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10주년 기념-<2019 인천 멍때리기 대회>

일시 : 2019년 9월 29일,(일)
내용 : 70팀의 참가자들 중 누가 가장 멍을 잘 때리는지 겨루는 대회 형식의 퍼포먼스
@인천아트플랫폼 중앙광장

시민기자단 김유라




‘극한 인천X짠!내 기획’ 최종 프로젝트-<숲속 그림놀이터>

진행 : 청개구리 2019
일정 : 2019.09.26~28.
@ 반디어린이도서관

시민기자단 장유하




Different position

송도에 있는 트라이보울을 찾았다. 트라이보울은 원형극장 형태의 공연장과 문화예술교육, 전시 등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이다. 독특한 건물구조가 멀리서부터 눈에 띈다. 기존의 틀을 벗은 트라이보울 건축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품이다. 평평한 천장 밑에 자유로운 곡면의 바닥으로 이어지는 건물이 주는 압도감이 이곳에서 그 어떤 공연과 전시를 해도 공간과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트라이보울 3층 전시장에서는 현재 ‘2019 트라이보울 초이스1(시각예술) 선정작’인 <Different Position>이 전시 중이다. 이강호 작가의 Different Position은 말 그대로 빛과 색을 활용하여 공간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간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빛과 선을 활용한 조형이 눈에 띈다. 고유의 색을 띠는 하나하나의 모듈이 바라보는 시선과 작품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다채로운 색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두 가지 구성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정적인 형태로 마주할 수 있는 전시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맞은편 스크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퍼포먼스 형태의 동적인 작품이다. 첫 번째는 빛과 색, 공간의 세 가지 요소가 나의 움직임으로 인해 다채로운 색으로 변화하는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고, 두 번째는 사운드퍼포먼스로 특정한 사운드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조명 장치와 조형물의 재구성을 한 곳의 시선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어쩌면 정적이지만 정적이지 않은, 동적이지만 동적이지 않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DIFFERNET POSITION 전시는 9월 4일부터 9월 29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사운드퍼포먼스는 오후 2시~3시까지 한정적으로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확인하고 가면 더욱 더 알찬 전시 관람이 될 것이다.

글 · 사진
시민기자단 임중빈




두 번째 삶, 문화예술을 통해 만나다.

” 천천히, 꾸준하게 “
” 내 시간을 어떻게 찾아갈 것인가 “

‘2019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오픈 토크’가 9월 19일 17시 30분부터 인천공연예술 연습 공간 다목적홀에서 진행되었다. 한국문화예술교육 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 인천문화재단 주최·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생애 전환기(만 50~64세)에 마주한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학습 플랫폼이다. 올해는 ‘다시 쓰는 생활의 기술, 읽고 쓰는 몸을 위한 예술’이라는 주제로 참가자를 선발하여 10월부터 활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앞으로 진행될 세 개의 강의 ‘생활예술 학교’, ‘문화예술 특강’, ‘스스로 배우는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전체적으로 안내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날 오픈 토크의 강사이자 전직 기업은행 광명지점장이었던 최영식 강사는 “문래동 홍반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퇴직 후에 생긴 친근한 호칭은 그에게 듣기 좋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 삶 속에 스며들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최영식 강사는 맨 처음 필름 카메라 한 개를 몸에 지닌 채 문래동 1가부터 6가를 기록하였고 이는 전시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문래동에서 만난 예술가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인의 삶에 관심이 생긴 것이다. 예술 활동을 하면서 경제적 문제는 빼놓을 수 없지만, 현재 인생 2막을 사는 그에게서 소비는 즐거움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다만, 그 공백을 현재 예술 활동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좋은 일을 하다 보면 주변에 함께 하는 이들이 생기고 그들과 뜻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사소한 팁도 공유했다.


그렇다면 그가 원하는 예술은 무엇일까? 그에게 예술은 재미를 느끼는 일이다. 옳고 그름에 연연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작은 일부터 탐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저마다 즐기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그것이 시나 이야기를 쓰고, 목공 작업을 하는 등 사소한 취미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표현을 할 때 다름을 인정하고 동시에 함께 사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전하였다.

이어서 2부에서는 지난해 특강 참여자이자 가수로 활동하는 ‘하늘정원’ 팀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통기타 연주를 시작으로 교육 참가자들과 교감하며 활동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참가자였던 사람들이 ‘전환’김동법, ‘평화’ 황상진, ‘행운’ 김경민, ‘청이’ 등 12명의 참가자의 성격을 대표하는 활동 닉네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하이디처럼 젊고 명랑한 느낌을 전한다는 ‘하이디’ 김영신 참가자의 시 낭독에 이어 각자 활동 작업을 이야기하였다. 모두가 예술 결과물을 소개하고 활동 소감을 더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늘정원’을 포함한 참가자들의 솔직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동범 참가자는 작년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올해 예비 참가자도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재 사진 강사로 활동하는 박영규 참가자는 직장을 다니는 동안 시간을 쪼개면서 해온 사진 활동을 2016년 명예퇴직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8년 생애전환 문화예술 특강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사진 강사로서 삶의 방법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자기학습을 하면서 현재의 삶을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사진 치료사로 나아가기 위해 여기서 주저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2018년 생애전환 프로그램에 수료한 23중 12명은 활동 계획을 세우고 결과물을 냈던 과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 또 다른 꿈을 품고 도전할 계획이다. 참가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두 번째 삶에 놓이게 된 이들이 또 다른 삶의 목표를 그릴 기회가 되길 바란다.

글·사진
/ 시민기자단 김다혜




지역문화가 나아가야 할 길
“제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지역 토론회”

분야를 막론하고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거버먼트에 대안적 모델로 제시되는 거버넌스는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야 할지에 대해서 아직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또한 여전히 거버넌스를 실천하는 데 있어 우리에게는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한 실천의 하나로 이번 주 개최된 인천문화예술 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전문가와 지역 예술관계자들이 한곳에 모여 지역문화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진중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을을 알리는 굳은 장대비에도 불구하고 문체부를 비롯하여 인천 지역의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이곳으로 발걸음을 했다. 이번 토론회는 2014년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수립된 1차 기본계획이 올해 만료되면서 향후 5년간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제2차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 10곳을 순회하면서 진행된 토론회는 인천이 7번째 지역에 해당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위원 노영순 연구원이 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의 수립계획과 경과를 알리면서 본 토론회의 운을 떼었다. 곧이어 인천연구원 최영화 박사가 토론회를 이끌었고 사전 접수된 10명의 토론자가 총 5개 분야(제도·기반/예술생태계/문화도시/생활문화/문화인력)를 중심으로 의견을 다양하게 나타내었다.

10명의 토론자가 해당 분야에 대해 5분씩 발언하고 30분 동안 플로어 토론을 진행하였다. 먼저, 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팀 공규현 팀장은 지역문화자치분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재원 마련에 대해 말했다. 지역분권이 국정과제로 반영되면서 광역지자체의 예산 대부분이 인프라 중심의 예산으로 배정될 수 있는 우려를 표하였다. 그 대안으로 중앙정부는 지자체가 문화예술분야의 재원을 일정부분 확보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

인천대학교 한상정 교수와 인천민예총 현광일 정책위원은 오늘의 지역 토론회가 과연 지역의 현황을 반영해서 기본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상정 교수는 진정한 지역분권과 문화분권을 위해서는 현재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앙에서 만드는 기본계획이 광역지자체별로 수립될 뿐만 아니라 내년에 인천 10개의 자치구가 실행계획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안하였다. 이어 인천민예총 현광일 정책위원은 일반행정에서 문화적 요소의 확대를 고민해야 하며, 지역문화재단 자체가 거버넌스 기관으로 정착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점차 토론장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문화도시 분야와 관련하여 스페이스 빔 민운기 대표, 서구문화재단 이태일 팀장,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 박재은 팀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세 토론자는 지역문화진흥법 주요 과제인 ‘문화도시 육성’과 관련하여 실무에서 겪은 현 단계의 문제점을 공유하였다.

먼저, 민운기 대표는 문화도시를 수립할 때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활동해야 한다는 점을 전하였다. 그리고 현재 도시재생사업이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영향평가에 감시 관리 장치와 같은 강제성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제안하였다.

다음 이태일 팀장은 문화도시 지정에 다가가기 위해 지역의 고유성보다도 선정된 지역의 사업계획을 벤치마킹해서 답습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을 털어놓았다. 이에 지역의 실태와 독자적인 계획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였다.

음악특화지역 조성사업을 5년간 진행하고 올해 문화도시 지정을 신청한 부평구문화재단 박재은 팀장은 시민과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고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지속가능한 사업이 전개되기 위해서는 과정 중심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희망 사항을 전달하였다. 또한, 행정, 예술가, 시민이 문화도시를 함께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문화진흥법에서 도시의 개념이 구체화되어야 하며, 이와 관련해서 최영화 박사는 문화도시와 문화재생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도시계획 관련 부서의 행정적인 지원 협력을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을 덧붙여 설명하였다.

지역문화진흥법에서 생활문화영역이 제안되면서 생활문화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퇴색되는 생활문화의 본래 의미와 생활문화센터와 동아리 개수에 주목해야 하는 제도적 한계를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임승관 대표와 미추홀 학산문화원 박성희 사무국장의 발표를 통해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임승관 대표는 공간지원 중심의 생활문화정책에서 매개자와 시스템 역량을 키워야 하며 생활문화에 네트워킹 역량을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박성희 사무국장은 생활문화의 개념을 되찾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색과 지역 기반의 기존 공동체가 네트워킹되고 주민들의 자발성과 공동체성을 제고할 방법과 대안에 대해 전략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다음으로는 문화기획자 겸 교육자로 활동하는 컬렉티브커뮤니티스튜디오 525 윤종필 대표와 지역문화전문인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현재 문화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였고 구체적인 목표와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분화된 교육과정이 순차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문하였다. 이와 함께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 이찬영 이사장은 문화예술활동가들의 연봉에 대한 정보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와 연계하여 기초생활 수급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였다

마침내 세분의 플로어의 발표가 있고 나서 토론회가 마무리되었다. 기존의 체제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역의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데 있어 우리 사회는 많은 논의와 학습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학습과 토론의 장은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지방분권, 거버넌스, 행정적 지원 등이 올바른 방향성을 찾아가는 데 있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오늘의 토론은 이러한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전문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독려하여 더 폭넓은 이야기들에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 / 정책연구팀 이진솔
사진 / 백창훈




유토피아가 표시된 지도

전시기간 : 2019.09.03~30
전시오픈 : 2019.09.05 18시
관람시간 : 화,수,금,토,일 10:00~18:00/ 목 14:00~18:00
@ 우리미술관 전시관

기획 : 정현
참여 : 김민조, 손이정, 오은서, 이주호, 함성주
전시공간 디자인 : 전재원

주최/주관 : 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

시민기자단 장유하




전통소재로 현대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는 창작극 <별 탈 없음>

창작극 <별 탈 없음>이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이 작품은 2017년에 공연단체 ‘위로’의 창단공연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2년 만에 새로워진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

공연단체 위로는 그동안 전통소재와 현대 서사를 융합하여 색다르면서도 특색있는 창작극을 선보였다. 매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무대를 보여준 덕분에 이번 공연 역시 설렘과 기대를 품은 사람들로 공연장이 가득 채워졌다. 나 역시 이번에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자리에 앉았다.

공연은 아빠와 딸의 대화로 시작되었다. 15살 소녀 남주는 탈을 깎는 일을 하는 아빠(도열)와 단둘이 살고 있다. 남주는 아빠에게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썼고, 아빠는 딸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남주는 아빠 손에 들린 탈을 보며, 남한테 탈이 나는 걸 뻔히 알면서 모른 척하고 가만히 있어도 되는지 물었다. 아빠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였다.

“탈은 돌고 돌아. 언젠가 너한테도 올 수 있지.” 도열은 여느 아침처럼 집에서 탈을 깎았고 남주는 등교를 했다. 그리고 이 대화가 아빠와 딸의 마지막 대화였다.

3년 후, 도열은 사랑하는 딸을 잃고 희망도 기쁨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모든 의욕을 잃은 도열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눈앞에 이상한 차림새에 이상한 말투를 쓰는 사람이 나타났다. 게다가 이게 웬걸. 저 사람이 쓰고 있는 탈은 오래전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다. 아니 그것보다 대체 우리 집에 어떻게 들어온 거지?

<별탈없음> 도열
ⓒ 극단 위로

도열은 자신이 좀 전에 남주의 곁에 가려고 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자신을 황창이라고 소개하는 이 낯선 소녀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에 신고도 했다. 그런데 이 소녀, 가만 보니 이상하긴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듯하다. 탈을 쓰고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왠지 딸 남주와 많이 닮았다. 나이도 남주가 세상을 떠나던 같은 15살이다.

오갈 데 없는 황창은 한참을 굶은 듯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탈이 벗겨지지 않아 내쫓을 수도 없어서 우선 밥을 먹였다. 배가 부르자 심심해졌는지 블라인드 커튼을 궁금해하기에 알려주었다. 물론 커튼을 일정 부분 이상으로 올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창문 위쪽에는 아무도 봐서는 안 될 것들이 붙어 있으니까.

<별탈없음> 경찰
ⓒ 극단 위로

얼마 후 경찰관이 도열의 집으로 왔다. 그는 황창과 잠깐 대화를 나누더니, 갑자기 황창이 블라인드를 걷어냈다. 이 두 사람은 아무도 봐서는 안 되는 도열의 비밀을 봐버렸다. 창문에는 낯선 소녀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러자 경찰은 도열을 한순간에 미성년자 성추행범으로 몰았다. 졸지에 성추행범 용의자가 된 도열은 하는 수 없이, 경찰에게 딸 남주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딸 남주는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를 돕다가 사고를 당했다. 따돌림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부모님의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상처받으며 자랐다. 도열은 이 사건 모두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한다. 도열은 자신도 그 어른 중 한명이며,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딸의 모습이 그저 청소년기에 한 번쯤 겪는 반항으로만 여긴 자신을 탓한다. 황창은 그런 도열에게 다시는 나쁜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아낸 뒤, 자신이 있었던 과거로 돌아간다.

황창은 신라에서 가무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정처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며 생활하는 고아이다. 어느 날, 백제의 왕이 황창의 가무를 보기 위해 그녀를 자신의 앞으로 불러냈다. 한편 전쟁을 일으키는 백제 왕 때문에 머물 곳이 없는 고아 친구들과 황창은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았다. 그녀는 백제 왕을 만날 기회를 얻자, 자신의 목숨을 걸고 복수를 했다. 백제의 왕 앞에서 왕을 홀릴 만큼 뛰어난 춤을 보인 후, 그에게 다가가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고는 바로 달아나서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거두어주었던 사람들이 위험해지자 결국 제힘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 왕을 죽인 대가로 목숨을 잃게 된다.

남주는 도열에게 탈이 생기려고 하자 그 탈을 막기 위해 황창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는 도열이 죄책감을 떨쳐내도록 황창의 모습으로 도열을 위로한다.

<별 탈 없음>은 도열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누구에게나 예기치 못한 탈이 생길 수 있지만, 그 탈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하여 현실의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데,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어른들의 무책임함을 꼬집는다. 마지막으로 별 탈 없기 힘든 세상에서 별 탈이 없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막을 내린다.

<별탈없음> 광대
ⓒ 극단 위로

<별탈없음>남주
ⓒ 극단 위로

글 / 시민기자단 김다솔
사진 / 극단 위로




도서관에서 만난 인천의 역사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가까운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 <인천역사시민대학>이 가을을 맞이하여 다시 돌아왔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와 계양도서관이 함께 준비한 ‘근현대 인천의 도시·건축’ 강의는 7주간 진행되며 지난 9월 2일 첫 시작을 알렸다. 계양도서관 지하 계수나무 홀에서 진행한 이번 강의에 100여 석이 넘는 자리를 인천 시민으로 가득 채웠다.

오늘은 인천도시연구소 김용하 강사의 ‘근대 인천의 도시계획’ 강의가 진행되었다. 삼국시대 비류 백제의 도읍지였던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사 개항장의 맥을 같이하기도 한다. 현재 인천은 종합도시 3위라는 명성에 맞게 바다와 하늘, 섬과 육지, 농촌과 도시, 항만과 공항, 갯벌의 자연적 요소와 개발의 인공적 요소가 어우러졌다.

1937년 일제 강점기에 근대적 의미에서 인천도시계획이 최초로 수립되었다. 당시에 인구 20만 명을 수용하기 위해 가로망과 도시시설, 구획정리사업지구, 용도지역을 처음 지정했다. 이후 한반도 병참기지화를 위한 일환으로 ‘경인시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때 인천시가지 계획구역에 부내면 전역(지금 부평일대)과 문학, 서곶면 일부를 편입하고 개항장과 인천부 지역을 의미하던 인천이 부평과 합쳐져 현재의 인천이라는 도시 구역이 결정되었다.

광복 이후, 1949년 8월에 경기도 인천시로 개칭되었고 약 29만 명이었던 인구는 1961년 약 40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추진, 공업화, 수출지향정책으로 부평·주안수출산업 단지가 조성되었다. 경인고속도로 개통으로 인천은 공업도시로 발전하였고
1966년에 서울, 부산, 대구에 이어 인구 50만 명의 도시로 성장한다. 인구 증가에 따라서 부안, 부평지구에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활발히 시행되었고 1970년대 말 약 65만 명의 도시로 성장하였다.

1981년 7월에 인천직할시로 승격하면서 1980년대 말에 인구는 100만 명에 돌파하였다. 1991년 두 번째 도시기본계획 수립으로 옹진군 영종면·용유면과 김포군 계양면이 편입되었다. 그리고 대규모 해안매립으로 행정구역 확장과 함께 송도신도시, 영종 신 국제공항, 인천지하철 건설 계획을 반영하여 수립되었다.

1992년에는 인구 200만 명에 도달하였고, 1995년 1월에 직할시에서 광역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 때 인천 북구는 현재의 계양구와 부평구로 분구되고 남구는 미추홀구와 연수구로 분구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현재 거주 인구 300만인 인천은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로서 자리매김하고자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 아시안게임 유치 등으로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인천의 개괄적인 도시 계획에 따른 변천사를 파악하였다. 이로써 최근에 접하게 된 인천 서구지역의 분구 소식도 낯설지만은 않았다.
인천의 도시계획 변화와 흐름을 시작으로 다음 강의는 계양구와 강화에서 번갈아가며 인천 지역의 역사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내가 사는 이 지역을 되돌아 보고 함께 고민해 보는 이 시간을 통해 인천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길 바란다.

글 · 사진 / 시민기자단(이정민)




2019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사진영상페스티벌

인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건 이런 순간이 아니었을까. 2019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인천에서 국제적인 사진영상 페스티벌이 개최된다고 해서 다녀왔다.

8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사진&영상 페스티벌은 9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사진 작품 총 2,000여 점과 40여 편의 영상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페스티벌 첫날이었던 15일에는 한중문화관에서 오프닝이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전통 사물놀이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경쾌한 리듬에 몸이 동할 때쯤 문화관 내부전시실로 안내한다. 이어진 공연은 전시실 내부에서 행위예술이 진행된다. 공연자의 작은 몸에서 뿜어내는 거대한 움직임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오프닝 공연은 이번 사진영상페스티벌의 큰 뜻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 예술로서의 결합을 의미하며, 최근의 정세와는 관계없이 예술로 하나 되는 동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그대로 나타냈다.

이번 페스티벌은 총 2회에 걸쳐 진행되며, 1차 전시회는 8월 15일부터 25일까지 선광미술관, 한중문화관, 화교역사관 전시실, 개항박물관 4곳에서 전시되는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대표사진가전’이다.

2차 전시회는 8월 27일 인천 아트플랫폼 칠통마당에서 개막해서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되는 ‘교수&대학생 사진영상전’과 ‘해양사진전’이다. 아트플랫폼 곳곳의 전시장과, 카페팟알, 서니구락부, 212갤러리 등 개항누리길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 작품이 전시되었기 때문에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팸플릿부터 챙겨 안내를 받아 볼 것.

점점 커지는 행사의 규모와 함께 과거 개항장이었던 인천이 가져야 할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동아시아의 중심에 선 도시로서의 역량을 재고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그 첫걸음에 2019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시전영상페스티벌이 있다.

과거 그리고 미래에 지향해야 할 우리가 살았던, 그리고 우리가 살아야 할 도시의 모습이 담겨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글·사진 /
임중빈(시민기자단)




2019 인천아트플랫폼 기획공연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 – 원일, 한웅원>

2019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아트플랫폼의 기획공연 <IAP 콜라보 스테이지> 시리즈 세 번째 공연이 8월 17일 오후 4시 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열렸다. 공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미 공연은 시작된 듯했다. 공연장에 가득 걸린 얇은 천들 위로 쏟아지는 강렬한 푸른빛과 그 앞에 함께 걸린 얇은 철판(?)들(그때는 이게 연주의 한 부분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좀처럼 일관성 없어 보이는 무대 위 구성을 보면서 오늘 공연은 평범한 연주가 아닐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연주는 역시 예상대로 너무나 새롭고 놀라운 소리와 무대로 꾸며졌다. <IAP 콜라보 스테이지>의 무대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하는데 아쉬움이 없는 시간이었다.

[출처] 직접촬영

원일, 한웅원 그리고 정지연. 그들이 만든 빛과 소리의 공감각적 합주, <빛의 맥>’
공연장 전체를 채운 반투명한 오간자 천 사이로 스산한 바람 소리가 나면서부터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마치 연기하듯 천 사이로 두 연주자가 등장한다. 무대 장치인 줄 알았던 얇은 철판을 두들기며 연주하자 그 소리는 공연장 전체를 감돌면서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되었다.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공연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용하여 한 편의 ‘소리영화’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눈을 감으면 세상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되었던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꼬마가 크면 이런 멋진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을까? 큰 북, 드럼, 기타, 키보드, 태평소, 꽹과리 등 장르가 다른 여러 악기의 소리, 사람의 목소리 그리고 이 세상의 익숙한 소음들을 조합하여 때로는 잔잔하고 긴장감 있게 때로는 거칠고 격정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조금은 기괴할 수도 낯설 수도 있는 연주는 그 새로움이라는 매력만으로 관객들을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했다. 낯설고 무질서해 보이는 연주 속에서 두 연주자가 완벽하게 교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묘한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북과 드럼 연주를 할 때의 호흡은 최고였던 것 같다.

2019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원일, 한웅원>
ⓒ 김재우

<빛의 맥>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다방면에서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일’과 드러머 ‘한웅원’ 이 매체 예술가 ‘정지연’과의 콜라보 무대를 선보였다. 원일은 이미 오랫동안 다양한 음악활동을 한 입증된 인물로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였으며 지금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실력가이다. 한웅원은 젊은 재즈 드러머를 넘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멀티 연주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은 물론이고 밴드 활동, 세션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공연장 전체가 매체 예술가 ‘정지연’ 작가의 작업으로 채워졌고, 이로부터 받은 영감을 소리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한다. 이들의 이번 공연이 향후 그들이 함께할 음악 작업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2019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원일, 한웅원>
김재우

음악이라 불리는 모든 것의 편견 없는 탈 장르의 새로운 판, <IAP 콜라보 스테이지>’
인천아트플랫폼 6, 7기 입주작가이자 <IAP 콜라보 스테이지> 시리즈 네 번째 공연을 준비한 예술감독 김성배는 ‘<IAP 콜라보 스테이지>가 여러 장르의 개성 강한 아티스트가 만나 장르와 개념을 넘나드는 시도로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이는 무대라고 전하였다. 동시대에 음악이라 불리는 모든 것을 편견 없이 무대에 선보여 탈 장르의 새로운 판이자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음악을 중심으로 장르 간, 아티스트 간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음악의 다양성을 실험하는 <IAP 콜라보 스테이지>는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독창적인 무대를 만들고 있다. <IAP 콜라보 스테이지>는 다음 달 9월 21일과 22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올해 시리즈의 막을 내린다. 직접 공연장에 방문하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향해 끊임없이 내딛는 깨어있는 음악가들의 음악실험실로 기꺼이 초대되는 영광을 놓치지 말도록 하자.

[출처]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

글 · 사진 /
김지인 시민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