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정책동향

<인천시 주요사업>

인천, 새 정부와 ‘정책 교감’ 시작한다
인천시 정책과 새 정부 공약 잇기가 본격화됐다. 문화예술 관련으로는 예술인의 문화복지 사각지대 해소 정책에는 인천예술인복지 TFT를 구성해 실태조사와 사업을 발굴한다.

시민대학 운영·아트마켓 활성화… 인천시 ‘5개년 문화정책’ 밑그림
인천시가 중장기 문화예술 정책의 밑그림인 ‘인천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안’을 발표했다. 인천 문화예술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할 ‘인천문화포럼’도 출범했다.

재정건전화 성과, 시민행복에 쓴다
시는 제1회 추경예산을 9조원을 넘게 편성하였으며 문화와 예술분야 추경예산안을 보면 아트센터 개관 43억원, 개항문화플랫폼 확대 조성 20억5천만원 등 문화가 넘치는 문화성시 인천구현에 총 129억원이 투여한다.

‘인천문화포럼’ 출범…문화예술계 100명 참여
인천의 문화예술 정책 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추진할 인천문화포럼이 출범했다.

인천시 개항문화플랫폼 조성 총력… ‘문화성시’ 꿈꾼다
인천시가 ‘개항문화플랫폼’ 조성에 힘을 쏟는다. 민선6기 핵심 사업인 ‘문화성시 인천’의 일환이기도 하다. 개항문화플랫폼은 중구 아트플랫폼 일대의 개항장 지역을 문화로 재해석한 것이다.
↳ 인천시, 문화성시 문화주권사업 개항문화플랫폼 조성 본격 가동  

 

<영상 ‧ 콘텐츠>

아시아를 잇는 영상 콘텐츠 유통의 중심에 선 인천
문화관광체육부의 국제 다큐멘터리 마켓 지원 사업에 인천시의 아시아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마켓과 인천다큐멘터리 포트가 최종 선정돼 국비 3억원을 확보했다.
↳ 관련 보도자료 

인천영상위-미스틱엔터테인먼트 독립영화 제작 손잡기로
인천영상위원회와 미스틱엔터테인먼트가 독립영화 제작에 협력함에 따라 인천의 독립영화 제작에 청신호가 켜 질 전망이다.

‘3박자 영상산업’ 전진기지로 뜨는 인천시
인천이 ‘영상문화도시’로 우뚝 선다. 각종 영화 및 드라마 촬영은 물론 국제 행사까지 연이어 열려 영상 분야의 신흥도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5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인천시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인천시영상위원회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주관하는 행사로, 지난 4년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문화다양성의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으며 지역의 내실 있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문화시설 ‧ 공간>

인천 옛 송학사 건물, 음악창작 공간 탈바꿈
과거 국군 기무 부대의 주둔지였던 인천 ‘송학사’가 부평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탄생했다.

트라이보울 명실상부 인천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우뚝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송도 트라이보울에서는 2017년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풍성한 공연과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 중구 생활문화센터 『개항장 문화마당』개관
중구 생활문화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생활문화센터 조성사업에 선정되어 국비와 시·구비 등 2억 원을 들여 중국문화관광체험관을 리모델링하여 조성했다.

 

<역사 ‧ 문화>

인천시, 개항기 미국인 선교사 랜디스 실물자료 확보
인천시는 인천 연수구 청학동 외국인묘지를 인천가족공원으로 이전하던 중 개항기 미국인 선교사 엘리 랜디스의 무덤에서 십자가 장신구를 발견하고, 이에 따라 인천시립박물관이 주한 미국대사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 유물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강화군, 돈대예술제 연이어 개최
강화군 돈대예술제는 강화군의 가장 중요한 유적들인 돈대를 문화예술의 중심축으로 삼아 아름다운 돈대와 주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만들고자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강화도에서 다시 쓰는 찬란한 ‘문화왕국’고려
2018년은 고려개국 1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강화의 고려사 연구와 유적 발굴의 의의를 한층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5대 분야 20개 프로젝트를 계획했으며 장·단기로 나눠 30년 기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 고려 수도 ‘강화도’ 복원…30년간 3조원 투입, 역사문화단지 조성
     인천시가 몽골 항쟁 당시 고려 수도였던 강화도의 역사유적을 대대적으로 복원하는 사업에 나선다. 향후 30년간 국 ·시비 등 총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역 문화>

문화 목마른 주민 위해 ‘찾아가는 공연’
부평구문화재단이 공연장을 벗어나 주민들이 찾아가기 쉬운 서점이나 ‘문화사랑방’, 공단 등을 찾아가 음악 공연을 선보이는 ‘2017 찾아가는 문화마실 언플러그드’ 행사를 진행한다.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성과·계획 보고회 개최
인천 남동구는 유관기관 관계자와 모래내시장 상인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모래내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1・2차년도 성과 및 3차년도 사업 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

 

<기타>

인천문화재단-한국국토정보공사 업무협약 체결
인천문화재단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인천지역 문화재 공간정보구축과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가칭 인천대중음악전문공연장협회 발족하기로
인천에서 대중음악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클럽과 카페 운영자들이 지난 4월 24일 모여 가칭 ‘인천대중음악전문공연장협회’를 발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천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공연홍보 방식 개선 업무협약 체결
인천문화예술회관과 (사)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이 인천의 문화예술과 공연예술의 효과적인 홍보방식을 위해 상호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박물관 14곳, 미술관 2곳, 공연장 39곳 등이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국>

‘2016 문화정보화 백서’ 발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정보원과 함께 지난 3년 동안의 8개 분야별 대한민국 문화정보화 정책 현황과 기관별 성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2016 문화정보화 백서’를 발간했다.
↳ 2016 문화정보화 백서

저작권료, 이제 따로 내지 마세요
올해 4월 1일부터 음악 공연 저작권료 통합징수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선정 계획 발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위원회 출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위원회’를 출범하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도서관 예산 1조 원 시대 도입, 도서관 기반 강화
2017년 도서관 예산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도서관 예산에는 지난해 8,219억 원보다 24% 증가한 1조 187억이 투입되며, 총 장서 수는 1억 600만 권으로 늘어나 국민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 수는 2.1권이 된다.

2017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 확대 시행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지역 주민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2017년에는 400개관(2016년 320개관)에서 확대, 시행된다.

공연권 확대를 위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 추진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관계부처·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관련 심사 및 절차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 하반기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만남의 광장’ 개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함께 ‘2017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 만남의 광장’을 개최한다.

 

<추천자료>

2016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본 조사는 2015년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결과 콘텐츠산업으로 분류된 사업체 및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의 한국표준산업분류 중 콘텐츠 관련 업종의 사업체를 모집단으로 한 표본조사임.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실태조사 연구
문화예술진흥기금 개별지원 사업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전반적 사업추진실태 파악함. 패턴 및 특징 등 분석결과를 정리하고 사업 개선 발전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 제공.

2016 음악산업백서
작년 한해 한국 음악산업의 이슈, 동향과 더불어 정책 및 법제도까지 살펴 볼 수 있도록 발간됨.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문화정책토론회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화정책” 자료집
실효적인 지역문화진흥을 위하여 새로운 정부 와 지역문화재단이 대처해야할 것들에 대해 함께 고민한 토론회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화정책”의 자료집.

문화예술정책 현황진단 연구
문화예술 정책문제의 체계적 진단을 통한 현황파악 및 문화예술지원정책의 향후 발전방안 제시.

 




2017 트라이보울 초이스 딜라이트

행사일/ 2017.06.10
장소/ 트라이보울 야외광장
촬영,편집,구성/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김유라




지역공동체 2. 도시재생 시대의 지역 공동체

‘인천. 공간 다시 읽기’는 인천의 도시 공간에 대한 글입니다. 인천의 도시 공간 그 자체, 혹은 그 안에서의 사회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명확한 찬반을 주장하거나 더 나은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오늘의 인천에 대하여 더 깊은 관심을 갖거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마을 만들기’에 이어 ‘도시재생’이 도시 계획의 새로운 대안으로 모색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새로운 정부는 대선공약에 ‘도시재생 뉴딜’을 강조하면서, 앞으로의 도시정책이 ‘낙후 지역 철거-기반시설 공급-아파트 건설’의 방법에서 ‘지역 공동체 보존-기반시설 보완-소규모 정비사업’으로 전환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익숙하게 보아왔던 넓은 빈 토지에 대단위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 원도심의 좁고 오래된 주택지를 철거하고 초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은 더 이상 최선이 아니라는 이러한 전환 속에는 ‘오래된 도시의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사라진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 또한 깔려 있습니다. 이런 인식 속의 ‘공동체’는 막연하게 ‘삭막한 도시’와 대비되는 ‘따듯하고 인간적인 감정의 공간’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도시의 지역공동체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공동체에 대한 이런 막연한 감정이 일종의 환상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미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학자인 뒤르켐은 전통 사회에서의 통합은 오히려 개인의 자율성이 없이 기존의 사회규범과 가치를 기계적으로 반복할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아파트에서 우려되는 빗장 공동체(Gate Community)는 지역 공동체라는 도구를 통해서 도시 안에서 계급 분리를 극단적으로 실행한 예가 됩니다. 최근 오래된 도시의 유지와 재발견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새로운 도시 문화 형성을 위한 공동체가 생겨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반면, 결국은 도시 문화를 소비주의적으로 전용하고, 기존 거주자들을 축출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시에서의 공동체는 지역보다 다른 요소들을 통해 만들어지곤 합니다. 산업혁명 이래 도시 공동체의 중요한 한 축은 ‘노동자’라는 계급 기반의 공동체였습니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월스트리트의 금융자본에 대한 반발로 벌어졌던 ‘점거’운동 또한 이러한 공동체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또 미적 감수성이나 취향 등도 공동체 형성의 계기가 되는데, 20세기 중반 프랑스 사회학자 마페졸리는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선택적인 공동체로서 ‘정서적 공동체’를 제시했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휴대전화, 인터넷은 공간적 간격을 지우고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고, 스마트폰과 SNS는 이제 오히려 공간적으로 더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의 공동체가 근린보다 더 가깝고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막스 베버는 이미 1960년대에 이렇게 공간을 점유하지 않는 공동체를 ‘근접성 없는 공동체’라고 부른 바 있습니다.

전통적 농촌사회에 비해서 더 복잡하고, 파편화된 도시 속에서 공동체를 지역 단위로 만들어 내는 것은 이런 관점들에서는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도시 계획 속에서의 지역공동체 재건의 움직임이 도시의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다양한 ‘물리적 근접성이 없는 공동체’와 동등한 선에서 지역공동체를 하나의 선택지로 제시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오늘의 도시 속에서의 삶은 점점 더 ‘가정’ 안의 것들을 밖으로 빼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던 일들을 하나 둘씩 도시 속으로 빼내고 가정은 점점 작아지는 것이지요. 청년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원룸, 오피스텔, 고시원 등은 점점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주방을 줄인다고 하지만, 한편에서 일어나는 ‘집밥’의 유행은 그들이 밥을 ‘안 해 먹는 것인지’, ‘못 해 먹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합니다. 주방을 줄였지만 침실이 늘어난 것은 아니어서, 방 안의 책상이 좁아 공부할 곳을 찾아 집 밖의 카페와 도서관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맞벌이를 통해 가정경제를 지탱하면서 보육은 가정 안에서의 돌봄 대신에 어린이집을 선택합니다. 때론 어린이집을 마친 이후의 시간도 가족이 아니라 ‘도우미 이모’와 함께 합니다. 이런 단편적인 예들 속에서 도시의 사람들은 주방과 공부방을 가정에서 빼내어 도시 속에서 그때그때 식당과 카페 공간을 구매하고,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도 어린이집과 도우미 이모를 구매함으로써 대신합니다. 저는 극단적으로 가정의 영역을 줄여버린 도시의 삶을 종종 ‘삶의 외주화’라고 부르곤 합니다.

오랫동안 신자유주의적 도시의 삶은 ‘외주화’를 권장해 왔습니다. 가정과 지역의 영역에서 한 부분씩 구매의 영역으로 꺼내 올 때마다 흔히 그것을 ‘블루오션’이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무수히 늘어난 외주화 된 삶을 모두가 비슷하게 구매할 수 없다는 것도 점차 분명해졌습니다. 그 격차에 대한 절망감이 국가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욕구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복지정책에 대한 요구말이지요. 그러나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국가가 시장을 통해 외주화 된 삶을 공공서비스로 온전히 충족 시켜주는 것 또한 어려운 일입니다. ‘지역 공동체’에 대한 환상과 가능성은 어쩌면 이 지점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처음으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사업은 ‘사람의 가치’와 ‘신뢰의 관계망’을 만들려는 노력이라고 이야기 해왔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미 가정에서 이탈해버리고, 공공서비스가 보완해주지 못하는 우리의 삶을 메꿔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써 지역 공동체를 재발견하겠다는 의도이고, 이를 위해 사라진 지역 공동체를 재건하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도시 사회학자 제인 제이콥스가 이야기했던 길가에 가게들이 문을 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골목의 아이들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근린이 서로의 삶을 일정 부분 보완하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지요.

국가 권력이 의도적으로 주민 공동체를 형성하고 재건한다는 부분에서, ‘마을 만들기’는 시민사회와 주민 스스로의 자치의 영역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실질적으론 그들까지 국가의 미시적인 통치 내부로 포섭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공동체 재건은 단순히 일부 복지 수혜 계층에 대한 공공서비스 제공의 수준을 넘어서, 지역 주민 전반이 파편화된 구조에서 서로의 삶을 호혜적인 구조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의 도시재생에서의 지역 공동체 형성은 지역 주민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다양한 성격의 여러 공동체를 동시 다발적으로 시도하고, 이들이 다층적으로 얽혀있는 형태를 띱니다. 연령, 직업, 취향 등 많은 ‘물리적 근접성이 없는 공동체’의 요소들이 전통적 공동체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새롭게 재건하는 지역 공동체는 과거처럼 기존의 규범을 답습하는 장벽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외주화된 삶’을 다시 지역 공동체로, 때로는 가정으로 복원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인천은 계속 비어있는 땅을 찾아내고, 땅이 없을 때에는 갯벌과 바다를 메워가며 높은 아파트로 도시를 채워가면서, 상대적으로 원도심과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습니다. 이제 도시재생의 시대에서 사람들이 어떤 삶을 바라는지, 그 삶을 위한 지역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이제 깊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글/ 김윤환 도시공간연구자

[참고문헌]
– J. Jacobs(2010),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그린비
– J. Scott(2010), 국가처럼 보기, 에코리브르
– D. Harvey(2014), 반란의 도시, 에이도스
– 김미영(2015),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공동체의 여러 형식, 사회와이론 27
– 박주형(2013), 도구화되는 ‘공동체’ – 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대한 비판적 고찰, 공간과사회 23(1)
– 이정민,이만형,홍성호(2016), 근접성 없는 공동체의 사례 연구 – 충북 괴산 탑골 만화방을 대상으로, 한국지역지리학회지 22(3)

 




베를린의 ‘놀라운 방’

빨간 깃발의 유혹, 미 컬렉터스 룸
한적한 일요일 오후, 베를린 한복판의 미테(Mitte) 거리를 설렁설렁 걷는다. 베를린의 핫 플레이스가 모여 있는 곳이다. 하얀 건물에 내걸린 빨간 깃발 하나가 눈길을 잡아 끈다. 비가 내려 축축이 젖은 잿빛 길바닥과 빨간 깃발, 그리고 ‘Me’라고 쓰인 하얀 글자가 경쾌하게 어우러진다. 바람에 우아하게 펄럭이는 깃발이 마치 “안으로 들어와 보지 않겠어?” 하며 나를 유혹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Me’라고 쓰인 큰 글자 아래 ‘컬렉터스 룸 베를린 스티프퉁올브리히트(collectors room berlin stiftung olbricht)’라고 작은 글자가 쓰여 있다. 미 컬렉터스(Me Collectors)라고? ‘미(Me)’라면 ‘나’를 말하나? 내 방 컬렉션…? 아니면 무슨 컬렉터의 방이라고…? 얼핏 미술관처럼 보이는데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슬쩍 보이는 모습은 카페나 레스토랑 같다. 호기심이 생겨 1층 문을 잡아당기고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신다. 세련된 디자인의 카페다. 전시공간은 카페를 지나 안쪽에 위치한다. 얼핏 밖에서 짐작하기엔 작은 공간인 줄 알았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오니 꽤나 크다. 높은 천장에 하얀색 벽으로 마감한 전형적인 갤러리다.

 

시그마 폴케의 점(dot)
카페 안쪽 전시공간에서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시그마 폴케(Sigma Polke)’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는 익숙하지만 시그마 폴케에 대해선 잘 몰랐다. 기존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 여러 종류의 실험적인 프린트 작품, 얼핏 팝아트처럼 보이는 작품들이 전시장 곳곳을 가득 채웠다. 1950년대 이후 대량 생산과 이미지의 복제 기술 발달은 예술가들의 이미지 생산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시그마 폴케는 이렇게 말했다.

“신문이나 TV에 종종 행복한 중산층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건 독일의 경제적 성장을 선전하기 위한 장식에 지나지 않아요!” 

그는 이런 가식적인 모습을 확대된 망점, 그리고 이미지를 중첩시켜 낯설게 만들어버렸다고 하는데 사실 내겐 이런 설명보다 영상으로 본 사소한 에피소드가 더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사이프러스(Cyprus)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죠. 한밤중에 배가 고파 잠에서 깼어요. 냉장고에 둔 케이크가 생각났죠. 벌떡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케이크가 없어요!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니죠! 그런데 낙담하던 그 순간, 냉장고 안의 조명이 갑자기 내 눈 앞에 반짝반짝 아른거리기 시작했어요. 반짝반짝…”

그 후 폴케는 파란색, 분홍색, 은색으로 반짝이는 사각형을 그린 시리즈를 선보였다. 포장지처럼 반짝이는 종이를 잘라 이미지를 출력해 만든 작업이다. 냉장고 안을 비춘 조명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니, 참 소소하고 귀여운 사람 아닌가? 이뿐만이 아니다.

“어느 날 프린트를 하는데 프린터가 고장 났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프린트된 이미지가 너무 멋있는 거죠! 난 프린터가 고장 났다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작품을 계속 출력했어요. 날마다 어떤 우연한 효과가 나타날까 기대하면서 말이죠. 정확히 17일 후 누군가 프린터를 수리해버렸고, 더 이상 멋진 이미지를 만들 수 없었어요. 도대체 누가 프린터에 손을 댄 거야?! 난 너무 실망했죠.”

그의 많은 작품은 전후 독일에서 통독까지 격동의 변화를 경험한 폴케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뜻밖에 사소하고 우연한 경험으로 만든 작품도 많다. 그는 일상적이며 평범한 경험을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고 매순간 새롭게 바라본다. 작업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무작정 뭔가 거대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에 빠지고 이내 불안해진다. 폴케는 거대한 이야기 대신 매일매일 경험하는 작은 일들을 ‘순간의 작품’으로 표현한다. 말은 쉽지만, 쉽지 않은 일 아닌가? 폴케의 많은 작품은 이미지가 확대된 망점으로 이루어진다. 사람도, 풍경도 점으로 이루어진다. 가까이서 보면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다. 언뜻 프린트된 것처럼 보이지만 폴케는 이 점을 전부 하나하나 손으로 그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 눈에는 세상이 점들로 보여요. 나는 점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점들은 내 형제이고, 나 또한 점이에요.” 

점…? 그가 말한 점은 무엇일까? 매일매일 스쳐가는 모든 일상,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과장된 행복,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말하는 것일까? 작가 역시 세계 안에서, 많은 점과 함께 살아가며 큰 그림을 이루고 있을 뿐이란 의미일까?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내게 점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점이란 아마도 점을 이루고 있는 거대한 우주가 아닐까 싶다. 커다란 우주, 나와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은 각각이 독립된 존재를 가진 커다란 점, 곧 우주이다.. 폴케의 점에서 우주를 생각한다.

 

분더캄머, 호기심 캐비닛
1층 기획전에 이어 미 컬렉터스 룸 2층의 ‘올브리히트 컬렉션’인 <분더캄머(Wunderkammer)> 상설전을 둘러본다. 독일어 ‘분더캄머’는 ‘놀라운 방’이란 뜻이다. 르네상스 시절, 유럽의 귀족들은 이국적이고 신기한 물건을 방 안 가득히 수집해 사람들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그런 방을 ‘분더캄머’ 혹은 ‘호기심 캐비닛(Cabinet of Curiosity)’라고 불렀다. 이름 그대로 분더캄머에서는 기이하고 괴이한, 또는 자연에서든 예술에서든 기존 규범이나 관습에서 벗어난 온갖 물건을 볼 수 있다. 미 컬랙터스룸의 분더캄머 역시 해골, 괴상한 동식물, 난장이와 거인의 초상, 기이한 산호, 정교한 시계, 마술 도구, 여러 종교적 소품 등을 전시한다. 베를린이 아니더라도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식의 ‘분더캄머’를 만난다. 비슷한 형식의 전시인데도 나는 늘 분더캄머에 빠져든다. 괴상한 모습을 한 여러 작품 또는 물건이 내 안의 무엇인가를 흔든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릴 만큼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물건들, 그리고 이를 보면서 상상하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에 매료되고, 내 작업 또한 이처럼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편, 이처럼 평범하지 않고, 예외적이고, 놀라운 물건들만 모아둔 게 이상하다. 예술작품이란 꼭 이렇게 예외적이고 기이해야했을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면 예술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런 물건을 만들거나 애써 수집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늙은 아기처럼 생긴 생긴 인어, 고슴도치 같은 물고기, 겹겹이 쌓인 해골 더미를 보며 내 호기심은 점점 커진다.

 

개인 컬렉션으로 만든 미술관
알고 보니 미 컬렉터스 룸(Me Collectors Room)은 독일 에센 출신 컬렉터인 ‘토마스 올브리히트(Thomas Olbricht)’의 개인 갤러리다. 2010년 오픈했는데 유럽에서 제일 큰 규모의 컬렉션 룸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한다. 오로지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이렇게 큰 건물을 지었다. 컬렉터라고 하면 막연히 예술과 관련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의학자이자 화학자다. 특히 내분비학을 연구했다고 하니 영국 유학시절 즐겨 찾던 ‘웰컴 컬렉션이(Welcome Collection)’이 떠오른다. 의학과 예술에 관한 갤러리인 웰컴 컬렉션 역시 ‘웰컴’이 자신의 컬렉션으로 만든 뮤지엄이자 미술관이다. 웰컴과 올브리히트, 두 사람 모두 의학을 공부했고, 개인 컬렉션으로 미술관을 만들었다. 의학자이지만 예술을 사랑했다. 이들은 컬렉터인 동시에 예술과 과학 콜라보레이터가 아닐까 싶다.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는 종종 다양한 컬렉터의 소장품 전시를 볼 수 있고, 컬렉터의 오래된 집을 개조한 미술관도 많지만, 미 컬렉터스 룸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에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작품을 수집한 개인 컬렉터가 새로 지은 최신 건물이다. 단지 개인 컬렉터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건물을 새로 지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예술가 못지않게 예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컬렉터다. 컬렉터가 작품을 사는 건 단순한 쇼핑이 아니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컬렉터가 어떤 작품을 사느냐에 따라 아트마켓의 흐름은 순식간에 바뀐다. 컬렉터는 아티스트를 지원할 뿐 아니라 큐레이터나 평론가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신진 아티스트를 찾아낸다. 폴 세잔(Paul Cézanne) 역시 모이즈 드 카몽도 (Moise de Camondo)라는 프랑스 컬렉터 눈에 띄어 세상에 알려졌다.
미 컬렉터스 룸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컬렉션을 공개하고 싶은 이들에게 미술관을 빌려준다는 것이다. 자연히 미 컬렉터스 룸 전시는 2~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컬렉터에 의해 교체된다. 베를린의 미 컬렉터스 룸은 컬렉터가 수집한 작품을 위한 미술관, 컬렉터의 작품으로 구성되는 미술관이다. 한 마디로 컬렉터만을 위한 특별한 미술관이다. 한편 자기가 수집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개인 컬렉터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놀랍고 부럽다. 유럽 컬렉터의 컬렉션 규모는 한국의 컬렉터와 사뭇 차원이 다르다. 심지어 베를린의 미술관과 갤러리 정보가 실린 아트 맵에는 아예 ‘프라이빗 컬렉션(Private Collection)’ 항목이 따로 있다. 베를린에서 컬렉터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큐레이터의 기획에 의한 전시 아닌 순수한 개인 컬렉터의 컬렉션을 보는 재미가 기대된다.

비 내린 일요일 오후, 미 컬렉터스 룸의 두 가지 놀라운 방을 둘러보았다. 시그마 폴케의 점으로 둘러싸인 방,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기괴한 물건과 호기심으로 가득찬 방이다. 베를린 어딘가에 숨어 있을 또 다른 분더캄머를 찾아보고 싶다. 참 미 컬렉터스 룸(Me Collectors Room)의 ‘Me’는 ‘Moving Energies(움직이는 에너지)’의 약자다. 두 개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놀라운 에너지가 나를 움직인다. 언젠가 나도 나만의 작은 놀라운 방을 갖고 싶다.

 

글ㆍ사진/ 이승연

나는 사라져도 내 이야기가 이야기로 남는다면? 나는 이런 상상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상상의 작업으로 현재를 신화로서 기록하는 것, 이것이 기이한 듯 보이지만 명랑한 내 작업이다. 서울 및 런던, 독일에서 활동 중이며 현재 영국 작가 알렉산더 어거스투스와 함께 ‘더 바이트백 무브먼트’ 라는 이름의 아티스트 듀오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베를린 ZK/U 레지던시에 입주 중이다. 이승연




심승욱

안정적 불안정성 고립주의의 환상 속에서
60×60×135cm, 자작나무, 음향, 아연도금강, 알루미늄, 2016

안정적 불안정성 – EXIT
240×360×30cm, 아연도금강, 와이어, LED, 적동, 2016

Object-a, instability
167×139×172cm, 구조목,아크릴,광목,운반대, 2016

심승욱은 1972년 서울에서 출생, 홍익대학교와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조각을 전공하였다. 작가는 조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시각 매체를 통해 인간 욕구의 결핍과 과잉 속에서 경험되는 사회현상에 주목한다. 표면적 안정 속에 비가시적으로 잠재해 있는 불안정, 타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자기 보호 차원에서의 고립주의의 문제 등 시의성 있는 여러 가지 내용을 재해석하여 작품으로 표현해 오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이곳의 장점인 타장르 예술과의 협업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 인천의 역사와 일상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구축 혹은 해체하면서, ‘과잉과 결핍 속에서의 욕구’ 또는 ‘안정적 불안정’이라는 테마의 큰 틀 속에서 새로운 표현의 방법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Welcome aboard!
LED조명,합판,동작감지센서,형광물감,수평자, 2015

부재와 임재 사이
가변설치, 구명환, LED전구, 2015

부재와 임재사이
175×111cm, 람다프린트, 2015

부재와 임재 사이
가변 설치, 초산비닐수지,구조목,알루미늄,확성기,아크릴릭, 2015

구축 혹은 해체
140×140×165cm, 초산비닐수지,구조목,우레탄 바퀴, 2014

구축 혹은 해체
245×230×210cm, 초산비닐수지,구조목,카드보드지,아크릴릭, 2013

 

작가노트


나의 작품은 상호 양립 불가능한 구축과 해체의 행위를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나는 이 작품에서 무가치하게 뒤엉킨 폐기물 더미 혹은 동시에 매우 잘 꾸며진 장식처럼 보이는 불분명한 형태를 만들어 상호 대립하는 양면적 가치를 하나의 작품에 담으려 했다. 나는 작품, ‘구축 혹은 해체’에서 우리의 일상은 그 경험 속에서 명확히 규정할 수 없고 구분 짓기 어려운 모호한 사회현상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전반적 작품의 내용은 과잉과 결핍의 불균형 속에서 발현되는 충족되지 않는 인간 욕구 때문에 구축되는 사회현상과 관계에 주목하고 시각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어떤 종결 지점이 없이 세균처럼 증식하는 인간의 욕구 (2007 – 2009, Black Gravity), 절대 채워지지 않는 결여된 욕구에 기반을 두고 끝없이 반복되는 구축과 해체(2009 – 2012, Construction or De-Construction, Object-A), 그리고 오늘날 인간 욕망의 정점에서 경험되는 배타적 고립주의의 환상을 조각, 설치, 사진 등의 방법과 매체를 통해 표현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시의적 관점에서 주변에서 감지되는 정치 및 사회현상의 변화(소위 안정화 된 불안정이라 할 수 있는)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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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합니다

[소식1] 한국근대문학관 상설전시실 내부 보강 관계로 휴관
6월27일~7월2일까지

한국근대문학관이 6월 27일(화)부터 7월 2일(일)까지 휴관한다. 이번 휴관은 상설전시실 내부를 보강하고자 이루어진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상설전시실의 패널 리뉴얼을 통해 전시실 미관을 개선하고 최적의 전시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사 시기는 지난 4년간의 통계로 관람객이 가장 적었던 때로 잡았다고 문학관측은 밝혔다. 이 기간 중 6월 29일(목) 계획된 「문학이 있는 저녁 : 한국 현대문학 명작 특강」은 변동 없이 진행된다. 

문의 (032)455-7165.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소식2]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프로젝트 전시 
<제보>展

인천아트플랫폼은 6월 2일(금)부터 7월 9일(일)까지 입주작가 5팀의 프로젝트 인트로 전시 <제보>展을 B동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예술가 창작 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은 입주예술가의 실험적이고 유의미한 프로젝트 창작을 지원해오고 있다. 올해는 5팀(금혜원, 박승순, 서영주, 정혜정, F동 사람들)의 예술가가 인천의 이북도민, 인천의 풍경과 사람, 인천의 소리, 인천의 현대미술 현장 등을 소재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제보>展은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창작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참여자들을 모집하여 함께 만들어나가는 전시이다. 창작의 결실인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아니라, ‘작품이 없는 전시’, ‘창작을 위한 전시’로서 시민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객’이 아니라, 각자의 사연과 자료를 제공하는 ‘제보자’로서 프로젝트를 함께 만드는 역할을 갖게 된다. 한 권의 책이 출간되기까지 여러 분야의 조력자들이 노고하듯, 예술작품도 수집・기록・검증 등의 과정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쌓일 때 단단한 내공과 완성도를 갖게 되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기다린다.

전시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인천아트플랫폼

 

[소식3] 한국근대문학관
<한국 단편문학 애니메이션> 상영 안내 및 관람 신청

2017년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 <소설, 애니메이션이 되다> 부대 행사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애니메이션 특별 상영이 6월 17일(토)~18일(일) 진행됩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상 영 작 :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상 영 일 : 6월 17일(토), 6월 18일(일), 7월 22일(토)
시 간 : 16:00~17:30
장 소 :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한국근대문학관과 도보로 3분 거리) 및 한국근대문학관
관 람 료 : 무료
신 청 : 한국근대문학관 홈페이지 및 전화(032-455-7165, 7163)

신청 바로가기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문화로 풍요롭게! 인천을 이야기합니다! 2017 인천문화포럼 출범식

지난 5월 17일 오후 2시 올림포스 호텔에서 인천문화포럼 출범식이 열렸다.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인천문화포럼은 지난 10월 시가 발표한 ‘문화성시 인천’ 문화주권 사업과 관련해 그 방향을 제시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시민과 문화계가 함께하는 문화정책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문화정책·콘텐츠’, ‘생활문화’, ‘청년문화’, ‘문화가치확산’, ‘문화환경·국제교류’의 다섯 가지 분과를 구성하여 지역의 문화예술 현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및 활동가 100여 명을 분과별 위원으로 위촉했다.

윤학원 민간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때는 문화와 예술이 몇몇 한가로운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취미라고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삶의 즐거움과 기쁨을 문화와 예술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거대한 담론을 논의하기보다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누리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논의하는 마당이 되었으면 한다.”며 인천문화포럼에 갖는 기대를 밝혔다.

또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발표한 문화주권사업의 추진상황을 발표하며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나름대로의 문화관과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독창성과 지역의 문화발전으로 이어진다.”며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높일 것을 제안하면서도 “대신 개인의 이해관계와 이기심을 담은 어줍잖은 소신과 주장을 버리고 인천의 문화발전을 위한 배타심을 가지고 힘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출범식이 끝나고 각 분과의 위원들이 모여 분과별로 토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기자 역시 청년문화 분과의 위원으로 위촉되어 청년문화 분과위원 회의에 참여했다. 이날 분과회의는 앞으로 진행할 포럼의 의제를 각 분과의 위원들이 직접 선정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계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청년문화 분과는 포럼의 주제 뿐 아니라 형식적 틀까지도 자유롭게 고민해보며 발제와 토론의 딱딱한 형식이 아니라 워크숍과 네트워크 파티 등으로 포럼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문화 분과 위원장으로 위촉된 문화자치연구소 거리울림 백지훤 대표는 “기존의 토론회나 포럼에서 논의한 안건들이 제대로 기록되거나 처리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청년문화분과의 청년희망포럼에서 논의한 안건의 후속 처리과정을 위원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운드바운드’나 ‘청년문화대제전’에 대해서는 “청년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기성세대가 가지지 못한 청년들의 독창성, 아이디어 그리고 주체성을 인정하고 청년에게 부족한 노련함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청년문화 분과 위원이자 인하대학교 학생이자 유동우 씨는 “논의하는 안건의 대부분이 문화, 예술 콘텐츠 생산자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청년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일반 청년, 즉 수용자에 초점을 둔 안건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문화예술,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경우 청년들에게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지역별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아 기초 지자체의 청년 문화 관련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등 청년문화정책이 마주한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고 갔다. 청년문화 분과의 청년위원들은 앞으로 총 세 번 진행하는 포럼을 통해 청년예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청년문화정책을 제안하며 일반 청년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다. 주최 측에서 위촉한 위원 이외에도 다양한 청년들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다음 포럼은 ‘네트워크 파티’의 형식으로 공유공간팩토리얼에서 6월 중에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문화포럼은 기존 인천문화재단이 진행하던 목요문화포럼, 정책토론회 등과 형식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관의 주도로 포럼 주제를 정하고 분기별로 1회씩만 진행하던 기존과는 달리 분과별로 3-5차례 포럼을 진행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며 각 분과의 위원들이 직접 안건을 정하며 주체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일각에서는 인천문화포럼을 두고 문화를 정치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인천문화포럼이 ‘보여주기 식’의 정책으로 전락하지 않고 지역의 문화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이고 날카로운 비판과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글/ 김진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사진 / 민경찬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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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공연장을 찾아서

중구문화회관 상주단체 인천시티발레단 박태희 대표 인터뷰
늘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를 만들어요.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공연콘텐츠 강화,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교류 활성화, 지역 우수 공연프로그램 향유 기회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중구문화회관과 인천시티발레단은 본 사업에 각기 공연장과 상주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필자는 중구문화회관을 방문해 <신데렐라> 공연보고, 인천시티발레단 박태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공연의 리뷰를 인터뷰와 함께 지면에 실어야 하겠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후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박태희 대표가 전해준 이야기들은 각기 한 꼭지씩 다뤄도 모자랄 만큼 두터운 두께를 가진 것들이었다. 본 기사는 그의 말을 성실하게 담아내려 노력했다. 다만, 인터뷰에 앞서 한 가지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지리적 특정성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중구문화회관은 인천항 주변에 형성된 공단 사이에 위치해있다. 그 산업화의 현장 한가운데에서 <신데렐라>를 보며, 필자는 즉각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를 떠올렸다. 영국 북부, 파업이 한참 진행 중인 탄광촌에서 소년 빌리(제이미 벨)는 아버지(게리 루이스) 몰래 발레리노를 꿈꾼다. 그러나 그 사실이 곧 발각되고, 아버지가 빌리를 막아선다. 이러한 억압에 짓눌린 빌리는 분노를 춤으로 승화시키며 거리 이곳저곳을 배회한다. 그렇게 한참을 춤추지만 빌리는 이내 ‘벽’에 부딪힌다. 이 ‘벽’은 탄광촌의 환경으로서 빌리를 막아서는 동시에, 자신을 넘어설 것은 빌리에게 주문한다. 빌리는 이 벽을 ‘미메시스(모방)’하면서 넘어선다.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파업진압경찰을 조롱하는 노동자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이다. 빌리의 그랑제떼(Grandjete, 양 발을 반대 방향으로 하고 점프하는 발레 동작)가 지닌 야수적인 힘은 여기에 근원한다. 탄광촌과 빌리의 관계처럼, ‘신데렐라(Cinderella)’는 “재를 뒤집어쓰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이 도약에 합류한다. 실제로 공단 한가운데에서 중구문화회관과 인천시티발레단의 발레공연은 그랑제때로 폴짝 날아올라 아시아에 가닿고 있다. 박태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상주단체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계신다. 인천시티발레단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인천시티발레단은 2003년에 ‘박태희 발레비전’이란 이름으로 처음 창단되었습니다. 한동안 그렇게 활동해오다가 3년 전 상주단체로 선정되었고, 뉴욕시티발레단이나 도쿄시티발레단처럼 우리도 발레와 더불어 인천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인천시티발레단’으로 단체명을 변경했어요. 창단 당시 무용수들이 15명이었는데, 다들 인천출신이었죠.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 프로페셔널 무대에서 활동하다 인천으로 오신 분들 중 저희와 뜻이 같은 분들과 함께 만든 단체에요. 저희 발레단은 기존에 순수예술을 하는 발레단과는 틀을 달리하자라고 생각해서, 연극, 뮤지컬, 발레의 3색의 조화를 통해 관객 분들께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올해 상주공연장을 서구문화회관에서 중구문화회관으로 옮기셨다. 2013년에도 중구문회화관에서 신데렐라 공연을 올리긴 했지만, 공연장과 상주단체로 만나는 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최근 <신데렐라>로 첫 공연을 올렸는데 소감이 어떨지 궁금하다.
시험 보러간 느낌처럼 굉장히 떨렸습니다. 저희가 이전에 한국예술문화회관연합회 사업으로 중구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관객 분들도 많이 오시고 공연도 참 좋았던 게 기억나요. 지금은 저희가 상주단체로 오니까 느낌이 사뭇 다른 것 같아요. 또 그때보다도 무대장비라든지 저희 무용수들의 역량이 상당히 좋아져서, 좀 더 잘해보자, 그런 욕심이 조금 났던 것 같아요. 상주단체로는 첫 공연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공연 첫째 날 보다는 둘째 날 훨씬 여유 있게 공연을 잘 마쳤어요. 객석도 관객 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기자님께서도 둘째 날에 오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네요(웃음). 

3.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중구문화회관 만의 특색이나 장점을 소개해 달라.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연장 컨디션이 인천의 공연 장 중 최상 그룹에 속해요. 아무래도 서구문화회관은 설립 된지 오래라 장비들이 조금 노후화되어있었는데, 중구문화회관은 무대 규모라든지, 조명이라든지, 음향이라든지 하드웨어들이 인천에 있는 공연장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곳이에요. 실제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살펴봤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공연장과 협력해 이 하드웨어들을 잘 이용해야하는데, 아직 서로 익숙해지지 않은 것 같아요. 공연장하고 상주단체가 서로 요구하는 게 다르다 보니까요. 그렇지만, 공연장들도 각각 공연장만의 룰이 있고, 저희도 저희만의 룰이 있으니, 서로 대화를 통해 맞춰 나가야할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보다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4.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시티발레단의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중 <신데렐라>는 어떤 작품인가?
각각의 특징이 있는데, <신밧드가 부릅니다. 열려라 발레>는 해설이 있는 발레에요. 작품 해설을 통해서 관객 분들과 발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죠. <빨간모자>나 <호두까기인형>는 전형적인 클래식 작품들이고요. 그리고 이들 중 <신데렐라>는 저희 발레단의 레퍼토리 중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작품이라, 완성도도 가장 뛰어나죠. 이전에 한 번 언급을 했었는데, <신데렐라>는 중국으로 수출이 예정되어 있던 작품이에요. 비록 지금은 사드 문제로 잠시 연기되었지만요. 중국 관계자 분이 <신데렐라> 공연을 보고는 이 작품을 중국에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 상하이에서 100회 정도 공연을 하기로 했었죠. 100회 공연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죠. 대신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대 막을 새로 만들어 달라는 거였어요. 공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궁궐에 저희가 동양의 궁궐의 느낌을 새겨 넣었어요. 금장과 붉은 색 색감을 이용했죠. 중국 쪽 관계자도 그런 걸 바란 거구요. 

5. 흔히 서구의 예술로 알고 있는 발레가 동양으로 들어와 문화적으로 번역을 거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제가 러시아의 발레 마스터클래스에 있을 때 저를 가르쳤던 선생님께서 항상 말씀하셨어요. 작품을 만들 때 러시아작품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지마라. 그건 모방이다. 한국의 사람, 문화, 사유를 겸비해라. 그래서 <신데렐라>의 궁궐을 만들 때도 동양적인 궁궐을 만들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분장도 마찬가집니다. 러시아 사람들의 분장을 동양 사람들에게 그대로 쓰면 절대 안 어울려요. 우리에게 어울리는 걸 찾자면 자연히 색감도 달라지는 거죠. 각각의 지역엔 그 지역만의 특색이 있어요. 예를 들어, 같은 아시아 국가라도 기후에 따라 사람들의 피부나 색이 미묘하게 달라지죠. 몽골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세요? ‘무지개 나라’라고 생각한데요. 색감이 너무 뛰어나고 사람들이 굉장히 세련되어있다는 거예요. 몽골의 경우 발레단이 만들어진 게 80년이 됐는데, 그러다보니 작품성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해요. 또 러시아에 가깝다보니 거기에 영향을 받아 작품들이 조금 어둡죠. 그래서 몽골 분들이 SNS를 통해 한국 발레를 보니까, 색이 화려하고 너무 재미있다는 거예요. 저희와 작업을 같이하고 싶다는 연락이 자주 와요.  

6. 이야기를 듣다보니 발레가 인터-아시아적인 문화예술이라고까지 생각이 든다. 대표님께서는 아시아 쪽으로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설명 부탁드린다.
최근 한국, 몽골, 일본의 발레단들과 함께 아시아국제발레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여기에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발레페스티벌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안무자들이나 대표들이나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이번에 몽골 공연을 갔었는데, <스타르타쿠스>나 <호두까기 인형> 등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안무를 도맡아서 한 유리 그리가로비치(Yury Nikolayevich Grigorovich)라는 분의 작품을 같이하자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남녀주역들하고 공연하러 몽골에 갑니다. 발레페스티벌의 첫 회 공연은 몽골에서, 그 다음은 차례대로 한국, 일본에서 할 계획이에요. 제가 이전에 여기 왔을 때, 인천을 발레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게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힘이 들 때도 있지만, 굉장히 기분 좋게 작업하고 있어요.  

7. <신데렐라> 공연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두 자매의 연기가 특히 흥미로웠다. 슬랩스틱적이기도 하고, 어릿광대들보다도 더 자유롭게 무대를 활보하는 게 참 보기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계모의 경우엔 남자 무용수가 역을 맡아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든다. 
이전에 볼쇼이 발레단에서 안무자가 와서 <신데렐라> 공연을 했던 적이 있는데, 단조음악이 많이 흐르고 무대도 어둡고 칙칙해서 보는 사람이 좀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데렐라>는 사실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환상적인 스토리잖아요. 그래서 너무 어렵고 무게감 있게 가면 안 되겠다고 그때부터 생각했어요. 제가 연출과 안무를 다시 한다면 이 부분을 좀 바꾸고 싶었죠. 두 자매와 계모 역도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신데렐라>에서 중심적으로 극을 이끄는 역은 두 자매와 계모에요. 그래서 캐릭터를 잘 잡아야 했어요. 우선 두 자매 역을 맡은 단원들에게 이 부분을 주문했어요. 둘이 만나면 어떻게 싸울지와 어떻게 서로를 골려줄지만 생각하라고(웃음).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사실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어요. 한 달을 작업했어요. 연습하지 않고는 못하는 부분이에요. 계모의 경우엔 조금 억센 느낌과 강한 이미지를 어필하는 게 필요했어요. 그래서 멀리서 봐도 움직이는 스케일이 큰 남자 단원에게 역을 맡겼죠.

8. 무대에 어린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던데, 발레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는 학생들인가?
시계 춤을 췄던 학생들이죠. 저희 아카데미 학생들이에요.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된 친구들인데 발레를 전공으로 하고자하고 있어요. 이렇게 어릴 때부터 무대를 선다는 게 어린 학생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유니버셜 발레단의 이동탁과 정연화도 저희 아카데미 출신들이에요. 관객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전율감, 그 앞에 선다는 용기, 백스테이지의 경험까지. 무용수는 무대 경험을 통해 성장해가는 법이에요.  

9. 대표님께선 발레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저희 어머니가 이북분인데, 어릴 때 거기서 신무용을 하셨어요. 그러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대동강을 건넜데요. 어머니께서 남한으로 오셨는데, 당시 무용을 하기에는 이곳이 너무 척박했던 거예요. 그렇다 보니 자식들이 무용을 했으면 하셨나 봐요. 오래 전에 대구에 국립발레단이 공연을 왔던 적이 있는데, 그걸 같이 보러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사춘기 때 본 그 공연이 너무 재밌었어요. 이게 직업이 될 줄은 몰랐지만, 그렇게 발레 시작하게 됐습니다.  

10. 대표님께서도 선생님 역으로 무대에 오르셨다. 아직도 여전히 무대에 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표님께 무대에 선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슴 떨리는 일이죠. 심지어는 <신데렐라> 공연 때만 무대에 올라요. 그런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역시 무대에 오르기 직전 분장을 하는 때에요. 이번에도 앉아서 분장을 하는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무대를 떠나고 나면 그게 그리워져요. 그래서 가끔 무대를 서보는 것 같아요. 사실, 무대라는 게 연습을 하지 않고서는 설 수 없는데, 저는 매일 학생들 클래스라던가 리허설에도 같이 참여하고 있어요. 무용수들과 같이 땀을 흘려야 무용수들의 개성을 빨리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역도 만들어낼 수 있죠. 저는 제가 무대를 설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서고 싶어요. 엑스트라도 괜찮아요. 그냥 소품 들어주는 사람도 괜찮아요. 그렇게 해서라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어요. 무대에 선다는 건 항상 가슴 떨리고 설레는 일이에요. 그 설레임이 우리 발레단을 계속 이끌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11.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함께, 시티발레단의 공연을 찾을 시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이번에 중구문회화관으로 상주 공연장을 옮기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 듭니다. 서구문화회관에서는 팬층이 그래도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었지만, 여기서는 또 다른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거죠. 그리고 또 중구문화회관 공연장의 접근성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어요. 뭐든 다 가지고 있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시아국제발레협회 활동을 통해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 교류를 해나가는 것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퍼블릭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 시민들께 직접 찾아가는 무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2회를 마쳤는데, 앞으로 3회가 더 남아있어요. 다음은 중구 내에서 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차후에 송도 센트럴파크나 트라이보울 근처에서도 공연하게 될 것 같아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인터뷰, 글/ 박치영 문화통신3.0 시민기자




인천문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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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년 5월17일 (수)
장소/ 올림포스호텔
사진/ 민경찬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엘사 코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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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 2017년 5월17일 (수)
장소/ 버텀라인
사진/ 민경찬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