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직장여성아파트를 아시나요?

국악뮤지컬 ‘두 여자의 집’ 쇼케이스
지난 11월 28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국악뮤지컬 ‘두 여자의 집’이 쇼케이스 공연을 올렸다. ‘두 여자의 집’은 올해 7월,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한 ‘2017 인천의 가치와 문화가 담긴 대표 공연 콘텐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시놉시스 공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은 3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지게 된 ‘인천 직장 여성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여, 30년 동안 한 공간을 오고 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놉시스로 쇼케이스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30년 전 남동공단에서 일하던 여공 ‘지숙’과, 2017년 현재를 살고 있는 작가 ‘우연’이 만나 하룻밤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인물은 3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고, 나이와 출신, 직업,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두 사람이 겪어온 시간들은 결코 다르지 않았다. 두 명의 인물이 각각의 배우로 존재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인물이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서로를 치유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이 더 잘 그려졌다. 한 사람이 소리를 하며 여러 역할을 연기하는 기존 판소리의 1인창 형식이 아니라 두 명의 주인공이 각각 한 인물을 연기하는 입체창 형식을 택해 관객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다가간다.

노효신 작가는 ‘인천직장여성아파트에 살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의 이야기, 내가 아는 이야기를 쓸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곳은 연고가 없는 인천에 왔을 때,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준 곳으로, 가족 같은 룸메이트들을 만났다. 하지만 지난 해, 아파트가 철거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입주자들의 의사는 묻지 않고 철거를 통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천아파트가 사라진다는 것이 슬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천아파트를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집필하게 된 의도를 설명했다.

이 날 시민평가단으로 참여한 이라선영 씨는 “인천의 콘텐츠를 개발한다고 했을 때,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소시민의 삶에서 찾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퓨전국악과 접목을 시켰는데, 가사도 귀에 잘 들어오고, 판소리 자체의 재미난 요소들이 있어서 좋았다. 중간 중간 작가와 연출가, 음악감독이 나와 작품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서 더 재미있었다. 전체 공연이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시놉시스 공모에서 2위를 차지한 ‘조병창’은 오는 12월 7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인다. ‘조병창’은 일제강점기 인천의 군수공장이었던 조병창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독립군 이야기다. 시민평가단을 모집하여 쇼케이스 공연을 진행한 두 작품, ‘두 여자의 집’과 ‘조병창’ 중에 더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 하나가 인천의 대표 공연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글,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2017 플랫폼 아티스트

· 일시 : 2017.11.10~2017.12.17
· 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 시간 : 12:00 – 18:00, 월요일 휴관

촬영, 편집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유라




인천문화포럼 성과보고회 및 인천문화예술한마당

∗ 갤러리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자 : 2017년 10월 31일 화 14:30~
장소 : 인천 하버파크호텔 그랜드 볼룸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2017 인천왈츠 시민창작뮤지컬 <보물지도>

∗ 갤러리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시 : 2017년 11월 11일 (토) 19:30~ / 12일(일) 16:30~
장소 : 트라이보울
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문화성시 인천 1주년 인천문화예술한마당 개최”

지난 10월 31일 중구 하버파크 호텔에서 ‘문화성시 인천 1주년 문화예술한마당’이 개최됐다. 이는 인천시 문화상 시상식과 함께 인천시의 문화주권 사업 및 문화포럼 활동의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로, 갤럭시익스프레스 밴드의 ‘연안부두’ 영상과 생활문화동아리 ‘아띠’ 오카리나 팀의 공연으로 힘차게 시작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문화예술부문 수상자들에 문화상을 수여하고 있다]

금년 35회 인천시 문화상은 총 5개 부문으로 문학부문의 윤연옥 작가, 미술부문의 박만국 사진작가, 공연예술부문의 손삼화 인천국악협회 무용분고 위원장, 체육부문 박등배 인천시 체육회이사, 언론부문의 장현일 서울경제신문 인천취재본부장이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시상식 후에는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개회사와 윤학원 인천문화포럼 공동위원장과 황홍구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의 축사가 있었고, 곧 유정복 인천광연시장의 문화주권2차 년도 사업 발표(시민이 행복한 애인정책)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에서 유정복 시장은 지난 3년간 개선된 재정 상태를 바탕으로 6대 분야, 18개 과제, 50개 사업 등의 2년차 주요 문화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킬러 콘텐츠 발굴과 역사문화가치 재창조를 통한 ‘인천가치의 재창조’, 개항장플랫폼과 뮤지엄 파크 조성을 통한 ‘문화도시 인프라 구축’, 문화예술인력지원 및 청년문화육성을 통한 ‘문화 예술 생태계 조성’, 생활문화동아리 및 생활문화축제 육성·확장을 통한 ‘생활문화 활성화’, 글로벌 음악도시 조성 및 원도심·도서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한 ‘문화도시 브랜드 구축’, 문화일자리 확대와 마이스산업 지원을 통한 ‘문화산업 기반 마련’이 골자로 다뤄졌다. 유정복 시장은 문화예산 3.0%를 목표로 올해 2.2%, 내년 2.5%의 문화예산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정복 시장이 행사 참가자들에게 문화주권2차년도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다음으로 각 분과별 문화포럼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문화정책·콘텐츠분과는 인천시민 10,000명을 목표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인천시민문화헌장 제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생활문화분과는 생활문화분과 관련 문화주권사업 내용 검토, 인천문화다양성 포럼, 생활문화 활동 및 공간 지원 논의, 시·군·구 문화관광 축제 육성 및 지원 방안에 대한 그간의 활동 성과를 공유했다. 이후 기념 촬영 및 휴식시간을 잠시 갖고 나머지 분과의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성과보고를 다소 간결하게 마친 청년문화분과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줄 수 있는 창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화가치확산분과는 문화재단, 군구, 지역예술가, 인천시의 긴밀한 협력 아래 새로운 홍보플랫폼 구상 계획을 발표했으며, 문화환경·국제교류분과는 인천형 국제교류 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실무회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문화상 수상자 및 가족은 별도의 문화상 리셉션을 가졌고, 나머지 행사 참가자들이 남아 네트워킹파티를 이어갔다.

 

글/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박치영
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민경찬




인천 시민들이 들려주는 인천이야기

뮤지컬 ‘보물지도’, 연극 ‘은하수 사진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영화 <자전거도둑>(1948)에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다. 영화에 출연한 모든 배우가 전문 배우가 아닌 일반 시민이라는 것이다. 아버지 역의 람베르토 마지오라니는 목공 일을 하는 노동자였으며, 아들을 연기한 엔조 스타이올라 역시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난 떠돌이 소년이었다. 감독은 전쟁의 상처를 그대로 떠안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이미 부르주아가 되어버린 배우들 대신 일반 시민을 캐스팅했다. 덕분에 영화는 2차 대전 직후의 참상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주 인천에서는 평범한 시민들이 배우로 출연하여 직접 자신의 일상을 연기한 연극과 뮤지컬이 각각 한 편씩 상연되었다. 인천문화재단의 인천왈츠 뮤지컬 <보물지도>와 작업장 봄의 연극 <은하수 사진관>이 그것이다. 두 작품 모두 지역의 예술가들이 극작과 연출을 맡고, 생활문화프로그램과 사회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로 나서면서 시민배우들과 결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11월 10일 금요일, 주안노인문화센터가 연극 ‘은하수 사진관’을 보기 위해 몰려든 100여명의 관객으로 북적였다. 작업장 봄은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인천이야기’를 통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인천 지역의 65세 이상 어르신들과 함께 연극과 영화 작업을 해왔다. 2006년부터 실버극단 ‘학산’을 운영하며 지역의 어르신들과 작업해온 작업장 봄의 이란희, 신운섭 강사는 올해, 사진을 주제로 선택해 인천의 옛 사진, 참여자들의 옛 사진을 매개로 인천의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했다.

그렇게 모인 네 개의 이야기는 인천독립영화협회의 감독들과 함께 옴니버스 영화 <사라진 것들과 남겨진 것들>로 제작되었다. 여고 시절 함께 사진을 찍던 친구들이 50년 뒤 다시 만난 이야기, 결혼식 당일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뒤늦게 결혼사진을 찍은 이야기, 선을 본 당일 짜장면을 함께 먹고 약혼사진을 찍으며 설렜던 이야기, 타향에서 시집살이를 하며 그리운 부모님께 독사진을 찍어 보낸 이야기 등 사진을 10분 내외의 짧은 단편영화 4편이 이 날 공연과 함께 상영되었다.

연극 <은하수 사진관>역시 어르신들의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구도심에 위치한 은하수 사진관에 공무원이 찾아와 사진관을 헐고 주차장으로 만들어 관광지로 개발하자며 제안하고, 주인공 광언은 사진과 함께한 자신의 반평생을 되돌아보며 사진 속의 사람들을 추억한다. 주안공단의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여직공이 부모님께 보내기 위해 찍은 사진, 인천도나쓰 가게에서의 미팅을 앞둔 여고생들이 찍은 우정사진 등, 사진 속에는 인천의 옛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11월 11일과 12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상연한 뮤지컬 <보물지도>역시 인천 시민들이 배우로 등장하며, 인천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지난 7월부터 인천문화재단 시민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천왈츠에서는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극단 십년후와 인천의 시민배우들이 함께 작업을 해왔다. 시민배우 뿐 아니라 시민 오케스트라도 함께했다.

뮤지컬 <보물지도> 역시 인천의 구도심을 배경으로 한다. 신포동에 위치한 장미빌라에 재개발 바람이 불고, 마을에 보물이 묻혀있다는 소문이 돈다. 할아버지의 보물지도를 들고 온 중국인 소녀로 인해 보물찾기에 혈안이 된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이 서로 충돌하며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결국 재개발도 물 건너간다. 묻혀있다던 보물단지는 소녀의 증조할머니의 유골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허탈함을 느끼고 더 크게 갈등한다. 마을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받던 젊은 예술가들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 함께 축제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축제를 준비하며 마을 사람들은 다시 하나가 된다.

비록 뛰어난 연기력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뮤지컬 <보물지도>와 연극 <은하수 사진관>은 인천의 시민들이 직접 자신들이 살아온 모습과 살아가는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구도심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인천의 옛 모습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웃 간의 정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요즘, 시민들과 함께 사라져가는 인천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작품으로 만드는 시도들은 크게 주목할만하다. 인천왈츠와 작업장 봄의 다음 작품을 더욱 기대해본다.

 

글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김진아
사진 / 인천문화재단, 작업장 봄 제공




만석동, 우리 동네 전시회

우리 동네, 그곳에 사는 사람들, 길고양이들이 전시의 주제가 된다면 어떨까? 우리가 매일 출근길마다 지나가던 골목길부터 항상 나무 평상에 같은 자리에 앉아계시는 동네 어르신, 유난히 나를 잘 따르는 앞집 강아지까지 모두 지난 11월 7일 우리미술관에서 오픈한 <만석동 전설의 시작> 전시에서 보았던 모습들이다. 살아있는 만석동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이번 <만석동 전설의 시작> 전시는 우리미술관이 2017년 작은 미술관 조성 운영 사업 공모에 제출한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전시는 총 기획자 백승기와 전시 작가 임기웅, 유재윤, 최세진의 3명의 작가들의 개인작품들로 이루어졌다.  

백승기 기획자는 유년시절을 만석동에서 보냈다. 동네는 만석동이 최고라고 말하는 그에게 만석동이란 유년시절을 보낸 곳 그 이상의 애정 어린 공간이다. 그래서 2014년에 개봉한 <숫호구>를 비롯한 작품들이 만석동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백승기 기획자는

“만석동하면 항상 가난한 동네라는 인식, 우스갯소리로 만석동은 소개팅이 안된다 등 만석동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이 싫었어요. 만석동에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래서 만석동을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싶었습니다.” 

라고 이번 전시의 의의를 밝혔다. 가난한 동네라고 불리던 만석동은 사실 산업화 시기부터 여러 지방 사람들이 일터를 찾아 모여살던 인천의 복작복작한 사람 냄새나는 동네였다. 만석동은 1990년대 초 작은 해안가 마을이었으나 산업화 시기 이후 전체 면적의 60%가량이 공장용지 조선소, 목재공장, 보세창고 등의 지어져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많은 사람들의 생활의 터전이었다. 그러므로 만석동은 각기 다른 것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어 다양한 사람들과 사연을 가지는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만석동의 이런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동네를 살아가는 삶의 주체인 주민들, 동물들 그 밖에도 만석동의 풍경 등이 한데 어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장의 입구에서 첫 번째로 본 작품은 작가 최세진의 드로잉 작품들이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만석동”이라는 주제로 만석동의 곳곳을 거닐면서 관찰하고 발견한 이야기와 풍경들을 여러 장의 드로잉으로 제작했다. 종이와 연필을 도구로만 사용한 스케치는 정교하다 못해 만석동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사실적이다. 만석동 골목 어딘가 먹이를 찾아다니는 길고양이부터 만석동 공장 벽면, 동네 건물들까지 만석동의 모습을 연필의 터치만으로 그대로 묘사했다.

다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전시장 중앙에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던 작품인 영상작가 임기웅의 만석동 마을 스케치 영상이다. 그는 “만석동의 새로운 호기심”이라는 주제로 괭이부리마을 동물에 대한 어르신, 학생, 동네 주민들의 인터뷰와 동물의 시점에서 본 마을을 스케치 영상으로 기록했다. 

차 밑에 숨어있는 길고양이들부터 지금은 자주 봐서 친숙한 우리미술관 골목길 입구 강아지까지 밀착 취재로 촬영한 것이 인상적이다. 도시에 함께 살지만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동물들을 도시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며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영상에 담았다. 영상에는 동물들의 시선으로 본 만석동의 모습들이 담겨있다. 작가가 만석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부둣가 노란색 줄무늬고양이부터 차 밑 검은 점박이 길고양이까지 만석동의 동물들을 동물들의 눈높이에서 촬영해 영상으로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감상했던 유재윤 아트토이 작가의 전시물이다. 작품은 작가가 “만석동으로 다양한 상상”이라는 주제로 만석동을 둘러보며 만났던 공간과 주민들의 모습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모습의 만석동 주민들을 퀼트를 재료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중 <만석동 비밀의 주민들>이라는 작품은 만석동에 살고 계신 할머니 4분의 모습을 귀여운 퀼트로 제작한 전시물이다. 필자가 이 작품들이 더 흥미로웠던 이유 중 하나는 각각의 작품 밑에 달린 재치 있는 대사들이었다. 작품들 중 <만석동 비밀의 주민들>의 작품의 대사는 아래와 같다.   

“우리가 늘 마을 어딘가에 앉아있는 건 심심해서가 아니야. 흑장미 포의 손주가 학교에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범인은 분명히 동네를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누군진 몰라도 우리는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지…” 

문구에서 보았듯 이름하여 흑장미 원, 투, 쓰리, 포 멤버의 별칭부터 재치 있다. 동네 어디를 가나 마을 어귀에 항상 앉아계시는 어르신들에게서 손주의 자전거 도둑을 잡겠다는 숨은 취지와 이야기를 발견한 것 또한 흥미롭다. 손주의 자전거 도둑을 잡기 위해 동네 어귀에 앉아 범인을 벼르고 있는 모습을 퀼트 소재로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형상화한 점 또한 작품의 감상 포인트이다. 그 밖에도 초록색 좀비 모습을 한 유랑객 이 군(20세) 무직의 모습부터 그 좀비를 목격하고 파랗게 질린 유량객 최씨(73)까지 귀여운 상상력으로 그려진 만석동 주민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만석동 전설의 시작>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시에서 만석동에 사는 삶의 주체들에 대한 작가들의 애정 어린 시선과 세심한 관찰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또한 만석동 주민, 동물, 풍경 등을 전시의 주제로 삼아 만석동을 이끄는 삶의 주체가 누구이며 그들의 만석동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주체들인지에 대해 알게 해주었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후 작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진행할 전시연계 주민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스스로가 동네의 새로운 이야기와 정체성을 창조해 낼 수 있도록 하는 지속적인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점 또한 이번 전시의 의의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로 인해 외부인들은 만석동의 기존의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주민들은 동네의 자부심을 갖고 다시금 괭이부리말마을 그들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 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




2017 인천왈츠 시민창작뮤지컬 <보물지도>

2017 인천왈츠 시민창작뮤지컬 <보물지도>

 2017년 11월 11일(토) 저녁 7시 30분
               11월 12일(일) 오후 4시 30분
@송도트라이보울

촬영,편집,구성/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유라




사운드 바운드

∗ 갤러리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자 : 2017.10.28~29
장소 : 버텀라인, 흐르는물, 플레이캠퍼스, 빙고, 낙타사막, 극장앞, 다락소극장,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여관x루비살롱, 파란광선, 한중문화관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청년문화

청년인력소 아트박람회

지난 10월 21일과 22일, 부평 문화의 거리 한복판에 설치된 부스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어린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은 것은 다름 아닌 청년들. 힙합부터 마술, 캘리그라피, 포토샵, 칵테일, 드로잉 등의 다양한 예술 체험 부스가 가득한 아트박람회를 준비한 청년인력소의 청년들을 만나보았다.

첫 번째로 눈에 띈 부스는 바로 캘리방. 바디페인팅과 우체통, 두 가지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 부스였다. 마음에 드는 문구를 선택하면 캘리그라피 아티스트가 손이나 얼굴, 팔 등에 페이스페인팅 물감을 이용해 문구를 새겨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우체통이었다. 자신을 위로해준 문구를 말해주면 아티스트가 엽서에 예쁘게 문구를 적어주고, 그 엽서를 우체통에 넣는다. 참여자들은 우체통 옆에 자신의 주소를 적는데, 서로 다른 참여자들이 꺼낸 위로의 문구를 랜덤으로 참여자들에게 발송해준다고 한다. 엽서에 문구를 적어 넣던 아티스트는 “어제 한 참여자가 엽서에 써 넣을 문구로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라는 말을 해주었는데, 그 말을 듣고 적으면서 큰 위로를 받는 느낌이라 눈물이 날 뻔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보인 부스는 ‘시.대.읽.다’. ‘시 대신 읽어드립니다.’의 줄임말로 힙합 뮤지션들이 준비한 부스였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 교과서에서 자주 접하던 시를 뽑아 중간에 들어간 단어들을 지우고, 참여자들이 자신만의 시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했다. 참여자들이 적은 시를 즉석에서 힙합 뮤지션들이 랩으로 읽어준다. 시를 랩과 같이 역동적으로 읽어내는 포이트리 슬램인 셈이다. 참여자들은 즉석에서 자신이 쓴 시가 가사가 되어 하나의 음악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음에 방문한 부스는 ‘우주초상화’. 색 심리테스트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상담을 해주고, 참여자들이 고른 색을 가지고 즉석에서 엽서로 만들어 주는 부스였다. ‘식상하지 않은 시상식’ 역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칭찬받고 싶은 내용으로 상장을 만들어 전달하며 포토존에서 시상식까지 진행할 수 있는 부스였다. 많은 참여자들은 문화, 예술 장르를 체험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그리는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 ‘술로 푸는 인문학’, ‘알아주면 쓸때있는 신비한 마술’ 등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행사 부스들이 준비되어있었다. 대부분의 부스들이 한참을 기다려야 참여가 가능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1월부터 청년인력소를 운영하며 인천의 문화예술계 청년들을 모으고, 각자의 기획을 발전시켜 아트박람회를 연 정예지 씨는 “부평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아직까지는 문화적인 부분이 부족해 보인다. 술과 유흥만 있을 뿐이었다.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서 자꾸만 서울로 향하는 것이 아쉬웠다.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진짜 문화를 펼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년인력소 아트박람회의 많은 부스들은 청년들을 타겟으로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 캘리그라피 우체통, 우주초상화 등 지친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해주는 기획이 많았으며, 힙합, 파티 등 청년들이 주로 즐기는 장르로 구성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년들만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주민들이 참여했다. 길을 가던 어르신들이 캐리커쳐 부스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했다. 

이처럼 청년인력소의 아트박람회는 비단 청년들만의 행사로 지역주민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고 확대되고 있었다. 청년들의 문화를 무작정 이질적인 것으로 여겼던 기성세대가 청년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작은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청년들의 모임이 더 이상 청년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지역사회로, 다양한 세대에게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청년인력소의 앞날을 더욱 기대해본다.

 

글, 사진 /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