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의 소풍 <숭의문화예술시장>

일시: 2018.06.16.(토)요일, 오후3시-6시
장소: 숭의평화시장 일대
주최/주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사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2018 플랫폼 초이스 <원더풀 동인천>

일시: 2018.06.16.(토)요일, 오후 5시
장소: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주최/주관: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사진: 인천문화통신3.0 시민기자 민경찬




신재은 작가 개인전, 가이아(GAIA)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였다.

언젠가부터 소식(小食)하는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는 그들이 적게 먹음을 실천함으로써 살생을 적게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은 다른 생명을 담보로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제 어미의 몸을 담보로 한다. 어미는 복중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속이 좋지 않아 아무것도 먹지 못해도, 아이는 어김없이 자란다. 아이는 어미가 새로운 영양분을 섭취 못해도 이미 어미 몸속에 축적된 영양소를 토대로 자신의 몸을 성장시킨다. 어미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대가로 온종일 어지러워 아무것도 못하고 몸저 누워있지만, 아이는 그런 어미의 몸속에서 더욱 여유롭게 자라난다. 태아는 어미의 육신과 영혼을 먹고 자라며, 그렇지 못하는 태아는 살아남지 못한다.

태어난 후에 살아가는 일이란 어떤가? 인간이 먹는 음식, 입는 옷, 사는 곳,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소비하는 의식주에서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살생을 저지르지 않는 분야는 없다. 우리의 삶과 소비는 타인의 생명을 취하지 않고서는 영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인간이란 죄를 짓지 않은 채로 결코 당당하게 존재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이미 죽은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가 살아 있는 동안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이나마 인간이 죄를 적게 범하면서 사는 방법이란 소식하며, 필요하면 적당히 입고, 적당한 크기의 집에서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먹고 입고 취하는 모든 것은 우리에게 그렇게 소비되기 전에는 여전히 살아있는 우주의 생명이었으며 그들은 우리와 자연을 공유하는 ‘우리의 형제’이기 때문이다.

날이 좋아 기분이 좋을 토요일 오후, 인천 아트플랫폼 광장 한쪽에서는 중국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었고 광장에는 아이들과 함께 휴일을 즐기러 나온 많은 가족이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휴일을 즐기는 광장 한 켠에는 햄버거 사진 하나가 놓인 갤러리가 있다. 그리고 인천아트플랫폼 윈도 갤러리 안쪽에는 돼지 한 마리가 누워있다. 바로 신재은 작가의 개인전 GAIA이다.

가이아 GAIA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이다. 신재은 작가의 작품 GAIA는 여신 가이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지를 상징하는 형태의 설치물이 있고, 바로 그 맨 하단에 돼지가 놓여있다. 아스팔트에서부터 땅 아래로 파고 들어간 형태를 전면에서 바라보듯, 인간이 밟고 선 아스팔트 아래의 지층은 그렇게 이루어져 있으리라고 생각한 형태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대지 지층의 가장 아래층에는 돼지가 누워있다. 도축 후 내장까지 제거되어 정육점으로 들어가기 직전 상태로 돼지는 땅의 가장 아래층 밑에 누워있다. 아니, 도축되어 누워있는 돼지 위로는 우리가 밟고 선 땅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돼지는 우리 인간과 유전자가 아주 유사하다고 해요. 우리는 돼지를 인간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늘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와 꽤 비슷한 유전자를 지닌 존재라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많은 부분 밝혀졌지요.”

신재은 작가에게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방금 보았던 전시 포스터에서 뭔가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흔히 광고에서 햄버거가 먹음직스럽게 보이려고 둥근 빵 사이로 베이컨이 양옆으로 삐져나와 있곤 하잖아요. 이 포스터에서 물고기 모양처럼 묘사된 부분이 바로 베이컨이에요” 

신재은 작가의 작품 GAIA는 우리가 늘 밟고 선 지표면 아래에 우리와 유전자가 아주 비슷하다는 돼지가 있다. 그러니 우리의 삶의 토대인 대지는 죽어간 돼지 위에 쌓여 형성되었으며, 우리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자주 애용하는 햄버거는 바로 그 돼지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전시장 한쪽에는 바로 이 문구가 적혀있다. 

“우리는 모두 형제였다.”

도축된 돼지가 놓여 있던 자리는 위생상의 문제로 이틀 후면 몇 개의 뼈들로 대체 될 예정이다. 필자가 전시를 방문했던 날은 마침 전시 오프닝 날이었고, 오프닝 행사로 간단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다. 

“조금 드시고 가세요. 돼지고기로 만든 햄버거와 맥주에요.”

2018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특정주제전
9기 입주작가 신재은 개인전

2018. 06. 16. – 07. 20

1부 6월 16일 12:00-16:00
2부 6월 17일-7월 20일 항시 (월요일 휴무)

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 갤러리(문의: 032) 760-1003)

 

 

글, 사진 김경옥(인천문화통신 3.0 기자, 수필가 블로그 바로가기 ▶)




다양한 빛깔의 아름다운 그림 동화 <엄마는 문화예술 선생님>

‘다문화가정’이라는 말이 익숙해진 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에게는 어렵거나 낯설다. 또한 우리가 그들을 낯설어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도 새로 찾아온 이 땅을 생소해 할 것이다. 아무리 외국에 거주하는 시간이 길어도, 그 나라에서 일하거나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상 가정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그 나라에 익숙해지기가 어렵다. 고국을 떠나 타지인 대한민국에 정착한 외국인들 또한 그렇지 않을까. 비록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활 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 이외의 다른 문화 활동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2018년 무지개다리사업 중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팀과 여성문화예술기획이 함께하는 <엄마는 문화예술 선생님>은 이러한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 동화책으로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다. 6월 15일부터 마지막 발표날인 8월 3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인천 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에서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은, 30~40대의 다문화 여성을 비롯하여 관심있는 어떤 여성이든 함께 참석할 수 있다. 언뜻 어렵게만 느껴지는 문화예술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된다.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취재를 하러 간 6월 15일은 “엄마는 문화예술 선생님”의 첫 수업으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어머니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를 만들고 발표하는 뜻깊은 프로젝트라는 소개를 들으며, 말 그대로 정말 ‘뜻깊은’ 시간이라 생각한다. 모로코,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와 한국의 여성들이 참여했다. 두 달에 걸친 프로그램에서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발표하려면 역시 낯선 분위기를 깨고 친해지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처음에 간단한 놀이가 시작되었다. 이전 “꿈꾸라!”(트라이보울에서 진행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감상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하게 게임으로 수업을 시작했는데, 대상만 다를 뿐이지 문화예술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틀은 비슷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돌아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이름을 외치니 어색한 공기도 깨고 다른 수강생들의 이름도 저절로 외워졌다. 어느새 처음 가라앉았던 쭈뼛쭈뼛한 기운은 어디 가고 모두의 얼굴에 즐거운 기운이 돌았다. 무엇보다도, 두 달간 함께 할 선생님과 수강생들이 서로에게 친밀함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들이 각자 어떤 스타일로 글을 쓰는지 알게 됐죠?”

본 수업으로 들어가면서 책상을 사이좋게 붙이고 나니, 동화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줄 강사님이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셨다. 여기에 산, 바다, 개(강아지), 나무, 집을 한 종이 안에 그리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려보는 미션의 첫 걸음을 떼기가 얼마나 떨리는지. 흰 도화지를 어떻게 채울지를 고민하던 수강생들은 자신만의 그림을 이내 그려냈다. 이때 흥미로웠던 부분은, 강사님이 각자 그린 강아지에게 이름을 지어보라고 하자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모국어로 다양한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강사님은 수강생들의 그림을 묘사한 문장으로 첫 운을 떼어 주고 나서는 수강생에게 직접 다음 문장을 지어서 적어보라고 했다. 물론 이야기는 자신들이 그린 피사체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다. “(누구누구)의 주머니에는 구슬이 있었어요.”,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고 맑아서 ‘누구누구’는 산책하러 가기로 했어요.”처럼 뒷이야기가 있을법한 문장 뒤로 여러 명의 다양한 스토리가 나왔다. 그림 그리는 것부터 글을 쓰는 것까지, 어려워하면서도 서로 도와주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글을 완성했다. 강사님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수강생 개인이 어떤 스타일로 글을 쓰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하셨다. 수강생들은 이야기가 불완전하거나 글이 서툰 것과는 상관없이 서로의 이야기에 하나하나 흥미 있게 보고 들었다.

점과 직선으로 상상력 키우기!

그다음 미션은 도화지 위에 동그라미 한 개, 직선 한 개를 그리는 것이었다. 모양은 아무 상관 없이 직선과 동그라미가 한 개씩만 있으면 된다. 얇은 직선이나 두꺼운 직선, 화면 중간에 동그라미나 구석에 모서리만 보이는 동그라미. 여러 형태의 그림이 나왔다. 강사님은 제시된 그림이 전체적으로 어떤 형상으로 보이는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또다시 한 문장의 이야기로 만들어 보라고 했다. 굉장히 추상적인 그림들인지라 처음에는 모두 고전했지만, 상상한 만큼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주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동그라미가 직선 위에 있는 그림은 “따르릉따르릉 자전거가 지나갑니다. 비켜가세요” 라거나, 길게 사선으로 그어진 직선 옆에 작은 동그라미는 “산 뒤로 해가 저물어 갑니다”로 표현하였다. 

앞서 한 몸풀기 운동이 다양한 피사체를 그리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마음을 움트게 하는 활동이었다. 수강생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칭찬하거나 감탄하거나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했다. 다른 국적을 가진 엄마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스토리를 한국어로 나누는 것이 다정해 보이고, 반짝거리는 듯했다. 한글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거나 서툴러도 주변에 도움을 받아가며 점차 자신의 이야기를 지어내며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 익숙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다양한 문화, 다양한 이야기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과거보다 서로의 문화를 포용하고 인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 나라에서 ‘주류’가 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공유할 곳이 없으면, 언제나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자신을 열심히 끼워 맞추기 바쁘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꽤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하는 즐거움을 엄마들이 느끼고, 그것을 자식에게 알려주며, 온 가족의 함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 엄마들이 문화예술과 친구가 되어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아름다운 그림 동화를 자녀에게도 들려주는 ‘문화예술 선생님’이 되었으면 한다.

 

글/ 사진
시민기자단 이은솔




수강생으로 시작해 ‘주민 예술가’가 되기까지…

우리미술관 2018 문화나눔 결과보고전 <우리들의 이야기>

건물 사이 어둡고 비좁은 샛길에 들어가자 드디어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 우리미술관이었다. 후미진 샛길에 위치한 것도 모자라 작고 소박한 외관을 지닌 우리미술관의 첫인상에 한참을 호기심 어린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이곳에서 관람객에게 전시안내를 돕는 이순희 도슨트와의 대화에서 우리미술관에 대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빈집 세 채를 개조해서 만들어졌어요. 동네 주민 누구나가 다양한 문화생활을 일상생활에서도 향유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는 작은 미술관이죠.”

때마침 우리미술관의 전시관에서는 뜻깊은 전시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만석동 주민들이 문화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2018 문화나눔 결과보고전 <우리들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었던 것. 우리미술관은 주민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고 문화활동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이 끝나면 결과물들을 모아 전시를 갖는다고 한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으면 이번 전시가 열릴 수 없었을 터. 이순희 도슨트는 우리미술관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우리미술관이 생기기 전에는 만석동 일대에서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렇다 보니 이곳에서 제공하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굉장히 좋아요. 수강료도 무료인 데다 프로그램 수준도 높아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죠.”

올해 상반기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어린이반과 도자기반, 어르신반 등 세 개의 반으로 나뉘어 8주간 진행됐다. 주민들이 직접 완성한 그림과 만들기, 도자기, 푸드아트 등의 작품들은 그간의 교육과정이 담긴 사진과 함께 전시됐다.
“살면서 자기가 만든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갖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자신의 작품이 미술관에 전시되고 많은 관람객이 봐주시니 주민분들께서 정말 기뻐하고 뿌듯해하세요.” 수강생으로 시작해 주민 예술가로서 매듭짓는 우리미술관 문화나눔 프로그램만의 특별한 수료 과정에 주민들이 흠뻑 매료된 것.
그러면서 이순희 도슨트는 우리미술관이 주민들에게 사랑받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사실 처음에는 우리미술관이 생기는 걸 만석동 주민분들께서 달갑게 여기지 않으셨어요. 워낙 예로부터 만석동은 가난한 동네였잖아요. 자신들의 사는 모습이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게 부담스러우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미술관 덕분에 직접 예술가가 되어보는 기회도 얻고 동네 이미지도 좋아지자 지금은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네요.”

우리미술관은 2015년부터 다양한 계층이 접근할 수 있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으로 세 번째 개최를 맞은 문화나눔 결과보고전 <우리들의 이야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정해랑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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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boy58@naver.com




[큐레이션 콕콕] 일상과 명상

지난달 23일 경북 의성군에 있는 사찰 고운사에 컬링 대표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자컬링 대표팀과 남자팀 주장, 코치 등은 동그랗게 앉아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털어놓습니다. 여자컬링 ‘팀 킴’의 막내 김초희는 ‘행복한’과 ‘허전한’이 적힌 감정 카드를 손에 쥐고 내보이지 않았던 속마음을 풀어냅니다. 컬링 대표팀은 2013년부터 이곳 고운사에서 ‘멘탈 코칭’ 과정을 실행했습니다. 멘탈 코칭은 선수가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활약의 숨은 비결이 이런 명상 훈련에서 나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대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꼽히죠. 스트레스를 잡는 만병통치약으로 명상에 주목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명상이 심리적 안정을 주고 정신건강을 이롭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경제 상황과 사회적 조건 등의 외부 요인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통제력을 찾는 유용한 방법이라는 거죠.

명상을 위한 스마트폰 앱이 각광 받고, 학교는 명상숲을 조성하고 기업체는 명상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이 유행의 뒷면에는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을 알고 싶다는 욕구, 일상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욕망이 숨어있습니다.

차드 멍 탄(Chade-Meng Tan)은 명상계(?)에서 주목받는 사람입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초기 구글의 모바일 검색엔진 개발을 주도했죠.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쌓아가던 중 마음챙김 명상을 알게 됐고, 스탠퍼드 뇌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선승들을 불러 명상에 기반한 감성지능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구글 직원들의 교육으로 사용됐는데 이것이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도 유용하게 활용되며 직원들은 이전보다 감정조절이 쉬워지고 더 행복해졌으며 자신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고백합니다. 차드 멍 탄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2012년, 알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고, 그는 회사를 나와 전문 명상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문학적 관점에서 일상과 명상을 바라보는 책으로는 로버트 피어시그의 소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2010년, 문학과지성사)이 있습니다. 오토바이에 아들을 태우고 미국을 횡단한 경험을 내면의 탐구와 참선, 오토바이 정비 이야기에 담은 책입니다. 피어시그는 참선과 오토바이 정비 기술이 기본적으로 같으며, 단순한 기술을 익힘으로써 본질에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을 잘 관리하면 삶이라는 긴 여정을 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거죠.

로버트 피어시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으로 근무 중 우연히 들른 한국의 사찰에서 그는 ‘충격’을 받습니다. 이후 주말마다 절을 찾고, 제대 후에는 촉망받던 과학자의 길을 포기한 채 인도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합니다. 9세에 아이큐 170을 기록한 수재, 몬태나 주립대학에서 영작문 교수를 하던 그가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퇴원하기까지의 삶을 어떤 식으로 소설에 담았을지 궁금하네요.

교육 현장으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지난달 강원 인제군 어론초등학교와 춘천 창촌중학교에서 명상 숲을 조성했다는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전북 김제시는 1억2천만 원을 투입해 관내 2개 학교(청하중·용동초)에 배롱나무 등 37종, 7354그루를 심고 편의시설을 설치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자연 학습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주민에게 녹색 쉼터를 제공하는 목적입니다. 2010년부터 명상 숲을 추진해온 시는 올해 말까지 13개 학교에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초·중 교사 88명을 대상으로 교육명상 프로그램을 시행합니다. 명상의 종류와 특징, 필요성 등을 이해하고 호흡 및 단계별 실습을 통한 교육명상을 안내합니다. 호흡명상, 음악명상, 향기명상, 요가명상, 춤명상 등을 체험한 뒤, 학급별 명상수업지도안 작성 및 수업 적용 사례, 명상 관련 독서토론 등으로 현장 적용 방법을 고민합니다. 송민영 경기도평화교육연수원은 “교육명상이 수업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나아가 행복한 교실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네요.

명상이 심리적 효과뿐 아니라 뇌 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강도형 교수 연구팀은 명상 수련이 만성 통증은 물론 우울증 등 정신 질환, 건선 등 면역계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평균 3년 정도 수련한 명상 경험자에게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 명상 경험이 없는 일반인과의 차이를 관찰했습니다. 명상 수련을 받은 사람 35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33명의 뇌 영상을 촬영, 비교했죠.

MRI 영상 분석 결과 명상 수련자의 뇌가 일반인보다 뇌섬엽, 시상, 미상핵, 전두엽, 상측두엽 간의 상호 연결성이 발달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들 뇌 영역은 감각 인식, 감정 조절, 집중력, 실행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번 연구로 뇌 영역 간의 정보전달이 명상 수련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강 교수는 “경험적으로만 알려졌던 명상의 효과를 뇌를 관찰함으로써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면서 “일반인뿐 아니라 특정 뇌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명상 수련을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상에 대한 관심이 개인의 취향이나 종교의 의미를 넘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증명하면서 상업적인 제품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돔 모양의 명상팟 ‘SomaDome’에는 LED 컬러테라피, 가이드 명상, 특정 뇌파를 이용한 릴랙스 기능 등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돔안으로 들어가 명상 종류를 선택하고 기기에서 들리는 소리와 3차원 공간에 몸을 맡깁니다. 개발사는 이 기기가 혈압을 낮추고, 불안과 우울, 불면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SomaDome’은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도심의 명상센터나 고급 스파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데 20분에 우리 돈 32,000원~64,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 타임’이라는 명상단체는 올해 초부터 명상버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뉴욕에 처음 등장한 이동형 명상스튜디오는 유명 건축가와 조명업체가 시끄러운 뉴욕의 도로에서도 편안하게 명상에 잠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독특하게 마감한 내벽과 시시각각 변하는 1만5천여 개의 LED 조명, 방음벽과 오디오를 비롯해 아로마 치료법 기능까지 세심하게 제작됐습니다.

‘비 타임’ 대표 칼라 해먼드는 명상버스를 ‘고요한 우주선’에 빗대며 바쁘게 살아가는 뉴욕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네요.

하루 1분씩만 명상해도 삶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 1분의 명상으로도 피로 해소와 마음 비우기, 삶의 충만감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약 10분 이상 몰입해야 두뇌에서 효과가 나타납니다. 생각을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의 산소 소비량이 줄면서 뇌 전체가 깊은 휴식을 경험하게 되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날려줄 명상,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선택한다
소음이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공간이면 어디든 괜찮습니다. 장시간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게 두꺼운 방석을 깝니다.

2. 가부좌를 튼다
양다리를 허벅지 위에 올린 결가부좌(結跏趺坐) 상태로 앉습니다. 다리를 허벅지 위에 올리기 어려운 사람은 한쪽 다리만 올려도 좋습니다. 이조차 힘든 사람은 무릎을 꿇고 앉는 정좌(正坐) 자세를 합니다.

3. 두 손을 단전에 놓는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배꼽 아래 단전 쪽에 놓습니다. 왼손과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서로 맞닿게 한 다음 동그랗게 만듭니다.

4. 허리를 펴고 턱이 빠져나오지 않게 한다
명상하는 동안 몸이 기울어지면 안 됩니다. 앞으로 구부러지거나 뒤로 젖혀져서도 안 됩니다. 척추를 바로 세우고 허리를 앞으로 내미는 느낌으로 균형을 잡아줍니다.

5. 온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미소를 띤다
얼굴, 손, 어깨 등 온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동작을 취합니다. 입에는 가벼운 미소를 띠고 온화한 표정을 짓습니다.

6. 한 점을 응시한다
팔을 앞으로 뻗어 닿은 지점으로부터 10cm 더 떨어진 곳에 마음속으로 점을 그려놓고 응시합니다. 흰 종이에 까만 점을 그린 ‘집중 표’를 만들어 그것을 바라봐도 좋습니다. 명상할 때에는 눈을 감으면 안 됩니다. 눈을 감으면 졸음이 오고, 온갖 잡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7. 배로 호흡한다
가장 좋은 호흡법은 복식(腹式)호흡입니다. 배로 숨을 쉰다는 뜻이죠. 바른 자세에서 숨을 들이쉬면서 배를 볼록하게 만들고, 숨을 내뱉으면서 배를 오므립니다. 처음에는 들숨 5초, 날숨 5초 정도가 적당합니다.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면서 천천히 호흡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몰입하게 됩니다. 30초 동안 들이마시고 30초 동안 내뱉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나는 누구인가?” 명상의 고전 뭐가 있나
    경향신문, 2018.6.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명상 수련, 뇌기능 향상에 효과”
    헤럴드경제, 2018.6.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명상붐에 덩달아 명상보조 기기 개발도 붐업
    불광미디어, 2018.1.3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뉴욕 도심 달리는 명상버스
    BTN뉴스, 2018.4.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명상의 대가에게 배우는 실용명상법
    하이닥, 2018.4.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6.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날리는 초간단 명상법
    중앙일보, 2018.3.2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이미지
이재은 뉴스큐레이션




문화예술정책동향

<인천>
인천시/재단 주요정책•사업

인천 ‘독서공동체 활성화’ 머리맞댄다 [2018.05.16.]
도서관, 학교, 출판업계, 서점업계 등 인천지역 독서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정책제안 토론회가 오는 18일 오후 3시 인천 남구 ‘틈 문화창작지대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인천생활문화축제 워크숍 개최 [2018.05.25.]
인천시는 5월 26일 15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생활문화축제 준비를 위해 참가 동아리 100여팀 대표, 인천생활문화축제 실무단 등 200여명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천문화재단, 지역 공연예술인들을 위한 역량 강화 워크숍 개최 [2018.05.24.]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에서는 오는 6월 2일부터 공연예술인들을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뷰포인트 콤포지션 메소드 신체워크숍’을 진행한다.

 

영상·콘텐츠

부평구문화재단 ‘인천아트북페어 휘파람 마켓‘ [2018.05.15.]
부평구문화재단은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무지개다리사업 ‘평등한 시리즈’의 일환으로 오는 5월 26일 부평구청 옆 신트리공원에서 ‘인천아트북페어 휘파람 마켓’을 연다.

 

문화시설·공간

민주당 인천 연수구지역 예비후보들 “인천시 문화의 집 매각계획 철회해야” [2018.05.09.]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연수구지역 예비후보들이 동춘동 문화의 집(아트플러그) 매각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경제청, 자동차 복합문화시설 ‘BMW COMPLEX’준공식 개최 [2018.05.10.]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0일 송도 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 내(송도동 220-6)에서 국내 자동차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신개념 자동차 복합문화시설인 ‘BMW COMPLEX’준공식을 개최했다.

인천 개항장 시간여행의 재미를 더하는 ‘대불호텔 전시관’ 개관 [2018.05.15.]
한국 최초의 호텔, 대불호텔 전시관·생활사 박물관으로 인천 여행하기

인천에 ‘반려동물 문화센터’ 만든다 [2018.05.22.]
인천시는 인천대공원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에 이어 서구 백석동에 반려동물 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인천 계양구 효성도서관, 4년 연속 ‘웹툰 창작체험관’ 선정 [2018.05.23.]
인천 계양구 효성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관하는 ‘웹툰 창작체험관’ 공모사업에 2015년부터 4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천> 경인교대, 스포츠·문화 복합공간 조성 [2018.05.23.]
경인교대에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체육 문화 복합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주택개발 굼뜬 부평1지구에 ‘문화시설’ 들어서 [2018.05.23.]
일제강점기 미쓰비시 줄사택지였던 인천 부평1지구에 주민 문화시설과 부평2동 주민센터가 들어선다.

 

역사·문화

인천역사학술심포지엄 16일 개최…’인천시사 편찬, 회고와 전망’ 주제 [2018.05.15.]
인천시는 16일 오후 2시30분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성지관 1층에서 ‘인천시사 편찬, 회고와 전망’ 이라는 주제로 제18회 인천역사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인천시 계양문화원, 문화재 체험학습 프로그램 ‘출발 生生 계양 여행’ 진행 [2018.05.28.]
인천광역시 계양문화원은 문화재를 보다 가까이서 느끼고 체험하는 ‘생생문화재’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 문화

인천 중구, 매달 다채로운 공연으로 인천 대표 문화도시 주목 [2018.05.14.]
인천 중구가 매달 다채로운 공연을 개최해 인천 대표 문화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 문화예술 조례관련

인천광역시립예술단 운영 규칙 일부개정규칙안 입법예고 [018.05.08.]

 

기타

인천에서 첫 ‘무지개 깃발’ [2018.05.17.]
성소수자들의 행사인 퀴어문화축제가 올해 처음 인천에서 열릴 전망이다.

인천도시공사 창립15주년 맞아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 비전 위해 경영혁신 등 강화 [2018.05.17.]
인천도시공사는 공사 창립 15주년을 맞아 인천시민의 주거안정과 행복실현을 위한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의 비전달성을 위해 경영혁신과 사업다각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제2회 인천-웨이하이 지방경제협력 위원회 개최 [2018.05.21.]
인천시는 17~18일 양일간 중국 웨이하이시와 ‘제2회 인천-웨이하이 지방경제협력 공동 및 분과위원회’를 인천 송도에서 개최했다.

‘등대올림픽’ 인천 송도서 개막…’인천선언’ 채택 예정 [2018.05.28.]
항로표지 분야 최대 국제회의로 꼽히는 ‘세계등대총회’가 28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컨벤시아에서 막을 올렸다.

 

<전국>

웹툰 등 불법유통 해외사이트 집중 단속 및 정품 이용 캠페인 연계 실시 [2018.05.0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 경찰청(청장 이철성)은 합동으로 해외사이트를 통한 저작권 침해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5월부터 7월까지 불법 해외사이트를 집중 단속하고 저작권 보호 캠페인을 연계해 추진한다.

사람이 있는 문화, 공공디자인으로 ‘안전·편리·품격이 있는 삶’을 실현한다 [2018.05.0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이하 국토부), 행정안전부(장관 김부겸, 이하 행안부) 등 10개 부처와 함께 5월 2일(수), 국민의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공공디자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법정 문화도시 사업 착수, 문화로 지역 살리기 본격화 [2018.05.10.]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문화도시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문화도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문화도시 사업’을 시작한다.

4차 산업혁명, 문화예술교육의 재발견 [2018.05.16.]
5. 23.~27. 서울 문화비축기지 등에서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 열려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2030 발표 [2018.05.16.]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새 문화정책 준비단은 5월 16일(수) 오전 10시 30분,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사람이 있는 문화 – 문화비전 2030’(이하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체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저작권 미래전략협의체’ 출범 [2018.05.17.]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대두될 저작권 쟁점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함께하는 현장 소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차이를 즐기자, ‘2018년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 개최 [2018.05.17.]
‘문화다양성 주간*(5. 21.~27.)’을 맞이해 전시, 공연, 학술행사, 캠페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전국에서 펼쳐진다.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출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본격 추진 [2018.05.24.]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설립추진위’)를 출범, 국립한국문학관 사업에 속도를 낸다.

제1차 국제문화교류 진흥 종합계획(2018~2022) 발표 [2018.05.2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지난해 9월 「국제문화교류 진흥법」이 제정되어 시행됨에 따라 5월 28일(월), 최초의 국제문화교류 중장기 법정계획인 ‘제1차 국제문화교류 진흥 종합계획(2018~2022)’(이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특조단,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현장 의견 청취 [2018.05.29.]
5. 31.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 법·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 개최

 

<추천 자료>

생활문화 정책토론회 「생활문화, 삶의 안녕을 묻다!」 자료집 [지역문화진흥원]

주안미디어문화축제 발전방안 [인천발전연구원]

강화군 문화재 주변 지역의 규제 개선 방안 [인천발전연구원]




2018 공연예술인 역량강화 프로그램 <펌프(PUMP)>

-전문공연예술인을 위한 심화과정
2018.6.13~7.18 (수)요일, 오후2~5시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대연습실

-기초자를 위한 입문 과정
2018.6.2~7.7(토)요일, 오후6시~9시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중연습실

주최/주관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상. 시민기자단 김유라




더 먼 곳을 향한 욕망 – 청라 시티타워역 희망탑

‘인천. 공간 다시 읽기’는 인천의 도시 공간에 대한 글입니다. 인천의 도시 공간 그 자체, 혹은 그 안에서의 사회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명확한 찬반을 주장하거나 더 나은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오늘의 인천에 대하여 더 깊은 관심을 갖거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몇 달 정도 시간이 지나긴 했습니다만,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이사 철이면 이사차량이 매일 드나듭니다. 이런 광경은 제게 무척 생경했습니다. 이른바 원룸촌이나 하숙집에서 살 땐 특별히 이사철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꾸준히 떠나고, 다시 그 빈자리에 누군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상적인 ‘집’의 이미지는 평온하고 따듯한 가족의 정주 공간이겠습니다만, 오늘날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이란 언제든 삶의 필요에 따라 옮겨질 수 있는, 분명 머물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현재 어떤 주거지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답은 ‘내가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거주에 동원할 수 있느냐’이겠지만, 이외에도 많은 요소를 고려합니다. 아이들의 학교는 가까운가, 출근은 수월한가, 주변에 쇼핑할 곳이 있나, 공원이나 문화시설은 넉넉한가 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동네는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는 이 질문들의 끝을 약간 고쳐서 거주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학교, 직장, 쇼핑, 공원 등 편의시설에 ‘가기 편리한가?

이런 이유로 대도시의 삶에서 교통의 편리함은 삶의 편리함으로 귀결되고는 합니다. 2018년 3월, 현재 인천의 차량 등록 대수가 150만 대가 넘습니다. 인천 300만 인구를 어림잡아보면 두 명이 한 대 이상의 개인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더 곧고, 넓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도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나날이 새로운 도로가 개통되고 확장되며, 계획됩니다. 또한 대중교통에 대한 요구가 커집니다. 양적으로 늘어난 대중교통은 질적으로도 효율성과 편의성이 제고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천 지하철 노선이 추가되고, 이에 맞추어 버스 노선도 조정되었습니다. 이것으로 부족하여 인천발 KTX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결과 이동의 편리함에 대해 사람들의 높아진 욕구는 도시 내부뿐만 아니라 도시 밖 임의의 공간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이렇듯 도시 내외부의 연결을 순조롭게 하도록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도시 행정가가 당연히 노력해야 하는 일이며, 자랑할 만한 일이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내세운 인천의 슬로건 ‘All ways Incheon’은 인천시민의 삶에 이동과 교통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상징하며, 아울러 인천시가 이러한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신기한 것은 ‘도시’라는 단어는 공간적인 영역과 경계의 의미를 분명히 담아내는데, 정작 오늘날의 훌륭한 도시는 머물기 좋은 곳보다는 이동하기 편리한 곳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인천에서 아주 오랫동안 이동의 권리로 정부와 다투었던 곳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사업입니다. 청라국제도시 계획 당시부터 논의되었던 서울 지하철 7호선의 연장안은 개발과 분양과정에서 무수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사업성 부족으로 취소될 뻔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LH 토지 조성 원가에 지하철 7호선 건설 비용이 이미 포함되었는데, 이것은 아파트 분양 가격으로까지 영향을 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로 인해 LH는 이 비용을 법적으로 반환할 의무는 없다고 하지만, 지하철 건설을 완전히 백지화하는 것은 더는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2013년 이후에도 몇 차례 계획노선 변경과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시행되었고, 수도권매립지와 연관된 정치적 협력 등 여러 일을 거쳐야 했습니다. 비로소 2017년 12월이 되어서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였고 근 10년 만에 지하철 건설 논의를 현실화하였습니다. 물론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겠지요.

7호선 연장사업이 확정되고, 지역사회에서는 정거장 확보를 위한 무수한 방법을 동원해야만 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청라에 정거장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하여 청라호수공원에 미디어 타워를 활용한 ‘7호선 청라 시티타워역 희망탑’을 만들었습니다. 이 희망탑에 굵게 새겨진 역명에서 시민들의 복잡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이제 이곳에 ‘시티타워역’이 개통하기를 기원하는 일입니다.

7호선 청라 시티타워역 희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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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을 위한 도시’의 관점에 따르면 7호선 연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는 간결하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7호선 연장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사이에 공항철도가 건설되자 지하철 5, 9호선 환승을 통해 청라국제도시를 비롯한 서구 지역과 서울 주요 업무지역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입니다. 5년 단위로 시행한 통계청의 ‘인구 표본조사’에서 2005년과 2015년에 집계된 통근·통학 인구수를 살펴보면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2005년과 비교했을 때 2015년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는 중학생 이상 인구가 40% 이상 껑충 뛰었습니다. 아울러 인근 부천으로 통근·통학한 인구도 29% 가까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에 인천 인구가 14%나 증가했으니, 서울과 부천에 직장과 학교가 있는 많은 사람이 인천을 주거지로 택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05년 서울과 부천으로 통근·통학하는 사람 셋 중 한 명이 인천 부평구에 거주합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부평구의 인구수가 많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경인고속도로와 지하철 1호선이 인천과 외부지역을 연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발지 인구수 비율
중구 2,888 2.14%
동구 2,676 1.98%
남구 19,060 14.11%
연수구 9,106 6.74%
남동구 17,812 13.18%
부평구 42,575 31.51%
계양구 22,171 16.41%
서구 18,386 13.61%
강화군 422 0.31%
옹진군 3 0.00%
135,099 100.00%

2005년 인천 각 구별 서울 도착 통근·통학 인구 수
(출처: 2005 인구총조사 중 통근·통학(10%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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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인천 각 구별 서울 도착 통근·통학 인구 수(출처: 2005 인구총조사 중 통근·통학(10% 표본)이후 2015년까지 10년간 인천은 외부지역으로 편리하게 이동하는 여러 방법이 생겼습니다. 2007년 인천국제공항철도가 김포공항역까지 개통되면서 서울 지하철 5호선을 환승 이용 할 수 있게 되었고, 2009년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지하철 7호선이 부평구청까지 연장 운행되었습니다. 도로교통에서는 제3경인고속화도로(330번 국도)가 2010년에, 청라IC가 2013년에 차례대로 개통되면서 인천 시내에서도 공항고속도로를 진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옥철’의 원조였던 지하철 1호선 외에도 인천 바깥 지역으로 이동하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진 것입니다.

이동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인천의 많은 지역에서 주거지가 새롭게 개발되었고, 결과적으로 서울과 부천으로 통근·통학하는 인천 구별 인구수가 고르게 분포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2015년에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 중 4분의 1이 부평구에 여전히 거주하지만, 서구에는 20%, 남동구와 계양구에는 각각 15% 이상의 사람들이 거주합니다. 특히 마포, 양천, 강서구 지역으로 통근·통학하는 사람들은 서구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공항철도와 공항고속도로의 존재는 인천의 여타 지역보다 서구 지역민에게 많은 이동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하철 7호선이 청라국제도시 지역민에게 가져다줄 가능성 또한 각별하게 보입니다. 작년 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도권 평균 통근시간을 1시간 36분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7호선 부평구청역에서 강남구청역까지 지하철운행이 약 1시간 걸립니다. 절대 짧지만은 않은 통근시간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건설의 당위성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만약 청라국제도시에서 7호선을 이용하게 되면, 일반적인 통근 거리에서도 직접 접근이 가능하고 청라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중심업무지역으로 손꼽히게 됩니다. ‘이동의 가능성’에서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강점입니다.

출발지 인구수 비율
중구 5,322 2.78%
동구 3,172 1.66%
남구 19,978 10.44%
연수구 15,466 8.08%
남동구 30,012 15.68%
부평구 48,324 25.25%
계양구 30,303 15.83%
서구 37,596 19.64%
강화군 1,141 0.60%
옹진군 84 0.04%
191,398 100.00%

2015년 인천 각 구별 서울 도착 통근·통학 인구 수
(출처: 2015 인구총조사 중 통근·통학(20%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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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 강서구 양천구
중구 413 3.05% 109 1.88% 587 4.15%
동구 204 1.51% 101 1.74% 92 0.65%
남구 1120 8.28% 553 9.54% 767 5.42%
연수구 926 6.85% 333 5.75% 692 4.89%
남동구 1775 13.12% 816 14.08% 1309 9.26%
부평구 3071 22.71% 1284 22.16% 2306 16.31%
계양구 2478 18.32% 1185 20.45% 3368 23.82%
서구 3431 25.37% 1359 23.46% 4886 34.55%
강화군 100 0.74% 54 0.93% 123 0.87%
옹진군 7 0.05% 0 0.00% 10 0.07%
13525 100.00% 5794 100.00% 14140 100.00%

2015년 인천 각 구별 서울 마포구, 강서구, 양천구 도착 통근·통학 인구 수
(출처: 2015 인구총조사 중 통근·통학(20% 표본). 바로가기 ▶)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여러 비판이 존재합니다. 처음의 청사진에서 제시한 것처럼 청라가 국제업무 기능을 수행한다면, 아침마다 청라를 향해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7호선의 연장은 타 지역에서 청라까지 이동해야 하는 시민들의 수요가 투영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어떤 시각에서는, 7호선 연장을 위한 오랜 시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라국제도시가 계획대로 진전되지 않자 서울에 일자리를 의존해야 하는 도시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도시도 혼자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적 규모의 도시들도 가까이에 인접한 도시와 도시권(City-Region)을 형성합니다. 모든 도시가 한 도시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해갑니다. 그것을 위해서 이동과 연결은 필수적입니다. 처음에 강조했듯이 많은 이동과 연결의 기회를 제공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그 도시에서 자신의 기회를 찾으려고 합니다. 지하철 7호선 희망탑에서 가능성을 엿보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제공/ 김윤환 도시공간연구자

[참고문헌]
김윤환 외(2016). 확장도시 인천. 마티.
존 어리(강현수·이희상 역)(2014). 모빌리티. 아카넷
국가통계포털(바로가기 ▶) 인구총조사
Igor Calzada(2015). Benchmarking future city-regions beyond nation-states. RSRS. 2(1)




TAGMAN과 사람들

Tagman Trailer 영상 스틸컷

중국 중경에서 시작한 태그맨(Tagman) 퍼포먼스 작업은 우연과 필연을 거쳐 흥미롭게 진행됐다. 작년 여름부터 구상해오던 프로젝트였는데 사실 중경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근본적인 주제와 컵셉은 큰 변화 없이 유지했지만, 그 외에 많은 부분을 수정하며 현지 상황에 맞췄다. 비록 의도대로 진행하지 못한 부분도 생겼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이 유연해졌고 활동 범위 또한 방대해졌다. 한 걸음 한 걸음 중경의 거리를 활보한 태그맨은 예측 불허한 상황들을 마주하며 조금씩 조금씩 완성됐다.

Tagman Drawing 영상 스틸컷

태그맨 프로젝트는 드로잉과 영상이 혼합된 퍼포먼스 작업이다. 삶의 조각들을 의미하는 태그는 SNS에 수집되는 파편화된 일상을 대변하고 그 태그들로 형성된 태그맨은 원시적인 설인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정보 집합체가 된다. 태그맨은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그 사건들은 다시 파편화되어 SNS에 또 다른 태그맨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그림을 조각내서 태그를 만드는 태그맨의 행위는 자신의 삶을 조각내서 가상세계에 공유하며 공감을 사고자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현지 관계자들의 걱정 섞인 만류에 의해 첫 번째 목적지였던 쥐팡베(Jiefangbei) 거리에서의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중경을 대표하는 거리인 만큼 경비가 살벌하기 때문에 평범하지 않은 행동으로 군중이 모이게 되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 이유다. 약간의 불만이 있지만, 충분히 우회 가능한 문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개인적인 견해로 만든 도마 위에 타지의 법과 규율을 올려놓을 생각이 없다.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의 의도에 그런 것은 없었다. 그리고 나로 인해 DAC 레지던시에 불이익이 생기는 것도 불필요한 모험이다. 다른 사회에서 경험하는 문화적 충돌은 추후의 화두를 위해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따라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다른 거리를 모색했고 세 군데의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양지아핑 (YangJiaPing)

DAC 레지던시에서 가장 가까운 큰 번화가다. 한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이곳에서 한식당을 찾아 헤맸던 적이 있었는데 그날 저녁 작업실로 돌아가는 길에 광장에서 나와서 춤을 추는 엄청난 인파를 보았다. 중국에서는 매일 저녁 해가 지면 사람들이 동네 광장에 나와 춤추며 운동도 하고 신나게 논다. 작업실 근처 슈퍼마켓 앞 광장에도 저녁이면 수십 명의 사람이 모여 춤판을 벌였지만, 이곳 광장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춤추는 그룹들만 해도 열 팀이 훌쩍 넘는다. 엄청난 스케일이다. 그때 바로 알았다. 이곳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하리라는 것을…… 

Squre Dance(광장춤?)이라고 한다.

조용히 나타나서 구석에서 춤을 추고 있었는데 노래가 끝나자 아주머니들이 나를 끌고 가더니 센터에 넣어 줬다.

예전에 좀 놀아봤기 때문에 그럭저럭 잘 따라 했다.

 

양른지예 (YangRenJie)

외국인 거리라고 불리는 놀이동산인데 거리에 상인이 너무 많아서 나도 거리의 상인이 돼버린 느낌이 들었다.

 

씨지예 (XiJie)

사천미대의 신 캠퍼스가 있는 지역으로 젊은 사람이 많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멋진 동네다. 사람들의 반응도 재밌었고 호응도 좋았다.

Tagman 퍼포먼스 영상 스틸컷

중국에서 작업했던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SNS와의 연동이다. 중국은 중국 밖의 인터넷 세계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의도한 현실과 가상의 연결고리는 막혀있는 셈이다. 따라서 온라인 공간과 중국에서 준비해온 태그맨 퍼포먼스를 연동할 수 없었다. 다만 중국에서도 태그맨 퍼포먼스는 뜻밖의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다. 

씨지예에서 누군가 공유한 영상 스틸컷

중국 ‘따우인’이라는 영상공유 앱에 누군가가 개시한 영상이 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베이징에 있는 Jing의 친구가 우연히 퍼포먼스를 보고 우리에게 알려준 것이다. 11만 명의 공감, 500개의 댓글과 250회 공유는 꽤 괜찮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퍼포먼스에 관한 정확한 정보도 없기 때문에 이러한 수치가 나의 작업에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 예술의 대중적 소비를 실험하고자 했던 나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준 것은 확실하다. 

 

#Tagman and the Vortex of Dancing Fingers
   보고전 오프닝

전시 큐레이팅과 서문을 써준 DAC Director 정투(Zeng Tu) (오른쪽)

전시 오프닝 사진, 십방아트센터 제공

사천미대에서 국제 공공미술 워크숍 강의를 한 덕에 학생들도 많이 방문해서 풍성한 전시 오프닝이 됐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정도 많이 든 것 같다. 공항에 앉아 있으니 벌써 그리운 마음이 든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한국에 돌아가면 그동안 밀린 일정에 쫓겨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겠지만 중경의 좋은 추억과 따뜻한 마음, 고마운 얼굴들을 잊지 않도록 자주 떠올리고 오래 간직하고 싶다.

 

글, 사진 박경종 작가

 

박경종 작가는 페인팅, 애니메이션, 설치,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현실을 빗댄 상상의 공간을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예술활동지원 역량강화 분야에 선정되어 중국 중경에 위치한 십방아트센터에서 3개월 레지던시 활동을 하고 있다. (웹사이트 바로가기 ▶)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