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용 방석에서 ‘즉흥의 매력’을 읽는다는 것 <2018 PUMP>

8월이다. 이는 곧 찌를 듯한 매미 소리의 시작이요, 추석 다음으로 인구 이동량이 가장 많다는 휴가철의 시작이기도 하다. 매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인고의 시간을 거친 매미가 우화(羽化)한다. 계절을 알리는 알람 소리처럼 누가 맞춰놓은 것도 아닌데, 자연의 시간에 맞춰 폭발하듯 울린다.’ 성충이 된 매미와 휴양지로 향하는 사람들. 시간과 공간의 무수한 이동 속에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이번 네트워킹 데이에는 의자 대신 방석을 깔아주세요.”
지난 20일,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에서는 작은 파티가 열렸다. 인천문화재단에서 기획한 ‘2018 공연예술인 역량강화 프로그램 펌프(PUMP)’의 끝을 기념하는 네트워킹 데이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했던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남의 시작이기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료식’을 곁들인 파티이지만, 행사장의 공기는 제법 남달랐다. 50평 남짓 되는 연습실에는 의자 대신 방석이, 그것도 무려 ‘등산용 1인 방석’ 50개가 전부였다. 이는 진행 멘토인 임형택 감독의 요청이었다.

“콤포지션(즉흥장면 만들기)을 해야 하니, 최대한 공간을 비울 수 있도록 의자를 뺍시다.”

세팅이 끝난 연습실을 보며, ‘이거 그림이 나오려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의도된 연출이라지만, 부푼 기대를 안고 온 참가자들이 텅 빈 행사장에 물음표를 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앞선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공간에 들어온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한가득이었다. 비로소 모든 참가자가 자리에 앉았을 때, 지난 생각이 바뀌었다.

 

뷰포인트 메소드 워크숍의 시작
본 프로그램은 ‘전문공연예술인을 위한 심화과정’과 ‘기초자를 위한 입문과정’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전문 공연예술인에게는 양질의 창작물을 제작할 역량을 제공하고, 입문과정에 있는 신진예술인과 예술에 관심이 있는 시민에게는 지역에서 활동하기 위한(또는 향유하기 위한)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기획목적이었다.

2018 펌프(PUMP)의 첫 신호탄은 ‘뷰포인트 메소드(Viewpoints Method)’를 활용한 신체워크숍. ‘뷰포인트’는 미국의 포스트모던 무용계에서 발현된 즉흥 테크닉으로 뉴욕대학교 연극과 교수인 매리 오버리(Mary Overlie)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동대학교 연출가인 앤 보가트(Anne Bogart)’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뷰포인트 콤포지션 메소드는 크게 ‘뷰포인트 트레이닝’과 ‘콤포지션 창작 메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움직임과 시공간에 대한 지각을 극대화하여(뷰포인트) 작품 일부를 만들어내는 즉흥과정(콤포지션)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퍼포머에게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이슈가 지배적이다. 극의 시작부터 후반부까지 유기적인 시공간 속에서 창작물이 발현된다. 이러한 속성은 ‘뷰포인트 메소드’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수많은 공연예술 장르를 불문하고 공통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고민하던 끝에, 무대와 퍼포먼스 간의 상호작용에서 ‘시공간적 요소’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결론을 내렸다.(일례로, 뷰포인트를 체계화한 미국의 SITI COMPANY에서는 연극뿐만 아니라, 무용, 음악, 미술,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본 메소드를 수행하도록 이끌고 있으며, 실제로 훈련을 체득한 예술인들은 다양한 창작물에 뷰포인트를 투영시킨다) 진행은 우리나라에 뷰포인트를 제일 먼저 도입한 극단 서울공장의 임형택 예술감독과, 예술강사로 활동 중인 윤채연 배우가 맡았다.

우리는 신체를 활용하여 ‘지속(Duration)’, ‘반복(Repetition)’, ‘즉각반응(Kinesthetic)’이라는 시간적 속성을 가지고 놀거나, ‘모양새(Shape)’, ‘환경(Architecture)’, ‘흐름의 형태(Floor Pattern or Topography)’ 등 공간적 속성을 탐험하였다. 이러한 움직임들을 통해 자연스러운 무대 위 표현과 앙상블 훈련을 마친 이후에는 앞서 터득한 요소들을 활용해 즉흥으로 동작을 만들어보는 콤포지션(Composition)을 시도했다.

* 본 설명에서 나열된 단어들은 SITI COMPANY에서 소개하는 테크닉에 등재하는 용어들로, 정확한 개념설명을 위하여 영문명을 함께 기재하였습니다. 본 메소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내에 출간된 ‘뷰포인트 연기훈련’ 서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전문 퍼포머가 아닌 입문과정에서는 본 메소드가 더욱 생경할 터. 이에 우리는 기존 뷰포인트의 목적을 두 갈래로 나누었다. 퍼포머들에게 훈련의 목적이 ‘자연스러운 무대언어 체화와 앙상블의 조화’라면, 입문과정의 참가자들에게는 ‘신체를 통한 새로운 발견과 일상 밖 경험’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따라서 동일한 메소드지만 연극놀이나 연극치료 등을 가미하여 정통의 방식에서 조금 더 다각적인 워크숍으로 재구성하였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발바닥을 맞대는 게 어때요?”
(앞으로 돌아와서) 네트워킹 파티의 시작을 알리고 제일 먼저 수료증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인사말과 함께 호명되는 참가자들은 각자의 이름이 적힌 수료증을 받아들었다. 수료인원은 총 35명 중 31명. 아쉽게도 수료증을 받지 못한 참가자조차 박수를 치며 함께한 이들을 축하했다.

뒤이어 워밍업을 위한 간단한 연극놀이를 시작으로 그동안 터득한 요소들을 함께 꺼내어보는 ‘오픈 뷰포인트(Open Viewpoints)’와 콤포지션을 진행하였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명함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대신, 몸짓을 명함 삼고 손대신 발을 내밀어 서로를 환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한 달여간의 워크숍을 통해 누군가는 뷰포인트가 여전히 어렵다고 하고 다른 혹자는 제주행 쾌속선을 탄 듯 6주가 훌쩍 지났다고 한다. 이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니, 아쉽지만 또 다른 해를 기약하고자 한다.
워크숍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으레 여름이 되면 매미가 울고, 많은 인파가 휴양지를 향해 떠나가듯이 말이다. 입문과정의 첫 수업에서 ‘뷰포인트는 일상 속 선택과 자유의 폭이 넓어지게끔 하는 매개체‘라는 윤채연 멘토의 말이 떠오른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오랜 시간동안 멈추어있던 연습공간의 가압펌프들이 ‘예술펌프’로 다시 가동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으니 말이다.

 

글/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강수연
사진/ 김희천 작가

*공연예술인 역량강화 펌프(PUMP)


다양한 매개를 기반으로 인천에서 활동하는 공연예술인들이 양질의 창작물을 제작하도록 도모합니다. 공간의 모태인 상수도 가압장 속 펌프가 ‘흐름’, ‘공급’, ‘교류’의 상징이듯이 지속적인 프로그램(Permanent Program), 지속적인 프로젝트(Permanent Project), 그리고 지속적인 공연예술(Permanent Performing Arts)을 추구합니다.




“클래식 연주자는 정밀 묘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인천신포니에타> 이종욱 대표 인터뷰

오는 8월 9일에 <인천 신포니에타>에서는 김중석 교수님께서 작곡하신 <몽유도원>을 초연한다. 안평대군이 도원에 다녀온 꿈의 내용을 화폭으로 고스란히 담아낸 안견의 몽유도원도. 음악으로 재구성한 <몽유도원>을 감상해보며 저마다의 꿈을 꿔본다.

<인천 신포니에타> 창단 배경에 대해 궁금합니다
제가 인천과 처음 연을 맺은 게 1994년도에요. 당시 대학을 바로 졸업하고 인천 청소년 교향악단 지휘자로 오게 되었죠. 그러다 1998년도부터 2004년까지는 인천 챔버 오케스트라 악단으로 활동했었어요. 당시만 해도 인천에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가 많지 않았고, 출중한 연주자들은 무조건 서울 무대에 서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어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보면서 인천에서 악단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을 했고 2005년에 <인천 신포니에타>를 창단했죠.

<인천 신포니에타> 대표사진, 인천신포니에타 제공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만, 신포니에타의 개념은 생소하게 다가옵니다. 심포니에타의 의미와 매력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심포니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규모’라는 개념이고 ‘에타’는 앞의 의미를 반대되게 만들어줍니다. 다시 말하면 ‘심포니에타’는 크지 않다는 의미이죠. 챔버오케스트라와 비슷한 형식이라 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요즘에는 현악기 중심의 오케스트가 많이 배출되고 여러 악기가 종합적으로 소리를 내다보니 그 웅장한 면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쫓아갈 수 없어요. 하지만 현악기 고유의 섬세한 음악을 표현하기에는 심포니에타가 아주 적합한 규모이죠.

인천지역의 음악 영재를 발굴하고 후견인 역할로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는데,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94년도에 인천 청소년 교향악단에 있을 때만 해도 전국 청소년 교향악단이 2~3개 팀밖에 없었어요. 당시 인천에서는 예술고등학교도 없던 열악한 환경이라 음악을 진로로 결정한 아이들을 위해 선배로서 이끌어주자는 마음이 컸죠. 연주자로 활동했지만, 사실 주된 업무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기도 했고요. 저희와 협연을 했던 아이들이 5명밖에 없지만, 그 친구들 모두가 좋은 결실을 맺는 것을 지켜보며 큰 보람을 느꼈고,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경험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 운이 좋게도 ‘공영장상주단체’에 선정되면서 아이들을 무료로 지도할 수 있는 뜻밖의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요.

<인천 신포니에타> 이종욱 대표

 민간에서 지역악단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주변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있으신가요?
우리 단체를 10여 년간 후원해주시는 ‘일륜회’라는 단체가 있어요. 일륜회는 인천 음악발전을 위한 ‘하나의 바퀴’라는 의미로 지어졌죠.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일륜회는 배경숙 전 인하대 법학대학교수를 주축으로 결성되어 현재는 조애진 육아방송 대표이사가 회장을 맡고 계셔요. 인천시립교향악단이 시립이 되기 전부터 후원했던 단체로서 인천신포니에타도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후원해 주고 계시죠.

최근에 진행된 연주회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싶으신가요?
2005년부터 2016년까지는 김중석 교수님께서 <인천 신포니에타>가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음악적 방향을 제시해주셨고, 작년에는 이정일(울산대 교수, 코리아 심포니)교수님께서 저희 악단에 예술 감독으로 취임하시면서 몇 가지 변화가 생겼죠. 교수님께서 작년 연주회의 모든 프로그램을 맡으셨는데 대부분 현대곡을 메인으로 선정하셨죠. 현대곡을 보통 난해하게 생각하지만, 선곡하신 곡은 긴장감을 늦추기보다는 계속 긴장감을 갖고 들어야 하는 재밌는 곡들이 많았어요. 작년에는 저희를 찾아주셨던 여러 분들로부터 아낌없는 칭찬을 들을 수 있었죠.

뛰어난 클래식 연주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으나, 여전히 클래식 음악 소비와 저변이 확대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문화예술 교육자로서 이러한 간격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고민해보셨는지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실력이 빼어난 연주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관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입시 영향이 제일 크다고 생각해요. 공연이 매진되었던 적이 1994년도, 2006년도 두 차례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때만해도 학교 음악 선생님께서 방학만 되면 아이들에게 연주회 감상문을 과제로 내주셔서 아이들이 음악회에 많이 왔었죠.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과 사진을 찍는 동안에 잠깐 얘기를 나눠보면, 뜻밖에도 연주회를 처음 경험해본 아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비록 과제 때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계기마저 없다면 끝끝내 아이들은 공연장을 찾지 않을뿐더러 기본적인 에티켓마저 몰랐을 거예요.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리다 보니 이러한 경험마저도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대중들이 클래식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악단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클래식 연주단체는 정밀 묘사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대상을 흡사하게 묘사하듯 클래식 연주자들도 작곡가의 의도대로 공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클래식 원곡이 변질되면 그 음악의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에 흥미위주로 음악을 편곡하고 변형하는 작업을 개인적으로는 반대합니다. 그래서 대중들과 함께하고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제 나름대로 고심하던 끝에 1시간 20분을 초과하지 않고 공연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죠.

<인천 신포니에타> 악단, 인천신포니에타 제공 

 매년 <Virutoso of incheon 인천을 빛낸 음악인>이라는 주제로 레퍼토리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고  계십니다. 올해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2006년부터 시리즈를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천 출신이거나 인천에서 활동하는 분 중에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연주가와 작곡가를 모시고 연주를 계속 해왔죠. 아무래도 인천이 서울과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인천보다 서울에서 공연을 보고, 아울러 연주자들도 서울 무대에서 연주하기를 선호하죠. 인천이 사각지대라는 느낌을 줄곧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럴수록 인천 출신의 연주자들과 공연하는 무대를 많이 선보여 인천 시민들이 점차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고착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죠. 이번 9월 30일 공연에서는 나은아 교수님께서 피아졸라의 <사계>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2014. 12.10 Four seasons2.MP4_000320247, 인천신포니에타 제공

오는 8월 9일에 정기연주회를 맞이합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Virutoso of incheon>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요?
<Virutoso of incheon>의 경우에는 연주자들이 원하는 곡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하는 반면에 정기연주회는 대중들이 원하는 레퍼토리로 함께 구성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재작년까지 예술 감독이셨고 현재는 예술 고문으로 활동하는 김중석 교수님께서 <몽유도원>이라는 초연 작품을 연주하시죠. 안평대군이 아꼈던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교수님께서 음악으로 표현한 곡인데 몽환적인 매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곡을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시는 거라서 더욱 뜻깊은 정기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인천 심포니에타>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클래식 연주자들은 정밀 묘사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이벤트성 연주회를 하려는 계획은 없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나름대로 준비한 연주를 무대에서 묵묵히 공연하는 게 솔직한 목표입니다.

글/ 사진
이진솔(정책연구팀)




피아노 트리오, 살롱의 재현

문화가 있는 날 2018 트라이보울 시리즈 <피아노를 위한 큐레이션, 피아노 위크 2018>

찌는 듯한 더위에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곳들이 많다고 한다. 여의도 강남 등 직장인들의 근무지에서는 더위에 잠을 설친 사람들에게 잠시 단잠을 제공하는 수면 카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근처의 가성비가 좋은 부티크 호텔 등에서 에어컨을 틀며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여전히 대단히 더운 밤을 자랑하던 요 며칠 전 인천 송도의 밤에는 꽤 많은 사람이 실내악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모여 앉았다.

국제도시 송도의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이미연과 함께하는 피아노를 위한 큐레이션 <피아노 위크 2018(Curation for Piano – Piano week in 2018)>은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총 5일에 걸쳐 진행되었고, 25일 밤 공연장을 찾았다. 루트비히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L.v. Beethoven Piano trio in cminor Op.1 No.3)와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의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망각(A. Piazzolla Oblivion ), 사계(The Four Seasons of Buenos Aires)가 연주되었다.

특히 사계 하면, 비발디의 사계만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내게 피아졸라의 사계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냥 사계가 아니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란 어떤 느낌일까, 탱고의 전설이라는 피아졸라가 작곡한 사계란 자유로운 탱고의 몸짓을 재현한 것일까? 피아노와 바이올린과 첼로가 함께 연주하는 피아졸라의 사계는 연주되는 30여 분의 시간 동안 계속하여 다른 느낌을 생산해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가 함께 연주하는 피아노 트리오는 마치 악기들의 대화와도 같았다. 한 악기가 이야기하면 뒤를 이어 다른 악기들이 답했고, 그들은 같이 이야기를 하는가 하며 따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느낌은 달랐다. 숱한 작곡가들이 관현악을 작곡하다가 실내악을 작곡하게 되면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표현했는데, 이들의 연주를 감상하면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내는 웅장함은 없지만, 세 가지의 악기가 번갈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소리에서 더욱 깊은 우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가 마음을 열고 내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과 같았다. 어떤 악장에서는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기도 했고, 뒤이은 악장에서는 경쾌한 느낌에 흥겨워지기도 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과 첼로는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내며, 때로는 웅장했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본래 실내악이란 귀족들이 식사하거나 모임을 할 때 배경음악으로 만들어진 곡이었다. 그리고 귀족들이 모여서 실내악을 열고, 문학과 예술에 대하여 논하던 곳이 살롱이었다. 살롱에서의 연주는 연주 중간에 해설과 덧붙여져 다가가기 어렵지 않았고, 한 여름밤 시원한 원형의 공간에서 피아노 트리오의 연주를 듣는 것은 왠지 모를 사치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이번 피아노 트리오는 ‘2018 트라이보울 클래식 시리즈’로 인천문화재단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작은 음악회의 일환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생활 속 문화, 행복한 일상을 컨셉으로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영화관을 비롯하여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 전국의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번 피아노위크, 피아노 트리오의 연주가 열린 송도 트라이보울(Tribowl, Songdo International City)는 원형극장(Arena Stage) 형태의 공연장 및 전시실을 보유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공연과 전시, 문화예술 교육 및 국제교류사업 운영을 통해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지원과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세계최초로 지어진 역쉘 구조의 건축물은 주변의 수변 경관과 어우러져 특별한 외견을 가지고 있다. 한여름 밤에 이토록 아름다운 장소에서 함께하는 피아노 트리오의 실내악 공연은 충분히 낭만적이고 일상의 행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글 사진/ 김경옥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수필가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하여 <냥이와 함께>전시

지구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다. 그것은 동식물일 수도 있고, 의사를 표현할 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다. 지구에는 주인이 없다. 다만 각기 다른 생명체는 의사 표현과 영향력 있는 활동의 여부 그리고 개체 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구의 영역에서 인간은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며 다른 생명체와 함께 자신들의 생활을 누리고 삶을 영위한다. 나는 사람이다. 내 생각에 따라 다른 생명체를 본다. 다른 사람도 아마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가 흔히 거니는 골목에서도 또 다른 생명체들을 자주 만난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주인 없이 길을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불렸다. 무언가를 훔친 것도 아닌데,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도둑 취급을 받으며 살았다. 전 세계에 여러 고양이가 서식해 있지만,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서 고양이는 길한 생물로 혹은 흉한 생물로 비쳤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양이는 꽤 오랜 시간 동안-그리고 지금까지도- 불운을 가져다 준다는 존재로 인식되며 어딘가 기분 나쁜 요물로 생각되고는 한다. 이것에 대해 정확한 근거와 과학적인 이유는 없다. 다만 사람을 온순히 따르지 않고 신비롭게 바라보는 눈빛이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쓰레기를 뒤적거리고 거리를 어지럽게 하는 고양이의 몹쓸 행동을 자주 목격되며 한밤중에 시끄러운 울음소리는 을씨년스러운 밤 분위기를 조성하기까지도 한다. 이처럼 고양이의 행동은 ‘사람’이 사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존재였다. 이 땅에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인지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자주 망각되고는 한다.

동인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두 세 정거장 지난 곳.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자리잡은 골목 사이에는 작은 ‘우리미술관’이 있다. ‘미술관’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우리미술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간과는 사뭇 다르다. 사람들이 사는 집 사이에 작은 공간. 문화공간이 특별한 곳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아기자기한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다. 7월 18일부터 8월 10일까지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포스터와 함께 ‘냥이와 함께’라는 기획전시로 주민에게 친절하게 개방될 예정이다.

 

고양이를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인 ‘냥이’, 그리고 ‘함께’라는 단어. 이 두 단어의 조합이 사뭇 따듯하다. 미술관에 발을 들이자마자 고양이에 대한 다채로운 이미지가 가득 차있는 공간과 마주하게 되었다. ‘냥이와 함께’ 전시에는 오현주 작가의 회화 작품과 임기웅 작가의 비디오 작품에서부터 문화재단에서 소장한 고양이 아트 작품과 서적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 초입에 작성된 오현주 작가의 작가노트에서는 생명체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한껏 느껴졌다. 작가가 고양이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그들이 굉장히 매력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고양이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인간과 동등한 존엄을 가지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작가의 의도에 대해 매우 공감되었다.

 

임기웅 작가의 비디오 아트는 ‘만석동의 동물들’이라는 제목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곳곳마다 고양이가 살고 있지만, 우리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는 고양이들은 주로 도시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다. 고양이의 상태는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임기웅 작가는 인천 동구 만석동에 사는 동물들에 대해서 굉장히 애정 어린 눈빛으로, 또한 사실적으로 영상에 담아내고 있었다. 그들은 아주 각박한 환경에서 삶을 살지만, 따듯하게 보살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기도 하며, 누군가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멋지게 삶을 살고 있었다.

전시공간 한구석에는 오현주 작가의 일러스트로 컬러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미술관에 찾아온 주민들에게 작품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한 것이다. 그 왼편으로 배치된 큰 책장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서적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림책부터 동화책, 에세이,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이 나란히 꽂혀 있는데, 미술관에 찾아오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번 기획전시가 단순히 그림과 영상 관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에 대해 친숙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고양이’에 국한되어 있지만) 의도된 구성이었다. 책장 하단에는 ‘예술’, ‘고양이’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기사가 스크랩되어 있었고 자유롭게 펼쳐볼 수 있었다.

 

고양이는 미관상 ‘아름답다’. 이것은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미관상 아름답거나 아름답지 않거나,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존엄하다.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그 존엄성에 관해서 가치 판단할 자격이 없다. 그저 함께 살아갈 뿐이다. 처음부터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었다. 지구상에 인간만이 덩그러니 내려와 다른 개체들이 방해꾼이 되었듯 하나, 둘씩 끼어든 것이 아니다.
인류가 탄생하였듯 우리는‘함께’살아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잊지 말라는 듯이, ‘우리미술관’의 전시는 고양이라는 작은 생명체가 움트여 공간을 반짝이고 있었다. 견디기 힘든 무더운 한여름에 숨을 돌리러 잠시 우리미술관에 발걸음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시원한 공간에서 작고 아름다운 고양이와 함께하면 어느새 윤택해진 삶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글/사진
시민기자단 이은솔




“쓰고 표현하는 것까지 해야” 황선미 작가가 말하는 제대로 책 읽는 법

트라이볼 아트클래스 토요 <리딩클럽>
초등학생 4~6학년 대상 여름워크숍
동화작가 황선미 진행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어린이들의 올바른 독서습관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고자 황선미 동화작가가 나섰다.
지난 7월 매주 토요일마다 트라이볼에서 황선미 작가가 진행하는 토요 <리딩클럽>이 열렸다. 초등학생 4~6학년 대상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은 책 읽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 마련됐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지난 7월 28일 마지막 수업에서는 학부모들이 참관한 가운데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점을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황선미 작가의 책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해 읽고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골랐다. 그것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생각해보고 느끼고 깨달은 점을 수업시간에 발표했다.
황선미 작가는 이날 수업에 참석한 모든 아이의 발표를 귀 기울여 듣고 아이들 각각의 사고력과 발표력, 표현력 등에 대한 평가를 덧붙이며 아이들을 격려하고 칭찬했다.

황선미 작가는 대표작 <마당을 나온 암탉>과 <나쁜 어린이 표>가
동시에 판매 부수 100만부를 돌파하는 등 한국 최고의 아동문학가로 꼽힌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황선미 작가가 말하는 올바른 독서습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책을 읽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하고 쓰고 표현하는 것까지 아우른다.
황선미 작가는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작업이 더 중요하다. 책을 읽고 나서 느끼고 깨달은 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때 중요한 건 자유로운 사고를 통해 느끼고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나라 아이들은 규격화되고 천편일률적인 사고를 하기 마련인데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이어 황선미 작가는 “책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것을 논리적으로 글로써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보기 위해서는 쓰기가 아주 좋은 방법이다”며 쓰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올바른 독서습관의 완성을 발표에 두는 그녀는 “내 생각을 남들과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사고가 확장될 때 비로소 책을 제대로 읽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해보는 것은 담론을 끌어가기 위한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프랑스 같은 외국에서는 중요하게 여겨지는 훈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중요성을 인식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해랑 프리랜서 기자
blog.naver.com/marinboy58
marinboy58@naver.com




[큐레이션 콕콕] 팟캐스트는 계속된다

팟캐스트(Podcast)는 2000년 이후에 생긴 단어입니다.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로 신문을 구독하듯 인터넷에서 특정 콘텐츠를 구독하는 서비스를 말하죠. 팟캐스트 이전에도 콘텐츠 구독 서비스는 있었지만 아이튠즈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대표성을 띠게 됐습니다.

진행자는 방송을 녹음해서 MP3 파일로 올리고, 시청자는 개인 오디오 플레이어로 내려받습니다. 아이팟뿐만 아니라 다른 MP3 플레이어, PMP에서도 이용할 수 있죠. PC와 마이크 등 간단한 장비만으로 자신만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으며 개인주문방송(POD:Personal On Demand broadcast)으로도 불립니다. 팟캐스트가 기존 방송과 다른 점은 ‘구독’ 개념입니다. 이전에는 라디오를 듣기 위해 주파수를 맞췄다면, 팟캐스트는 최초 등록 이후 매회 방송이 직접 배달됩니다. 자동으로 새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주는 기능 덕분에 한 번 들으면 계속 듣게 되는 거죠.

팟캐스트는 라디오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출처:pixabay

국내에서는 2009년 말부터 팟캐스트가 제작됐습니다. 아이폰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리죠. 2018년 7월 말 현재 국내 최대 팟캐스트 포털 ‘팟빵’에 등록된 팟캐스트는 1만2천 개가 넘습니다.

팟캐스트의 급성장에는 ‘나는 꼼수다’의 역할이 컸습니다. 팟캐스트는 몰라도 ‘나꼼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죠. 딴지일보에서 제작한 ‘나는 꼼수다’는 2011년 4월 첫 방송을 시작해 3개월 만에 뉴스/정치 부문 세계 1위(2011년 8월 8일)를 차지했습니다. 나꼼수로 유명세를 얻은 김어준, 김용민, 정봉주 등은 메이저 방송 MC를 맡아 대활약하기도 했죠.

팟캐스트 대중화의 또 다른 주역은 스마트폰입니다. 과거에는 팟캐스트를 듣기 위해 PC를 거쳐 휴대용 기기로 파일을 가져와야 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바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제작 편수가 증가한 만큼 소재와 방송 주체도 다양해졌고, 미디어나 저널리스트뿐만 아니라 정치인, 연예인, 학자, 종교인, 대학생, 직장인은 물론 기업들까지 팟캐스트 열풍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출처:팟빵 캡처화면

국내에서는 대안 언론 콘텐츠가 주를 이루지만 해외에서는 기업의 차세대 협업 툴로 팟캐스트를 활용하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원격지에 근무하거나 이동하며 일하는 직원이 많은 기업은 비디오 스트리밍 유스튜디오(uStudio)를 이용해서 기업 경영진과 IT 부서 간 관리 제어, 애플리케이션 통합, 보안, 사용량 분석 결과 등을 확인합니다. 이를테면 신입직원 교육이나 영업사원에게 최신 제품 정보를 전달할 때 유스튜디오를 이용합니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제작할 필요가 없는 맞춤형 콘텐츠를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해 플랫폼에 담는 거죠. 팟캐스트의 쓰임새를 특정 기업의 요구에 맞게 활용하는 겁니다.

문서를 뛰어넘는 팟캐스트 서비스의 장점은 기업이 미디어 콘텐츠에 접속한 직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팟캐스트 활용 내용을 CRM 마케팅(고객이 어디에 가서 무엇에 돈을 쓰는지 낱낱이 분석, 고객이 좋아하는 식당이나 상품 정보만 골라서 제공하는 것)과 통합하면 팟캐스트 접속과 매출의 상호관계를 파악할 수 있죠. 직원이 특정 에피소드나 팟캐스트를 들은 후 더 많은 계약을 성사시켰는지 확인해서 콘텐츠의 가치를 파악하게 됩니다.

출처:pixabay

팟캐스트에서 유명세를 탄 프로그램이 공중파 방송에서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을 녹음해서 팟캐스트에 올리는 반대의 케이스도 있죠. 라디오는 ‘본방사수’하지 않으면 듣기 어렵지만, 팟캐스트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개인이 가진 창의성을 방송과 접목해 마음껏 발휘한다는 점에 호감을 느끼는 청취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콘셉트가 비슷한 프로그램이 공중파로 넘어오면서 팟캐스트 저널리즘과 공중파(지상파) 저널리즘이 충돌하는 양상도 보입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SBS)나 주진우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MBC)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매스미디어가 저물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공중파 방송이나 신문 같은 것 말이죠. 신문은 모든 사람이 편집국에서 정한 그대로 봐야 합니다. 하지만 팟캐스트(페이스북이나 SNS에 기반한 미디어 등) 같은 개인 미디어는 청취자가 원하는 것을 대중매체가 하지 못한 지점까지 들어가서 시원하게 얘기해 줍니다. 젊은이들은 거침없는 내용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뉴미디어 매체를 원합니다. 또 자신과 밀착된 이야기, 편한 시간에 볼 수 있는 즉각적인 정보를 선호하죠.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팟캐스트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언급합니다. 나꼼수도 정치쇼나 정치오락물에 기대고 있다는 거죠. “팟캐스트는 정치에 대한 정견을 정확하게 전달하기보다 풍자나 패러디가 큰 문화 콘텐츠입니다. 언론과 엔터테인먼트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팟캐스트를 지상파로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8월에 종방하는 ‘블랙하우스’를 보면 지상파는 준비한 게 별로 없습니다. 지상파가 팟캐스트 방송을 가져와서 혁신하겠다고 하는 취지가 나이브했던 것 아닌가 합니다. 그에 맞는 투자 없이 팬덤이나 김어준이라는 개인에만 모든 걸 맡겨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강명 작가는 팟캐스트가 정치프로그램이나 시사프로그램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다가 어느 순간 ‘우리는 예능’이라고 살짝 발을 빼기도 한다고 덧붙입니다. 주로 대안언론, 약자의 저널리즘, 개인미디어 같은 성격을 보이다가 어느 때 공중파 프로그램으로서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거죠. 이택광 교수는 공존을 요구합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 같은 플랫폼의 변화도 존중하고, 기성 언론 또한 시장성만 좇아서 공공성을 버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편파보도 논란에 폐지 결정, MBC 주진우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5주간 결방 논란을 빚었다.
출처:아시아경제

SCI평가정보에서 운영하는 ‘사이렌24’에 의하면 한국 네티즌의 58%가 팟캐스트로 뉴스를 듣습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SBS 김용민의 정치쇼’,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죠. 지난 6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은 전 세계적으로 팟캐스트 이용 비율이 늘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우리나라가 58%로 팟캐스트 이용 조사 22개국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 홍콩(55%), 타이완(47%), 스페인(40%) 순이었고요. 에디슨 리서치(Edison Research)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44%는 어떤 이유로든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고, 26%는 한 달에 최소 1번 이상 듣는다고 하네요.

팟빵의 카테고리는 코미디/시사 및 정치/도서/영화/경제/어학/교육 및 기술/스포츠/음악/여행/건강 및 의학/문화 및 예술/취미/유·아동/정부 및 기관/퀴어/게임/종교/성인방송/지역/해외 팟캐스트 등으로 구분됩니다.

이중 ‘문화 및 예술’ 월간(7월) 순위는 이렇습니다.
짠, 들어보시죠.

 
출처:팟빵 캡처화면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차세대 협업 툴’ 팟캐스트가 뜬다
    CIO Korea, 2018.7.20(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팟캐스트 저널리즘 논란, 지상파는 무슨 준비를 했나”
    노컷뉴스, 2018.7.16(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꼼수는 안 통해’ 팟캐스트 저널리즘, 공중파서 줄줄이 퇴출
    아시아경제, 2018.7.12(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한국 네티즌 58%, 팟캐스트로 뉴스 듣는다…세계1위
    이데일리, 2018.6.14(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고려 건국 1100년 기념, ‘강화고려문화축전’ 첫째 날 현장 관람기

올해는 고려가 건국된 지 1,100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기록에 따르면 고려는 918년 6월 25일(음력)에 건국되었다. 이 날짜를 양력으로 변환하면 918년 7월 25일인데, 강화군에서는 주말인 28일, 29일 이틀에 걸쳐 강화고려문화축전을 개최한다. ‘고려’를 주제로 하여 큰 규모의 축전을 여는 건 강화군에서도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올해의 관광도시 강화 – 용흥궁 공원 앞 이동식 관광안내소(좌), 타시겨 버스(우), 강화군청 제공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화도는 강화도 홍보를 위해 관광버스와 이동식 관광안내소를 운영한다. 광성보 등 강화의 유명한 관광지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화미술관 사진전<고려개성, 강화에서 엿보다>   강화미술관 사진전(갤러리 내부)

먼저 강화문화원 1층 강화미술관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7월 20일부터 29일까지 고려의 수도 개성 ‧ 강화의 유적을 소개하는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전 개최를 위해 강화군의 요청을 받아 인천 역사문화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사진들을 제공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전시장 내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오히려 차분히 사진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벽을 따라 사진들을 걸어 놓은 모습들이 꽤 멋있었다.

 
올해의 관광도시 강화 – 용흥궁 공원 앞 이동식 관광안내소(좌), 타시겨 버스(우), 강화군청 제공

용흥궁 공원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렸다. 필자가 간 시간은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이었고, 많은 사람이 분주히 일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구름 하나 없는 하늘에서 쨍쨍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날씨가 무척 더웠고, 행사를 준비하는 분들도 매우 힘드신지 곳곳에서 쉬고 계셨다. 이렇게 날이 더운데 사람들이 많이 올지 걱정스러웠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데 강화 전통차 시음 코너에서 차 한잔을 권유했다. 약쑥이 들어간 시원한 차를 마시니 약쑥 특유의 향기와 맛이 느껴져 독특했다.

축전의 주요 행사인 고려 고종 황제 행차와 팔만대장경 이운행렬을 보기 위해 용흥궁 공원으로 다시 왔다. 그런데 하늘에 먹구름이 껴있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얼마 후 요란한 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고종이 천도(遷都)를 위해 개경을 떠나 강화도로 온 음력 7월 초는 장마철이어서, 고종을 따라온 많은 관료와 백성들이 비를 맞으며 왔다고 한다. 경우는 다르지만 ‘역사적 장면의 재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무더위와 갑작스레 쏟아진 소나기 때문에 주요 행사들은 2시간 후로 연기되었다.

저녁 6시가 지나자 본 행사는 시작되었다. 애초 계획보다 시작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전체적인 행사 소요 시간이 단축되었으나, 이를 생각지 못 했던 필자는 고종 황제 행차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행사인 팔만대장경 이운행렬만은 봐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뛰어와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전통 음악 연주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강화군민
 
팔만대장경 이운행렬-강화군민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팔만대장경을 옮기는 소

전통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팔만대장경 이운행렬이 용흥궁 공원으로 천천히 들어왔다. 중,고등학생부터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강화 군민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이운행렬에 참여했다. 소나기가 그친 직후라 날씨도 선선해서 용흥궁 공원엔 꽤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다. 행렬에 참여한 사람들, 행렬을 따라온 사람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축전의 개막을 알리는 유천호 강화군수님(좌), 축하하는 박남춘 인천광역시 시장님(우)
특히 유천호 강화군수님은 이번 축전에서 ‘고종 황제’ 역을 맡으셨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 아래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행사를 보기 위해 많은 군민이 모여 있었고, 한산했던 체험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행사 시작 전 소나기가 내려 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준 게 정말 다행이었다. 고려의 전통의례였던 팔관회 재현이 시작되고, 행사를 축하하는 많은 공연이 이어졌지만, 밤 9시가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간이어서 필자는 끝까지 보지 못하고 인천으로 돌아가야 했다.

행사 시작 직전 행사장 내부 모습. 이후 촬영은 하지 못했으나,
밤 9시가 되어가는 늦은 시간까지도 많은 강화 군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필자는 축전 첫날밖에 가보지 않았지만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하여 처음 열리는 ‘고려’ 중심의 축전인 만큼 강화군에서도 많은 정성을 기울인 모습들이 보였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강화 도서관에서도 군민들을 위한 고려건국 1,100년을 기념하는 학술강연회를 열었고, 고려궁지에서는 고려문화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작 전시가 열렸다. 내년 2019년은 고려 태조 왕건이 개경(개성)으로 수도를 옮긴 지 800년, 그리고 14년 후인 2032년은 고려의 강화 천도 800년이라고 한다. 이번 강화고려문화축전을 시작으로, 고려와 관련된 문화 행사들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

/사진 정이슬(인천역사문화센터)




2018 플랫폼 초이스 <해피한 하루>

2018년 07월 27일~29일
금요일 오후 7시/토,일요일 오후 1시, 4시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주관/제작 예술창작공장콤마앤드
후원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영상. 시민기자단 이은솔
편집. 시민기자단 김유라




문화예술정책동향

<인천>
인천시/재단 주요정책•사업

「인천광역시 핵심문화시설 100인 위원회」 본격 가동[2018.06.04.]
인천광역시는 6월 1일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개최된 「핵심문화시설 100인 위원회」의 4개 분과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시민과 전문가그룹의 소통과 자문을 통한 실질적인 위원회 활동을 본격 가동했다고 밝혔다.

인천 내항 전면 개발…시민 위한 공간 조성[2018.06.05.]
물류 중심 항이었던 인천 내항이 시민들을 위한 친수 공간으로 새롭게 바뀐다.

박남춘 더민주 인천시장 후보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보장 조례 제정 약속’
“애인페스티벌은 폐기”
[2018.06.07.]
박남춘 더민주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지역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문화기본조례와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조례가 제정을 약속했다

인천시, 복지와 문화예산 확대 취약계층 맞춤 서비스 실시[2018.06.10.]
인천시가 시민 만족이 높은 ‘따뜻한 인천’을 만들기 위해 복지와 문화예술 예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시정 특집] 진행 중인 민선6기 인천시 문화정책은 [2018.06.20.]
‘문화성시’를 기초로 짜여진 민선 6기 인천시 문화정책은 주로 재정을 기초로 관(官)이 앞장선 다양한 행사들로 이뤄졌다. 민선7기에서는 관 주도보다는 시민 자율에 맡기는 행사로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

인천문화재단 신진예술가 ‘바로 그 지원’[2018.06.27.]
인천문화재단이 7월 10일까지 신진예술가들의 창작지원을 위해 ‘바로 그 지원’의 공모를 진행한다.

 

영상·콘텐츠

인천시 남구 ‘주안미디어문화축제’, 행안부 국민디자인단 특교세 지원과제 공모에 선정[2018.06.28.]
인천 남구를 대표하는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2018 국민디자인단 특별교부세 지원 과제 공모’에 선정됐다.

 

문화시설·공간

인천에 국립 세계문자박물관‧해양박물관등 국립 문화시설 잇따라 건립 [2018.06.07.]
인천에 국립 세계문자박물관‧해양박물관등 국립 문화시설이 잇따라 건립된다.

준공 6개월 됐는데…문 열지 못한 인천아트센터[2018.06.13.]
문화공간으로선 국내 최상급 시설을 갖춘 ‘아트센터 인천’이 시행사인 송도개발유한회사(NSIC)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갈등으로 준공된 지 6개월째 방치돼 있다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 버스킹 명소로 육성한다 [2018.06.20.]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가 대규모 페스티벌을 폐지하고 작은 축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송도 트라이보울이 버스킹 명소로 육성된다

인천음악플랫폼 나갈 방향은 [2018.06.21.]
인천문화재단은 6월21일 오후 3시 한국근대문학관 3층에서 인천음악플랫폼의 음악자료관 구축사업과 관련해 ‘지역문화예술 아카이브 방향 및 사례연구’를 주제로 제61회 목요문화포럼을 개최한다.

 

역사·문화

인천시,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 역사 문화 탐방 운영[2018.06.01.]
인천광역시는 오는 6월부터 10월까지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 역사문화 탐방’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경기문화재단-인천문화재단-연변대학교 업무협약[2018.06.20.]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연변대학교가 역사·문화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지역 문화

인천남구, 중국과의 문화교류에 청신호 켜져[2018.06.03.]
올해 2천여명 이상의 중국 문화예술인이 인천남구를 방문하는 등 관광활성화가 예상되면서 남구와 중국간 문화교류에 청신호가 켜졌다.

인천중구문화원·경인일보 ‘용 축제’ 업무협약[2018.06.20.]
(사)인천중구문화원(원장·최춘자)과 경인일보 인천본사(사장·김은환)는 20일 올해 8월 인천 용유지역에서 열리는 ‘용 축제'(2018 Yongyou Drangon Festival)와 관련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8 노을마당’ 공연프로그램 공모… 인천 서구문화재단, 최대 2천만원 지원[2018.06.29.]
‘찾아가는 문화보부상’을 주제로 진행되는 노을마당은 공연자들이 도심 속 곳곳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천시 문화예술 조례관련

인천광역시립예술단 운영 규칙

 

기타

인천지역 문화예술인,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지방선거 문화정책 반영 촉구[2018.06.06.]
인천지역 문화예술인들은 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화 예술 종사자들을 위한 공약 수립을 촉구했다.

14일 인천 송도, ‘KOREA MICE EXPO 2018’ 개최[2018.06.14.]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관광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천광역시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마이스(MICE) 전문 전시박람회 ‘코리아마이스엑스포(KME 2018)’ 가 ‘MICE와 한류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인천시·문화예술단 작은 음악회 아파트 단지 돌며 8회 공연 계획[2018.06.19.]
인천시는 인천문화예술단과 함께 아파트 단지를 돌며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를 연다.

인천 문화예술단체 ‘보조금’ 제대로 쓴곳 한 곳도 없었다[2018.06.27.]
인천지역 문화예술단체들에 지원하는 인천시 보조금이 엉망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임시공간 ‘로컬 큐레이팅 포럼’[2018.06.28.]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에 마련된 대안공간인 임시공간이 로컬 큐레이팅 방법론과 연대 모색을 위한 ‘로컬 큐레이팅 포럼 2018 : 사건과 공동체’를 개최한다.

 

<전국>

여가를 통한 ‘일과 삶의 혁신적 균형’ 실현 [2018.06.05.]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여가를 통한 ‘일과 삶의 혁신적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관계 부처, 지자체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제1차 국민여가활성화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문체부와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아·태지역 전문가를 양성한다[2018.06.0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가 후원하고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사무총장 오드리 아줄레이, 이하 유네스코)가 주최하는 ‘유네스코 2005 문화다양성 협약* 아·태지역 전문가 역량강화 워크숍’이 6월 11일(월)부터 15일(금)까지 서울 콘텐츠 코리아 랩(CKL)에서 열린다.

‘2018년 지역 우수 문화교류 콘텐츠 발굴·지원 공모 사업’ 실시[2018.06.1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김용락)과 함께 ‘2018년 지역 우수 문화교류 콘텐츠 발굴·지원 공모 사업’을 실시한다.

2018년 문학나눔(우수문학도서 선정·보급) 사업 추진[2018.06.14.]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6월 14일(목) ‘문학나눔(우수문학도서 선정·보급)’ 사업을 2018년부터 세종도서 사업과 분리, 통합 이전으로 환원하여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 운영 결과 발표[2018.06.19.]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 이하 인권위)가 공동으로 구성·운영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단장 조영선, 이하 특별조사단)’이 6월 19일(화)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11층 인권교육센터별관에서 특별조사단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 ‘예술인 성폭력피해 신고·상담센터’ 개소[2018.06.20.]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대표 정희섭)은 6월 20일(수)부터 ‘예술인 성폭력피해 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한다.

미술창작(전시) 대가기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2018.06.25.]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6월 27일(수) 오후 2시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가의집(3층, 다목적홀)에서 미술창작(전시) 대가기준(안) 마련을 위한 종합 토론회를 개최한다.

6월 29일 첫 ‘심야 책방의 날’ 전국 77개 서점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2018.06.26.]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이하 조직위)와 함께 6월 29일(금)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심야 책방의 날’ 행사를 전국 각지의 참여 서점에서 개최한다.

생활 속 인문 확산을 위한 지역 인문 활동가 모집[2018.06.26.]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직무대행 류지호)과 함께 ‘인문 활동가 양성·파견 사업’의 일환으로 인문프로그램을 운영할 지역 문화기반시설 65곳을 선정하고 이곳에서 활동할 지역 인문 활동가 130명을 7월 10일(화)까지 모집한다.

문체부 장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단 간담회 개최[2018.06.26.]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월 16일(수)에 발표된 ‘문화비전 2030’과 새 예술정책을 설명하고, 예술계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문체부 장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단의 초청 간담회 참석[2018.06.27.]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월 16일(수)에 발표된 ‘문화비전 2030’과 ‘새 예술정책’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는 동시에 문화예술 후원을 활성화하고 예술과 기업의 협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추천 자료>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토론회 자료집 [사]한국미술협회 인천광역시지회]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협약 국제 콜로퀴움 자료집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대국민 향유증진을 위한 소외계층 문화순회사업 개선방안 연구[한국문화예술위원회]




Yaloo Castle Site at Fukuoka 1

지구별 문화통신’은 인천문화재단이 지원하는 다양한 국제교류사업을 통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소개하는 다른나라 문화소식입니다. 인천아트플랫폼 국제교류사업인 <후쿠오카성 재건축 기념 기획 전시>에 참여한 작가의 소식을 싣습니다.’

 

2017년 여름 후쿠오카 아시안 미술관에서 3개월간 아티스트 레지던시 활동한 인연으로 2018년 봄, 후쿠오카 성 재건축 기념 전시회에 초대되었다. 인천재단 국제 교류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성황리에 전시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러 차례의 연재를 통해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과의 첫 인연부터 전시의 전 과정을 나누고자 한다.

 
  뮤지엄 렉쳐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뮤지엄 전경   작가의 뮤지엄 스튜디오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리서치 중 현지인과 촬영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뮤지엄은 일본 정부가 정의한 아시아 경계 안에서 아시아의 근현대 미술을 자주적으로 연구하고 수집하는 공공 미술기관이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공부하고  작가로  갓 데뷔한 차라 미국, 유럽 중심의 관점에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은 당연했다.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의 존재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알게 되자마자 작가로서 한 발자국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레지던시를 지원하였다. 후쿠오카 체류 3개월 동안 후쿠오카의 오래된 전통 중 하나인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博多祇園山笠)축제, 지역 특산물, 아시안 아트 뮤지엄의 아카이브에 대해서 공부했다. 후에 인천재단 국제 교류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가능했던 후쿠오카 재건축 기념 전시  ‘Yaloo Castle Site’ 작업 또한 이 연구의 산물이다.

얄루 캐슬 사이트 전시 일부 사진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지난 2017년 11월, 후쿠오카 재건축 기념 전시를 준비하기에 앞서 사전 답사 초청을 받았다. 다시 찾은 후쿠오카는 무더웠던 여름만큼이나 겨울 또한 진하게 추웠다. 다행히도 4개월 만에 다시 찾은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은 여전히 나를 정겹게 맞아주었다. 함께 밤을 지새우며 동지애를 쌓았던 경비아저씨들부터 내가 부린 작업 욕심을 다 받아주시느라 고생을 많이 한 국제교류 학예팀까지 모두가 진심으로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도착하자마자 이번 답사 일정에 대해 차근차근 되짚었다. 전시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간단한 테크(tech) 체크를 해야 한다. 규슈지방 1세대 부토 계승자인 노부오 하라다 작가님과의 협업 여부 확답을 듣고 작가님의 일정에 맞춰 촬영까지 진행한다면 성공적인 방문이 될 것이다.

답사 당시 마이즈루 공원 성터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전시 장소는 옛 성터에 자리 잡은 마이즈루 공원으로 해마다 후쿠오카에서 가장 성대한 벚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며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2018년 벚꽃 개화기에 맞춰 후쿠오카 성의 재건축을 완료하고 그 기념으로 후쿠오카시, 후쿠오카 미술관,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미술관이 공동으로 준비하여 ‘Art in Fukuoka Castle’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일본 국내 작가들과 국외 작가들을 선발하여 공원 곳곳에 벚꽃과 유적지에 어우러지는 예술 작품을 설치한다. 관람객들이 벚꽃 구경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현대 미술도 감상하고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국제교류 학예팀과 그동안의 주고받은 이메일과 영상통화를 통해서 간략히 들었던 정보는 나를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일본 벚꽃 축제 기간 캐슬에서 전시라니! 게다가 벚꽃 축제는 몇천 명에서 몇만 명까지의 인파가 몰린다고하니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내 작업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답사 당시 마이즈루 공원 성터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직접 방문한 후쿠오카 성은 미리 접한 설계도를 통해 상상했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17세기에 지어진 성곽으로 거주의 목적보다는 방어의 목적으로 지어진 것 같았다. 일자로 길게 늘어진 건물은 작은 직사각형의 방이 연이어져 있는 모양이었다. 모든 방을 잇는 통로가 한가운데 관통해서 지나간다. 출입구는 공원 쪽으로만 나 있고 반대편 벽은 총이나 대포 입구 크기가 겨우 맞았을 법한 작은 창문이 있었다. 창문 밑은 절벽에 가깝다. 천장이 높지만, 출입구는 낮고 좁다. 학예팀은 이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입구가 작은 성에서 덩치가 큰 작업은 불가능하다고 몇 번 주의를 주셨다. 지난여름 후쿠오카에서 선보인 ‘Yaloopark, Yes! Sebum’ 작업처럼 공간을 쉽게 변환하는 큰 규모의 비디오 프로젝션 작업이 익숙한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얄루파크> 전시 전경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얄루 파크> 전시 전면에서 노부오 하라다 작가와 얄루 작가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노부오 하라다 작가님과의 면담을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의 방향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여름 후쿠오카 생활을 바탕으로 전통, 관습, 대중문화, 자본주의, 글로벌리즘 등을 작가 고유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표현해내는 비디오 콜라주로 만들어 프로젝션 조형물 시리즈로 풀어낼 것이다. 노부오 하라다 작가님의 퍼포먼스를 서사의 한 조각으로 넣고 싶다 말씀드렸다. 하라다 작가님은 본래 후쿠오카 출신으로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다가 실험예술에 빠져 처음에는 퍼포먼스를 나중에 부토 댄스를 전수하기 이른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귀향을 결심한 그는 규슈지방 최초의 부토댄서가 되어 부토 보급에 힘쓴다.

하라다 작가님과 이와모토 학예사님이 얄루 스튜디오를 방문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지난여름 국제 교류팀 이와모토 후미오 학예사님의 소개로 처음 뵌 노부오 하라다 작가님과 함께 야타이(후쿠오카 시그내쳐 포장마차)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도쿄 실험 예술의 황금기에 활발히 활동하다가 스팟라이트를 떠나 규슈지방에 실험 예술 보급에 힘쓰는 교육자가 되기까지 격변하는 시대의 예술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에게서 듣는 도쿄 에피소드들엔 지금 현대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이름들이 캐주얼하게 등장한다. 사적인 이야기에선 말을 아끼셨지만, 보수적인 규슈지방에 부토댄서인 아내와 후쿠오카에 정착하면서 남부의 전통과 관습에서 겪었을 수많은 마찰과 갈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가 후쿠오카에 돌아온 후 퍼포먼스를 할 때 화장을 곱게 하고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입기 시작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학교에서는 교과서에 적히고 유명 예술 잡지에 나오는 예술사만을 접했다면 학교를 떠나 다양한 환경에서 묵묵하게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을 만나면서 익숙했던 예술의 ‘거대 서사’에 앞서 ‘개인의 서사’를 생각하게 된다.

촬영 당시에 하라다 작가
ⓒ얄루 &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글/ 얄루 작가
사진/ 얄루&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얄루(Yaloo)
얄루 작가는 인천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자랐다. 미국 시카고 예술학교에서 학부를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서는 비디오 아트를 공부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히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비디오 아트 계에서 권위 있는 프로그램인 비디오 데이타 뱅크에서 린블루멘탈 수상을 하였으며2016년 뉴욕한인예술재단이 주최하는 비쥬얼 아트 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았다. 벨기에 리지 비엔날레, 퀘벡 비엔날레 등 전세계 크고 작은 도시에서 다수의 전시 경험이 있다.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샌프란시스코 해드랜드 아트센터, 퀘백 라반데 비디오 등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면서 역량을 쌓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