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없는 박물관 “강화도”
강화경기장 작은 사진전 “역사를 품은 강화유적 여행”

흔히, 강화도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부르기도 한다. 강화는 우리나라의 고대시대인 삼국시대부터 근대 이후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역사의 숱한 순간들과 함께했으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긴 곳이다.

특히, 강화도 전역에 넓게 분포된 “해양관방유적”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선조들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해양관방유적이 시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강화경기장에서 개최한 “강화경기장 작은사진전”이 바로 그것이다.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과 인천역사문화센터의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번 사진전은 “돈대, 산성, 외성, 포대” 등 강화의 대표 해양관방유적을 유명 사진작가들의 감수성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월곶돈대, 분오리돈대, 강화산성 등 지금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관방유적은 물론이고, 일반인이 찾아가기 어렵거나 사진으로 볼 수 없었던 유적까지 모두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사진작가들이 찾아가는 유명 돈대들의 일출, 설경 등의 독특한 풍경과 스냅사진까지 만날 수 있어 사진을 취미로 하는 관광객들에게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사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역사를 품은 강화유적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강화경기장 1층에서 7월 28일(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글 · 사진 /
임중빈 시민기자단




부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관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다

부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최 주관한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희로애락 클래식>이 7월 14일 부평 아트홀 달누리 극장에서 열렸다. 이 공연은 인천시, 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협력형사업으로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부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014년에 창단하여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단체로, 이번에도 시민들에게 특별한 음악회를 선사하였다. 이번 연주회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영상을 함께 감상하며 곡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백승화 사회자의 해설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전체관람가라서 평소에 연령 제한으로 클래식 공연 입장이 어려웠던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관객들이 숨죽이는 가운데, 부평구의회 구의원이자 부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문인 마경남 의원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마경남 의원은 부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청소년과 대중을 위한 단체인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하였다. 이어서 오늘 공연이 사람의 희로애락 감정을 공감하는 좋은 연주가 되길 바라며, 음악으로 행복을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모든 연주자가 무대에 입장하고 나서 백승화 사회자가 곡 해설을 시작하였다. 어떤 환경에서 작곡했고 무엇을 표현한 곡인지에 대한 설명은 곡의 모든 부분에 귀를 기울여 감상하게 만든다. 관객들도 음악 구조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사회자는 곡을 어렵게 해석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연결 지어 설명하였다. 커피를 마시며 들을 수 있는 음악, 삶이 무료할 때 듣는 음악으로 소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은 인터미션을 가지고 1부, 2부로 진행하였다. 1,2부 프로그램 모두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곡들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 스크린에 몰입하였다. 연주자들이 ‘모차르트-클라리넷 5중주 A장조 1악장’을 연주할 때, 스크린에서는 모차르트의 생애를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가 상영되었다. 장조 음악이 주는 분위기와 모차르트의 밝은 성격을 보여주는 영화 장면이 조화를 이루어 감상을 효과적으로 도운 것이다.

희로애락 중 ‘애’의 감정을 담은 ‘도니체티-오페라 [사랑의 묘약] 中 남몰래 흐르는 눈물’ 순서에는 오케스트라와 성악가가 함께 등장했다. 성악가의 목소리로 슬픈 가사를 전달하니 열렬하고 가슴 아픈 사랑의 감정이 깊게 와 닿았다.

​공연 중에 가장 참신하게 느껴진 순서는 춤과 오케스트라가 결합한 무대이다. ‘피아졸라-리베르탱고’ 연주 중, 남녀 무용수 두 명이 힘차게 등장하여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들은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탱고 춤으로 부드럽고 매력적인 리듬감을 선사했다. 정열을 상징하는 탱고와 현악기들의 화려한 주법이 어우러져 열정적인 곡 분위기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힘찬 박수를 보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첼로 김지연 단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연에 대한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부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번 공연은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제공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감정을 담긴 곡이 등장하고 공감하여 음악 속으로 빠져든다. 이렇듯 인간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한 이번 공연은 관객의 마음에 큰 울림이 되었다. 또한 듣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져 색다른 기분을 경험하게 하였다.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 지원 사업이 활성화되어 정통 클래식 장르가 생활에서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음악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글 · 사진 /
시민기자단 김다혜




바다 넘어 인천 <지역문화 전문인력 역량강화 CoP지원>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인천의 문화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 2019년도에는 작년 인천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 2기 교육의 심화 과정으로 <극한 인천X짠! 내기획>이라는 역량강화교육을 진행하다. 교육과정 중 하나로 CoP(Community of Practice)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문화기획자로 나아가도록 하고 있다.

사진 1 (출처: 인천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과정 블로그)

이번에 인천과 유사점을 가진 지역을 직접 답사하고 탐구하여 그것을 인천의 현장과 비교하여 새로운 문화기획을 발견하고자 하는 ‘데칼코마니’ 팀의 활동을 이번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데칼코마니’팀은 인천이 가지는 지역성과 가치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비교 대상을 선정하여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바다를 건너 인천과 유사점을 가진 일본 요코하마에 주목하였다.

사진 2 미나토미라이 지구 전경

인천의 지리적, 역사적으로 유사한 환경을 가진 요코하마가 근대문화유산과 항구도시라는 지역 고유의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현장을 답사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경험하고자 도시디자인의 중요공간과 문화시설 등을 방문하였다.

사진 3 답사 지역

아카렌가 창고, 오산바시 항구, 야마시타 공원, 야마테 지역, 모토마치 거리, 차이나타운, 가나가와현 역사박물관, 랜드마크 타워 등 3일 동안 많은 곳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는 공간과 환경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활용하는지 중점적으로 비교하였다.

사진 4 아카렌가 창고

먼저 아카렌가 창고는 요코하마가 개항지로 결정되면서 1910년대 근대 개항시기 무역창고로써 교역과 번영을 상징하는 건물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아카렌가 창고가 지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지진을 겪으면서 1989년 본래 역할을 종료하게 되었고 1992년에 요코하마시에서 보존활용계획을 세워 지금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외관, 지리적, 역사적인 부분에서 인천의 아트플랫폼과 유사점을 가진 공간이지만, 전시와 행사가 개최되는 문화적 공간뿐만 아니라 쇼핑과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는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사진 5 아카렌가 창고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문화행사나 전시를 같이 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공간의 활용방안을 통해 상업과 문화를 분리해서 생각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진 6 야마테 지역

다음은 야마테 지역과 차이나타운을 방문하였다. 인천의 조계지처럼 야마테 지역과 차이나타운은 외국인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언덕을 사이에 두고 위, 아래로 조금 떨어져 있는 두 지역은 그곳이 지닌 고유한 모습을 잘 보존하여 주요 관광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사진 7 차이나타운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요코하마시가 속한 카나가와 현립 역사박물관을 방문하고 오산바지 항구를 직접 답사하였다.
요코하마가 개항지로 선정된 배경을 비롯하여 이곳 사람들의 생활 모습, 세관, 항구, 창고, 은행 등 근대 시설들에 대한 설명과 전체 모형도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갔다.

사진 8 역사박물관

그리고 바다가 있는 항구도시의 이점을 무엇보다도 잘 살린 투어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수륙양용버스인 ‘스카이 덕’을 타고 주요 근대유산과 도시 전체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사진 9 스카이 덕

지상에서 시작한 버스는 도시의 주요 지점들을 돌면서 건물들에 대해 소개해 주고 오산바시 항구 근처를 통해 바다로 들어간다. 바다에서 바라본 도시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고 항구도시로서의 가질 수 있는 특징을 설명해준다.

사진 10 스카이 덕 내부 해설

버스를 타고 지상과 해상을 모두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은 항구 도시만이 가능하다. 인천에도 인천시티투어가 있지만, 항구도시의 이점을 활용해서 도시와 바다를 모두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지역의 지리적, 환경적 요인을 잘 활용하고 기획해서 인천에서도 문화해설사와 함께 인천의 역사와 주요 공간들을 알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진 11 요코하마 근대유산들

CoP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신청한 사전 리서치와 현장답사가 인천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역문화 전문인력 역량강화과정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이 인천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하며 인천이 가진 고유 가치와 문화가 결합하는 멋진 기획이 많이 나오길 소망한다.

글 · 사진 /
이정민 시민기자단




지역에서 문화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7월 22일 월요일 저녁, 미추홀구에 위치한 사담공간 소담에서는 제43회 마을집담회 모떠꿈이 진행됐다. 모떠꿈은 ‘모’이고 ‘떠’들고 ‘꿈’꾸다 라는 뜻으로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서 이야기하는 모임이며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에서 꾸준히 주최하고 있다. 이번 주제는 ‘마을과 문화예술인의 상생’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을집담회: 마을과 문화예술인의 상생>

참석한 사람들의 소개로 마을집담회가 시작됐다. 공간 인근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계양구나 서구, 강화군 등 아주 멀리서 오신 분들도 계셨고,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문화예술인이 30여 명 가까이 참석하셨다. 소개가 끝난 뒤, 미추홀 문화회관 관장을 맡은 이관형님께서 ‘하하골 마을만들기’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사실 이번 집담회에서는 ‘마을이 문화예술인들에게 내어 줄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 혹은 ‘문화예술인들은 마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던지고 의견을 나누고자 했지만, 참석한 사람들이 주로 예술인이거나 기획자분들이 많다 보니, 마을 내에서 살아가는 문화예술인의 어려움에 대해 더욱 초점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문화예술인은 2018년 기준 월수입이 평균 106만 원으로 최저시급조차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자리에 왔던 많은 문화예술인의 고민은 생계에 대한 걱정이 컸다. 지원사업에 도전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축제나 행사에서 공연이 있어도 공개모집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설 수 있는 무대를 구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마을에서 행사를 준비하는 기획자 입장에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역에 사는 예술인을 무대에 세우고 싶어도, 어떤 예술인이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없기에 알고 있는 예술인들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말에 대해서 나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 또한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이왕이면 지역의 사람들을 섭외하고 싶으나, 누가 있는지 도통 알 수 없어서 결국 지인에게 소개받거나 온라인 검색을 통해 알아보고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나왔던 이야기는 예술인이 기회를 얻어 지역 내 행사를 하게 되었을 때, 오히려 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공연 위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은 주로 행사를 통해 수입을 버는데, 막상 지역 내 행사를 하면 이미 책정된 비용에 맞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관의 제안을 거절하면, 이후에 기회를 얻기 힘들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맡게 되는 것이다. 기획자 또한 어려움이 있다. 기획이라는 일에 대해 인정받기가 어렵고, 예산책정이 어렵다 보니, 기관을 통해서는 좋은 처우를 받지 못한다. 그런 문제들로 인해 문화예술인들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늘 지원이 필요한 집단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 씁쓸했다.

<나왔던 이야기를 정리한 보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을에서 주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잘살아가려면, 그들이 관계를 쌓거나 소통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축제나 행사를 준비하는 기관 담당자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관에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주민과의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해결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관에서는 문화예술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해서 가치에 맞는 적절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데, 주민들에게는 그 가치를 이해하고 소통해서 상생하라?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에게 지원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정상적인 판을 깔아주는 것. 그것이 관에서 해줘야 하는 역할일 것이다.
이번 집담회에서는 ‘마을’내 문화예술인의 상생보다 지역과 문화예술인의 상생에 대한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논의하였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많아져서 문화예술인들의 어려움과 함께 살아가는 방향성에 대해 세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이번에는 주로 40대 이상의 예술인이 참여하였지만, 다양한 연령대 예술인의 참여를 통한 세대 간의 소통도 이뤄진다면 인천의 문화예술계가 보다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사진 /
김지연 시민기자단

 




뜨겁지만 혼란스러웠던, MADE 人 인천

<메이드 인 인천> 특별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5월 15일~ 8월 18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전시는 학술조사를 토대로 인천공단과 노동자의 생활을 보여주며 지역에 이어져 온 문화를 소개하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1부 개항과 산업화, 2부 공단과 노동자로 전개된 ‘메이드 인 인천’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인천을 주제로 전시를 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인천사람들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면 그동안 인천에 대해 과소평가했던 부분에 대해 인천시민으로서 반성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개항 도시인 인천은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지역이었다. 개항 이후 인천은 여러 신문물과 외국인이 유입되는 관문으로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며, 산업화 시기에는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그 역사는 한국 경제발전의 기반이었으며 인천 시민의 축적된 경험은 살아있는 기록이었다.

뜨겁지만, 그만큼 혼란스러웠던 도시. 동전의 양면이 있듯 제국주의 열강의 개항 요구에 시달리면서 제국주의 침략이 시작되었던 곳도, 국제적인 근대도시로 처음 자리매김했던 곳도 바로 인천이다. 항만시설, 해운회사, 무역상회 등이 들어서면서 개항도시로서의 대규모 산업화가 이루어졌고 산업화와 더불어 노동운동이 싹튼 곳이기도 하다.

당시 ‘구락부’라 불리던 클럽의 모습이 신기하고, 미국, 영국 등 각 나라의 국민이 자유롭게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양식 집들이 낯설었다. 중국인들이 모여 살며 만들어진 차이나타운부터 최초의 짜장면을 팔던 공화춘까지 탄생의 역사를 깊숙이 알고 나면 흥미로움과 함께 씁쓸함이 전해온다.

‘최저임금이지만 최저인생은 아니다’ 라고 했던 과거 노동자들의 작업복과 상품, 기록이 나열되어있는 2부 전시에서 지금도 해결하지 못한 최저임금 문제의 뿌리를 보는듯 했다.

이번 <메이드 인 인천> 전시는 인천의 역사를 넘어 한국의 산업화와 발전, 노동자의 삶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전시였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다.




2019 문화나눔 프로그램 결과전시, <우리들의 이야기>展

[출처] 우리미술관 홈페이지

6월 초 이진우 작가의 열우물 연작 <안녕?!>을 만나고 온 우리미술관에서 다시 한 번 따뜻한 작품 전시를 만나고 왔다. 6월 21일부터 7월 11일까지 동구의 지역주민들이 선사한 2019 상반기 문화나눔 프로그램 결과전시가 우리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각종 결과물을 보면서 문화나눔 프로그램이 단순한 문화 경험 향유 그 이상의 의미 있는 내용으로 진행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천 동구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나눔 프로그램
인천 동구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동구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화 예술을 통해 마을 주민은 서로 소통할 수 있으며 마을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수업들로 구성하였다. 현재까지 수년째 지속하고 있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좋다. 2019년에는 4월 11일부터 6월 15일까지 상반기 문화나눔 어린이반, 도자기반, 어르신반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동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프로그램 지도 선생님들의 열정으로 이번 결과물 전시는 훨씬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출처] 직접촬영

어린이반, 어르신반, 도자기반의 특색 있는 결과물
문화나눔 프로그램 전시는 연령별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진행하고 있다. 4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10주 동안 진행된 어린이반 통합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서는 미술, 음악, 연극을 함께 배우며 김영란, 박상명, 김규리 선생님이 같이 지도하였다.
동구 지역의 괭이부리마을 설화를 이용하여 다양한 예술 영역으로의 확장이 이뤄졌으며 실제로 거주하는 지역과 연관된 주제로써 어린이들에게 훨씬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심지어 관람객들이 작품 구매 가능 여부를 물어보기도 하는데, 프로그램 참여 외에도 동구 지역 어린이들에게 널리 배포되어 활용되면 좋을 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4월 11일부터 5월 30일까지 8주 동안 진행된 어르신반에서는 푸드아트 작품을 만들며, 꽃 그림을 그려 컵과 방석을 만들었다. 헌 옷을 이용한 작품 전시가 특히 인상적이었으며 어르신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4월 19일부터 6월 7일까지 8주 동안 진행된 문화나눔 도자기반은 도예가 예성호, 이동하 선생님의 지도로 각자 이야기를 담은 부조 작품과 화병을 제작하였다. 전문가 수준으로 탄생한 도자기 결과물을 보고 다음 문화나눔 도자기반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관람객들도 많았다고 한다.

[출처] 직접촬영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는 동구 주민들의 문화나눔 프로그램
작품 전시 담당자의 안내에 따르면 동구에서 진행되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연령대별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어린이반의 경우에는 예정 정원 25명을 훌쩍 넘은 인원이 신청하였고 그 인원을 모두 수용하여 오전, 오후반 수업을 진행하였다. 각 반 모두 예정 정원보다 훨씬 많은 지원자가 참여하여 프로그램을 지도한 선생님들의 노고가 매우 컸다고 한다.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는 동구 주민들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주민들의 애정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문화나눔 프로그램 결과물은 우리미술관 전시일정 이후 인천 동구청으로 옮겨져 7월 11일부터 7월 18일까지 전시될 계획이다.




“극단 MIR 레퍼토리” 입체낭독공연”
<마드모아젤 까못을 위한 레퀴엠>

2019. 07.05~06
@송도 트라이보울 내부공연장
Saeed Reza Khoshshans 작
이재상 연출
양은영, 박은희, 권훈, 임해승, 유무선, 문이지 박하늘 외 출연
주최/주관 : 극단 MIR 레퍼토리

시민기자단 장유하




다시 못 올 그날들을 추억함 :
다문화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 <2018 삼별초 역사탐방>

고려 무인집정자 최우(崔瑀, ?∼1249)가 집권하던 때 만든 삼별초(三別抄)는 “날쌔고 용감한 자를 특별히 가려 뽑은 3개 부대(좌별초, 우별초, 신의군)”라는 뜻으로, 13세기 대몽항전의 가장 강력한 전투집단이었다. 1231년(고종 18)부터 시작된 몽골과의 전쟁에서 39년 만에 고려의 항복과 동시에 강도(江都, 강화도)에서 개경으로 환도를 결정하자 삼별초는 곧바로 이를 거부하고 강도에서 봉기하였다.

다문화 시대 삼별초 역사 이해
1270년(원종 11) 6월 강화도에서 거병하여 진도를 거쳐 1273년 2월 제주도에서 종말을 고한 삼별초 항쟁은 대몽항쟁에 이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한국사에서 삼별초 항쟁은 ‘삼별초의 난’, ‘호국의 항쟁’ 등 시대에 따라 극단적으로 평가되어 왔다. 다문화 시대인 오늘날에는 축적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삼별초 역사를 ‘반란집단’이나 ‘호국의 화신’으로만 규정하는 편협한 일국사(一國史)의 관점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사 관점에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나라의 고려 지배가 나비효과처럼 이성계의 역성혁명으로 이어진 것같이 ‘원 간섭기’ 역사가 이후 한국사 전개에 큰 영향을 주었고, 삼별초 항쟁도 해당 지역 사회의 역사와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제주도가 말(馬)의 고장이 된 것도 삼별초 항쟁 이후부터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으로 대표되는 제주도의 말 문화는, 우리 선조들이 700여 년 전 토착인들과 이주한 몽골인들이 어울려 만들어 낸 다문화사회의 결과물이었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는 2018년 11월 22일(목)부터 25일(일)까지 3박 4일간 인천 관내 다문화가족 중고생들과 함께 강화도-진도-제주도 삼별초 항쟁유적을 답사하는 <2018 삼별초 역사탐방>을 진행했다.

2018년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하여 준비한 <2018 삼별초 역사탐방>은 고려 강화도성이 있던 인천광역시의 역사도시 위상을 높이고, 다문화 미래세대에게 향토 역사유산 이해를 통한 자긍심 함양과 고려 삼별초 항쟁 지역 간 역사문화 교류를 통한 역사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다.

다문화가족 친구와 비()다문화가족 친구가 함께하다
<2018 삼별초 역사탐방>은 기획부터 미래세대에 초점을 맞추되 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방향이었다. 참가대상은 자연스럽게 다문화가족 중고생으로 정해졌고, 탐방 목표도 “다문화 시대 미래세대의 한국역사 이해 확대와 향토 역사유산 애호 및 자긍심 확대에 기여”로 설정하였다.

인천광역시교육청과 (인천시 거점센터인)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의를 통해 다문화가족 중고생이 비(非)다문화가족 친구들과 동행하는 형식으로 탐방단을 구성했다. 계양구·남동구·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추천한 31명이 참가했는데, 중학생이 27명(1학년 13명, 2학년 9명, 3학년 5명), 고등학생이 4명(모두 1학년)이고, 남학생이 23명, 여학생이 8명이었다.

삼별초, 살기 위해 봉기하다
탐방 첫째 날, 강화도에서는 안양대 김형우 교수님의 안내로 강화 읍내 고려궁지와 외포리 삼별초항쟁비를 답사하면서 강화천도와 삼별초 봉기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고려궁지 승평문 앞에서 김형우 교수님의 설명을 듣는 모습

교수님은 “고려가 몽골에 항복하면 그들에게 칼을 겨누었던 자신들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봉기하게 되었다”고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해 주었다. 북방 유목민족 전사집단에 그러한 관행이 있다는 것을 삼별초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삼별초가 진도를 향해 출발했다는 외포리 포구 근처에 세워진 삼별초항쟁비에서

항쟁비 인근 망양돈대에 올라서는 인솔자 선생님의 지도로 ‘나는 대장이다’ 게임을 하면서 서로 얼굴을 익혔다.

망양돈대 안에서 황은숙 선생님이 가르쳐 준 ‘나는 대장이다’ 놀이

점심을 먹고 748년 전에는 배를 타고 갔지만 우리는 전세버스를 타고 진도로 향했다.

세월호 항적과 같았던 삼별초 항로
탐방 둘째 날도 날씨는 맑고 춥지 않았다. 진도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삼별초 전문가 공주대 윤용혁 명예교수께서 안내하셨다. 신비의 바닷길 기념탑을 잠깐 구경하고 나서 삼별초가 왕으로 세웠던 승화후 왕온(王溫) 무덤으로 향하였다. 윤 교수님은 무덤 앞에서 “따뜻한 이름을 가진 온왕께서 여러분들을 반기시는 모양”이라고 말문을 열며 시종 넘치는 유머 감각으로 삼별초 항쟁 의미에 대해 설명하셨다.

삼별초가 왕으로 추대했던 승화후 왕온 무덤에서

윤 교수님과 동행한 사모님도 30여 년 경력의 교육자로서, “자신이 경험한 소중한 추억을 일기로 남겨 자신만의 자랑거리로 삼으라”는 ‘적자생존’의 경험담을 재미있게 얘기해 주셨다.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분위기를 돋우셨고 삼행시 짓기도 했다. 친구들이 즉석에서 지은 용장성 삼행시 중에는 “감한/ 군 배중손은/ 중의 최고인 용장성을 쌓았네” 처럼, 번득이는 재치가 만만치 않았다.

삼별초 궁궐이 있었던 진도 용장성에서 기념촬영

윤 교수님은 빔프로젝터를 직접 가지고 오는 열정을 보이셨다. 개경이 있는 북쪽을 향해 자리 잡은 용장성(龍藏城) 유적지에서 PPT로 세월호 항로와 같았던 삼별초 항로와 그 운명에 대해 강의할 때는 분위기가 자못 숙연해지기도 했다. 친구들은 온왕 무덤과 용장성에서 보고 들은 삼별초 이야기를 잊지 못할 것이다.

신안선 유물을 보는 학생들

 

점심을 먹고 목포로 이동하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을 견학하였다. 700여 년 전 중국에서 일본으로 항해하다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국제무역선이었던 ‘신안선’에 친구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직은 실물을 직접 봐야 내용을 더 잘 이해하는 듯했다. 첫째 날 낯설었던 친구들이 하룻밤을 자더니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졌다. 전시관 견학 후 광주공항에서 제주도로 날아갔다. 비행기를 처음 타보거나 제주도를 처음 가는 친구가 적지 않았다. 설레고 약간은 흥분한 표정들이었다.

삼별초가 쌓은 환해장성, 제주 역사문화의 상징
셋째 날, 제주도에서 첫 일정은 고구려 담덕(광개토대왕) 이야기를 주제로 한 마상공연 관람이었다. 아이들은 역시 공부보단 노는 걸 더 좋아했다. 금릉 해안에서 비양도가 바라보이는 비췻빛 맑은 바다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모두 즐거웠다.

비양도가 바라보이는 금릉해변에서

제주도에서 삼별초 항쟁 역사는 제주학 전문가 김일우 박사께서 설명해 주었다. 항몽의 거점 항파두성(缸坡頭城) 유적지에서 “제주도는 삼별초 항쟁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 3년여 항쟁 끝에 제주도에서는 고려 사람들과 몽골 사람들이 어울려 독특한 말(목장)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하면서 “전쟁을 통해 만난 것이 안타깝지만 이민족과의 접촉을 나쁘게만 볼 게 아니다”라고 의미를 말씀해 주셨다. 고개를 끄덕이며 친구들이 진지하게 경청했다. 전시관을 나와 바다가 바라보이는 토성을 직접 걸어보기도 했다.

삼별초의 제주 근거지 항파두성 유적지에서 기념촬영

제주도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 탐방은 국립제주박물관에서도 이어졌다. 제주도의 다른 이름이 ‘탐라(耽羅)’인데, 탐라는 ‘한라산 아랫 마을’이란 뜻으로 고려 때 바뀐 ‘제주’보다 훨씬 오랫동안 사용된 이름이라고 한다. 박물관에서 김 박사님의 안내로 제주의 자연환경이 빚어낸 역사와 문화를 둘러본 후 마지막 일정인 화북 환해장성(環海張城)을 답사했다.

연대에서 환해장성의 의미를 설명하는 모습

“바닷가에 담장처럼 쌓은 환해장성은 제주 역사문화의 상징이다.” 박사님은 봉화를 피우던 연대(煙臺)에 올라 장성을 바라보며 설명해 주셨다. 환해장성은 삼별초가 제주에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쌓았다가 삼별초가 다시 빼앗아 쌓은 이래  1830년대까지 왜구와 이양선의 습격으로부터 제주를 지키기 위해 제주 사람들이 계속 쌓았다고 한다. “제주도는 화산섬이라 땅은 척박하였지만 ,전복 등 해산물의 보고였지요. 중앙정부는 특산물을 계속 징발해야 했기 때문에 제주 사람들이 뭍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습니다.” 환해장성은 외부의 침입자를 막는 것뿐만 아니라 내부 통제용 성격도 있었다고 설명하셨다.

제주도의 전설적인 자선 사업가 김만덕(1739∼1812)은 눈동자가 두 개라는 이야기, 김만덕의 눈동자는 두 개가 아니라는 논문을 쓴 다산 정약용 이야기 등 김일우 박사님이 들려주는 제주 사람들 이야기에 친구들은 귀를 기울였다. 강화도에서 진도를 거쳐 제주도로 이어진 삼별초 역사탐방은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환해장성을 답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친구들의 우정과 배려심을 확인하다
첫째 날 저녁 진도에 도착했을 때 목이 매우 아프고 열이나 힘들다고 얘기한 중학교 1학년 친구 3명이 있었다. 같은 학교에서 온 친구들은 같은 방을 배정받았다. 학생 부모님들과 상의한 후 인솔자 고현정 선생님이 진도 병원 응급실로 바로 데리고 갔다. 이튿날 아침에 2명은 나았지만 1명은 열이 내리지 않아 다시 병원엘 갔다. 밤사이 친구가 힘들어해서 덜 아픈 두 친구가 번갈아 간호했다고 한다. 

아픈 친구는 출발 전날에도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다문화 친구들과 함께 탐방하고 싶어 부모님께 졸랐다고 했다. 잘 먹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귤도 까주고 땀도 닦아주고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주는 모습을 버스에서 보았다. 마지막 날 밤 다행히 컨디션을 회복했는지 간식 시간에 그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이 먹기 좋게 치킨과 피자를 테이블마다 옮겨다 놓고, 다 먹은 후에는 정리까지 말끔하게 해 놓고 올라갔다. 그 친구들이 대견했다.

신분증을 두고 와 공항에서 팩스로 받거나, 늦잠을 자서 호텔 아침밥을 먹지 못하거나, 치아 교정기를 잃어버리거나, 휴대폰을 놓고 다니거나, 지갑을 분실했다가 되찾는 등 크고 작은 일이 있었지만 3박4일을 큰 탈 없이 마칠 수 있었던 건 친구들이 서로를 배려했기 때문이었다. 역사탐방 몇 달 전에 다문화 친구를 괴롭히다 친구를 숨지게까지 한 안타까운 일이 인천에서 있었던 까닭에, 첫째 날 인천역에서 14∼17살 친구들을 처음 만난 순간 이번 탐방의 목표를 “안전과 즐겁게”로 생각을 고쳐먹었던 기억이 난다.

김포공항에서 해산 후 귀가하는 길에 참가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받고는 기분이 참 좋았었다. 지금도 <2018 삼별초 역사탐방>을 회상하면 돌발 상황에 식은땀을 흘리며 뛰어다니던 게 떠오르지만, 탐방을 함께 한 친구들에겐 무엇보다 한때의 즐거운 추억이었기를 하는 바람이다.

글 · 사진 /
정학수(인천역사문화센터 연구원)




음악으로 열기를 느끼다 <인천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

인천시는 6월~11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마다 라이브 음악 공연이 있는 ‘인천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를 개최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획 공모 사업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를 통해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락캠프, 공감, 버텀라인, 흐르는 물, 쥐똥나무, 뮤즈라는 총 6개의 라이브 공연장을 무대로 삼는다. 지역의 공간을 행사 무대로 활용되는 이번 공연은 인천 시민에게 친숙한 무대를 선사하려는 점이 돋보인다.



행사 첫날 6월 15일, 이날은 인천 뮤지션 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천 연고 위주의 뮤지션들이 출연한다. 공연 장소인 라이브 카페 락캠프(ROCK CAMP)는 평소에는 주말마다 록 밴드 공연이 열리는 장소였는데, 이번에는 ‘인천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 축제의 장이 되었다. 락캠프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록 음악이 흘러나와 이곳만의 강렬한 분위기가 진하게 느껴졌다. 벽에 무수히 많이 늘어져 있는 CD와 공연 사진에는 그동안 락캠프가 음악 공연장으로서 걸어온 길이 보였다.

공연 시간이 되자 인천 직장인으로 이루어진 밴드 ‘드림홀릭’의 무대가 시작됐다. ‘드림홀릭’은 곡 ‘좀비’, ‘lonely’, ‘another day’ 등 재즈 선율부터 록까지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곡의 제목과 흘러나오는 음악이 재치 있게 어울리면서 록 음악이 생소한 시민들도 쉽게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공연이 무르익어가며 서서 즐기는 시민들도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공연 중간중간에 뮤지션과 관객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여 무대와 객석 사이의 경계가 차츰 누그러졌다.

‘밴드 바투’는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밴드이다. 현재 인천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팀인 만큼 무대에 애정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밴드 바투’의 공연 음악은 헤비메탈 위주라 전체적으로 폭발적인 사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왕성한 혈기로 공간을 장악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열정으로 이루었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음악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며 마지막 순서인 ‘정유천 블루스 밴드’가 등장했다. 오랜 세월 동안 인천에서 활동한 ‘정유천 블루스 밴드’는 노련함이 특징인 뮤지션이다. 공연 중에 인천을 노래하는 곡들을 들려준 점이 특별했다. 이 곡들은 꿈의 도시 부평을 유쾌하게 상징하고 회상한다. 그중 ‘신촌’이라는 제목을 가진 음악의 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입부에서 과거 부평 신촌의 미군 부대와 다리가 등장하며 신촌 거리의 풍경을 묘사한다. 그다음, 노래 속 화자가 그 당시를 떠올리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가사를 들으며 과거 부평 거리를 그리워하는 화자의 마음에 공감 간다.

” 모두 어디로 갔을까, 지금 어디에 있는가
꿈 찾아갔을까, 사랑 따라갔을까
잘 살았으면 좋겠네
행복했으면 좋겠네 “

마지막으로 뮤지션들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행사가 막을 내렸다. 모든 공연이 끝났지만, 음악을 몸과 귀로 즐겼던 시민들의 열정은 아직 식지 않은 듯 보였다. 이번 행사가 지역 뮤지션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평소 공연장에 직접 가서 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천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는 시민들이 자주 접해보지 못했을 만한 음악을 들려준다. 좋은 취지를 가진 행사인 만큼 관람료는 무료다. 11월까지 긴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뜨거운 경험을 해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글 · 사진 / 시민기자단 김다혜




마임듣다, 그리고 마임 본다

에티엔느 드크루(Etienne Decroux)레파토리
2019. 06.21(금)~6.23(일)
@인천수봉문화회관 소극장

만든사람
총연출 /김원범, 협력연출/김혜영, 구성/김혜영, 무대감독/김동훈, 조명감독/ 박석광
음향/김태범, 스텝/김명수, 분장/김주영,
배우/AtsukoFURUTA, 이경이, 김준영, 김민정, 김원범

주최/주관 : 아트팩토리 사람
후원 : 인천문화재단/ 아트팩토리노리너머

영상  / 시민기자단 김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