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뉴스가 만난 사람들 출판기념회 및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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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07.06(목) 오후 6시
장소/ 다인아트북카페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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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07.06(목) 오후 6시
장소/ 다인아트북카페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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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년 7월13일(목)
장소/ 생활문화센터 H동 2층 다목적실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지난 7월 5일 저녁, 인천 중구 신생동에 위치한 제일철물 4층에 인천의 젊은 작가들이 모여들었다. 수년간 인천에서 작업을 이어온 7인의 작가들(김수환, 김재민이, 박혜민, 백인태, 오석근, 웁쓰양, 진나래)이 모여 만든 공간 ‘회전예술’의 오픈 파티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간을 찾은 사람들은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공간 곳곳에 펼쳐진 작가들의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신포동 콜링’이라는 이름의 만화책. 옛날 껌 종이와 함께 들어있던 작은 만화책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이 만화에는 작가들이 신포동 일대에서 작업을 하며 가졌던 고민이 유쾌한 이야기로 담겨있었다.
많은 청년들이 인천을 떠나 서울로, 원도심을 떠나 신도심으로 발길을 돌리는 요즘, ‘회전예술’의 작가들이 인천의 원도심에서 꾸준하게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7인의 작가를 대표하여 오석근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Q. ‘회전예술’은 어떤 공간인가?
이전에 인천에서 활동하던 청년 한 명이 이 건물의 사장님과 좋은 관계를 맺어 2, 3층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때는 4층 공간이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공간이 좋아 창고가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사장님과 뜻이 맞아 연세 150만 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4년간 사용하기로 계약했다.
전시공간도 될 수 있지만, 전시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프로젝트나 워크숍도 하고, 작가들 재교육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무엇보다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매달 모여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구심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불러오고,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쳐줄 사람을 데려오고, 함께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작업 공간으로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예술로 할 수 있는 수많은 일을 이 공간에서 하고 싶다.
Q. ‘회전예술’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어떻게 짓게 되었나.
회전예술은 회전무술에서 따온 이름이다. 회전무술은 인천 화수동이 원류인 종합무술체계로, 명재옥 원장이 수십 년간 수련한 무술을 현대사회에 맞게 창조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회전력을 통해 정리된 힘으로 공격하고 막는 무술이라는 뜻이다.
지역의 숨겨진 가치이기도 한 회전무술이 보여주는 응용력, 상상력 등에 영감을 받았다. 회전무술 역시 예술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젊은 작가들이 이 공간에 모여 회전력을 발휘하고, 재미있는 작업들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에서 이름을 짓게 되었다.
Q. 수년간 인천에서, 특히 신포동 일대에서 작업을 이어온 작가들이 공간까지 만들었다. 앞으로도 쭉 이곳에서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계속해서 신포동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인천에 머무는 첫 번째 이유는 인천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인천이라는 지역에 콘텐츠가 많기도 하고, 하고자 하는 작업과 잘 맞아 떠날 필요를 느끼지는 않았다. ‘문화 화전민’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작업하는 것보다 정착해서 작업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 인천의 원도심에는 이곳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가치가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들은 계속 쌓이고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함께 배우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팽창시킬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이곳에 많다. 함께 고민하고 시너지를 내며 작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여기 모인 일곱 명의 작가들 모두 굳이 중앙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동의하는 작가들이다. 중앙과는 다른 주파수가 필요하고, 다른 통로를 만들어 앞으로 가자는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다. 때문에 오랜 시간 이곳에서 함께 작업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이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지금 모인 작가들 이외에도 더 많은 작가들이 모이면 좋겠다. 상황이 더 어려운 작가들이 있으면 손 내밀어 도움이 되고 싶고, 많은 작가와의 접점을 만들어 유연하게 진화하고 싶은 생각이다.
Q. 앞으로 ‘회전예술’에서 어떤 일들을 벌일지, 계획하고 있는 일들이 있는지?
회전무술의 원류가 된 명재옥 원장을 모셔와 강연을 듣고 싶다. 지역에서 회전무술이라는 새로운 무술을 만들고 수십 년간 지켜온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작가들과는 한 달에 한 번 모여 각자의 작업을 발표하고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또 다른 청년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사업인 ‘바로그지원’에 공간의 작가들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는 만큼 그 회의도 이곳에서 진행하려고 한다. 이야기 씨에게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는데, 이번에 사람들을 조금 더 모아서 음악 만들기 강연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각자가 가진 기술을 나누고 같이 배우는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Q. ‘회전예술’에 모인 작가들 대부분이 작년 마계인천(올게이츠-청년문화대제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 주축이 되었던 작가들이다.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번 만들어 놓은 거고,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의 취지대로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청년 스스로 만든다는 취지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청년이 주체가 되어 기획하고 운영하고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작업이 되면 좋겠다. 청년이 스스로 만들어야지만 스스로 깨닫고 성장할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평가 회의를 진행해서 가장 인천에 적합한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매년 성장하며 청년 작가들이 인천에서 신나게 작업할 기회나 계기를 만들고 싶다. 많은 사람이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데 그치는 축제는 원도심을 타자화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되어버리곤 한다. 그보다 함께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인천의 청년들이 스스로 힘을 내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회전예술’의 매력은 공간을 만든 작가들이 본인들의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 작가들, 새로 시작하는 후배 작가들을 위해 더 좋은 기회를 만드는 방향을 모색한다는 데에 있다. 스스로 거쳐 온 시행착오를 다른 작가들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함께 모여 성장하고자 하는 그들. 그들이 가진 회전력에 더 많은 청년 작가들이 모여 커다란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날을 상상해본다.
글, 인터뷰정리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사진 / 회전예술 페이스북 페이지
“마술적 리얼리즘과 인민의 삶”
7월 5일에 시작해 29일까지 이어지는 우리미술관의 국제 미디어작가 초청전 <발전 그리고 혼란软弱的激进秩序>에서 김태준과 리이판(李一凡)의 작품을 보았다.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은 중국의 풍경 하나가 생각났다. 정지신호가 들어온 3차선 도로. 차들이 멈춰 선다. 1차선엔 고급 승용차가 의기양양하게 서 있고, 2차선엔 후줄근한 스쿠터가 부르릉거린다. 3차선엔 소달구지가 느긋하게 들어선다. 승용차, 스쿠터, 소달구지가 나란히 정지신호를 받은 3차선 도로. 차라리 초현실주의적이라고 부르고 싶은 풍경. 아마도 이는 현대 중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법 익숙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틸라이프>(2006)에서 신도시개발이 한참 진행 중인 중국의 쌴샤(三峽) 위로 UFO를 띄우면서 지아 장 커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지금 중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실주의적으로 찍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 마술적인 상황의 사실주의란 초현실주의적인 방법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정성일, 씨네21, “지아장커의 <스틸라이프>[1]”, 2006.11.03., (사이트 바로가기) 마술적 리얼리즘을 통해서만 다가갈 수 있는 중국의 현실. 전시관에 들어선 후 처음으로 마주한 리이판의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공명하고 있었다.
“나는 매일 내 주변의 모든 일들이 왜곡되어 가는 일들을 느끼게 된다. 어제도 또 내일도 논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들이 밀려든다. 나의 작품 속 부분에는 나의 꿈이 들어가 있고 다른 부분에는 현실적인 모습들이 단순하게 중복되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어떤 초현실적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항상 오늘날 중국사회의 현실자체를(필자 수정) 허망하고 초현실적으로 느낀다.” – 리이판, 「전시 팸플릿 작가의 글」 중에서
그러나, 리이판의 사진 작업 <기념祈念>을 본 관람객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기념>은 천막천(갑바)을 커튼처럼 달아놓고 그 사이에 농촌의 풍경과 인민들을 담은 사진을 배치해 둔 작품이다. 발전과 혼란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 전형적인 전원풍경이라니. 노스텔지어적인 전향을 바라는 것일까? 하지만 고개를 조금만 더 앞으로 내밀면, 이런 오해는 가볍게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속 인민들의 팔, 다리, 몸통이 흩날린다. 그 흩날림은 잔상을 남긴다. 세차게 내리치는 근대화의 시간은 잔상으로밖에 붙잡을 수 없다고 증언하는 인민의 몸들. 농촌에서 주로 곡식을 털 때 흩어지는 곡물 알갱이들을 쓸어 담기 위해 쓰였던 천막천은 이 흩날리는 몸들을 붙잡고 쓸어 담는다. 그리고 중국에서 이 천막천은 농촌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자주 이용된다. <삶은 환각과도 같다如露亦如电>의 수많은 스틸사진 중 하나는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가루를 붙잡고 있는 천막천을 보여준다. 급격한 근대화의 속도에 흩날리는 인민의 몸과 재개발로 부서지는 시멘트 가루의 시간이 한데 뒤엉켜 천막천 안쪽의 삶을 이룬다. 이곳은 최신 인공위성 안테나 옆에서 돼지가 도륙되고, 폐허 위에서 연꽃과 보살이 피어나는 마술적인 현실, 중국의 초현실적인 꿈이다.
실로 이 마술적인 현실은 수많은 인민의 핑크빛 미래, ‘중국몽(中國夢)’들 속에서 태어난듯하다. 리이판의 <핑크粉紅>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물론, 이 영상의 역사적인 참조 점이 ‘중국몽’이 본격적인 화두로 떠오른 시진핑 주석의 정부 출범식보다 시기적으로 앞서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2011년 12월 충칭(중경)에서의 ‘홍가대회’의 단편적인 이미지를 참조하는 이 영상은, 붉은 깃발을 손에 쥔 여성들의 행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여성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행진하는데, 이 행렬은 이내 왼쪽에서 등장한 또 다른 행렬과 만나고, 스크린을 붉은 깃발로 물들인다. 그리고 이 혼란이 최고조에 다다를 때 영상이 되감긴다. 이제 여성들은 거꾸로 걷고, 이 행진이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면서 스크린 전체에 감도는 핑크빛 감돈다. 그리고 허망하게 사라진다. 이 영상작업이 인민들의 각기 다른 꿈들이 뒤섞이는 혼란과 그 핑크빛 미래라는 출처를 되짚는다고 말하는 게 과연 과장일까? <핑크> 다음에 오는 작품이 <삶은 환각과도 같다>인 것은 그저 우연일까?
다큐멘터리의 스틸사진들을 모아놓은 <삶은 환각과도 같다>를 보고 난 후에야 나는 비로소 김태준의 <Life is war in one capsule>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게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품은 3D 영상으로 한 인간이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리이판의 작품들과는 달리, 김태준의 작품에는 역사적 특정성이 부재한다. 나는 이러한 작업이 개별 작품으로는 퍽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궁으로의 회귀 혹은 삶의 관념적 추상화가 그것이다. 이는 근대성의 자장이 아시아의 각기 다른 내셔널의 특정한 역사적 조건들과 만나고 굴절되는 양상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게 한다. 그로 인해 생략되는 것은 인터-아시아적인 대화의 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은 일방적인 것이다. 작품이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떼쓰는 아이의 투정만큼이나 어리석다. 나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김태준의 작품을 본 후 전시순서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했다.
만약 급격한 근대화의 과정과 그것이 빚어낸 혼란이 인민들의 삶의 터를 폐허로 만들고 그들의 몸을 짓이긴다면, 그 삶의 엄청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버티고 끝끝내 살아가는 이 생명은 무엇인가? 하나의 캡슐 안에서 반복적으로 투쟁하면서 차이를 생성해내는 <Life is war in one capsule>의 ‘생명’ 이미지. 깃발을 손에 쥔 여성들이 거꾸로 걸으면서 한데 뭉쳐지는 <핑크>의 분홍색 ‘살’ 이미지. 혼란을 응시해야 비로소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삶은 환각과도 같다>와 <기념>의 생동하는 인민의 ‘삶’ 이미지. 그래서 김태준 작가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작품은 규칙적이지만 혼돈 적인 모습에서 출발하여 한 아이의 탄생을 보여준다. 그는 사회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동시에 기쁨과 고통을 이겨간다. 그 과정엔 주변의 유혹을 받기도 하고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기도 한다. 이러한 반복되는 과정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 김태준, 「전시 팸플릿 작가의 글」 중에서
글,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꿈, 판》 일곱 번째 전시 <어디에도 없는, 아무 것도 아닌>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7월의 오후, 《꿈, 판》의 일곱 번째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인천 남구 신기시장 안에 위치한 대안공간 듬을 찾았다. 꿈을 주제로 모인 작가들이 각자의 꿈을 기록하여 전시하는 프로젝트 《꿈, 판》은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되며, 열두 명의 작가들이 매월 돌아가며 각자의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일곱 번째 《꿈, 판》의 배턴을 넘겨받은 작가는 윤대희 작가로, 이번 달 8일부터 30일까지 전시를 진행 중이다. ‘어디에도 없는, 아무 것도 아닌’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진행 중인 윤대희 작가를 만나 그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꿈, 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꿈이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대안공간 듬’을 운영하는 최바람 대표의 제안이 시작이었다. 최바람 대표가 ‘대안공간 듬’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카페의 이름도 ‘꿈에 들어와’일 정도로 원체 꿈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2015년 11월에 이 공간을 자주 왕래하는 작가들을 모아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꿈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꿈이 무엇인지 한 달에 한 명씩 돌아가며 전시를 해보자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작가들과 계속해서 공간에 모여 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래는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라 기록하지는 않았었는데, 이 공간에 자주 오고 다른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꿈이라는 소재에 호기심이 생겨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이후 매일 꾸는 꿈을 기록하고, 그것을 작업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Q. 매달 서로 다른 전시의 제목들이 꿈에 대한 작가들의 서로 다른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전시의 제목 ‘어디에도 없는, 아무 것도 아닌’은 어떤 의미인가?
2015년 처음 전시 계획을 듣고 매일 핸드폰에 그날 밤에 꾼 꿈을 기록했다. 1년 정도 기록을 했는데, 핸드폰이 고장 나 기록이 모두 지워졌다. 컴퓨터에 옮겨놓은 몇 개의 기록만이 남아있었다. 기록했던 글들이 사라지니 꿈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남아있는 기록들을 읽어보아도 별다른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꿈은 단순히 하룻밤 흘러가고 지나가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작업한 것들이 주로 불안이라는 감정을 표현한 것이었는데, 김홍기 비평가가 작업에 대해서 안개 속에서 뚜렷하지 않은, ‘어디에도 없는, 아무 것도 아닌’ 형체를 찾는 것 같다고 평한 적이 있다. 그때의 작업과 이번 작업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제목을 정하게 되었다.
Q. 비닐에 작업한 것이 재미있다. 각각의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 비닐에 그림을 그리고 그것들을 촘촘하게 겹쳐놓은 특별한 의도가 있는가? 각각의 작업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다.
투명한 비닐에 꿈에서 보았던 각각의 이미지를 그리고, 비닐에 그린 그림을 겹쳐둠으로써 맨 뒤에 있는 그림부터 맨 앞에 있는 그림까지 각각의 레이어가 엉켜 이미지가 불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을 의도했다. 각각의 이미지들이 결국 아무 형태도,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각각의 꿈을 기록하는데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들이어서,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과연 어떤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꿈을 기호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았다. 남성이면 원, 여성이면 세모 등으로 다른 사람의 꿈들도 함께 기호화하는 작업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호화를 하려다 보니, 매일의 꿈이 너무 달라 기호화 작업이 어려웠다. 단순화하려던 의도였는데 오히려 더 난해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그래서 정리해놓은 기록 중에서 그릴 수 있는 것들, 꼭 그려야 하는 것들을 선별했다. 먼저 종이에 스케치 작업을 하고, 그것들을 비닐에 옮겼다.
드로잉 말고, 빛으로 작업한 것도 있다. 불투명한 유리에 조명을 설치해놓았다. 공간 안에 조명으로 인형을 만들었는데, 유리창을 통해 바깥에서 보면 빛이 번져 아무 형상도 없이 그저 불빛만 보인다. 안개 속에서 보이는 듯한 뚜렷하지 않은 형상을 표현하고 싶었다. 집에 들어가는데 창문 유리에 가로등 불빛이 비친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원래 형상이 어떤 것이든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이전에 했던 작업들과 달리 이번 전시가 특별했던 점이 있었나?
재료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표현하는 이미지들이 처음 시도해보는 것들이 많았다. 기존에는 평소에 경험하는 감정, 특히 불안을 주제로 드로잉을 했다. 가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상에 의존해서 그림을 그려왔다. 어떻게 보면 공감하기 어려운 이미지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 존재하는 사물을 화면 안에 처음 넣어봤다. 앞으로의 작업에 있어 변화가 많이 생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다시 꿈에 대해 작업을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방법적으로는 많은 것을 얻었던 전시였다. 개인 작업을 할 때는 그림을 먼저 그리고, 그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특히나 친숙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 표현하는 매체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캔버스에 작업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재료를 많이 찾으려 하고 고민도 많이 했다. 앞으로의 작업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Q. 앞으로 계속해서 진행될 《꿈, 판》 프로젝트에 대해 더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전시 이외에 진행하는 연계프로그램이 있다. 전시를 여는 작가는 열두 명이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분이 한 분이 더 있다. 철학자 장의준 선생님이 꿈에 관련된 영화 열두 편을 준비해서 매달 한 번씩 소개한다. 프로그램의 이름이 <꼴라주>이다. 프로젝트의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꼴라주 한다는 의미이다. 영화를 보러 오신 분들이 열두 편의 영화 중 하나의 제목을 종이비행기 안에 적고, 종이비행기를 날려 통 안에 들어가면 그 안에 적힌 제목의 영화를 그날 함께 감상한다. 그 달의 전시와 영화를 억지로 연결하려 하지 않는 방식이 전체 프로젝트 형식과 비슷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신다.
《꿈, 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모두 꿈이라는 같은 주제로 모였고, 꿈을 기록한다는 같은 방법을 택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각각이 꿈에 대해 가지는 생각과 기록한 꿈의 내용을 표현하는 방식 모두 천차만별이다. 꿈은 누구나 꾸지만, 모두가 각자 경험하기에 전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매달 서로 다른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는 《꿈, 판》의 방식은 ‘꿈’이라는 주제를 풀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 아닐까. 앞으로 만날 다른 작가들의 꿈은 또 어떠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해본다.
글(인터뷰), 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한국근대문학관에서 7월 6일부터 8월 3일까지 <인천이 있는 저녁:우리가 몰랐던 인천이야기> 강좌가 열렸다. 총 5회의 강의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는 인천의 역사와 문화, 인천이 배출한 인물들, 인천의 도시발전, 인천의 경제, 인천의 골목길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뤄진다. 이 강좌들 중 지난 7월 13일 <우리가 몰랐던 인천의 인물들>이라는 주제로 김윤식시인의 강좌를 듣고왔다. 강연은 인천의 인구의 구성적 특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인천의 진취적인 인물들의 사례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졌다.
인천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외지 유입 인구로 성장한 도시이다. 원주민이 10% 미만인 도시는 인천뿐이다. 인천은 백제에서부터 근대 인천의 개항, 광복, 6.25 한국 전쟁 등을 계기로 인구 이동이나 전입의 계기를 가진 지형적 특성의 도시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도시에서 살아갔던 우리의 선조들은 그 특성에 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진취적인 활동가들이었다. 강연에서는 김윤식 시인이 정치, 경제, 애국운동, 교육가, 체육인, 군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인천사람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강연에서 소개되었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인천사람들 중 몇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서민들의 불편해소에 앞장섰던 발명가 이성원, 민수업
첫 번째 발명 분야에서 활약했던 인천의 두 인물을 소개하겠다. 첫 번째 인물은 신발의 대혁신 이성원씨이다. 그는 1918년 활동했던 발명가로 1905년경에 인천 양화점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그는 바닥에 가죽을 갖다 댄 최초의 실용화를 만들어내게된다. 또다른 두 번째 발명가 민수업은 1944년 태평양전쟁 말기 소형잠수함을 만들 때 제작에 함께 참여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서민들의 불편을 잘 찾아내 이를 해결하는데 앞장섰던 발명가였다. 그는 비 오는 날이나 장마가 질 때 천일염을 생산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보고 사계절 소금을 만들수있는 기계를 제작하였다. 또, 자동차가 지나다닐 때 나는 먼지 때문에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보고 지금의 공기청정기인 먼지를 빨아들이는 기계를 만들기도 했다.
조선 최초의 여자 유학생이자 애국열사 하란사
두 번째 인천의 진취적인 인물로 조선 최초의 여자유학생이자 애국열사 하란사가 있다. 하란사라는 이름은 이화학당 시절 란사(낸시)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서양식으로 남편의 성을 따서 지은 것이다. 그녀는 우리나라 초기 여성 교육의 역사에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로 눈길을 끈다. 이화학당이 여성을 위한 신교육을 한다는 소문을 들은 그녀는 교사로 있던 룰루 프라이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기혼이라는 이유로 수차례 거절당했으나 굽히지 않고 청해 입학해 열성적으로 학업에 임했다. 하란사는 남편이 고위 세무직 공무원이 되자, 1년간 일본 동경의 경응의숙에서 유학할 기회를 갖게된다. 그 후 선교사들의 주선으로 그녀는 미국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시 소재의 웨슬리언(Wesleyan) 대학에 입학해 1906년 학사학위를 취득하며 조선 최초의 여자 유학생이자 여자 미국 학사로 알려지게 되었다.
교육의 평등한 기회분배에 힘쓴 박창례
세 번째 교육분야의 지도자로 활약했던 인천의 인물 박창례가 있다. 박창례는 인천 출신으로 창영학교를 마치고 계속 면학의 뜻을 펴나가기 위해 서울 정신여학교에 진학하였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2학년 때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교외 강의록으로 와세다대학 2년 과정을 수료하였다. 이처럼 가난하여 배움의 길을 걷지 못하는 고통을 느끼고 인천에서 이옥녀와 함께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사업에 진력했다. 먼저 도원동 보각사에서 강당 일부를 빌어 당시 성냥공장과 정미소에 다니는 여공 1백여 명을 모집하고 야학을 시작했으나 일본 경찰의 탄압으로 6개월 만에 해산되고 말았다. 다시 이흥선 정미소 창고를 빌려 여공 30여 명을 데리고 야학을 시작했으나 이마저 일본 경찰의 탄압으로 해산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동분서주하여 일본인의 토지를 임대하게 되었고, 각계의 유지들로부터 480원(圓)의 기부를 받아 교사를 신축하고 동명학원의 기초를 다졌다. 1945년 광복 이후에는 현재의 동구 송림동 114번지로 교사를 이전하고 6년제로 승격되는 기쁨을 맞이하였다. 이 학교는 개교 이래 박 교장의 교육 이념으로 예절 바른 학교로 전국에 알려졌다. 이 같은 교육계에서의 공로로 1957년에는 인천시에서 시민상을, 1964년에는 대한교육연합회에서 특공상을, 1966년에는 소년한국일보의 ‘훌륭한 어머니상’을, 같은 해 경향신문교육상을 각각 수상했다. 1971년 정년을 맞이하면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으며, 1982년 한국일보가 제정한 제1회 교육대상을 수상했다.
체육인이자 애국열사 곽상훈
곽상훈은 부산 동래 출신으로 소년기에 인천으로 이주하여 성장하였다. 경인간 기차 통학을 할 때부터 ‘경인 기차통학생 친목회’를 주도했으며, 인천 야구팀인 ‘한용단’의 응원단장이 되어 일본팀과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적개심에 불타는 응원을 했다. 1919년 3·1운동에 가담한 이래 1923년에는 조선소년군 제4호 대장이 되어 활약하였고, 1924년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일본에 파견되기도 했다. 1925년 ‘이우구락부’를 조직하여 하상훈, 서병훈, 이범진, 최선경 등과 항일운동을 전개했으며, 이 무렵 중국으로 망명하여 ‘한국인 청년동맹’의 간부가 되었다. 1928년 ‘만보산 사건’이 터지자 재만동포 보호연맹 인천특파원으로도 활약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광제호의 부함장 신순성
신순성은 서울 출신으로 한성외국어학교 일어과를 이수한 뒤 관비 유학생으로 도쿄고등상선학교에서 갑종 항해사자격을 따내어 우리나라 최초의 근해 항해술사가 되었으며 귀국 후 우리나라 최초의 군함인 광제호의 부함장이 자리에 올랐다. 광제호는 당시 우리나라에 두 척밖에 없던 군함 중 하나로서 19세기 말 일본 가와사키 조선소에서 건조한 배인데, 한일합방이 되자 군함의 자격을 잃어 총독부 체신국의 해사 관리선으로 이적되고 말았다. 신 함장은 1917년 가족을 이끌고 인천으로 낙향하여 1926년 광제호가 인천항을 떠날 때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하고 여생을 보냈다.
강연자 김윤식 시인은 이번 강연에서 소개되었던 인천의 진취적인 인물들의 사례들을 되새기며 우리 선대들의 진취적, 창의적 삶이 인천인의 진정한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바람이 담긴 말을 끝으로 강연은 마쳐졌다. 이번 강연을 들으며 도시의 바쁜 일상에 잊고 살았던 필자의 삶의 터전 인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타지에서 올라와 생활하고 있는 필자에게 인천이란 낯섦, 새로운 시작의 도시이다. 인천에 이주해 이주민으로의 삶을 살았던 우리의 선조들과 필자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선조들이 인천에서 자신의 삶의 에너지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달성했던 것처럼 필자 또한 선조들의 진취적인 삶을 되새기며 이곳에서 살아가야 하겠다. 누군가 당신에게 ‘인천은 무슨 의미인가?’ ‘인천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인천의 역사가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작게는 자신의 추억이 담긴 동네의 골목길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작은 궁금증을 던지는 것으로 바쁜 일상에 잊혔던 우리의 삶의 터전을 다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선조들의 역사, 삶을 배운다면 그저 출근길로만 느껴졌던 동네의 골목길이 새롭게 보이고 역사적 장소라고만 생각했던 명소들에서 선조들의 생활이 보일 때 비로소 도시의 숨의 물결이 현재까지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천이 있는 저녁: 우리가 몰랐던 인천이야기> 강좌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7월 6일부터 8월 3일 매주 목요일 마다 진행된다. 이 강좌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인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글/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
정석희 개인전 <들불>
행사일/ 2017.07.13~2017.08.06
장소/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시간/ 11:00 – 18:00, 월요일 휴관
안상훈 개인전 <굿: 페인팅>
행사일/ 2017.06.24~2017.07.16
장소/ E1동 창고갤러리
시간/ 11:00 – 18:00
촬영,편집,구성/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유라
∗ 갤러리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행사일/ 2017년 6월 24일 (토)
장소/ 인천생활문화센터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마을활동가 워크숍 ‘마을활동가, 지역자산화를 만나다’
지난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간 강화도 일대에서 2017년 마을활동가 워크숍이 열렸다. ‘마을활동가, 지역자산화를 만나다’를 주제로 한 이번 워크숍에는 인천 전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을활동가 30여 명이 참여했다.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가 해마다 진행하는 마을활동가 워크숍은 마을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을공동체의 방향을 모색하는 소통의 장이다. 이번 워크숍은 지역자산화에 대한 학습 뿐 아니라 인천 각지에서 벌어지는 마을공동체 활동을 공유하며, 각자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워크숍의 첫 번째 순서는 사례지 방문으로, 강화에서 4년째 활동 중인 ‘청풍상회’의 청년 활동가 4명을 만나고, 그들의 공간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청풍상회’ 청년들이 운영하는 맥주집 ‘스트롱파이어’와 게스트하우스 ‘아삭아삭순무민박’을 탐방하고, ‘청년들이 강화에서 사는 법’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처음 강화도에 들어올 때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줄 알았고, 풍물시장도 전통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을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버스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고, 풍물시장도 일반적인 건물 안에 자리해있었죠.”
강연을 진행한 ‘청풍상회’의 신희승 활동가는 강화에 처음 들어와 겪은 우여곡절과 마을에서 활동하며 자립하기 위해 택했던 전략들을 소개했다. 예술, 문화기획 등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던 청년 네 명이 하고 싶은 활동을 위해 경제적으로 자립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야심차게 강화로 들어왔지만, 낯선 지역에서 적응하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풍물시장 안에 피자가게 ‘화덕식당’을 열기로 결심하고 먼저 시장 사람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들을 낯선 눈초리로 경계하던 상인들은 금세 청년들의 든든한 이웃이 되었다. ‘화덕식당’을 통해 자리를 잡은 청년들은 이듬해 게스트하우스 ‘아삭아삭 순무민박’을 열어 활동 범위를 확장했다.
“강화에는 펜션이 많아요. 하지만 펜션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타지에서 장을 봐오고, 펜션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요. 강화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강화 지역 주민들에게 강화도의 매력을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갯벌, 교동, 풍물시장 등의 유명한 관광지를 추천하지만, ‘청풍상회’의 청년들이 강화에서 생활하며 발견한 매력은 다른 것이었다. 시간의 흐름과 사계절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풍경과 시장에서 만나는 정겨운 사람들.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손님들에게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는, 숨은 맛집과 관광지 등 그들이 찾아낸 마을의 ‘꿀팁’을 소개한다.
그는 ‘청풍상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덧붙였다. “일반 단체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지만, 공동체는 울타리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공감은 하지만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를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조금 더 느슨한 묶음이다.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성향과 의견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라며 마을공동체를 만들며 활동가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조언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사례지 탐방이 끝나고 토지+자유연구소 시민자산화지원센터 전은호 센터장의 이론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는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자산화’를 주제로,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지역자산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외와 국내의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전은호 센터장은 주민들과 지역의 재단이 함께 큰 규모의 쇼핑몰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주민들의 주식투자를 여는 미국의 ‘마켓크릭플라자’의 사례를 소개하며 주민이 마을의 주인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마을활동가 워크숍의 백미는 단연 ‘걱정 말아요, 마을활동가’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열린 대화 프로그램이었다. JTBC의 토크 쇼 ‘걱정 말아요, 그대’의 형식을 차용하여 ‘우리 마을의 자랑’과 ‘우리 마을이 직면한 문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화의 ‘도시락 거버넌스’에서 활동하는 이현우 활동가는 마을의 자랑으로 ‘왕’이라는 키워드를 적었다. 강화가 관광지로서 점점 쇠퇴하는 이유로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하며, 강화 지역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발전시켜 관광으로 특화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왕이 살았던 강화읍, 그리고 사대문의 이야기와 역사를 주제로 지역 주민들이 축제를 열고, 주민들이 스스로 즐기면 저절로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동에서 온 한 활동가는 워크숍에 참여한 다른 활동가들에게 마을의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들을 선물하기도 했다. 강화의 특산물인 ‘소창’ 직물 위에 마을의 예술가들이 직접 캘리그라피를 해서 만든 손수건으로, 지역의 특산물이 지역의 예술가들을 만나 관광 상품으로 탄생한 예를 소개했다.
이처럼 마을 활동가들의 열린 대화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예술’, ‘역사’ 등이었다. 이번 워크숍은 문화예술이 마을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활동과 고민을 나눈 마을활동가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더 멋진 마을공동체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사진 /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제공
지난 6월 21일, 2017 인천 미술활성화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인천 미술은행 소장작품 순회전 <그림소개展>이 열렸던 만수 고등학교에 다녀왔다. 인천 미술 활성화 기획사업은 인천 지역의 시각예술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여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소장 작품을 인천 시내의 여러 장소에 전시하며 시민들이 미술작품을 생활 속에서 더욱 가깝게 감상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2년도에 이루어졌던 인천 미술 활성화 사업은 부평역사 지하철에 가벽을 설치해 인천시민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 지하철에서 시민들이 미술을 쉽게 관할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며 현대미술을 생활 속에서 가깝게 즐길 수 있었다.
이번 2017 인천 미술 활성화 기획사업은 올해는 학교 전시로 진행되었다. 전시는 순회전으로 3월 27일부터 6월 21일까지 교내 전시 갤러리를 보유한 학교인 미추홀 외국어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동인천 고등학교, 신현 고등학교, 만수 고등학교 까지 인천 내 4개의 학교를 순회하며 전시가 진행되었다. 인천 미술은행에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구입한 165점의 작품 중 ‘자연’과 ‘현대성’을 주제로 하는 16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는 인천의 청소년들이 학교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현대미술을 접하는 기회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전시를 관람할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미술시간에 수업의 일환으로 미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작품을 관람하는 법과 전시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였다. 또한 이번 전시를 관람하고 감상문 쓰기 활동과 전시장 옆에 마련된 방명록을 쓰는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현대미술을 더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자연과 현대성’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 전시작품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작품들로 이루어졌으며 자연과 현대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학교 전시를 현대미술작품들로 전시한 이유에 대해 인천문화재단 예술 지원팀 윤지원 담당자는 학생들이 현대미술의 재미있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보며 미술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러한 취지를 가지고 전시된 현대미술작품들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작품 <지하철 5호선>의 이흥덕작가는 수많은 무관심들에 에워싸이곤 하는 나는 거대한 익명성의 한 텍스트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작품은 풍자 리얼리즘으로 현실을 풍자하며 지하철의 서민들의 군중화되고 불안한 삶의 현장을 표현한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 김정미 작가의 <peace-사용할 수 없는 총>의 총은 총구가 갈라진 권총에 아름다운 무늬가 가득한 모습이다. 전시물 배경의 숲과 함께 쏠 수없는 총을 통해 전쟁에 대한 반대, 폭력에 대한 반대의 메시지를 담은 일러스트 형식의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임선희 작가의 <가방속에>는 다른 사람의 가방 안에 있는 소지품을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출력하여 다시 그 위에 채색을 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작가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향이 드러나는데 작가는 상대방에게 궁금한 무엇을 직접 물어보는 방식보다는 대신 가방 속의 소지품을 볼 수 있냐는 요청을 한다. 가방을 보여달라는 그녀의 방식은 자신과 사회와의 소통 그리고 상대방과의 교차점으로서 존재하는 작가의 소통 방식을 나타낸다. 마지막 작품 <김혜선 꿈-2008>은 작가가 꿈에 본 풍경을 그린 것이다. 작가의 마음속 풍경의 무한함이 순서 없이 드러난 것으로 나비, 물고기, 나무, 하트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이번 2017 인천 미술 활성화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천 미술은행 소장 작품 순회전 <그림소개展>은 입시에 지친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하고 학교, 학원 수업으로 인해 시간을 내야지만 관람할 수 있었던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또한 청소년들의 생활 가까운 곳인 학교라는 장소에 현대미술을 전시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였으며 청소년들이 미술품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인천미술 활성화 기획사업은 하반기에 새로운 작품들로 인천시민들의 생활 가까운 곳에서 공공전시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넓힐 예정이다.
글,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