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천문화포럼 의제발굴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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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8년 3월 30일(금) 15:00
장소: 올림포스호텔 사파이어홀
주최주관: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사진: 인천문화통신3.0 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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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8년 3월 30일(금) 15:00
장소: 올림포스호텔 사파이어홀
주최주관: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사진: 인천문화통신3.0 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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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작가: 김영승 (시인)
진행: 장석주 (인문학 저술가)
일시: 2018년 3월 31일(토) 17:00
장소: 한국근대문학관
사 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인천문화재단 인천미술은행 <신소장품 2017>
‘미술은행’이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까?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인천미술활성화기획지원 사업에 따라 2005년부터 현재까지 인천 연고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구입한 작품을 미술품을 필요로 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대여하거나 전시함으로써 인천 미술문화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인천문화재단 인천미술은행에서 소장하는 작품은 인천에서 활동하거나, 인천 출신의 작가 중 3년 이상 창작활동을 해온 작가로서, 개인전 경력이 1회 이상 있거나, 국내외에서 공인된 국제 비엔날레급 전시에 초청되어 전시한 적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인천미술활성화기획지원 참조 ▶)
2017년 하반기 공모를 통해 새롭게 구입한 작품을 선보이는 <신소장품 2017>은 사진, 회화, 조각,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전시하여, 우리와 동시대를 호흡하는 인천미술의 단면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작가는 고제민, 곽이브, 김순임, 김종오, 박상희, 윤대희, 이기본, 이의재, 이채영, 이탈, 정수모, 조문희, 조은정, 하임성, 홍윤표 등 15명이며, 장르는 서양화 6점, 한국화 2점, 사진 3점, 판화 1점, 조각 1점, 설치 1점, 영상 1점 등 15점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서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화려하게 채색된 박상희의 작품 <하버파크 호텔>이다. 박상희는 시트지를 여러 겹 캔버스 위에 붙이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형상을 그린 후 다시 표면에 빗살무늬 칼집을 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그의 이런 작업방식은 평면회화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하버파크 호텔>은 첫눈에 보기에 굉장히 사실적이고 세련되며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내 작품 속에 보이는 어두움에 주목하게 된다. 자연의 빛이 아닌 인공의 빛에서 비롯되는 화려함은 반드시 그 곁에 빛이 비치지 못하는 어둠을 내포하고 있기 마련이다. 박상희는 하버파크 호텔의 세련됨을 인공적인 빛으로 비춤으로써, 완연한 화사함보다는 늘 곁에 어두움이 공존하는 곳으로 도시의 한 공간을 구현하였다. 박상희의 <하버파크 호텔>은 화려함과 어두움, 기쁨과 슬픔이 혼란스럽게 조화되는 도시의 일상을 보여준다.
몇 개의 작품을 지나고 나면 회화작품, 홍윤표의 <삶>을 만난다. 만약 작가와 작품이 완전히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면, 홍윤표가 가난과 아픔으로 어려운 삶을 이어 왔다는 사실은 그의 작품 속 어느 곳에라도 숨겨져 있을 것이다. 2017년 11월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공로상’ 수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인천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한 홍윤표는 늘 그의 작품을 통해 일상의 괴로움과 찌듦을 유쾌한 시선으로 관조해 왔다. 세련되고 자유로운 색채를 구사하여 언뜻 화려해 보이는 홍윤표의 작품 <삶>을 바라보면서 그의 일생의 한 조각을 발견하는 것은 감상자의 기쁨이 될 것이다.
벽면에 전시된 회화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전시장 한 가운데에 놓여있는 정수모의 조각 작품 <대지의 소리>를 마주하는 순간, 이 작은 오브제를 앞에 두고, 이것의 의미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구멍이 숭숭 뚫린 이 흙덩어리는 대체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정수모의 조각 작품 하나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수모는 자신의 작품을 야산에 묻고 다시 발굴하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흙이라는 자연의 본질적인 의미에 다가간다. 작가 노트에서 밝혔듯이 그의 작품은, 세우고 다지는 반복된 작업 속에 남겨진 흔적들이 겹겹이 쌓여 시간을 축적하고 그 과정 속에 새로운 대지의 숨소리를 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작가의 작업 덕분에, 우리는 그의 작품 안에서 비로소 흙과 자연의 숭고함을 경험한다.
다시 고개를 전시장의 벽 쪽으로 돌리면, <신소장품 2017> 전시가 열리는 창고갤러리의 안쪽 모서리에 하얀 나무처럼 설치된 작품에 주목하게 된다. 바로 김순임의 작품 <굴 땅>이다. 그의 작품 <굴 땅>은 인천 해안가 사람들의 고된 삶의 역사가 그 지역 생계 수단인 굴과 그 껍질로 덮혀 개간된 땅 위에 살고 있음에 주목한 작업이다. (유투브 인천아트플랫폼, 김순임 굴 땅 Oyster Land 참조 ▶) 해안가 사람들의 생계 수단이었던 바다는 굴이 땅이 되어 피어 오름으로써, 마침내 주민들의 삶을 오롯이 받쳐주고 있다. 고된 노동의 시간들이 모여 삶을 이루어 내는 우리네 평범한 인생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서 인간의 욕망을 날것으로 표현해 왔던 이탈의 영상 작품 <흰옷을 입은 천사, 흰옷을 입은 전사>, 일상의 심리를 드로잉으로 기록해온 청년 작가 윤대희의 <그림자 숲> 등 인천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의 미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공간에 들어왔을 때 작게 느껴졌던 공간은 작품을 감상하고 전시장을 나가는 순간, 그 안에서 만났던 작품들로 인해, 우리의 가슴을 꽉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 된다.
인천문화재단 인천미술은행 <신소장품 2017>展
전시장소: 인천아트플랫폼 E1 창고갤러리
전시기간: 2018년 3월 15(목) ~ 3월 29일(목) 12~18시(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고제민, 곽이브, 김순임, 김종오, 박상희, 윤대희, 이기본, 이의재, 이채영, 이탈, 정수모, 조문희, 조은정, 하임성, 홍윤표(15명)
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김경옥 기자
수필가, 옥님살롱(블로그 바로가기 ▶)
작품 사진제공 / 인천문화재단
2018년 ‘책의 해’ 기념 <지역출판 및 지역서점 활성화 포럼>
인천의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2018년 ‘책의 해’를 맞이해 지난 3월 21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지역출판 및 지역서점 활성화 포럼>이 개최됐다. 인천시와 인천광역시도서관발전진흥원이 주최․주관한 이번 포럼은 200여 명의 도서관·출판사·지역서점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윤세민 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의 「지역서점의 변화와 미래」와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의 「지역서점, 출판사 및 도서관의 공존」을 발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발제I. 지역서점의 변화와 미래
첫 번째 발제자인 윤세민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지역서점이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으로 위기에 처한 대안책으로 독립서점, 전문서점, 복합서점 등 세분화된 형태로 진화해온 총제적인 변화의 흐름을 짚어주는 동시에 향후 변화를 예측했다. 그러면서 지역서점 육성방안으로 ‘우수 지역서점 인증제’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단순한 ‘지역서점 인증제’를 넘어서 모범이 되는 우수한 지역서점을 발굴해 인증하는 방향으로 고도화시킬 필요성을 역설했다. 더불어 이를 평가하고 인증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과 심사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발제II. 지역서점, 출판사 및 도서관의 공존
백원근 대표는 서점과 출판사, 도서관의 상생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세 곳의 주체가 공통의 소통 매개체인 책을 통해 시민을 위한 지역 독서공동체를 형성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백 대표는 지역 독서공동체 형성을 위해 인천시에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인천서점 상품권 제작 및 유통, 인천서점 주간 제정, 지역사회와 서점 간의 자매결연 체결,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전국적인 명소화 추진 등 다양한 방안책을 내놓았다.
발제가 끝나고 지역 책 생태계의 실제 주체라고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국내·외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청중들과 인천의 책 생태계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발표I. 서점의 진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최근 독립서점이 부활하고 있는 현상을 먼저 언급했다. 장 대표는 서점이 다시 사랑받는 이유를 서점 사용자의 경험 혁신으로 꼽았다. 초연결시대의 독자들은 좋은 책을 고르려 할 뿐만 아니라 좋은 서점을 고르려 하기 때문에 서점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예시로 상담을 통해 책 처방을 내리는 ‘사적인 서점’, 술을 마시며 매일 저자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북바이북’ 등의 사례를 들어 주목을 받았다.
발표II. 서점인들의 축제 ‘서울서점인대회’
두 번째 발표에서는 서점인들의 축제 ‘서울서점인대회’에 집중적으로 조명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점인들의 네트워크 장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서울서점인대회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시민과 함께 즐기거나 시민들이 서점을 찾도록 유도하는 행사가 많아 참여자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2016년 11월 1회를 시작으로 열린 서울서점인대회는 올 11월에 세 번째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발표III. 동네서점 스타트업처럼?!
지역서점 활성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북바이북’ 김진아 대표의 운영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던 세 번째 발표는 많은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대표는 지역서점을 콘텐츠를 보유한 작은 복합문화공간의 시각에서 하나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바라봤다. 그에 따라 북바이북은 책을 소개해주는 오픈 큐레이팅 팻말을 책마다 설치하고 매일 작가와의 번개모임이 진행했다. 술을 마시며 작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책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까지 했다. 현재 4호점까지 오픈한 북바이북은 올 4월 5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발표IV. 동네서점의 제자리 찾기
마지막 발표에는 인천의 성공한 동네서점으로 평가되는 ‘마샘’의 이재필 대표가 나섰다. 이 대표는 지역서점의 의미를 단지 지리적 인접함만이 아닌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개성에서 찾았다. ‘북바이북’의 김진아 대표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 역시 개성의 추구를 콘텐츠로 풀어냈다. 문고, 문구, 카페 등의 판매시설과 강의실, 공연장, 강연장, 갤러리 등 문화시설로 구성된 마샘은 책을 매개로 지역 독서공동체를 추구했다. 시와 음악이 흐르는 시음회, 매주 토요일 지역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열리는 제르미날, 문화교양강좌 심미안 등 마샘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오픈한 마샘은 현재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며 지역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포럼은 지역의 책 생태계를 이루는 도서관과 출판사 지역서점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상호교류를 제고시키는 소통의 장으로써 의미하는 바가 컸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상호간의 교류·협력을 통한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독서문화 육성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이다.
2015년 4월 23일부터 1년 동안 유네스코 지정 ‘책의 수도’로 선정된 인천시는 그간 독서 문화행사의 중심도시로서 도서 및 독서와 관련된 일체의 행사를 주관하면서 책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책의 수도를 치러낸 인천시의 지역서점 발전현황을 다시 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됐다.
글·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정해랑
marinboy58@naver.com
인천서구문화재단 창립기념음악회 <제728회 KBS교향악단 초청연주회>
지난달 22일 인천서구문화재단 창립기념음악회
국내 최정상급 실력의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욜로 레비의 안정적 지휘
파블로의 첼로연주와 협연…정교한 선율과 유려한 흐름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6번 b단조 <비창>으로 기립박수
지난 3월 출범한 인천서구문화재단이 드디어 첫 공연을 올렸다. 지난달 22일 인천서구문화재단 대공연장에서 서구문화재단 창립기념음악회로써 KBS교향악단 초청연주회를 개최한 것이다. 인천 지자체 중 부평구에 이어 두 번째로 출범한 서구문화재단은 강범석 서구청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고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전 대표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재단은 특성 있는 문화예술 가치창조와 생활문화도시 확산, 문화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문화예술 사업을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 사업의 첫 스타트는 <제728회 KBS교향악단 초청연주회>가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연주회는 ‘로맨틱 센티멘털리즘’이라는 부제 아래 러시아 작곡가들이 남긴 낭만과 로맨스를 탐닉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무소르그스키의 교향시 <민둥산에서의 하룻밤>의 연주를 시작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음악감독 요엘 레비의 지휘를 필두로 분주하면서도 괴기스러운 분위기로 시작된 <민둥산에서의 하룻밤>은 러시아 남부 ‘트라고라프라’라는 산에서 매년 6월 24일 열리는 ‘성 요한제’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작품이다.
성 요한제가 열리는 전날 밤 마녀와 귀신들이 민둥산에 모여 악마를 기쁘게 해주는 잔치를 벌이는데 이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 요란법석하게 시작된 연주는 악마를 향한 숭배와 경외심으로 절정에 다다랐다. 그러다가 잔치는 서서히 막을 내려가는지 잦아드는 연주의 끝이 휭하니 매듭이 지어졌다. 생생하고 극적인 연주의 흐름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남은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연주회는 KBS교향악단과 스페인의 젊은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의 협연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날 파블로는 프로코피에프의 ‘신포니아 콘체르탄데 e단조’를 연주했다. 신들린 듯한 정교한 선율과 유려한 흐름은 우리시대 최고의 첼리스트로서 최상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세 악장 중 2악장에서는 강력하면서도 천재적 재능의 파블로의 음악적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협연 후에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스페인 곡 ‘새의 노래(Song of the birds)’를 앙코르 연주로 화답하기도 했다.
파블로는 요엘 레비의 안정적이고 절묘한 지휘와 찰떡같은 호흡을 선보이기도 했다. 둘의 심원한 음악적 교감과 호흡을 바탕으로 국내 최정상급 실력의 KBS교향악단의 위상이 더해지면서 환상의 하모니를 자아냈다. 매번 다양한 기획과 시도로 관객들은 찾아가는 KBS교향악단은 이번에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공연의 대미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6번 b단조 <비창>이 장식했다. 오직 KSB교향악단의 연주로만 1시간 동안 채워지면서 또 한 번 KSB교향악단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비창>은 차이콥스키가 자신의 최고 작품으로 꼽은 만큼 초연 직후 큰 호평을 받으며 러시아 최고의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생에 대한 비통함과 허무함, 애절함을 표현하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마지막 악장이었던 4악장에서는 웅장하고 엄숙한 금관악기의 연주로 절망과 체념이 최고조에 오르면서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일으켰다.
이날 공연은 지휘자의 적절한 구상력과 협연자의 혼연일체의 음악적 역량, 단원들의 하나된 열의와 연주력 등이 어우러지면서 환상의 앙상블을 완성했다. 마지막 공연 후 관객들은 오랜 기립박수를 보냈다. KSB교향악단은 그에 대한 화답으로 차이콥스키의 또 다른 명작 ‘백조의 호수(Swan lake)’를 앙코르 연주하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번 연주회는 서구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클래식 공연이었다. 좌석이 빈자리 없이 채워질 정도로 서구 주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적 욕구가 보였다. 영국의 문화비평가 존 러스킨은 누구나 삶의 장 가까운 곳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예술을 향유해야 한다는 예술적 철학을 주장한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의 출범을 계기로 서구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이 해소되고 고품격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확산되길 바란다.
글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정해랑
marinboy58@naver.com
사진제공 / 인천서구문화재단
2018년 3월 31일 오후 5시, 인천 아트플랫폼 옆에 있는 작은 ‘근대문학관’에서 제1회 [인천, 시인과 만나다]가 열렸다. 주인공은 김영승 시인. 밑에 달린 소제목은 ‘자조적 실존의 비극적 아름다움’. 늘 느끼는 일이지만, 예술가들의 표현방식은 참으로 어렵고 복잡하며, 깊고도 빛난다. 책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도록 나는 책을 참 읽지 않는다. 그러나 서점을 두리번거리며 한, 두 권씩 사 모으다 보니 책장은 차곡차곡 채워진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시인의 만남에서 내가 가서 과연 무언가를 적어낼 수 있을까 걱정됐다. 그리고 또한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소소한 작은 감동들이 마음속에 전해진 시간이었다.
‘외설’ 과 ‘예술’, 그 작은 틈 사이
많은 사람이 모여 눈을 빛내고 있었다. 시인을 바라보는 이들은 등조차도 반짝거렸다. 인사를 하고 처음 꺼낸 말은 시인, 그와 처음 마주치고 나서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을 ‘외설’이라는 단어. 지금이야 알몸을 보여주건, 알몸을 글로 묘사하건, 알몸을 그리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앞에 ‘예술’이 붙으면 말이다. 그러나 1980년도의 대한민국은 그다지 관대하지 못했던 터라 시인이 시집을 내고 받은 찬사는 ‘외설’이었다. 성교라거나 성기라거나 하는 단어들이 적지 않게 그의 시를 만드는 단어들 안에 있었다. 검열, 압박, 조사, 거짓, 정치적인 어떤 것들. 키워드를 적어나가다 보니 마지막에 남는 것이 ‘굴하지 않고’라는 말이었다. 김영승 시인은 본인이 누군지 알고 있다. 그래서 본인이 쓰는 시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 그를 흔드는 많은 바람이 그를 꺾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예술은 원래 어렵다. 물건을 만들어서 필요한 사람에게 주면 대가를 주지만, 예술은 원하는 사람에게 쥐여 줘도 돈을 받기가 참 어렵다. 누군가가 확실한 대가를 주지도 않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오래 이어지려면, 첫째는 재미있어야 하고, 둘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똑바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 두 가지 중의 하나라도 없다면 어떤 방해나 장애물 앞에서 속수무책 당하게 되어있다. ‘굴하지 않았지만, 화는 났다’는 그 이야기에 작게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솔직하고 확실한 반응인가. 굴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화는 난다는 그 마음이.
표현한다, 고로 존재한다
예술가가 어떤 사람이냐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제일 먼저 말할 것이다. 어떻게 시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냐는 질문에 굉장히 긴 대답을 한 시인의 이야기를 아주 짧게 이야기하자면 중학생 시절부터 차근차근 써온 시들이 대량으로 있었고, 한 선생님이 그것을 발견해 처음에는 ‘베껴온’ 것이냐며 혼내다가 결국엔 그 의심이 격려와 감탄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당시 선생님에게 ‘몇 가지’ 더 쓴 게 있다고 했던 시가 오백 편 남짓. 오백 편. 억지로 누군가 시를 써!라고 시켰다면 절대로 못할 행동이다. 김영승 시인의 안에는 너무 많은 감정과 너무 많은 생각이 있었고, 단지 그것을 꺼내놓는 행위가 ‘시를 쓰는 것’ 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시인이 되었다. 그것이 아마도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면 그는 화가가 되었을 것이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면 그는 음악인이 되었을 것이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면 그는 댄서가 되었을 것이다. 예술인들은 언제나 생각을 꺼내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가득하다. 그가 자신 안에 차오르는 그 많은 것들을 표현할 방법이 ‘시’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가 이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서정시’에서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서정시는 무엇인가요?
라고 오늘 청중 중 누군가 질문했다. 시인은 서정시에는 어떤 고정관념이 있다고 답했다. 어떤 긍정적인 이미지의 고정관념. 아름답거나 감성적이거나 단어 표현이 말하자면 좀 촉촉한 것들. 시인은 그것이 미신과도 같다고 한다. 사전에는 ‘개인의 감정이나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한 시’라고 나와 있다. 시인의 답 또한 비슷하다. 개인의 주관적인 특수한 정서를 표현하는 것들은 다 서정시다. 그래서 서정시는 사랑이고 인정이다. 그것참, ‘서정시’가 사랑이고 인정이라니. 퍽 다정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문체는 조금 냉소적이다. 복잡하면서 날카롭고, 어느 때에는 빙 둘러 말하다가도, 어느 때에는 거침없이 내뱉는다. 김영승 시인의 시를 쭉 읽어 봤다. 정말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가도, 어떤 것은 마치 어제 내 친구가 한 말인 것처럼 와닿는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서정시’라는 그 문장 하나가 모든 글의 마지막에 큰 점을 하나 찍은 듯 시인의 세계를 하나로 정리해버린다.
‘인천, 시인과 만나다’
오늘 사회로 나온 장석주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시인이란 사회 속의 낯선 이방인’이라고. 그 이방인의 관점과 가치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것이 ‘시’라고. 그렇기 때문에 시는, 시인은, 타인에 대한 거울이 되는 것이라는 말이 아닐까. 모두가 칼을 들며 싸울 때, 한없이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저항했던 윤동주 시인. 이제 칼과 총으로 싸워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래서 더욱더 시인의 존재감은 크다. 그들의 세심하고 예민한 눈으로 보는 세상에는 아무것도 당연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썩어지지 않게 하는 소금, 무언가를 알리는 사이렌. 그래서 시인은 부끄러워하는 것이 일이고, 한없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이 일이고, 반성하는 것이 일이고, 사랑하는 것이 일이며, 울고, 아프고, 행복하고, 허무해 하는 것들이 모두 시인의 일인 것이다.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 소신을 지키는 사람, 표현에 거침이 없는 사람, 공부를 많이 한 사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내가 오늘 만난 김영승 시인은 이런 사람이었다. 말이 길지만, 줄이자면 뭐 좀 매력 있는 시인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나. 그냥 다시 한번 보고 싶고, 한 번 더 되새겨 보고 싶은 시. 씹으면 씹을수록 맛있는 글. 그의 가난, 그의 반성, 그의 인생, 그의 사랑, 그의 지식이 전부 좋았다. 나 참, 시인이라는 사람이 재치 있게 말도 잘하면 조금 곤란하지 않은가.
글·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이은솔
인천문화재단_인천미술은행 / 신소장품 2017_전
인천아트플랫폼 E1 창고갤러리@(2018.3.15.~ 3.29.)
촬영, 편집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유라
강화도의 4월은 참 아름답다. 4월은 강화에서 고려산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 철이다. 또한 진달래 말고도 온갖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강화의 곳곳을 장식한다. 하지만 약 400년 전 누군가에게 강화의 봄, 강화의 4월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슬픔과 회한의 계절이었다.
1623년 음력 3월, 양력으로는 4월의 어느 날, 왕이 쫓겨났다. 새로 등극한 왕은 쫓겨난 과거의 왕을 섬으로 유배 시켰다. 새로운 왕은 인조였고 쫓겨난 왕은 광해군이었다. 역사에서는 이 사건을 인조반정(仁祖反正)이라 한다. 광해가 유배된 섬은 강화도였다. 도읍 한양에서 너무 멀리 보내버리는 것은 불안했던 것일까. 인조는 일단 한양에서 비교적 가까운 강화도를 유배지로 택하였다. 광해가 강화로 가던 때가 양력으로 4월이었으니 따뜻한 봄날이었다. 아마 당시 강화에도 온갖 봄꽃이 아름다움을 뽐냈을 것이다. 하지만 광해에게는 그 봄꽃들도 슬프고 처량하게 느껴졌으리라.
광해가 쫓겨나면서 왕비, 세자, 세자빈도 함께 폐위되어 강화도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되었다. 집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갇혀 생활해야 했던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광해와 왕비는 강화 동문 쪽에, 세자와 세자빈은 서문 쪽에 살게 되었다고 한다. 광해는 강화도의 유배생활 중 큰 비극을 겪는다. 유배 온 지 석 달 뒤인 6월 폐세자 이지(李祬)가 땅굴을 파고 도주하려다 붙잡혔다. 이 일이 일어난 직후 폐세자빈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폐세자도 곧 사사(賜死)가 결정되어 목을 매고 죽음을 맞았다. 비극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그해 10월 부인 폐비 유씨도 병으로 숨을 거두고 만다. 아마 화병이었을 것이다. 폐위되고 반년 조금 넘는 사이에 아들과 며느리, 부인을 모두 잃는 비극이 강화도에서 일어났다. 광해에게 강화는 아픔의 섬, 비극의 섬이었다. 이후 광해는 교동도를 거쳐 제주도로 유배지를 옮겼고 1641년 제주도에서 생을 마감했다.
광해는 명을 배신하고 폐모살제(廢母殺弟)의 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폐위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전란복구에 힘썼으며, 명에 대한 맹목적 사대를 배격하고 명과 후금 사이에서 중립외교, 실리외교를 통해 나라를 지키려 하였던 군주로서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에 광해는 폭군은 아닐지언정 혼군(昏君)으로서 무리한 토목공사 등을 강행하여 나라를 어지럽게 만든 임금이라는 평가 또한 여전히 만만치 않다. 과연 그는 어떤 임금이었을까? 강화의 봄을 맞으니 그가 다시 생각난다.
글·사진 / 안홍민(인천역사문화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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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8년 1월 23일
장소 : 인천음악플랫폼 _인천 중구 제물량로 195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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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8년 3월 2일
장소 : 인천 수봉문화회관 소극장
주최,주관 : 사단법인한국연극협회 인천광역시지회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