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소리로부터 내 안의 시민성이 자라는 ‘문화도시 부평’

삶의 소리로부터 내 안의 시민성이 자라는
‘문화도시 부평’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팀

인천광역시 부평구는 2021년 1월 지역만의 문화 정체성을 구축하는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 이제 부평구는 법정 문화도시 틀 안에서 5개년의 사업 구조를 만들어 내고 국비를 포함한 총 190억 원 규모의 예산으로 2025년까지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한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주민들이 문화도시 조성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해 지역 고유의 문화 발전과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평은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을 거쳐 예비도시 1년을 추진하며 ‘삶의 소리로부터 내 안의 시민성이 자라는 문화도시 부평’이라는 하나의 비전과 ‘시민성’, ‘내발성’, ‘창조성’, ‘장소성’, ‘연대성’ 다섯 가지 핵심 가치의 실현을 시민과 함께 이뤄내고자 한다. 이렇게 제시된 비전과 핵심 가치의 구현을 정해진 사업으로 펼치는 것이 아닌 지역이, 사람이, 사회가 스스로 만들고 제안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합의된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민주주의를 실천해나가고자 한다.

장소와 공간은 도시의 문화생태계가 작동하는 토대를 제공하며 도시의 미래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지지대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문화도시 부평은 부평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발굴하고 활용하여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구축하는 사업과 부평의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적 활동력 발현을 시민이 스스로 ‘문화로 행복한 도시’를 제안하고 실천하는 주체로 성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거버넌스와 시민역량 강화에 두고자 한다. 또한 부평이 지니는 음악도시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대중음악과 서브컬쳐 및 디지털음악을 매개로 한 차별화된 도시브랜드로 음악적, 문화적 지역생태계의 지속 가능에 집중하고자 한다.

‘나의 문제는 내가 제일 잘 알며 그 해결책 역시 내 안에 있다’라는 관점을 반영하여 시민들이 상시로 의견을 내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도시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자유로운 문화 제안 통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시민 도시 탐구 활동가 발굴사업인 ‘시티 랩(City LAB)’을 통해 구민들의 아이디어로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교환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적용하여 부평이 겪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해결을 도모하고자 한다.

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의 경험 축적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부평구 주민들이 ‘부평 문화도시’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시에서의 문화 활동에 대한 교육과 워크숍 등을 추진하여 지역의 이슈와 자원을 발굴했던 2020년 ‘문화 두레 시민학교’의 과정을 확장하여 시민 주체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시민들의 문화 활동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문화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의 역량이 강화되어 확장되는 토대를 위한 즐겁고 신명 나는 ‘음악 동네 만들기’와 내 집 앞 문화생활을 위한 생활권역에 자리하는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공공기관 등에 음악공간 ‘뮤직라이브러리’를 조성하여 중심에서 제외된 문화 사각지대 생활권역을 음악이 있는 공간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5년 동안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감으로 추진해야 하는 23개의 사업으로 시민이 느끼는 문화도시 체감도를 높일 계획이다.

문화도시 부평의 다양한 소식은 현재 운영 중인 문화도시 부평SNS(인스타그램 cultural_city_bp)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함께 만드는 긍정의 문화, 회복도시 인천 서구

함께 만드는 긍정의 문화, 회복도시 인천 서구
오염, 낙후, 단절에서 회복하는 공동체 문화

인천서구문화도시추진단

2020년 12월 인천광역시 서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제3차 문화도시 조성사업에서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 서구는 주민의 문화 활동을 통해 주민 스스로 도시의 문화를 바꿔나가는 ‘회복’의 도시를 조성 중이다. 올해는 예비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며, 법정문화도시로서의 가능성을 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구는 2019년부터 사람과 공간 등의 지역자원을 조사하고, 이들을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그리고 주민 간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를 통해 ‘회복탄력’이라는 문화철학을 인천서구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키워드로 도출하고, ‘함께 만드는 긍정의 문화(회복탄력)’로 도시를 살기 좋고,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서구에 대한 애향심과 자부심을 더욱더 높이게 될 것이다.

인천서구 5개 권역 통합 원탁 문화도시 주민포럼
문화도시 포럼 – 문화도시를 꿈꾸다 주민조사연구단 통합워크숍

올해, 서구의 예비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 주체 간의 상호교류를 통해 ‘회복(회복탄력)’의 가치를 확산하고, 관련 문화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로, 서구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 협력하여 유기적인 도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거버넌스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 문화도시 인천 서구의 문화인재를 발굴 및 양성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서구청년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고, 문화 활동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그리고 ‘문화다양성기획학교’를 운영하여 참여 주민들이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바로 알고, 이를 확산하는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내 문화다양성 기반 활동가의 참여 및 후속 활동을 지원하여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고자 한다.

그리고 문화도시 인천 서구의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도시 원포럼’을 운영하여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의제를 선정하고 주민과 전문가의 교류를 추진해 문화도시 담론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지역 내 문화충전소 및 민간공간 등 시민의 생활환경과 가까운 거점들을 중심으로 ‘서곶시민살롱’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생활 속에서 이웃과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문화 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다. 그리고 민간 단위를 중심으로 문화적 도시재생에 대해 논의하는 ‘코스모 대화 네트워크’를 추진한다. 그 과정에서 서구의 창의적인 문화적 도시재생의 방향성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그 외 서구는 도시의 환경적 결핍을 인지하고, 이를 문화를 통해 개선해나가는 총 네 개의 특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역 현안을 조사, 연구, 공유, 논의하는 ‘생태적 삶 시민조사단’, 오염되고 낙후된 환경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문화실천 프로젝트 ‘주민참여 생태문화 공감 프로젝트’, 지역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여 생활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지역문화자원활용실험단’, 원도심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하여 시민참여 문화예술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원도심 문화재생 상생마을’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서구는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제도, 재정, 행정 사항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도시의 문화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돕고,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아가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인천 서구는 예비 문화도시 사업 추진을 통해 자연과 공동체, 삶의 희망을 찾는 회복탄력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회복문화도시 인천 서구의 예비 문화도시 사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인천서구문화도시추진단 SNS(facebook.com/ISCC202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화로 잇고 채우는 동행도시 연수

문화로 잇고 채우는 동행도시 연수
시민동행으로 만들어가는 문화다양성 도시를 꿈꾼다

연수문화재단 문화도시팀

인천광역시 연수구는 1기 신도시 개발정책의 지방 거점도시이자 남동공단의 배후도시로 만들어진 계획도시이다. 인천에서 본격적인 아파트 시대를 열었으며 주거와 교육환경이 우수한 도시로 자리 잡은 연수구는 「경제자유구역법」 시행 이후 스마트 첨단도시를 표방하는 송도국제도시와 함께 약 25년간 개발과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연수구의 바다는 새로운 땅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도시개발의 결과를 반증하듯 원·신도심의 아파트 평균 층수 차이는 도시의 단절적 성장과 경제 논리에 의한 격차와 소외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물리적 도시개발의 정점에 있는 첨단도시 연수구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재의 화려하고 멋진 도시의 모습이 영원할 수 없다는 한계 인식과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체질 전환을 위한 선언과도 같다.

2020년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제3차 문화도시 지정 공모를 위해 ‘문화로 잇고 채우는 동행도시 연수’라는 문화도시 비전과 문화로 이음·채움·세움이라는 3대 전략, 시민들과의 동행에 있어 장벽이 되는 의식과 언어, 물리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특성화사업 ‘무장벽지대’까지 총 19개 사업, 200억 규모로 연수구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 제출하였으며 2020년 12월 24일 예비 문화도시에 최종 선정되었다.

연수구 문화도시 비전

올해는 법정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들과의 다양한 거버넌스 조성, 문화도시 추진을 위한 행·재정 준비, 문화도시를 매개로 한 기관, 단체를 비롯하여 문화예술인, 문화기획자, 문화공간 등과의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문화도시 지정심의를 위한 즐거운 분투를 하고 있다.

연수구가 꿈꾸는 문화도시, 동행도시란 사회문화적 배경이 제각기 다른 개인이 공존할 수 있는 도시로, ‘시민동행으로 만들어가는 문화다양성 도시’를 의미한다. 갯벌과 바다를 매립한 도시에서 도시공간과 일상이 문화로 채워지는 도시를 꿈꾸고 있으며, 빌딩과 아파트가 차지한 도시에서 구민의 문화적 활동으로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도시이자 무늬만 국제도시가 아닌 다양한 문화적 연대와 교류를 통해 국제성이 발현되는 도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연수구 문화도시 추진전략

동행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올해 연수구의 첫 발걸음은 문화도시 조례 제정으로 시작됐으며 이에 문화도시 전담조직을 연수문화재단에 설치 및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5월에는 인천광역시와의 문화도시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 체결과 함께 도시구성원의 다양성을 반영한 문화도시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시민주도로 도시문화 거버넌스를 통해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하는 만큼 문화도시 예비사업 추진에서도 다양한 시민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문화의 사회적 가치와 연수구의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문화다양성 리서치’를 추진하며, 문화다양성 관점의 도시담론 형성 및 의제도출을 위한 ‘문화도시포럼’, 그간 문화관광형 축제로 운영되어 온 능허대문화축제를 시민참여형 ‘문화로 동행축제’로 전환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도시공간을 포함하여 시민의 문화적 활동 및 활동기반 조성을 통해 문화로 가득 찬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민간 공간의 문화공간화를 시도하는 ‘우리동네 문화등대’, 연수구의 문화자원을 재해석하고 문화도시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연수구 문화자원 기초조사’도 추진한다.

문화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확산과 문화도시 조성에 대한 의견을 수다형식으로 나누기 위한 시민 라운드테이블 ‘연수다수다’와 청년들의 시선으로 지역문화의 가치를 탐구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해보는 ‘연수문화발굴단’ 등 다양한 세대와 활동유형에 따른 시민참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동행도시 연수의 다양한 소식은 현재 운영 중인 연수구 문화도시 SNS(페이스북 culturalcity.YSFAC / 인스타그램 culturealcity_y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언택트 시대의 공연예술, 어떻게 살릴 것인가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언택트 시대의 공연예술, 어떻게 살릴 것인가

팬데믹 아래 생활한 지 1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공연예술계는 참담한 지경이었고, 지금도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이 충격이 시작되었을 때, 잠시만 참고 상황이 끝나길 기다리자던 이도 있었고, 발 빠르게 언택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도 있었지만, 어느새 지금의 일상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의 공연예술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이 계속된다.
공연예술계의 고민과 대책은 크게 두 가지의 갈래라 할 수 있다. 그 하나는 공연예술계의 특성상 현장성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인내하면서 공연예술 본연의 특질을 잃지 않도록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공연예술의 특질이자 그 생명은 현장성에 있다. 필자도 연극인으로서 기본적으로는 위의 주장에 격하게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공연이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계가 올라가면 공공극장들은 거의 문을 닫고, 단계가 내려가서 극장이 열린다 해도 좌석이 제한된다.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된 <무제>(공간기반 프로젝트 ‘2020 도화가압장’ 중)
(출처: 인천문화재단 공연예술연습공간)

이런 상황은 여러 문제를 낳는다. 우선, 관객이 없는 공연은 공연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또 제한된 좌석은 공연이 성립된다 하더라도 제작의 한계에 부딪힌다. 가뜩이나 불황이었던 공연예술계에 가중되는 부담은 매우 가혹하다. 그럼에도 공연예술가들은 공연을 지속한다. 공연을 하지 않는 공연예술가라는 것은 이미 존재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공공극장이 문을 닫게 되면 공연은 민간극장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민간공연장은 얼마 되지 않고, 연극의 경우 소멸 직전이라 할 만큼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특히 인천의 경우) 공연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서도 지원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라가는 공연의 수는 그리 줄지 않았지만, 장소의 부족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공공극장의 방침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공공극장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공공시설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그에 뒤따르는 책임에 비추어 볼 때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음은 이해하지만, 극장 고유의 목적을 생각하면 공연이 없는 극장이란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가뜩이나 공연예술가에 비해 공공인프라와 문화매개자가 넘친다 할 수 있는 이 나라에서, 이런 위기에 공공극장이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어불성설이다. 그런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면 모든 공공기관이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공연예술과 연극에 강세를 보이는 영국의 경우를 참고했으면 한다. 영국의 경우 셧-다운을 실시해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다는 과정에서도 극장은 그 예외로 두었다. 물론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는 전제에서이다. 그뿐만 아니라 단계가 내려가면 관객과 배우가 섞이는 대면 공연마저 허용하되, 단계가 올라가면 바로 다시 금지하는 정책을 반복한다. 물론 여러 부담이 따르는 정책이지만 극장의 고유목적에 충실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예술가들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쇼-윈도우 공연이 화제가 되었다. 셧-다운의 영향으로 일찍 폐점하는 상점들의 쇼-윈도우를 무대로 바꾸어 공연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상점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었다. 관객들은 쇼-윈도우 밖에서 공연을 관람하므로 방역 면에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이런 공연의 특성상 시간이나 관람 수가 제한되는 소규모 공연이었지만, 활동을 지속하려는 예술가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돋보였다. 우리도 기존에 지속하던 방식의 지원을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장소나 제반여건을 더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가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이번에는 언택트 공연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지금의 언택트 공연은 -특히 연극의 경우- 단순히 공연을 찍어 전송하는 수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 한 외국의 지인으로부터 ‘한국은 영화나 드라마의 수준이 매우 높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공연예술의 언택트 공연에는 거의 그 기술이 접목되지 않고 있어 의아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연예술계에는 공연의 특성상 그런 기술이 많이 축적되지 못했고 그런 전문가들과 연계하기에는 자본과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언택트 공연을 통한 관객수익 창출 플랫폼 또한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인프라와 전문가, 그리고 공연예술계를 연결해주는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 할 수 있다. 물론 공연예술의 근간은 현장성이지만 현장성을 살린 언택트 공연이라면 기존의 매체를 통한 장르와는 색다른 장르가 개척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성세를 자랑하고 있는 웹툰이라는 장르도 처음에는 종이만화 시대의 종막에 따른 자구책과 인터넷 시대가 개막하면서 좀 더 자유로운 주제를 그리고 싶어 했던 비주류작가들의 시도로 시작되었지 않은가?
물론 지원뿐 아니라 공연예술계 스스로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예로 일본의 지인 극단인 ‘Prayer’s Studio’의 활동을 들어볼까 한다. 이 극단은 기존의 공연 외에도 ‘드라마 트라이얼’이란 프로그램을 매월 진행해왔다. 배우들이 유명 작품의 한 장면을 연기하고, 그 장면에 대한 분석을 같이 진행한 뒤, 관객들이 역할을 분담, 직접 낭독과 연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꽤나 인기 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Zoom을 이용한 참여형식으로 바꾸었다. 공연을 보여주는 상황 역시 기본 카메라뿐 아니라 배우 각자의 모바일 폰을 활용해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보여줌으로 현장성을 높이고, 참여관객 역시 각자의 모바일이나 컴퓨터를 활용해 참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으며 참가비 역시 기존과 동일하게 받는 방식이다.

물론 위 극단의 경우 젊은 세대들이 많아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이 빨랐을 것이라는 짐작은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한참은 뒤처진 IT인프라를 생각하면(일본은 인터넷뿐 아니라 각 가정의 컴퓨터 보급률도 꽤나 뒤쳐져있다. 일본에서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개 민간극단의 성과라고 보기에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다.
두서없는 글이었지만 정리를 해보자면, 기존의 공연예술방식을 지속하려는 노력에 있어서는 공공시설의 역할과 공연예술가들의 다양한 시도, 그리고 지역사회의 안배 등 다양한 노력들이 함께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언택트 공연에 있어서는 현장과 매체전문가, 그리고 인프라가 결합될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아울러 현장의 노력 역시 다양하게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공연예술계의 동료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늘 우리를 지지하며 기다려주는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재상(李哉尙,Rhee Jaesang)
1964년생, 극작가, 연출가. 현재 극단MIR레퍼토리 대표로 있으며 인천연극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청년예술가, 어떻게 사회와 공존하면서 예술을 지속할 수 있을까?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청년예술가, 어떻게 사회와 공존하면서 예술을 지속할 수 있을까?

청년문화창작소 워크숍(출처 : 인천문화재단)

재수를 마치고 대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당시 들었던 말이 있다. ‘가장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 승자다.’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고 작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그 말을 새기며 열심히 작업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렀고 7년이 지난 지금, 저 말을 다시 곱씹어 봤을 때 드는 의문이 있다. 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 시간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결국 포기하게 되는 사람은 예술가라 불릴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나에게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애초에 예술가의 생계유지는 해결방법이 딱히 없는 문제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8 예술인 실태조사’를 보면 예술인 10명 중 6명은 예술 활동을 통한 월수입이 100만 원이 넘지 못하고 이 중 3명은 수입이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작품으로 먹고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결과이다. 작업 공간 유지비나 재료비를 들여 작품을 하더라도 작품 활동을 주 수입원으로 보장받기 힘들어서 추가적인 수입원을 찾게 된다. 돈을 들여 공부를 해도 이것이 나중에 수입으로 연결되기 힘들고 그렇다고 공부했던 것을 놓지 못해 작업을 지속하게 되는 삶의 반복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감소하였고 강의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바꿔야 했다. 공공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미술학원에서 종사하던 사람들도 학원이 문을 닫게 되면서 생계유지가 힘든 상황이 발생하였다.

나는 20대 후반을 맞이하면서 일과 작업 사이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오갔다.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와중에 근본적으로 예술가에게 드리우는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헝그리 정신’으로 포장된 가난한 예술가의 형태는 매우 기형적이고 옛말이라지만 아직도 통용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이는 예술가의 자기 발전의 기회를 제한하고 고립되게 만든다. 예술가라는 감투가 그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주지 못하는데 전업 예술 하는 사람만을 진정성 있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기준 자체가 현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치 예술계는 예술가가 노동자여서는 안 되고 오직 예술만 하길 바라는 것처럼 느꼈다. 작품 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예술계는 갈라파고스섬처럼 고립될지도 모른다.

청년예술가의 작품 활동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전문분야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순수 미술은 사회의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전문적 영역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예술가는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예술가가 전문성을 활용하여 취업하는 것이 예술의 포기가 아닌 꾸준히 작품 활동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예술가가 일찍 붓을 꺾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가미된 질 좋은 예술 작품을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예술가에게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군을 탐색하도록 심리적 여유를 줄 수 있는 분위기와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을 지켜봐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천에서 짧지만, 예술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는 사업은 아주 좋았지만 정작 결과물을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한정적이었다. 인천에서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매년 나오지만, 이들을 수용해야 하는 공간이 많지 않아 곤란했던 경험이 있었다. 작가를 지원하는 만큼 신생공간을 만드는 쪽으로도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간을 발굴하고 신생 공간운영자를 육성해 인천이 다른 지역에서도 전시가 목적이 되어 구경 오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보통 상반기에 지원사업이 몰려있고 하반기까지는 무조건 전시 종료와 정산이 필요하다 보니 연말에 전시가 밀집되어 공간을 잡기 힘든 예도 있었다. 실제로 공간 대부분이 연초에는 공간 운영을 쉬기도 할 만큼 연말에 전시가 몰려 있는데, 이는 예술가 지원사업을 공모하는 시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상 가능하다면 공모 시기를 적절히 배분해 인천 내의 공간을 쉬는 기간 없이 다양한 작품으로 가득 채워갔으면 한다.

작년 코로나로 인한 지원사업 중 창작공간지원사업이 있었는데 작업실의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사업이었다. 이 지원사업의 결과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워서 올해도 가능하다면 유지되기를 바란다. 작업실 임대료는 생계유지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지출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작품제작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다. 주거공간인 집에서 하기 힘든 작업을 작업실에서 진행할 수 있어 작품의 질을 높여주고 공간 자체가 작품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작업실 유지에 지출되는 임대료를 지원받아 고정적으로 나갔어야 할 금액을 저축해 개인전 대관비로 사용하거나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등 긍정적인 시너지로 발현되었다. 단순히 생계 유지비용이 아니라 작업을 할 때 들어가는 특정 비용을 지원받은 것이라 돈이 주는 책임감도 있었다. 임대료 지원뿐만 아니라 재료비 지원, 전시 대관비 지원 등 크지 않지만 작품 활동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생겼으면 한다.

예술가는 항상 불안함 속에서 도전을 거듭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도전은 개인적인 사정이나 생계유지 등 여러 가지 불가항력적인 요소들로 종종 가로막히고는 한다. 하지만 쏟은 노력이 부질없던 일처럼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시 도전을 거듭할 수 있는 쉬어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예술인들이 예술과 관련된 구직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시선을 가지고 언제든지 작품 활동으로 돌아올 수 있는 지원 사업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것이 예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예술과 거기에 종사하는 여러 직업군을 연결 짓는 허브(HUB)로 이해되기를 바란다.

이해미
94년생, 시각예술가. 인천대 및 대학원 졸업(서양화 전공). 주요 전시로 <생물멸망 시나리오>(망원 별관, 2021.1.15.~24.)가 있다.




코로나 블루, 긴 항해의 끝을 기다린다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코로나 블루, 긴 항해의 끝을 기다린다

코로나 블루, 예술 강사의 삶 속 깊이 파고들다과연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로 이어진 2020년, 문화예술교육계 역시 혼돈의 연속이었다. 이로 인해 한순간 실업의 위기에 처한 예술 강사들의 삶 역시 불안과 무기력함으로 이어졌다. 문화예술교육의 번영과 확산을 위한 작은 소명으로 시작한 일이 정지상태가 되어버리는 황당한 순간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특정 대상을 향한 원망보다는 예술 강사를 위한 사회적 대안 하나 없는 현실에 대한 원망과 좌절이 컸다. 예술 강사의 코로나 블루… 회복되지 않은 지독한 진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실적 대안의 필요성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더는 당연할 수 없는 뉴노멀 사회에서 새롭게 도래하는 문화예술교육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안목이 필요한 때이다. ‘언택트’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요즘, 문화예술교육에서도 언택트 교육은 이미 활성화되었다. 홀로그램, 가상현실, VR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 사례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장비를 구비하는 것은 물론 인프라 구축, 시간, 기술력에 관한 기반을 갖추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에 부딪치곤 한다. 비대면 녹화를 위한 지원이나 방법론, 고민이나 어려움을 호소할 통로 하나 없는 상황에서 예술 강사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만연했다. 물론 일부의 지원체계의 도움을 받은 바 있지만, 이 역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지원책에 불과하다. 교육과정의 준비와 실행을 위한 무거운 짐은 예술 강사 개인의 몫인 셈이다. 예술 강사들이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고 새로운 사회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팬데믹 상황을 대응하는 외국의 사례미국의 AEP(Arts Education Partnership, 이하 AEP)는 눈여겨 볼만한 사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봉쇄 조치가 내려지자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문제와 이를 위한 대안 마련이 모색되었고 이는 AEP 내 별도의 교류의 창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 온라인, 비대면 교육 전환에 있어 필요한 자원과 가이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정부의 지원책뿐만 아니라 예술교육자, 교사, 학부모들로 구조화하여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자료와 팁, 대안들을 제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특히 방대한 링크와 자료를,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우리나라의 대응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와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대응이 한창이다. 이를 주제로 전문가 대담이 다양한 방식으로 송출되고 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대응지침)’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2020년 코로나19 대응 긴급 지원사업으로 <어디서든 문화예술교육>, 그 후속사업으로 <비대면 문화예술교육>이 추진된 바 있다. 이는 코로나 상황으로 마주하게 된 비대면과 온라인 상황에서 ‘상호교감’ 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방법론 및 콘텐츠를 발굴함에 목적으로 두고 <아트프리즘> 프로그램과 <아트앤테크> 챌린지가 운영되었으며, 아카이브 채널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또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온라인 라이브러리는 다양한 온라인 교육 활용자료와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긴 항해의 끝을 기다리며프리랜서라 일컬어지는 예술강사의 삶은 예기치 않은 팬데믹 상황으로 강인했던 사명감, 농도 짙은 예술혼, 투철한 자긍심 등을 철저하게 흔들어 놓았다. 온갖 상상의 세계가 뒤흔든다. 야심차게 입단했던 프로 무용단원의 삶을 꽉 쥐고 있었어야 했나? 누군가가 했던 그럴듯한 스카우트 제의를 흔쾌히 허락했어야 했나? 아쉬울 게 없던 당당한 거절의 순간이 뒤늦은 후회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간절히 염원하는 긴 항해의 끝을 기다려 본다. 2021년 3월, 바라고 바랐던 개학일,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학년별로 등교한다.
무용실에서 도란도란 창작무용을 만들고 자신의 개성을 뿜뿜 풍기며 포크댄스를 추던 유별나지만 매력 넘치는 우리 중딩들의 웃음소리가 그리워진다. 텅 빈 무용실이 낯설다. 예술강사들은 코로나19의 긴 항해를 각자의 풀이법으로 어렵지만 지혜롭게 헤쳐 나가고 있는 중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좀 더 다양한 교육정책, 교육사업들이 폭포수와 같이 터져주면 좋겠다. 무언가를 재고 따지기보다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예술강사들을 그저 보듬고 위로해 주는 출구는 없을까 하는 바람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혹은 마을 중심으로 예술가와 예술교육자, 교사, 그리고 학부모, 예술단체(기관)가 커뮤니티를 조성하여 자원을 확보하고 실질적으로 현장 적용 가능한 자원 공유를 위한 플랫폼, 즉 교류의 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외국의 사례를 모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유용한 문화예술교육 플랫폼 구축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고 뉴노멀 사회에서 유연한 시각으로 교육현장을 찾아갈 예술강사들의 행보를 응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강선미
인천에서 학교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무용을 전공했다.




2021년 봄, 코로나를 마주하는 우리들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2021년 봄, 코로나를 마주하는 우리들
–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사업 진행 경과 –

2021년 새해가 훌쩍 지나 봄이 왔다. 만 일 년이 넘는 지금까지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19와 사투 중이다. 보이지 않는 이 바이러스를 피하는 최선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시간과 집합인원 조정을 강제하는 정부방역지침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다중집합 형태의 행사와 공연, 전시도 방역지침에 포함되어 다수의 예술가는 제한적으로 관객과 만나며 일 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이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사회 각계의 취약 지점들을 목도했다. 어려운 상황은 여러 유형으로 드러났고 그로 인한 예술인들의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로 야기된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예술인 복지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으로서의 예술’의 범주에 속한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과 관련된 내용으로 한정해 이야기하려 한다.

2021년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 접수창구(출처 :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인천예술인지원센터’는 지난 1월 20일 인천시의 ‘코로나19 인천형 민생경제 지원 대책 발표’에 따라 1월 22일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작년 4월 진행되었던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인천예술인 긴급지원사업’에서 진일보된 형태로 준비되었다. 작년 사업의 경우 예술인이 속한 가구당 30만 원을 지급하는 총 2억 원의 규모였다면, 올해는 예술인 개인당 50만 원을 지급하는 총 20억 규모로 확대되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해당 사업의 대상 기준이었다. 예술인이 속한 가구 단위 총수입 중위소득 100% 이하로 구분했던 작년과 달리, 직업 예술인에 대한 개인별 지원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는 2020년 4월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부 내 ‘인천예술인지원센터’가 마련되며, 다른 직업 집단과 같이 사회보장 체계에서 직업 예술인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예술인복지법’에 근거하여 개별 예술인 지원에 방점을 두고 사업을 수행하는 역할 설정 덕분이었다.

처음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사업을 마련하며 떠오른 가장 큰 쟁점 사항은 대상 예술인에 대한 설정 기준이었다. 여기에 긴급지원의 성격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원 접수와 선정 과정에서의 신속함은 기본값이었다. 신속하게 직업 예술인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는데, 이는 우리 인천만의 몫이 아니라 전국적 이슈이기도 했다. 직업의 범위로 예술가를 분류하는 ‘예술인복지법’을 근거로 해당 대상자를 추렸고, 2020년 12월 31일 기준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3,960여 명의 인천 예술인을 기준으로 사업이 설계되었다. 법으로 예술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제도적 차원에서 지원의 대상이 되는 예술인을 정의하는 기본 틀은 이미 ‘예술인복지법’으로 마련되어 있기에,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예술가에 대한 지위 향상과 복지 증진의 방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예술인복지법’에 근거한 ‘예술활동증명’은 적합한 기준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예술인에 대한 기준 이외의 추가 고려 사항은 “인천 시민일 것”, 그리고 건강보험 자격 기준 중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는 제외할 것”이었다.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함은 너무나 당연하였지만, 나머지 하나의 조건이 쟁점 사항이었다. 바로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였는데, 1차 접수 후 부서 내에서 행정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술계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 오랜 기간 실연예술가로 활동한 예술인임에도 직장건강보험 가입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그러했다. 실연 기회를 가지지 못해 파트타임 근로를 시작한 사례로 이해할 수 있었는데, 비록 직장가입자로 분류되었다 하더라도, 2020년 중에 직장 건강보험 자격을 취득한 경우도 포함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선정했고, 최종 778명의 예술인이 1차 선정되었고, 777명이 교부를 받았다.

교부는 ‘인천예술인e음카드’에 50만 원의 캐시를 충전하는 방식이었다. 현장에서 수령하자마자 바로 사용가능하도록 빠른 지원이 가능했던 데에는 인천시에서 탄탄하게 구축해 운영해 온 ‘인천e음카드’의 영향이 컸다. 지역경제 내에서 환류되는 지역화폐의 가장 선진적 모델인 ‘인천e음카드’의 확장성을 기반을 둔 ‘인천예술인e음카드’ 사업이 구축되어, 이를 기반으로 향후 ‘인천예술인e음카드’의 활용도를 높임과 동시에 추가적인 혜택의 적용이 가능하다. ‘인천예술인e음카드’는 기존 ‘인천e음카드’에서 제공하는 5%의 캐시백에 3%가 추가로 적용된다. 2021년 3월 현재 ‘인천예술인e음카드’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950건 가량 발급되었다.

인천예술인e음카드(출처 : 인천문화재단)

설 연휴 전 교부를 목표로 긴급생계지원사업 1차 접수가 5일간 진행되었다. 이 기간 총 934건이 접수되었는데, 보통의 예술지원사업 1일 평균 접수 건이 50여 건인데 비해 보아도 일 평균 30% 이상 높은 접수 건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일반 예술지원사업에 비해 월등히 많은 접수와 선정 및 교부를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목표하는 인원을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는 2차 접수가 진행 중인데, 이번에는 ‘예술활동증명확인서’ 발급자뿐 아니라 ‘예술활동증명확인서’ 발급 신청 중에 있는 예술인까지 지원 가능 대상자로 포함했다. 예술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미처 ‘예술활동증명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한 예술인을 대상으로도 예술활동증명 신청 안내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타 지자체들 역시 ‘예술활동증명확인서’를 기준으로 긴급생계지원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확인서’ 발급 소요기간이 평균 10주~15주 이상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으로 긴급지원 공모 진행 회차 간 일정 간격을 여유 있게 확보해 추후 ‘예술활동증명확인서’를 발급받은 예술인들이 선정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 교부가 다른 분야, 업종과 달리 다소 더디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앞서 말한 ‘예술인복지법’에 근거한 ‘예술활동증명확인서’ 발급의 영향이 크다. 인천 내에서 예술인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2020년 하반기로, ‘예술인 심리상담 프로그램 지원(2020.09~12)’과 ‘인천예술인e음카드 사업(2020.10~12)’으로, 사업의 수혜인원은 340여 명 수준이다. 이는 ‘예술인활동증명’이 인천 내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지 않았던 상황을 말해준다. 이어 2021년 예술표현활동지원사업에서 신청자격 기준 증빙자료로 ‘예술활동증명확인서’를 도입했고, 음악 장르만 살펴보면 접수된 사업 157건 중 33건(21%) 정도의 예술인이 ‘예술활동증명확인서’로 신청자격을 증빙해 신청했다.

앞으로 이 제도 안으로 더 많은 예술인들이 유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재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국민의 일원으로서 예술인이 다른 직업 집단이 누리는 복지혜택을 동등하게 향유할 수 있는 제도로 마련된 ‘예술인 복지법’ 제정의 핵심 취지를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현재 예술인복지법을 보완, 예술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구체적인 지원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이 명확히 명시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마련된 제도의 유지는 물론이고 한 발짝 더 나아가 그 속에서 유연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2차 접수가 마무리되고 나면, 추가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는 사항들을 검토해 운영할 예정이다.

2021년 인천예술인 긴급생계지원 접수창구(출처 : 인천문화재단)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집단면역체계를 갖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많다. 지난 3월 3일, 21대 국회에서 처음 <예술인권리보장법 공청회>가 열렸고, 1년 넘게 표류한 법안이 다시 한 걸음 내디뎠다. 예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포괄적인 법률로서의 예술인권리보장법과 복지체계 내 대상을 정의한 예술인복지법의 정책 대상의 혼선이 점차 정돈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지원 현장도 발맞춰 준비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직업예술인에 대한 지원은 물론, 그들이 현재의 제도 안으로의 안착함을 지원함과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대중이 안전하게 기존의 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프랑스의 ‘예술인고용보험’(엥떼르미땅)의 경우 1936년에 시작되어 10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가입 대상자가 10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독일의 경우도 1982년 ‘예술인 사회보험법’을 제정하여 30년 넘게 예술인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른 제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실행한 결과다. 한국의 ‘예술인복지법’이 시행된 해는 2012년, 그리고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된 지는 3개월이 지났다. 인천은 지난해 4월 예술인복지법을 근거로 예술인을 지원하는 인천예술인지원센터가 출범한 지 곧 1년을 맞이한다. 이번 긴급생계지원은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20억 원이라는 예산은 인천의 예술인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생각한다. ‘긴급’이라는 시의성도 중요하지만, 전통적인 예술 창작지원과 달리 예술인 복지 지원 정책이라는 시각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이 20억 원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를 논하기엔 조금 이른 시점이 아닐까. 예술계 내부의 직업적 다양성과 특수성을 고려해 다양한 지원방법을 모색하는 것과 동시에 직업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 지원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기 위한 과제는 비단 재단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인천예술인e음카드’를 수령해 가며 전해주시는 짧은 인사 한마디로 재단 직원들은 큰 보람과 기운을 얻는다. 인천문화재단은 직업예술인의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법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천예술인과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박소현(Park So Hyun, 朴昭賢)
석사 졸업 직후 2008년 인천문화재단 입사, 현 창작지원부 부장.
타고난 일 복(福)을 숙명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려 노력한다. 현장의 예술가들과 주변의 선후배 동료 모두 다정하고 활기차게 봄을 맞이하길 바라본다.




코로나19, 인천 시민의 문화생활을 이렇게 바꿔 놓았다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코로나19, 인천 시민의 문화생활을 이렇게 바꿔 놓았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후 코로나19)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에서도 문화예술 환경은 그 전후 양상이 분명하게 다른 분야 중 하나일 것이다. 직접적인 대면 방식 위주로 이루어지던 문화예술 활동은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되고, 일부는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되었다. 이렇듯 코로나19가 문화예술 영역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2016년과 2020년 인천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인천시민 문화수요조사’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시민의 문화 향유 방식이 어떻게 변화였는지 그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 여가활동 및 문화예술 행사 참여율 크게 감소, 지역 소속감 약화로 이어져

| 그림 1 | 여가활동 경험률
| 그림 2 | 여가활동 경험률(계속)

코로나19가 극심해지자 문화예술 시설들은 일제히 문을 닫고, 시민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사라졌다. 이러한 결과로, 당연하게도 2020년 여가활동 및 문화예술행사에 참여한 경험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하여 크게 감소하였다.
여가활동의 경우, 밖을 나서지 않아도 되는 TV 시청, 모바일 영상, 유튜브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줄었다. 특히 영화관람(▼46.0%p), 사회활동(▼35.2%p), 관광/체험(▼25.2%p) 등 주로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의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 그림 3 | 문화예술 행사 참여 경험
| 그림 4 | 참여한 문화예술 행사

문화예술 행사 참여 경험률은 2016년 79.7%에서 2020년 15.7%로 64.0%p가 감소해, 많은 시민이 코로나로 인해 문화예술을 누릴 기회를 잃어버린 것으로 조사되었다. 조사한 모든 문화예술 행사 참여율이 감소했고, 많은 시민이 참여하던 지역축제 역시 2020년에는 다소 거리를 두게 되었다. (2016년 72.2% ⇒ 2020년 4.0%)

| 그림 5 | 영역별 삶의 질 평가

또한 문화예술 활동을 포함한 사회적 활동 위축은 사회적 유대감 약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동일 조사에서 시행한 생활 영역별 만족도 결과를 살펴보면, 다른 영역은 코로나19 이전과 큰 차이가 없으나, ‘이웃/주변 사람과의 교류’와 ‘지역 소속감’ 항목 만족도는 10%p 이상 하락하였다.

■ 온라인 문화콘텐츠 참여율 7.1%, 다양한 영역에서 미디어를 활용한 문화예술 향유 증가

이러한 상황의 자구책으로 문화예술 공급자는 기존에 대면 방식으로 제공하던 문화콘텐츠를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하였고, 시민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 그림 6 | 온라인 문화예술 행사 참여 경험

본 조사를 통해 비대면 문화예술 경험이 있는지 확인한 결과, 인천시민의 7.1%가 ‘언택트’(Untact) 축제 등 온라인 문화예술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경험률은 높지 않은 수준이나, 참여자 만족도(56.4%)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온라인 문화콘텐츠가 풀어야 할 숙제도 드러났다. 향후에도 온라인 문화예술 행사가 열릴 시 참여하고 싶은지 의향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행사 경험 유무에 따라 결과가 상이했다. 온라인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경우 대부분(73.2%)이 향후에도 참여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참여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참여 의향(24.8%)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 없다, 이용하기 복잡하다, 대면 예술을 선호한다, 현장감/생동감이 떨어진다’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온라인 문화콘텐츠는 참여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으며, 공연/전시/연극 등 현장에서 생동감이 중요한 장르는 비대면으로 즐기는 것이 관객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 그림 7 | 전년 대비 미디어 문화향유 활동 변화

한편 코로나19 이후에는 OTT(Over-the-top media service) 등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문화 향유가 급격히 늘어나는 형세다.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한 문화 향유 부분 조사 결과, 드라마(78.7%), 대중가요/연예(72.1%), 상영 종료 영화(39.5%)는 물론이고 현재 상영 영화(24.5%), 연극(5.9%) 등 주로 대면 방식으로 소비되던 문화예술 영역까지 온라인 미디어를 이용해 향유하는 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향후 문화예술 향유 및 행사 참여 의향은 높게 나타나

| 그림 8 | 2020년 여가활동 전반적 만족도
| 그림 9 | 2020년 문화예술 활동 전반적 만족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0년 여가활동 및 문화예술 활동은 전반적으로 위축되었으며, 그에 대한 만족도 역시 크게 하락하였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자신의 여가활동 및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하였고,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한 자릿수로 조사되었다. (2020년 여가활동 만족도: 만족 6.7%, 보통 33.2%, 불만족 60.1% / 2020년 문화예술 활동 만족도: 만족 3.9%, 보통 40.4%, 불만족 55.7%)

| 그림 10 | 향후 문화시설 이용 의향
| 그림 11 | 문화시설별 이용 의향
| 그림 12 | 향후 문화예술 행사 참여 의향
| 그림 13 | 문화예술 행사별 참여 의향

그러나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앞으로 문화예술 시설 이용 의향이 있는지 살펴본 결과, 모든 시설에서 이용 의향이 상승하였고, 과반수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향후 문화예술 행사 참여 의향도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예술 영역에서 코로나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가 또 다른 과제임을 시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가 예견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기존 대면 방식으로 진행되던 문화예술 활동이 온라인으로 확장되고, 전에 없던 색다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만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는 지금,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변화하는 환경과 시민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통해 시대에 발맞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인천시민 문화수요조사는 2004년 이후 4년마다 1,000명의 만 20세 이상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음

김지은
(주)케이스탯리서치 직원, 2020년 인천문화지표 조사연구(인천시민 문화수요조사)에 연구원으로 참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계속 되어야 한다. – ‘인천 문화예술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계속 되어야 한다.
– ‘인천 문화예술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현수.박석태(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부)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 세계 유행인 ‘팬데믹’을 선언한 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영역 대부분을 뒤흔들었고, 그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생존’이라는 단어가 반복되었다. 예측이 불가능한 문화예술 시설의 폐쇄, 기약할 수 없는 행사 연기 등 예술 활동 자체를 위협하는 현실이 지속되었다. 예산은 긴급하게 투입되었고, 각종 지원사업들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는 중이다. 재단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문화예술 영역의 피해 실태가 어떠한 상황인지, 앞으로 재단이 준비하고 마련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현장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소규모 그룹 간담회를 통해 검토된 초기 의견들을 바탕으로 지난 8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온라인 홍보매체를 활용해 「인천 문화예술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 대상은 약 1,500명 범위로 이 중 21%인 317명의 응답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 중 예술인은 167명, 시민 150명이 응답하였다.

설문의 주요 문항인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 활동의 피해 유무’는 응답 예술인의 96%인 160명이 피해를 호소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명으로 전체의 3.6%이며, ‘피해가 없다’고 답변한 예술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해당 응답 결과는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코로나19의 발생 전·후 예술가의 삶의 질이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의 영역은 명확하게 예술 활동의 근간이 되는 생계의 위협이 주된 답변이었으며, 예술가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강의의 중단과 지연, 행사 취소와 연기에 따른 수익금 감소 등이 많은 분들이 언급하였다. 해당 피해의 정도를 금액으로 추산했을 때, 전체의 27.5%가 500만 원 이상, 23.9%가 100~2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예술인의 34.1%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술 활동 지속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경제적 수익 감소로 인한 활동 자체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는 일상생활의 안정적 유지 자체가 힘들어지면서 창작 작업이 존속 기로에 서 있는, 말 그대로 ‘생존’의 갈림길에 놓인 상황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그 뒤를 잇는 답변으로는 ‘외부활동 참여 자제 분위기에 따른 모객의 어려움’이 19.2%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문화예술 분야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 문항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35%가 ‘예술인의 생계유지를 위한 긴급 자금 지원’, 35%가 ‘무기한 연기되는 창작발표 등 행사의 재개’를 응답하였다. ‘문화예술시설이 앞으로 개선하고 강화해야 할 사항’으로는 각각 36%, 27.5%의 예술인이 ‘비대면 문화예술활동의 확대 방안과 방법의 모색’,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에 대비한 문화예술 관람 매뉴얼의 필요성’을 들었다.

앞서 언급한 설문 문항들에 이어 ‘인천문화재단에 바라는 점’이라는 유일한 주관식 문항에는 놀랍게도 예술인 응답자 167명 중 무려 163명이 구체적인 답변을 제출했다. 현장 상황의 심각성을 텍스트로 표현한 호소부터 재단에 요구하는 다양한 제도적 보완 장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온라인 및 비대면으로 문화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온라인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 ‘예술인의 생계유지를 위한 긴급지원의 2차 시행 요구’ 등의 답변이 주요하게 언급되었다. 올 한 해의 상황이 큰 위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작 활동을 얼마나 더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예술인들의 심리적 상황이 읽히는 답변들도 많았다. 이러한 상처와 내면의 치유를 위한 방법도 재단이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예술인에 이어 시민의 답변들도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 환경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인지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발생 전과 후를 비교해 문화예술 시설의 이용 빈도’를 물었는데, 전체 응답자 150명 중 단 5명을 제외한 145명, 96%가 ‘방문을 줄였거나 중단’했다고 대답했다. 그 중심에는 ‘감염 우려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외부활동 참여 자제 분위기’가 있었고, 이러한 것들이 문화 예술 활동을 자제시키는 요소라고 전체의 72.7%가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응답한 시민의 60% 이상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더라도 문화생활을 지속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사실이었다.

이번 설문 조사 응답 기간(8월5일~14일)이었던 8월 초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경직되었던 문화 예술 활동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재단은 이에 피해 실태를 조사, 현장 상황에 맞춰 긴박하게 움직이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검토 중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월 19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앞으로의 예술 현장은 본 설문 조사를 실시했던 2주 전 당시보다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예술이 현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비대면, 무관중, 온라인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결코 이것만이 정답이 될 수 없다. 다만, 예술의 창작과 향유가 중단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과 실험들이 필요하다. 재단 또한 관련하여 다양한 방식과 플랫폼을 고민하며 현장의 요구와 목소리를 반영한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 예술인 대상 설문 문항 조사 결과

1. 예술인 복지법에 따른 예술활동증명 완료 여부
[답변 결과]

○ 예술증명 완료 98명(59%)
○ 예술활동증명 미완료 69명(41%)

2. 예술활동증명 완료되지 않은 경우, 해당 사유
[답변 결과]

○ 신청 자료 부족 24명(34.8%)
○ 신청방식의 어려움 29명(42%)
○ 필요성이 없음 16(23.2%)

3. 주요 활동 장르
[답변 결과]

○ 문학 7명(4.2%)
○ 시각 36명(21.6%)
○ 음악 38명(22.8%)
○ 무용 12명(7.2%)
○ 연극 31명(18.6%)
○ 전통 8명(4.8%)
○ 영화 3명(1.8%)
○ 문화예술교육 10명(6%)
○ 기획 11명(6.6%)
○ 기타 11명(6.6%)

4. 코로나19와 관련한 예술 활동 피해 유무
[답변 결과]

○ 피해가 다소 있다 160명(95.8%)
○ 피해가 없다 1명(0.6%)
○ 잘 모르겠다 6명(3.6%)

5. 코로나19로 인해 받은 피해의 영역(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수익금(입장료)감소 101명(31.6%)
○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출연료 등 미지급 33명(10.3%)
○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42명(13.1%)
○ 문화예술분야 강의활동 등의 중단 및 지연 117명(36.6%)
○ 해당없음 7명(2.2%)
○ 기타 20명(6.3%)

6. 코로나19로 인해 받은 피해의 규모(금액)
[답변 결과]

○ 100만원 미만 19명(11.9%)
○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 38명(23.8%)
○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17명(10.6%)
○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7명(4.4%)
○ 4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19명(11.9%)
○ 500만원 이상 44명(27.5%)
○ 확인 불가 13명(8.1%)
○ 기타 3인(1.9%)

7. 현재 문화예술활동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어려운 점(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감염위험, 사회적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외부활동 참여 자제로 모객의 어려움 64명(19.2%)
○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적 수입 감소로 예술인, 단체 활동의 어려움 114명(34.1%)
○ 코로나19 여파와 관계없이 지역에서 예술활동으로 안정적 생계유지의 어려움 62명(18.6%)
○ 현장 무대, 전시 장소의 휴관으로 인한 예술 창작 발표 장소의 부재 41명(12.3%)
○ 온라인 비대면 콘텐츠 전환의 현실적 어려움, 한계 52명(15.6%)
○ 기타 1명(0.3%)

8. 현 시점에서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점(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임대료, 대관료 등의 감면 또는 면제 29명(8.7%)
○ 예술인 긴급 생계자금의 지원 117명(35%)
○ 무기한 연기되는 창작발표 등 행사의 재개 75명(22.5%)
○ 사업 유예, 연기 등으로 인한 손실 보전 지원 50명(15%)
○ 공공시설 공연장 등의 개방 33명(9.9%)
○ 관람료 할인 등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 확대 24명(7.2%)
○ 기타 6명(1.8%)

9. 코로나19의 잠정적 종료 이후 문화예술 시설이 개선·강화해야 할 지점(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비대면 문화예술활동의 확대 방안 및 방법 모색 120명(35.9%)
○ 공연장/전시장 폐쇄 등 발생 시 절차·대응의 표준 매뉴얼: 대관료, 계약금 등의 환불 등 49명(14.7%)
○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대비한 문화예술 관람 매뉴얼: 방역조치, 관람 기준 마련 등 92명(27.5%)
○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한 할인, 무료 프로그램의 확대 61명(18.3%)
○ 해당없음 3명(0.9%)
○ 기타 9명(2.7%)

10.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해 인천문화재단에 요구하는 것 : 167명 중 163명 주관식 응답 제출
[주요 답변]

○ 온라인 비대면 문화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의 필요성
○ 코로나 피해로 인해 예술인 심리적 위기 상황으로 이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 요청
○ 별도의 신규 지원 사업이 아닌 긴급 지원의 2차 지원 요구
○ 일반 지원사업의 문턱 완화 요구 및 지역 연고에 대한 유연한 대응 요청

■ 시민 대상 설문 문항 조사 결과

1. 코로나19의 발생 전, 평소 이용했던 문화예술 콘텐츠(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연극, 뮤지컬 57명(19%)
○ 클래식, 오페라 24명(8%)
○ 대중음악, 콘서트 46명(15.3%)
○ 전통, 민속, 국악 4명(1.3%)
○ 무용 4명(1.3%)
○ 전시:시각예술 35명(11.7%)
○ 축제, 문화행사 58명(19.3%)
○ 문학:독서, 인문학강좌 18명(6%)
○ 생활예술:동아리 등 25명(8.3%)
○ 문화강좌 수강 24명(8%)
○ 기타 5명(1.7%)

2. 평소 문화예술콘텐츠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주변 권유와 추천 15명(5%)
○ 기분전환 등의 여가 62명(20.7%)
○ 공연 및 작품의 수준 60명(20%)
○ 취향 및 개인 선호도 117명(39%)
○ 교육 24명(8%)
○ 이벤트를 통한 무료 관람 18명(6%)
○ 기타 4명(1.3%)

3.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최근 1년 내 가장 많이 방문했던 문화예술 시설
[답변 결과]

○ 공연장 32명(21.3%)
○ 상업영화관(CGV, 롯데시네마 등) 33명(22%)
○ 시군구 문화예술회관 8명(5.3%)
○ 도서관 15명(10%)
○ 시립박물관 11명(7.3%)
○ 사설 갤러리 6명(4%)
○ 문화센터(백화점, 마트 등) 5명(3.3%)
○ 서점(동네책방 포함) 6명(4%)
○ 문화강좌 수강 시설(여성회관 등) 18명(12%)
○ 문화원, 생활문화센터 12명(8%)
○ 소극장 3명(2%)
○ 해당없음 1명(0.7%)

4. 위의 답변 시설의 방문 빈도
[답변 결과]

○ 주 1~3회 이상 41명(27.3%)
○ 월 1~2회 69명(46%)
○ 3개월에 1회 34명(22.7%)
○ 6개월에 1회 2명(1.3%)
○ 1년에 1회 2명(1.3%)
○ 해당 없음 1명(0.7%)
○ 기타 1명(0.7%)

5. 코로나 발생 전과 후를 비교, 이용 빈도의 변화 추이
[답변 결과]

○ 방문 및 이용 횟수에 변화가 전혀 없다(이전과 동일하다) 5명(3.3%)
○ 방문 및 이용 횟수가 다소 감소했다 73명(48.7%)
○ 방문 및 이용 횟수가 다소 증가했다 0명
○ 방문 및 이용을 하지 않고 있다 72명(48%)

6.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처한 어려움에 대한 생각
[답변 결과]

○ 감염 우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외부활동 참여 자제 분위기 109명(72.7%)
○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적 수입 감소로 문화예술 향유·관람 등의 활동이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32명(21.3%)
○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지역 내 문화예술 관련 정보의 부재 1명(0.7%)
○ 코로나19와 관계없이 매력적이지 않은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 6명(4%)
○ 잘 모르겠음 0명
○ 기타 2명(1.3%)

7.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후 가장 우선하고 싶은 문화예술 활동
[답변 결과]

○ 공연 관람 53명(35.3%)
○ 전시 관람 14명(9.3%)
○ 영화 관람 15명(10%)
○ 야외 문화예술 행사(축제 등) 22명(14.7%)
○ 문화 강좌 수강(여성회관 등) 25명(16.7%)
○ 온라인 활동(영상, 게임 등) 6명(4%)
○ 실내 활동(티비, 독서 등) 10명(2.7%)
○ 여행, 관광 10명(6.7%)
○ 기타 1명(0.7%)

8.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고 가정할 경우, 문화예술 활동의 진행 의향
[답변 결과]

○ 문화생활을 할 것이다 93명(62%)
○ 문화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41명(27.3%)
○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3명(2%)
○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11명(7.3%)
○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명(1.3%)

■ 전체 응답에 대한 통계

1. 성별
[답변 결과]

○ 여성 208명(65.6%)
○ 남성 109명(34.4%)

2. 연령대
[답변 결과]

○ 10대 2명(0.6%)
○ 20대 37명(11.7%)
○ 30대 91명(28.7%)
○ 40대 85명(26.8%)
○ 50대 71명(22.4%)
○ 60대 28명(8.8%)
○ 70대 이상 3명(0.9%)

3. 거주 지역
[답변 결과]

○ 중구 19명(6%)
○ 미추홀구 54명(17%)
○ 동구 5명(1.6%)
○ 부평구 53명(16.7%)
○ 연수구 41명(12.9%)
○ 강화·옹진군 6명(1.9%)
○ 남동구 52명(16.4%)
○ 서구 43명(13.6%)
○ 계양구 18명(5.7%)
○ 타 지역(인천 외) 26명(8.2%)




문화도시의 방향을 묻다-시민이 중심인 아름답고 쾌적하며 재미있는 도시를 향하여

문화도시의 방향을 묻다
시민이 중심인 아름답고 쾌적하며 재미있는 도시를 향하여

지난 7월 1일 인천 신포동에 위치한 카페 팟알에서는 <문화도시와 시민참여>를 주제로 지금종 강릉문화도시지원센터장의 특강이 열렸다. 이번 인천시민문화대학 문화예술특강에는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민들이 발걸음 하여 문화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초로 7개의 도시(경기 부천시, 강원 원주시,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제주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를 1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하였다. 이후 2020년에 인천 부평구를 포함한 10개 도시(인천 부평구, 경기 오산시, 강원 강릉시, 강원 춘천시, 충남 공주시, 전북 완주군, 전남 순천시, 경북 성주군, 경남 통영시, 제주도 제주시)가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가운데, 지금종 센터장(이하 지 센터장)의 <문화도시와 시민참여> 특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방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문화도시란 무엇인가지 센터장은 먼저 문화사업으로 변질된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안타까워하며 문화도시의 개념을 되짚었다. “문화계획이란 도시의 경제, 교통, 조경, 환경, 관광, 토지이용, 건축, 주택, 도시설계, 도시안내 등 제반의 도시계획 내에 도시민의 삶이 투영되도록 설계하는 것”이라는 비안칠리(F.Bianchili)와 파킨슨(M.Parkinson)의 정의를 빌어 문화도시란 문화적 관점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것이며, 아름답고 쾌적하며 재미있는 도시라고 개념지었다. 이 정의에 비추어 보았을 때, 현재 우리나라 지자체의 문화도시에 대한 시각은 협소한 수준으로 보인다. 문화도시는 기술발달로 인한 시공간의 압축,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산업구조변동으로 도시가 쇠퇴함에 따라 유럽에서 등장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각 지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유럽의 문화도시를 벤치마킹하였으나 중앙정부의 예산을 지원받기 위한 사업으로 그 성격이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본질이 흐려진 문화도시사업에 대하여 지 센터장은 다음과 같은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였다. 정주성과 삶의 질 제고, 인구유입, 창의적 인재양성, 대안적 경제모델 창출. 문화도시는 물리적 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사회적 포용력과 문화다양성 등 문화적 가치가 중시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며, 따라서 문화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업적 성격을 넘어 장기적 관점의 도시발전전략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였다.

현재의 문화도시사업 무엇이 문제인가우리나라의 문화도시는 유럽의 것을 벤치마킹하였지만 지방자치제의 등장으로 도입되었기에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 지 센터장은 문화도시의 개념이 현실화되는 것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으로 행정의 폐해를 꼽았다. 먼저 언급한 것은 탑다운(top-down) 방식의 수직적 사업실행구조였다. 문화도시야말로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여전히 지자체장의 정책적 의지가 하향식으로 전달되는 정책·공모사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도시가 문화사업으로 좁혀져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구조에서 도시민의 삶이 투영된 문화도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지적한 문제는 도시문제를 관할하는 행정 부처들 간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이었다. 이른바 ‘칸막이 행정’으로 불리는 이 폐해는 도시문제해결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도시의 발전을 저해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런 문화도시사업 문제점에 대한 그의 처방은 행정의 혁신이었다. ①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어 긴밀하게 소통하며 다층적인 협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②정부 부처와 민간전문가 사이의 거버넌스 구축하기 ③지자체 차원의 통합적 거버넌스 마련하기가 실현된다면 보다 나은 문화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도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그렇다면 지 센터장이 생각하는 문화도시의 방향은 무엇인가. 그가 구상하는 문화도시는 항상 시민을 향해 있다. 특강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참여가 재차 강조되었다. 과거부터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중앙정부 예산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접근되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소외되어왔다. 그런데 문화도시는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고 그들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비로소 그 개념에 부합되며 나아가 도시 고유의 색, 즉 정체성을 갖게 된다. 문화도시는 지역사회에서 작은 결정부터 실천단계까지 시민들의 민주적 참여가 이루어지고 참여의 내재적 동기가 유발될 때 시작된다는 것이 지 센터장의 생각이다. 시민들의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을 갖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 역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지 센터장은 시민참여의 지속성을 유지하고 문화도시의 미래, 비젼을 향한 의사결정 조직으로 <문화도시추진위원회>를 제시한다. <문화도시추진위원회>는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시민-중간지원조직-행정-지역 사이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며 협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거버넌스 플랫폼이다. 최근 문화도시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문화도시추진위원회>가 발족되고 있다. 지 센터장이 있는 강릉에서도 <문화도시추진위원회>를 조직하기 위해 준비 중이지만 아직은 구상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그만큼 위원회 구성에 긴 호흡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자율적 참여와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한 행정이 문화도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믿는 만큼 소통과 협업이 가능한 <문화도시추진위원회>가 조직되길 바란다.

문화도시 인천을 위한 고민들지 센터장이 말하는 문화도시의 핵심어는 시민참여였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시민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대목 역시 참여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인천 시민들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활동기회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문화도시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참여방법을 몰라서, 활동의 장이 부족해서 또는 행정적 어려움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워킹그룹의 고민도 마찬가지였다. 문화도시사업에 참여하는 워킹그룹들이 과잉대표되어있어 신인이나 청년 워킹그룹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지 센터장은 다양한 의견에 공감하며, 새로운 시민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기초문화재단들이 논의해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시민, 워킹그룹의 고민과 더불어 문화도시를 준비하고 있는 기초문화재단들의 고민도 들어볼 수 있었다. 2020년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부평구문화재단은 다양한 지역적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부평에서 이것들을 이끌어내고 조직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구하였다. 이에 지 센터장은 이미 조직화 된 특성들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였다. 연수문화재단의 경우, 워킹그룹 양성과제와 재단이 만나야 하는 시민들의 범위 설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지 센터장은 워킹그룹은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방향을 찾기 시작했을 때 재단이 필요한 부분들을 도와주면서 신뢰를 쌓다보면 자연스럽게 워킹그룹이 형성될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었다. 재단이 만날 시민들의 범위에 대해서는 지역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포착한 뒤, 그 문제의 해결방법과 관련된 의제를 뽑고. 의제와 관련된 시민들과의 만남을 추천하였다.

이렇듯 문화도시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와 논의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천이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에서 문화도시와 관련한 더 많은 대화의 장이 열리길 바라며 문화도시로서의 인천을 기대해본다.

*곽민지는 인하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기억의 공간’과 ‘국민교육헌장’ 연구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연령별 정치교육(민주시민교육)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