찾기 보다는 그 안에서 계속 할 일을 해내야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사실 저한테도 해당되는 말일수도 있는데, 후배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하곤 해요. 비용이, 시간이,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죠. 조건이 충족치 않은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거예요. 또 충분히 여유가 있을 땐 더 잘할 수 있는 거고요. 기말고사를 생각해보세요. 보통 시험 1~2주전에 벼락치기로 준비하잖아요. 학기말에 기말고사가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데, 그러면서도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시간이 없다고, 큰일 났다고 그러잖아요. 좀 길게 보고 우리가 필요한 do it 리스트를 잘 만들어가는 것들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Q)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연장 부평아트센터와 함께하고 계신다. 상주단체로서 공연장에 대해 느끼는 특색이나 장점은 무엇인가?
일단 저는 부평아트센터를 이전부터 원하고 있었어요. 인천에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가장 잘 갖춰져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무대, 조명, 음악 감독님들과의 협업도 굉장히 잘 이루어지죠. 또 공연장 시스템과 같이 하드웨어적인 부분들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요. 아마 인천지역에서는 이만한 공연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와서 콘텐츠도 많이 만들고 관객개발도 많이 했어요. 최근에는 내년도 사업을 좀 협의하고 있어요. <G:on>이 갖고 있는 동화 같은 음악들이 있는데, 아트센터에서 저희가 앨범을 만들고 종합사회복지곤이나 보건소 등과 협력해서 다문화, 한부모, 차상위와 같은 계층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여태까지의 노력들을 통해 세움의 아티스트들이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가지게 되었으니, 문화적 복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려는 거예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공연을 못 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지역과의 연계 속에서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이렇게 지역, 공연장, 예술단체, 관객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공연장상주단체지원사업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상주단체가 해야 할 몫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세움은 이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게 2년째에요. 사실 거의 새로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 사업 안에서 예술단체가 갖고 있어야할 철학이 바로 이런 게 아닌가 깨닫고 있어요.

Q)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러 올 시민들께 한 마디 부탁드린다.
최근 UAE에 계속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아프리카 투어나 말레이시아 투어도 준비하고 있어요. 문화예술은 정세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아요. 때에 따라서는 공연중단이나 취소와 같이 타격을 받는 경우도 있죠.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장을 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시장도 마찬가지에요. 유니크한 사업들이 필요하죠.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무언가를 풀어내는 것들은 이제 알겠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만날 것인가에 대해 아직까지도 물음표가 계속 달리고 있어요. 세움은 올해가 전환기인 것 같아요. 공연을 관람하러 올 시민 분들에게 우리가 잡다한 게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저희 예술 하나하나가 완성도 있게 구축되었을 때, 시민 분들도 세움이 정말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문화예술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해주실 거라고 봐요. 무조건 잘 봐달라고 말하기보다는, 시민 분들과 저희가 함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글, 인터뷰 정리/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을 나누는 인천을 꿈꿔봅니다.

다섬종합건설 한명희 대표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열여덟 번째 아너이신 다섬종합건설 한명희 대표님을 만나봅니다.

다섬종합건설 한명희 대표님은, 인천의 첫 여성 아너로서, 인천의 기부와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남다른 열정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고 계신 분입니다. 봉사와 기부를 통해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고, 직접 그린 작품을 이웃에 선물하며 나누는 기쁨을 누구보다 소중히 생각하시는 한명희 대표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다섬종합건설의 한명희입니다. 인천에서 기업활동을 한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1987년 경영하던 회사가 부도를 맞고 1988년 인천으로 이사 온 후 인천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이름을 ‘다부지고 섬세하게’의 첫 글자를 따 ‘다섬’이라고 짓고, 어떤 건물을 짓더라도 회사이름처럼 지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채, 두 채 집을 지어가면서 회사는 점점 성장해 종합건설업체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전문경영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운영위원 이외에도 인천상공회의소와 부평구경영자협의회 등 지역봉사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Q. 아너 소사이어티의 첫 여성 회원일 뿐만 아니라, 과거 남성중심의 업종이라 불리던 건설업계에서 당당한 여성리더로서 활약하고 계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A. ‘여성이 희망이고 경쟁력’이라는 구호도 있지만 여성 기업인에게는 아직도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운 점들도 하나하나씩 줄어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는 남녀평등, 실적 중심의 사회로 점점 더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건설업계는 여성이 진출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것 같아 부담이 가기도 하지만, 우리 지역사회를 위해 기업인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여성이라고 특별히 잘 봐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여자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시각을 대할 때마다 그동안 제가 해온 일의 실적을 봐주길 바랄 뿐입니다. 저는 일을 맡기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Q. 지역의 리더로서 지역발전 이외에도 기부와 봉사를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일도 앞장서 계십니다. 이러한 뜻깊은 나눔에 동참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느 목사님이 ‘네가 아는 것만큼 봉사하고 사회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이 제가 힘들더라도 계속 일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중증장애인 지원에 특히 힘쓰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지원하는 일은, 다니는 교회에서 중증장애인을 돕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마음이 쓰이게 되어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려운 상황에도 평소 기업인으로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한 기부와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남아서 기부를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여유가 있어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아끼고 더 열심히 뛰어서 기부하려고 합니다.

Q. 화가 못지않은 그림 솜씨를 갖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그림을 그려 지인분들께 선물도 하실 것 같은데, 직접 그린 그림을 이웃에게 선사하는 일은 또 다른 기쁨일 것 같습니다.
A. 과찬의 말씀입니다. 건설업을 하다 보니 흔한 말로 시멘트밥을 30여 년 먹은게죠. 시멘트 색깔만 보다가 너무 우울해 질 것 같아, 처음에는 여러 색을 칠해보려고 미술학원을 찾아갔습니다. 지금처럼 성인취미 미술이 많던 때가 아니라, 미술학원에서 저를 보고 굉장히 당황하더군요. 그래도 꿋꿋이 그림을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몇 년 하다보니 더욱 재미있어지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제 삶의 큰 힐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그린 그림을 주변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세요. 간간히 그린 그림을 지인 분들께 선물하곤 하는데, SNS 메인사진으로 올릴만큼 너무 좋아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더욱 힘이 납니다.

Q. 대표님께서도 직접 창작 활동을 하시기에 문화예술에 대해 남다른 조예가 있으실 텐데요. 문화예술기부, 문화예술활동을 통한 나눔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그림그리기와 함께 피아노 연주를 계속하고 있어요. 훗날 피아노로 찬송가라도 연주하며 나의 재능을 누군가를 위해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모두가 각자의 재능을 이웃과 나누는 것에서 더불어 사는 삶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기부하는 것은 재능을 가진 사람 자신과 기부를 받는 자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능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함께 상생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Q.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대표님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우리 회사의 사훈이 ‘안전 정직 믿음’입니다. 건설업은 언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안전은 최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합니다. 두 번째 정직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만족을 통해 기업발전을 견인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정직해야만 직원 모두가 행복해지고 서로에게 믿음이 쌓이고, 안전사고 없는 현장이 만들어져 중견 건설업체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기업성장 만이 아닌 우리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주변의 뜻있는 기업인들에게 기부의 행복 또는 기부의 기쁨을 알려 ‘이웃과 함께하는 기부도시 인천’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천에 살던 초창기, 이웃이 살고 있는 집을 컨설팅해준 적이 있어요. 허름한 집을 허물고 새로 집을 지은 그 이웃이 제게 너무나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렇게 주변에 하나둘 집을 지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면서 이것이 나의 재능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크고 작은 재능을 나누는 사회가 함께 사는 사회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한명희 대표님의 모습에서, 우리 인천이 기부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토양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하루였습니다. 멋진 건설인으로서, 또 당찬 여성 리더로서 일에 대한 열정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신 한명희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역을 위해 애쓰시는 많은 분들의 응원 안에서 인천 기부문화의 열매가 잘 영글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




인천의 공연장을 찾아서

극단 나무 기태인 대표 인터뷰
“눈높이를 낮춘다는 건 소통할 준비를 한다는 거예요”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공연콘텐츠 강화,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교류 활성화, 지역 우수 공연프로그램 향유 기회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극단 나무는 서구문화회관의 상주단체로서 환경이란 대주제와 “세상의 중심에 어린이가 있다”라는 모티브를 중심으로 하는 어린이연극 전문단체이며, 8월 11일 <이야기 하루>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극단 나무의 사무실을 찾아가 기태인 대표를 만났다. 공연소품들로 붐비는 공간에서 공연준비가 한창이었다. 인터뷰 중에서도 언급되지만, 기태인 대표가 말하는 환경은 자연적 조건이기도하고 우리를 둘러싼 형편이기도하다. 훌륭한 어른이 반드시 훌륭한 성장환경을 의미하는 게 아니듯, 훌륭한 공연이 반드시 훌륭한 준비환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공연 뒤에는 언제나 관객이 볼 수 없는 불투명한 영역이 있다. 무대를 본다는 게 어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면, 무대의 밖을 본다는 건 아이를 둘러싼 환경들을 보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에게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후자는 뼈아픈 질문들을 동반한다. 아마 후자의 물음들을 전달해주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게 본 인터뷰 연재가 해야 할 역할이지 않을까 한다. 기태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상주단체로 참여하고 계신다. 극단 나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극단 나무는 2006년에 인천에서 처음 창단해서 이제 11년 차에 들어서는 연극 단체입니다. 어린이연극을 중점으로 두고 창작극을 만들고 있어요. 주로 가족단위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죠. 기본적으로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힘을 멋지게 발휘해보자, 특히 어린이들에게. 이런 모티브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스무 살 때부터 배우를 했었는데, 지역에서 괜찮은 극단을 만들어 보리라는 야심찬 생각에 소속되어있던 극단을 뛰쳐나왔죠. 당시 제가 속해있던 극단 대표님께 “대표님 저도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래? 10년만 버텨라. 그럼 뭔가 길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넌 10년 안에 관둘 것이다. 배우가 무슨 대표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지역에 와서 극단을 만들고 공연을 하다 보니 벌써 11년차에요(웃음).

Q. 그래서 길이 보이셨어요?
길은 애초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젊을 때 그런 거 꿈꾸잖아요. 대박치리라! 그런데, 어떤 일이라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건 절대 없는 거 같아요. 단지, 제가 위로 받는 건 딱 한가지죠.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있구나.

Q. 어린이연극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0년대 초반에 일본 유학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일본의 대표 어린이연극 극단 가제노꼬 큐슈와 협업을 했었어요. 일본은 학교로 찾아가서 하는 공연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두어 달 정도 일본의 학교들을 돌면서 공연을 했는데, 한번은 나이 드신 노배우 분이 눈물을 보이시는 거예요. 알고 봤더니, 거기가 그분이 젊었을 때 공연했던 곳이었데요. 그때 연극을 보고 편지를 써줬던 꼬마가 선생님이 되어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그 분을 다시 만나러 왔다는 거에요. 소름이 돋더라고요. 아 이거구나! 단순한 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매김하는 거구나. 그 꼬마의 눈에 비췄던 젊은 배우의 모습, 그리고 중년이 된 멋있는 노배우의 모습. 저런 사람이 돼야지. 그때 어린이연극을 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계의 중심에 어린이가 있다”라는 저희 극단의 중심 모티브도 거기서 만났던 연출가 나카지마 켄이라는 분에게 선물 받은 거예요.

Q. 우리나라에는 어린이연극을 하는 극단이 얼마나 있는지 알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초중반에 어린이연극 붐이 일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앞장섰던 게 ‘사다리’라는 극단이었는데, 그 팀을 통해서 어린이연극도 이렇게 되어야하는구나 배웠죠. 사실, 그 전에 어린이연극이라 하면 대학로에 있는 배우들의 아르바이트거리였거든요. 오전에 어린이연극으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저녁때는 제대로 된 극을 하리라, 그런 거였죠. 그러던 중 90년대부터 어린이연극을 하나의 예술장르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죠. 그리고 그게 전국적으로 확대가 되면서 괜찮은 극단들이 많이 생기고, 어린이연극을 폄하하는 시선이 많이 없어졌어요. 인천에서 어린이연극 극단으로는 아마 저희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연극을 보여주려 하고, 그러다 보니까 극단들의 자생력도 많이 생겼죠. 또 한편으로는 문화예술교육사 같은 사업들도 많이 열려있어서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도 새롭게 재기되었어요. 저는 여기에 전문성이 있어야한다고 봐요. 무대에 많이 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듯이, 어린이연극도 많이, 그리고 오래 한 사람들이 더 전문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예요.

Q. 8월 11일에 <이야기 하루>라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데,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다.
생이란 이야기를 해보자. <이야기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 작품이에요. 정말 다양하고 천차만별의 인생들이 있지만 그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들은 같은 크기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주마등’이라는 걸 초점으로 잡고 ‘하루’ 할아버지의 인생을 거꾸로 추적해가는 과정을 들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여기서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 과정들의 끝엔 커다란 선물이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건 공연을 보셔야 알 수 있겠죠?(웃음) 아무튼, 할아버지의 기억 조각들을 수집하면서, 우리 할아버지들은 이렇게 살았구나, 라는 걸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또 동시에 우리 인생에 있어서 앞으로 겪게 될 일들, 당시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소중해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관객 분들이 이 작품을 처음 만나면 좀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이게 어린이연극이에요?”라고 물어보기도 하죠.

Q. 아이의 수준에 맞춘다는 게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찌됐던 지금 우리는 그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으니까 말이다.
저는 어려워야 한다고 봐요.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게 다 읽히면 재미가 없죠. 어찌되었건 아이의 ‘물음표’가 나와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는 엄마한테 물어보겠죠. “저건 뭐 하는 거야?” 엄마가 답을 해줘도 아마 잘 모를 수도 있어요. 다만, 그 아이가 커서 “아 그게 이런 거였구나.”라고 알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게,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뭔가를 다 알려주는 건 아니라고 봐요. 그런 거 있잖아요. 유치한. 이런 친절함이 아니라 다른 장치들을 두자는 거예요. 중요한건 우리가 너희들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다, 라고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재활용품을 이용한 레퍼토리공연이 많은 것 같다. 환경과 아이가 함께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사실, 아이와 환경의 연계성을 의도한 건 아니에요. 오히려 환경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잖아요? 이놈에 미세먼지!(웃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어린이연극을 하다 보니 환경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말하자면, 소 뒷걸음질하다가 만난 친구랄까? 다른 이유도 있어요. 사실 환경은 자연 환경도 있지만, 사회적 환경이란 것도 있잖아요? 2006년 극단을 창단할 무렵 인천에 내려왔는데, 가진 거라곤 자신감과 용기밖에 없는 젊은 배우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뭐가 있었겠습니까. 재활용품이죠. 그래, 이걸로 한 번 해보자. 이걸로 비주얼을 만들어보자, 분명 환영이 생길거야, 사람들은 이 재활용품이 갖고 있는 영혼을 믿게 될 거야, 라고 생각했던 거죠. 이렇게 몇 년 하고나서 보니까 환경이란 주제와 친숙해진 거예요. 저희 작품 중에 <로봇 폐품>과 <신문지 주라기> 등이 그런 작품들이에요. 박스가 로봇이 되고, 신문지가 공룡이 되는, 물론 그 안에선 배우들이 연기를 하지만, 이런 아이러니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Q.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관해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 싶다. 올해 검단복지회관에서 서구문화회관으로 상주공연장을 옮기셨다. 비교적 큰 중대형 공연장으로 온 것인데, 무대 규모에 부담은 없으셨는지 궁금하다.
우선, 기존의 저희 작품들이 큰 규모의 무대에 맞춰 만든 공연들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가 확장되어 생기는 문제들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작품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들도 보일 거고, 공백들도 생기겠죠. 무엇보다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볼 때 생기는 문제들이 있어요. 그것들은 무조건 해결해야 될 것들이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뭐냐면 무대그림을 만드는 것에요. 사실 이건 정말 하고 싶었던 거예요. 검단복지회관도 물론 소극장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긴 하지만, 이건 대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거죠. 그런 걸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긴 해요. 무대도 커지고, 시설도 좋아지고, 이런 부분들은 예술가로서는 누구나 한 번씩 해보고 싶은 거 아닌가요? “여기가 내 극장이야!” 이런 자랑 같은 거 말이죠.(웃음)

Q. 올해가 벌써 반이나 지났다. 올해 본 사업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장점이나 보완점이 있다면?
상주사업이라는 게 예술단체 입장에서는 분명 메리트가 있죠.  예산을 지원해주면서 예술단체의 프로그램 창작도 보장해주고, 게다가 공연을 올릴 극장까지 제공되니까 말이에요.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사실 이건 저희가 상주하고 있는 공연장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공연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를 가든 그 공연장만의 세팅이 되어 있어요. 예컨대, 조명으로 치면 여기는 사회자, 저기는 단상을 비추는 그 공연장만의 조명 세팅 같은 거 말이죠. 그렇게 세팅되어 있는 조명 기구들을 흐트러트릴 수가 없어요. 공연장 입장에서는 그 다음날도 행사가 잡혀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까 조명에 뽀얗게 먼지가 쌓여요. 모종의 관성 같은 게 공연장에 있다는 거죠. 그걸 거스르면 큰일 날 것 같은. 공연장은 그 공연장만이 가질 수 있는 구조와 느낌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예술단체가 공연장과 만나면서 그런 것들을 함께 찾아가고자 실험하고 고민하는 건데, 그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런 고민과 어려움들을 서로 얼마나 나누느냐에 따라 그 다음 스텝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건데 말이죠.

Q.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함께, 극단 나무의 공연을 관람하러 올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저희가 서구문화회관에 오게 될 때 얼마나 흥분했는지 몰라요. 드디어 대극장에 가는구나! 앞서 말씀드렸던 <신문지 주라기>를 무대 위로 올리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에요. 이게 사실 거리 공연이거든요. 저희는 이게 인천만이 갖고 있는 그런 작업 중 하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좀 더 버라이어티하고 스펙터클한 그런 공연을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신문지로 만든 밸로시랩터(‘날쌘 도둑’이란 뜻으로 재빠른 몸놀림을 가진 공룡)가 무대 위를 뛰어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이 공룡 엄청 좋아하잖아요. 관객 분들께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저희가 무대에 서는 목표는 정확해요. 박수 받으려고요. 박수 많이 쳐주세요. 커튼콜 할 때 한 열 번은 왔다 갔다 하고 싶어요.

 

글, 인터뷰 정리/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나눔을 통해 행복의 씨앗을 심어갑니다.

화도진 문화원 박미숙 원장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다섯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백네 번째 아너, 화도진 문화원의 박미숙 원장님을 만나봅니다.

자신을 두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하시며 미소 지으셨지만, 본 인터뷰를 통해 지역 사회와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시는 박미숙 원장님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문 연 화도진 문화원의 초대원장이신 박미숙 아너의 따뜻한 나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화도진 문화원장 박미숙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실로암 어린이집과 송림주공어린이집, 그리고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을 해오면서 아무래도 다 사람들보다 주위를 둘러볼 기회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회들이 모여 작은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는데, 그 삶의 형태를 유지하며 살다 보니 주위에서 좋게 봐주시며 좋은 기회들이 생겼던 것 같아요. 화도진 문화원이 개원하며 그 초석을 만드는 자리에 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Q. 인천 동구에 올해 초 문화원이 개소했다는 소식은 인천의 문화발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더불어 원장님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인천 동구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A. 인천과의 인연은 2010년 아이들이 송도에 있는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부터였어요. 다른 지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중, 인천 송림 주공어린이집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담한 규모의 송림 어린이집에 특별히 마음이 갔다고 해야 할까요. 등원하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인사하며 학부모들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지역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아이를 키우는 데에 어떠한 환경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등 실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지역사회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주민자치위원, 동구 꿈드림장학회 이사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동구 주민들로부터 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 싹텄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실제 동구의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많은 고민을 함께하셨을 것 같습니다.
A. 어린이집 어머님들께 들었던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았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어요. 안타깝지만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체험이나 시설들이 부족해서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고, 아이들이 상급학교를 진학하게 되면서 이사하는 가구가 많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작년부터는 동구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 생긴 키즈까페 ‘동구랑 스틸랜드’와 실감콘텐츠체험관 ‘탐’이 있습니다. 다양한 실내놀이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이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고심한 결과입니다.

Q. 화도진 문화원의 탄생도 이러한 동구의 결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문화원에 대해 지역사회가 갖는 기대도 클 것 같습니다. 문화원이 갖는 역할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A. 화도진 문화원은 동구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 종합적으로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하면서, 우리 고장의 자존심을 높이고 구민들의 긍지를 북돋고 싶어요. 우리 동구는 중구와 더불어 개항과 동시에 형성된 인천 중심지역으로서 근·현대 인천의 문화예술 중심지였다는 강점이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자원, 유산을 구민들과 함께 지키고 키우고, 또 함께 나누어서 구민들이 즐겁고, 또 나아가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이러한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지역이 되었으면 합니다.
매년 동구에서는 화도진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구민들께서 해가 거듭될수록 축제 프로그램과 운영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을 해주십니다. 올해는 우리 문화원이 첫해를 맞이한지라 많은 역할을 할 수는 없었지만, 내년도부터는 축제 기획, 운영 단계를 전적으로 담당할 계획이에요. 축제와 더불어 동구 편찬사 작업을 진행 중인데,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기 이전 이 지역의 어떠한 문화가 있었는지를 먼저 돌아보고 잘 정리하여 구민들과 나눌 생각입니다.

Q. 지역에 대한 애정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더불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나가고 계신 것 같아요.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신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라 생각됩니다. 기부를 어떻게 결정하게 되셨나요.

A. 저는 더불어서 함께 사는 세상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어린이집을 운영해오면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과 어머님들을 돕는 일을 하곤 했습니다. 작지만 저의 정성과 관심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 굉장히 뿌듯했어요.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제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학업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와 성공,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 따뜻한 사람,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저희 첫째 딸의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이번 아너소사이어티 회원가입을 진행했어요. 엄마처럼 따뜻하고 멋지게 살고 싶다는 딸의 이야기를 큰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Q. 지역사회에서 나눔 문화확산을 위해 앞으로도 애써주시리라 기대됩니다. 문화와 나눔, 두 가지 분야를 아우르는 리더로서 문화예술교육,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예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문화예술이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사치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기부도 똑같습니다. 기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고, 부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나의 여유를 어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이를 통해 느낀 나의 마음 따뜻함과 건강한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뻗칠 기회라고 생각하며, 이 큰 장점이 문화예술과 기부문화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딸아이가 미국에서 첼로 봉사를 오랫동안 했어요. 혼자 연주하는 것에만 아니라,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문화를 함께 나누는 딸의 모습이 참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데에 고민해 온 저로서는, 문화예술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곳을 어루만지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민의 단합, 행복을 위해 문화예술이 앞으로 좋은 촉매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화도진 문화원을 비롯한 원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A. 저야말로 인터뷰를 통해 저를 되돌아보며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일단 저는 제가 맡은 분야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현재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요양원을 잘 운영해나가면서, 화도진 문화원장으로서 현재 전통 보존 전승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 동구사 발간 사업을 통해 주민분들이 이 지역에 대해 자긍심과 정체성을 느끼고 정립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시민 문화활동 사업과 위탁사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문화예술과 전통을 삶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민 스스로가 문화가치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 인천 동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어려운 삼 남매 가정을 도와준 젊은 날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원장님의 모습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역에 대한 많은 고민들과 원장님만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인천 지역 사회에 더욱 좋은 결실이 하나둘 맺어나가길 응원해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따뜻하게 맞아주신 박미숙 원장님과 화도진 문화원 직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




인천의 공연장을 찾아서

검단복지회관 상주단체 루체뮤직소사이어티 안희석 대표 인터뷰
“예술단체의 자생을 고민하고 있어요”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공연콘텐츠 강화,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교류 활성화, 지역 우수 공연프로그램 향유 기회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루체뮤직소사이어티(이하 루체)는 검단복지회관의 상주단체로서 자생적인 클래식 예술문화와 생활문화의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루체가 이야기하는 악보 출판사 사장 호프마이스터라는 인물은 의미심장하다. 그가 없었다면 모차르트의 음악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루체가 추구하는 아티스트의 직장, 시민들의 생활문화가 클래식 음악의 진일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적시한다. 루체를 지휘하고 있는 안희석 대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1. 올해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서 상주단체로 선정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다. 루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먼저 부탁드린다.
루체는 우리가 우리의 직장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어요. 우리나라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취업할 수 있는 자리가 상당히 빈약해요. 클래식 같은 경우엔 안정적인 직장이라 할 수 있는 게 교수직을 제외하면 국공립 오케스트라 정도인데, 그마저도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죠. 이런 상황을 타계해보려는 게 저희의 첫 번째 목표에요. 다음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어요. 음악성이라는 게 객관적인 면도 분명 있지만,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면 역시 존재해요. 루체는 틀에 박혀있는 음악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음악,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에요.

2. 청년실업이나 취업난의 심각성이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음악인들의 취업이라니 조금 생소하다. 클래식계의 상황이 그만큼 안 좋은 상태인가.
지금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아요. 상상 이상이에요.  공연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단체는 거의 드물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연주자들이 학생들 레슨이 아니라면 먹고 살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민낯을 드러낸 거예요. 일본과 비교해볼까요? 일본은 시립예술단이라는 게 없어요. 각각의 도시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예술단을 지원해줍니다. 그 예술단이 시립예술단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토요타 같은 경우엔 TYOC(토요타 청소년 오케스트라 캠프)를 운영하는데, 몇 년 전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졌던 당시에도 토요타는 그 오케스트라 캠프의 예산을 오히려 늘렸어요. 이런 구조적 차이가 오케스트라의 질적인 차이를 만드는 거예요. 물론 한국에서도 세계 콩쿠르에서 1등 하는 연주자들이 나오긴 했지만, 구조적으로는 내실과 내공이 제대로 쌓지 못했기 때문에 연주자들이 다들 각개전투로 살아남기 위해 고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에요.

3. 같은 맥락에서 루체가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음악 정보, 음반, 뮤직 아이템 등을 제공하는 한편, 아티스트들이 음반을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채널로 활동하는 것도 이러한 어려움 때문인 것 같다.
정규직 직원은 휴일에 출근을 안 해도 월급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연주자는 연주를 안 하면 수입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연주자가 연주를 안 할 때도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걸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음반제작이란 걸 생각해냈죠. 이 음반제작은 저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징검다리에요. 다변화된 수입구조를 갖는 것과 연주자들의 자기 PR을 돕는 것이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죠. 그래서 뮤직 엔 로직(사이트 바로가기▶)이란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작곡가들의 경우엔 악보를 출판할 수 있는 컨테무스(사이트 바로가기▶)라는 사이트를 따로 구축했고요. 여기에 루체(사이트 바로가기▶)까지 해서, 음악 플랫폼들을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유재하와 라흐마니노프’ 음반이에요.

4. <마님이 된 하녀>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7월 15일에 검단복지회관에서 공연할 거예요. <마남이 된 하녀>는 창작 배경이 참 재밌는 공연이에요. 독일에서 지휘를 공부하던 시절 친구와 함께 프로젝트를 고민하던 중 오페라부파(18세기에 발생한 희극적 오페라)의 시초가 되는 ‘마님이 된 하녀’를 발견했어요. 이게 우리말로 하면 코믹 오페라인데, 당시 대규모 편성 오페라의 인터미션(쉬는 시간) 사이에 연주되었던 작품이에요. 이걸 저희가 아리아는 그대로 살리고 연극처럼 대사를 넣어서 공연했는데 대성공이었어요. 그때의 기억이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고 생각났던 거죠. 그렇게 공연을 만들게 되었어요. 독특한 게 이 작품은 매번 공연할 때마다 대사가 조금씩 바뀌어요. 그 시기에 맞는 웃음 코드를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거죠. 저희가 2015년도에 쓰던 홍보 문구가 “루체 공연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에요. 한 번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재밌는 작품이에요.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5. <마님이 된 하녀>도 그렇지만, <클래식으로 듣는 7080>, <뮤직스캔들>, <고고씽 콘서트> 시리즈와 같은 콘텐츠들도 매우 참신해 보인다. 루체는 현대예술의 탈장르, 장르 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탈 장르와 장르융합들이 문턱을 낮추는 장치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클래식을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저희 콘텐츠들은 그런 걸 고려해 만들어졌어요. 예컨대 <클래식으로 듣는 7080> 시리즈는 70~80년대 팝송 및 가요들을 가지고 무대에 올리는 거예요. 시작은 전설적인 가수 유재하의 노래로 했는데, 여기엔 재밌는 배경이 있어요. 대학 시절,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를 듣는데 갑자기 뒷부분에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니가 들리는 거예요. 이상하다, 잘못 들었나 싶어서 여러 번 돌려 듣고 친구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어요.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존경심의 표현인가로 옥신각신하다 결국 존경심의 표현이라는 쪽으로 결론을 냈죠. 유재하는 작곡가를 졸업했고, 굉장히 천재적인 역량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우연은 아니라고 봤던 거예요. 그때는 그렇게 끝내고 말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그때의 생각이 다시 났어요. 그래서 ‘유재하와 라흐마니노프’ 공연을 준비했고 앨범 역시도 제작하게 되었죠.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야 할 게 있는데, 여러 가지 사안들 때문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 게 있어요. 저희는 매년 한국 초연작품들을 올리고 있어요. 예를 들면 2012년 공식적인 창단연주회에서는 호프마이스터라는 작곡가의 실내악을 초연했죠. 호프마이스터가 재밌는 게 뭐냐면, 이 사람이 없었으면 모차르트가 없었을 거란 점이에요. 호프마이스터는 유명한 작곡가이기도 했지만, 최초의 악보 출판사 사장이기도 했어요. 그는 당시 모차르트의 악보를 출판하고 그 출판료를 선지급해주면서 가난했던 모차르트가 작곡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줬어요. 호프마이스터 이외에도 저희는 벤자민 브리튼, 글룩, 제랄드 핀치, 글라주노프와 같은 작곡가들의 음악들도 초연해서 클래식에 이런 작품들도 있다는 걸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런 공연들을 통해 우리들의 역량도 계속 발전시키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사에 의미가 되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저희는 정말 엄청난 초연들을 하고 있는데, 셀프 자랑을 잘 못 하는 것 같아요.(웃음)

6. 고급문화라는 인식 때문인지, 시민들이 클래식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생활문화와 클래식 간의 간격 좁히기와 관련해 루체 만의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생활예술 동아리를 언급할 때 마다 꼭 등장하는 두 사례가 있어요. 하나는 관 주도형 사례로 성남시의 ‘사랑방 동아리’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 주도형 사례로 인천시의 ‘문화바람’이예요. 그리고 전문예술에 상대되는 개념으로서 생활예술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게 바로 문화바람에서에요. 즉 생활문화라는 개념이 시작된 게 바로 인천이라는 거죠. 대단하죠?(웃음) 제 경우에는 올해 생활문화에 대해 정말 할 말이 많아요. 제가 인천 청소년 오케스트라 출신인데, 당시 거시서 활동했던 1~2기 멤버들이 지금 인천의 민간 클래식 영역을 거의 주도 하고 있어요. 저는 이러한 현상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예술을 전문 직업으로 삼기 이전에 했던 경험들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든 거죠. 그래서 저 역시도 귀국 이후 가온누리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추홀 오케스트라와 엑스포 오케스트라도 운영을 하고 있어요. 이러한 생활예술에 대한 제 철학과 가치관은 아주 명확해요. 보통 예술인들이 시민예술가를 키우면 이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객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중요한 건 이 시민예술가들이 자신들의 공연에 지인들을 초청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클래식을 관람하게 된 사람들이 시민예술가들의 연주를 보고 클래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해요. 그런 경험을 한번 해보면 다음 연주회, 더 나아가 루체의 음악회도 보러 오게 되는 거죠.

7.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통해 성장해, 그것을 다시 조직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밖에도 미추홀 오케스트라나 엑스포 오케스트라 얘기도 했는데, 이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다.
우선, 청소년 오케스트라 사업은 정부의 사업을 통해 시작되었어요. 정부 주도의 정책은 인큐베이팅을 해준다는 점에서는 좋은 정책이었지만,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였어요. 예컨대 초등학교에서 실시되는 오케스트라 사업은 그 친구들이 중학교로 진학하고 나면 소용이 없어지죠. 그래서 이런 좋은 정책을 이어받아서 지속성을 유지시키자는 의미로 저희는 가온누리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활동하고 있어요. 다음으로, 미추홀시민오케스트라의 경우 처음에는 저희 루체가 공연 기획부터 제작, 홍보까지 거의 모든 걸 다해줬어요. 그런데 그러면서 저희의 업무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시민예술가들에게 교육하고 넘겼어요. 음악적인 것 이외에는 지휘자의 영향력을 계속 줄여야 한다는 게 제 철학이거든요. 지휘자가 갑자기 없어져도 고아가되지 않도록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거죠.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생활문화의 지속성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최근에 시작한 엑스포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이건 마을형 오케스트라에요. 송도에 있는 엑스포 아파트 주민들이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하고 있는 거죠. 저는 이 엑스포 오케스트라가 마을 공동체 사업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자부해요. 이렇게 세 단체를 연합해서 이번에 시민예술제에 나가 본선에 진출했고, 올 9월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공연하러 가게 되었어요.

8. 루체가 상주하고 있는 공연장에 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검단복지회관과 함께 하게 되셨는데,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검단복지회관만의 특색이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애증의 관계랄까요?(웃음) 아주 재밌는 공연장이에요. 검단복지회관의 공연장 공간은 비교적 작은 편이에요. 그래서 관객은 연주자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에 반응하는 관객의 숨결을 느낄 수 있죠. 물론 가끔은 부평아트센터나 서구문화회관처럼 큰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검단복지회관을 찾아주시는 시민 분들의 정이 그걸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것 같아요. 한번은 공연이 끝난 후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손을 잡아주신 적이 있어요. 고맙다고, 자주 공연해달라고 말이죠. 그 분위기나 정감 때문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다른 곳에서 러브콜이 오기도 했지만, 조금 더 넓은 공연장에 있고 싶다고, 조금 더 좋은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고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건 우리의 철학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 공연장에서 저희가 해야 할 몫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 올해도 남았어요. 저희는 의리가 있는 상주단체에요.(웃음) 어쨌든 로비 음악회와 같은 경우에는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대단해요. 저희가 한번은 6시간 정도를 공연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20명가량의 분들이 4시간 이상 공연을 보고 가셨어요. 로비 음악회는 10월, 11월, 12월에 다시 열릴 예정이에요.

9.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함께, 루체의 공연을 관람하러 올 시민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저희 공연을 안 보신 분은 있어도 한 번만 보신 분은 없어요. 많은 관객 분들께서 저희 공연을 보러, 심지어는 영종도에서까지 오세요. 그만큼 재밌다는 거죠. 많은 관람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저희의 활동에 대해 추가로 말씀을 드릴게 있어요. 최근 저희는 민간 공연장과의 협력을 통해 상주사업에서 만들었던 콘텐츠를 그곳에서 공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 보다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영화음악과 드라마음악을 가지고 공연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예술단체가 자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저희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용기 있게 실천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려요.

 

인터뷰, 글/ 박치영 문화통신3.0 시민기자




나눔. 두 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가장 값지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두손건설 이도명 회장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네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일곱번째 아너이자, 제4대 인천 아너소사이어티클럽의 회장이신 두손건설 이도명 회장님을 만나봅니다.

두손건설 이도명 회장님은, 70번째 아너이신 한상욱 우리가본집 대표이사님과 함께 인천에서 탄생한 두번째 부부 아너로서, 인천의 기부와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건물을 짓는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문화를 일구어 나가시는 이도명 회장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두손건설의 이도명입니다. 먼저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되어 쑥쓰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90년도에 건설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소규모 연립주택 건설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개발사업을 주로 하고 있어요. 전국 각지에 ‘지젤’이라는 브랜드로 건물을 지어 분양하고, 일을 하다보니 영화관, 사우나, 스포츠 센터 운영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 등 분야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스피루리나 배양 사업을 시작했어요. 2014년부터는 원인재역 부근에 ‘우리가본집’을 오픈하여 외식사업을 진행 중인데, 스피루리나를 넣어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건설에서부터 외식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계시네요. 특히, 외식사업을 시작하신 것이 흥미롭습니다. 
A. 외식사업을 통한 수익사업보다는 ‘가치’를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우리가본집은 그 자체가 예술적인 것을 많이 가미하고 있습니다. 이름부터 달라요. 우리가‘본집’이었다가 우리‘가본집’이 되는 것이거든요. 우리도 ‘울’이라는 집이고, 가운데의 가(家)도 집, 마지막에 본집도 집입니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징합니다. 건물 자재도 보면 옛날 자재를 활용한 게 아주 많아요. 기왓장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을 가져온 것이고, 목재도 옛건물의 재료를 활용했어요. ‘백년이 가는 집을 만들다’라는 생각에서 단순한 외식공간을 넘어선 가치를 전하기 위해 계속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큰 뜻이 숨어있는 이름이네요. ‘우리가본집’의 상호뿐만 아니라 건설사의 상호도 직접 지으셨다고 들었습니다.
A. 네, 두손건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상대의 맞잡은 손, 즉 신뢰를 의미합니다. 만나면 자연스레 악수를 하잖아요. 반가워서 만나고 악수하고, 이렇게 손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지요. 또 좋은 것이, 두손을 가지고 우리는 기도를 합니다. 절을 가도 성당을 가도 교회를 가도 모두가 우리 두 손으로 두손을 위해 기도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잘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전 회사 이름이나 우리 브랜드 이름을 생각하는 것이 아주 재밌습니다. 상호를 짓더라도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우리 아름다운 한글을 이용해서 지으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Q.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중요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장으로 활동하시는 부분도 이러한 철학과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A. 혼자만 먹고 살 수는 없는 세상입니다. 어느 정도 자신의 일을 가꾸고 나면 나누는 게 세상의 진리라고 봐요. 여러 사람들이 요구하지만 모두가 줄 수는 없으니까요. 나누고 봉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해야한다고 봅니다. 인천에 저를 비롯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분들이 104분이 계세요. 모두 보이는 곳에서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우 열심히 하세요.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원이 될 때, 쑥스럽지만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내가 70번째 회원이 되면서 뜻깊은 일을 저희 가족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부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신 의미있는 순간이었네요. 기부를 통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관심있는 기부 분야가 있으신지요.
A. 혜광학교에서 운영하는 혜광오케스트라가 있어요. 매번 공연을 가서 볼 때 흐뭇하기도 하지만, 단원 친구들이 보낸 점자로 된 편지를 받을 때 그 흐뭇함은 배가됩니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주변에 나눔문화를 소개할 수 있다고 봐요. 저는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무언가 제약이 있기에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부분에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은 그 사람을 망치는 것이거든요. 주어진 환경에서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애쓰려고 합니다.

Q. 전국 단위로 사업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천에 터전을 잡게 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A. 군대를 제대한 이후에 고향인 전남 나주를 떠나 이곳 인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인천에서 삼십년을 넘게 살았기 때문에 여기가 제2의 고향이지요. 서른 살이 될 때 내 사업을 시작했고, 연수동에 첫 입주를 할 때 들어와 계속해서 이곳 연수구에 살고 있습니다. 인천이라는 도시와 시간을 함께하면서 도시와 내가 함께 커나가는 느낌이 참 좋아요. 연수구에 상업용지가 나대지로 있을 때 공사를 시작했어요. 건물은 50년, 100년이 되어도 그 자리에 있으니, 이제 이 건물들이 추억을 먹고 살고 있습니다.

Q. 그 100년이 되는 건물 중에 ‘우리가본집’이 있는 것이네요. 우리가본집을 문화와 역사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A. 저 땅의 태생은 주차장이었어요. 30% 면적을 활용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건물,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자재를 모았어요. 지금도 문화공간으로서의 우리가본집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자재를 보러 다닙니다. 아주 재밌어요. 계속해서 채워나갈 겁니다. 우리가본집 안에 격자 디자인을 많이 썼는데요. 본래 취지는 다녀간 사람들의 기념품을 받아 100년의 공간을 채우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각자의 추억, 소중한 물건이나 순간이 모인 공간, 그 기억의 저장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물리적으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문화예술의 장을 마련하고 계시기도 하지요.
A. 우리가 와인아카데미가 5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좋은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곳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와인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파티 문화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접하는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아는’ 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지역의 리더들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사교의 장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보다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공간으로 우리가본집을 폭넓게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Q. 공간을 만드는 일에서 문화를 만드는 일로 경영의 영역을 점점 확장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회장님의 또다른 도전이 궁금해집니다.
A. 세상은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것이잖아요. 나는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서른 살, 마흔 살, 쉰 살에 목표로 삼았었습니다. 서른 살에는 사업을 시작했고, 마흔 살에는 건강을 위해 담배와 커피를 끊었지요. 쉰 살이 되던 해에는 태어난 고향에서부터 인천까지 천리행군을 완주했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재단을 하나 만들고 싶어요. 열심히 살아왔으니 베푸는 기회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재단을 만들어서 봉사할 계획입니다.

“누구든지 10년만 살면 그 곳이 고향이 아닐까요. 모두가 제2의 고향,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모았으면 합니다.“ 인터뷰 내내 쑥스럽지만,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일에 대한 열정과 인천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신 이도명 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회장님의 경영마인드와 같이, 사람과 사람의 맞잡은 두 손, 그 안에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이웃과 함께 나누는 문화 또한 더욱 성숙해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




인천의 공연장을 찾아서

중구문화회관 상주단체 인천시티발레단 박태희 대표 인터뷰
늘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를 만들어요.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공연콘텐츠 강화,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교류 활성화, 지역 우수 공연프로그램 향유 기회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중구문화회관과 인천시티발레단은 본 사업에 각기 공연장과 상주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필자는 중구문화회관을 방문해 <신데렐라> 공연보고, 인천시티발레단 박태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공연의 리뷰를 인터뷰와 함께 지면에 실어야 하겠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후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박태희 대표가 전해준 이야기들은 각기 한 꼭지씩 다뤄도 모자랄 만큼 두터운 두께를 가진 것들이었다. 본 기사는 그의 말을 성실하게 담아내려 노력했다. 다만, 인터뷰에 앞서 한 가지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지리적 특정성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중구문화회관은 인천항 주변에 형성된 공단 사이에 위치해있다. 그 산업화의 현장 한가운데에서 <신데렐라>를 보며, 필자는 즉각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를 떠올렸다. 영국 북부, 파업이 한참 진행 중인 탄광촌에서 소년 빌리(제이미 벨)는 아버지(게리 루이스) 몰래 발레리노를 꿈꾼다. 그러나 그 사실이 곧 발각되고, 아버지가 빌리를 막아선다. 이러한 억압에 짓눌린 빌리는 분노를 춤으로 승화시키며 거리 이곳저곳을 배회한다. 그렇게 한참을 춤추지만 빌리는 이내 ‘벽’에 부딪힌다. 이 ‘벽’은 탄광촌의 환경으로서 빌리를 막아서는 동시에, 자신을 넘어설 것은 빌리에게 주문한다. 빌리는 이 벽을 ‘미메시스(모방)’하면서 넘어선다.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파업진압경찰을 조롱하는 노동자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이다. 빌리의 그랑제떼(Grandjete, 양 발을 반대 방향으로 하고 점프하는 발레 동작)가 지닌 야수적인 힘은 여기에 근원한다. 탄광촌과 빌리의 관계처럼, ‘신데렐라(Cinderella)’는 “재를 뒤집어쓰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이 도약에 합류한다. 실제로 공단 한가운데에서 중구문화회관과 인천시티발레단의 발레공연은 그랑제때로 폴짝 날아올라 아시아에 가닿고 있다. 박태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상주단체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계신다. 인천시티발레단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인천시티발레단은 2003년에 ‘박태희 발레비전’이란 이름으로 처음 창단되었습니다. 한동안 그렇게 활동해오다가 3년 전 상주단체로 선정되었고, 뉴욕시티발레단이나 도쿄시티발레단처럼 우리도 발레와 더불어 인천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인천시티발레단’으로 단체명을 변경했어요. 창단 당시 무용수들이 15명이었는데, 다들 인천출신이었죠.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 프로페셔널 무대에서 활동하다 인천으로 오신 분들 중 저희와 뜻이 같은 분들과 함께 만든 단체에요. 저희 발레단은 기존에 순수예술을 하는 발레단과는 틀을 달리하자라고 생각해서, 연극, 뮤지컬, 발레의 3색의 조화를 통해 관객 분들께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올해 상주공연장을 서구문화회관에서 중구문화회관으로 옮기셨다. 2013년에도 중구문회화관에서 신데렐라 공연을 올리긴 했지만, 공연장과 상주단체로 만나는 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최근 <신데렐라>로 첫 공연을 올렸는데 소감이 어떨지 궁금하다.
시험 보러간 느낌처럼 굉장히 떨렸습니다. 저희가 이전에 한국예술문화회관연합회 사업으로 중구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관객 분들도 많이 오시고 공연도 참 좋았던 게 기억나요. 지금은 저희가 상주단체로 오니까 느낌이 사뭇 다른 것 같아요. 또 그때보다도 무대장비라든지 저희 무용수들의 역량이 상당히 좋아져서, 좀 더 잘해보자, 그런 욕심이 조금 났던 것 같아요. 상주단체로는 첫 공연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공연 첫째 날 보다는 둘째 날 훨씬 여유 있게 공연을 잘 마쳤어요. 객석도 관객 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기자님께서도 둘째 날에 오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네요(웃음). 

3.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중구문화회관 만의 특색이나 장점을 소개해 달라.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연장 컨디션이 인천의 공연 장 중 최상 그룹에 속해요. 아무래도 서구문화회관은 설립 된지 오래라 장비들이 조금 노후화되어있었는데, 중구문화회관은 무대 규모라든지, 조명이라든지, 음향이라든지 하드웨어들이 인천에 있는 공연장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곳이에요. 실제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살펴봤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공연장과 협력해 이 하드웨어들을 잘 이용해야하는데, 아직 서로 익숙해지지 않은 것 같아요. 공연장하고 상주단체가 서로 요구하는 게 다르다 보니까요. 그렇지만, 공연장들도 각각 공연장만의 룰이 있고, 저희도 저희만의 룰이 있으니, 서로 대화를 통해 맞춰 나가야할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보다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4.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시티발레단의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중 <신데렐라>는 어떤 작품인가?
각각의 특징이 있는데, <신밧드가 부릅니다. 열려라 발레>는 해설이 있는 발레에요. 작품 해설을 통해서 관객 분들과 발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죠. <빨간모자>나 <호두까기인형>는 전형적인 클래식 작품들이고요. 그리고 이들 중 <신데렐라>는 저희 발레단의 레퍼토리 중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작품이라, 완성도도 가장 뛰어나죠. 이전에 한 번 언급을 했었는데, <신데렐라>는 중국으로 수출이 예정되어 있던 작품이에요. 비록 지금은 사드 문제로 잠시 연기되었지만요. 중국 관계자 분이 <신데렐라> 공연을 보고는 이 작품을 중국에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 상하이에서 100회 정도 공연을 하기로 했었죠. 100회 공연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죠. 대신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대 막을 새로 만들어 달라는 거였어요. 공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궁궐에 저희가 동양의 궁궐의 느낌을 새겨 넣었어요. 금장과 붉은 색 색감을 이용했죠. 중국 쪽 관계자도 그런 걸 바란 거구요. 

5. 흔히 서구의 예술로 알고 있는 발레가 동양으로 들어와 문화적으로 번역을 거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제가 러시아의 발레 마스터클래스에 있을 때 저를 가르쳤던 선생님께서 항상 말씀하셨어요. 작품을 만들 때 러시아작품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지마라. 그건 모방이다. 한국의 사람, 문화, 사유를 겸비해라. 그래서 <신데렐라>의 궁궐을 만들 때도 동양적인 궁궐을 만들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분장도 마찬가집니다. 러시아 사람들의 분장을 동양 사람들에게 그대로 쓰면 절대 안 어울려요. 우리에게 어울리는 걸 찾자면 자연히 색감도 달라지는 거죠. 각각의 지역엔 그 지역만의 특색이 있어요. 예를 들어, 같은 아시아 국가라도 기후에 따라 사람들의 피부나 색이 미묘하게 달라지죠. 몽골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세요? ‘무지개 나라’라고 생각한데요. 색감이 너무 뛰어나고 사람들이 굉장히 세련되어있다는 거예요. 몽골의 경우 발레단이 만들어진 게 80년이 됐는데, 그러다보니 작품성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해요. 또 러시아에 가깝다보니 거기에 영향을 받아 작품들이 조금 어둡죠. 그래서 몽골 분들이 SNS를 통해 한국 발레를 보니까, 색이 화려하고 너무 재미있다는 거예요. 저희와 작업을 같이하고 싶다는 연락이 자주 와요.  

6. 이야기를 듣다보니 발레가 인터-아시아적인 문화예술이라고까지 생각이 든다. 대표님께서는 아시아 쪽으로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설명 부탁드린다.
최근 한국, 몽골, 일본의 발레단들과 함께 아시아국제발레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여기에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발레페스티벌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안무자들이나 대표들이나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이번에 몽골 공연을 갔었는데, <스타르타쿠스>나 <호두까기 인형> 등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안무를 도맡아서 한 유리 그리가로비치(Yury Nikolayevich Grigorovich)라는 분의 작품을 같이하자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남녀주역들하고 공연하러 몽골에 갑니다. 발레페스티벌의 첫 회 공연은 몽골에서, 그 다음은 차례대로 한국, 일본에서 할 계획이에요. 제가 이전에 여기 왔을 때, 인천을 발레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게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힘이 들 때도 있지만, 굉장히 기분 좋게 작업하고 있어요.  

7. <신데렐라> 공연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두 자매의 연기가 특히 흥미로웠다. 슬랩스틱적이기도 하고, 어릿광대들보다도 더 자유롭게 무대를 활보하는 게 참 보기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계모의 경우엔 남자 무용수가 역을 맡아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든다. 
이전에 볼쇼이 발레단에서 안무자가 와서 <신데렐라> 공연을 했던 적이 있는데, 단조음악이 많이 흐르고 무대도 어둡고 칙칙해서 보는 사람이 좀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데렐라>는 사실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환상적인 스토리잖아요. 그래서 너무 어렵고 무게감 있게 가면 안 되겠다고 그때부터 생각했어요. 제가 연출과 안무를 다시 한다면 이 부분을 좀 바꾸고 싶었죠. 두 자매와 계모 역도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신데렐라>에서 중심적으로 극을 이끄는 역은 두 자매와 계모에요. 그래서 캐릭터를 잘 잡아야 했어요. 우선 두 자매 역을 맡은 단원들에게 이 부분을 주문했어요. 둘이 만나면 어떻게 싸울지와 어떻게 서로를 골려줄지만 생각하라고(웃음).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사실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어요. 한 달을 작업했어요. 연습하지 않고는 못하는 부분이에요. 계모의 경우엔 조금 억센 느낌과 강한 이미지를 어필하는 게 필요했어요. 그래서 멀리서 봐도 움직이는 스케일이 큰 남자 단원에게 역을 맡겼죠.

8. 무대에 어린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던데, 발레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는 학생들인가?
시계 춤을 췄던 학생들이죠. 저희 아카데미 학생들이에요.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된 친구들인데 발레를 전공으로 하고자하고 있어요. 이렇게 어릴 때부터 무대를 선다는 게 어린 학생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유니버셜 발레단의 이동탁과 정연화도 저희 아카데미 출신들이에요. 관객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전율감, 그 앞에 선다는 용기, 백스테이지의 경험까지. 무용수는 무대 경험을 통해 성장해가는 법이에요.  

9. 대표님께선 발레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저희 어머니가 이북분인데, 어릴 때 거기서 신무용을 하셨어요. 그러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대동강을 건넜데요. 어머니께서 남한으로 오셨는데, 당시 무용을 하기에는 이곳이 너무 척박했던 거예요. 그렇다 보니 자식들이 무용을 했으면 하셨나 봐요. 오래 전에 대구에 국립발레단이 공연을 왔던 적이 있는데, 그걸 같이 보러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사춘기 때 본 그 공연이 너무 재밌었어요. 이게 직업이 될 줄은 몰랐지만, 그렇게 발레 시작하게 됐습니다.  

10. 대표님께서도 선생님 역으로 무대에 오르셨다. 아직도 여전히 무대에 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표님께 무대에 선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슴 떨리는 일이죠. 심지어는 <신데렐라> 공연 때만 무대에 올라요. 그런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역시 무대에 오르기 직전 분장을 하는 때에요. 이번에도 앉아서 분장을 하는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무대를 떠나고 나면 그게 그리워져요. 그래서 가끔 무대를 서보는 것 같아요. 사실, 무대라는 게 연습을 하지 않고서는 설 수 없는데, 저는 매일 학생들 클래스라던가 리허설에도 같이 참여하고 있어요. 무용수들과 같이 땀을 흘려야 무용수들의 개성을 빨리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역도 만들어낼 수 있죠. 저는 제가 무대를 설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서고 싶어요. 엑스트라도 괜찮아요. 그냥 소품 들어주는 사람도 괜찮아요. 그렇게 해서라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어요. 무대에 선다는 건 항상 가슴 떨리고 설레는 일이에요. 그 설레임이 우리 발레단을 계속 이끌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11.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함께, 시티발레단의 공연을 찾을 시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이번에 중구문회화관으로 상주 공연장을 옮기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 듭니다. 서구문화회관에서는 팬층이 그래도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었지만, 여기서는 또 다른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거죠. 그리고 또 중구문화회관 공연장의 접근성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어요. 뭐든 다 가지고 있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시아국제발레협회 활동을 통해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 교류를 해나가는 것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퍼블릭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 시민들께 직접 찾아가는 무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2회를 마쳤는데, 앞으로 3회가 더 남아있어요. 다음은 중구 내에서 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차후에 송도 센트럴파크나 트라이보울 근처에서도 공연하게 될 것 같아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인터뷰, 글/ 박치영 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배려’의 문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나눕니다.

로이교육재단 이우영 이사장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81번째 아너, 로이교육재단 이우영 이사장님을 만나봅니다.

인천광역시영어마을과 LOY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舊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로이교육재단은, 평생교육에 남다른 비젼을 갖고 있는 이우영 이사장님이 오랜 노력을 통해 일구어 낸 결실입니다. 교육을 통해 ‘배려’를 가르치고, 봉사와 기부로 더불어 사는 삶을 행하는 이우영 이사장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사장님과 재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로이교육재단 이사장 이우영입니다. 1984년 팔봉산업교육원으로 시작한 우리 재단은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인천광역시영어마을, 경문실용전문학교, LOY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 중앙직업전문학교, 인천서구영어마을, 글로벌관광통역직업전문학교, 리라유치원 등을 운영하며 유아교육에서부터 고등직업교육, 외국어 교육과 자연주의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평생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Q. 고등학교 전자과 교사로 재직하시던 중 교육에 대한 남다른 고민에서 교육사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컴퓨터 교육과 직업 교육, 외국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교사로 있던 시절은 대학 진학률이 30%도 안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70%의 학생들은 사회의 낙오자처럼 인식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지요. 그들 또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떳떳이 살아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출발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때에 행복하다고 봐요. 우리는 모두 다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듯이, 사람마다 각기 잘하는 것이 다르지요. 전 우리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고, 이를 통해 재미있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면 합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그 각자의 재능을 잘하게끔 만드는 것, 재능의 튼튼한 기초를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스물아홉살 때 교직을 물러나 교육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출발은 전산이었습니다. 사무자동화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때에 팔봉전산교육원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쳤어요. 우리 아이들이 이왕이면 세계시장을 누리고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요. 당시 우리 졸업생들은 국내에도 취업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진출했습니다. 학위과정을 미국의 한 대학과 연계시키기도 했는데, 미국에 간 아이들이 한두달 이후에 연락이 와서는 영어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연락이 왔어요. 아이들에게 조금만 견뎌보자고 이야기했지만, 그 아이들을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원어민 선생님들을 모셔다 95년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는데, 저희 교육시스템을 많은 분들께서 좋게 평가해주셨습니다. 이후 다양한 기관의 영어 위탁교육을 진행하면서, 지금의 인천영어마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Q. 가장 최근에는 재단에서 와인CEO아카데미를 운영한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식문화교육 또한 관심있으신 면이 흥미로웠어요.
A. 저희가 학교교육 최초로 파티플래너, 푸드스타일리스트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파티 문화라고 보면 외국에서 온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시골에서부터 파티, 잔치 문화가 있었어요. 잔치는 오는 손님들에게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대접하는 문화이지요. 이게 바로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문화였어요. 주인이 배려의 마음에서 손님들에게 무언가를 내놓으면, 손님들은 ‘고맙다’, ‘감사하다’, ‘맛있다’라고 인사합니다. 초대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인사이지요. 사실 우리는 이렇게 ‘더불어 사는 삶’을 우리 문화 안에서 배워왔습니다. 그런데 이 문화가 현대사회에서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고 봐요. 나는 이것이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 하는게 아니라 줄을 세워서 그 길만을 강요하니 창의성도, 배려도 없어졌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창의성이 없다, 사회성이 없다, 배려심이 적다라고 탓할 게 아니예요. 우리가 이렇게 만든겁니다.
그래서 난 어른이 멋져야 아이들이 멋져진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자꾸 무언가를 알아야 해요. 그래서 와인아카데미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세대는 돈벌고 살아오는 데 급급했어요. 여유를 갖는 것에 대해 소홀하며 내 자신을 밀어버렸지요. 이러한 ‘나’를 살려주자라는 취지에서 와인을 매개체로 가져왔습니다. 와인은 술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음식이예요. 와인을 통해 다시금 사람을 만나고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꽃피웠으면 좋겠습니다.

Q. ‘배려의 문화를 다시 가르친다.’ 라는 철학이 인상 깊습니다. 결국 이사장님께서 많은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시는 것도 이러한 ‘배려‘와 같은 맥락이겠네요.
A. 농사를 지으신 부모님 밑에서, 흘린 땀방울에 비례해 풍족해진 땅에서 난 것들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며 자랐습니다. 봉사와 나눔은 단순히 금전적인 것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닌, 마음과 정을 나누는 것임을 아버님을 통해 배웠어요. 봉사라는 건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예요. 전산교육원을 운영할 때에 우리가 전기를 볼 줄 아니, ‘아이들과 같이 어려운 가정에 방문해서 좀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조금씩 이웃을 도왔습니다. 사실 나하나가 똑똑해서 사는건 아니거든요. 살다보면 그런걸 느끼게 되는데, 나만 배부르면 되는건가. 이왕이면 베풀자.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우리 재단이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기부에 지속적으로 힘써오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Q. 학생들과 함께한 봉사와 기부활동으로 2012년에는 교육기부 대상 또한 수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기부라는 것이 가르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닐텐데 이사장님의 기부와 나눔 운동에 구성원들이 기꺼이 함께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A. 제가 하는 모든 나눔 활동에는 언제나 우리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솔선수범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나눔에 대한 저의 마음과 행동들이 우리 재단 가족들에게 스며들어간 것 같습니다. 우리 실용전문학교 아이들은 항상 웃어요. 왜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때문에 행복하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아이들이 자원봉사 하는 거예요. 2012년도에 인천에서 최초로, 학교로도 최초로 우리나라 교육기부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사장이 시키고 학장이 시켜서 되는게 아니라 봉사, 기부는 아이들이 웃으면서 좋아서 했던 일이었기에 가능했지요. 모두 아이들 덕분입니다.

Q. 인천에서 봉사와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데에 이사장님을 비롯한 로이교육재단의 구성원 여러분이 많은 역할을 해주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사업가로서, 지역의 나눔문화를 선도하는 입장으로서 이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를 것 같습니다.
A. 선인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충남 서산에서 배를 타고 이 곳 인천에 올라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천은 제2의 고향보다 제1의 고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기 때문이죠. 인천에서 소중한 가족을 비롯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기에 그 어떤 인천시민보다 인천에 대한 사랑이 크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고 얻은 만큼 우리 인천과 인천 시민, 학생들을 위해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는 것이 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한국청소년봉사단 총장으로서 인천의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인화회 활동을 통해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 도서벽지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학생들과 부평구와 함께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나도 쉐프!’라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도 있어요. 기부와 나눔은 실천할수록 커지는 것이니, 앞으로 지역 사회 구성원이 모두 이 도시를 더욱 밝고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데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Q. 나눔의 문화가 가득한 인천을 생각하니 따뜻해집니다. 지역 사회의 문화 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을 진행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재단과 이사장님의 향후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A. 강화도에 식문화예술단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내가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왔는데, 나도 후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남겨야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강화에서 나오는 제철식재료를 가지고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직접 배추를 심으면서 면적도 계산해보고, 자로 재어보면서 수학으로 연결시키고, 나아가 배추를 키우면서 과학을 알려주는 거지요. 배추가 크면서 색깔이 달라지므로 색채 공부도 될 수 있고, 각국의 배추를 활용한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보면서 세계문화까지 배울 수 있을겁니다. 이렇게 자연을 통해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의 장을 만들고 싶어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