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2019 오픈스튜디오>

전시기간 : 2019. 09. 27(금)-09. 29(일), 3일간
전시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E동 스튜디오
관람시간 : 오후 12-18시
내 용 : 레지던시 입주 예술가 작업실 21개실 개방, 스튜디오별 프로그램 운영
참여작가 : 2019년도 10기 입주 작가 21팀(25인), 2개국(한국, 노르웨이)

행사 정보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은 2019년 9월 27일(금)부터 9월 29일(일)까지 레지던시 입주작가의 스튜디오를 개방하는 <2019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한다.
<2019 오픈스튜디오>는 2019년 3월부터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에 입주하고 있는 입주예술가의 스튜디오를 개방하여 창작 과정과 결과를 시민, 예술계 관계자에게 선보이는 행사이다.




유토피아가 표시된 지도

전시기간 : 2019.09.03~30
전시오픈 : 2019.09.05 18시
관람시간 : 화,수,금,토,일 10:00~18:00/ 목 14:00~18:00
@ 우리미술관 전시관

기획 : 정현
참여 : 김민조, 손이정, 오은서, 이주호, 함성주
전시공간 디자인 : 전재원

주최/주관 : 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

시민기자단 장유하




전통소재로 현대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는 창작극 <별 탈 없음>

창작극 <별 탈 없음>이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이 작품은 2017년에 공연단체 ‘위로’의 창단공연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2년 만에 새로워진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

공연단체 위로는 그동안 전통소재와 현대 서사를 융합하여 색다르면서도 특색있는 창작극을 선보였다. 매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무대를 보여준 덕분에 이번 공연 역시 설렘과 기대를 품은 사람들로 공연장이 가득 채워졌다. 나 역시 이번에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자리에 앉았다.

공연은 아빠와 딸의 대화로 시작되었다. 15살 소녀 남주는 탈을 깎는 일을 하는 아빠(도열)와 단둘이 살고 있다. 남주는 아빠에게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썼고, 아빠는 딸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남주는 아빠 손에 들린 탈을 보며, 남한테 탈이 나는 걸 뻔히 알면서 모른 척하고 가만히 있어도 되는지 물었다. 아빠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였다.

“탈은 돌고 돌아. 언젠가 너한테도 올 수 있지.” 도열은 여느 아침처럼 집에서 탈을 깎았고 남주는 등교를 했다. 그리고 이 대화가 아빠와 딸의 마지막 대화였다.

3년 후, 도열은 사랑하는 딸을 잃고 희망도 기쁨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모든 의욕을 잃은 도열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눈앞에 이상한 차림새에 이상한 말투를 쓰는 사람이 나타났다. 게다가 이게 웬걸. 저 사람이 쓰고 있는 탈은 오래전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다. 아니 그것보다 대체 우리 집에 어떻게 들어온 거지?

<별탈없음> 도열
ⓒ 극단 위로

도열은 자신이 좀 전에 남주의 곁에 가려고 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자신을 황창이라고 소개하는 이 낯선 소녀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에 신고도 했다. 그런데 이 소녀, 가만 보니 이상하긴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듯하다. 탈을 쓰고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왠지 딸 남주와 많이 닮았다. 나이도 남주가 세상을 떠나던 같은 15살이다.

오갈 데 없는 황창은 한참을 굶은 듯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탈이 벗겨지지 않아 내쫓을 수도 없어서 우선 밥을 먹였다. 배가 부르자 심심해졌는지 블라인드 커튼을 궁금해하기에 알려주었다. 물론 커튼을 일정 부분 이상으로 올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창문 위쪽에는 아무도 봐서는 안 될 것들이 붙어 있으니까.

<별탈없음> 경찰
ⓒ 극단 위로

얼마 후 경찰관이 도열의 집으로 왔다. 그는 황창과 잠깐 대화를 나누더니, 갑자기 황창이 블라인드를 걷어냈다. 이 두 사람은 아무도 봐서는 안 되는 도열의 비밀을 봐버렸다. 창문에는 낯선 소녀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러자 경찰은 도열을 한순간에 미성년자 성추행범으로 몰았다. 졸지에 성추행범 용의자가 된 도열은 하는 수 없이, 경찰에게 딸 남주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딸 남주는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를 돕다가 사고를 당했다. 따돌림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부모님의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상처받으며 자랐다. 도열은 이 사건 모두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한다. 도열은 자신도 그 어른 중 한명이며,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딸의 모습이 그저 청소년기에 한 번쯤 겪는 반항으로만 여긴 자신을 탓한다. 황창은 그런 도열에게 다시는 나쁜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아낸 뒤, 자신이 있었던 과거로 돌아간다.

황창은 신라에서 가무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정처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며 생활하는 고아이다. 어느 날, 백제의 왕이 황창의 가무를 보기 위해 그녀를 자신의 앞으로 불러냈다. 한편 전쟁을 일으키는 백제 왕 때문에 머물 곳이 없는 고아 친구들과 황창은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았다. 그녀는 백제 왕을 만날 기회를 얻자, 자신의 목숨을 걸고 복수를 했다. 백제의 왕 앞에서 왕을 홀릴 만큼 뛰어난 춤을 보인 후, 그에게 다가가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고는 바로 달아나서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거두어주었던 사람들이 위험해지자 결국 제힘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 왕을 죽인 대가로 목숨을 잃게 된다.

남주는 도열에게 탈이 생기려고 하자 그 탈을 막기 위해 황창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는 도열이 죄책감을 떨쳐내도록 황창의 모습으로 도열을 위로한다.

<별 탈 없음>은 도열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누구에게나 예기치 못한 탈이 생길 수 있지만, 그 탈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하여 현실의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데,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어른들의 무책임함을 꼬집는다. 마지막으로 별 탈 없기 힘든 세상에서 별 탈이 없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막을 내린다.

<별탈없음> 광대
ⓒ 극단 위로

<별탈없음>남주
ⓒ 극단 위로

글 / 시민기자단 김다솔
사진 / 극단 위로




도서관에서 만난 인천의 역사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가까운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 <인천역사시민대학>이 가을을 맞이하여 다시 돌아왔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와 계양도서관이 함께 준비한 ‘근현대 인천의 도시·건축’ 강의는 7주간 진행되며 지난 9월 2일 첫 시작을 알렸다. 계양도서관 지하 계수나무 홀에서 진행한 이번 강의에 100여 석이 넘는 자리를 인천 시민으로 가득 채웠다.

오늘은 인천도시연구소 김용하 강사의 ‘근대 인천의 도시계획’ 강의가 진행되었다. 삼국시대 비류 백제의 도읍지였던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사 개항장의 맥을 같이하기도 한다. 현재 인천은 종합도시 3위라는 명성에 맞게 바다와 하늘, 섬과 육지, 농촌과 도시, 항만과 공항, 갯벌의 자연적 요소와 개발의 인공적 요소가 어우러졌다.

1937년 일제 강점기에 근대적 의미에서 인천도시계획이 최초로 수립되었다. 당시에 인구 20만 명을 수용하기 위해 가로망과 도시시설, 구획정리사업지구, 용도지역을 처음 지정했다. 이후 한반도 병참기지화를 위한 일환으로 ‘경인시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때 인천시가지 계획구역에 부내면 전역(지금 부평일대)과 문학, 서곶면 일부를 편입하고 개항장과 인천부 지역을 의미하던 인천이 부평과 합쳐져 현재의 인천이라는 도시 구역이 결정되었다.

광복 이후, 1949년 8월에 경기도 인천시로 개칭되었고 약 29만 명이었던 인구는 1961년 약 40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추진, 공업화, 수출지향정책으로 부평·주안수출산업 단지가 조성되었다. 경인고속도로 개통으로 인천은 공업도시로 발전하였고
1966년에 서울, 부산, 대구에 이어 인구 50만 명의 도시로 성장한다. 인구 증가에 따라서 부안, 부평지구에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활발히 시행되었고 1970년대 말 약 65만 명의 도시로 성장하였다.

1981년 7월에 인천직할시로 승격하면서 1980년대 말에 인구는 100만 명에 돌파하였다. 1991년 두 번째 도시기본계획 수립으로 옹진군 영종면·용유면과 김포군 계양면이 편입되었다. 그리고 대규모 해안매립으로 행정구역 확장과 함께 송도신도시, 영종 신 국제공항, 인천지하철 건설 계획을 반영하여 수립되었다.

1992년에는 인구 200만 명에 도달하였고, 1995년 1월에 직할시에서 광역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 때 인천 북구는 현재의 계양구와 부평구로 분구되고 남구는 미추홀구와 연수구로 분구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현재 거주 인구 300만인 인천은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로서 자리매김하고자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 아시안게임 유치 등으로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인천의 개괄적인 도시 계획에 따른 변천사를 파악하였다. 이로써 최근에 접하게 된 인천 서구지역의 분구 소식도 낯설지만은 않았다.
인천의 도시계획 변화와 흐름을 시작으로 다음 강의는 계양구와 강화에서 번갈아가며 인천 지역의 역사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내가 사는 이 지역을 되돌아 보고 함께 고민해 보는 이 시간을 통해 인천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길 바란다.

글 · 사진 / 시민기자단(이정민)




강화에 보물로 지정된 고려시대 석탑이 있다고?

강화 장정리 오층석탑 ⓒ문화재청

강화에는 보물 제10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석탑이 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져 오랜 세월을 견뎌낸 석탑이라니, 게다가 보물이라고 하니 흥미가 생겼다. 강화 하점면 장정리로 차를 몰았다. 화장실만 덩그러니 있는 공터에 차를 세우고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탑을 보러 다가갔다. 그런데 저 멀리 그 보물이라는 석탑의 자태는 자못 실망스러웠다. 형태는 온전하지 못하고 3층 이상의 탑신, 5층 옥개석, 상륜부도 모두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고 그나마 남아 있는 옥개석도 군데군데 깨져 있었다.

아, 온전하지 못한 형태라도 보물로 지정이 되는구나. 고려시대 탑이 뭐가 있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일단 고려시대에 현존하는 탑은 거의 손에 꼽을 만큼 적고, 현존하는 것이라면 모조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니 온전하지 못하면 어떠리. 고려시대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 그 가치는 충분하다. 신라의 완전한 균형미를 담은 3층 석탑을 이어받아 고려시대에는 신라시대 양식이 가미되었지만, 좀 더 다양하게 다각 다층탑으로, 개성미를 뽐내는 것들이 많다.

원래 이 탑은 무너진 상태로 발견되어 석재가 주변에 굴러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1960년대 수리하여 다시 세운 것이다. 수리라고 하기보다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석재를 없으면 없는 대로 남겨둔 채 남아 있는 것만 쌓아 놓았다. 그러니 지금 오층석탑이 세워져 있는 자리도 원래 석탑의 자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석탑이란 원래 절에 있는 건축물이다. 이 석탑이 정말 봉은사에 있던 석탑이라면 주변에 절이 들어설 수 있을만한 절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절터가 들어설 만한 장소가 없다. 이 근처 어딘가 절이 있었을 것이고 거기 있었던 석탑일 텐데, 아직 절터를 찾지는 못했다. 온전하지 못한 이 석탑은 지금 석탑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자태를 하고 있지만, 고려시대 아마도 강화 천도시기에는 이 근처에 절이 있었을 것이며, 왕이나 주요 관리가 와서 나라의 안위든 개인적인 안위든 부처님께 빌곤 했던 곳이리라.

이 석탑은 봉천산 자락에 있는데, 근처에는 석조여래입상이 있다. 이것 또한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보물 제615호로 지정되어 있다. 하음봉씨 시조설화와 관련성은 1775년(영조 51)에 세워진 <하음백봉우유적비(河陰伯奉佑遺蹟碑)>에 그 내용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석조여래입상을 보호하고 있는 석상각(石像閣)도 유적비와 같은 연도인 1775년에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그 전부터 구전되어 오던 내용을 비석에 새기고 각을 세워 기린 것이다. 이 석조여래입상 또한 불교와 사찰을 암시하는 유물이다. 사찰의 구성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불상은 지역적 특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형적인 고려시대 불상이다.

고려시대 강화천도 시기 강화도에는 왕과 관리들이 머물 궁궐만 지은 것이 아니다. 고려 세조의 창릉, 태조의 현릉을 강화로 이장하였고, 국교가 불교인 국가답게 개성 주위에 있던 주요 사찰도 이름 그대로 옮겨왔다. 강화천도 시기 고려 궁궐에 대한 조사와 위치 재비정에 대한 논의는 지금까지 많았지만, 당시 사찰에 대한 조사는 눈에 띄게 이루어진 것이 없다.

이 일대에 대한 발굴과 추가 조사가 이루어져 절터의 흔적이라도 발견된다면 큰 수확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강화의 고려시대 보물들은 모두 차로 그 앞까지 갈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강화에 있는 고려시대 보물을 찾으러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강화 장정리 석조여래입상 ⓒ문화재청

 글/ 홍인희 연구원(인천역사문화센터)




[큐레이션 콕콕] 월미바다열차

‘월미바다열차’가 오는 10월 8일 정식 개통합니다.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공원 입구와 문화의 거리, 이민사박물관 등 4개 역 6.1킬로미터 구간을 최고 18미터 높이 궤도에서 달립니다. 무인차량 2량 1편성으로 운행하며, 1량의 승객 정원은 23명입니다. 크기가 작은 꼬마열차로 35명이 탑승하던 기존 전동차와 달리 량당 23명, 1편성 46명이 정원입니다. 모두 여덟 개의 차량이 4편성으로 운영되며 연간 95만 명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평균 속도는 시속 14.4킬로미터로 전 구간을 순회하는 데 약 35~40분이 걸리며 운행 간격은 10분입니다. 열차에는 안전요원이 상시 탑승합니다.

좌우 흔들림이 컸던 기존의 Y자형 레일에 보조레일 2개를 추가해 탈선을 방지했습니다. 열차 상호 간격이 500미터 이내면 시속 9킬로미터로 감속하고, 200미터 이내면 멈춥니다. 화재에 대비해 좌석은 불연재로 제작했고 초속 2미터 이상 강풍이 불거나 진도 4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 정지합니다. 교통약자를 위한 휠체어 고정벨트도 있습니다. 요금은 성인 8,000원, 청소년·노인 6,000원, 어린이 5,000원, 국가유공자·장애인 4,000원입니다. 올 연말까지 할인가를 적용하며 별도의 비용 없이 재탑승이 1회 가능합니다. 매주 월요일은 쉬고요.

 

출처:헤럴드경제, 세계일보

월미바다열차를 타면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대 야외벽화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인천항 7부두에 있는 곡물창고 벽화(사일로 슈퍼그래픽)는 전체 외벽 면적이 2만5000㎡로 축구장 4배 크기와 맞먹습니다. 규모도 놀랍지만 멀리서 눈에 띌 정도로 색색의 화려한 벽화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산업화 시대의 유산인 곡물 저장시설에 전문가 22명이 100일 동안 86만5400ℓ의 페인트를 쏟아부으며 아파트 22층 높이의 거대한 슈퍼그래픽을 탄생시켰습니다. 노후 산업시설을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으로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2개(미국 IDEA·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를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인천 개항의 상징인 내항 부두와 갑문, 월미산, 영종신도시와 인천대교, 서해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건물 3층 높이인 열차 안에서 월미도 앞바다와 사일로(곡물 저장고) 벽화만 감상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나머지 구간에서는 지저분한 건물 옥상과 자재 등을 쌓아둔 인천항 야적장 등만 눈에 띈다네요. 월미바다열차와 연계된 관광 상품이나 마케팅도 현재 구체화한 게 없고요.

 

출처:연합뉴스

월미바다열차의 옛 이름은 월미은하레일입니다. 2008년 2월 월미관광특구 활성화 및 구도심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2009년 7월 인천에서 개최된 도시축전 행사에 맞춰 선보여야 했던 열차는 부실시공과 안전 문제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2008년 6월 30일 착공 당시 기자단의 전동차 시승까지 했으나 2010년 8월 17일 차량 안내륜 축 절손사고가 발생해 월미은하레일은 시험 운전이 중단됩니다.

안상수 전임 시장 시절 개통에 실패하고 송영길, 유정복 시장을 거치는 동안에 사업방식이 레일바이크, 8인승 소형모노레일로 각각 바뀌었습니다. 2017년 인천교통공사가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모두 철거해 새롭게 월미바다열차 사업으로 변경했습니다. 183억 원을 들여 재추진하기로 해 이제 달릴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된 겁니다. 월미은하레일에 1,000억 원, 월미바다열차 차량 도입에 183억 원 등 막대한 예산과 지역사회 갈등이라는 논란을 딛고 월미도를 비롯한 인천 구도심의 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월미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5만7,173명에 달했지만 2017년 5만355명으로 줄었습니다. 사드(THAD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지난해에는 3만9,925명으로 수치가 크게 낮아졌습니다. 2019년도의 월미바다열차가 관광 효용성을 증대시킬지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중국인 중에는 바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들이 많아 바다 구간을 끼고 있는 월미바다열차가 최상의 관광지가 될 전망입니다.

 

출처:인천투데이

인천시는 인천 관광지의 메카였던 월미도의 인기를 되찾는 데 이끎이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관광해설사가 열차에 탑승해 철강부두(6부두), 갑문, 인천 내항 등을 이야기로 풀어줄 예정입니다. 2020년 개관하는 상상플랫폼, 2024년 수도권 첫 국립해양박물관인 인천해양박물관이 문을 열고, 중구·동구 원도심 재생사업인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까지 중단 없이 추진되면 월미도가 수도권의 대표 해양친화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체험학습지로서도 손색이 없고요.

박남춘 시장은 “월미바다열차가 과거 수도권 관광 1번지로서의 월미도 명성을 되찾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학생들에게는 근대 산업 현장을 보여주는 체험학습의 장으로, 중장년층엔 옛 월미도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용객이 손익분기점(하루 1,700명)에 크게 못 미칠 경우 ‘세금만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공사 측은 “개통 이후 3년간은 적자에 시달리겠지만 이후엔 흑자 전환될 것이 틀림없다”고 공언했네요.

출처:연합뉴스

“이거다 저거다 말씀 마시고/ 산에 가야 범을 잡고 물에 가야 고길 잡고/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컵의 일본어 발음) 없이는 못 마십니다”

코미디언 고 서영춘 씨가 1960대에 유행시킨 일명 ‘사이다송’입니다. 인천을 다룬 노랫말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 가사의 실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월미도 앞바다에 사이다 부표를 설치하는 건데요, 월미바다열차 개통에 맞춰 볼거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난 3월 시 공무원 아이디어 공모전인 시정경연회에서도 인천 앞바다 사이다 부표, 내항 전망대 등으로 이색 관광 코스를 조성하자는 ‘월미산 꿰어서 보배 만들기’가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인천은 우리나라의 사이다 역사가 시작된 곳입니다. 1905년 일본인 히라야마 마츠타로는 중구 신흥동에 ‘인천탄산수제조소’라는 공장을 세워 ‘별표사이다’를 출시합니다. 이후 경쟁사 ‘마라무네제조소’가 ‘라이온 헬스표 사이다’를 내보내고 인천 탄산의 후신인 경인합동음료가 ‘스타 사이다’를 선보이는 등, 1950년 서울 칠성사이다가 출시되기 전까지 인천은 사이다 업계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시는 사이다 조형물을 대형 부표로 만들어 바다에 띄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항만 당국이 선박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습니다. 이에 월미도 문화의 거리 앞 해변 데크에 사이다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글 ·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션)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10년간 멈췄던 인천 월미바다열차 10월 8일 달린다
세계일보, 2019.8.3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차장칼럼]10년만에 개통하는 ‘월미바다열차’
아시아경제, 2019.9.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사설]월미바다열차의 성공 조건
경인일보, 2019.8.2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 뜰까
인천일보, 2019.9.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5.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 띄울까”…인천시, 관광진흥책 검토
연합뉴스, 2019.9.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6. 손익분기점 ‘하루 1700명’ 월미바다열차… 지역상권 살릴까 혈세만 날릴까
한국일보, 2019.7.2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전시<유토피아가 표시된 지도>

관람시간 : 화, 수, 금, 토, 일 10:00~18:00/ 목 14:00~18:00
(입장은 관람시간 종료 20분 전까지 가능)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다음날
문 의 : 우리미술관 032-764-7664
주 소 : 인천광역시 동구 화도진로 192번길 3-7,9,11
홈페이지 : www.wooriart.co.kr
주최/주관 : 우리미술관 (재)인천문화재단
후 원 : 인천광역시 동구청
 
행사정보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인천 동구청이 후원하는 우리미술관에서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9월 3일(화)부터 9월 30(월)까지 열리는 ‘우리미술관-지역대학 협력 아트프로젝트’ 결과 전시<유토피아가 표시된 지도>가 그것인데, 이번 전시는 인하대학교 정현교수가 지도하는 조형예술학과 대학원 학생들이 준비했다. 우리미술관은 2017년부터 인천지역 예술대학과 함께, 학생들이 우리미술관을 중심으로 지역 예술인들과 교류하고, 참신한 창작활동을 진행하여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본 프로젝트 및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활동과 여가문화

–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의 사례를 중심으로 –

요즘 들어 마치 유행어처럼 ‘워라벨’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쓰게 된다. 이 말은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정부는 일과 생활의 균형(WLB ; Work-Life Balance)을 위한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일 중심의 조직문화와 노동환경으로 인한 구조적인 한계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프랑스는 주 35시간 근로제를 시행하고 있고, 그 외의 여러 나라가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으며 향후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도 노동시간 단축은 점진적으로 안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시간을 제도적으로 줄여 시행했던 대표적 사례로는 ‘주5일 근무제’를 꼽을 수 있다. 주5일 근무제는 주당 노동시간이 40시간 이상을 초과할 수 없어 1주일에 8시간씩 5일을 근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프랑스는 1936년, 독일은 1967년, 일본은 1987년부터 ‘주40시간근무제’를 실시하였고, 한국은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었다. 사업장의 인원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였고, 학교에서는 소위 ‘놀토’라 불렸던 학교 휴업일이 격주로 시행되었다. 그러다가 2011년에 들어서면서 전면적으로 확대되었다. 초기에는 이 또한 찬반 논쟁이 많았다. 주5일 근무제의 기대효과는 여가·취미 시간의 증가로 인한 삶의 질 향상, 직장 중심 음주문화에서 가족 중심 여가문화로의 변화 및 건전한 소비 풍토 조성,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실업문제 해결, 국제 기준에 맞는 근로시간 관련 제도의 정비를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 문화·관광·레저·운송 등 서비스산업 중심의 내수 증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 인적 자원 개발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지식경제 강국의 도약기반 조성 등이다. 이는 주 52시간 근로제의 기대효과와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정책적으로 이렇게 견인되고 있는 근무시간의 단축은 바로 ‘삶의 질 향상’으로 귀결된다. ‘삶의 질 향상’이라는 말에는 여가·취미 시간 그리고 건전한 소비 생활 등을 포괄한다. 그중 우리가 집중해서 보아야 할 것이 ‘여가’ 혹은 ‘여가문화’다. 정책사업인 문화예술교육만 보더라도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라 가족 단위의 여가생활과 문화향유를 독려하는데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2012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오고 있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전국 단위의 사업으로써 가족을 포함한 청소년 계층을 대상으로 매우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함으로써 문화예술을 통해 국민들이 여가와 문화향유력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인천 중구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중 최근 3년은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은 사람이 모이고 소통하는 장으로서의 ‘마을학교’를 추구한다. 문화예술교육과 커뮤니티 아트를 기반으로 하여 “지역, 삶, 일상 그리고 공동체” 활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 꾸물꾸물문화학교의 핵심 키워드이자 방향성이다.

여기서 마을학교란, 지역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들이 설계되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교육프로그램들이 운영되어, 사람도 성장시키고, 문화와 예술이 있는 삶 그리고 공동체의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작은 출발 지점으로써의 마을학교를 그려보았다. 교육프로그램들의 운영 방식에 있어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은 마을의 인프라 혹은 지역의 문화적 기반들을 네트워킹하여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다. 다시 말해 교육들이 ‘마을’ 곳곳에서 이루어진다면 어떨까를 상상해 보았다. 즉, 동네의 다양한 인프라들이 ‘동네예술대학’의 강의실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동네 목공소는 동네예술대학의 목공 실습실이 되고, 동네의 식당은 동네예술대학의 요리강의실, 동네 어떤 곳의 사진실, 판화실, 칠통마당의 전시실 등 동네 곳곳의 인프라들, 문화자원들이 ‘동네예술대학’의 강의실이 되고, 동네 전체가 ‘동네예술대학 캠퍼스’가 되는 것이다.

동네예술대학에는 목공, 요리, 차(茶), 생활도예, 흑백사진, 커뮤니티 판화, 일상드로잉, 예술인문학 수업인 명화의 사회사 등의 수업을 개설하였고, 주민 참여자들은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교과목들을 구성하면서 고민하였던 지점은 “일상 속 예술”로써, 생활 속에서의 문화예술의 창작을 통한 향유력을 향상하기 위한 방법론적 숙고였다. 예술 전문가를 양성해 내는 과정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이 가진 고유한 역할을 일반인이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창작하며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다. 이러한 교과목의 구성에 있어 단순한 기예를 중심으로 편성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인간의 신체활동과 감각의 확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였고, 동네예술가 수행과정과 동네예술론 교양과정의 커리큘럼으로 구성하였다.

동네예술대학에 참여하는 수강자의 연령대는 40대부터 70대까지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 주부, 프리랜서 활동가, 퇴직자 등이 다수이며 시인이나 연극인 같은 예술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동네예술대학을 3년간 진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목격하게 되는 것이 바로 참여 주민들의 여가시간 활용이다.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주 52시간 근로제가 되면서 평일 저녁 수업에도 참여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앞서 언급하였던 과목중 요리, 차(茶), 예술인문학<명화의 사회사> 수업은 평일 저녁에 개설되어 운영되었던 수업이다. 이 세 수업은 여타 다른 과목들에 비해 가장 수강인원이 많은 수업이고 직장인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전유물이던 ‘요리’가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상당수의 남성도 요리에 관심을 갖는다. 미혼남성의 경우 생존과 자취를 위해, 기혼남성의 경우 가사분담을 위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기본적으로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마도 미디어의 먹방이나 요리방송들이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다. 차(茶) 또한 그렇다.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어 있는 현대인들도 때로는 차 한 잔의 여유를 갖고 싶어 한다. 동네예술대학의 차 수업은 여러 가지 차(茶)에 대해 학습하고 맛을 보고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일상에서의 차(茶) 문화를 체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점에 빠져들어 퇴근 시간 이후 피곤한 기색에도 불구하고 여가를 즐기러 온다.

예술인문학 수업인 <명화의 사화사>는 요리를 하거나 차를 맛보는 체험이 아닌 교양수업이다. 이 수업은 여러 시대에 걸쳐 우리가 명화라고 부르는 작품들을 통해 당시에 그 작품이 그 시대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였고 어떤 의미가 있기에 후대에 명화가 되었는지에 대한 사회사를 학습하는 시간이다. 이 수업은 예술작품과 미술사를 기반으로 하는 강의식 수업이다. 그 이전에 필자는 여러 미술사 강좌들을 들어본 경 경험이 있다. 늘 강사의 강의와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수업 이후에도 별다른 질문이 없이 끝나는 모습이 보통 미술사 수업의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그런데 <명화의 사회사> 수업에서는 수업 이후 꽤 많은 질문과 토론이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 한 축에는 ‘여행’이 있었다. 한국 사회는 1988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국내 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일 년에 집계되는 해외여행객의 수가 어마어마하다. 여행은 여가 생활의 대표적인 테마다. 이러한 해외여행은 단지 여행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예전의 미술사 강좌는 전문가들이 배우고 보고 아는 정도의 작품과 내용으로 일반인들에게 전달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최소한 일반인들도 여행을 통해 한 번쯤은 가서 직접 현지에서 보았던 작품들을 수업에서 재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예술인문학 수업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동기가 된다. 예전에는 환등기로 비친 이미지를 통해 작품을 보고 설명을 들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환등기로 비친 이미지를 보더라도 이미 직접 가서 보았던 기억을 소환해내어 강의 내용과 더불어 입체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행의 경험들은 강의 내용에 대한 적극적인 질문이나 토론으로 이어진다. 

동네예술대학 참여자 중에는 부부가 세 쌍이 있다. 한 부부는 50대 후반이고, 두 부부는 70대 퇴직자 부부다. 이 세 부부는 각자 따로 듣는 수업이 있고, 부부가 같이 듣는 수업이 있다. 부부가 같이 듣는 수업도 두 세 과목, 많게는 네 과목에 이른다. 특히 퇴직하신 노부부가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통해 취미를 같이 하고 시간을 같이 보낸다는 점에서 큰 울림이 있다. 두 쌍의 노부부는 동네예술대학을 3년째 재학중이다. 이 부부들은 참여자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손아랫사람을 대하는 태도라든지,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타의 모범적이다. 그래서 참여자 중 무게 중심이 되어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공동체적 활동이 만들어진다. 이들 부부가 다른 참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도 좋지만, 그 무엇보다 대단하다고 느끼는 점은 부부 내외간의 호흡이다. 한국사회의 고연령층의 가정은 보편적으로 가부장적이거나 그렇지 않다고 해도 연령층이 높으면 의례 부부간에 같이 취미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거나 상상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들은 명화의 사회사를 비롯하여 생활도예, 커뮤니티 판화, 일상드로잉 등 수업을 신청하여 듣는다. 최소 일주일에 3일은 동네예술대학의 수업을 들으며 노년의 여가를 보낸다. 수업 시간 외에도 틈틈이 찾아와 자율학습을 하기도 한다. 이런 노부부가 문화예술교육 활동들을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삶의 시간’을 회복한다는 관점에서 실버 문화예술교육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가 노령화가 되어 가면서 그에 따른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남성들의 경우 퇴직 이후 급격한 사회활동 저하와 경제 활동의 단절 등은 ‘삼식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였고, 반면 중년 여성들은 외부 활동이 왕성해져 이 또한 노부부 간 활동의 균형이 맞지 않아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노년 부부의 보편적인 모습이라면, 반면에 이렇게 노년의 부부가 문화예술 활동을 취미생활로 여가를 함께 해가며 삶의 시간을 회복해 가는 모습은 매우 좋아 보인다. 노인들의 여가문화 변화 역시 점점 더 가속화되리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해 가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며 무엇보다도 그 중심에 ‘사람’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모습 중 하나는 여성들, 특히 주부들의 일상 속 예술 활동을 함으로써 여가와 자기 계발의 추구다. 직장 여성은 직장 때문에, 가정주부들은 육아와 가사 일 때문에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든지 자기 계발은 엄두도 못 내는 것이 보편적이고 여전히 상당수가 그렇다. 동네예술대학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직장인, 프리랜서, 주부 등이다. 이들은 출석률만큼이나 수업 참여도도 높다. 물론 이들도 경제적 활동도 하고 주부로서의 엄청난 가사 일을 모두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배워보고 싶었던 수업을 신청하고 성실히 수업에 임하고 있다. 바쁜 일과 중에 이렇게 시간을 따로내어 활동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들은 동네예술대학에 나와서 익히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웃고 즐기는 시간이 자신만의 힐링 시간이라고 답한다. 주위에도 이러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과 이러한 활동을 경험해 본 결과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는 의견이다. 필자는 남성의 성별을 가진 사람으로 여성, 특히 가정주부로서 어떤 삶의 패턴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 봐야 필자의 모친이 가정 내에서 어떤 일들을 감당해 내고 있는지 정도를 어렴풋이 알 뿐이다. 필자의 모친은 나이가 들어가는 동안에도 이러한 여가 생활을 가져보려는 엄두를 못 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여성들도 자신의 삶과 일상에서 여가와 힐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삶을 곰곰이 돌아보고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그때 무엇보다 변화시켜야 할 것은 바로 일상의 삶이다. 삶이란 스스로 자기 변화하고 자기 성취하는 쉼 없는 움직임이다. 그런 삶은 자기 자신을 느끼는 일이자 그 존재의 모든 지점에서 자기 자신을 깨닫는 일이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가장 피하고 싶은 일상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일상은 마치 당연하게 주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영역이다. 일상의 영향력은 대개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커지고 세밀한 부분들에까지 깊이 스며든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가 여가와 더 나아가 삶과 삶의 시간적 변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동네예술대학의 문화예술교육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적으로는 학습자 중심의 접근이고, 예술적으로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의 확대를 의미하며, 문화적으로 대안적 삶과 미래를 위한 노력이다. 이 글의 맺음은 동네예술대학에서 활동하였던 분들이 직접 하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글을 맺는다.

“유년 시절에 잠시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가. 화가까지는 아니라도 학창 시절 미술 시간을 맘껏 누리지 못했던 환경들, 형편들, 그래서 남았던 아쉬움이 충족되는 소중한 시간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잠시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이 밀려나고 학생이 되는 시간이다. 선생님의 자상한 설명, 가르침, 무엇보다 칭찬! 동료들과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그리고 작업에 몰두하는 짧고 긴 시간들. 서로의 작품을 들여다보며 진심으로 전하게 되는 격려와 칭찬들. 이 시간들의 의미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지난 꿈이나 아쉬움만을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3년의 시간은 내 생각과 시선, 일상에 기분 좋은 변화를 가져왔다. 아내와 여행을 하면서 풍경스케치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손녀와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를 뭉개며 노는 시간이 행복하다. 가족사진을 찍고 액자를 만드는 작업은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즐거움이다. ”
-이○○ (동네예술대학 3년 차)-

 

“일상의 삶이 새로움을 잃어갈 때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내 삶과 타인의 삶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상 안에서의 예술을 통하여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삶을 표현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소외되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사진과 미술을 통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네 예술대학인 꾸물꾸물문화학교는 나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인생의 직업적 은퇴기에서, 새로운 문화적 생성기로 전환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
-김○○ (동네예술대학 2년 차)-

 

“학창 시절에 기다리던 방학이 꾸물꾸물문화학교에서는 방학이 반갑질 않습니다. 그만큼 내 일주일 시간 중에 꾸물꾸물문화학교는 내 일부분이 된 듯 꾸물꾸물학교 가는 날이 기다려지고 즐겁습니다. 연말에 있는 과제 전을 비롯해 멋진 수료증까지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과 얼마나 기쁜지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널리 알려주고픈 공간입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판화, 사진, 예술 인문학, 드로잉, 도예 수업이 펼쳐지는 꾸물꾸물문화학교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세계로, 제 꿈을 담으며 소확행을 누리는 시간입니다. 일상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이 저에게 주는 행복함이 일상의 소확행이 되고, 꾸물이처럼 앞으로 나가며 다양한 문화예술 세계로 새로운 경험을 하니 내 삶의 위안과 회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꾸물꾸물문화학교에서 접한 일상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문화예술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내 삶이 즐겁고, 꾸물이가 되어 꾸물꾸물문화학교에서 나를 성장하며 힐링합니다.”
-박○○ (동네예술대학 2년 차)-

윤 종 필 (尹鐘弼 JongPil YOON)
계원예술대학교를 조형예술과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예술대학교와 쌩떼티엔느 예술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였다. 현재 공공적 예술 현장 활동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및 기획자, 문화예술 기획 및 비평, 다문화교육 콘텐츠 기획 및 진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과 교육, 기획 활동을 통해 사회적 예술을 실현해 가는 사회적 예술가(커뮤니티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인하대학교와 대진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인천광역시 문화예술교육지원협의회, 서해평화포럼, 인천문화포럼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에서 커뮤니티 연대 중심의 대안적 예술 활동을 실험하는 컬렉티브 커뮤니티 스튜디오525(CCS525)와 꾸물꾸물문화학교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2019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사진영상페스티벌

인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건 이런 순간이 아니었을까. 2019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인천에서 국제적인 사진영상 페스티벌이 개최된다고 해서 다녀왔다.

8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사진&영상 페스티벌은 9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사진 작품 총 2,000여 점과 40여 편의 영상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페스티벌 첫날이었던 15일에는 한중문화관에서 오프닝이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전통 사물놀이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경쾌한 리듬에 몸이 동할 때쯤 문화관 내부전시실로 안내한다. 이어진 공연은 전시실 내부에서 행위예술이 진행된다. 공연자의 작은 몸에서 뿜어내는 거대한 움직임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오프닝 공연은 이번 사진영상페스티벌의 큰 뜻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 예술로서의 결합을 의미하며, 최근의 정세와는 관계없이 예술로 하나 되는 동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그대로 나타냈다.

이번 페스티벌은 총 2회에 걸쳐 진행되며, 1차 전시회는 8월 15일부터 25일까지 선광미술관, 한중문화관, 화교역사관 전시실, 개항박물관 4곳에서 전시되는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대표사진가전’이다.

2차 전시회는 8월 27일 인천 아트플랫폼 칠통마당에서 개막해서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되는 ‘교수&대학생 사진영상전’과 ‘해양사진전’이다. 아트플랫폼 곳곳의 전시장과, 카페팟알, 서니구락부, 212갤러리 등 개항누리길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 작품이 전시되었기 때문에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팸플릿부터 챙겨 안내를 받아 볼 것.

점점 커지는 행사의 규모와 함께 과거 개항장이었던 인천이 가져야 할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동아시아의 중심에 선 도시로서의 역량을 재고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그 첫걸음에 2019 인천동아시아문화도시 시전영상페스티벌이 있다.

과거 그리고 미래에 지향해야 할 우리가 살았던, 그리고 우리가 살아야 할 도시의 모습이 담겨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글·사진 /
임중빈(시민기자단)




2019 인천아트플랫폼 기획공연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 – 원일, 한웅원>

2019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아트플랫폼의 기획공연 <IAP 콜라보 스테이지> 시리즈 세 번째 공연이 8월 17일 오후 4시 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열렸다. 공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미 공연은 시작된 듯했다. 공연장에 가득 걸린 얇은 천들 위로 쏟아지는 강렬한 푸른빛과 그 앞에 함께 걸린 얇은 철판(?)들(그때는 이게 연주의 한 부분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좀처럼 일관성 없어 보이는 무대 위 구성을 보면서 오늘 공연은 평범한 연주가 아닐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연주는 역시 예상대로 너무나 새롭고 놀라운 소리와 무대로 꾸며졌다. <IAP 콜라보 스테이지>의 무대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하는데 아쉬움이 없는 시간이었다.

[출처] 직접촬영

원일, 한웅원 그리고 정지연. 그들이 만든 빛과 소리의 공감각적 합주, <빛의 맥>’
공연장 전체를 채운 반투명한 오간자 천 사이로 스산한 바람 소리가 나면서부터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마치 연기하듯 천 사이로 두 연주자가 등장한다. 무대 장치인 줄 알았던 얇은 철판을 두들기며 연주하자 그 소리는 공연장 전체를 감돌면서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되었다.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공연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용하여 한 편의 ‘소리영화’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눈을 감으면 세상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되었던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꼬마가 크면 이런 멋진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을까? 큰 북, 드럼, 기타, 키보드, 태평소, 꽹과리 등 장르가 다른 여러 악기의 소리, 사람의 목소리 그리고 이 세상의 익숙한 소음들을 조합하여 때로는 잔잔하고 긴장감 있게 때로는 거칠고 격정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조금은 기괴할 수도 낯설 수도 있는 연주는 그 새로움이라는 매력만으로 관객들을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했다. 낯설고 무질서해 보이는 연주 속에서 두 연주자가 완벽하게 교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묘한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북과 드럼 연주를 할 때의 호흡은 최고였던 것 같다.

2019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원일, 한웅원>
ⓒ 김재우

<빛의 맥>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다방면에서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일’과 드러머 ‘한웅원’ 이 매체 예술가 ‘정지연’과의 콜라보 무대를 선보였다. 원일은 이미 오랫동안 다양한 음악활동을 한 입증된 인물로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였으며 지금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실력가이다. 한웅원은 젊은 재즈 드러머를 넘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멀티 연주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은 물론이고 밴드 활동, 세션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공연장 전체가 매체 예술가 ‘정지연’ 작가의 작업으로 채워졌고, 이로부터 받은 영감을 소리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한다. 이들의 이번 공연이 향후 그들이 함께할 음악 작업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2019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원일, 한웅원>
김재우

음악이라 불리는 모든 것의 편견 없는 탈 장르의 새로운 판, <IAP 콜라보 스테이지>’
인천아트플랫폼 6, 7기 입주작가이자 <IAP 콜라보 스테이지> 시리즈 네 번째 공연을 준비한 예술감독 김성배는 ‘<IAP 콜라보 스테이지>가 여러 장르의 개성 강한 아티스트가 만나 장르와 개념을 넘나드는 시도로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이는 무대라고 전하였다. 동시대에 음악이라 불리는 모든 것을 편견 없이 무대에 선보여 탈 장르의 새로운 판이자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음악을 중심으로 장르 간, 아티스트 간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음악의 다양성을 실험하는 <IAP 콜라보 스테이지>는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독창적인 무대를 만들고 있다. <IAP 콜라보 스테이지>는 다음 달 9월 21일과 22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올해 시리즈의 막을 내린다. 직접 공연장에 방문하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향해 끊임없이 내딛는 깨어있는 음악가들의 음악실험실로 기꺼이 초대되는 영광을 놓치지 말도록 하자.

[출처]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

글 · 사진 /
김지인 시민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