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정책을 위한 싱크탱크 ‘인천문화포럼’

예술가, 시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 정책네트워크
미래의 비전을 담는 새로운 문화정책 개발 및 실효성 있는 정책 구현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민-관 협력 문화정책 네트워크 ‘인천문화포럼’이 출범 석 달째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인천문화포럼은 인천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 전문가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5개의 분과위원회의 운영을 통해 인천의 문화주권 사업을 영역별로 논의하고 여러 정책제안을 위한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참여위원을 확대하여 보다 열린 구조로 시민문화자치권을 높일 계획이다.

 ‘문화정책·콘텐츠 개발분과’는 뮤지엄파크 운영 방향성, 인천만의 가치가 담긴 문화콘텐츠 개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인천의 모든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문화권리를 보장하고 확대하는 내용의 ‘시민문화헌장’을 제정하기 위해 매 포럼 열띤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포럼에서 나온 시민문화헌장을 바탕으로 인천만의 문화예술의 정체성과 가치에 대해 공론화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논의 중이며, 문화도시를 향한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거버넌스 실현을 원칙으로 기존 문화정책을 재점검하고 있다.

‘생활문화분과’는 인천 내 문화다양성 활성화와 시민문화 확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궁리하고 있다. 우선, 지역의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활동과 향후 정책적 발전방향, 기초문화재단 설립 지원에 대한 여론 환기를 위해 토론회를 현재 준비 중이다. 또한 인천시민의 문화적 욕구충족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실정에 적합한 정책모델을 찾기 위해 국내·외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청년문화분과’는 지역의 청년 문화 활성화와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장이다. 이를 위해 우선 9월 중 오픈컨퍼런스를 통해 지역 청년 예술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인천 청년문화예술 발전 방향에 대해 아이디어를 공유할 예정이다. 오픈컨퍼런스를 통해 선정된 이슈를 바탕으로 소분과모임을 갖고, 각 모임에서 사례와 해결방식 등을 고민하여 분과별 포럼을 진행할 계획에 있다. 이후 연말 ‘인천청년문화 대포럼’을 통해 청년들이 선정한 이슈에 대한 분과별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정책적 제안과 동시에 청년문화활동에 대한 방향 모색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문화가치확산분과’는 군·구별 맞춤형의 문화정책을 발굴하고 문화적 가치를 홍보할 수 있는 액션플랜을 수립하고자 구성되었다. 이를 위해 지역 문화예술계의 주요 인사와 인천시 담당자와의 연결·협력, 역할 분배, 지원을 통해 자치구·군의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포럼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는 포럼 취지에 따라 시민포럼위원을 현재 모집 중이다. 시민포럼위원 모집은 오는 8월 7일(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선정된 시민위원들은 지역문화를 홍보하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문화환경·국제교류분과’는 올해 도서 지역(섬) 문화자원 활용방안과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방향 등에 대해 집중 조망할 예정이다. 도서지역 문화진흥과 원도심 재생은 이미 기존 여러 토론회에서 다루어진 주제이기에 인천문화포럼에서는 차별성 있게 준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포럼을 준비 중이다. 분과에서는 문화환경 발전을 위해 인프라 구축과 같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실행주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포럼에서 다룰 계획에 있다.

인구 300만 시대를 맞아 인천시는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을 세우고 문화·예술 예산 비중을 2020년까지 3%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에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추어 ‘인천문화포럼’에서 문화예술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반영되어 실효성 있는 정책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팀




한국근대문학관에서 마음의 근육을 키우자

2017년 하반기 강좌 소개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인문학과 문학에 대한 강좌를 기획하여 인천 시민은 물론이고 많은 문학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기존과는 색다른 테마를 내세운다거나 인천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연구자들을 초청하여 문학의 재미와 인문학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에도 이런 강좌가 이미 진행되었고 앞으로도 새롭게 진행될 예정으로 있다.

정비석의 『자유부인』부터 한강의 『채식주의자』까지 “문학이 있는 저녁-한국 현대문학 특강”을 진행했으며 현재는 “우리가 몰랐던 인천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인천의 역사와 문화, 인물, 도시계획, 경제, 인천의 골목길 등 모두 5번의 강좌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8월 이후에는 “너무나 재미있는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원로 문학평론가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지낸 유종호 교수와 중견 평론가인 유성호 교수가 대담을 하고 이어 우리 탐정소설, 한국인의 애송시, 우리 이야기의 뿌리인 고전소설, 오늘날의 현대문학 등의 강좌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 강좌에 이어 “시민이 알아야 할 인문교양” 강좌가 이어지는데 첫 강의는 대담 형식으로 기획했다. 원로 문학평론가이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인문학자 김우창 교수와 문화연구자 현광일 선생이 지혜로운 삶과 오늘의 세계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누며 이어 만화, 미술 감상, 성 정체성, 유전자와 인간 행동 등의 흥미로운 강좌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매년 고정 코너로 진행되는 “문학이 있는 저녁 – 세계문학 특강” 또한 진행될 예정인데 올해에는 노벨상 수상 작가들을 주제로 강좌가 진행된다. 이 강좌는 9월에 시작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한편 한국 최초의 근대 소설이라 평가받는 『무정』발표 100주년과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학이 있는 저녁 – 근대문학 명작 특강”은 『무정』과 윤동주의 시만을 대상으로 총 여덟 번의 강좌를 기획중에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의 모든 강좌는 무료로 진행된다. 강좌에 모두 참여하는 시민분들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고 전 강좌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시민분들과 함께 별도의 특별한 행사도 기획하는 것을 검토중에 있다. 강좌는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나 한국근대문학관 홈페이지, 그리고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하는 인천문화통신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문학이나 인문학은 우리의 삶과 사회, 더 나아가 세계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주제로 하는 것이며 이런 강좌는 결국 우리 마음의 근육을 튼튼하게 키우는 것인 만큼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뒤따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언제나 생동하는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 /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장 이현식




할머니의 요강과 철거된 애경사

몇 해 전 부모님께서 도시생활을 접으시고 귀농하셨다. 시골생활을 결정하고 하나 둘 준비해 가기까지 두 분 사이에 별다른 의견차는 없었다.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두 분 사이에 다툼이 시작됐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쓰시던 물건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아버지가 아파트 쓰레기장에 버려놓은 할머니의 사기요강과 반닫이 궤짝을 시장에 다녀오시던 어머니가 발견하신 것이다. 평소 시어머니의 손때가 묻어있는 요강과 반닫이 등을 아꼈던 어머니는 이를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셨다. “왜 상의도 없이 함부로 버렸냐”는 어머니의 공격에 아버지는 “그렇지 않아도 좁은 시골집에 쓸모없는 물건을 가져가서 어떻게 보관할 것이냐”며 응수하셨다. 두 분의 다툼은 며칠째 계속되었고, 급기야 소집된 가족회의에서 이를 이삿짐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버려질 뻔한 요강과 반닫이는 결국 이삿짐에 포함되었고, 지금 시골집 거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최근 주차장을 만든다는 이유로 흔적도 없이 철거된 애경사 건물로 인해 지역사회의 여론이 뜨겁다. 인천 중구청은 동화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주차장 부족 현상이 심화되었고, 방치되고 있던 애경사 건물을 철거 한 뒤 이를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고 철거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이 건물이 문화재인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관리해야할 공공기관이 앞장서 이를 파괴해 버린 것이다. 철거 직전, 그리고 철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몇몇 시민들은 이 건물이 갖는 역사성과 함께 남겨야만 하는 이유를 중구청에 전달했다. 8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건물을 보존하여 근대의 중심에 있던 인천의 흔적을 후세에 전달하자는 의견이었다. 언론과 방송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연일 보도하며, 애경사 건물 철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중장비의 굉음 속에 80년 넘게 버티고 서있던 벽돌건물은 쓰러져 갔다. 손쓸 새도 없이 무너져 잔해만 남은 애경사 터를 바라보며, 반대했던 시민들 뿐 아니라 학계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애경사 철거가 지역사회의 공분을 샀던 이유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별다른 조정과정과 협의절차 없이 철거가 자행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철거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그들의 입장은 흉물이 되어버린 건물을 남겨두기보다는 차라리 주차장을 조성해서 주민 편의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이었다. 철거와 보존, 지역 사회의 상충된 의견이 전혀 조율되지 않은 채, 애경사 건물은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10만 구민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중구청의 이러한 행위는 할머니의 요강을 버릴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가족회의를 소집했던 우리 부모님만도 못한 것 아닌가.

2011년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수인선 건설공사가 한창이던 때, 신포동 국일관 건너편에 남아있던 세관 창고 건물의 철거 소식으로 지역 사회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수인선 지하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일제강점기 인천세관의 부속 건물로 지어진 벽돌 창고를 철거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현장에 나가보니 앞뒤로 있던 창고들은 이미 헐린 뒤였고, 남아있던 창고 1동도 철거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창고는 1911년 지어진 건물로 그 자리에서만 100년의 시간을 버티며, 세관 본 청사가 6.25전쟁으로 불 타 없어지는 광경을, 뒤 이어 새로 지어진 세관 건물마저 헐려 버리는 모습도 꿋꿋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관 창고의 철거 소식을 접한 몇몇 문화재위원들이 지역 사회에 문제를 제기했고, 지역과 중앙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보존과 철거를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다.
관할 행정당국이던 인천시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화재위원회를 소집해 건물의 가치를 재차 확인하고 이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뒤, 철도시설공단에 전달했다. 2014 아시안게임 이전에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던 공단 측에서 난색을 표했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듯 했다. 창고를 보존해야 한다는 지역 사회의 여론과 인천시의 지속적인 협의 덕분인지 금방이라도 철거를 진행할 것 같았던 철도시설공단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서 이미 결정된 신포역 출구를 변경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대신 제3의 부지로 이전 복원이 가능하다면 그 비용을 사업예산에 포함시키겠다고 제안해 온 것이다. 그 해 5월 공단 측의 절충안을 인천시와 문화재위원회에서 받아들여 철거 직전에 있던 세관 창고는 40m 남쪽으로 이전 복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세관 창고가 옮겨갈 자리에는 1920년을 전후해서 지어진 세관 선거계와 화물계 사무실이 남아있어 향후 활용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한 위치였다. 국가기록원에 남아있던 건물 설계도를 분석해서 효과적인 이전 방법을 찾는 등 1년 넘는 준비과정을 거쳐 2012년 9월 지금의 자리에 복원을 마무리했다. 동쪽 벽은 통째로 들어 옮겼고, 나머지 벽체에서 사용가능한 벽돌을 골라내어 복원할 건물에 활용했으며, 새로 덮은 양철지붕을 걷어내고 애초의 붉은 기와를 올렸다. 그리고 1년 뒤, 이전 복원된 창고와 기존의 선거계, 화물계 사무실 등 인천 세관의 부속건물 세 동이 등록문화재 제569호로 지정됐다.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랬기에 자칫 사라질 뻔 했던 창고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정부의 관리 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이미 철거가 결정된 건물이 보존되고, 다시 문화재로 등록되기까지 몇몇 시 문화재위원을 비롯한 지역사회와 행정당국인 인천시, 그리고 공사를 주관했던 철도시설공단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과정과 절차가 있었다. 이러한 과정과 절차는 향후 비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있어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뒤, 지어진지 70년이 넘는 조일양조주식회사 소주공장의 철거를 시작으로 지금 애경사 철거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많은 근대건축물이 사라져 갔다. 세관 창고의 보존에 머리를 맞대고 협의했던 과정과 절차는 이미 오래 전에 무시되고 있었다.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이 하나 둘 무너져 가는 동안 시민사회나 전문가 집단, 행정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각자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이번 애경사 철거를 계기로 6년 전 있었던 좋은 선례가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또 다시 파괴된 근대건축물의 잔해 앞에서 한숨만 쉴 수만은 없지 않은가. 며칠 전 인천시 행정부시장 주재로 시 관계자들과 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근대건축물 보존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2011년 세관 창고의 복원을 위해 머리를 맞대었던 노력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아파트 쓰레기장에 버려졌던 할머니의 요강은 시골집 거실에서 여전히 건재하시다. 정리 정돈을 좋아하는 집사람과 모으고 쌓아두는 것을 즐겨하는 나의 성향으로 볼 때, 할머니의 요강을 둘러싼 부모님의 다툼이 우리 부부에게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먼 훗날 소집될 가족회의에서 논리 정연한 말발로 언제나 나를 제압해 왔던 집사람을 이기기 위해서, 모아놓은 잡동사니를 남겨야 하는 이유를 미리미리 준비해 둬야겠다.

 

글, 사진제공/ 배 성 수 인천시립박물관 컴팩스마트시티부장




시대, 역사가 담겨있는 인천의 근대건축물

지금 인천에서는 보존해야 할 건물은 부수고, 멸실된 건물은 다시 세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 중구는 근대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이 이용할 주차장을 세우기 위해 또 다른 근대문화유산을 부순다. 이런 모순은 어제 오늘의 사건이 아니고 벌써 10년 넘게 반복되어 온 현상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간추려도 문화주택과 전 새마을협의회 건물(관동2가), 조일양조장(선화동), 동방극장과 송주옥(신포동), 애경사(북성동2가) 등이 사라졌다. 의미있는 근대건축물을 연달아 부수면서, 사진 몇 장을 근거로 대불호텔을 복원하고, 심지어는 현대식 건물 외관에 목재를 붙여 일본식이라 우긴다. 거대한 일본고양상이 길을 막고, 차이나타운은 붉은색으로 변했다. 목적은 단 하나 관광이다.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돈을 벌겠다는 심산이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때 인천으로 돈을 쓰러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인천사람들이 돈을 번다니 기쁘다. 그러나 관광객이 인천을 찾는 이유는 어줍잖은 볼거리가 있어서가 아니다. 다른 동네에는 없는 인천 개항장만이 간직한 근대문화유산을 보기 위해서다. 이번에 철거된 애경사 건물만 해도 1930년대에 유행하던 건축양식과 수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벽돌을 쌓아 구조체를 만들고, 당시 첨단 건축기술이던 철근콘크리트 보를 걸었다. 손쉽고 값이 저렴한 트러스 대신 철근콘크리트 보를 쓴 것은 그 위에 한 층을 더 올리기 위해서였다.
건물에 적용된 디자인 수법도 돋보인다. 기단은 화강암으로 처리해 안정감과 변화를 주었고, 벽체돌림띠와 인방, 창대석은 당시에 유행하던 인조석으로 마감했다. 특히 벽체 모서리 벽돌을 서로 엇갈리게 한 단 걸러 표면에 몰탈을 발라 모서리를 강조하는 방법은 다른 건물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이었다.

애경사(2009년과 1937년)  출처 : 좌측_필자촬영   우측 _대경성사진첩(1937년)

애경사 부지 앞뒤로 도로가 지난다. 원래의 도로는 지금은 이면도로가 된 ‘참외전로 59번길’이다. 이 길에 면한 건물의 모습은 건물 철거 전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었다.
전면도로인 ‘제물량로’는 해방 후에 개설된 것으로, 이 도로개설로 애경사 부지 일부가 잘려나갔다.

혹자는 애경사 건물이 역사도 불분명하고, 예술가치도 없는 낡은 건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략 1930년대 초반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애경사 건물에 적용된 건축양식은 당시 유행했던 세제션 양식이다. 세제션은 19세기에 유행된 장식주의에서 벗어나 기능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등장한 양식으로 분리(파)주의로 불리기도 한다. 당시 일본건축계는 분리파 건축을 열광적으로 받아들여 많은 건축물을 이 양식으로 지었다. 이처럼 겉보기에는 낡고 하찮은 건물이지만,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예술사조로 식민지 건축물을 평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않으나, 보잘 것 없는 건물이라는 말을 반박하기 위해 덧붙여 본다.
전쟁의 포화와 산업화 시대의 개발압력에도 살아남은 건물이 관광이라는 돈벌이 앞에 흔적없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진 이 시대에도 근대건축물이 계속 사라지는 현상은 납득하기 어렵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원도심이다보니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고, 사람이 몰려들다보니 주차난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역사와 문화가 담긴 건물을 허무는 일은 지극히 비문화 행동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원인은 낡은 건물이니 철거한다는 단순한 접근방식에 있다. 근대건축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댄다면 건물의 외벽을 살리면서도 주차장을 만들 수 있다.

개항으로 설정된 인천 조계지에는 격자형 가로망과 도로, 전기와 수도와 같은 도시기반 시설이 갖춰졌다. 인천으로 몰려 온 외국인은 이곳에 자기나라에서 유행하던 건축양식을 옮겨와 건물을 세워 나갔다. 결과적으로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여러 나라에서 유행하던 건축양식의 건물이 인천에 들어섰다. 이러한 독특한 문화환경이 남아 있는 인천개항장은 인천만이 가진 역사자원이다. 화교의 생활터전인 차이나타운이 있어 소중한 역사문화환경을 생동감있게 만든다. 인천시민은 식민지 잔재인 근대문화유산을 보는 시각도 남달랐다. 먹고 살기 급했던 1960년대 초에 인천 근대건축이 가진 가치를 담은 ‘개항과 양관역정’이 발간될 정도의 수준 높은 문화의식을 갖고 있었다. 높았던 인천시민의 문화자존심이 관광이라는 돈벌이 앞에 허물어지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애경사(비누와 양초제조)가 있었던 중구 북성동2가. 정미소와 양조장, 간장공장이 있었고, 지금도 그 자취가 남아 있는 동양방적(현, 동일방직), 풍국제분(현, 삼화제분) 등이 위치한 동구 만석동 일대로 이어지는 지역은 인천 최초의 공업지역이다. 일제강점 말기 부평일대에 세워진 산업문화유산과 인조견을 만들던 강화읍내의 산업유산도 주목해야할 근대문화유산이다. 해방이후 산업화와 도시의 성장과정에서 세워진 현대건물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근대건축물’은 지은 지 50년이 경과한 건물을 말한다. 해방이후에 세워진 건물도 여기에 포함되지만, 상당수는 개항이후 해방이전까지 외국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근대건축물 대부분이 일제가 식민지 경영을 위해 세운 것으로 일본에서는 이를 식민지 건축이라 부른다. 일제강점의 쓰라린 역사를 지닌 우리에게 근대건축은 결코 멋지거나 예술가치가 높은 건물이 아니다. 식민지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들이 물러간 뒤 근대건축물 안에서 우리가 써 내려간 역사는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이 생길 때마다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떠들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 이상 서로를 미워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은 인천 전역에 산재한 문화유산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 조사가 단순한 학술용역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근대건축 전문가를 필두로 그동안 현장에서 활동한 시민들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전수조사 후에는 보존 대상과 철거해도 되는 건물을 시민합의를 통해 가리고, 한옥 등 건축자산법에 따른 기본계획도 세밀하게 수립되도록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건축에는 시대가 담겨 있다는 말이 있다. 애경사를 철거한 자리에 들어설 주차장은 우리 시대의 사상적 가치와 문화수준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될 것이다. 문화재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서명부와 유서 깊은 건물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악담을 퍼붓는 현상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바로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근대건축물 철거의 책임문제는 너와 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란 말이다. 누구의 잘, 잘못을 넘어 이번 일을 인천의 문화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성숙한 문화의식을 가진 지혜로운 인천시민이다.

 

글, 사진제공/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실내건축과 부교수




문화로 풍요롭게! 인천을 이야기합니다! 2017 인천문화포럼 출범식

지난 5월 17일 오후 2시 올림포스 호텔에서 인천문화포럼 출범식이 열렸다.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인천문화포럼은 지난 10월 시가 발표한 ‘문화성시 인천’ 문화주권 사업과 관련해 그 방향을 제시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시민과 문화계가 함께하는 문화정책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문화정책·콘텐츠’, ‘생활문화’, ‘청년문화’, ‘문화가치확산’, ‘문화환경·국제교류’의 다섯 가지 분과를 구성하여 지역의 문화예술 현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및 활동가 100여 명을 분과별 위원으로 위촉했다.

윤학원 민간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때는 문화와 예술이 몇몇 한가로운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취미라고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삶의 즐거움과 기쁨을 문화와 예술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거대한 담론을 논의하기보다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누리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논의하는 마당이 되었으면 한다.”며 인천문화포럼에 갖는 기대를 밝혔다.

또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발표한 문화주권사업의 추진상황을 발표하며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나름대로의 문화관과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독창성과 지역의 문화발전으로 이어진다.”며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높일 것을 제안하면서도 “대신 개인의 이해관계와 이기심을 담은 어줍잖은 소신과 주장을 버리고 인천의 문화발전을 위한 배타심을 가지고 힘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출범식이 끝나고 각 분과의 위원들이 모여 분과별로 토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기자 역시 청년문화 분과의 위원으로 위촉되어 청년문화 분과위원 회의에 참여했다. 이날 분과회의는 앞으로 진행할 포럼의 의제를 각 분과의 위원들이 직접 선정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계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청년문화 분과는 포럼의 주제 뿐 아니라 형식적 틀까지도 자유롭게 고민해보며 발제와 토론의 딱딱한 형식이 아니라 워크숍과 네트워크 파티 등으로 포럼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문화 분과 위원장으로 위촉된 문화자치연구소 거리울림 백지훤 대표는 “기존의 토론회나 포럼에서 논의한 안건들이 제대로 기록되거나 처리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청년문화분과의 청년희망포럼에서 논의한 안건의 후속 처리과정을 위원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운드바운드’나 ‘청년문화대제전’에 대해서는 “청년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기성세대가 가지지 못한 청년들의 독창성, 아이디어 그리고 주체성을 인정하고 청년에게 부족한 노련함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청년문화 분과 위원이자 인하대학교 학생이자 유동우 씨는 “논의하는 안건의 대부분이 문화, 예술 콘텐츠 생산자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청년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일반 청년, 즉 수용자에 초점을 둔 안건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문화예술,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경우 청년들에게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지역별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아 기초 지자체의 청년 문화 관련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등 청년문화정책이 마주한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고 갔다. 청년문화 분과의 청년위원들은 앞으로 총 세 번 진행하는 포럼을 통해 청년예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청년문화정책을 제안하며 일반 청년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다. 주최 측에서 위촉한 위원 이외에도 다양한 청년들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다음 포럼은 ‘네트워크 파티’의 형식으로 공유공간팩토리얼에서 6월 중에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문화포럼은 기존 인천문화재단이 진행하던 목요문화포럼, 정책토론회 등과 형식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관의 주도로 포럼 주제를 정하고 분기별로 1회씩만 진행하던 기존과는 달리 분과별로 3-5차례 포럼을 진행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며 각 분과의 위원들이 직접 안건을 정하며 주체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일각에서는 인천문화포럼을 두고 문화를 정치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인천문화포럼이 ‘보여주기 식’의 정책으로 전락하지 않고 지역의 문화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이고 날카로운 비판과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글/ 김진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사진 / 민경찬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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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새로워지는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 개관 
인천아트플랫폼을 찾는 관람객들이 급증함에 따라서 그간 입주 예술가들만 사용하던 중앙광장의 공동작업실을 이전하고, 그곳에 지난 4월 28일 ‘창고갤러리’를 개관했다. 창고갤러리는 플랫폼의 중앙광장에 위치하여 오가는 관람객에게 접근성이 높은 공간으로 “안을 열어 밖을 밝히겠다.”라는 최병국 관장의 의지를 담은 첫 번째 행보다. 이곳은 1993년 ‘해안동 창고’ 와 사무실로 쓰이다 지역예술가들의 ‘피카소 작업실’이었던 공간으로 초기 ‘해안동 창고’ 명칭에서 착안해 ‘창고갤러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중소규모 전시공간인 창고갤러리는 B동 본전시장을 보조하는 기능과 함께 다양한 예술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시민들과 보다 많은 접촉면을 만들어 소통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창고갤러리의 개관 전시로는 <공업도시 인천>전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4일까지 열렸다. <공업도시 인천>전은 인천에서 가장 익숙한 풍경임에도 직면하지 않았던 공업도시로서의 의미와 면모를 예술가의 작품들로 짚어보는 전시였다. 근대화에 공업화는 필연적인 요소라는 사고의 전환을 꾀함으로써 공업화 이전에는 등장할 수 없었던 소재나 주제를 다룬 작품 10점을 선보였다. 5월 12일에는 ‘도시전문가와 사진가가 소개하는 인천의 공업화와 근대화’라는 주제로 전시연계 세미나도 마련되었다. 강연자로 참석한 박진한 교수(인천대)는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 해방 후, 1970-80년대까지 시대별로 특이성을 갖는 인천의 공업화와 도시화의 역사를 안내해주었고 인천 풍경을 소재로 작업해온 이영욱 사진작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며 주제와 관련된 시사점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어 오는 5월 16일부터 5월 26일까지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인천아트플랫폼 8기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단기(3-5월) 입주작가인 미디어 아티스트 티모 라이트(핀란드)가 결과보고 전시 <엑스 니힐로(Ex Nihilo) – 무(無)로부터>가 바로 그것이다. 작가가 레지던시 기간에 제작한 동명의 영상작품은 죽음의 공포와 영생을 향한 인간의 갈망에 관한 실험 다큐멘터리로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 미국 오레건주에 위치한 인체 냉동 보존(cryonics) 시설, 노르웨이의 외딴 섬에 위치한 ‘스발바드 세계 씨앗창고’ 등 3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창고갤러리의 긴 벽면에 가로로 나란히 설치된 3채널 영상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존재의 허무함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시도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개방형 창작공간 운영
인천아트플랫폼은 예술을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를 실천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방형 창작공간 운영을 시도한다. 아트플랫폼은 3월부터 5월까지 공모와 심사를 거쳐 개방형 창작공간 내에서 시민들과 함께 ‘IAP 커뮤니티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할 3팀의 예술가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예술가들은 각각 시민과 전문 예술인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허물어 보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이들은 예술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강좌와 아트마켓을 선보이거나, 체스 게임을 소재로 하는 참여형 작품을 기획하고, 주부들과 시나리오를 만들어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아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선정된 팀은 6월부터 주중에 4일(평일 3일과 주말 1일)간 시민들을 창작공간에 초대할 계획이다.

24시간 불 밝혀진 인천아트플랫폼 홍보관 
5월 말에는 인천아트플랫폼 내 입주 작가 스튜디오 건물과 중앙광장을 이어주는 보이드(void) 공간에 24시간 불이 밝혀질 유리전시장이 개관할 예정이다. 이 유리전시장은 관람객들에게 인천아트플랫폼에 대한 다채로운 정보를 제공하고자 장소가 가진 역사, 각 공간(건축)소개, 2009년 설립 이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한 300여 명의 시각예술분야, 공연예술분야, 연구평론분야 등의 입주작가들과 진행한 전시와 공연의 흐름과 성과를 홍보하는 홍보관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변적으로 윈도우 갤러리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늦은 밤, 고즈넉한 건축물과 만남 
인천아트플랫폼의 건축물 경관과 곳곳에 설치된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돋보이게 할 야간 조명을 개선한다. 중앙광장을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현수등(현수교를 연상시키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하여 조명을 밝히는 조명등)이 늦은 시간에도 아트플랫폼의 거리를 밝혀 주어 밤늦은 시간에도 시민들이 고즈넉한 분위기의 건축물들을 관람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현재 하버파크 방향의 길가에 설치된 현수막 시설에 전광판을 설비하여 관내에서 진행하는 행사와 입주작가 홍보에 효과를 높이고, 13개 동의 건축물과 관내에 설치된 공공미술작품을 위한 별도의 경관 조명 역시 개선하여 유리전시장과 함께 야간에 방문해도 볼거리가 많아 즐거운 추억을 남겨 줄 것이다.

드라마 도깨비, 영화 뷰티인사이드 등 어디선가 본듯한 그곳 
인천아트플랫폼은 2016년 드라마 <도깨비>, 2015년 영화 <뷰티인사이드> 등 각종 드라마와 광고촬영지로 공간이 노출되면서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관광객이 급증하였다. 파급력이 큰 대중매체에 인천아트플랫폼이 등장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익숙한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매스컴에 드러난 모습을 상상하고 온 방문객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과는 다른 현실 속의 복합문화예술공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전시, 공연, 건축물을 관람하는 시간을 보낸다. 차이나타운이나 신포동 일대의 먹거리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가족, 연인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근현대 건축물을 활용한 국내 최고의 예술가 레지던시 기관 
인천아트플랫폼은 1883년 개항 이후 건립된 건축문화재(등록문화재 제248호)와 1930~4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등을 마련한 공간이다. 그 결과 설립 직후인 2010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과 제33회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동시에 수상하였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국내외 시각예술, 공연예술, 연구평론 분야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머무르며 창작활동을 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기관이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총 300여 명의 입주 예술가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매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 입주 예술가들은 한 해 동안 프리뷰전시, 플랫폼 살롱, 오픈스튜디오, 작가지원 전시 및 공연, 결과보고전시에 참여하고 스튜디오를 제공 받는다. 프리뷰전시와 플랫폼 살롱은 갓 입주한 작가들의 기존 작품 세계를 전문가 및 관람객과 서로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입주 중간에는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작가들의 전시(개인전, 단체전)과 공연을 지원하며 11월에는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외부 전문가와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오픈스튜디오와 한 해 동안의 결과를 보고하는 결과보고전시가 열린다. 예술가들과 시민들에게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부터는 해외 기관과의 네트워킹 강화와 기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전)입주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일본과 인도에서의 레지던시 교류 프로그램과 국제 큐레이터 교류사업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다채로운 행사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1년 내내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입주 예술가들의 전시(프리뷰전시, 개인전 및 그룹전)와 공연은 물론, 다양한 대관전시, ‘만국시장’, ‘밤마실 축제’, ‘아트마켓’, ‘야외기획공연’, ‘15분 연극제(8월)’, ‘건축문화제(10월)’, ‘디자인페어(10월)’, 2017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꽃 ‘오픈스튜디오와 결과보고전시(11월)’ 등까지 시민들이 연중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행사들이 마련되어 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다.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바로가기▶)와 페이스북을 통해 미리 읽어 보고 찾아오셔서 곳곳에 숨어 있는 재미를 찾아보시길 바란다.

글 / 아트플랫폼운영팀장 양종남




시민과 함께 역사에서 미래를 찾는 강화역사문화센터

지난 2017년 3월 1일 인천문화재단과 강화고려역사재단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존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업무는 강화역사문화센터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강화역사문화센터의 2017년 주요 사업을 소개합니다.

2017년 강화역사문화센터의 사업은 기본적으로 지난 3년여간 강화고려역사재단이 꾸준히 진행해 온 성과와 목표의 연장선에 있다. 센터의 사업영역은 크게 강화역사의 원형을 확인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조사연구사업과 그렇게 조사된 내용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교육홍보사업으로 나뉜다.

조사연구사업 중 <고려시대 강화 도읍 공간구조 연구>는 고려의 강화 도읍 시기 궁궐의 위치와 범위를 조사하는 사업이다. 사적 133호로 지정된 고려궁지는 20여년에 걸쳐  발굴했으나 고려궁궐 흔적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에서 고려궁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런 의견을 수용하여 2016년에 제작한 강화읍 3D 입체지형도를 바탕에 두고 자연환경, 지형변화, 고고학 조사 성과를 종합하여 궁궐의 위치를 추정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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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관방유적 조사연구>는 지적․지형관련 국내 최고 전문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협력하여 조선후기 강화의 방어체제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관방유적, 그중에서도 돈대(墩臺)를 정밀 실측하는 것이다. 2016년 3개소에 이어 올해는 오두, 굴암, 망양 등 돈대 7개소의 실측도면, 3D 입체영상, 항공촬영사진을 확보하여 학술연구와 유적의 보존․관리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향후 세계유산 등재 관련 자료로도 폭넓게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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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해양도서문화 학술조사>는 강화의 부속도서로 구성된 교동, 삼산, 서도 등 3개 면의 역사문화자원을 각 1년씩 조사하는 것으로 올해는 교동면이 대상이다. 교동의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관방(關防)’을 주제로 센터 연구원들이 직접 조사하고 집필하여 그동안 발간된 교동 관련 지역사 자료와 차별성을 드러낼 것이며, 센터의 조사연구역량을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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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7년에는 두 건의 정책연구를 센터 자체로 수행할 계획인데, 하나는 2018년이 태조 고려 고종 홍릉(강화읍 국화리) 왕건이 즉위하여 고려를 연지 110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 주목하여 강화를 포함한 인천에서 실행하거나 제안할 만한 사업을 구상하고 제안하는 <고려 개국 1100주년 기념사업 방안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강화의 대표적 고려 유산인 왕릉급 능묘 6기를 2013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연계/확장 유적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강화 고려왕릉 세계유산 등재 방안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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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 강화의 역사를 공유하는 교육홍보사업으로는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센터에서 제시한 유적을 골라 답사하고 그 감상을 센터 홈페이지와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상․하반기 <강화역사 서포터즈>, 강화 역사 중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골라 상반기에는 강화에서, 하반기에는 인천에서 각 6회의 강좌를 진행하는 <강화역사 아카데미>, 유관기관과 함께 고등학생 대상 인천역사과거대회를 개최하고 수상자의 강화답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주로 문화소외계층의 강화답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청소년 강화역사 바로알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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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소식지를 이어 6월과 12월에 2차례 발간하며, 인천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소개하여 시민들이 다각도로 인천의 역사문화를 알 수 있도록 돕기 위한‘인천역사 달력’제작, 강화해양관방유적에 대한 시민 참여 사진 공모전으로 마련될 사진전, 사진집 발간 등도 진행 예정이다.

강화역사문화센터는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성과를 센터의 사업과 내용에 온전히 반영하여, 2017년이 더 많은 시민들과 역사를 주제로 이야기나누는 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강화역사문화센터




인천 청년, 서로를 잇다.

지난 해 5월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정책토론회 ‘문화도시 인천을 위한 청년들의 제안’에 모였던 많은 청년들은 입을 모아 ‘청년들이 한데 모이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청년끼리도 분야와 이슈가 다양하기 때문에 잘 뭉치지 않고, 기관에서 주최하는 단발적인 행사를 통해 모인다고 하더라도 네트워크를 만들고 모임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인천에는 청년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공통의 이슈를 찾아 이어가는 모임들이 형성되고 있다. 3월에 열린 인천의 청년 모임 두 곳을 찾아가보았다.

(“포토월입니다. 멋진 포즈 한 번 보여주세요!”)

첫 번째로 찾은 모임은 지난 3월 3일 저녁, 구월동의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열린 ‘인천 청년 네트워킹 파티’였다. 청년인천의 주최로 열린 이날 파티에는 대학생, 정치인, 문화예술인, 청년창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50여명이 모여 정치, 경제, 일자리, 젠더, 문화예술, 창업 등 폭넓은 주제의 청년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소 무겁고 우울한 주제로 모였지만, 청년들이 조직하고 기획한 모임답게 재치와 활기가 넘쳤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재미난 문구로 가득한 포토월이 보였고, 모든 참가자들이 마치 영화제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포토월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포토월에는 ‘몸은 바쁜데 남는 돈은 없다’, ‘제일 바쁜 시기에 제일 한가해요’ ‘고양이>아기’ 등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자조적으로 담은 ‘웃픈’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청년에게만 발언권을 드립니다.”)

이날 행사의 1부는 참여한 모든 청년들이 각자 관심 있는 청년문제의 키워드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3분 스피치’로 진행되었다. 각자의 발표시간 3분이 넘으면 닭 울음소리를 울리고, 뒤늦게 들어오는 지각자를 웅장한 등장음악으로 환영하는 등의 재미있는 구성도 눈에 띄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규칙은 청년에게만 발언권을 준다는 것이었다. 자리에 앉은 청년들이 돌아가면서 빠짐없이 발언권을 얻어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반면, 40세 이상의 중, 장년층 참여자들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은 청년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어야 했다. 기존의 토론회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청년들은 이번 행사의 규칙에 대해 통쾌함을 느끼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쏟아냈다.

사회를 맡은 거리울림 백지훤 대표는 행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행사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당신들 배후가 누구냐는 질문이었다, 청년들이 필드에서 당한 경험이 많아 의심이 많다. 이런 자리가 생기면 누가 또 우리를 들러리 세워 이용할지 의심부터 하고 본다’고 말하며 ‘우리의 배후는 우리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이전과 같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청년들이 적은 청년들의 키워드”)

분야도, 관심사도 모두 다른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참여자들은 다르면서도 비슷한 서로의 고민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기획협동조합의 정상섭 씨는 ‘문화예술인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지원사업 밖에 없다. 지원사업이 아니라 일자리가 필요하다.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을 지속하면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계약직 연구원으로 인천 남구의 청년정책을 위한 사전연구를 하고 있다는 조수미 씨는 ‘대부분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장년층이기 때문에 장년층의 힘없이 청년층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사업 내에서 손과 발이 되어 실행하고 노력하는 것은 청년층’이라며 ‘그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싸운다면 모두가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심있는 키워드로 ‘청소년 인권’과 ‘동물권’을 꺼낸 수험생 오성용 씨는 청년 모임에 와서 ‘동물권’을 주장하는 데에 대해 ‘이 사회는 청소년과 청년을 비롯한 약자와 소수자가 살아가는 모습이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사회’라며 ‘나이와 경력에 따른 대상화, 사회적인 억압 없이 존중받으며 살고 싶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행복하게 살 권리를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치맥과 함께하는 네트워크 파티”)
청년인천의 이현정 대표는 ‘청년 문제라고 말하는 이슈들을 이전에도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저 개인의 문제라고 여겼다. 하지만 밖에 나와서 여러 청년들을 만나보니, 내가 겪는 어려움을 다른 많은 사람들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힘든 것이 각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임을 만들어 청년들의 문제를 공유하고 목소리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모임을 주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청년인천은 2016년 봄에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인천의 청년문제와 청년정책을 위한 ‘인천청년문화정책포럼’, 청년들이 즐기면서 자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부엉이 프로젝트’와 같은 활동을 이어왔다. 앞으로도 자신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여기며 혼자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만나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을 제안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청년인력소 네트워크 파티”)

3월 19일 일요일, 부평의 락캠프에서는 또 다른 인천청년들의 모임인 ‘청년인력소’의 세 번째 모임이 진행되었다. 청년인천의 네트워킹파티가 각자도생하던 인천 청년들이 연대하여 청년문제를 공론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면 청년인력소는 ‘쓰실 분, 하실 분’을 슬로건으로 실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청년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하고 싶었지만 함께 할 사람이 없어 묻혀두었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자리이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청년인력소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페이스북 안내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하고 참가비 만 원을 입금한 뒤 자신의 프로필을 제출하면 된다. 물론 프로필은 당일 그 자리에서 수기로 작성해도 되고, 참가비 역시 현장결제가 가능하다. 참여자들이 작성한 프로필은 하단에 붙은 문어발 같은 연락처 쪽지와 함께 게재된다. 프로필을 구경하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졌거나,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발견하면 쪽지를 떼어 직접 연락하면 된다.

(“5분 테이블과 청년프로필”)
프로그램은 돌아가며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는 ‘5분 테이블’과 미리 신청한 참여자의 공연 시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참여자들의 성향에 따라 매번 모임은 다른 성격을 가진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영상 관련 활동을 하는 참가자들과, 자신의 활동을 영상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참여자들이 모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일자리와 인력을 찾는 활동이 활발했다. 참여자들은 즉석에서 욕으로 캘리그라피를 하고, 행위 예술을 하는 등의 ‘욕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다. 세 번째 모임은 음악 활동을 하는 참가자가 많이 모여 뒤풀이 내내 기타를 치고 노래하며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4월에 있을 다음 모임은 락캠프 근처 공원에서 봄 소풍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청년들이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인 만큼, 청년들의 입장을 고려한 섬세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적는 참여자 인적사항에는 ‘이름’과 ‘오늘 기분’ 두 가지 항목만 있었다. 소속이 없거나 활동 분야가 다양해 인적사항을 적기 곤란했던 청년들을 배려한 것이다. 또한 참여자 등록을 마친 뒤 뽑기를 통해 앉을 자리를 정한다. 친한 참여자들끼리 함께 앉는 것을 방지해 혼자 오는 참여자를 배려하고, 새로운 청년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즐거운 뒤풀이”)

인천과 서울, 부천 등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강헌구 씨는 ‘음악을 전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작업할 친구를 찾기가 어렵다.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낼 친구를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친구를 찾기 어려운 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천에서 활동을 이어가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고 자란 동네에서 친구들과 음악을 하고 싶다. 비틀즈도 리버풀의 작은 동네 펍에서 친구 네 명이 모여 활동하다가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밴드가 된 것’이라며 ‘지역에서 기반을 쌓고 메이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역에도 좀 더 다양한 음악, 예술활동의 근거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혁신파크에 위치한 사회적기업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여은미 씨는 ‘집은 인천이지만 서울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인천이라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없었다. 서울에는 청년들이 모일 공간이 많기 때문에 자주 마주치고 자연스레 네트워크가 생긴다. 인천에서도 많은 청년을 만나고 활동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페이스북에서 청년인력소에 대한 홍보를 발견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소파사운즈 인천에서 공연기획을 하고 있는 홍성현 씨는 ‘초, 중, 고, 대학교를 모두 인천에서 나왔기 때문에 모든 인적 네트워크가 인천에 있다. 인천에서 문화기획을 하고 싶지만 인천은 서울에 비해 문화기획에 대한 수요도 제도적 장치도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현장에서 렌트하는 데 백만 원이 든다고 하면 업체와 입을 맞춰서 백이십만 원으로 간이영수증을 끊고, 이십만 원을 챙기는 식으로 기획비를 챙기는 모습을 많이 목격한다. 문화기획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은 돈이다. 열정과 응원과 격려로는 부족하다. 어른들은 꿈이 밥 먹여주느냐고 말한다. 꿈이 있으면 세 끼 먹을 걸 두 끼만 먹고, 두 끼 먹을 걸 한 끼만 먹어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아예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밥을 먹어야 꿈을 꾼다. 인천시가 시장개입을 통해 인천 문화기획의 수요와 공급이 서울로 새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의 문화기획이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청년 시절이 가기 전에 진한 족적을 남기고 ‘우주의 아이돌’이 되고 싶어 청년인력소를 기획, 운영하고 있는 정예지 씨는 ‘기관의 지원을 받으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입맛을 맞춰야 하는 게 싫어 일단 저질렀다. 하지만 참가비로만 운영하기에는 재정에 어려움이 따른다. 커피지원, 주류지원, 공간지원 등 청년인력소의 본질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작은 부분부터 지원받는 방법을 생각중이다’라고 밝혔다. 청년인력소는 지금 ‘쓰실 분’을 찾고 있다. ‘하실 분’에 해당하는 청년들은 많이 모였기 때문에 ‘쓰실 분’들을 더 많이 찾고 연계하여 참여자 모두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북마크에 등록하면 ‘모으다 잇다 흔들다’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인천 청년들이 만들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슬로건이 아닐까.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이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했던 인천 청년들은 지금 스스로 모임을 조직하고, 필요에 따라 친구를 찾아 서로를 이어가고 있다. 모이고 이어진 인천 청년들에게는 이제 흔들 일만 남았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판을 뒤흔들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은,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하고, 그 위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며 뛰어다닐 인천 청년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글/ 김진아 문화통신3.0 시민기자
사진/ 청년인천, 청년인력소 제공




2017 인천문화재단 신규&역점사업 소개

2017년 인천문화재단은 역점 사업을 통해 인천의 문화적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연계한 콘텐츠들이 펼쳐질 다양한 장을 열어 인천시민들이 더욱 풍성한 문화향유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섬 예술 프로젝트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의 숨은 문화자원인 섬을 오래전부터 주목해왔다. 지난 몇 년 동안 섬만을 대상으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진행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작년에는 신도-시도를 중심으로 섬 예술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하였는데 올해에는 이를 조금 더 확장할 예정이다. 장르도 확대하고 시민들의 참여기회도 늘리는 것은 물론 흥미로운 실험도 계획 중이다. 관광객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것도 사업 기획의 주요 착안점이다.

인천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공연 제작
인천은 인구 300만 도시로 성장했지만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은 빈약한 상황이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하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공연작품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가 2017년부터 시작된다. 공연작품 제작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올해에는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차원에서 스토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청년문화대제전
청년은 요즘 한국 사회의 화두이다. 2017년은 청년이 인천문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초를 닦는 해로 삼았다. 인천문화재단은 이미 ‘바로 그 지원’이라는 사업으로 전국에서 청년예술가를 지원하는 우수 기관으로 표창까지 받은 바 있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올해에는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재미있게 참여하는 문화 기획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인천문화재단 이현식

시민들과 소통하는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은 2009년 인천광역시가 원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해안동 일대의 근대 개항기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조성한 예술가 창작공간이다. 4월, 2017년 8기 입주 작가로 선정된 6개국(한국,중국,일본,호주,프랑스,핀란드) 28팀(42명)의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2017 IAP 단편선> 전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오픈스튜디오, 기획공연, 기획전시, 교육프로그램, 아트마켓, 결과보고전 등 입주작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들을 준비 중이다. 이번 해는 1883년 개항 이후 건립되어 100여년 전후의 역사를 품고, 건축조형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의 13개 건물들을 야간에도 더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도록 경관조명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중앙 거리에는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예술작업을 접할 수 있도록 개방형 전시장 2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간 1년에 1차례 진행되는 오픈스튜디오를 통해서만 입주작가들의 작업실을 볼 수 있어서 아쉽다는 많은 시민들의 요구를 해소하기 위해 매주 2~3번 작업실을 오픈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그램을 운영할 개방형 창작공간(스튜디오)도 신규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맺은 ‘요코하마 뱅크아트 1929’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국제교류사업을 시작하며, 하반기에는 입주작가와 인천작가를 국외에 알리는 기획사업도 준비 중이다. 예술의 창작, 유통, 향유, 교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레지던시 운영을 위해 인천아트플랫폼은 앞으로도 예술가와 시민 사이에서 최선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인천아트플랫폼 양종남




지하에서 꽃피는 새로운 문화공간

기획

-주안시민지하상가 문화공간 아트애비뉴27를 가다

2017년 인천문화통신3.0의 첫 취재를 나서며 향한 곳은 지난해 9월 30일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생겼다는 문화공간 아트애비뉴 27이었다. “주안에 그런 곳이 있어요?” ‘아트애비뉴 27에 다녀오라’는 미션 앞에서 기자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주안이면 4년간 통학하며 뻔질나게 드나든 곳이고, 리모델링한 지하상가도 자주 지나다녔는데, 문화공간이 생겼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고도 연습공간이나 공연 장소가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을 떠올리면 근처에 문화공간이 생겼다는 소식이 반갑기도 했지만, 작년 9월이면 오픈했다니 벌써 반년이 넘었다는 건데 도대체 어디에 어떤 공간이 생겼다는 말인지… 주안 일대에 사는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모두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이쯤 되면 실제로 운영 중인 공간인지도 의심스러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아트애비뉴 27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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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안시민지하상가는 과거 꽃가게들이 모여 있었던 화훼산업의 중심지였다. 화훼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하상가의 가게들도 하나 둘 문을 닫게 되었고, 상권 역시 주안역 일대로 옮겨가며 결국 셔터가 내려진 빈 가게들만 즐비한, 어둡고 음침한 빈 공간으로 오랜 시간 방치되었다. 공예거리를 조성하는 등의 시도도 있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주안역 지하상가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하면서 시민공원(문화창작지대)역이 생겼고 주안시민지하상가 역시 재단장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주안시민지하상가는 (구)시민회관 사거리부터 제일시장을 지나는 거리에 조성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아트애비뉴27은 제일시장과 도화 IC 방면에 조성되었다. 인천지하철 2호선과 연결된 1번 출구 일대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 덕분에 유동인구가 많은 반면, 반대편인 27번에서 29번 출구 일대는 유동인구가 적어 해당 점포의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 확실했다. 도화IC 일대의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남구청의 제안으로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과 주안시민지하상가가 협력하여 27번 출구 일대의 점포들을 과감하게 없애고 만든 것이 바로 문화공간이다. 공간의 이름은 27번 출구에서 착안해 아트애비뉴27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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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애비뉴27은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실 8개와 20명 내외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 홀과 스터디룸, 북카페와 공연장, 전시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체적으로 기획한 공연이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지역의 크고 작은 동아리에게 연습 공간과 공연 진행 지원도 한다. 어린이집 발표회, 동호회 정기공연 등을 위해 공간만 대여할 수도 있다.

아트애비뉴27의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27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한 북카페에서 대관신청서를 작성하면 즉석에서 무료로 공간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전화로도 예약 가능하다. 다른 단체가 먼저 공간을 선점했다고 해서 이용이 불가한 것도 아니다. 담당자가 각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공간을 제시하고 합리적으로 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조율한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누구의 것도 아니다.’라는 것이 공간 운영의 방침이다. 다른 문화공간이 인터넷 예약, 선착순 예약 등으로 기계적인 예약 시스템을 갖춘 것에 비해 아트애비뉴27은 인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예약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턱 없는 공간’을 지향하는 아트애비뉴27에는 실제로 내부의 모든 공간에 문턱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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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프로그램 역시 담당자가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구성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구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엑셀교육의 경우 아트애비뉴27을 지나가던 시민 한 명이 엑셀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평일 저녁에 운영 중이다. 직접 노트북을 들고 올 정도로 수강자들의 만족도와 호응도도 높다. 캘리그라피 수업은 지하상가 내에서 캘리그라피 공방을 운영하는 시민이 강사로 참여한다.

가장 높은 참여율을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은 노래교실이다. 별다른 신청절차나 참여조건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지하상가 출입구 통로에 자리한 공연장에서 진행하다보니 지하상가를 오고가던 시민들도 즉석에서 노래교실에 참여하기도 한다. 노래교실이 열릴 때마다 100명에서 200명의 참여자가 모이는 것은 물론이고, 발표회가 있는 날이면 3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다.

아트애비뉴27은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물론이고 주안시민지하상가 상인들에게도 아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인 A씨는 “문화공간이 지하상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노래교실이 한 번 진행되고 나면 엄청나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문화공간을 찾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하상가 가게에 들르기 때문에 매출이 크게 오른다.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 일부러 문화공간을 소개하기도 한다.”고 말하며 아트애비뉴27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문화공간을 직접 이용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고, 프로그램이나 시설을 이용해 본 적도 없다. 가게 운영을 하는 중에 비우고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화공간을 이용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의향은 있지만, 상인 대부분은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지하상가 내에도 온도차는 존재했다. 10분 정도 걸어 지하상가의 반대편 끝인 1번 출구로 가보았다. 천장에 달린 출구 안내판에 작게 적힌 ‘문화공간’과 드문드문 위치한 입간판을 제외하고는 ‘아트애비뉴27’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매일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을 이용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보경 씨는 ‘아트애비뉴27’를 이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다. 매일 출퇴근길에 지하상가를 지나치는데 반대편 끝으로는 갈 일이 없었다. 그냥 똑같은 지하상가가 이어지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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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까지 아트애비뉴27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은 분야와 참여자 연령대 면에서 기존 주민자치센터가 운영하던 교육프로그램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트애비뉴27을 방문하고 이용하는 시민들의 연령대 분포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전체 이용자의 70%를 차지하며, 나머지 30%는 어린이와 청소년, 직장인 등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이용도가 낮은 층은 20대 청년층이다. 근처의 인하대, 청운대의 학생들과 접촉하여 다양한 행사를 만드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공간에서 직접 나서서 홍보하기보다는 시민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고, 청년들이 직접 공간을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법을 택했다. 아트애비뉴27의 담당자 서일선 씨는 “일부러 소문을 내지 않고 있다. 아트애비뉴27을 들르는 많은 분들이 ‘세금 내길 잘 했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지금 공간을 이용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날 것이라고 자신한다. 머뭇거리면 공간을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트애비뉴27이 이토록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여타 문화공간들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공간은 대부분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이용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트애비뉴27은 평일과 주말 관계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지하상가에 있기 때문에 날씨나 계절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과 연결되어있고, 1호선 주안역과 가까우며, 인천 전역을 연결하는 버스들이 오고간다.

KakaoTalk_20170224_1700365396개월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아트애비뉴27이 이만큼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에는 담당자의 역할도 매우 컸다. 아트애비뉴27의 공간 운영부터 프로그램 기획 전반을 혼자 담당하고 있는 서일선 씨는 인천과 홍대 등 인천과 홍대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 기획, 문화기획 등의 활동을 했던 ‘실력자’다. 갈산동 주민센터의 일부를 재단장해 부평문화사랑방을 만들고 운영하기도 했고, 홍대에 ‘티움’이라는 카페를 열고 새로 활동을 시작하는 밴드를 대상으로 ‘오픈마이크’라는 행사를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운영을 보조하는 사회복무요원 한 명을 제외하고는 아트애비뉴27의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해야하는 것이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어려운 점이 없다.”고 말하는 서일선 씨. 그의 목표는 인천 시민들이 홍대로 가지 않아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고, 서울로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란다. 더불어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그저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향유하고 즐기며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한다. 좋은 공간과 담당자의 열정, 시민들의 참여가 만들어 낼 아트애비뉴27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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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민기자 김진아
사진/아트애비뉴27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