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공간이 무대가 되다.
제 4회 15분연극제 × 인천
“실례합니다. 여기는 배우들이 등장할 무대입니다. 조금만 옆으로 이동해주세요.”
‘15분연극제 × 인천’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인천아트플랫폼의 카페, 거리, 공원 등의 일상공간을 무대로 활용하는 것은 올해로 4회째 이어지는 ‘15분연극제 × 인천’만의 특색이다. 극장에서의 연극 관람이 낯선 인천 시민들을 위해 아티스트들이 직접 일상의 공간으로 나서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전단을 나눠주며 공연을 보러오라고 외치는 이른바 ‘호객행위’도 금물이다. 관객들에게 일상의 공간이 무대로 변하는 순간을 경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여기가 무대라고요?”하며 의아해하던 사람들은 배우가 등장하자 이내 작품 속으로 빠져들었다.

무대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관객들이 앉으며, 관객을 무대에 앉히기도 하고, 난간에 늘어선 관객들 틈을 배우들이 비집고 다니는 등, ‘15분연극제 × 인천’의 대부분의 작품은 ‘제 4의 벽’을 허문 상태였다. 제 4의 벽은 무대를 하나의 방으로 설정하고, 방의 한 쪽 벽을 제거하여 관객이 볼 수 있도록 하며, 그 안의 배우들은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실재의 방에서처럼 연기한다는 사실주의 이론이다. 제 4의 벽을 허무는 보통의 시도가 사실주의에서 벗어나 관객들을 이성적으로 만들기 위함인 것과는 정반대로 ‘15분연극제 × 인천’에서 제 4의 벽을 허무는 다양한 시도는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더 끌어들이는 것으로 기능한다.

특히 백석현 연출의 <터미널 여관>은 관객을 무대에 앉힘으로써 관객들이 인물에게 온전히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쫓아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떠난 딸과 그런 딸의 집에 찾아온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은 엄마와 딸이 마주보고 대화를 한다는 설정이지만, 엄마와 딸의 앞에 각각 한 명의 관객을 앉혔다. 배우는 상대 배우에게 건네는 대사를 마주 앉은 관객의 눈을 바라보며 건넨다. 시선을 둘 곳을 몰라 방황하던 관객들은 배우와 눈을 맞추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한다. 극이 막바지로 치닫으면서 관객들은 극 중의 엄마 혹은 딸이 된 것처럼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배우를 껴안으며 토닥이기도 한다. 무대를 가운데 두고 둘러앉은 나머지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배우와 눈을 맞추는 관객을 매개로 하여 극 안으로 빠져든다.

인천아트플랫폼의 철제 난간에서 펼쳐진 공연 <프로포즈>는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 채로 배우가 관객들 틈에 서기도 하고, 1층과 2층을 오가며 벌어진다. 연극 공연을 관람한다기보다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다른 이의 프로포즈 장면을 목격하는 느낌으로 다가간다. 샐리에게 프로포즈를 거절당한 댄이 그 자리에서 처음 보는 릴리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뜬금없이 프로포즈를 받은 릴리가 결혼 승낙을 하는 내용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리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프로포즈를 목격하는 행인이 되어 극 속으로 들어간 관객들은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이른다. 프로포즈를 거절당한 댄에게, 헌신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거절하는 샐리에게,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사람을 찾고 있던 릴리에게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다.

올해 15분연극제 × 인천에는 기존에 참여하던 연극 연출가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연출에 참여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자친구와 고양이>는 음악감독 옴브레의 첫 연극 연출 도전작으로, 고양이 알레르기를 가진 남자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여자의 로맨스를 특유의 ‘B급 감성’과 재치 있는 음악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홀로 남겨진 여자와 집을 관리하는 A.I.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Maryanne>은 두 명의 연출가에 의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댄스컴퍼니 명의 최명현 연출은 <데이비드>라는 제목으로 원작을 각색했다. 대사를 줄이고, A.I.를 사랑하게 된 남자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무대 조명과 음악, 그리고 신체의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대사와 행동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읽는 것에 익숙했던 관객들이 현대무용의 매력을 맛볼 수 있던 기회였다. 극단 작은방의 신재훈 연출은 같은 작품의 제목을 <옥출이>로 바꾸고 주제곡을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로 설정하여 한국관객의 정서에 한 발 짝 더 다가갔다. 또한 희곡에서는 목소리로만 등장하던 A.I.를 실제 배우의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시켜 인간과 A.I.의 교감을 강조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혼자 남겨져 기계를 사랑하게 된 주인공을 연기한 박옥출 배우의 호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제 4회 15분연극제 × 인천의 국제교류아티스트로 선정되어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루이슨은 모든 공연을 관람하며 참여한 아티스트,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주로 활동하는 그는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뉴욕에만 좋은 공연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LA에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의 상황이 LA의 상황과 비슷해보인다’고 말하면서, ‘개항의 역사가 남아있는 동네와, 바로 어제 지어진 것 같은 신도시가 공존하는 인천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런 인천의 일상공간에 예술가들이 게릴라처럼 등장했다 흩어지는 모습이 놀랍고 신선했다. 앞으로도 15분연극제 × 인천이 꾸준히 지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김진아(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15분연극제 × 인천 코디네이터)
사진/ 박수희(I-view 기자)
















[GOOD; PAINTING] 전시전경, 보강비닐위에 혼합재료, 창고갤러리, 인천아트플랫폼, 2017
The Second Quarter, 145×112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7
직경 18센티미터, 145×112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7
We love having a good laugh, 115×90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7
종이위에 혼합재료, 2016-201
Black T, 150×130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6
<아스팔트위에는 빵이 자라지 않는다.> 전시전경, Kreis미술관, Osterburg, 독일, 2016
Colorful Dream, 100×85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6
헤매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결정의 순간을 만나게 되고, 이 결정(무형의 이미지에 대한 시각적 기억과 경험이 개입된)은 스스로 낯선 자극을 일으켜 새로운 프로세스의 또 다른 밑바탕 역할을 한다. 즉흥성을 열어두며 과정과 결정이 그림 자체에 직접 관여하여 뱉음과 들이마심, 놓아줌과 닫음의 반복만으로도 어느 순간 화면은 긴장감을 통해 새로운 감성을 일으키고 더 이상 사소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익숙한 낯섦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기존 미술사조에 쉽게 정의되지 않는 새로운 회화가 캔버스라는 2차원 평면 안에서 시각적 평온함과 낯섦의 간극으로부터의 모호함을 동반한 규정할 수 없는 새로운 감정을 생성시키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불가능한 무언가를 가능하게 할 것이고 아마도 그것은 작고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화면 안에서 그림을 위한 저마다의 역할을 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것은 추상이 아니다 형상도 없다. 나의 회화는 그렇게 원래 존재했던 것들일 수도 있지만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몽글몽글한 새로운 무엇인가일 수도 있길 바란다.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과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하여 진행하는 <인천문화예술교육 LAB>에 참여할 예술강사를 모집합니다. <인천문화예술교육 LAB>은 그간 예술강사 활동을 통해 쌓인 고민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합니다. 









A. 안녕하세요. 다섬종합건설의 한명희입니다. 인천에서 기업활동을 한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1987년 경영하던 회사가 부도를 맞고 1988년 인천으로 이사 온 후 인천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이름을 ‘다부지고 섬세하게’의 첫 글자를 따 ‘다섬’이라고 짓고, 어떤 건물을 짓더라도 회사이름처럼 지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채, 두 채 집을 지어가면서 회사는 점점 성장해 종합건설업체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전문경영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운영위원 이외에도 인천상공회의소와 부평구경영자협의회 등 지역봉사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