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을 위한 사회적 안정망을 바라며

문화예술인을 위한 사회적 안정망을 바라며

이찬영(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 이사장, 인천문화재단 이사, 인천 민예총 이사)

20세기 이후 전쟁을 제외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마비되게 만든 적이 없을 만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은 삶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다. 관광업계, 서비스업종,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 항공업계, 무역업종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서 자유 경쟁의 시스템으로 자본주의가 만들어온 구조에 문제가 생겼다. 사회적 현상에서도 적어도 6개월 이상 학교를 가지 않고 인터넷에 매달려 학습하는 아이들, 사회적 돌봄이 어려운 아이들의 가정 돌봄으로 인한 부모들의 어려움, 집에서 머물면서 활동반경이 좁아진 노인들의 문제, 다중이 모인 시장, 마트 등의 공간이 아닌 인터넷 쇼핑으로의 변화, 인류가 사회를 형성하면서 만들어온 공동체적 활동은 이제 미지의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려워졌다. 사회적 현상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문화예술에도 두말할 나위 없이 문제가 생겼다. 사스, 메르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어떤 전염병이나 사회적 질병현상보다도 강력한 파괴력으로 문화예술 구조 전체를 흔들고 있다. 문화산업, 문화예술 공연 창작, 문화예술 교육 등 전 분야가 완전히 마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사회, 경제, 문화 현상은 경제, 사회적인 구조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왔고, 국민들의 재난소득을 넘어서 기본소득, 사회복지, 기후환경 대응, 지속가능한 사회, 세계화에 대한 로컬의 대안 등으로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 대한 포스트 코로나를 예측하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던 문화예술분야의 구조와 문화예술가들의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논의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지난 5월 19일 ‘문화예술인 권리보장법’이 국회 법사위에서 무산되어 아쉽긴 해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문화예술인의 다양한 사회적 권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제외한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술인들도 고용보험을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예술인들의 권리가 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헌법적 기본권으로 국민의 문화권을 보장하는 ‘문화기본법’(2013년)이 제정된 이래 국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향상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이 공공에서 여전히 아쉽지만 진행 중이다. 문화예술의 한 당사자로서 문화예술사업 공모를 통한 사업지원이 전부였던 문화예술인에 대한 공공의 지원과 노력이 이제는 예술인들의 기본소득 논의까지 넓어지게 되었다. 2018년 인천발전연구원이 조사한 인천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상황을 보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예술가는 60%, 4대 보험 미가입은 76%이다. 예술가들의 70%가 프리랜서로서, 생활임금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르바이트나 가족의 경제적 지원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형편인 것이다. 이는 생애주기에 기반한 분배로서 아동수당, 가족수당, 청년수당 등의 사회수당으로서는 예술인들의 삶을 보호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기본소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청년기본소득을 주도했던 성남시의 사례가 경기도로 확장될 예정이다. 세대를 대변하는 사회적 정당성이 문화예술인에 대한 기본소득으로 예술인들의 활동과 삶을 보호할 때 많은 사회적 자산을 형성할 것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의 예술인 코로나지원금과 다양한 형태의 지원, 그리고 연수문화재단이 예술인들에 지원한 예술인지원금 등은 제도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실제 기본소득으로 청년기본소득을 시행했던 사례를 상기해보면 예술인 기본소득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술인 기본소득에 있어 지급대상선별, 지급금액과 지급방식, 재원, 예술가 지원의 정당성에 대한 어려움 등이 쟁점으로 있지만 이는 이번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하는 여러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문화연합(AFA- americans for the arts)은 문화예술을 지원해야하는 10가지 이유를 발표한 적이 있다. 문화예술은 사회발전의 근간이며, 문화예술교육은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문화예술은 산업발전의 원동력이며, 지역상권에 도움을 주며, 소중한 관광자원이며, 수출전략산업이다. 또한 문화예술은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며, 육체,정신적 건강에 이롭고, 공동체를 활성화하며, 창조산업의 근간이다. 이는 사회적 자산으로 문화와 예술을 지키는 것은 정치, 경제, 사회에서 긍정적 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시민의 문화권을 지키는 것도, 예술인들의 삶에 대한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의 논의와 실천의 시작을 인천에서 먼저 진행하면 좋겠다.

 


이찬영




코로나 19-기후위기-문화예술

코로나19-기후위기-문화예술

민운기

코로나19 발생과 국내외의 상황 및 대응

희귀 바이러스 코로나19(COVID-19)가 엄청난 감염력을 보이며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와 중동, 유럽, 남미, 북미, 일본, 아프리카 등으로 퍼져나가며 수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적지 않은 치사율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이미 이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한 상태다. 이의 차단을 위해 각 나라는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국경을 걸어 잠그거나 도시를 차단시키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각종 집회나 축제, 문화, 종교행사 등을 불허함은 물론 스포츠 경기까지도 중단시키는 등 저마다의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여 방역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역학조사와 더불어 이동 동선 및 당사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유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했던 곳을 차단 및 소독하며 실시간 관리체계 속에서 잘 대응하고 있다가 대구에서 ‘신천지’라는 신흥종교집단 교주와 신도들의 독특한 예배 방식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위기 사태를 맞이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여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의료 인력들의 헌신적인 사투 끝에 점차 평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우리나라는 도시 봉쇄나 외출 금지 등의 극단적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개인위생을 스스로 철저히 관리하는 전제 속에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면서도 우수한 기능의 진단키트를 개발 및 활용하여 확진자 조기 검진 및 발견과 격리, 치료는 물론 이동 경로의 신속한 공개, 자체 개발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라는 방식의 도입, 자가진단 앱 개발 등 “투명하고(Transparent) 민주적(democratic)이며 혁신적인(Innovative) 기술기반의 대응”(기획재정부)과 국민들의 적극 협력으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며 국제사회에서 코로나19 대처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확진자수가 계속해서 1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잠시 멈춤’ 정책으로 모든 게 중지 및 폐쇄된 상황이다. 특히 어린이집은 물론 초ㆍ중ㆍ고 개학이 한 달 넘게 미뤄지다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뒤늦게 개강을 한 대학도 대부분 화상 강의로 이어가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국면에서도 이전처럼 ‘거리의’ 열기를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소비 저하로 이어지고 상품의 재고가 쌓이며 생산이 중단되는 등 결국 경제가 마비되어 제2의 공황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이를 다시 재가동시키기 위한 마중물 성격으로 각 지자체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전 국민 대상 재난기금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문화예술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안정된 직장이나 고정된 수익을 갖지 못한 이들은 매해마다 1,2월은 보릿고개로 근근이 넘겨 왔지만 3월을 지난 4월로 접어든 이맘 때 쯤이면 기지개를 펴야 되는 상황에서 계획했거나 초대를 받았던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이 또한 각 지자체마다 대책을 세우거나 집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인천시 또한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긴급재난기금 20억 원을 마련하여 지원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연히,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라고 보며, 필요로 하는 곳에 제대로 지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이러한 재난 속에서는 이에 대한 피해의 정도는 물론 동일한 피해라도 계급에 따라 각기 다른 불평등 양상과 대처 능력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차별 없는 관심과 지원책이 필요하며, 국민들 또한 이런 때일수록 서로를 돕고 사회적 약자를 먼저 챙기려는 공동체 의식 발현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만이 이로 인한 재앙을 앞당겨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과제와 문화예술

문제는 이러한 시태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미 사스, 신종 플루, 에볼라, 메르스 사태를 겪은 바 있고,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상황에서 또 다른 바이러스는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견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삶과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사실 이러한 사태는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인간이 바이러스의 이동 통로를 놓아 준 것이다. 문제의 근원은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야생동물 매매, 공장식 축산 등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과잉 활동이었다. 그렇게 인간은 코로나19를 불러들였고, 인간 속으로 들어온 코로나19가 인간을 몰아내고 있다. 빈 광장은 우리가 추구해 온 삶의 방식을 반성하라고,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하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코로나19 감염은 재난의 끝이 아니라 더 큰 재난의 시작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극복해야 할 재난이자, 우리가 알아들어야 할 시대의 징표다.

이에 무언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태는 또 다시 다가올 것이다. ‘위기 속 기회’라고, 하나의 실마리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발견되었다. 다름 아닌, 도시민들이 일부나마 격리되고, 이동이 멈춰지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기가 맑아지고, 떠나갔던 동물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른 바 ‘코로나의 역설’로, 그 동안 지구촌의 주인 행세를 해 온 ‘인간’이 그 동안 저지른 온갖 행태로 인해 또 다른 지구촌 가족을 위기에 빠트림은 물론 결국 인간 자신의 삶마저 곤경에 처하게 되었는데, 그 동안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탐욕적이었으며 자멸로 이끄는 일이었는지를 역으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지구촌 생태계 차원에서 사실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는 인간종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더 이상 지구를 멍들게 하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같이 모든 것을 멈출 수는 없는 일, 적절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져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당장은 쉽지 않더라도 자연의 자기복원력에 맞는 정도로 서서히 맞추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도시 삶의 형태와 운영 구조 및 환경을 생태적으로 바꾸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 혁신 실험과 논의, 실천이 일상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후 위기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같은 친환경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경제도 살리고 사회 불평등도 없애는 그린뉴딜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과 노력이 코로나19 대처 모범국가로 거론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기후위기 가해자 국가로 눈총을 받고 있을 정도로 소극적이고, 인천시도 마찬가지로 생태 파괴적인 도시 정책과 개발 사업에서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도시의 일상 삶과 환경의 재구성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자본의 논리로 고도 제한을 완화시키고, 자연을 파헤치고, 오래된 주택이나 역사유산들을 부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얄팍한 볼거리 중심의 관광지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다. 최근 연구용역 잠정 발표가 이루어진 인천시 추진의 ‘개항장 문화지구 문화적 재생’이 그렇고, 동구가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조성 사업’도 그렇다. 그 어디에도 지속가능한 도시 삶의 차원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총선 국면의 국회의원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당과 후보에 따라 차이가 없지는 않지만 지지율 또는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득권 정당의 경우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는 고사하고 여전히 지역 개발과 발전 논리로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추거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의 해결은 문화예술활동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보아진다. 그 누구보다도 시대적 논리에서 자유롭고, 인간 삶의 근원과 지구적 차원의 생태 위기를 남다른 촉수로 감지하여 드러내고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들이 나서서 분위기와 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 이는 기존의 문화예술 활동을 중단하고 전환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측면을 더하고 확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문화 예술 활동의 궁극 목적이 보다 나은 삶과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면 사실 그 동안의 문화예술활동은 언제부터인가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구체적인 삶과 분리된 이후 다시 삶으로 연결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화예술인 이전에 ‘생활인’으로서 생활 및 관련 조건과 환경을 생태적으로 바꾸어 가는 노력 속에서 문화적, 예술적 사고와 감각,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존재 가치를 새롭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근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생활예술’ 또는 ‘생활문화’도 이러한 관점에서 재접근 및 재정의가 필요하다.

인천시도 서둘러 기후위기 속 생태도시에 대한 전망 속에 제반 정책과 사업들을 새로이 재편하고, 인천문화재단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면 한다. 그것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은 교훈이며, 이를 반복하지 않고,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며 또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는 지구촌살이를 가능케 해 줄 것이다.

⑴ 일본은 금년 7월 열 계획이었던 2020도쿄올림픽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년으로 미루었다.

⑵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기 위해 차에 탄 채 안전하게 문진·검진·검체 채취·차량 소독을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

⑶ 김용찬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사회과학 용어로서 ‘사회적 거리’는 한 사회 내의 다양한 집단들(가령 계층적으로, 지역별로 구분되는 집단들) 사이에 존재하는 가상의 거리를 의미하기도” 한다며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란 말 자체가 집단 간의 분리를 유지하려는 우리 사회의 숨겨진 욕망들에 알리바이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그는 이의 대안으로 ‘잠시 서로 떨어져 있기’를 제안한다. 한겨레신문 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역사회 감염’ 유감>, 2020.3.13. http://m.hani.co.kr/arti/opinion/column/932499.html?_fr=fb#cb

⑷ 최근에는 50명 안쪽으로 접어드는 추세인데, 이러한 흐름이 열흘 이상 지속되면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⑸ 그렇지만 투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 66.2%의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⑹ 조현철 신부(프란치스코), <빈 광장과 프란치스코 교종>, 카톨릭뉴스 ‘지금 여기’ http://m.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75

⑺ 사실 개인적으로는 ‘문화예술인’이라는 표기가 그러한 태생적, 전문적 주체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으로 사고하게 만들고 이를 강화하는 것 같아, 대신 ‘문화예술활동주체’라고 표현해왔다.

⑻ 이미 적잖은 문화예술활동주체들은 물론 여타의 활동가 및 시민들도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⑼ 그 동안의 예술이 일부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다는 전제 속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반 시민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민운기(閔雲基, Min, Woon-Gi)
인천 동구 배다리마을에 거점을 둔 공유공간 인천문화양조장 관리자이자 이곳에 오래 전에 입주해 있는 문화NPO 스페이스 빔지기로, 마을 및 도시 공동체 관련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다. minoongi@hanmail.net




위기의 현실에서 문화예술(인)은 무엇을 할 것인가

위기의 현실에서 문화예술(인)은 무엇을 할 것인가

문계봉(시인, 인천문화재단 이사)

새해 벽두부터 신종바이러스의 전 방위적 공세로 온 나라가 미증유의 위기에 빠져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방역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며 바이러스 구축(驅逐)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의 일상 깊은 곳까지 침투하여 온전한 삶을 뿌리부터 뒤흔들어놓고 있다. 그리고 12일 현재 세계보건기후인 WHO에서 ‘위험이 현실화되었음’을 알리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함으로써 이러한 바이러스 창궐은 지역적 위험을 넘어 전 지구적 위기 상황이 되었음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외 경기는 곤두박질치고 민생의 피폐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물리적, 신체적 위험만큼이나 심각하게 사람과 사람의 정서적 관계가 왜곡 변질되고 각종 유언비어가 바이러스 감염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계속 하향 조정되다 결국에는 붕괴되기 일쑤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훼손된 관계와 무너진 삶의 시스템을 회복해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인천의 상황을 특화시켜 언급하거나 문화와 예술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칫 지역이기주의이거나 현실의 심각성을 망각한 이상주의적 발언으로 오해되기 십상이다. 눈앞에 위기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가족과 지인들이 감염의 숙주 혹은 근원으로 확인되어 격리되고 있는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 문화와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확실히 현실과는 동떨어진, 과도한 낙관주의적 스탠스라는 오해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지역과 문화, 그리고 예술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문화와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그것의 구축(驅逐)을 위한 노력을 방기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갑자기 마주한 이 ‘짐승의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화와 예술의 건강한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작금에 겪고 있는 초유의 바이러스 감염 사태에 있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물리적, 제도적 노력은 중단 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이지만, 문화와 예술은 결코 치레가 아니고 사람들의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녹아 있는 것이며, 따라서 위기와 고통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위무하는 유력한 동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문화와 예술의 역할 또한 고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의 문화예술, 좀 더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은 어떤 실천을 경주할 수 있을 것인가.

작금의 문화예술(인)은 무엇보다 먼저 불신과 불안함이 바이러스처럼 창궐한 현실에서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이 보여주고 있는 암울함은 이미 영화와 소설보다 훨씬 구체적이지 않은가. 또한 위기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일부 세력들의 정체를 비판, 폭로하고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바이러스는 조만간 구축될 것이다. 물론 무너진 삶의 물리적 시스템을 하나하나 복원하고 자연스런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하는 데에는 만만찮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입은 정서적 상처와 훼손된 관계를 복원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힘은 바로 문화와 예술로부터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따라서 고통의 분담과 상처의 물리적 극복을 위한 노력만큼이나 희망과 여러 층위의 연대를 예술적으로 구현해내는 것, 그것이 위기 속에서 취할 문화예술,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문화예술의 지원 단위이자 중간조직인 문화재단 역시 이 엄중한 시기에 자신의 임무와 역할, 문화와 예술을 고민하는 단위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 이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이후 더욱 단단해진 심장으로 고통과 시련을 객관화하여 다시금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게 하는 힘도 바로 문화와 예술로부터 비롯된다고 나는 믿는다. 그것이 그 사회의 저력이자 자산이기 때문이다.


문계봉(文桂奉, Moon GyeBong)
시인, 전 인천작가회의 회장, 현 인천민예총 이사, 문화재단 선임이사
시집으로 『너무 늦은 연서』가 있음. freebird386@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