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표 공연콘텐츠 쇼케이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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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창>
일시 :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20시
장소 : 송도 트라이보울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제 1회 인천생활문화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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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동아리>
일시 : 2017년 11월 25일~26일
장소 :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생활문화동아리로 삶의 행복을 찾다.

당신은 ‘생활문화예술‘ 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생활문화예술‘은 우리 앞집 아주머니가 하시는 오카리나 동호회, 매일 기타치는 옆집 오빠의 기타 동아리처럼 프로예술인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시민이 모두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을 뜻한다. 지난 9일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일대에서 열렸던 제 1회 <인천생활문화박람회 동네방네 동아리>는 이러한 생활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동아리가 모인 행사이다. 이번 행사는 인천생활문화센터 친구들 ‘레인보우’와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이 공동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인천 곳곳에서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활동을 응원하고 네트워크 활동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동네방네 동아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천의 동네방네 곳곳에서 활동하는 특색있고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새를 사랑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강화 지역의 동호인 모임 ‘버드카페 강화탐조클럽’부터 버려지는 자원을 생활소품으로 만드는 녹색공동체 ‘리폼맘스’, 사회적경제 마을기업인 부평공예마을 ‘손오공’, 서담 독서동아리 ‘서담재’. 인천 최초의 재즈클럽 버텀라인에서 사진 수업과 현장 실습으로 공연을 촬영하는 ‘라이브사진관’ 등 많은 동아리들이 행사에 참여해 한 해간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인천아트플랫폼의 H동과 A동에서 오후12시부터 오후2시 사이에는 원데이클래스, 타로고민상담소, 동네방네 아지트&별별아카데미의 전시가 열렸다. 원데이클래스에는 최일갑 강사의 ‘아에이오우 기본발성법’ , 장석원 강사의 ‘타악기배우기’ , 김진미 강사의 ‘립밥 &핸드크림 만들기’, 김은덕 백종민 강사의 ‘여행을 기록하는 나만의 방법 만들기’ 강좌 등 누구나 취미생활로 해보고 싶었던 강좌들이나 실생활에 유익한 강의들이 진행되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H동 1층과 2층에서는 사진과 작품 전시가 열렸다. ‘라이브 사진관’의 버텀라인에서 촬영된 사진들과 ‘버드카페 강화탐조클럽’의 <2017 강화의 새> 주제로 인천지역에서 서식하는 다양하고 생명력 넘치는 새들의 사진이 전시되었다. 이번 ‘버드카페 강화탐조클럽’의 <2017 강화의 새>는 인천의 주로 서식하는 새부터 자연의 파괴로 희귀해 잘 눈에 띄지않는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까지 다양한 새들을 구성원들이 직접 밀착 촬영한 결과물들이다. 이 밖에도 버려지는 재활용을 감각있는 생활소품으로 만든 ‘리폼맘스’의 리폼디자인아트 작품, ‘부평공예마을 손오공 페인팅세상’의 공예품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음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동아리들 간의 동아리 활동의 좋은 점, 어려운 점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네트워크 활동 ‘와글와글 수다방‘이 이어졌다. 각 동아리들은 동아리 운영기간이 겹치는 동아리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모여 동아리의 좋은 점과 동아리활동의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성원들 중 책보동아리의 김지영씨는 동아리의 좋은 점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좋다는 말했다. 이외에도 가장 많은 답변이었던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만나 시너지가 생기는 것,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의 즐거움, 자기성장의 기회 등의 답변이 많았다. 

반면 동아리 운영의 어려운 점으로 공통적으로 나왔던 이야기들은 악기나 공연동아리의 경우 개인별 능력차이가 있어 이를 따라가야 한다는 어려움과 그로인해 소속감에서 멀어져 불안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외에도 각자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라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 꼭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동아리의 재정적인 문제를 꼽았다. 서로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고 이후 해결책으로 다른 동아리원들의 조언을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인 동아리 중 제일 높은 연차의 합창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경숙씨는 동아리의 어려운 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약속, 실력, 이상한 사람, 동아리의 재정의 키워드로 조언했다.

첫 번째 약속의 경우 성인 동아리는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정기적으로 모이기 힘든 구조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주 1회모임을 권장하지만 쉽지 않은 경우 모임 5,6시간 전에 각 파트장끼리 오늘 나오는 사람을 점검하고 10명이하가 나오면 모임을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충분한 대화 끝에 규칙을 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실력의 문제로 보통 동아리는 연차가 오래되면 간부를 맡는데 사실 그 간부들도 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라 그 사람들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연차가 낮은 분, 간부가 아닌 분이 그분들의 일을 많이 나누어주며 격려하고 도와준다면 동아리는 화목하게 잘 유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 번째 이상한사람, 누구나 동아리에 ‘저 사람 모임에 안나왔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불성실 하다던가 동아리원들끼리의 잦은 다툼 등으로 인해서 말이다. 이런 이상한사람의 대처법으로 그녀는 말로 하는 잔소리보다 나머지 구성원들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하라 조언했다. 다수의 사람들이 행동으로 보여줄 때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면담을 신청하는 것이다. 이때 당사자와 대화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자신의 느낌을 말해주어야한다. 당사자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동아리의 어려움에서 재정적인 문제는 항상 따라오는 부분인데 생활문화예술은 단순한 시민들의 문화예술의 향유를 넘어서 개개인이 사회에서 받았던 소외감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동아리활동을 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존감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에서 생활문화동아리들에게 관심을 쏟고 많은 지원을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동아리활동에서 서로의 고민들과 생활문화동아리들의 현재 실정에 대한 해결책 등 평소에 꺼내지 못했던 속 얘기들을 나누며 더욱 돈독했던 ‘와글와글 수다방 프로그램’이 끝나고 공연이 이어졌다.

행사의 마지막으로 돌멩이국 도서관 <책보>의 낭독공연과 삼산해오름공부방 <누리보듬>의 오카리나 공연, <기타랑>의 통기타공연 등 한 해간 준비한 동아리들의 공연으로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이번 <동네방네동아리> 에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동아리의 좋은점에 대한 한분의 대답이었다. 동아리의 좋은 점에 대해 묻자 “사실 매일이 우울했는데 동아리를 나가고 동아리생활을 하면서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갱년기를 이길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다. 그 분에게 동아리는 단순히 취미활동을 넘어서 삶의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자 활력소가 된 것이다. 이렇게 생활문화동아리는 단순히 집단의 취미활동을 넘어 사회 속에서 작은 개인의 가치를 인정받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활동이다. 이런 좋은 점이 많은 생활문화동아리이지만 아직까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동아리 구성원들이 맘놓고 동아리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 또한 마땅치않다. 매번 장소를 예약하거나 대여해 빌려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많은 예산을 들여 거점공간으로 조성한 곳도 사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곳은 공유의 공간이 아니라 특정장르의 소유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곳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고민은 중복된 문화시설 건립에 따른 운영재정과 콘텐츠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문화시설의 변화, 연계, 통합된 운영시스템과 동시대가 요구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플랫폼을 정거장처럼 잠시 머무는 소유의 공간이 아니라 소통하는 공유의 공간으로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외부로 소통할 수 있는 거점공간으로 만들어야한다. 또한 동아리의 재정적인 문제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국가에서 동아리가 활동할 수 있게끔 재정적인 지원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준다면 현재의 동아리들의 존속과 많은 신규동아리의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생활문화동아리에 대한 고민과 지속하고자하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생활문화예술은 더 많은 시민들에게 향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




공업도시 인천에 생기를 불어넣기

극단 작은방 <인천의 보색은 녹색>

동료들과 인천의 색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한 동료는 인천의 색깔이 회색이라고 했다. 각각의 색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드는 곳, 모여들어 그 색을 잃고 먹빛으로 변하는 곳이라고 했다. 한 동료는 인천의 색깔이 빨간 색이라고 했다. 인천의 어르신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수업에서 한 어르신이 고향을 떠나 인천에 처음 다다랐던 때를 회상하셨는데, 물이 온통 빨간 수돗물이라 씻지도, 먹지도 못하고 동동거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단다. 그 얘기를 들으며 인천을 빨갛게 녹이 슨 공업도시의 모습으로 생각했단다.

지난주 인천아트플랫폼에는 인천의 색깔에 대해 얘기하는 연극이 있었다. 극단 작은방의 <인천의 보색은 녹색>은 전국에서 타향 사람들이 가장 많은 도시, 전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인천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군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색상환에서 정반대 편에 위치한 ‘보색’은 단순히 대비가 되는 관계임을 넘어 서로를 보완하고 더 잘 보이도록 하는 관계이다. 신재훈 연출은 ‘공업화, 산업화의 도시 인천에 생명의 녹색이 보색이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텅 빈 정사각형의 무대 양 옆으로 네 명의 배우가 앉아있다. 배우들은 차례로 무대에 올라 각 인물이 살아온 일대기를 짧은 대사를 통해 들려준다.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대화나 장면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각 순간에서의 짧은 대사들을 나열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60여년의 세월을 빠른 속도로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한다. 네 명의 가족들은 모두 옆구리에 망치를 차고 태어난다. 태어나고, 자라고, 학교에 가고, 노동을 시작한다. 노동의 순간에 배우들은 바닥을 향해 망치질을 한다. 인물들이 망치를 들고 태어나 끊임없이 망치질을 하는 모습은 공업도시이자 산업도시 인천의 소시민들에게 노동이 숙명임을 의미한다.

배경은 인천에서 태국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타국에서 일을 하러 관광지에 온 조련사는 코끼리를 조련한다. 관광지에서 관광객들이 코끼리 등 위에 올라타는 것을 돕는다. 조련사는 계속해서 코끼리에게 최면을 건다. ‘온순하다, 난폭해지지 않는다. 사람들을 등에 태우고 하는 트레킹이 좋다.’는 최면을 건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거닐던 코끼리는 조련사의 말에 따라 사람들을 등에 태우지만 이내 난폭해져 조련사의 목숨을 앗아간다. 

다시 인천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세 명의 가족들이 등장한다. 새 차를 사고 드라이브를 나선 가족들은 교통 단속에 걸리고, 아버지가 과거 가로수를 들이받아 내야 했던 범칙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가로수를 들이받은 일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넘기지만, 경찰서로 연행되고, 당장 돈이 없어 범칙금을 낼 수 없고, 밤새 경찰서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진다. 경찰서로 향하던 아버지는 큰 사고를 내게 된다.

연극은 산업화와 공업화로 지친 인천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도시화로 인해 본래의 모습을 잃은 녹색 자연과 병치하여 보여준다. 녹색의 자연을 훼손하고, 바다를 막아 건물을 세우는 인천의 모습처럼, 그 안을 살아가는 노동자들도 생기를 잃고 지쳐간다. 녹색 자연을 되돌리는 것은 지친 노동자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것을 의미한다. 

 

글, 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제1회 인천생활문화박람회

<동네방네 동아리>
· 일시 : 2017.12.09(sat) 12:00~18:00
· 장소 :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일대

촬영, 편집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유라




2017 섬예술프로젝트

· 일시 : 2017.11.10~2017.12.17
· 장소 : 대이작도 외 4개 섬
· 기간 : 2017년 7월 ~ 8월
· 주최/주관 : 인천광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천문화재단
· 진행 : 인천문화재단 축제문화팀, I-신포니에타, 협동조합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 크로키 예술인 협동조합 문화발전소, JS String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 명사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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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교수가 들려주는 행복한 삶의 조건
일시 : 2017년 11월 21일 저녁7시
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사진 : 인천문화통신3.0시민기자 민경찬




청년문화대제전 인천청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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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년 이슈 종합선물세트>
일시 : 2017년 11월 25일~26일
장소 :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실재를 조각하기”

<실재의 확보>

잘 알려진 신화가 하나 있다. 메두사라는 괴물에 관한 이야기다. 그 얼굴은 굉장히 무시무시해서 단지 그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돌로 변하게 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메두사의 얼굴은 의문에 부쳐진다. ‘실재’(The real)는 마치 메두사의 얼굴처럼 알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일일 연속극 속 인물들은 실재가 아니라 작은 진실 하나만 알게 되어도 돌처럼 굳어버리거나 뒷목을 잡고 픽 쓰러져버리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팩트(fact)’라는 저널리즘 용어가 일상생활 여기저기서 강박적으로 쓰이는 것처럼, 우리는 실재를 보고 싶어 하고 또 알고 싶어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팩트의 어원은 사실 ‘만들어진 것’이란 뜻의 라틴어 ‘faktum’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달 16일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실재’를 주제로 한 공연이 열렸다. 앤드씨어터의 <실재의 확보>다. 이 공연에서 우리를 제일 처음 반긴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이다. 그리고 무대 이곳저곳에는 그로테스크한 소품들이 있다. 처형을 위해 기둥에 묶인 사람,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 사체 곁에 망연자실 앉아있는 사람. 그렇다면 이 무시무시한 인물의 실상을 한번 파헤쳐보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그렇진 않아 보인다. 공연이 시작되면 이 소품들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빛’을 받지 못한다. ‘멋있는 사나이’를 부르고 총검술을 하는 군인처럼 이 소품들은 빛을 받아야만 ‘작동’ 한다. 극을 끌어가는 건 앙상한 나무 두 개와 재봉틀이 설치된 탁자 그리고 스크린이다. 극에서 그녀(실재)는 사라진다. 팸플릿에 쓰여 있는 것처럼 “무대에 배우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가 그러했듯이.” 그리고 풍차(?) 같은 게 돌아간다. 기다란 등 네 개를 달아놓은 것이 휙휙 한참이나 돌아간다. 사실 여기에 커다란 의미를 두고 싶지 않은데, 이는 그저 극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표지로 쓰인 것 같기 때문이다.

바람은 풍차가 멈춘 뒤에 분다. 그 바람 사이로 이런 말이 들린다. “너는 누구냐?” 이 불길한 음성은 극 중간 중간 마다 반복해서 울려 퍼진다. 이 물음은 불안한 것이다. ‘누구’라는 인칭대명사는 말할 것도 없이, ‘너’라는 이인칭대명사가 무얼 가리키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너’가 ‘박근혜’라는 인물이라는 지시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그게 ‘나’라고 하고 싶어진다. ‘우리 안의 파시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이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아마 배우들이 연기했을) 인물들은 과거 18대 대선을 전후로 한 시간에 대해 증언한다. 그들 중 하나는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에 심취했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투표를 장려했다고 말한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외국에 있었기에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하나는 개미로서 테마주를 샀다고 말한다. 이 증언의 내용들은 우리의 경험과 다소 일치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너는 누구냐”라는 물음이 우리 모두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나라가 이렇게까지 망해버린 데에는 환상을 믿어버린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다시 실천을 시작해야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실천은 이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모두의 책임’이란 문제는 모든 얼룩소가 검게 보이는 밤처럼 악무한에 빠진다. 

이러한 일반적인 서사가 아니라면, <실재의 확보>는 슬라보예 지젝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극 중에는 지젝이 즐겨 쓰는 농담들이 인용된다. 그 중 하나는 시베리아로 일하러 가게 된 노동자 이야기인데, 그는 검열관의 눈을 피해 친구에게 그곳의 실상을 밝히려 고민한다. 그는 친구에게 편지가 ‘빨간 잉크’로 쓰여 있으면 거짓이고, ‘파란 잉크’로 쓰여 있으면 진실이라고 약속한다. 얼마 후 친구에게 파란 잉크로 쓴 편지가 도착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훌륭해, 가게에는 상품들이 가득하고, 음식이 풍부하며, 아파트는 크고 난방도 적절해. 영화관에서는 서양영화를 보여주고 관심을 끌 만한 아가씨도 많다. 자네들이 얻을 수 없는 것 단 하나가 있다면, 그건 빨간 잉크야.” 이 농담은 즉각적으로 스크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증언에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내용’이 아니라 ‘증언’ 자체의 위상이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이름이 없다. 그들의 증언은 공연 팸플릿에 쓰인 것처럼 “사실이면서도 허구일 수도 있고, 허구가 아닌 사실일 수도 있으며, 사실을 가장한 허구일 수도 있다.” 스크린이란 표면은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왜 스크린이란 표면과 거기에 영사되는 이미지는 이토록 자명한 것처럼 여겨질까? 예컨대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원격 현전된 이미지를 우리가 ‘진실’ 혹은 ‘거짓’이라 구분 지을 때도 그것은 여전하다. <실재의 확보>는 흡사 보드리야르식의 논하고 있는 것 같다. 스크린에선 중간 중간 맥주 광고, 3.11대지진, 9.11테러 이미지들이 나온다. 보드리야르는 원본이 시뮬라크르로 대체되면서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하이퍼리얼리티 생긴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여기서 원본의 값어치는 하락하다 못해 사라진다. 할리우드의 재난영화는 9.11보다 더 실재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혹은 9.11이 할리우드 재난영화처럼 이해된다.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 사회에 터졌을 때, 우리는 현실보다 더 리얼한 범죄영화는 이제 못 찍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보드리야르는 더 이상 실재는 없다고, 그것은 사라졌다고 종언을 고한다. 

<실재의 확보>에서 재봉틀이 설치된 탁자는 유일하게 단단한 이미지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건 산업화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증언이다. 거기엔 “계속 열리는 믿음”이 있다. 이 글귀는 응고되어있다. 그러나 그 응고된 문장마저도 무대 중앙에 설치된 나무들에 새겨진 글자처럼, 태블릿PC에 의해 해빙되고 흘러내리고 해체됐다. 그렇게 오늘날 우리가 딛고 선 지반(경주와 포항)은 흔들리는 중이다. 여기엔 모든 게 다 있지만, 내진 설계란 것이 없다. <실재의 확보>는 이러한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보드리야르적이지는 않다. 재봉틀을 놀리는 손이 바쁘게 새겨 넣고 있는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마세요.”라는 글과 그걸 읊조리는 노래는 매우 절박하고 애절해 보인다. 이 이미지와 노래가 나오는 순간은 “너는 누구냐”라는 질문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만약 실재가 사라졌다면 우리가 줄 수 있는 ‘진실의 전부’랄 게 있는가? 우리는 실재를 확보했는가? 아니, 확보할 수 있는가? 무엇이 실재라고 단언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실재의 사라짐을 단언해서도 안 될 것이다. 보드리야르가 포스트모던이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듯이, 실재의 사라짐은 허무주의로 귀결된다. 실재는 ‘직접’ 볼 수 없는 것이지, 없는 게 아니다. 실재는 메두사처럼 그 스스로가 조각(예술)이 되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글,사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당신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요즘 현대인들은 ‘행복’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서점에 힐링, 웰빙 관련 무수한 베스트셀러들의 진열만 봐도 그 관심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행복해지고 싶어 하지만 정작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행복이라는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이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요소들이 있는 것일까? 이번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프로그램 특강에서는 이러한 행복에 대해 행복연구센터의 센터장으로 있는 최인철 교수가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행복의 정의
행복의 정의는 무엇일까? 최인철 교수는 이 본질적인 질문을 한 가지 예시로 소개했다. 행복이란 맛이 좋은 음식과 좋은 음식 이 두 가지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맛이 좋다’라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때 행복은 순간적인 감정이나 느낌을 뜻한다. 후자의 경우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을 뜻한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내 몸에 필요한 건강한 음식이다. 이런 순간적인 감정과 장기적인 가치(삶의 가치관) 이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었을 때 우리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행복을 유발시키는 행동들
그렇다면 행복해지려면 어떤 행동들을 해야할까? 최인철 교수는 ‘주관적 행복에 대한 보편적 정의’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말해주었다. 정의에서는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정신 상태와 사람들과의 많은 정서적인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렇듯 좋은 정신 상태를 가진 인간이 주변 사람들과의 많은 정서적인 경험을 할 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와 사랑하는 연인,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추억을 쌓는 것이 그에 해당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행할 때 자기가 그 행동을 정말 하고 싶어 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가족과 불화가 있는 사람이 가족과 매일 여행을 간다고 해서 행복해질 수 없듯이 자기가 그것을 정말로 실행에 옮길 만큼 좋아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최인철 교수의 강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에 대한 설문조사에 대한 답들이었다. 누구나 당연히 그 답을 아무생각 없이 놀 때, 쉴 때 라고 생각하겠지만 하지만 결과는 아무 생각 없이 놀 때, 쉴 때, sns할 때, 잠을 잘 때가 가장 낮은 행복도를 보였다. 가장 높은 행복도를 보인 것은 사랑을 나눌 때였고 그다음으로 운동, 무언가에 집중할 때, 걸을 때, 음식을 먹을 때가 순위를 차지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행복해지는데 얽매여 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며 지금까지 나열한 조건들은 상대적인 가치들일뿐 참고는 하되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자기 방식대로 삶을 지혜롭게 살아간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강연을 듣고 행복이란 추상적인 감정이 최인철 교수의 행복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좀 더 구체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살고 있는 삶에서 작고 소소한 경험들에서 오는 많은 감정들을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면 최인철 교수가 말하는 행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사진/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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