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정책동향

<인천>
인천시/재단 주요정책 · 사업

인천시,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사업 본격화 실시[2018.07.04.]
인천시가 민간의 작은 문화공간이나 공공의 유휴공간을 시민 중심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꾸미는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조성 사업을 본격화 한다.

인천 남녀시민 모두가 행복한 문화 만들자[2018.07.05.]
인천시와 ㈔인천여성단체협의회는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6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국립문화시설 적극 유치문화도시 인천 육성[2018.07.06.]
인천시가 국립한국문학관 등 국립문화시설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인천시, ‘2018 인천광역시 건축상공모[2018.07.10.]
인천광역시는 “새로운 인천의 건축문화 창조 및 건축문화 발굴 ․ 보급을 위해 9일 ‘2018 인천광역시 건축상 공모’를 공고 했다.”고 밝혔다.

인천시, 인천청년문화대제전으로 청년예술가 데뷔 무대 제공[2018.07.10.]
시는 2018 인천청년문화대제전 ‘Hi, Youth Festival’에 참가할 청년예술가 작품을 다음달 17일까지 공모한다고 10일 밝혔다.

인천문화재단 내가 원하는 청년문화는 [2018.07.18.]
인천문화재단은 오는 7월 21일 제물포스마트타운 유유기지에서 정책제안 콘퍼런스 ‘환상의 청년문화 정책쇼’를 개최한다.

인천시, ‘38회 인천광역시 공예품대전시상식 및 전시회 개관[2018.07.19.]
인천시는 오는 7월 2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우수공예품 발굴 및 전통공예품 육성을 위해 “제38회 인천광역시 공예품대전” 우수공예품 40점에 대해 시상식과 전시회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천시 공항공사 상생손 잡는다[2018.07.23.]
시와 공사는 상생협력을 통해 항공산업 육성과 인천지역 문화·체육 발전 등에 공동 협력할 계획이다.

상상플랫폼·인천역사 개발 개항창조도시 첫걸음 뗀다[2018.07.18.]
개항창조도시 사업이 첫발을 뗀다. 인천내항 8부두 곡물창고가 스타트업 기업들의 창작 무대로 거듭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종착역인 인천역도 복합역사 개발의 출발점에 서 있다.
인천 상상플랫폼 운영 사업자로 ‘CJ CGV선정[2018.07.23]

문화·예술이 사회에 기여하는 플랫폼 만들어 갈 것[2018.07.26.]
최진용(사진) 인천문화재단 대표가 기부캠페인 아트레인(Artrain) 론칭 이후, 펼쳐온 2018 문화예술협력네트워크 공동협업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시설 · 공간

인천 중구, 월미도 유원시설업체 대표들과 긴급대책회의 개최[2018.07.03.]
인천 중구는 지난 2일 월미도 일반유원시설업 대표자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최근 발생한 월미도 놀이기구사고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동구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보류..송림체육관 활용 가닥[2018.07.04.]
허인환 동구청장이 예산 절감을 목적으로 송림체육관 활용을 추진하면서 기존 건립 계획을 보류했다.

 

역사 · 문화

박남춘 인천시장, 인천~개성 고려역사문화 복원 시동[2018.07.03.]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약사업인 ‘인천~개성간 고려역사문화복원 추진 및 교류 사업’이 남북관계 개선 바람을 타고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역 문화

유동수 국회의원, 인천 작전시장 문화관광형 프로젝트 선정 밝혀[2018.07.02.]
유동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갑)은 2일 인천 작전시장이 2018년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 중 희망사업 프로젝트(문화관광형)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생활문화추진단 :참가자 모집[2018.07.04.]
인천 부평구문화재단은 주민이 직접 생활문화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진행하고 만들어갈 생활문화추진단 ‘시:믐’을 오는 7일까지 모집한다.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 골목골목까지 행복하고 든든한 내일이 있는 구로 만들겠다[2018.07.09.]
김 구청장은 미추홀 문화사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작은 마을축제에서 점점 더 크게 영종도 문화예술 오아시스문화네트워크 본격화[2018.07.09.]
‘영종도 문화예술 네트워크’에서 추진한 제2회 긴마루음악회가 마을축제의 건강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 중구, 문화 콘텐츠 활용한 관광마케팅 추진[2018.07.11.]
인천 중구가 지역 내 관광콘텐츠를 활용한 관광활성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일 강화 문화재서 다양한 밤 문화행사 개최[2018.07.11.]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강화도 문화재 야행 행사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 확보와 더불어 감추어져 있던 강화읍 내 관광자원에 대해 재조명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 문화콘텐츠 청년일자리 사업 20명 모집[2018.07.16.]
인천 미추홀구는 21일까지 문화콘텐츠 기업에서 근무할 청년 20명을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인천 중구, 영종역사관 전시해설사 양성한다[2018.07.16.]
인천시 중구는 영종역사관에서 영종·용유지역의 역사·문화를 전문적으로 전시해설 할 영종역사관 전시해설사 양성교육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서구문화가 꽃피어야 경제도 살아민간.자원 활용[2018.07.24.]
6·13 지방선거에서 63.58%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이재현(57) 인천 서구청장은 “구민 욕구 수준을 맞추기 위해 활성화된 민간 시설과 프로그램을 공공 정책과 통합적으로 운영해 서구 문화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부평구문화재단 집담회 부평 여자를 말하다[2018.07.12.]
부평구문화재단은 7월16일부터 8월29일까지 ‘부평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를 대주제로 부평 6개 권역별 집담회를 개최한다.

 

기타

인천을 중심으로평화토론회문화담론 잇따라 [2018.07.03.]
인천의 지역성을 기반으로 정치와 문화담론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인천시, 인천 민속문화의 해 민속조사 보고서 발간[2018.07.03.]
인천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내년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인천 지역 농어촌 주민들의 삶을 담은 학술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자체기획 브랜드 공연 바디콘서트선봬[2018.07.11.]
현대무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바디콘서트’를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선보인다.

인천 내항, 시민이 자유롭게 상상하는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야[2018.07.17.]
인천지역 24개 문화예술단체와 89명의 시민은 16일 성명서를 통해 “인천의 바다를 시민에게 온전히 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전국>

문체부, 문화예술위 위원추천위원회 위원 공개추천 공고[2018.07.0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추가 위촉을 위한 위원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를 구성하기 위해 7월 2일(월)부터 11일(수)까지 문화예술단체로부터 추천위에 참여할 후보자를 추천받는다.

쉼표가 있는 삶을 문화가 있는 날[2018.07.0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국민들의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국민들의 여가 활동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문체부 성희롱·성폭력 예방대책위 권고문 발표[2018.07.0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 성희롱·성폭력 예방 대책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이하 대책위)는 8차에 걸친 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7월 2일(월), 문화예술 분야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권고문을 발표했다.

개성공단의 일상을 문화적으로 재조명하다[2018.07.04.]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 이하 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남북교류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주제로 한 전시를 7월 6일(금)부터 9월 2일(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개최한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한글의 새로운 가치 창출[2018.07.06.]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7월 6일(금)부터 ‘한글’을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제4회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Hangeul Idea Award)’을 개최한다.

문체부 장관, 지역 속 여가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어[2018.07.12.]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월 16일(수)에 발표된 ‘문화비전 2030’과 지난 6월 5일(화)에 발표된 ‘제1차 국민여가활성화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는 동시에 지역 속 여가활동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체부 장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과 간담회 개최[2018.07.13.]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도종환 장관은 7월 13일(금) 낮 12시,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최창주 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예술위원 7명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문체부와 예술위 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동반자 사업, 신규 문화기관 참여로 새로워진다[2018.07.19.]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7월 20일(금)부터 광주광역시 일대(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열리는 예비교육(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5개월간의 ‘2018년 문화동반자 사업(Cultural Partnership Initiative, CPI)’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문체부 장관, 문화예술분야 성희롱·성폭력 예방대책위원과 간담회 열어[2018.07.19.]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도종환 장관은 7월 19일(목) 낮 12시, 서울역 인근 식당에서 문체부 성희롱·성폭력 예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문체부, 국제문화교류 유관 기관 및 지자체 대상 워크숍 개최[2018.07.23.]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7월 24일(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제문화교류 유관기관·지자체 워크숍’을 개최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진 임명[2018.07.25.]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7월 25일(수) 자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진(총 12명/이사장 1명, 이사 11명)을 새롭게 임명했다.

 

<추천 자료>

미술창작대가기준 도입을 위한 공개토론회 자료집[한국문화예술위원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예술지원 개선방안 연구[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_세계문화예술교육_주간_국제심포지엄_자료집[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18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특정주제전 ‘수평선 0시0분0초’

전혜주 개인전
2018. 8. 4~8. 31
@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갤러리(상시관람)

영상. 시민기자단 김유라




삶의 마지막과의 단절 – 인천가족공원

‘인천. 공간 다시 읽기’는 인천의 도시 공간에 대한 글입니다. 인천의 도시 공간 그 자체, 혹은 그 안에서의 사회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명확한 찬반을 주장하거나 더 나은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오늘의 인천에 대하여 더 깊은 관심을 갖거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봄 소풍으로 만월산을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약사사를 거쳐 야트막한 만월산 능선에 다다랐을 때, 처음으로 건너편의 산을 보았습니다. 만월산 너머엔 비슷한 높이의 금마산이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마산의 사면 전체는 나무 대신 묘지로 빼곡히 메워져 있었습니다. 처음 본 낯선 광경에 그것들이 묘지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선생님께 무엇인지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막연하게 알았던 죽음 이후에 묘라는 안식처가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날 제가 보았던 거대한 공동묘지는 ‘인천가족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시민들의 마지막 삶을 배웅하고 있습니다.
인천가족공원은 대단히 큰 규모의 공원묘지입니다. 어르신들에게는 ‘망우리 공동묘지’로 익숙한 인천가족공원은 현재는 수도권 대표 공원묘역으로, 그 규모만 해도 83만 2,800㎡에 달하며 망우산의 서쪽 사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원에 설치한 승화원, 여러 봉안당, 홍보관, 외국인 묘지를 제외한 순수 내국인 묘지 개수만 해도 166만 개에 이르며 그 크기는 8,729㎡입니다. 약 37만㎡ 크기인 송도국제도시의 센트럴 공원과 비교했을 때 센트럴 공원의 약 4.5배가 묘지로 조성된 것입니다.

그런데 인천에 살면서 생각보다 이 공간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불과 500m 남짓 떨어져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지하철에서 도착지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올 때만 이 근처 어딘가에 위치한 인천가족공원이 떠오르게 됩니다. 우묵한 호리병 모양 지형이라서, 다른 곳을 가려다 지나치는 일도 없습니다. 선친이나 가족 중 한 분이 이곳에 모셔져 있지 않다면, 굳이 이곳까지 찾아가는 일은 없을 법합니다.

공동묘지는 일상생활과는 참 먼 곳입니다. 하지만 근대 이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묘지는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그리 동떨어진 공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도성과 성저십리 내에 묘를 만드는 것을 금지했지만, 한양도성 밖에서 묘는 암묵적으로 허용되었습니다. 선산이나, 선영을 만들 수 없던 평민들은 마을 인근에 있는 산 하나를 공공묘역으로 만들었고 그 묘역을 ‘북망산’이라고 불리었습니다. 유교적 전통에서 조상의 묘와 마을 사람들의 묘는 항상 가까운 곳에 두고 유지 보존해야 하는 대상이었습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인 일본은 화장이 일찍이 일반화되어 마을 신사나 절에 유골함을 안치했고, 프랑스에서 묘지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장소였습니다. 파리에는 도시 한 가운데 이농상 묘지라는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이곳은 수도자의 설교 공간이면서 온 가족이 소풍을 가고 장터가 열리던 일상적인 생활 공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을의 납골묘
출처(자세히 보기 ▶)
  파리의 이농상 묘지의 15C 풍경
출처(자세히 보기 ▶)

근대로 접어들었을 때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한 서구의 묘지는 가장자리로 이전되면서 공원의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파리의 유명한 몽마르트르 묘지, 몽파르나스 묘지 등이 바로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유럽의 근대적 묘지는 도시 가장자리로 물러나게 되었지만 언제든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에 시민들의 일상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이러한 서구의 공원묘지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었지만, 우리의 묘지는 유럽과는 다르게 급격히 시민들의 삶과 분리되었습니다. 경성부는 당시 한양도성 외곽에 산재했던 묘를 한곳에 모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망우리 공원과 같은 공동묘지를 여럿 조성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조선인과 일본인의 묘지를 구분하는 차별 정책의 일종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인 묘지에 행려병자 등의 시신을 대강 매장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여, 공동묘지 인근에서는 들개가 인골을 물고 다니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공동묘지는 사람들에게 점차 기피시설로 인식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과학적’으로 여겨졌던 화장장은 당시 부족한 기술로 인해서 오히려 악취의 원인이 되었고, 사자의 안식을 위했던 과거의 장례의 이미지를 시신을 ‘빠르게 처리하는 공장’의 이미지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묘지와 화장장은 오염원이자 혐오시설의 이미지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해방 후에도 이런 인식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시 외곽에 형성된 공동묘지와 화장장은 도시가 확장되고 개발될 때마다 더욱더 멀리 밀려나야만 했습니다. 전쟁 이후에 부흥주택과 재건주택이 지어졌던 홍제동에서는 195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화장장 이전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현재에도 서울시의 시립 승화원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으며, 시립묘지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에 있습니다. 인천도 마찬가지로, 1930년대에 인천 주안에 설립되었던 화장장은 70년대에 현재의 인천가족공원으로 이전했고, 도화동에 있던 중국인 묘지는 선인재단의 학교 건설로 인해 만수동으로 옮겨지다가 주택개발에 밀려 인천가족공원으로 다시 이장해야만 했습니다.

 
과거 공원화되지 않은 인천가족공원 묘지
출처(자세히 보기 ▶)
  묘지가 정비되고 납골당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재의 인천가족공원 출처(자세히 보기 ▶)

1990년대 이후에 산지에 묘지가 설치되면서 산림 훼손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자 화장과 봉안당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장례문화로 정착하였습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공원의 형태로 조성된 묘지는 이제 오염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죽은 자의 공간은 도시와 어울리지 못하고 격리되어 있습니다. 장묘시설은 학교와 어린이집 같은 교육시설로부터 200m 내에 건립될 수 없게 법적으로 규정되었고, 봉안당 설치와 관련해서도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마주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비록 그 지역에 설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도시 사람들의 삶과 망자의 공간은 공존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6월 <청라 시티타워역 희망탑>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늘 현대인들의 삶은 더 복잡해졌고 인구는 점점 증가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내 집, 나의 동네에 머무르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매일같이 일터와 학교로 이동해야 하고,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면 끊임없는 이사를 거듭 반복해야 합니다. (실제로 2016년 인천시 거주 가구 중 약 42% 정도가 무주택 가구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도시 위에서 부유(浮游)하는 시대, 혹은 세대를 이어 이웃이 유지될 수 없는 시대에 사는 것이지요. 그래서 1900년대 직후에 내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고 돌보던 전통적 마을 공간 속에서 나타난 산 자와 죽은 자의 관계는 더는 유효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오랫동안, 망자의 공간은 우리 동네에 없어야 하는 혐오시설이고, 먼 곳의 어딘가에 있는 무관심한 공간입니다.

장례문화가 일종의 산업이 된 오늘, 지난 백 년에 걸쳐 도시 안에서 밀려난 망자의 공간은 더는 도시 공간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잘못된 현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적절하게 도시 공간을 분배하고 활용한 것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결국 도달할 망자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산 사람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먼 곳으로 밀려난 모습이, 마치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도시인의 삶과 같다는 생각에 슬프고 허무한 마음이 듭니다.

 

글/사진제공 김윤환(도시지역전문가)

[참고문헌]
기세호(2017), 근대화로 인한 묘지와 도시 사이의 거리 변화에 관한 연구-파리와 서울의 비교를 통해-,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석사학위논문
송승석(2015), 인천 중화의지(中華義地)의 역사와 그 변천, 인천학연구 22
정일영(2016), 일제 식민지기 사자공간의 배치와 이미지형성-공동묘지와 화장장을 중심으로-, 사림 57
인천시설공단 (자세히 보기 ▶)
“弘濟洞 火葬터를 옮겨라”. 경향신문 1958년 8월 9일.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墓地滿員 묻힐 땅이 없다”. 경향신문 1981년 4월 10일.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장묘문화 화장중심 개혁’ 시민운동 전개”. 동아일보 1998년 10월 1일.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배은망덕이 불러온 비극, 『탐정소설 청천벽력』

1841년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모르그가의 살인」 이후 본격화된 추리소설은 20세기 초 한국에 들어와 곧 크게 사랑받는 장르가 되었다. 한국 최초의 창작 추리소설인 이해조의 쌍옥적이 1908년으로 최초의 ‘신소설’인 혈의누가 1906년인 것을 생각하면 근대문학 초창기부터 추리소설이 큰 인기를 끌었음을 알 수 있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서양에서 온 것인 만큼 초창기 추리소설은 서양이나 일본 등 외국 것을 번역·번안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1920년대부터 외국 추리소설의 소개가 왕성해지는데, 에드거 앨런 포,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 아가사 크리스티, 에밀 가보리오 등이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청천벽력도 추리소설의 왕성한 소개와 커다란 인기를 보여주는 추리소설이다. 제목 위의 ‘탐정소설(探偵小說)’이라는 츠노카키(角書)는 이 작품에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임을 예고한다. 1921년 처음 발행된 이 작품은 1895년, 1896년 프랑스 파리를 각각 시간적·공간적 배경으로 한다. 1896년 9월 15일 자정 경찰서로 걸려온 살인사건 신고전화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돈에 눈이 멀어 자기 은인을 살해하고 자신의 부인까지 죽게 만든다는 비극적인 줄거리를 갖고 있다. 총 75쪽밖에 안 되는 데다 사건 발생부터 해결까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프랑스 유명 귀족의 살인사건 자체도 흥미롭거니와 사건에 얽힌 은밀한 가정사, 완전범죄를 위한 범인의 다양한 트릭, 서술 시간의 역전과 빠른 장면 전환은 작품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제목의 탐정은 경찰이 그 임무를 수행하는데, 서사 규모나 인물들의 관계를 생각하면 장편을 축약해 옮긴 것으로 판단된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몇몇 지명이 현지 이름으로 나오지만, 김창열이나 안광필, 이상대 등 등장인물들은 우리 식으로 고친 ‘번안’소설이다. 아쉽게도 현재로선 원작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고, 옮긴이인 김천희에 대해서도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동명이인 여부를 확인해야겠지만, 김천희는 강능추월(1928), 유충렬전(1929) 등 몇몇 고전소설 발행에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필사본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이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확실하다. 한국근대문학관이 소장한 책도 초판 발행 3년 후인 1924년에 나온 재판이다. 현재 총 3책이 확인되는데 두 책이 인쇄본(딱지본)이고 한 책은 필사본이다. 필사본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으며 딱지본으로 인쇄된 두 책은 각각 한국근대문학관과 동덕여대가 소장하고 있다.

 

한국근대문학관 학예 연구사 함태영




소개합니다.

[소식 1] 섬마을 주민들의 열정을 한자리에 <2018 섬마을밴드 음악축제>


(재)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최진용)은 8월 25일에 ‘신비의 섬’ 대이작도 해양생태관 야외무대에서 ‘섬마을밴드 음악축제’를 진행한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본 축제는, 대이작도-영흥도-강화도 주민들로 구성된 섬마을 음악 동호회 회원들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이다.

2017년에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음악연주에 관심이 있어도 전문음악교육의 기회를 접하기 어려웠던 섬 주민들을 위해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전문연주자들을 현지에 파견하여 주민들의 연주실력 향상을 돕고, 그 결과물을 무대에서 뽐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2018 섬마을밴드 음악축제는 1부와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동아리 8팀과 축하공연 1팀, 강사 연합 1팀을 더한 총 10팀의 공연이 펼쳐지며, 올해에는 중고등학교 학생 동아리의 참여와 각 동호회간의 콜라보레이션(협연) 무대가 더해져 훨씬 더 풍성한 공연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2부는 주민화합잔치로 주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모두 참여 가능한 흥겨운 잔치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2부 주민잔치 순서에는 ‘JTBC 히든싱어’ 장윤정편 우승자이자, 대이작도 ‘풀등’ 주제곡을 발표한 트로트가수 오예중씨가 합류하여 주민화합의 무대를 빛내줄 예정이다.

○ 공연 정보 및 기타 사항
– 공연일시: 2018.8.25.(토) 18:30~21:20
– 공연장소: 대이작도 해양생태관 야외무대

축제문화팀(032-455-7187)

 

[소식 2] 아름다운 재즈와 화려한 볼거리 <2018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

인천 송도에 위치한 문화공간 ‘트라이보울(운영: (재)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최진용)’에서는 돌아오는 824()부터 26()까지 3일 간 <2018 트라이보울 재즈+(플러스)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국내·외에서 초청된 다양한 색채의 재즈뮤지션들이 공연장과 야외 수변 무대에서 선보이는 열정적인 공연과 함께 워크숍, 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인천 시민들과 국내 재즈를 사랑하는 많은 애호가들이 송도 국제도시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4회째를 맞는 페스티벌의 24일(금) 첫 번째 날은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뮤지션들의 무대가 준비되었다. 올해 새로운 음반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오왠(O.WHEN)과 화려한 연주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의 무대로 맞이한다.

○ <2018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 안내
– 일 시 : 8월 24일~26일
– 장 소 : 송도 트라이보울 공연장 및 야외무대
– 세부내용 : 트라이보울 홈페이지(바로가기 ▶)와 공식 블로그(바로가기 ▶)
    및 엔티켓(바로가기 ▶)과 인터파크(바로가기 ▶)

공간문화팀(032-455-7185)

 

[소식 3] 목요문화포럼<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 따로 또 같이> 

 

(재)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최진용)은 제62회 목요문화포럼을 8월 23일(목) 오후 2시에 개최한다. 목요문화포럼은 2008년 ‘목요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지역의 문화예술 이슈와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진행되어 왔다. 이번 목요문화포럼은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 따로 또 같이>를 주제로 인천아트플랫폼 H동 2층에서 진행한다.

인천문화재단의 허은광 문화사업본부장이 사회를 맡아 지역과 재단에서의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의 접점 및 현 정책 상황을 소개하고, 지역문화진흥원 유상진 정책사업팀장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임선영 R&D팀장이 중앙에서 해당 분야의 정책 상황과 향후 타 분야와의 연계 방향성을 발제할 예정이다. 발제 후에는 임승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대표와 이화정 극단아토 대표의 토론을 통해 지역 안에서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전체 토론 및 질의응답시간을 갖는다.

○ <제62회 목요문화포럼> 안내
– 일 시 : 8월 23일(목) 오후2시
– 장 소 : 인천 아트플랫폼 H동 2층
– 참가비 무료

정책연구팀(032-455-7134)

 

[소식 4]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하반기 강좌

(재)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최진용)은 8월 16일(목) 파토 원종우 작가(과학과 사람들 대표)의 특강을 시작으로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 2018년 하반기 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은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문화시민을 위한 열린 학습 플랫폼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김애란 작가의 특강을 비롯해 총 12개의 시민대상 강좌를 운영한 바 있으며, 오는 8월부터 더욱 다채로운 인문·예술 강좌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입문·창작과정으로는 연극의 역사와 삶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극하는 인간: 우리 삶이 연극이다’, 음악창작수업 ‘평범한 사람의 노래’, 현대무용가와 함께하는 몸 수업 ‘숨과 쉼’ 등이 있으며, ‘현상학과 건축: 삶의 시선에서 도시 읽기’, ‘디아스포라: 이동하고 관계하는 삶’ 과 같은 인문사회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 운영기간 : 2018년 8월 ~ 12월
○ 운영장소 : 인천생활문화센터(구 아트플랫폼)
○ 참 가 비 : 무료
○ 신청기간 : 2018년 8월 14일(화) ~ 각 강좌 정원 마감 시까지 / 선착순 접수
○ 신청방법 :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바로가기 ▶) 온라인 링크
○ 문 의 : 인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 032-760-1097

 구분 강의명 강사 운영일시 장소
 특강  나 자신을 빚어 만들기  원종우  8.16(목) 19시 30분

트라이보울공연장

 일상예술
 프로그램
 연극하는 인간 : 우리 삶이 연극이다 !  이재상  매주 월요일 19시 30분
8강(9.3 – 10.29)
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야근 대신 바느질: 두 번째 이야기 

차강, 동예   매주 목요일 19시 30분
6강(9.6 – 10.11)

숨과 쉼 

 이소영  매주 금요일 11시 30분
6강(10.5. – 11.16)

평범한 사람의 노래

이랑  매주 일요일 14시
6강(10.21 – 12.2)
지역연계
프로그램    
 그 남자의 재즈 일기  황덕호

매주 수요일 19시 30분
4강(8.29 – 9.19)

 버텀라인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

 권칠인
 매주 토요일 15시
6강(10.13 – 11.17)

인천시청자

미디어센터

Book·복덕방:
이색 동네책방을 소개합니다.

 김건숙
 매주 화요일 19시
6강(10.16 – 11.20.)
 요일가게
 불금의 뮤직피플 양성과정 이규명   매주 금요일 19시 30분
6강(11.2 – 12.7)

루비살롱
×인천여관

 인문사회
프로그램
 현상학과 건축:
삶의 시선에서 도시 읽기
 조광제

매주 월요일 19시
7강(10.8 – 11.19) 

한국근대문학관

 디아스포라: 이동하고 관계하는 삶 윤석민
외 

매주 금요일 19시 30분
8강(10.5 – 11.23)

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문화교육팀(032-760-1097)

 




인천 중구에서 이집트 예술가가 전하는 이야기2. 내가 아는 세계

Notes by an Egyptian Resident Artist in Jung-gu 2 – ‘The World As We Know It’

인천에서 생활한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인천 중구는 고지대에 자리 잡았고, 지역 건축물들의 분위기로 인해 마치 천상의 작은 세계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거나 중구 이외의 지역을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고대 이집트 예술품은 전통을 표현하고 있으며, 모든 예술품은 세계를 표현하고자 제작되었다. 고대 예술품이 담고 있는 세계관에 따르면, 세계란 땅의 선(대지의 신 Geb)과 하늘의 선(하늘의 여신 Nut) 그리고 그사이의 기둥들이 지탱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세계 이외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세계관은 내가 인천 중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같다.

Incheon has been my home for almost two months now. Jung-gu, Incheon has had this effect on me that makes it hard to exit the area and roam around in other places, the nature of the architecture and elevation separates it from the surrounding areas and gives you the feeling that it is on top of the world, a fantastic small world. In Ancient Egyptian art making traditions; every artwork was made as a representation of the world. Meaning, you would have the earth line (‘Geb’ the Earth God) the Skyline (‘nut’ the sky goddess) and the pillars, to support the structure of that world, and together they conceive the world in between. Whatever existed outside the peripheries of such world did not matter as much. This is how I have come to perceive Jung-gu, Incheon thus far.

출처 : 위키피디아
자세히 보기

인천에서의 저녁 식사와 커피
Dinner and coffee in Incheon

한국에 온 외국인이라면 집에서 음식을 요리하여 먹는 것보다 밖에서 해결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매우 짧은 시간에 알게 되었고,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인천에서 먹는 한국 음식에 관한 경험들로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음식을 주문할 때 사진을 보고 결정하거나 일정한 기준 없이 음식을 주문하였다. 지금은 한국 음식과 식당에 더욱 익숙해졌다. 그래서 나는 묵사발(Acorn noodle soup), 묵밥(cold Acorn soup with rice), 전(Korean pie, 물론 묵으로 만든 전), 불고기(Spicy Beef stew) 또는 자장면과 같은 한국식 중국요리 중에서 내가 무엇을 먹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으며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잔치국수, 비빔밥이나 생선구이는 다양한 밑반찬들과 함께 나온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커피가 서양 음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커피는 내가 가본 그 어느 나라에서보다 대중적인 음료이다. 그러므로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내 스튜디오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Turkish 커피라고도 불리는 Arabic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평상시 카이로 길가의 상점에서도 마실 수 있는 이 커피에는 질 좋은 원두 가루와 카르다몸 향신료가 첨가되어 있다. 이 커피의 맛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동안, 나는 수십 년 전에 사람들이 Fegan 이라 불리는 자기로 된 커피잔을 통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미래를 어떻게 점쳤는지를 들려줬다. 또한 커피에 넣는 설탕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의 이름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줬다.

Any foreigner who comes to Korea learns immediately that eating out is much cheaper that cooking at home, thus comes my everyday experience with Korean food in Incheon. At first I used to pick from photos or order things randomly. Now, I am more acquainted with the local dishes and restaurants. I now get to pick and choose whether I feel like having Acorn noodle soup (Muk), cold Acorn soup with rice, Korean pie—which is also is made out of acorn— Spicy Beef stew, Chinese food that was first invented in Korea such as the soy bean noodles. Janchi gooksoo noodles, bimbap, bibimbap or Grilled fish with so many side dishes that combined would make a full main dish. Unlike what I expected, coffee—in the western sense—is much more common in Korea than any other place I have visited before. Hence, I began to introduce residents of the area or visitors to my studio to Arabic coffee, which we also call Turkish coffee. This coffee, which we usually drink at local coffee shops in the streets of Cairo, consists of very fine coffee grind and cardamom spice. The reaction to the taste here has varied from really appreciating it to absolutely not. I then tell people while drinking it stories about how people, a few decades ago used to read the future of a coffee drinker in their porcelain cup or as we call it ‘Fengan.’ I also tell them about the five different names we have for the coffee as the amount of sugar changes.

강화에서 먹은 국수, 강화도, 인천
Ganghwa Noodles, Ganghwa Island, Incheon
©Lamis Haggag

Dakmianga, Incheon
©Lamis Haggag

강화로의 두 번째 방문
Second visit to Ganghwa

소창체험관에서 개최된 소창 면직물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강화도를 방문하였다. 나에게 강화도는 육지보다는 편안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해안 도시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섬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특히 한국말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온다. 내가 강화도를 방문했을 때에는 매년 열리는 ‘세대를 잇다’ 축제 준비로 한참 바빴던 시기였다. 바쁜 와중에도 지역주민들은 나를 매우 따스하게 반겨주었다. 3시간 워크숍 동안 참가자들은 한국어와 아랍어로 표기한 라이노컷 디자인의 ‘소창’ 표지를 만들었다. 이번 워크숍은 소창과 같이 유지되고 보존될 가치가 있는 오랜 전통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개최되었다. 이집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값비싸고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면직물을 생산했었지만 값싼 면직물 수입을 통해 쇠퇴하였고, 이러한 수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이들은 관련 종사 농부들로 하여금 면직 생산을 중단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강화는 소창 면직물을 보존하고 유지할 기회를 여전히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소창 면직물 역사에 대해서 강화 지역 참가자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들이 소창 면직물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란 오직 소창 면직물이 아기 기저귀로 사용된다는 것뿐이었다. 나 역시 대부분 많은 양의 소창 면직물이 공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일반 대중에게는 쉽게 보급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워크숍 후 행사 주체자는 나에게 잔치국수를 사주었고, 그 후엔 한 달 전에 개장했다는 소식을 들어가 보고 싶었던 ‘조양 방직 카페’로 데려갔다. 방직카페는 한때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공장으로 소창 면직물을 생산하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조양 카페는 골동품 수집가가 소유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실내에 모든 세부적인 것들은 놀라울 만큼 훌륭하였다. 오래된 방직 기계가 놓여 있으며 서랍에는 사용설명서가 있었다. 카페의 모든 것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미술품과 공예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This time my visit to Gnghwa Island was to conduct a workshop of linocut on So-change fabric at the So-chang experience center. Ganghwa island feels like a coastal city, always more relaxed than the mainland. But getting access to the island is very challenging, especially to a non-Korean speaker. Once I got there I was welcomed as usual by the very friendly residents, even though they were busy preparing for Sedaereul Itta festival, a festival that is part of a series of festivals taking place this year. We had a 3-hour workshop, during which the participators made a Korean and Arabic sign of the word So-change surrounded by linocut designs of their own. The target of the workshop was to show appreciation for an old tradition that is worth maintaining, which is that of the So-chang. In my home country, what was once the best and most expensive cotton in the world has been replaced by imported cheap cotton and local farmers are sometimes forced into terminating their activity for the rich to make money off of imported goods. However, I feel there is still a chance to help save the So-chang fabric in Ganghwa Island. When introducing the history of the So-Chang fabric, the participators who all live on the island, were not totally familiar with it. Their only knowledge of it was of the fabric being used as baby diapers. I also learnt from them that it is mostly sold through the factories in large amounts, which makes it less accessible to the public.

Afterwards, the organizers took me for Noodles with anchovy soup (Janchi gooksoo) and then we headed to a place I was looking forward to visit since I heard about its opening a month ago, the ‘Joyang Bangjik’ café. The oldest factory in South korea, which was transformed into a coffee shop, which also happens to be a So-change factory.
The café was overwhelming as it is owned and ran by an antique collector, the detail in every corner and the size were breathtaking. The space had old sewing machines from the factory that still had their manuals in the drawers. Every part of it was well preserved and complemented with artworks and artifacts, within a contemporary setting

소창체험관, 강화도, 인천
So-Chang experience center, Ganghwa Island, Incheon
©Lamis Haggag

조양 방직, 강화도, 인천
Joyang Bangjik, Ganghwa Island, Incheon
©Lamis Haggag

조양 방직, 강화도, 인천
Joyang Bangjik, Ganghwa Island, Incheon
©Lamis Haggag

동대문부터 양기 시장까지

동대문 시장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프로젝트의 수행을 위해 한국 전통 면직물을 찾아보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시장엔 모든 것들이 있었고 판매하는 물건의 종류에 따라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집트 시장과 매우 흡사하지만, 동대문 시장이 훨씬 잘 체계화되어 있다. 그다음으로 알게 된 시장이 동인천에서 한복 천을 살 수 있는 양기 시장이다. 양기 시장은 한결 조용하고 돌아다니기에 복잡하지 않아 언제나 그렇듯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다.

동대문 시장,서울
Dongdaemun Market, Seoul
©Lamis Haggag

일 아타바 시장, 카이로
El-Ataba Market, Cairo
출처 : 바로가기

 글/사진
라미스하가그(Lamis Haggag)
작가정보 : 바로가기

번역
김영모




이색 아이디어 봇물…<인천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 기획발표

4개 프로젝트팀의 기획안 발표
최종 선정된 팀에 지원금 전달
내달 15일 기획한 행사 열릴 예정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인천 시민들에게 재미를 안겨줄 여러 기획안이 선보였다. 지난 9일 한국근대문학관에서 개최된 ‘인천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 기획발표’에서 4개의 프로젝트 기획안이 소개됐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 4월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 2기 교육생을 선발해 4개월에 걸쳐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기간 동안 교육생들은 4개의 프로젝트팀으로 나뉘어 프로젝트 기획안을 준비해 이번 발표를 통해 기획안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는 프로젝트팀과 인천문화재단 관계자,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4개의 팀이 기획안을 발표하고 참석자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청소년 문화예술축제인 ‘화통축제’를 기획한 첫 번째 팀은 “인천의 청소년들은 다문화청소년과 새터민청소년, 일반청소년 등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서로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를 통해 여러 카테고리에 속한 청소년들이 그저 ‘인천의 청소년’이란 이름 아래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수평적 또래문화를 확산하고자 한다.”며 축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화통축제’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가면을 쓰고 축제에 즐기게 된다. 가면은 청소년이 자신들을 둘러싼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도록 유도하는 상징적인 장치로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축제 말미에 청소년들이 가면을 쓰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가장무도회는 ‘화통축제’만의 차별적인 매력으로 보인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두 번째 발표를 맡은 팀은 ‘여기가 인천이다! 북성포구편’이라는 주제 아래 북성포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두 번째 팀은 “인천의 유일한 갯벌포구인 북성포구는 오랜 역사와 색다른 공간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나 점점 쇠퇴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스템프투어와 똥마당 퍼포먼스, 버스킹공연 등의 프로그램를 통해 북성포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북성포구의 또 다른 가치를 찾았으면 좋겠다”며 북성포구의 프로젝트의 가치를 설명했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인천 내 유일한 갯벌이라는 희소성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북성포구는 이날 많은 참석자들로부터 공간적 가치와 매력에 대한 칭찬을 받았다. 발표 후 참석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도 전달됐다. 참석자들은 북성포구의 포토존을 소개하는 포토가이드북과 똥마당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로써 똥빵을 제안했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이어 인천 청년들이 자연 속에서 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프로젝트 ‘쉴, 틈’의 기획안이 발표됐다. 세 번째 팀은 “인천에는 청년들이 마음 놓고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부족하다. 경인아라뱃길에 자연과 어우러진 휴식공간을 조성해 청년들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축제 ‘쉴, 틈’에서는 청년들이 혼자서도 재밌게 놀 수 있도록 기획된 놀이들이 돋보였다. 청년들이 뽁뽁이 터트리기와 종이접기, 컬러링하기, 낙서 등의 놀이를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는 최근 여가트렌드와도 잘 맞는다는 긍정적인 평을 이끌어냈다.


출처 : 취재기자 정해랑

‘문화섬, 제물포’라는 주제의 마지막 팀은 “제물포시장은 현재 반폐업 상태라고 할 정도로 상권이 죽어있으며 지역적 문제나 갈등도 많은 곳이다. 본 행사를 통해 제물포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지자체에 도시재생의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며 도시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취지에 차별성을 두었다. 그러면서 “제물포시장을 하나의 섬이라는 공간으로 규정해 행사장을 해변분위기로 연출할 생각이다. 다양한 문화공연과 바베큐파티를 벌이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지역민들의 생각과 입장을 알릴 계획이다”며 프로젝트 내용을 소개했다.
프로젝트  ‘문화섬, 제물포’는 심각한 지역문제를 밝고 재밌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많은 참석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낡고 허름한 공간을 프로젝트 장소로 활용한 이색적인 환경연출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에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색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획안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번 발표를 통해 인천의 예술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이 탄생해 인천 내 문화축제의 질적 향상을 기대한다”며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발표 후 심의를 통해 최종 선정된 팀은 지원금을 받아 기획안을 내달 15일에 실행으로 옮길 예정이다.

 

정해랑 프리랜서 기자
blog.naver.com/marinboy58
marinboy58@naver.com

 

 




미술 탐험으로의 초대

인문학이 있는 저녁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인천문화재단에서 주최하고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열리는 인문학이 있는 저녁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강좌에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수강신청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미술에 관심이 있다니, 그동안 무지하고 무심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8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이번 강좌를 듣기 위해 한국근대문학관에 들렀을 때, 저녁이 되어 내뿜는 한국근대문학관 건물의 아름다움과 그 외형이 선사하는 아련함에 마치 새로운 곳을 방문한 듯 하였다.

한국근대문학관 건물, 근대 문학관 건물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김경옥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 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

-허수경 ‘레몬’ 중에서-

아, 아름답다는 생각이 가슴에 떠올라서, 건물 벽에 적힌 시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짧았던 여름, 그동안 함께 했던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신의 눈 속에 뜬 달은 어떤 의미를 가진 달일까? 그렇게 알 듯 모를 듯, 문구에 취한 채로 강의장에 들어서니, 정말 생각보다 많은 수의 인원이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을 하기 위해 모여 앉아 있었다.

르네상스 강의실 입구 ©김경옥

이번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은 인문학이 있는 저녁이라는 부제로, 총 8번의 강의로 이루어지는데, 이번 강의는 그 첫 시간인 “르네상스 미술 어떻게 시작되었나?” 였다. 공주형 한신대 교수의 강의로 시간이 채워졌고, 수려한 그림과 함께 그 뒷이야기들을 듣는 일은 이날 하루의 일 중 숨을 돌리고,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 중세 미술, 고대 미술과의 차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강의가 이어졌는데, 머릿속에 흐트러져 있던 각종 정보를 종합하여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유익했다.

강좌는 공휴일인 15일 수요일은 건너뛰고,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열린다고 한다. 르네상스와 근대의 탄생, 신을 벗어나 인간의 눈으로 세상을 품다, 초기 르네상스, 전성기 르네상스 미술 1, 2,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 예술사로 보는 이데올로기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매주 전문가가 하는 강연을 아주 근거리에서 접할 수 있다.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강의 중 ©김경옥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강의 중 ©김경옥

책으로 접하는 것이 지겨워지거나, 또는 책으로 배우는 일이 조금 버겁다고 느껴질 때,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누군가가 설명해 주는 것은 마치 막힌 뇌관을 확 뚫는 일과 같다. “아, 이게 이런 의미가 있었구나.” “이게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은 오랫동안 궁금해 왔던 것을 어느 누군가가 한 번에 해결해 주었을 때, 섬광과도 같이 빛처럼 지나간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 유럽 전역을 풍미하며, 정점에 이르렀던 미술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래 프랑스어로 ‘재 탄생’을 의미하는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문학 및 예술운동에서 특정한 시대를 의미하는 것. 이외에도 중세기의 마감과 근대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전환기를 포괄하는 것이 르네상스 미술의 정의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의 역사는 유기적인 까닭에, 인간이 어느 특정한 시대에 어떤 형태의 행동을 취했는지를 알게 되면, 다른 시대에도 유추하여 적용할 수 있듯이, 우리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 역사의 모든 시대의 미술에 대한 이해가 넓어짐을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첫 강의 교재 ©김경옥

만약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과정을 모두 마치게 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이후에 접하는 세상의 많은 그림과 조각들은 그 이전의 것과 분명히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그대의 사연을 알기 전에 그대를 느끼는 것과 그대가 어릴 때부터 품어온 그대의 꿈과 희망, 그대의 역경과 성공을 알고 난 후에 그대를 느끼는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사실과 동일한 이유에서 근거할 것이다.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포스터

인문학이 있는 저녁<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2018.08.08 ~2018.10.17 수요일 저녁 6시 30~ 8시 30분
한국근대문학관 3층

글/사진 김경옥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수필가




라미스 하가그 Lamis HAGGAG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라미스 하가그는 이집트 국적으로 카이로와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6월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하여 작업하고 있다. 그녀는 이집트 헬완 대학(Helwan University)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캐나다 캘거리 대학(University of Calgary)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작가는 습관적인 구속이 인간에게 끼치는 정신적 영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비자나 지원서 등과 같은 오늘날의 여러 문서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제한하고, 인간으로서의 우리의 이야기를 얼마나 축소시키는 지에 주목한다. 작업을 통해 문서, 신체나 벽, 구조와 프레임 그리고/또는 여러 사회적 규제에 대해 비판한다. 동시에 외부의 공공적인 요소와 내부의 정신적인 요인을 분리하기 위해 특정 공간을 구분하고, 그 안에 제반 제한 조건들을 파고든다.

작가는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무는 동안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에 남겨진 파편들을 주목하고자 한다. 인천아트플랫폼의 장소와 위치, 사람들이 듣고 목격한 이야기들과 사건들이 인천아트플랫폼을 규정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간 구조를 연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작게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더 나아가서는 중구라는 공간적 범위에서 주목받지 못한 채 지나치는 것을 기록함으로써 그에 생을 불어넣고자 한다.

How do I look on paper?_Jasmine tree, proximity sensors, servos, fishing wire, plexiglas and Arduino_2017

#현재 전시 소개
라미스 하가그 작가의 개인전 <모호한 세계로(Towards a More Ambiguous World)>가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에서 8월 10일(금)부터 8월 19일(일)까지 진행된다. 작가는 6월부터 8월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물며 작업한 결과물을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17년부터 진행해온 <How do I look on Paper?>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젝트로, 인천시 중구라는 지역에 관한 두 개의 인터렉티브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첫 번째 작업에는 작가가 아트플랫폼 주변에서 마주쳤던 장면을 강화도에서 생산한 한국 전통 직물인 ‘소창’에 그려냈다. 이와 더불어 지역주민들에게 직접 전해 들은 이야기를 관람객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유리병의 물을 통해 재해석한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개인이나 집단, 특히 이번 전시의 경우 중구라는 지역을 기억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모호한 세계로(Towards a More Ambiguous World)> 전시포스터   <모호한 세계로(Towards a More Ambiguous World)>전시 설치 전경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주로 사회구조를 비판하고 사회구조가 어떤 식으로 인간을 규정하는지 고찰하는 작업을 해왔다. 2016년~ 2017년에 캐나다 이민 준비를 하면서 이 주제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나는 수많은 사람이 이민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민국의 정량적 평가 절차에 의해서 탈락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부터 이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절차상 소외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2017년 베를린에 소재한 레지던시에 입주했을 때 이를 작품으로 처음 제작했다.
나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먼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한다. 이것은 리서치이자 동시에 작업의 시작이다. 이후 다양한 정보, 아이디어, 시각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험하며 수집한다. 이 과정에서 시각 이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제목도 함께 떠올리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에는 결과물의 연결고리를 찾아 만들고, 작품 구현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스스로 연구하거나 누구로부터 도움을 받아 제작한다.

 
 

The Wall_installation_Gezira Art Center, Cairo, Egypt_2014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How do I look on paper>라는 제목의 연작은 나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사람들과 그들의 주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다. 모두 인터렉티브 작업이며 자연과 기술의 결합을 다루고 있다. 나의 창작과정과 배경은 주변을 관찰하고 자료를 읽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역과의 연결 고리, 또는 역사와 관련된 추억 등을 기록한다.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고 간과되곤 하는 이야기들을 포착하고자 노력한다. 나의 작업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개인적인 또는 인간다운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How do I look on paper?_Jasmine tree, proximity sensors, servos, fishing wire, plexiglas and Arduino_
Steam Centre, Railway City Arts Crawl, St. Thomas, Ontario, Canada ©Stephanie Carter_2017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의 예술적 사고에 영향을 미친 문학작품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이방인’이다. 마치 죽음이나 사형 과 같이 인생의 엄청난 일이 얼마나 부조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시선에 감명받았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기억을 구성하는 세부적인 서술과 말하는 것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남아있는지 비롯하여 처형을 앞둔 그들을 현실에서 벗어나게 하는 요소처럼, 책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방식들은 나의 예술적 사고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El-Oda (the room)_243x243x366cm_Interactive installation_2013

 

나의 작업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불의’이다. 불의는 내 안에 존재하는 분노를 느끼게 하며, 연결하지 못했던 많은 지점을 연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나는 이런 지점들을 연결하여 그곳에 존재하는 패턴을 발견한다. 나에겐 아직 실현에 옮기지 못한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하나는 <How Do I look on Paper>과 같은 주제의 퍼포먼스로, 인천에서 지내는 동안 좀 더 구체화하고 싶다. 다른 한 가지는 대중을 통해 버려진 건물을 되살리는 커뮤니티 기반의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아직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과 건물을 구하지 못했다.

 
How to become transparent: a series of 6 attempts_04:20, Video performance_2015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나의 작업이 비평적이면서도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 교묘하게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침투하기를 원한다. 예술이란 단순히 보고 지나치며 감탄하는 대상이 아니라, 대화를 촉발하고 새로운 생각과 골칫거리를 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15(part 2)_230x150cm_interactive installation_2014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나는 연작의 연장선에서 더 많은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그러고 나서 작업들을 한 공간 안에 엮어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 관람객이 작품을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고, 그 사이를 걸어 지나가거나 곰곰이 생각해보는 보며, 작품을 서로 엇갈리게 하거나 심지어 자라는 것을 지켜보기를 바란다. 나의 작업이 완결된 형태 자체보다는 변화하는 일련의 과정이 되길 원한다.

 
How do I look on paper?_Jasmine tree, proximity sensors, servos, fishing wire, plexiglas and Arduino_2017

나의 목표는 작업이 그 자체로 경직되지 않게 다양한 시선을 겸비하는 것이다. 나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나만의 개념들을 복제해두고 싶다. 가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긴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시도해보고 싶다. 나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실험하는 작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The middle ear is 30 centimeters behind the scene_video collaborative performance_2015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일상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목요낭독회>

 

8월 9일 목요일 늦은 7시 도화역에서 천천히 걸어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에 이르렀다. 사실, 네이버 지도 앱에서 알려준 대로 가다 보니 뜬금없이 민가로 안내가 되어서 잠시 헤매긴 했다. (지도 앱을 사용했는데 골목길로 알려준다고 해도 주저하지 말고 큰길로 가면 된다.) 밖은 해가 져 어스름한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지만, 공간 내부는 밝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은 70년대 고지대의 급수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설립되었던 시설이나 현재는 사용하지 않게 된 옛 상수도 가압펌프장을 창작공간으로 새롭게 개조한 곳이다. ‘생활에 가장 중요한 식수 공급에서 예술의 꽃에 물을 주는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라는 슬로건이 마음에 들었다. 매번 시민기자로서 취재를 나갈 때마다 인천의 구석구석에는 우리가 모르는 예술과 관련된 많은 공간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예술가를 비롯하여 일반 시민들을 위한 생활문화예술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조금만 검색하거나 알아보면 무료로 혹은 저렴한 비용을 내고 평소에 관심을 두었거나 필요했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내가 다녀온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에서 열리던 <목요낭독회>이다.



희곡 낭독의 실제 – <목요낭독회>

8월 9일부터 10월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마다 열리는 <목요낭독회>는 고교생 이상인 모든 시민에게 열린 프로그램으로, 함께 모여 즉흥극을 하거나 희곡을 낭독하면서 ‘바쁜 일상을 한 줄의 대사로 툭툭 털어버리는 시간’(프로그램 담당자님의 오픈 멘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인용했다)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 프로그램을 마친다. 이미 올해는 앞서 두 번의 낭독회를 진행했지만, 이미 그 기회를 놓치게 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올해 마지막인 <목요낭독회>도 일찍이 마감되어 내년을 기대해볼 수밖에 없었다.

담당자님의 여는 인사말을 마치자마자 앞으로 대략 20명의 참가자를 즐겁게 이끌어갈 강사 두 분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창작집단 LAS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이기쁨’씨와 그 소속 연극배우 ‘이세롬’씨가 이번 목요낭독회의 연출과 조연출을 맡게 되었다. 연극에 대한 엄청난 스킬업이나 지식을 알려주기보다는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희곡을 낭독하는 방법을 수강생들에게 알려주면서 ‘연극’에 대한 호감과 관심이 증폭되길 기대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강사진은 수강생들에게 길잡이의 역할이 되면 좋겠다는 멘트를 덧붙이며 간단한 일정소개와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빠질 없는친해지기

상반기 내내 취재를 다녔던 여러 프로그램 중에 다수의 프로그램이 낯선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함께 배워나가거나 연습하는 과정이다. 목요낭독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의 첫날에 항상 ‘자기소개’와 ‘친해지기’가 빼놓지 않고 시작되었다. 어떤 대상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인 시간에는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서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보다 성인이 친해지기가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낭독회’라고 해서 대사만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몸을 써가면서 사람들 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목요낭독회의 강사님들은 어떤 방법으로 친해지는 방법을 준비해 오셨을지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강사님들이 준비해온 친해지기는 바로 ‘진진진가’이다. 자신에 대한 정보를 4가지 준비하는데, 그중 세 가지는 진짜 정보이고, 나머지 하나는 가짜인 정보로 구성해서 발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발표하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은 그중에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별해서 맞춰보는 자기소개 방법이다. 수강생들은 발표자의 겉모습과 말하는 모습에서 그려지는 이미지를 통해서만 정보를 유추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된다. 그리고 발표자도 그 4가지 정보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풀어나가면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방법이다. 다들 자신에 대해 쓰는 동안 나도 조용히 적어보면서, 잠시 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연기는 나와 전혀 다른 누군가로 변신한다고 해도 그 캐릭터는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사고하고 대사를 만들고 표현하는 그 모든 것의 시작은 ‘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진진진가’를 통해 나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까닭이다. 사실 나는 이때부터 이들 사이에서 기자가 아닌 참여자로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슬금슬금 부풀어 올랐다.

 
 

“너 뭐 해?”와 ‘의자 뺏기’

이후에는 간단한 즉흥극이 시작되었다. A가 의자에 앉는다. B가 다가와서 A에게 ‘너 뭐 해?’라고 묻는다.예를 들면 A는 ‘나 지금 너무 화장실이 급한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와 같이 자신이 처해있는 가상의 상황에 대해서 제시하고 의자에서 일어나 자리로 돌아간다. 남아있는 B는 A가 제시한 그 상황에 대해서 즉흥적으로 연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또 다른 C가 와서 ‘너 뭐 해?’라고 물으면 B는 A가 했던 상황을 그대로 연기하고 또 남겨진 C는 B가 했던 방식을 따라 한다.

“너 뭐해?”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바로 ‘의자 뺏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A 의자에 앉는다. B A에게 다가와서 어떤 상황에 대해 연기한다.
A의 목적은 자신이 앉아있는 의자에서 일어서지 않는 것이고 B의 목적은 A를 의자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

그러니 B는 자연스럽게 A가 의자에서 일어날 만한 상황을 연기하고, A는 B의 연기를 받아치면서 엉덩이를 그 자리에 붙일 수 있는 상황으로 몰고 가야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뻔뻔하게 연기를 해야 하는 자리지만 모두가 놀라울 정도로 능청스럽고 즐겁게 연기를 이어나갔다. 부족한 시간 탓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 앞에서 연기하는 사람들 외에도 자리에 앉아서 지켜보던 이들은 모두 속으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그랬으니까!) 이렇게도 상황을 표현하네? 저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구나! 다들 주어진 상황에서 내 자신을 투영해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 하였다. ‘즉흥’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떠올린 기발한 아이디어와 개개인 마다 다른 표현 방법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일상의 소소하고 확실한 탈출구 -‘표현’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이유가 달랐다. 연기에 대한 관심으로, 조금은 소심한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상에서 색다른 활동이 필요해서, 연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등 가볍거나 무겁다고 판단할 수 없는 다양한 목적과 사유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누군가는 긴장하는 반면, 누군가는 편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친구와 같이 온 사람도 있고, 혼자 방문한 사람도 있었다. 대학생, 휴학생, 취업 준비생, 주부, 회사원 등 나이와 직업을 불문하고,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모두가 <목요낭독회>에 굉장한 기대를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수업이 끝날 때쯤에 수강생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한가득 안고 돌아가는 것 같았다. 돈도 되지 않고, 무언가 득이 될만한 특별한 스펙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때때로 아주 쓸모없을 것 같은 어떤 행동이 앞으로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와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마치 우리의 행복이 필요한 행동을 했을 때만 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인천에는 왜 이런 공간과 프로그램이 많을까? 게다가 많은 사람은 열과 성을 올리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까?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그것은 사실 몹시 어렵고 멀리 있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글/사진 시민기자단 이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