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희

이름: 이상희(李相熙)

출생: 1961년 6월 28일

분야: 연극

인천과의 관계: 극단 산디 대표, 인천 거주 

배우정보: 인스타그램 @leesanghee_official 

영화
2022 한국종합예술학교 영화과 졸업 작품 단편 <터>
2021 영화 <미드나이트>
2020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작품(장편) <갈매기>, <바람이 지나간 자리>, <청년은 살았다>
2019 <도굴>, <배심원들>, <출국심사>, <야구소녀>, <럭키몬스터>
2018 <택싱 데이>, <말모이>, <도어락>, <동네사람들>, <여중생A>
2017 <목격자>, <1987>, <남한산성>, <사랑하기 때문에>, <용이를 찾습니다>, <WISH>, <소은이의 무릎>
2016 <터널> <히야>, <장기왕>, <통일전야>
2015 <시간이탈자>, <장례희망>, <무녀굴>
2014 <기술자들>, <나의 독재자>, <수상한 그녀> 
2013 <끝까지 간다>, <동창생>, <4교시 체육시간>, <한복자> 
2012 <점쟁이들>, <이웃사람> 
2011 <도가니>, <링크>, <아이들> 
2010 <헬로우 고스트>, <된장>, <내 깡패 같은 애인>
2009 <차우>
2008 <추격자>
2007 <마이 파더>
드라마
2022 OTT드라마 <괴이>(개봉예정)
2021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KBS <속아도 꿈결>
2019 MBC <모두 다 쿵따리>, JTBC <보좌관>, KBS <국민 여러분!>
2017 MBC <전생에 웬수들> 
2016 MBC <좋은 사람>
2015 TV조선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여섯 번째 국가대표>
2014 KBS <감격시대>, MBC <모두다 김치>, F-TV <손맛>
2012 MBC <사랑했나봐>
2010 KBS <국가가 부른다>
연극
<행복해 장유씨?!>, <넌버벌 칼>, <이승, 좀 어때?>, <트롯컬 방자전> 외 다수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영화 <마이 파더>를 대표 작품으로 꼽고 싶다. 그 이유는 배우로서 첫 번째 영화 출연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황동혁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도굴>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까지 함께하기도 했다. 

영화 <마이 파더>(2007)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

2.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2006년 11월 어느 날, 학동역 10번 출구 씨네라인 영화사에서 <마이 파더> 오디션이 있었다. 오디션 45분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할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전날 밤, 오디션이 있는 것을 깜빡하고 밤새 술을 마셔 술이 깨느라 머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결과는 합격! 역시 술은 자유롭고 깊이 있는 연기를 하게 해 주는 것 같다.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태어난 건 전남 진도였지만, 인천에서 살아온 지 62년 되었다. 연기 생활 43년을 오직 인천에서 보냈다. 인천은 나의 추억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인천 배우가 되고 싶다.

OTT드라마 <괴이>(개봉예정) 감독 및 배우들과 함께

4. 앞으로의 작품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공연도 해마다 쉬지 않고 인천에서 꾸준히 해 왔다. 극단 산디는 나의 고향이다. 수년 전부터 <넌버벌 칼>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한국문화회관연합회에서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잘못된 심사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앞으로 극단 산디에서 예산을 확보하여 인천을 대표하는 사랑받는 <넌버벌 칼>을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뮤지컬 <행복해, 장유씨?!>도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5년간의 공연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넌버벌 칼>,  트라이보울,  2017 뮤지컬 <행복해, 장유씨?!>,  인천수봉문화회관 소극장,  2018 

5.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월미도와 신포동은 나에게는 너무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지금도 아내와 월미도와 신포동을 거닐며 저녁놀을 보기도 하고, 산책로를 걷기도 한다.

월미도  인천 중구 신포동 거리 



인천 예술인 플랜, 예술인이 존중받고 성장하는 도시를 위하여

인천 예술인 플랜, 예술인이 존중받고 성장하는 도시를 위하여

민경선(인천연구원 연구위원)

예술인 지원 제도의 시행

과거로부터 예술계의 불안정 고용과 불규칙한 수입 구조를 개선하고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을 위한 복지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져 왔으나, 2000년대 초반까지도 예술인 지원제도에서 실질적인 성과는 낳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가 생활고로 사망하게 된 것을 계기로 예술인 복지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되었고, 그해 10월 「예술인 복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예술인 복지법」 제4조의2는 5년마다 예술인 복지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에 발표한 『제1차 예술인 복지정책 기본계획(2022~2026) 수립 연구』를 바탕으로 예술인 정책을 정교화하고자 한다.

인천 예술인 지원 여건

인천시는 2016년 「예술인 복지법」을 따르는 「인천광역시 예술인 복지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에 따라 인천시는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사업, 예술인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3년마다 인천 예술인의 실태를 조사하고 예술인복지증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예술인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인천예술인지원센터’가 2020년 인천문화재단 내부 조직으로 출범하였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센터는 지금까지 현장 맞춤형 예술창작 지원사업을 다각화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의 예술인 지원사업은 인천시, 인천문화재단(인천예술인지원센터), 기초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의 범주는 청년예술인 지원, 공간 기반 예술활동 지원, 국내·외 예술인 교류협력 지원, 예술인 역량 향상 지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천 예술인 정책의 성과와 한계

지역 예술인 정책의 확대와 정교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예술인 정책의 현재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지난 약 3년간의 인천 예술인 지원사업을 살펴보면, 청년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이 광역과 기초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을 하나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인천예술인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중앙과 광역, 그리고 기초단위를 연계할 예술인 지원기반을 구축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국내·외 예술인의 교류·협력 사업을 지속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성과이다. 그러나 예술인의 안정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창작·거주·활동공간 지원사업과 경제적 자립 지원사업의 추진이 미흡했다는 점은 한계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예술인의 예술활동 역량 및 직무능력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예술인의 예술활동 및 생활실태

2021년 인천 예술인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천 예술인 실태조사」의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인천에는 미술(27.6%), 음악(24.9%) 분야 예술인이 많고, 남동구(18.3%)와 부평구(17.4%)에 거주하는 예술인의 비율이 높다. 2018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에는 예술작품 발표 횟수도 줄고 월평균 개인소득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서 전업 예술활동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36.0%에 불과해 예술활동을 통한 소득 창출이 어려운 구조임을 알 수 있었고, 이를 반영하듯 예술활동 증진을 위해 인천시가 추진해야 할 사업 1순위로 ‘예술지원사업 공모 기회 확대’를, 예술인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 1순위로는 ‘예술인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한, 예술활동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타 분야의 직업에 비해 낮은 보수수준’을 응답한 비율이 31.4%로 가장 높았고, 지난 3년간 ‘생계 유지’, 및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중지’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예술인도 45.1%로 적지 않았다. 프리랜서의 형태로 일하고 있는 비율은 80.7%에 달하였으나, 2020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4.9%에 불과하였고 예술노동 시 계약 없이 일하거나 계약한 적이 없다고 한 응답 비율도 39.2%로 낮지 않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앞으로 인천 예술인 정책에서 ‘예술활동의 지속성 증대’, ‘예술인의 지위와 직업적 권리 증진’, ‘사회안전망 확대’의 키워드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인천 예술인 정책의 발전을 위한 제안

인천 예술인 플랜의 비전 체계
출처:『인천 예술인 플랜(2022~2024) 수립 연구』(인천문화재단, 2021)

인천이 문화도시로 성장하고 예술로 풍요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예술인의 존재와 이들의 역동적인 활동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인천 예술인 정책은 생애주기를 연계한 인천형 예술인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예술인의 예술생태계 정착과 성장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술인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정책 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예술인이 직업역량을 효과적으로 향상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예술생태계의 균형적 성장 미흡, 단속적 계약 등의 문제를 해소하여 예술인의 불안정한 삶의 기반을 강화하고 예술활동과 삶의 지속을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 및 사회적 지위를 향상할 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관한 인식을 확산해 ‘예술인이 존중받고 성장하는 도시, 인천’으로 발돋움할 것을 제안한다.

※ 본 칼럼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인천 예술인 플랜(2022~2024) 수립 연구(인천문화재단, 2021)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민경선(閔敬善, Min, Kyungsun)

현 인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문화정책동향 2021-06호 〔2021년 10월 16일~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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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자료




인천 노래, 꽃으로 피어나라!

인천 노래, 꽃으로 피어나라!

장유정(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교수)

최근 인천을 기반으로 한 소중한 음반들이 여러 장 나왔다. 인천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여러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인천을 소재로 한다든지, 인천 출신 음악인이 참여한다든지, 인천에 주관 단체가 있다든지 등의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음반이 최근에 이렇게 활발하게 나온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러므로 일단 긍정적인 마음을 전제로 몇 개의 음반을 무작위로 들어 그 성과와 한계를 보려 한다.

먼저, 《리:애스컴(RE:ASCOM)》 음반이다. 부평구문화재단에서 문화도시 부평 사업의 일환으로 발매한 이 음반은 미8군 무대가 있었던 부평 애스컴(ASCOM) 출신 원로 음악가들에 대한 오마주로 제작된 음반이다. 김면지(예술숲 대표) 총괄 감독의 기획력이 돋보인 이 음반은 신구의 조화와 조합이 특히 아름다운 음반이다. 인순이가 쟈니리의 <뜨거운 안녕>을, 이혁이 신중현의 <미인>을, 고영열이 배호의 <배신자>를 불렀는데, 편곡과 보컬이 친숙함과 낯섦을 오가며 멋진 사운드를 연출했다. 이 작업에 참여한 분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강력한 내공의 음악가들이다. 부평음악도시 뮤즈컴 1기로 선발된 지역 음악가들의 노래도 신선하다. 김홍탁의 창작곡 <하얀사랑>을 더하면서 단순한 부활이 아닌 새 생명마저 부여받았으니 나무랄 데 없는 음반이다.

다음으로 《뮤즈컴(MUSCOM)》 음반은 공모 사업을 통해 선발된 음악인들이 참여한 음반이다. ‘뮤즈컴(MUSCOM)’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대중음악(Music)의 무대(Stage)가 되고 새로운 창작을 지원(Support)하는 사령부(Command)의 기능’을 하겠다는 의미를 지닌 용어다. 위에 제시한 영어 단어의 대표 철자를 합쳐 만든 ‘뮤즈컴’은 실제로 다양한 장르의 멋진 음악을 담고 있다. 참여한 음악가들은 오헬렌, 정예원, 보쏘, 네이키드소울, 진해인데, 이들 중 그 누구도 비슷하지 않고 독특해서 골라 듣는 맛이 있다. 장르는 물론이고 양악에서 국악까지 악기와 창법 등에서도 다양함을 추구한 음반이다. 좋은 음악인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때 그 결과물이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 사례가 될 것이다.

《리:애스컴(RE:ASCOM)》 음반

《뮤즈컴(MUSCOM)》 음반

ⓒ부평구문화재단

세 번째 음반은 《인천 시티 팝》이다. 인천광역시에서 주최한 ‘제1회 인천시민창작가요축제’에서 선정된 대표곡 6곡이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최근 불어닥친 이른바 ‘시티 팝’의 인기에 부응하는 음반인지라 특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시티 팝’을 장르로 볼 수 있는가의 논쟁이 있기는 하나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에도 시티 팝이라 칭할 수 있는 노래들이 등장했다. 윤수일의 <아름다워>, 모노의 <넌 언제나>, 빛과 소금의 <샴푸의 요정> 등이 새롭게 한국 시티 팝의 원조로 발굴되는 한편, 본격 시티팝의 모습을 보여준 김현철의 음악이 한국의 원조 시티 팝으로 호명되었다. 정작 김현철 자신은 자신의 음악을 애초에 시티 팝이라 칭하지 않았으나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시티 팝은 김현철의 음악과도 연결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시티 팝이 오래전부터 인기를 얻었으나 시티 팝의 유행을 굳이 일본의 영향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 시티 팝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으면서도 멋진 시티 팝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현철 등의 음악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티 팝의 핵심은 ‘도시’ 또는 ‘도시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라 할 수 있다. 대표 시각적 클리셰는 ‘자동차를 타고 네온사인이나 가로등이 환하게 켜진 밤에 도시의 강변이나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다. 기계음 등이 가미된 청량한 느낌의 연주는 시티 팝을 시티 팝이라 부르는 데 일조한다. 인천광역시에서 발매한 《인천 시티 팝》 음반에 수록된 <BREAK TIME>, <Moonlight>, <I’m Alright>, <너만 있으면>, <불밤>, <West City>에서도 청량감 가득한 시티 팝 특유의 정서를 만날 수 있다.

제1회 인천시민창작가요축제 포스터

《인천 시티 팝》 음반

ⓒRUBY RECORDS

이 밖에도 ‘제7회 인천 평화 창작 가요제’ 수상곡을 담고 있는 《2021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음반도 ‘평화’를 화두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음반으로써의 의미를 지닌다. 인천 콘서트 챔버에서 제작한 《인천 용동 권번 예인 이화자 다시 부르기》 음반은 인천 용동 권번 예인 ‘이화자’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시도는 좋았으나 민요 창법을 주로 사용했던 이화자의 노래를 벨칸토 창법으로 부르면서 노랫말이 선명하게 안 들렸다. 멋지지만 난해한 연주는 이화자의 노래를 국적 불명의 노래로 만들기도 했다. 발굴했다는 <월미도>도 노랫말 없이 연주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쉬웠다. 의아했던 것은 이화자의 생몰연대를 언급한 부분이다. 이화자가 1950년 서울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것을 옛 기사에서 찾을 수 있는데도, 음반 곳곳에서 그를 생몰연대조차 알 수 없는 신비한 여성으로 그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삶을 재조명해서 음반을 낼 때는 기초 자료부터 차근차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인천을 기반으로 한 음반이 양적으로 풍부하게 나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양이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청된다. 무엇을 어떻게 왜 복원해서 다시 부르고, 무엇으로 인천의 정체성을 드러낼 것인가의 문제는 음악가들이 계속 풀어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한다. 한동안 인천 노래에 빠져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중 어떤 인천 노래가 대중의 선택과 사랑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나올 인천 노래의 싹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음반 속 인천 노래들은 소중하다. 지금 나오는 많은 노래들이 씨앗 되어 언젠가 인천 노래가 꽃으로 활짝 피어나길 바라본다.

장유정(張攸汀, Eujeong Zhang)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교수. 음악사학자. 한국대중음악학회 회장. 2009년 인천문화재단 플랫폼 문화비평상(음악 부문)을 수상하였다. 『오빠는 풍각쟁이야: 대중가요로 본 근대의 풍경』, 다방과 카페, 모던보이의 아지트, 『한국대중음악사 개론』(서병기 공저) 등 27권의 저서와 80여 편의 논문을 집필하였다. 발매한 음반으로는 《장유정이 부르는 모던 조선: 1930년대 재즈송》(2013)과 《경성야행》(2020) 등이 있다. 




도래할, 미-래의 아름다움: 《APY 레지던시 보고전: I always wish you good luck》

도래할, 미-래의 아름다움 《APY 레지던시 보고전: I always wish you good luck》

허경(철학학교 혜윰 교장)

《APY 레지던시 보고전: I always wish you good luck》은 2021년 10월에 개관한 예술창작공간 ‘아트플러그 연수(APY | ArtPlug YEONSU artist residency)’에 입주하여 5개월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마친 작가들의 ‘결과 보고전’이다. 참여한 작가는 창작분야 6명(김민, 김민석, 윤미류, 이현우, 전장연, 정기훈), 프로젝트 분야 2팀(이정은, ‘랜-딩 페이지’)이다.

프랑스 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나는 우연한 계기로 창작분야 작가 6명 모두와 ‘철학과 작가노트’ 개념의 글쓰기, 현대미학 수업, ‘이론가 매칭’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나는 6명의 작가들과 대략 4회 정도의 모임을 하며, 작업과 작가노트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이 글은 APY 레지던시 작가들과 함께한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전시에 대한 짧은 소개와 비평이다.

《APY 레지던시 보고전: I always wish you good luck》, 아트플러그 연수, 2022.1.27.~2.27. 

1. 김민 – 불안의 아름다움

김민의 작업은 얼핏 보면 ‘그리다 만 것 같은’ 그림, 달리 말하면, 보통 사람들이 ‘잘 그렸다’고 말하는 그림과는 거리가 먼 그림이다. 김민의 ‘덜 그린 것 같은’ 작업은 세계의 불안함, 불완전성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김용옥이 조선과 중국을 포함한, 이른바 우리 고유의 사유에 대해 말했듯이, 불완전이 완전보다 상위의 가치이다(imperfection is a higher value than perfection). 오늘, 아름다움은 현상 그 자체의 불완전함, 그리고 그것을 지각하는 작가의 불안에서만 온다. 오늘의 예술가가 탄광 속의 카나리아라고 할 때, 김민의 작업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불안과 불안정을 유지하는 능력, 건강한 불편함을 유지하는 능력이야말로 오늘의 현대미술이 (자기기만을 피하고자 한다면)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무제(#1234)>, 캔버스에 아크릴, 193.9×130.3cm, 2022 <무제(#흐물흐물, #우직한)>, 캔버스에 아크릴, 65.1x53cm,  2022 <무제(#생각보다, #가까워)>, 65.1x53cm, 2022

2. 김민석 – 예술/일상의 철학적 퍼포먼스.

나는 마르셀 뒤샹이나 존 케이지가 살아 있다면 분명 김민석과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민석은 2022년 대한민국의 젊은 작가가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과 분투, 즐거움과 가벼움을, 유쾌하고도 부조리하게 당신 앞에 (안) 펼쳐 보인다. 이번 작업은 양자역학의 ‘이중슬릿 실험’처럼, 벽에 뚫린 슬릿과 핀홀을 통해서 들여다보이는 내부의 설치작업이 있고, 작가가 때때로, 무작위적으로, 나타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전시를 보러 갔는데 봤거나/못 봤거나’의 복불복(福不福), 즐거운 게임이 된다! 참고로, 나는 이 퍼포먼스를 보지 못했다. 과연,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不亦說乎)?

* 뱀발. 때로, 김민석의 작업이 당신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면 나는 니체의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주고 싶다. “당신이 ‘새로운’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한다면, 당신은 ‘새로운’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김민석의 작업이 늘 이해되지는 않는 이유는, 그것이 (남의 ‘흉내내기’가 아닌) 진짜 오늘-여기-나(우리)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앙스러운 것들>, 퍼포먼스, 2022

3. 윤미류 – 빛나는 사물들의 세계

윤미류의 세계는 사소한 것들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세계, (사람들을 포함한) 빛나는 사물들의 세계이다(shining of things). 윤미류의 그림에는, 지구상 곳곳, 때로는 모자가 때로는 외투가, 때로는 한국인이 때로는 아일랜드인이, 때로는 어른이 때로는 아이가, 때로는 남자가 때로는 여자가 등장하지만, 그것이 누구이든 무엇이든,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윤미류는 그냥 이런저런 사물들, 이런저런 사람들을, 애정과 관심으로, 게으르지도 부지런하지도 않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러니까 때로는 과하고 때로는 모자라게, 그러나 늘 자신만의 자리, 자신만의 관점으로 그려낸다. 이는 마치 동네 아이 또는 어르신 들을 아주 잘 찍은 인물 스냅사진에서처럼, 그들과 함께, 있는 듯 없는 듯, 그들이 의식하면서도 의식하지 못하게 된, 어떤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만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이다. 이제, 윤미류는 아무도 굳이 그리 눈여겨보지 않는 일상의 평범한 장면에 눈길과 손길을 주고, 다정한 무관심(indifférence tendre)으로 살피며, 그들의 뒷모습, 누운 모습, 일하는 모습, 그들 자신은 결코 본 적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그들에게 되돌려준다. 

<Double Ripples>, 캔버스에 유채, 91×73cm(×2 pieces), 2021

4. 이현우 – 침묵, 빛 속에 잠긴 오후의

이현우가 우리 앞에 던져 놓는 세계는, 거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같이, 말없이 조용한 세계, 때로는 물, 때로는 바닥, 때로는 창문, 때로는 벽면이 보이는 세계, 그러나 늘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세계이다. 이현우의 작업은 실상 ‘그릴 수 없는 것’을 그리려는 시도이다. 이 그림들이 그려내려는 것은 우리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세계, 곧 심미적인 아름다움의 세계인 동시에 종교적인 ‘말할 수 없는’ 세계, 너무나도 일상적인 세계이자, 실은 누구나가 – 일상에서 또는 일생에서 때로 한번은 느끼는 세계, 침묵과 빛이 어우러진 세계, 더 정확히는 이러한 것들이 빚어내는 세계의 어떤 ‘분위기’(Stimmung, atmosphere)의 세계이다. 이현우의 그림 앞에 선 이는 실로 바라봄이 체험임을 알게 된다. 일본어 체험(體驗)의 원어 ‘experience’는 라틴어로 ‘지금으로부터 빠져나간다(ex+peritus)’와 ‘이제까지와 달라진다’라는 의미이다. 곧, 체험은 실험(實驗)이자, 말하자면, 탈-험(脫驗)이다. 내가 그것을 바라볼 때, 나와 그것이 모두 바뀐다. 이현우의 그림은, 안쪽의 내가 바깥의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보는 나와 보이는 그것 사이에서 생겨나는 어떤 체험, 가히 ‘현상학적 체험’이라고 말해도 좋을, 체험을 체험하게 만든다. 나는 이현우가 바라본 풍경을 그린 그림을 바라보며 체험한다. 거의 신비적인 그러나 결코 신비주의적이지 않은, 그런 체험을.

<face>, 캔버스에 유채, 80x80cm, 2022

5. 전장연 – 도달할 수 없는, 안정감

도달할 수 없는, 위태로운, 안정감, 균형. 아내이자 어머니인 이 작가는 무엇을 추구하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왜 남편이자 아버지인 작가에 대해서는 이런 질문을 던지지도 않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만 하는 것만큼이나, 반대로, 작가의 작업이 보여주는 모든 섬세함을 여성주의적 실천으로만 환원시켜서도 안 될 것이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 앉아서, 서서,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지 않는 이들은 사이사이 보이는 아이들의 작은 장난감과 머리핀, 고무줄, 구슬, 동전을 결코 볼 수 없다. 전장연의 작품은 예술과 일상이, 설치와 회화가, 윤리와 정치와 예술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들이 갖는 다양한 측면들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당신은 몇 개의 보는 장소(地點), 보는 관점(觀點), 서 있는 자리(立場) 을 갖고 있는가?). 이것들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일은, 추구되어야 할 일일 뿐, 결코 도달 불가능한 일이다. 전장연의 작업은 지금 나의 답이, 지금 너의 답일 수도, 나중 나의 답일 수도 없음을, 모든 균형이란 오직 찰나적인 위태로운 균형일 수밖에 없음을, 시각적이자 촉각적으로, 시간적이자 공간적으로, 윤리적이자 정치적으로,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심미적으로 웅변한다.

<5 개의 꼭지점(5 pointed star)> 메탈봉, 스프링, 손잡이 스폰지 타투 스티커, 80x120x110cm, 2021)

<circle bonding>, 철근, 머리방울, 80x130x80cm, 2022

6. 정기훈 – 현대와 미술을 넘어

정기훈의 작업은 서양ㆍ현대ㆍ미술 3가지를 모두 의문에 붙인다. 정기훈은 서양을 넘어 인류학으로, (근)현대를 넘어 전-(근)현대와 선사시대로, 미술을 넘어 기술과 예술, 장인과 예술가가 분리되기 이전의 상태로 나아간다. 작업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늘 유머를 잃지 않으며, 결코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정기훈의 작업은 예술과 관련된 기존의 모든 범주들 사이에 설정된 경계를 의심하게 만든다. 때로는 허무하게 보이고, 때로는 무의미하게 보이며, 때로는 우리를 헛웃음 짓게 만드는, 이 작업은 얼핏 과거를 다시 재현하는 작업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철저한 오해이다. 인간은 결코 과거를 살거나 다시 살 수 없으며, 설령 당사자가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당사자의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오직 현재를 살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정기훈은 결코 과거를 오늘 재현하지 않는다/못한다. 정기훈은 오늘, 오직 오늘의 방식으로 과거를 다시 재구성해볼 뿐이다. 정기훈의 작업은 인류의 역사, 예술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이고, 정기훈은 이런 과정을 통해 오늘 우리가 보편적이며 따라서 변경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 중 어떤 것이 참으로 변경 불가능한 필연적인 것이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연마술>(Grinder), , 가죽, FHD VIDEO 00:10:00, 2022
동영상은 작가가 우시장에서 구한 소의 머리뼈를 갈아 직접 바늘을 만들고 가죽을 자르고 실로 꿰어 현대의 옷 한 벌을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7. 이정은 – 라지 파크와 빅아트

이정은의 작업은 ‘간척된 땅 위에 조성된 송도 센트럴 파크의 지형, 토양, 풀과 나무, 한옥과 정자, 다리, 공공미술 등이 어떻게 설계ㆍ계획ㆍ관리되고 있는지’에 관한 리서치 작업으로, 추후 <결과 자료집>의 형태로 발간될 예정이다.

8. 랜-딩 페이지 – 땅 위로 내려앉는 블라인드/베일?

‘랜-딩 페이지’는 이현인, 조근하, 타케마사 토모코, 오타 하루카가 함께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인간 조건>(la condition humaine)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실제와 가상, 또는 현실과 실재, 현재와 과거, 여기와 저기 사이의 차이와 동일성의 놀이를 수행한다. 말하자면, 현실 위로 내려오는 또는 올라가는 블라인드는, 그리스의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가 말하는 베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위키피디어에서 찾을 수 있는 교과서적 해석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오히려 이러한 해석이 현실을 보지 못하도록 가리는 베일이 아닐까?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이미 이 해석의 해석 아님을 가정하는 오류, 곧 베일 뒤편에 ‘있는 그대로의, 진짜 현실’이 있다는 황당무계한 19세기적 과학관으로 우리를 되돌리지 않는가? 차라리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의 베일, 블라인드는 우리가 믿는 현실이 하나의 구성된 허구이고, 허구는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틀일 뿐, 모든 허구가 반드시 거짓이나 날조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허구, 그러니까, 예술적 장치가 아닐까? 이제 우리는 마그리트를 따라, 최근의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푸조 자동차 회사를 예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듯이,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 곧 예술적 상상력은 차라리, 우리가 무엇인가를 볼 수 있게/없게 하는 능력에 관계된 어떤 것, 우리로 하여금 드디어 ‘땅 위로 내려앉게 해주는 첫 장면’(land-ing page),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인간 조건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랜-딩 페이지’ 전시 설치전경

나가면서,

당신의 행운을 빌어요.

i wish you good luck.

허경 Huh Kyoung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철학박사, (전)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교수, (현)철학학교 혜윰 교장, 팔복예술대학 학장. 지은 책으로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읽기』(세창),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공저ㆍ문지), 『푸코의 미술』(근간) 등이, 옮긴 책으로 푸코의 『상당한 위험』(그린비), 『담론의 질서』(세창), 들뢰즈의 『푸코』(그린비) 등이 있다. rendezvous00@naver.com

사진제공: 연수문화재단(촬영: 조영하)




With 코로나, With 예술: 치유가 필요한 시대, 예술로 마음의 안부 묻기

With 코로나, With 예술치유가 필요한 시대, 예술로 마음의 안부 묻기

김태은(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매일 아침 뉴스마다 ‘위드 코로나’라는 이야기가 들리는 요즈음,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예술이 주는 의미와 감염병 상황 속에서 예술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오늘까지 우리는 어떠한 삶의 변화를 겪고 있는가.
2020년 초, 마스크를 사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들고 약국 앞에 줄을 섰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휴대폰이 없는 시민, 글을 읽지 못하는 시민은 항상 모든 정보를 뒤늦게 얻을 수밖에 없었다. 정보화 사회 속 뉴노멀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바이러스에도 취약했다. 이처럼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감염병은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민의 알권리와 방역을 위한 확진자의 동선 체크에 관한 정보는 빠르게 전해졌고, 휴대폰을 통해서는 재난 문자가 전달되었다. 쏟아지는 많은 정보는 ‘참과 거짓’을 구분할 새도 없이 우리를 불안하고 긴장하게 하였으며 질병에 대한 공포감을 높였다. 또 질병을 향한 공포감은 확진자를 향한 낙인으로 연결되었다. 확진자는 지역명 뒤에 숫자를 붙여 호명되었고 그들이 지나간 장소는 ‘부정적인 장소’처럼 인식되기도 하였다. 질병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약한 마음은 그 질병에 걸린 인간을 멀리하고 자신과 그들을 분리하려고 했다. 질병 퇴치를 위한 행정적 노력은 인간의 존엄성이나 연대감을 해치고 있었다.

적응과 안정감 안에서 피어나는 창의적 움직임
집에 넉넉하게 비치된 마스크와 TV에서 헌신하는 의료진의 모습, 성공적인 K 방역에 대한 뉴스들로 우리의 마음은 점차 안정되어 갔다. 학교에서는 zoom을 활용한 실시간 비대면 수업에, 기업들은 재택근무 환경에 적응해나갔다. 코로나 장기화로 피로감과 무력감도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이 사라지고 있을 때쯤 사람들은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필자는 그것을 창의적 움직임이라고 보았다.
미술치료를 위해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지내는 69세 초록(가명)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었다. 할머니는 코로나 이후 심각한 무력감으로 식사를 챙기지 못해 급격한 체중 감소로 복지관에서 심리사회 경제적 돌봄을 받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 할머니의 마스크는 요일마다 알록달록 색이 변하였다. 마스크에 줄을 달아서 어떤 날은 색실로 또 다음날은 구슬로 자신만의 개성을 마스크와 마스크 줄에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전에는 미술치료의 수동적 참여자였던 분이 이제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스크에 스스로 수를 놓는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시도를 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할머니는 활동의 결과물에 매우 만족해하며 성취감을 느끼셨다.

초록 할머니가 만든 마스크 (사진: 필자 제공)

예술로 마음건강 지키기
출근길에 마스크 쓰기, 수시로 손소독하기, 입실 시 체온 체크 등 이 시대를 살기 위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많은 일에 적응해왔다. 어느새 익숙해진 일들이 사실은 매우 큰 도전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줄 필요가 있다. 우리가 겪은 팬데믹 상황은 개인의 성향,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개인은 극심한 스트레스 혹은 불안이나 우울을 호소할 수 있다. 인류가 위기를 겪을 때 인간의 약하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예술은 안전하게 담아내 주는 역할을 했다. 예술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조기개입 즉 예방차원의 치유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위기상황에서 예술의 조기개입은 회복률을 높이고 질병을 예방하고 또 치료받아야 하는 고위험군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이렇게 예방차원으로 예술치유가 개입된다면 진단 이후에 치료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예방차원의 예술치유가 중요한 부분은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 위기에서 사람들을 연결하고 통합시키는 예술의 힘이 인류 사회의 회복탄력성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유네스코 사무총장 오드레 아줄레의 설명과 맥락을 같이 하는 이야기이다.

온전(溫傳)-Art On Mind 키트: 명상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고, 천연나무조각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나만의 나무를 만들고 이후 자신의 나무를 살피며 마음을 돌보고 위로하는 키트이다. (사진출처: 찾아가는 예술처방전 홈페이지)

필자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업 중 하나인 <2021 찾아가는 예술처방전>에서 키트를 기획하고 온라인으로 미술치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전라, 경상 지역의 정신건강보건센터에서 조현병이나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분과 코로나 대응 인력의 보건소 직원분들을 만나게 된다. 정신증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간호사 모두가 필자에게는 미술치유의 참여자가 되는 것이다. 미술표현의 차이가 있을까? 참여도가 차이가 있을까? 만족도에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맛보았다. 필자가 이번 사업에서 미술치유사로 참여하며 감동한 부분은 바로 진단명, 학력, 연령, 지역과 상관없이 예술을 통해 만족하는 참여자들의 얼굴을 마주한 것이다. 예술은 인간이 많은 이름을 붙이며 우열을 나누고 순위를 매기는 그 가치를 넘어선다는 것을 깊이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예술은 어떠한 가치도 관통하는 인류 공통의 언어이자 즐거움이다.

우리는 코로나라는 팬데믹 시대를 겪고 이제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삶의 여정 가운데 또다시 어떠한 일을 겪게 될지 모르지만, 예술이라는 친구와 동행하며 예술로 마음의 안부를 묻고 예술로 위로받으며 예술로 슬픔을 애도하며 예술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태은(金兌恩, Kim, Taeeun)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원 박사학위 취득(2009). 정신건강의학과, 암병원, 호스피스 그리고 교육복지영역까지 미술의 치유적 경험과 의미에 대해 연구한다.




치유로서의 연극: 연극놀이 프로그램 〈마음조각〉

치유로서의 연극연극놀이 프로그램 <마음조각>

조원석(마음조각 프로그램 작가)

코로나19는 일상에 변화를 가져왔고, 그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은 비대면, 비접촉이다. 사회는 신속하게 ‘비대면의 생태’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온라인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소통하고, 업무를 보고, 교육을 받았다. 코로나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변한 새로운 일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우울과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그 원인을 ‘비대면 생태’라는 새로운 일상 속에서 찾았다. 하지만 모두가 ‘비대면 생태’에 대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 교육과 업무의 효율성을 얘기하고, ‘비대면 생태’의 새로운 가능성에 기대를 품은 것도 사실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코로나 이전에도 ‘비대면 생태’의 영역이 늘어나고 있었으며,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화로 인해 이미 우리의 일상은 디지털화되고 있었다. 따라서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와 우울은 ‘비대면 생태’에서 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각종 스트레스의 원인은 ‘비대면 생태’가 온 방식 때문일 수도 있다.

코로나는 닥친 일이고, ‘비대면 생태’도 닥친 일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자발적인 일이 코로나 이후에는 강제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아이들의 놀이가 놀이인 이유는 스스로 원해서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지시로 하는 거라면 그것을 놀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이 즐거울 수 있을까?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생태’는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온라인’이 아무리 편리하더라도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끌 수 없다면 그것은 곧 고통이 된다. 코로나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를 빼앗았고, ‘자유 의지’의 주체인 ‘나’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전에 일화 하나를 소개하겠다.

군대 훈련소 마지막 날, 수료식에서 열병(閱兵)을 하는 중이었다. 친인척과 가족들이 와서 참관을 하고 있었는데, 짧게 깎은 머리와 똑같은 군복을 입은 군인들 속에서 나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쉽게 나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만 한눈에 나를 찾아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고 한다. 너무나 짧은 시간 안에 나를 찾아서 친인척 모두 놀랐다고 했다. 누구나 한 번쯤 있을 법한 일이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뒷모습만으로도 자신을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반면에 누군가에게는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마주 앉아 가는 사람들처럼) 아무도 아닌 사람이라서, 자신의 죽음으로도 눈물 한 방울조차 흘리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나’의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가슴 저미는 아픔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망통계 속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나’라는 것이 고정된 실체가 있어서, 고정된 의미를 이미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의미와 가치가 형성되며, 이것은 ‘관계’에 따라 언제나 변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아무도 아닌 사람’이면서 ‘너무 특별한 사람’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도 ‘타자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동료이고, 누군가에게는 친구이고, 누군가에게는 연인이다. 친구가 첫 만남부터 친구가 아니었듯이, ‘관계’란 것은 끊임없이 변하며, 그 ‘관계’에 의해서 의미가 부여되는 ‘나’ 역시 끊임없이 변한다.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나’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삶이라면, 코로나는 이런 삶에 큰 균열을 가져왔다. ‘타자와의 관계’를 두려워해야 하는 것으로 만들었고, ‘거리두기’는 ‘관계’를 희미하게 만들었다. ‘관계’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드러냈던 ‘나’ 역시 희미해졌다. 코로나 시대에 예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전에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손상 입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스스로 내린 진단은 ‘자율’과 ‘관계’의 손상이다.

걱정 많은 철학자와의 만남-걱정을 날리는 비법 퍼포먼스
2018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차오름 프로그램 <너의 마음이 보여> (사진: 부평구문화재단)

연극놀이 프로그램 <마음조각>은 코로나 이전인 ‘2018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차오름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부평문화사랑방에서 ‘너의 마음이 보여’라는 이름으로 진행하였다. 그로부터 2년 후 2021년 6월 강동아트센터로 시작해서, 현재는 부평구문화재단 어린이 연극학교에서 ‘마음조각’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극놀이는 코로나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라고 해서 새롭게 조명할 필요에 대한 의문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놀이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예술은 코로나로 인해 가장 먼저 멈춰버린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것은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먹고 사는 일로 힘겨운 삶에서 예술은 사치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코로나 시대에 손상 입은 ‘자율’과 ‘관계’를 복원하고, 치유하는 데 있어서 연극놀이는 꽤 좋은 처방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코로나 시대의 약자인 어린이에게는 말이다. ‘연극놀이’에서 ‘연극’은 ‘관계’를 통해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놀이’는 ‘자율’을 통해 얻는 즐거움이다.

2021 청소년문화예술아카데미 <알록달록 마음 조각>
(사진: 강동구청-좌, 이현수-우)

<마음조각>은 차시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전에 상대방의 감정을 먼저 읽어내는 활동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감정을 많이 표현하는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소극적인 아이도, 타인의 감정을 읽을 때는 서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든 의문이 ‘언어를 배울 때 먼저 듣기가 필요하듯, 감정표현도 먼저 감정읽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였다. 차시마다 상실, 걱정, 기억, 관심을 상대방에게서 읽어내고, 그것을 키워드로 아이들은 자기 마음속에서 비슷한 감정을 찾고 공유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극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감정’에는 반드시 대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혼자 슬프고 혼자 기쁘고 혼자 화나는 일은 없다. 항상 대상이 있으며, 그것이 ‘관계’이다. ‘관계 맺기’는 ‘마음조각’을 찾아 함께 떠나는 탐험대, 또는 수사대(아이들이 직접 이름을 짓는다)가 되는 과정에도 일어나며, 이러한 과정은 ‘놀이’의 성격을 띤 ‘자율’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타자’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이러한 배움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무의식의 영역이라는 것은 ‘배움’이라는 의식 없이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배움’은 예술교육의 특징이다.

아이들의 작업-걱정을 날리는 방법(좌), 기억조각(우)
2021 하반기 어린이연극학교 <마음조각> (사진: 부평구문화재단)

코로나 이전에도 예술은 있었고, 코로나 이후에도 예술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예술은 코로나와 상관없는 것일 수 있다. 예술은 코로나를 적으로 삼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예술은 코로나조차 삶의 일부로 품을지 모른다. 코로나와 인류의 ‘관계’ 역시 예술은 ‘승화’라는 무기로 긍정의 방식을 제공할 수 있다.

조원석(趙原奭, Jo Wonseok)

인하대학교 철학과 졸업(1998). 인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차오름 프로그램 <너의 마음이 보여> 작가(부평구문화재단, 2018). 서울시 연희 창작 역량 강화 프로그램 <현대철학으로 동시대 예술 들여다보기> 강의(서울문화재단, 2020). 인천형 학교문화예술교육 <운동장 거리두기 프로그램 ‘리본’> 작가·기획(2020~2021). 현대탈춤 <노페이스> 작가/연출. 천하제일탈공작소(서울남산국악당, 2021).




감각을 깨우는 숨, 호흡의 사운드

감각을 깨우는 숨, 호흡의 사운드

오현규(사운드 아티스트)

연예인이나 영향력이 큰 공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사회의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방관자로 있었다.

어느 날, 월 스미스 주연의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영화 후반부에 유명한 뮤지션인 밥 말리의 일화가 소개된다. 밥 말리는 세상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증오가 음악과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평화 시위 공연을 앞두고 살해 위협에도 공연을 하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악은 하루도 쉬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쉴 수 있겠나.”

그 장면을 보았을 때 같은 뮤지션으로 음악으로 세상을 치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이 내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필자는 공연과 CF음악, 연극‧드라마음악 작곡, 패션쇼 음악감독으로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며 활동하고 있었다. 주로 편한 스타일의 잔잔한 곡이나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들어가는 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있었지만, 그 뒤로부터 치유 음악에 관해서 관심을 갖고 우울증과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증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명상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고 있고, 명상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는 미미하다는 사실을 연구기관들이 발표했다. 그래서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음악과 호흡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올바른 호흡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영국 런던의 국립 오페라 극단에서 진행한 ‘성악가의 복식 호흡 교육 프로그램’은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음악과 함께 호흡 교육을 진행하며, 우울감 감소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호흡’은 우리의 몸을 살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동력원 중 하나이다. 현대인들의 10명 중 9명은 제대로 된 호흡법을 사용하지 않아 몸이 많이 망가지고 그에 따라 정신적 불안상태에 시달리게 됨을 연구 결과를 통해 알게 되었다. 전인치유(Total Care) 전문의 김정희 박사는 40년간 치과 전문 의학박사로 입안의 구조를 연구하다 호흡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며, 올바른 호흡법과 혀의 위치 교정으로 몸 전신의 균형이 잡히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에 필자는 이러한 올바른 호흡법을 음악(사운드)과 함께 접목하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심장박동 빠르기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템포(BPM)이다. 오늘날 스마트와치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건강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각 개인의 심장박동 템포를 분석하여 인공지능 치료음악을 개발 중이다. 개인의 건강정보와 올바른 호흡법을 접목하여 명상 어플보다 효과가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THE REVELATION: 빈 상가 POP-UP전시, 밖으로 나간 ART>, 2021.6.-9.
(음원감상: https://soundcloud.com/hyeongyu-oh-741352087/wt6w0mwuueda)
(사진출처: 젠아트 갤러리 인스타그램)

코로나로 문화생활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을 위해 송도의 빈 상가에서 진행된 전시 <THE REVELATION: 빈 상가 POP-UP전시, 밖으로 나간 ART>에서 치료음악과 시각예술가의 콜라보 작업을 진행하였다. 분명한 멜로디가 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전시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내면을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와 화이트 노이즈를 사용하여 작곡하였다. 특히, 뇌파가 가장 편안하게 느낀다는 432Hz 주파수와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고주파수 노이즈를 넣어서 작곡하였다. 시각적 효과와 치료음악이 함께하는 복합적 경험이 코로나로 힘든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해 치료음악으로 지역 내의 다양한 공간에서 미니 콘서트 진행과 타 예술분야와의 콜라보 등을 통해 시민들이 눈(시각)과 귀(청각)로 감각할 수 있는 체험을 경험하게 하고 싶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무의식 감정 전이는 대단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다.

오현규(吳炫奎, Hyeongyu Oh)

동시대에 쉼 없이 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쉼’이 되어 주고, 내적으로 ‘힐링’이 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료하고픈 작곡가이다. 주요 작품은 <Hope>, <크리스마스의 꿈>이 있다.




팬데믹 시대, 예술가들의 안전감 획득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 확대의 필요성

팬더믹 시대, 예술가들의 안전감 획득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 확대의 필요성

문은주 상담사

팬데믹 시대의 예술가
팬데믹 시대의 예술가들을 만나다 보면 1970년대 시행된 유명한 심리실험이 떠오르곤 합니다. ‘아이와 잘 놀아주다가 갑자기 엄마가 텅 빈 얼굴(blank face), 정지된 얼굴(still face)이 되었을 때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실험인데요. 아이는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시도하지만 끝내 엄마의 얼굴에 변화가 없자 고통으로 위축, 우울해졌다고 합니다. 관계를 통한 의미 공유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실험이기도 한데요. 상호작용을 하던 대상이 갑자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뿐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좌절된다면 매우 큰 고통을 마주해야 하겠죠.

기질적으로 민감한 예술가들이 팬데믹이란 상황을 만나게 되면서 심리적 어려움이 심화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 것인데요. 왜냐하면, 예술창작물과 대중의 소통으로 예술이 완성된다고 한다면 이러한 만남의 제한이 곧 예술의 완성을 제한하는 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콘서트를 포함한 전체 공연 시장의 피해액은 2천457억 원으로 추정(KOPIS집계, 2020.08.17.)되고 공연장 및 극장 업종에서의 전체 지출액은 전년 대비 -49.6%의 감소폭(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0.06.29.)을 보였다고 하니 예술가들의 일상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체감하게 됩니다.

상담에서 만난 예술가들은 대중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부 예술가들을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며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고 있었고, 경제적인 열악함으로 인해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심리적 고통을 예술 창조의 근원으로 생각하면서 약물치료를 고려하지 못한 채 생살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감당하고, 환경적 한계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과 노력의 부족으로 이해하려는 점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개인 작업을 하는 예술인의 경우 혼자 고립되거나 관계의 미숙함에서 오는 문제, 공동작업을 하는 예술인들은 관계 속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갈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어느 정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공을 지속해서 유지하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안전감 획득의 중요성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결과들을 보면 예술가들은 일반인보다 50% 이상의 높은 비율로 항우울제를, 19% 이상 항불안제 복용을 그리고 니코틴 의존의 위험성이 높았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미국의 연구와 다르지 않게 한국의 예술가들도 일반인보다 6배나 높은 매우 심각한 우울을 경험하고 있으며 예술가의 스트레스는 일반인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고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식의 활용도 일반인에 비해 낮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예술가들의 심리적 건강을 돕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자율신경계 체계(Polyvagal Theory) 연구에서는 개인이 관계에서 편안하고 즐거움을 맺는 데 필요한 요소로 안전감(safety)을 이야기합니다. 이 안전감은 스트레스와 개인의 적응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성장과 건강과 회복을 돕는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어찌 보면 당연한 거 아닌가 생각해보지만 많은 경우 간과되기 쉬운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안전감은 예술가들에게 매우 필요한 요소가 되는데요. 왜냐하면, 예술가들은 작품완성을 통해 대중과 만날 때까지 여러 가지 만남을 겪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작품을 만들어내려는 자신의 동기와 만나고, 작품의 도구와 숙련감 있게 만나야 하며 이러한 작품을 대중들과 만나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 관계 맺어야 하는 여러 단계의 만남을 말합니다. 즉 ‘나와의 관계’, ‘너와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라는 다중의 과정을 거쳐야 대중들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만남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상황을 겪게 되고 이 상황을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자신을 비난하고 정서적으로 압도되어 고립된다면 다양한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작품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통한 안전감 획득
상담에 참여하신 예술가분들이 자신을 자비롭게 대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조절하며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언어화하면서 타인과 관계 맺을 수 있게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도움을 통해 예술가들은 안전감 있게 작품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국, 상담에서의 안전한 사회적 관계경험은 선순환을 통해 예술가가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에서도 안전감을 강화하게 되고 결국 이를 통해 예술가들은 여러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삶의 의미와 목적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예술가들이 제시한 삶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을 대중들과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예술가들이 상담을 통해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 안전감을 획득할 수 있게 되고 결국 다양한 예술적 작품 창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뭔가 뿌듯하고 든든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상담이 종결된 이후에도 예술가들의 공간에 상담사가 방문하는 <찾아가는 상담실>과 같은 형태의 상담프로그램과 일상적 교육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상담에서 익혔던 것들을 잊지 않고 지속시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또다시 이번 팬데믹 같은 어려움이 예술가들을 찾아오더라도 고통스럽지만,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과 만나는 창조의 작업이 지속되길 희망해봅니다.

문은주(文殷珠 Moon Eun Joo)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잠시 공부한 적이 있는 상담사입니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산업조직상담을 전공하고 상담심리사2급(한국상담심리학회)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림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 경희중학교, 다인EAP 상담사, 휴노EAP 상담사를 거쳐 현재 분당서울대소방공무원심리지원단,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 나무솔 심리상담센터에서 심리건강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꿋꿋하게 오늘을 밀고 나가는 힘: 김윤식 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와의 만남

<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1>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꿋꿋하게 오늘을 밀고 나가는 힘김윤식 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와의 만남

류수연(인하대 프런티어학부대학 교수)

김윤식

시인, 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했다. 198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고래를 기다리며』 외 4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인천문인협회 인천시지회장과 인천문화재단 3기 이사, 그리고 인천문화재단 제4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신포동 패션거리 알아요? 거기서 봅시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지명이었다. 한때 인천의 명동이라 불리던 신포동이 지역의 패션 메카였다는 사실은 조금이라도 인천과 연고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필자라고 다를까?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신포동 패션거리를 누볐던 추억 하나쯤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최근 수년 동안은 들어보지 못했던 명칭이라, 새삼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때 익숙했지만 어느덧 낯설어진,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신포동 패션거리에서 시인을 만났다.

현재의 신포동

기억 속에 추억을 다시 꺼내며
김윤식 시인은 최근의 근황을 ‘다시 읽기’라고 말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예전에 한 번 들춰보고 말았거나 묵혀두었던 책들을 다시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시 읽기’를 통해 책에 깃든 자신의 옛 시간과 그 당시의 느낌과 마주하는 일이 매일의 감각을 다르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다른 일이 하나 생겼다고 한다. 바로 ‘정리하기’이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사고 때문이었다. 어느 날 컴퓨터가 먹통이 되면서 그 안에 저장된 대부분의 파일이 지워지는 ‘대참사’를 겪은 것이다. 250여 편의 인천 관련 글들, 책으로 묶고자 준비하던 930여 매의 원고. 백업조차 없는 글들이 마치 애초부터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그로 인해 그는 한동안 깊은 정신적 공황을 겪기까지 했다고 한다. 모든 ‘글쟁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고통에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삭제된 파일 중 여기저기 메일로 전송했던 일부 원고를 찾아내면서 당시의 기억을 다시 환기하는 작업으로 변주되었다고 한다. 가까스로 찾아낸 파일들을 정리하며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했던 과거의 기록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의 일상은 다시 읽기에서 정리하기로, 그리고 다시 읽기를 넘나들게 되어버린 것이다.

추억이 그대로 오늘이 된 곳
시인에게 인천의 의미를 묻자, 그는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했다. 인천을 거의 떠나지 않았던(군대 3년, 그리고 서울에서 1년, 부천에서 1년을 살았다.) 인천 토박이인 그에게, 인천은 그저 매일의 일상을 함께하는 공기와 같은 곳이다.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고 나들이를 하면 발길마저 가벼운 것처럼, 인천은 그의 삶에 그대로 녹아 있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이다. 그러니 이렇게 어쩌다 한번 그런 질문이 던져질 때면, 오히려 그제야 그것이 실감으로 다가온다고. 그러니 한 마디로 쉽게 답할 수 없다는 것을. 참으로 우문현답이었다.

그럼에도 한번 터져 나온 이야기보따리는 멈추질 않았다. 아직 인천이, 아니 동인천이, 제물포가, 아니 그보다는 신포동이, 바닷가 소도시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을 때부터 그의 시간은 오직 이곳에 푹 젖어 있었으니 말이다. 제물포역 앞에 쭉 늘어져 있던 배밭에서부터 인천의 곳곳에 있던 수많은 극장들. 그곳에서 보았던 영화, 그리고 때로는 빨간딱지의 외설물들까지. 인천은 그의 추억이 잠든 곳이고, 새로운 만들어지는 곳이며, 그래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곳이었다.

그러므로 필자가 제3의 시선으로 김윤식 시인에게 있어서 인천의 의미는 이쯤 되지 않을까 가늠해 본다. 그것은 아마도 ‘추억이 그대로 오늘이 된 곳,’ 그렇게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인천, 그리고 신포동과 함께할 테니 말이다.

덜컥 수상한 교내 백일장, 운명 같은 문예반 생활
기왕에 추억의 보따리가 열린 김에 문인의 삶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다. 때는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저 책 읽기를 좋아하던 그가 덜컥 교내 백일장에서 수상을 한 것이다. 「파랑새」라는 당선작이 문예반 선생님의 눈에 띄면서 문예반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것이 계속 글을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잡지 학원에 몇 번인가 글이 뽑히기도 하였다. 그 덕에 전국에서 오는 여학생들의 팬레터를 받기도 했다며 소년처럼 웃음을 지었다.

시가 계기가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시로 등단했지만, 산문에 대한 욕심은 꾸준히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인천과 관련된 산문을 쓰는 것은 그의 20여 년 작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특이하게도 머릿속에 인천이라는 도시의 기억이 사진처럼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단지 몇 개 건물이 어디에 있었다가 아니라, 골목과 골목을 따라 즐비한 식당들,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의 풍경, 거기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 기억을 사진으로 인화할 수는 없지만, 글로 써낼 수는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다만 시인은 그것을 그림이나 사진처럼 생생히 표현할 수 없음을 아쉬워했다. 그가 최근에 출판한 『인천의 향토음식』은 그러한 기억의 결과물이다.

김윤식, 『인천의 향토음식』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2021)

자신만의 고유색을 가진 도시가 되길
그가 꿈꾸는 인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천문화재단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였기에 현재의 인천에 어떤 예술적 감각을 입힐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그는 한 마디로 작은 아이디어들이 구체적으로 실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커다랗고 멋들어진 건물을 세우는 것 이상으로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어지는, 사람의 삶과 일상이 살아있는 도시, 그리고 그 도시의 일상이 색을 입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러면서 맹인 점자, 훈맹정음을 펴낸 송암 박두성 선생의 예를 들었다. 선생의 집을 찾아오는 맹인들은 눈이 보이지 않아도 그 집을 찾기가 아주 쉬웠다고 한다. 길에서 누구라도 붙잡고 “여기 태극무늬가 크게 그려진 대문 있는 집이 어디요?”라고 물으면 누구나 알려주는 집. 그 집이 바로 선생의 댁이었다고 한다. 김윤식 시인은 행복복지센터나 여러 관공서에도 이러한 특징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야 할 곳들이 타지사람이 쉽게 찾을 수 없으면 되겠냐는 그의 말이 비근한 예이지만 묵직하다.

예술가로서 선택한 길을 꿋꿋하게 짊어질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코로나 시대를 관통해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지금, 후배 문화예술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시인은 어렵게 견뎌온 모든 예술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또한 다시금 견뎌야 하는 시절임을 기억하자는 당부를 함께 건네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결국 우리를 지탱한 것은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이었음을 기억하자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그것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자기 영혼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던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과 안타까움이 복합된 것이리라.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다짐을 한 마디 더한다. 예술인으로서 살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그 길이 결코 빛나고 행복한 길이 아니 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선택한 것임을, 그러므로 그 선택에 혼을 바침으로써 ‘위대한’ 예술인이 될 것임을.

인터뷰 진행/글: 류수연

문학/문화평론가. 2013년 계간 『창작과비평』의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등단. 현재 인천문화재단 이사이며,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