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색을 입히는 <부평공예마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똑같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함께할 수 있다는건 정말 큰 즐거움이에요.”
– 부평공예마을 김광자 대표 –

* ‘부평공예마을’은 어떤 곳?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수공예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2015년 행정안전부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마을기업으로 지정하였다. 포크아트, 냅킨공예, 비즈공예, 홈패션 등 다양한 공예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요즘 SNS에서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핸드폰 케이스, 팔찌, 소이캔들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도안을 구매해 직접 색칠하는 컬러링북이나 DIY 캔버스 페인팅도 재작년부터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테마와 배경으로 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에게는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다. 책에서 오는 즐거움, 음악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는 것처럼 작업과정에 집중하면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고, 마침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뿌듯함도 맛볼 수 있는 ‘공예만의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인천 부평에는 이처럼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공예품을 제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교육과 체험으로 나누는 마을기업이 있는데 바로 ‘부평공예마을’이다.

부평공예마을의 첫 시작은 엄마들의 동아리 모임이었다. 육아와 가사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거나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던 엄마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방과후에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공예였다. 문화센터에서 페인팅을 배우면서 동아리가 시작되었고, 손으로 무엇인가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현재의 마을기업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마을기업’이란 주민들이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 공동체인 셈이다.
부평공예마을의 활동은 부평구 시장로에 위치한 ‘손오공’이란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손오공은 ‘손으로 오만가지를 만드는 공간’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 공간에서 부평공예마을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면, 부평공예마을의 손오공은 그야말로 천국이나 다름없다. 수작업을 위해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가 여럿 세팅되어있고, 정성들여 만든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이 손오공에 가득 전시되어 있다. 퀼트제품, 홈패션생활용품, 천가방, 봉제인형, 악세사리 등 손오공에서 볼 수 있는 공예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공예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손오공을 찾는 사람들도 각자의 관심분야나 특기가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콜라보레이션과 시너지도 매우 흥미롭다. 여러 분야 중에서도 미싱을 제일 좋아한다는 김광자 대표님이 직접 에코백을 만들어내면, 페인팅을 제일 좋아하는 강사님이 에코백에 딱 맞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다. 이처럼 부평공예마을은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심사를 나누면서 더 큰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부평공예마을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데, 특히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학교 미술시간에 시도할 수 있는 활동들은 재료나 환경의 여건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부평공예마을에서는 포크아트, 냅킨공예, 가죽공예, 비즈공예 등 학교에서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영역의 공예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부평공예마을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지역공동체에 기여하는 일을 추구하고 있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재능기부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단체의 경우에는 소규모로 수업이 진행되고, 이동이 어려운 경우도 많아 공예 수업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부평공예마을은 이러한 장애인 단체들을 위해 소규모 인원으로 수업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찾아가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위 사진은 장애 아동들이 자신의 모습을 봉제인형에 그린 것인데, 아이들이 스스로의 작품에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며 부평공예마을도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그외에도 동아리 방과후 활동, 복지관과 문화센터 강의, 지역축제의 체험행사 등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공예활동의 즐거움을 나누고 확산시키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부평공예마을은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으로 ‘색을 입다! 페인팅 세상’이란 동아리를 진행해왔다. 매주 월요일마다 ‘손수건 염색’, ‘패션 페인팅’, ‘장어가죽 동전지갑에 데이지꽃 그리기’ 등 다양한 분야의 공예수업이 이루어졌고, 함께 했던 멤버들은 자신이 배운 것을 교육이나 체험행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재능기부를 실천할 예정이다.
여기서 ‘색을 입다’라는 표현은 나의 소중한 인생 하루하루에 색을 입힌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취미생활을 하기 힘들었던 엄마들이 동아리가 모이는 날에는 육아와 가사 대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며 나를 위한 하루를 재미나게 채우는 것이다. 내 손에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나 자신을 위한 시간에 집중하면서 나의 하루를 특별하게 색칠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다고 한다. 페인팅 세상을 통해 동아리원들은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뜻을 함께할 수 있게 되었고, 육아와 가사로 바쁜 일상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정규적으로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시민들을 모집하여 조직한 ‘동네방네 아지트 산책단’이 부평공예마을을 방문했다. 어르신부터 어린 아이까지 다양한 구성의 동네주민들이 손오공에 모여앉아 ‘압화 책갈피 만들기 활동’을 체험했다. 책갈피 틀에 물감을 칠하고, 압화꽃을 직접 골라 조심스레 붙이는 사람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간단한 과정만으로도 나만의 예쁜 책갈피가 완성되자 사람들은 모두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인생에 색을 입히고 있듯이, 아지트 산책단에 함께한 사람들도 ‘내가 직접 책갈피를 만들어본 날’이라는 특별한 색을 입히는 하루가 되었다. 

부평공예마을은 평소 공예가 취미였던 사람 뿐만 아니라 공예를 전혀 해본적 없지만 새롭게 배우고 싶은 사람, 나만의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 곳에서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다보면 늘 비슷비슷했던 나의 일상이 특별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어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장제로 217 3층
전화번호 : 032-506-2241
홈페이지 : 바로가기 ▶

사진, 글 / 생활문화팀 김효주




동네방네아지트 이야기5. 취향을 저격하는 동네책방 <홍예서림>

“시간이 지났을 때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 책방이길 바랍니다.”
– 홍예서림 김두연 대표 –

* ‘홍예서림’은 어떤 곳?
인천의 유형문화재 홍예문 근처에 위치한 동네책방이다. 인천에 몇 개 되지 않는 독립서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책방주인의 취향에 따라 책을 큐레이션해 대형서점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립출판물과 문학, 시각예술서적들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요즘에는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구매 대신 동네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최근 동네책방은 단순히 책을 팔던 과거의 서점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책방만의 매력을 형성해가며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형서점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립출판물을 취급하고, 다양한 강좌와 행사를 제공해 동네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책방주인의 취향이 담긴 정성스런 큐레이션으로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기도 하는데, <홍예서림> 역시 그러한 책방 중 하나이다. 아이들의 아지트로 소개되었던 아프리카목공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한 눈에도 아기자기한 느낌의 홍예서림이 보여주는 책의 세계는 대형서점에서 접하는 책들과 사뭇 다르다. 홍예서림은 주인장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 섬세한 취향이 담겨있는 책들을 큐레이션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즐기는 책도 물론 있지만, 김두연 대표님이 특히 좋아한다는 동화와 그림책, 시각예술서적들이 돋보인다. 대형서점에서는 구하기 힘든 소규모 출판사의 책과 개인이 제작한 책들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취향과 애정이 담긴 큐레이션 덕분에 홍예서림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은 하나의 작은 전시회 같다는 느낌을 준다.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님이 직접 구상한 예쁜 인테리어도 홍예서림만의 다정다감한 매력을 더한다. 

홍예서림의 다양한 책들 중에서도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디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동네책방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판 책이다. 두 작품은 대형 출판사 민음사와 동네책방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추진된 ‘민음쏜살 × 동네서점’ 프로젝트의 쏜살문고 동네서점 에디션으로 제작된 책들이다.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 체인 서점에서는 전혀 판매되지 않으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국의 동네서점 130여 곳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나와 멀리 떨어진 곳이나 온라인 대신 동네 가까운 곳에서 특별한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네책방에 찾아갈 이유와 계기를 제공하게 되었다.

엽서와 뱃지, 에코백 등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굿즈도 홍예서림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최근 사람들에게 굿즈는 취향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식되어 문화계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중인데, 특히 출판계에서 책을 소재로 만들어진 굿즈 열풍이 뜨겁다. 김영하 작가도 굿즈가 탐나서 자신의 책을 주문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는 ‘굿즈를 샀더니 책이 딸려왔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책을 사러 갔다가 뜻밖에 발견하고 구매한 굿즈는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을 때 만큼이나 커다란 만족감을 준다. 책에 대한 기억을 굿즈를 보며 끄집어내고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굿즈가 가진 매력이다. 특히나 홍예서림의 굿즈들은 홍예서림 특유의 색깔과 너무나 잘 부합해 홍예서림을 찾는 이들의 취향을 더욱 충족시켜주고 있다.

홍예서림은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으로 ‘홍예 프레스 – 동네책방에서 나만의 책 만들어보기’ 동아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생부터 주부, 출판업 종사자까지 다양한 구성의 사람들이 홍예서림을 동네사랑방 삼아 모여들었다. 독립출판 제작자와 독립출판사 관계자를 초청해 노하우를 듣기도 하면서,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중이다. 홍예 프레스에서 만드는 책은 전혀 거창하거나 복잡할 필요가 없다.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수제작을 통해 책을 완성해도 되고, 진도도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 권의 내용을 전부 채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엽서나 굿즈를 만드는 방식으로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를 책에 담아내는 과정인 만큼 주부는 반려견의 사진집을 만들기도 하고, 출판업 종사자는 독립책방투어에 대한 책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동아리원들은 내가 사랑하는 대상, 좋아하는 취미, 잊지 못할 추억 등을 이야기로 담아 진정한 내 책의 창작자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동네방네 아지트 위크’를 맞아 이설야, 박세미 시인과 뮤지션 정밀아가 홍예서림을 찾았다. 시인들이 직접 낭송하는 시와 잔잔하고 서정적인 노래가 홍예서림을 가득 채우며 함께 한 사람들의 감정을 촉촉히 적셨다. 시민들을 모집하여 조직한 ‘동네방네 아지트 산책단’도 홍예서림을 방문했는데, 다들 홍예서림의 특별한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시간가는줄 모르는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홍예서림을 나올 때 책과 굿즈도 한 가득 구매해갔다는 후문. 동네방네 아지트 산책단 외에도 ‘길 위의 인문학’이란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들이 찾아오는 등 홍예서림은 우리동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랑방이자 아지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0년 전 경복궁 근처에서 방문했던 책방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 책방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김두연 대표님. 오래 전 꿈꾸었던대로 홍예서림만의 분위기와 책이 좋아서 이 곳을 찾으시는 분들과 함게 취향을 공유하고 나누며 즐거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 오후,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길, 힐링이 필요한 주말에 홍예서림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책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는게 어떨까. 

 

사진, 글 / 생활문화팀 김효주




동네방네 아지트 이야기 4. 책과 그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 <서담재>

“내 집처럼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따뜻하고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 서담재 이애정 대표 –

* ‘서담재’는 어떤 곳?
1935년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한 문화공간이다. 전시회, 음악회 뿐만 아니라 ‘책’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인문학 강연과 문화모임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중이다. 책과 사람, 문화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적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회교회이자 유형문화재인 인천내동교회 근처, 1930년대에 지어진 또 하나의 유서 깊은 근대건축물이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전업 관사, 해방 후에는 한국전력사옥으로 사용되었던 이 적산가옥에 현재는 문화공간 ‘서담재’가 자리잡고 있다. 1961년부터 개인주택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지만,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체 관사의 전형적 형태가 잘 나타나 있다. 80년 역사가 담긴 이 공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애정 대표님이 리모델링을 시도했고, 원형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고 활용한 이 곳에서 2015년 10월 서담재가 시작되었다.

햇빛을 가득 담아 싱그러운 정원을 따라 들어서면 서담재 실내공간이 나타난다. 서담재 내부는 다목적 메인 홀, 복도형 전시공간,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메인 홀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 곳에 모여앉아 함께 책을 읽기도 하고 모임과 토론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쪽 벽면에는 다채롭고 감각적인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담재는 특히 ‘책’을 기반으로 여러 활동이 진행되는 곳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공간 곳곳에 가득 배치되어 있다. 평소 독서를 쉽사리 시작하지 못했던 사람도 문득 책을 읽고 싶어질 만큼, 서담재는 편안하고 아늑한 독서환경에 안성맞춤이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놓여있는 책들, 고풍스러운 가옥, 멋진 그림과 커피 향기가 어우러진 서담재에는 어느 공간에 들어가도 한결같이 잔잔하고 따뜻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서담재는 전시회, 음악회 등의 문화행사와 함께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며 이끌어가는 다양한 모임들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담재의 가장 대표적인 모임은 2년째 진행 중인 독서토론모임 ‘서담독서회’이다. 서담독서회는 그동안 32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서 토론을 진행해왔다. 앞으로의 목표는 10년, 20년 이상 모임을 이어가면서 300권의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인천 전역에서 뿐만 아니라 일산에서도 찾아올 만큼 활동에 대한 만족감이 높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역사, 미술사 등 특정 분야를 깊이 다루는 저서들은 혼자 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는데, 함께 독서하고 이야기하며 사유와 상상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는 강사를 직접 초빙하고 인문학 강연을 진행해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다.

서담독서회 외에도 서담재에는 지식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강좌들이 마련되어 있다. 서담재의 강좌들은 수강생들의 열정과 체계적인 커리큘럼 덕분에 장기간 동안 꾸준히 진행되는데, 그만큼 프로그램 안에서 개인들의 역량도 점점 더 발전해간다.
6개월 과정의 캘리그라피 클래스는 현재 1기 활동이 마무리되고 2기들이 활동하는 중이다. 수강생들은 미술 전공자가 아니지만, 반 년 동안의 클래스를 통해 각자만의 장점과 특기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1기 때 서각에 재능을 보였던 수강생은 현재 직접 서각을 판매하고 있으며, 사진 촬영을 하시던 분은 캘리그라피와 사진을 접목시켜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2기 수강생들도 1기와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미처 몰랐던 재능이나 평생취미를 발견하면서 저마다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꿈을 함께 키워가는 중이다. 올해 2월부터 시작된 프랑스어 클래스 역시 구성원들의 불어 실력이 점점 성장하고 있어, 내년에는 함께 프랑스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서담재는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을 통해 독서 동아리 ‘책과 노는 문화놀이터’를 운영하는 중이다. 한 달에 2번 모임이 진행되는데 각각 독서토론 1회, 해당도서와 관련있는 문화예술활동 1회로 이루어진다. 8월에는 저서 <옛그림을 보는 법>을 함께 읽은 후, 한국화 화가를 모셔서 우리 그림의 역사와 재료를 배우며 민화를 직접 그려보는 체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9월에는 <내게 꼭 맞는 꽃>이란 책을 읽고, 꽃에 대한 지식습득과 함께 직접 식물을 심어보는 플랜팅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동아리원들은 딱딱하고 따분한 독서가 아니라, 흥미롭고 능동적이며 체험적인 독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독서문화를 즐겁게 향유하는 방법을 배우고, 독서를 나와 먼 공부가 아니라 실제 생활과 밀접한 것으로 새로이 인식하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동네방네 아지트 위크’를 맞아 이설야, 박세미 시인과 뮤지션 정밀아가 서담재를 찾았다. 사람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자극하는 시 낭송과 노래가 서담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함께 한 모든 사람들에게 여유와 따뜻함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다가오는 10월 24일 저녁에는 저서 <서양 음악사 산책>의 문화활동으로 ‘책과 이야기가 있는 샹송 콘서트’가 열린다. 아코디어니스트 유승호씨와 싱어송라이터 미선레나타가 서담재를 방문하는데, 음악과 해설을 함께 들으며 샹송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운 여행이 될 예정이다. 마침 서담재 개관 2주년을 맞아 <강은주 초대 개인전 – “Gather Heart” 마음을 모으다> 전시도 진행 중에 있어,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를 경험하며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독서와 인문학의 중요성은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하며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가까이서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담재는 독서활동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딱 맞는 인문학적 배움의 터가 되어주고 있다.
다소 삭막하고 건조해진 도심 속에서 내 집처럼 편안히 앉아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담재는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힐링의 시간과 더불어 문화적 만족과 기쁨을 선물하는 ‘풍요로운 아지트’가 되어줄 것이다.

주소 : 인천 중구 송학로 25-15
전화번호 : 032-773-3013

사진, 글 / 생활문화팀 김효주




동네방네아지트 이야기3. 아프리카 목공소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고 만나는 책방, 갤러리, 카페들과 동아리를 연계한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 아지트로 함께하고 있는 인천의 공간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이들이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히히덕거리면서 마음껏 그리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아프리카 목공소 김영수 대표 –

* ‘아프리카 목공소’는 어떤 곳?
목공품을 만드는 곳인 동시에, 아이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그림을 그리고 마음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의 목공 수업,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활동 등 시민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다양한 곳에서 재능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인천의 명물 홍예문을 끼고 있는 자유공원로 근처, 유독 지나가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 있다. 바로 아이들의 그림 합판으로 가득 채워진 담벼락을 마주하고 있는 아프리카 목공소이다. 목공소스러운 나무색과 붉은 색감으로 꾸며진 독특한 외관, 문 너머로 보이는 내부의 목자재와 공구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프리카 목공소의 첫 시작은 김영수 대표님의 숙소였다. 앞 쪽의 전망이 좋아 이 공간을 숙소로 임대한 것이다. 당시에는 주변이 지저분했기 때문에 직접 공구를 사서 꾸미기 시작했는데, 대표님도 모르는 사이 주변에서 목공소라고 불리고 있었다. 이전에 철근 관련 일을 해본 덕분에 공구사용이 익숙했고, 탁자와 책상 등 사람들이 원하는 목공품을 만들면서 4년 동안 아프리카 목공소가 이어져오게 되었다.

아프리카 목공소의 내부 또한 외관 만큼이나 색다르고 흥미롭다. 안으로 들어서면 시선이 닿는 곳마다 목공에 쓰이는 자재와 공구들이 가득하다. 아프리카 목공소에 방문한 사람이라면 다들 한 번씩은 신기한 공구 근처를 맴돌며 구경하게 된다. 또 돋보이는 것은 대표님이 직접 그리신 다양한 그림들이다. 대표님이 그림을 좋아하시는 덕분에 벽마다 다채롭고 개성 있는 그림이 걸려 있고, 이젤과 물감도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나무를 연상시키는 붉고 노란 조명과 그림들이 어우러진 아프리카 목공소의 분위기는 편안하고 익숙하면서도 특별하고 새롭다.

아프리카 목공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아이들을 위한 아지트라는 점이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대표님의 활동은 아이들을 위한 것들이 굉장히 많다. 아프리카 목공소는 지속적으로 찾아오던 아이든, 지나가다 내부가 궁금해서 처음 들어온 아이든 누구라도 들어와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그림 그리며 말 그대로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요즘엔 아이들이 학교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중간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곳은 사실 많지 않다. 아프리카 목공소가 이런 아이들에게 규칙이나 시스템을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 동네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고 싶다는게 김영수 대표님의 생각이다. 아이들에게는 ‘모여서 놀 수 있는 군’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학원은 성적 향상이라는 목표와 경쟁의 여지가 있는 곳이다. 아이들이 무엇인가 잘할 필요 없이 마음껏 웃으며 오롯이 놀 수 있기를 바라는 아프리카 목공소는 수업료도 재료비도 받지 않는다. 아이들을 예뻐하는 대표님의 마음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아이들 사이에서 대표님의 호칭은 편하게 ‘아저씨’로 통한다.

아프리카 목공소 맞은 편의 길다란 담벼락 전시회도 아이들에 대한 대표님의 애정과 배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공간에 처음 자리잡았을 때만 해도 근처에 쓰레기가 많고 지저분해서 담벼락에 그림을 걸어놨더니, 아이들이 여기에 낙서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담벼락에 그림그리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늘어갔고, 그 중에는 정말 진지한 태도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의 그림에 시간이 지나도 덧칠을 하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스케치북이 되어줄 합판을 건네주기 시작했다. 대표님이 잘라놓은 합판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면, 그 합판을 담벼락에 걸어 전시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담벼락의 그림이 빛을 바래도 대표님은 그대로 놔두신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들이 찾아와 자신이 그렸던 그림을 찾아보기 때문이다. 작은 낙서까지도 이름을 써서 붙여주는 대표님의 배려 덕분에 이 담벼락은 많은 이들에게 한 켠의 추억이 담긴 곳이자, 나중에 되돌아와 예전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매년 할로윈 데이에는 ‘구미호데이 여우야 놀자’라는 파티를 대표님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다. 구미호라는 테마는 이 골목이 갖고 있는 개항장 동네만의 역사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다. 아프리카 목공소 근처의 홍예문에는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아이 귀신과 눈이 마주친다는 전설이 있었다. 이로부터 골목 여기저기서 구미호가 나타나는 스토리를 떠올려 외국의 문화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구미호데이에는 아이들을 분장시켜주고 재즈공연 등 풍성한 즐길거리도 마련해 아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을 열어주신다고 한다.
또한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에서 <아프리카가 아프리카를 만나다! 김영수 개인전>을 열어 그림과 조각을 전시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은 모두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잠바브웨 아트센터에 기부했다. 최근에는 인천시 중구청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목공에 대한 멘토링도 진행하는 등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다양한 곳에서 아프리카 목공소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아프리카 목공소는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에도 참여하는 중인데,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1시에 진행된다. ‘옷에 그림 그리기’ 활동을 메인으로 하여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톱질하고 용접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드로잉 기술을 익히기보다는 다양한 색감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다양한 색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칭찬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예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시간이다.
최근에는 ‘동네방네 아지트 위크’를 맞아 이설야, 박세미 시인과 싱어송라이터 이권형이 아프리카 목공소를 찾았고, 시가 있는 작은 콘서트를 통해 바쁜 일상 속의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민들을 모집해 조직한 ‘동네방네 아지트 산책단’도 아프리카 목공소를 방문했는데, 공간 내부를 구경하고 대표님이 건네준 합판에 그림을 그려 자신의 그림을 담벼락에 전시하기도 했다. 결과물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롭게 그리고 색칠하는 시간은 어른들에게도 동심으로 돌아가 활짝 웃고 즐거워할 수 있는 추억을 선물했다.

아이들을 향해 한껏 열려있는 아프리카 목공소. 김영수 대표님은 아이들이 자신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고 말하지만, 아프리카 목공소 역시 점점 더 바쁘고 삭막해져가는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진정한 쉼터를 제공하는 오아시스가 되어주고 있다. 스스로의 힐링을 위해 멀리까지 갈 수도 있고, 돈을 지불할 수도 있는 어른들과 달리 나만의 휴식처에 대한 접근 기회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아프리카 목공소는 그야말로 ‘아지트’ 그 자체인 곳이다.

· 주소 : 인천 중구 내동 1-1

 

사진, 글 / 생활문화팀 김효주

 




동네방네 아지트 이야기 2: 시간이 멈추는 책방, 국자와 주걱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고 만나는 책방, 갤러리, 카페들과 동아리를 연계한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 아지트로 함께하고 있는 인천의 공간 이야기를 전합니다.

 

* ‘책방, 국자와 주걱’은 어떤 곳?
25가구 80여 명이 사는 강화의 한적한 시골 마을의 유일한 동네 서점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며칠간 머물면서 독서할 수 있는 북스테이를 인천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는 동네 주민들의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구불구불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가면 고향집을 연상시키는 작은 책방이 나타난다. 별도의 간판 없이 흰 벽에 ‘책방, 국자와 주걱’이란 붓글씨가 써져 있다. 함민복 시인이 선물한 이름 ‘국자와 주걱’은 음식을 나누는 도구인 국자와 주걱처럼 책을 통해 지식과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개인을 위한 도구라면, 국자와 주걱은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기 위한 도구라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강화 도장리 대흥마을의 유일한 동네 서점인 국자와 주걱은 이름 그대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내면적 양분과 특별한 추억을 듬뿍 퍼주고 있다.

국자와 주걱은 책방을 여는 것이 꿈이었던 김현숙 대표님이 가정집을 책방으로 꾸민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국자와 주걱을 처음 찾은 사람들도 내 집인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앉아 책을 읽고 여유를 즐긴다. 책방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책꽂이에는 유명한 서적부터 대형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특별한 책까지 다양한 서적들이 꽂혀 있다. 여행, 환경, 과학 등 분야별로 정리되어 있는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종이냄새를 맡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이 국자와 주걱의 매력이다.
특히 도시에서 바쁘게 살던 이들이 국자와 주걱에 들어오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을 받는다. 특유의 여유와 평온함 때문에 국자와 주걱은 김현숙 대표님도 모르는 사이 힐링장소로 입소문이 났고, 동네 주민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하루종일 책에 둘러쌓여 있고 싶은 책쟁이라면, 국자와 주걱에서 며칠 머물고 갈 수도 있다. 국자와 주걱은 전국에 있는 10개의 북스테이 네트워크 중 하나이며,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북스테이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북스테이는 ‘Book’과 ‘Stay’가 결합된 단어로, 책과 연계한 방식의 숙박을 의미한다. 책방에서 하루를 머물며 독서와 함께 다양한 문화체험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 북스테이의 특징이다. 국자와 주걱은 인원에 관계없이 하루에 한 팀만 예약을 받고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독서할 수 있고, 책을 읽다가 문득 잠이 오면 그대로 잠들 수 있다. 김현숙 대표님은 직접 텃밭을 가꾸시기도 하는데, 북스테이 이용자들에게는 아침으로 손수 제철밥상을 차려주기도 한단다.
북스테이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혼자 찾아와서 2박 3일씩 책을 읽으며 머물다 가기도 한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정겨운 시골집, 좋은 책과 따뜻한 밥상이 어우러지는 국자와 주걱은 한 번 방문한 사람이라면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찾아오는 특별하고 푸근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더불어 책을 구매했을 때, 국자와 주걱의 상징인 부엉이 도장을 책 앞면에 받을 수 있는 것도 국자와 주걱만의 소소란 재미라 할 수 있다.

국자와 주걱은 유일한 동네 서점인 동시에 북 콘서트,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올해 1월에는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의 김태훈 작가를 초청해 북 콘서트를 진행했고, 2월에는 김연희 시인과 인디밴드 한받이 국자와 주걱을 찾아 시 낭송과 공연을 선보였다. 4월에는 동화 <티베트의 아이들>을 그린 김진수 작가의 원화 전시회가 열리는 등 국자와 주걱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시골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자극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8월 22일에는 ‘동네방네 아지트 위크’를 맞아 국자와 주걱 뒤뜰에서 정영효, 이병국 시인의 시 낭송과 싱어송라이터 정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시와 노래를 들으면서 강화 시골의 푸른 하늘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함께 한 사람들 모두가 정취를 즐기고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최근 국자와 주걱은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을 통해 ‘책들은 다 일가친척’이라는 동아리를 운영하는 중이다. 매달 짝수 주 목요일에 모임이 진행되는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고, 책과 함께 보면 좋을 자료를 서로 추천해준다. 독서 후에는 책에 대한 토론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한 내용은 블로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
지난 달에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그림책 <운동화 비행기>의 홍성담 작가를 초청해 ‘<운동화 비행기>와 나의 삶’을 주제로 북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홍성담 작가의 첫 그림책인 <운동화 비행기> 원화에 담긴 이야기와, 5.18을 온몸으로 겪었던 작가의 경험 등 책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동아리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처럼 책을 통한 활동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채식 식사 모임이나 동네 숲 산책길 만들기 등의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책을 읽으려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국자와 주걱.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들고 누구나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국자와 주걱은 앞으로도 즐겁고 의미 있는 일들로 이 공간을 채워나갈 것이다. 책에 둘러쌓인 채 무엇인가를 집어들고 읽다가, 사색하다가, 간혹 멍을 때리다가, 잠시 일어나 산책하다가 시간을 보내면 해가 어떻게 지는지도 모를 만큼 호흡이 길고 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안성맞춤의 독서 아지트가 되어줄 국자와 주걱을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 주소 : 인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 428번길 46-27
· 연락처 : 010-2598-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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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생활문화팀 김효주




동네방네 아지트 이야기1. 버텀라인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고 만나는 책방, 갤러리, 카페들과 동아리를 연계한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 아지트로 함께하고 있는 인천의 공간 이야기를 전합니다.

 

동네방네 아지트 이야기 1 : 인천의 터줏대감 재즈클럽 <버텀라인>

“역사와 지역색이 배어있는 버텀라인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에요”
– 버텀라인 허정선 대표 –

 

‘버텀라인’은 어떤 곳?

1983년에 오픈한 이후 34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즈클럽이다. 대한민국 3대 재즈클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인천 개항기의 역사가 담겨 있는 동네와 100년이 넘은 근대 건축물 안에서 오랜 세월 사람들과 함께 해온 문화공간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플레이하는 디지털 음악이 보편화된 요즘이지만, 아날로그한 진한 감성은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국내외 재즈 뮤지션들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지고 귀를 적시는 LP 음악이 흐르는 곳, 버텀라인이 바로 그런 곳이다.

버텀라인이 위치한 건물은 1900년대 초에 세워진 일본식 상가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 건물은 인천의 근대 역사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이 자리에는 모자, 넥타이, 와이셔츠 등 서구물품을 판매했던 ‘후루다 양품점’이 있었다. 후루다 양품점은 1910년대 인천의 대표적인 상점이었고, 그 맞은 편에는 ‘오카다 시계점’이 있어 축음기와 음반을 사려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개항기 이후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온 이 곳에서, 1983년에 문을 연 버텀라인이 지금까지 공간의 가치를 이어오고 있다.

버텀라인의 내부는 인천 최초의 재즈클럽답게 고풍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근대의 목조건축과 황토벽,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어우러져 오랜 세월을 지나온 공간만이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별한 인테리어 없이도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천 장의 LP 판과 30년 넘은 테이블이 예스러운 멋을 자랑한다.

버텀라인에서는 재즈가수 웅산,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 등 유명 뮤지션을 비롯한 수많은 재즈 연주자들이 공연을 해왔다. 오래된 근대 건축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정감과 운치가 있는데다가, 높은 천장과 황토벽 덕분에 소리의 울림도 남달라 버텀라인은 국내외 재즈 연주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옛 감성을 추억하려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버텀라인의 음악과 분위기에 반한 젊은 층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복잡했던 하루를 마치고 아늑한 옛날 집에서 여유를 즐기는 듯한 풍부하고 넉넉한 느낌은 세대를 막론한 편안함을 준다. 버텀라인의 단골손님들은 3년, 5년, 혹은 10년 만에 찾아오기도 한단다. 허정선 버텀라인 대표는 “20대에 버텀라인을 찾았던 손님이 50~60대가 되어 자식이나 조카 등 꼬마손님을 데려올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버텀라인은 일반적인 재즈클럽을 넘어 서로 다른 세대를 음악으로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최근 버텀라인은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을 통해 공연 사진 촬영을 배우고 함께하는 동아리 ‘라이브 사진관’을 운영 중이다. 악기 종류에 따라 사람의 얼굴을 포착하는 방향, 배경의 네온사인과 사람의 얼굴을 함께 살리는 팁 등 공연사진 촬영에 대해 두 명의 사진작가가 12회에 걸쳐 수업을 진행한다. 사진 수업이 끝난 후에는 공연을 관람하며 직접 촬영 실습을 하고 있는데, 참석자들은 버텀라인이야말로 딱 맞는 공간이라고 이야기한다.

라이브 사진관의 수업 분위기는 버텀라인이 주는 느낌과 꼭 닮아 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자유로운 대화가 오가고,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스크린으로 보며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는다. 수업에 처음 온 사람도 마치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도란도란 함께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버텀라인 안에서는 공간과 음악, 사람까지 모든 것이 서로 익숙하고 편안하게 녹아드는 듯하다.

8월에도 다양한 재즈 뮤지션들이 버텀라인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번 주 금요일(8.18) 9시에는 싱가폴의 색소포니스트 다니엘 치아(Daniel Chia)가 버텀라인을 찾는다. 다니엘 치아는 그래미상을 2번 수상한 프로듀서 폴 브라운과 함께 데뷔 앨범을 제작했고, 그의 첫 싱글 앨범인 ‘Cali Style’은 발매된 지 일주일 만에 빌보드 차트 2위, 글로벌 뮤직 라디오인 Smoothjazz.com 6위를 차지했다.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재즈 연주를 듣고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고즈넉한 저녁의 버텀라인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23번길 23 2층
· 전화번호 : 032-766-8211
· 페이스북 (바로가기▶)

 

생활문화팀 김효주




옛사랑의 기억으로 떠올리는 인천이야기

낙섬과 경인선 기차역

모든 기억은 개인적이며 재현될 수도 없다. 기억이란 것은 그 기억을 갖고 있는 개개의 사람이 죽으면 함께 죽는다. …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이야기를 떠올린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진을 불러낼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흔히 인천에 정체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인천의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곧 ‘인천’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표상, 이미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연 인천을 표상하는 이미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천의 정체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말 인천은 정체성도 지역성도 없는 도시일까요?
이미지로 포착하지 못한 과거는 개개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인천의 과거를 기억하는 개개인이 사라지기 전에, 그들의 기억을 꺼내 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인천문화통신 3.0에서는 기획연재를 통해 인천의 과거에 대한 기억,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여 인천의 ‘이야기첩’을 만들어 봅니다.

“달빛 밝은 고요한 바다로 오세요.”
지금은 다 메꿔버려서 없어졌지만, 나 어렸을 때는 용현동 쪽에 낙섬이 있었거든. 뭍에서 낙섬까지 둑을 쌓아놨는데, 끝이 까마득하게 보일 정도로 둑이 길었어. 둑 왼쪽으로는 꽃도 있고, 나물도 있고, 짠 물 먹고 자라는 식물들이 잔뜩 있었고, 오른쪽으로는 바닷물이 들어와서 들어가 수영하는 아이들도 있었지. 바닷물이 들어오면 둑 아래로 물이 찰랑찰랑하는데, 거기 송사리도 헤엄쳐 다니고, 밤게, 칡게도 기어 다녔어. 집에서 저녁 먹고 나와서 둑 위에 앉아 있으면 발에 시원한 바닷물이 찰랑거리고 닿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은 거야. 여름에는 해가 기니까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앉아서 노래도 부르고, 책도 읽었어. “달빛 밝은 고요한 바다로 오세요.”하는 노래. 그 노래를 제일 많이 불렀지.

백합도 엄청나게 많아서 한 번 들어가서 백합을 캐면 한 가득 이고, 지고, 들고 나왔어. 철사로 스-윽 긁으면 째까닥, 하고 걸려. 거기를 파면 백합조개가 나오는 거야. 한번 쓱 긁으면 한번만 째까닥하는 게 아니라 째까닥, 째까닥, 째까닥, 백합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바위 사이에 불을 떼서 그 자리서 바로 구워먹었지. 백합이 탁 터져서 입을 벌리면 바로 주워 먹기 바빴어. 바지락은 뻘을 먹어서 모래가 지근지근한데, 백합은 그런 게 하나도 없었어.

국민학교 때는 부모님이랑 같이 갔는데,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친구들이랑 놀러 다녔어. 한 번은 교복을 입고 동네 친구들이랑 함께 낙섬에 놀러갔다가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어. 조개를 캐러 들어가려면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했거든. 조개가 있는 안쪽은 하얀 모래사장이었는데, 가는 길은 발이 푹푹 빠져 허리까지 잠기는 뻘이었던 거야. 그 때 뻘에서 건져내 준 친구를 좋아하게 되었었어. 개흙이 교복에 잔뜩 묻어서 나중에 엄마한테 엄청 혼났지.

중학교 때 배구부를 했는데, 서울에 있는 학교에서 우리 배구부를 스카우트해 갔어. 그때는 전철도 생기기 전이라 친구들이랑 같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학교를 다녔어. 매일 아침에 동인천역에 가서 경인선 기차를 타는 거야. 칙-칙, 폭-폭하고 시끄러운 그 기차. 기차타고 학교 다니면서도 재밌던 일들이 되게 많았어.

매일 같은 시간에 학교를 다니니까, 매일 같은 기차에서 옆 학교 3학년 오빠들을 마주치는 거야. 잘 생기고 공부도 잘 하던 오빠들이라 나랑 내 친구들이 좋아했지. 그 때는 여학생, 남학생이 알은 채 하고 떠들면 어른들이 손가락질하면서 욕을 했으니까, 옆에 나란히 서서 슬쩍 뭐 물어보고 소곤소곤 대답하고 그랬어. 하루는 다 같이 학교 가지 말고 서울역에서 내려 놀러갈 궁리를 한 거야. 그 때는 교복이랑 같이 학생 모자를 꼭 써야 했는데, 새 거를 그대로 쓰면 촌스러운 거고 그걸 마구 태우고 긁고 해서 헌 것으로 만들어서 쓰고 그랬어. 우리는 서울이 낯설어서 오빠들 뒤꽁무니만 쫓아다녔어. 동대문 시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놓칠까 전전긍긍했는데, 사람들 머리 사이로 그 지저분한 모자들이 보여서 그것만 따라다녔지.

언젠가는 친구들이랑 학교 끝나고 동인천역에서 내려 자유공원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누가 막 쫓아오는 거야. 보니까 동인천역에서 구두를 닦고 있던 아이인거야. 근데 그 아이가 내가 팔에 끼고 있던 책 한 권을 탁 채가는 거야. 내 것도 아니고 우리 언니 거였는데. 돌려달라고 쫓아가니까, 그 애가 ‘책을 찾으려면 모일 모시에 공설운동장으로 나와라’ 그러는 거야. 

겉모습도 추레하고, 기차역에서 그렇게 구두를 닦고 있던 아이니까, 너무 싫었던 거지. 자기가 공고 다니는 학생이라고 말을 하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어뜩하냐고 걱정을 하고 있으니까, 친구 하나가 공고 다니는 오빠 중에 다들 벌벌 떠는 오빠를 안다고, 그 오빠 이름을 대면서 우리 오빠라고 하면 꼼짝 못 할 거라는 거야.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공설운동장으로 나갔지. 우리 언니 책은 찾아야하니까. 공설운동장으로 나갔더니, 그 놈이 내 책을 들고 서 있더라고. 그 오빠 이름을 대면서 우리 오빠라고 했더니, 그 아이가 책을 돌려주는 거야. 나도 그 때 되게 못됐었어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그 아이한테 침을 뱉고 와 버렸어.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미스 때였는데, 친구들이랑 동인천역 앞 다방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거든. 근데 저 건너 테이블에 앉은 남자가 나를 계속 쳐다보는 거야. 한참 얘기를 하다가 차를 다 마시고 일어나는데, 그 사람이 얼른 일어나서 나를 붙잡는 거야. 그리고 자기를 모르겠냐고 묻더라고. 자세히 보니까 동인천역에서 구두를 닦던 그 아이인거야.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둘이 다방에 남아 한참을 떠들었어. 듣고 보니 부모 없이 고학을 하던 학생이었던 거야. 한 해는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고, 한 해는 기차역에 나와 구두를 닦으며 돈을 벌었다고, 고등학교 졸업하는 데 8년이 걸렸대.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부끄럽고 미안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 사과를 했어. 

그리고 그 전 얘기로 돌아가서, 내가 왜 좋았는지 그 얘기를 들었어. 내가 매일 동인천역을 가서 통학을 하니까 아침에 학교 갈 때, 저녁에 학교 끝나고 올 때 나를 봤다고 하더라고. 한 번은 내가 통학증을 안 가지고 와서 개찰구에 있는 역무원에게 사정을 하고 애교를 떠는 모습을 봤대. 통학증이 없으면 기차를 못 타는데, 맨날 얼굴을 보니까 역무원도 ‘오늘 하루만 봐준다.’하면서 봐주고 그랬거든. 그렇게 애교를 부리고 친구들이랑 조잘거리며 지나가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고 하더라고.

근데 이거 이름은 안 나가는 거지? 우리 집에 영감님이 들으면 큰일 나. (그분이랑 결혼하신 거 아니었어요?) 아니, 그때 내가 또 콧대 높이고 튕겨버렸어. 영감님이랑은 선 봐서 결혼한 거야. 이름 나가면 안 돼.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인천이야기>에서는 ‘사라진 것들, 남겨진 것들’을 주제로, 인천의 60세 이상 어르신 스물 두 분의 이야기를 듣고 연극과 영화로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오고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천이야기첩’을 연재합니다.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인천이야기>는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주안노인문화센터의 협력으로 ‘작업장 봄’이 운영합니다.

 

글, 인터뷰 및 정리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진아
사진 출처 / 네이버블로그 ‘인천의 어제와 오늘’
네이버블로그 ‘애관(愛觀) 보는 것을 사랑하다’




인천 이야기 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