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아트센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아트센터 인천’이 오는 16일 개관 1주년을 맞습니다. 인천시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능가하는 공연장을 세우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한 아트센터 인천은 지난 1년간 세계적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은 물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캐주얼 클래식까지 40여 회의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마에스트로가 지휘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외관은 ‘컬러노출’ 콘크리트 공법으로 시간의 흐름을 견디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국내외 예술계에서 주목받을 정도로 뛰어난 음향 시스템을 갖춘 콘서트홀은 조개껍질을 형상화했습니다. 빈야드(Vineyard)와 슈박스(Shoebox) 스타일의 장점을 혼합해 객석 1,727개를 설계하고 측벽 반사음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콘서트홀 3층 구석 자리나 1층 로열석 어디에 앉든 편차 없이 고른 음향을 유지해 독주와 실내악은 물론 대편성 오케스트라까지 완벽한 사운드를 선사합니다.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은 ‘2019 인천광역시 건축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상층 다목적홀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 야외 광장과 연결되는 바닷가 데크 등 건축물이 갖는 미학적 요소 덕분에 아트센터 인천은 드라마의 로케이션 장소로도 활용됐습니다. 지난 5월부터 방영된 KBS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외에도 인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각종 환영 리셉션, 광고 및 영화 촬영지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아트센터 인천 외관
(출처 : 머니투데이)

아트센터 인천은 지난해 11월 인천시립교향악단(지휘 이병욱)과 이탈리아의 명문 악단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협연 조성진)의 연주를 선보이며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 유명 극장의 오프닝 화제작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The Creation)’를 유치해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이어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3월)을 초청하여 클래식 마니아층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반기에도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이 라인업 됐습니다.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율리아 피셔의 7월 공연을 시작으로 9월 벨체아 콰르텟와 10월 레자르 플로리상&윌리엄 크리스티의 ‘메시아’로 관객들에게 고품격 클래식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시민에게 친숙한 클래식 공연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마티네 콘서트(3월~11월, 총 5회), 최수열 지휘자&김성현 기자의 모차르트 모자이크(4월~12월, 총 5회), 키즈 클래식(5월/8월) 등 다채로운 공연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띕니다. 10월 15일에는 인천 시민의 날을 기념해 공연장 안팎에서 진행된 ‘원데이 페스티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오는 11월과 12월에는 잉글리시 콘서트&조수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조성진, 안드라스 쉬프&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 오케스트라 등 동시대 최고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2019년 아트센터 인천의 평균 객석점유율은 70%가 넘었습니다. 크리스티안 짐머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조성진, 잉글리시 콘서트&조수미 공연은 전석 매진되고 신년음악회,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원데이 페스티벌, 인천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개관 1주년 기념 음악회, 나윤선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도 평균 80~90% 이상의 예매율을 기록했습니다.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출처 : 뉴데일리)

12월 13일과 14일 이틀간 펼쳐지는 ‘라 보엠’은 연극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음악 중심으로 공연되는 콘서트 형식의 오페라입니다. 아트센터 인천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콘서트 오페라이기도 합니다. 매년 12월이면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라 보엠’은 ‘나비부인’, ‘토스카’와 함께 푸치니 3대 오페라로 꼽힙니다. 프랑스 뒷골목을 배경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작품은 ‘내 이름은 미미’, ‘그대의 찬 손’과 같은 잘 알려진 아리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2015년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에서 “최고의 미미”로 인정받은 소프라노 홍주영과 빈 국립극장 주역 가수를 거쳐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테너 정호윤이 출연해 더욱 눈길을 끕니다. 이호준, 강은현, 전승현, 안대현, 이준석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와 홍석원 지휘자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 심포니 콰이어 코리아, 위자드콰이어 어린이 합창단도 최고의 무대를 위해 준비 중입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유럽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나윤선은 ‘나윤선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통해 2년 만에 팬들 앞에 섭니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에 발매한 정규 10집 앨범 ‘이머전(IMMERSION)’ 월드투어 콘서트 일환으로 유럽과 미주 투어에 이어 12월 27일에 아트센터 인천을 찾습니다. 월드투어 멤버로 호흡을 맞춘 토멕 미에르나우스키(Tomek Miernowski 기타, 피아노)와 레미 비뇰로(Rémi Vignolo 더블베이스, 드럼)가 함께해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 한 장면
(출처 : 인천일보)

아트센터 인천 공연기획 박지연 팀장, 이학규 아트센터인천 운영단장,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정동의 컨퍼런스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연간 60회 이상의 기획공연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획공연 예산을 올해 28억에서 37억으로 대폭 늘리고 지역 공연장의 한계에서 탈피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해외 우수작과 세계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겠다는 포부도 전했습니다.

2020년 3월에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호우트, 소프라노 로빈 요한센, 스코티시 챔버 오케스트라와 오보이스트 프랑스와 를뢰 등 유수의 해외 단체와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미취학 아동이나 여성 등 맞춤형 시리즈, 광복 70주년,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등 역사성과 시대성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은 기념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기량을 갖춘 국내외 연주자들의 독주, 듀오, 실내악의 소규모 편성 곡들도 집중적으로 소개됩니다. 구체적인 2020년 라인업은 운영위원회를 거쳐 11월 말 정식 공개할 계획입니다.

(출처 : 스포츠서울)

아트센터 인천은 콘서트홀에 이은 2단계 사업으로 오페라하우스(1,439석 규모)와 뮤지엄(연면적 1만5145.62㎡)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향후 복합쇼핑공간 아트포레 단지까지 조성해 글로벌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약할 예정입니다. 오페라하우스와 뮤지엄은 기반 공사를 마쳤지만, 아직 재원 확보 방안이 불투명합니다.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착공하면 2년 이내 완공이 가능하다”며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걸맞게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학규 아트센터 인천 운영준비단장은 “대형 공연의 약 60%가 서울 관객”이라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공연을 올리다 보니 외부에서도 찾아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 역외 소비가 만연했던 인천에 큰 변화가 생긴 셈입니다.

글 / 이재은 뉴스큐레이션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아트센터 인천 “2020년 기획공연 60회, 예산 37억”
뉴데일리, 2019.11.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인천문화읽기] 개관 1주년 맞은 ‘아트센터 인천’
인천일보, 2019.1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아트센터 인천 1년 절반의 성공
국민일보, 2019.10.3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출발 불안했던 아트센터인천 “내년 기획 공연 60회로 늘린다”
중앙일보, 2019.10.3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5. 2019년 연말 장식 위한 ‘아트센터 인천’ 마지막 공연 두편 소개
매일일보, 2019.10.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배다리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천 동구 배다리는 오래전 작은 배가 철교 밑까지 드나들었다는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일제 시절에는 일본인들에게 개항장 일대를 빼앗긴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현재 배다리를 구경 오는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로 유명해진 서점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코스모스가 활짝 핀 텃밭을 산책하지만, 이 공간을 두고 구청과 주민들 간에 얽혀있는 여러 복잡한 일을 알게 되면 가볍게 즐길 수만은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헌책방 거리가 있고, 카페가 있고, 세월과 함께 늙어버린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동구 배다리에서 <첫 번째 이동캠프 프로젝트 – 이뿌다 인천>을 개최했습니다. 지난 9월 28, 29일 양일간 공연과 캠프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배다리 초입에 있는 ‘카페 멀씨’에서 상품 및 작품 등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진행됩니다.

<이뿌다 인천>은 우리의 이웃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참여하는 작가마다 그 문제를 자신의 통찰로 브랜딩 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인천의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진행하는 이동 캠프 형식으로 첫 장소를 배다리로 선정하였습니다.

‘문제 브랜딩 아카이브 멀씨’라는 타이틀로 10월 3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이뿌다 인천> 프로젝트 전시는 영상, 사진, 설치물 등 다양한 작업형태로 선보이기 때문에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를 갖고 둘러보시기에 좋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각자 삶의 문제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그것을 예술의 형태로 표현했다는 것에 굉장히 뜻깊은 작업인 듯 보였습니다. 문제의 해결이 아닌 표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작품을 보고 있자니 예술이라고 해서 가지고 있는 막연한 어려움을 탈피하여, 조금은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형태로 문제를 표현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와는 다른 삶은 사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문제를 껴안고 있고 결국 사람 사는 것이, 삶이란 것이 똑같은 것이 아닐까를 생각하게 하는 상당히 인간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첫 번째 장소인 배다리를 거쳐 인천의 두 번째, 세 번째 소리도 들어볼 예정이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사진 / 임중빈 시민기자단




자신의 생태계를 지켜나가기 위한 한 작가의 멈추지 않는 꿈틀거림, 백인태 개인전 <고라니>

[출처] 인천문화큐 아이큐 홈페이지

10월 1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인천 아카이브까페 빙고 옆의 갤러리 옹노에서 진행되고 있는 백인태 작가의 개인전 <고라니>를 관람했다. 2019년 인천문화재단 인천형예술인지원사업 공모에서 인천예술인 생애주기 맞춤형지원 중진예술가로 선정된 백인태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간 발표하지 못한 작업 회화, 텍스트, 그림책과 10년간의 작업물을 모은 작품집 <고라니>를 동시에 출간할 예정이다. 백인태 작가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짧은 에피소드 식 이야기와 시, 드로잉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로 꾸며진 전시에는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냉소적이고 염세주의적인 생각들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전하고 있다.

[출처] 직접촬영

‘보호받아야 하지만 퇴치 대상이 된 고라니, 나의 생태계는 나 스스로 지켜나간다.’
이번 개인전의 제목이자 작품집의 제목인 <고라니>.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의문스러웠는데, 전시장에 걸려 있던 이번 개인전을 위한 고경표 독립큐레이터의 글을 통해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세계적으로는 멸종 위기 동물로서 보호받아야 할 고라니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유해조수로 분류되어 보호는 커녕 퇴치의 대상으로써 취급당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고라니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고라니 자기 자신밖에 없을 터. 작가 역시 다양한 예술 활동이 이뤄져야 하는 오늘날의 세상 속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젊은이들처럼 그의 예술 활동을 자유롭게 펼치기에는 여러 가지 제한점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술 활동만으로는 녹록지 않아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예술세계가 아직 진행 중임을 입증하기 위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장 2층의 나무 바닥에서 발견한 ‘꿈틀대지 않으면 죽은 줄 알더라.’라는 그의 문구처럼, 다양한 형태의 꿈틀거림을 통해 백인태라는 작가의 예술세계가 살아 있음을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외치고 있다.

[출처] 직접촬영

‘웃기다가 씁쓸하기도 하고, 가볍다가 무겁기도 하고, 자꾸 곱씹으면 무섭기도 슬프기도.’
다소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는 전시 공간(전시 공간과 작품의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에서 만난 백인태 작가의 작품들은 다양한 형태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다소 음울하거나 냉소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회화 작품들은 어둡고 무채색의 계열에 힘없이 늘어지거나 괴기스러운 그림의 형태들도 많았다. 한 가지 관람 팁을 전한다면 전시장 나무 벽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 안을 꼭 살펴보도록 하자. 단순하게 뚫린 구멍이 아니라 그 안에는 백인태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냥 관람하기보다 작은 구멍 사이로 바라보는 회화 작품들은 왠지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더 고조 시켜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 같다. 좀 더 직접적으로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는 짧은 텍스트는 전시장 벽과 바닥 곳곳에 작가가 낙서한 느낌으로 마주 할 수 있다. 웃기고 재치 넘치다가도 결말 부분에서는 세상의 어두운 단면을 여과 없이 마주한 것 같은 씁쓸함과 찝찝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볍게 쓴 짧은 문구들도 자꾸 곱씹으면 무섭거나 슬프기도 한데 툭툭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작가의 작품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어렵지 않았고 낯설지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들을 누구나 표현할 수 없는 방법과 결과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예술의 한 모습이 아닐까. 오늘도 각자 생태계를 고군분투하며 지키고 있을 고라니를 위해 그들의 내면에 담긴 세상을 향한 작은 투쟁을 한 예술가의 꿈틀거림으로 대신 전달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고라니를 만나러 가보길 추천해본다.

글·사진 /
김지인 시민기자단




일상의 보람, <예술 한 점, CLASS 닻>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을 받은 ‘CLASS 닻’이 인천 생활 문화센터 칠통 마당에서 열렸다. 예술 한 점이 시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닻’이 되고, 생활문화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마침표인 ‘dot(가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 이 프로그램은 10월 12일부터 20일까지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성악을 시작으로 무용, 연기, 촬영, 창작, 전시 장르를 만나볼 수 있으며 예술 전문가의 강의를 통해 생활문화 역량을 강화할 기회가 주어진다. 시민이 직접 예술 활동을 할 때 동아리나 개별적으로 초빙이 어려운 예술 전문가를 재단이 섭외해 강연 참여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12일은 10시부터 14시까지 국내외 오페라에 출연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 유명 성악가에게 발성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단순히 곡을 노래하는 클래스가 아니라 참신하게 느껴졌다. 성악의 근간이 되는 ‘발성’이 주제여서 성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성악에 평소 관심이 있었던 시민들에게도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주말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강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자리에 앉아 악보를 미리 들여다보며 수업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설렘이 느껴졌다.

발성 강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주호 강의자는 활동 주제인 성악을 본인의 취미 생활인 탁구와 비교하였다. 처음 탁구를 접한 뒤 매력을 느껴 현재 열중하게 되기까지의 일화는 시민 수강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그리고 탁구를 꾸준히 하자 신체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예술을 즐길 때도 생활 아티스트로서 반복적인 연습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오늘 배울 성악은 생활 속의 문화로서 인생의 역전으로서 배우기보다 일상의 보람으로서 배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강의자는 이태리 창법의 창시자인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와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을 가진 이태리 창법 ‘벨칸토’를 소개하며 시민들이 직접 소리를 내기에 앞서 이론 정보를 제시하였다. 추가로, 호흡은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낼 수 있는 소리라고 알려주며 예술 활동과 관련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였다.

우주호 강의자는 발성의 세 단계인 “호흡을 마신다. 성대를 울린다. 공명을 시킨다.”를 천천히 알려주며 소리를 처음 접하는 시민들도 부담 없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격려했다. 아울러 경식호흡, 복식호흡, 흉식호흡을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소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전문 호흡을 자리에서 직접 일어나 여러 가지 자세를 취하며 배웠기 때문에 활기찬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이런 활동적인 강의에 시민들은 부끄럽기도 하지만 즐거워하는 표정을 내비쳤다.

강의자는 발성 강의 중에도 질의 답변 시간을 끊임없이 가지며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강의자가 서 있는 장소로 직접 나와 앞에서 소리를 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등 한 명 한 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배려가 돋보였다. 또한 “성악은 학문이다.”라고 말하며 타고나지 않아도 노력하면 지식을 갖출 수 있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습관을 지니면 좋은 실력을 얻을 수 있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익숙한 아리랑과 춘향전의 사랑가를 부르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남녀 각각 성부별로 자리를 나누어 서로 마주 보며 합창 활동을 진행하였다. 강의 시간에 배웠던 이론과 발성, 자세를 활용함으로써, 수강자들은 생활문화 활동에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집에 가서도 평소 어떻게 노래하면 좋을지 복습하는 방법을 공유하였다. 강의자는 특히 반복적인 연습이 중요하다며 이번 시간을 통해 시민들이 노래 가사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을 것이라 확신했다.

우주호 강의자는 이번 강의를 통해 시민들이 행복을 느꼈기를 기대하며 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중요하지만 먼저 시간을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주변에서 예술을 배울 기회가 있으면 꾸준히 참여하는 것처럼 적극적인 생활문화 활동을 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인천 시민들이 생활문화 활동을 통해 문화 다양성의 삶을 즐길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일상에서도 활력을 얻기를 바라본다.

글·사진 / 김다혜 시민기자단




청년 문화기획자들의 귀염뽀짝한 기획, <추억이 방울방울>

인천아트플랫폼이 자리한 인천 중구에는 인천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이 있다. 무료 대관이 가능하고 다양한 공연/전시 등이 이뤄지는 곳으로 특히, 시민들의 생활문화와 관련한 강의와 동아리 모임공간으로 이용된다. 여러 형태의 공간으로 구성되었으나, 사람들에게 익히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 있다. 바로 칠통마당 A동 3층 옥상마당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막혀있던 공간이지만, 확 트여있는 천정과 작은 텃밭은 소규모 행사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날씨가 청명했던 10월 12일, 이 공간에서 ‘추억이 방울방울’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추억이 방울방울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추억이 방울방울>은 2030청년을 위한 뉴트로 루프탑 파티이다. 흘러나오는 추억의 BGM을 들으며 8090년대 드라마, 게임, 만화영화를 주제로 빙고 게임을 하고 추억에 관한 내용을 드로잉 하는 등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공간 한쪽에는 요즘 찾기 어려운 불량식품과 어린 시절 향수가 묻어나는 누군가의 사진, 그리고 학예회 발표영상이 담긴 CD가 놓여있었다. 참여자들이 불량식품을 자유롭게 먹으며 각자 학창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행사는 지난 8월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에서 모집한 청년기획단 ‘통키’가 기획한 첫 프로그램으로 생활문화센터 내에 방치한 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뭉쳤다. 인천에서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모인 청년기획단 ‘통키’의 이야기와 <추억은 방울방울>을 기획하게 된 계기까지 간단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옥탑파티를 위해 준비한 추억의 물건과 그리기도구
출처 :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Q. 청년기획단 ‘통키’는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요?
담당자: 저는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직원이자 ‘통키’의 담당자입니다. 지역문화진흥원사업 담당을 맡게 돼서 이번에 청년기획단 ‘통기’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도 청년기획자를 꿈꿨었지만, 인천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기가 너무 버거웠어요. 현재 재직하고 있는 문화재단에서는 문화를 기획하기에는 제약이 있었고 갈증이 계속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비록 할당된 예산은 적지만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통키’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을 모집하게 되었어요.

Q. 각자 ‘통키’에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펭쇼: 저는 문화경영학과에 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어요. 마땅히 이곳에 할 만한 활동이 없었던 ‘통키’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일단 취지가 너무 좋았고, 제 또래인 그들과 함께 직접 기획해보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리즌: 중학교 때부터 공연 기획에 관심이 있었지만, 점점 공연을 보는 데 흥미를 잃더라고요. 그런데도 문화예술계에 종사하고 싶은 꿈이 마음 한 쪽에 계속 남아 있었어요. 고등학교 들어와서 비로소 문화예술교육 분야로 조금 구체화 되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현재는 대학교에서 도시농업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도시농업에서 문화를 접목하는 기획을 언젠가 하고 싶어요. 그걸 ‘통키’에서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어요.

록시: 어릴 때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어서 예술고등학교에 다녔고 이후에 예술대학교에 진학했어요. 영상과 영화를 전공했지만, 창작활동을 하는 것보다 문화활동을 알리고 사람들과 기획하는 게 더 재밌더라고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취업하기 전에 관련된 활동을 해보라고 먼저 제안해 주셔서 이번 기획에 망설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또 공간을 기반으로 청년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해본다는 게 흥미로웠고요. 영화제나 축제 기획은 해보았는데 프로그램에는 처음 도전해보는 거라서 재밌더라고요.

소피: 저는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요. 이전 회사에서 행사 기획과 관련된 일을 했었고 기획 관련된 활동을 비슷하게 찾다가 지원하게 되었죠.

Q. <추억이 방울방울>이라는 주제는 어떤 과정을 거쳐 기획하게 되었나요?

펭쇼: 처음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했어요. 텃밭 얘기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3층에 텃밭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빨리 자라는 상추를 심고, 거기서 나온 상추로 다음 기획 장소인 주방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나눴어요.

리즌: 결론부터 말하면 팀원들과 ‘그림을 그리자’로 시작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로 컨셉을 두고 연상되는 추억의 장면을 그림을 그려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과정을 거친 것 같아요.

록시: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그림 그리자’라는 이야기를 시작한 게 처음에 텃밭 가꾸기 얘기를 했잖아요? 리즌이 활동하는 동아리에서 식물을 선정하고, 식물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더라고요. 이러한 활동이 저희는 좋다고 생각했고 이번 기획에 큰 모티브가 되었어요. 그래서 옥상에 천이나 그림판을 놓고 함께 핸드페인팅을 해보자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뉴트로가 트렌드이고 90년대를 그리워하는 청년들이 많다 보니 이 부분을 함께 접목하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통키’ 기획 회의
출처 :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Q.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리즌: 기획하는 데 충분한 논의는 이뤄졌지만, 기간이 짧다 보니 홍보가 늦어져서 참여자 모집이 어려웠어요.

록시: 저는 예산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풍족하고 퀄리티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리즌: 이 공간을 좀 더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출처 :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Q. 청년기획단 ‘통키’에서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기획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리즌: 10월 20일에 <사진세끼>를 준비하고 있어요. 요즘 사람들이 식사하기 직전에 사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잖아요. 흔히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 문제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우리가 공감하는 문화의 한 면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그런 분들을 위해 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펭쇼: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남는 게 사진이잖아요. 그리고 사진을 볼 때 그때의 추억과 이미지가 연상되고요. ‘아, 이 음식을 찍을 때 그랬지’ 하고 같이 식사를 했던 사람들과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추억을 회상하고 남기면 좋으니까요.

Q. ‘통키’활동이 끝나고 나서 계속 문화기획 활동을 하고 싶은 의향은 있으신가요?

모두: 네!

소피: 다만 이런 활동이 많이 없어서 아쉽고, 함께할 수 있는 인원도 더 많으면 좋겠어요. 이참에 활동 기간과 비용도 조금 더 늘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평소에 공개되지 않은 장소를 둘러볼 수 있으며, 트렌디한 소재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자체가 인상 깊게 남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나 청년들의 기획이었다.
사실 인천에서 문화를 기획하고 활동하는 청년들은 많지 않다. 문화 분야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화를 기획하고 급여를 책정하는 곳은 거의 없고, 지원을 받더라도 인건비 사용은 제한적이다.
인천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미 있는 공간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좋지만,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움직이는 청년들이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비록 청년기획단 ‘통키’의 활동은 마무리되겠지만, ‘추억이 방울방울’처럼 시대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통키’와 같은 청년들의 기획을 앞으로 더 많이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글 · 사진 / 시민기자단 김지연
사진 /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큐레이션 콕콕] 2019 노벨문학상

지난해 노벨문학상 선정 종신위원의 남편이 성(性) 추문에 휩싸이고, 내부 부정회계 갈등이 불거지면서 수상자 공표를 한 해 미룬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 10일 두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7)가 그 주인공입니다.

2018년 맨부커상 수상에 이어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카르추크는 1962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바르샤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폴란드에서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신화와 전설, 외전(外典), 비망록 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해 인간의 실존적 고독, 소통 부재, 이율배반적인 욕망 등을 섬세한 시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먼저 주목할 만한 작품은 『태고의 시간들』(1996)입니다. ‘태고’라는 이름을 가진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20세기의 야만적 현실을 마주한 주민들의 삶을 84편의 짧은 장편(掌篇)으로 기록했습니다. 1‧2차 세계대전, 전후 폴란드 국경선의 변동, 냉전체제와 사회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들이 신화와 어우러져 장엄한 우화를 완성합니다. 이 작품은 폴란드에서 40세 이전 젊은 문인들에게 주는 코시치엘스키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공통분모로 100여 편의 글을 씨실과 날실로 엮은 『방랑자들』(2007)은 2007년 폴란드 최고 문학상인 니케 문학상에 이어 2018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에 빛나는 작품입니다. 『죽은 자들의 뼈에 쟁기를 끌어라』(2009)도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체코와 폴란드 국경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추리소설로, 에코 페미니즘 성향이 도드라집니다. 작가는 동식물을 인간과 동등한 생태계의 일원으로 인식하며 자연 파괴와 동물 사냥을 일삼는 인간의 잔인성에 준엄한 경고를 보냅니다.

올가 토카르추크는 문화인류학과 철학에 조예가 깊고, 특히 칼 융의 사상과 불교 철학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설이야말로 국경과 언어,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 심오한 소통과 공감의 수단”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네요.

올가 토카르추크
출처:뉴시스

페터 한트케는 1942년 오스트리아에서 출생했습니다. 그라츠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다가 4학년 재학 중에 쓴 소설 『말벌들』로 등단했습니다. 1960년대 말 독일 문학의 주류였던 참여문학에 반대하고(그해 미국에서 개최된 ‘47그룹’ 회합에 참석해 당시 서독 문단을 이끌었던 47그룹의 참여문학에 맹렬한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언어내재적 방식에 주목해온 작가입니다.

한트케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그가 24세에 집필한 희곡『관객모독』입니다. 1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서너 사람이 아무렇게나 입고 나와 관객에게 말을 걸며 잡담을 늘어놓는 형식을 취합니다. 1960년대에 지배적이던 교훈적 연극에 반기를 든 것으로 연극 자체에 집중하면서 배우와 관객의 관계를 새롭게 모색했습니다.

골키퍼 출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0)에는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며 납득하기 힘든 언행을 일삼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독일어로 쓰인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1972년에 빔 벤더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습니다. 오랜 우울증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소망없는 불행』(1972)도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한 여성이 억압적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렸으며 한트케는 이 작품을 영화로도 제작했습니다.

근작인 『야고보서』(2014)는 역사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한 작품입니다. 18세기 폴란드-리투아니아 공화국 시대에 메시아를 자처하며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를 통합하려 했던 유대인 ‘야쿱 프랑크’와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추적합니다. 부제는 ‘일곱 국경과 다섯 언어, 그리고 세 개의 보편 종교와 수많은 작은 종교들을 넘나드는 위대한 여정’이네요.

페터 한트케는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1967년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1972년 페터 로제거 문학상, 1973년 실러 상 및 뷔히너 상, 1978년 조르주 사둘 상, 1979년 카프카 상, 1985년 잘츠부르크 문학상 및 프란츠 나블 상, 1987년 오스트리아 국가상 및 브레멘 문학상, 1995년 실러 기념상, 2001년 블라우어 살롱 상, 2004년 시그리드 운세트 상, 2006년 하인리히 하이네 상 등 많은 상을 석권한 바 있습니다.

페터 한트케
출처:연합뉴스

페터 한트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반발하는 무리도 있습니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은 10월 11일(현지시간) 수상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친세르비아 성향 가정에서 태어난 한트케는 ‘발칸의 도살자’로 불렸던 전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대통령 밀로셰비치(1941~2006)를 옹호해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밀로셰비치는 1990년대 유고 내전 당시 세르비아 민족주의와 소패권주의를 내세워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 발칸 곳곳에서 인종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알바니아계를 상대로 ‘인종 청소’를 벌이는 등 20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300만 명을 난민으로 전락하게 만들었습니다.

밀로셰비치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한트케는 밀로셰비치가 전범 재판을 기다리다가 구금 중 숨을 거두자 그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읽기도 했습니다. 대량학살을 주도한 범죄자를 옹호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트케는 “밀로셰비치는 영웅이 아닌 비극적 인간이다. 나는 작가일 뿐 재판관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해 더 큰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학살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한림원의 결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생존자들은 “부끄러운 일이다”며 한림원 측에 노벨문학상 선정 취소를 촉구했고 유고 내전 피해자 측인 코소보의 블로라 치타쿠 주미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훌륭한 작가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노벨위원회는 하필 인종적 증오와 폭력의 옹호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며 “증오를 토해내는 이들을 옹호하거나, 정상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소보에서 출생한 젠트 카카즈 알바니아 외무장관도 “인종청소를 부인하는 인물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다니 끔찍하다”며 “2019년에 우리가 목격하는 이 일은 얼마나 비열하고 부끄러운 행태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코소보에서 학살된 알바니아인 장례식
출처:연합뉴스

무등일보에 ‘노벨문학상 논란 착잡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실은 조덕진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국장은 글머리를 “인류가 멸망의 길로 들어서는 것인가”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문학 인사들의 심각한 친일 행적과 해방 후 남한 사회에서 이들이 사회적 권력을 독식해온 것을 지켜본 우리로서는 남 일 같지 않다”며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엔 이들의 친일 행각을 꺼낼 수도 없었다. 독재정권의 레파토리가 ‘정치는 정치고 문학은 문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1세기, 세계 최고의 독립적이고 존경받는 재단이 같은 단어와 뉘앙스를 들고나온 건 세기의 불행이다. (중략) ‘정치상이 아니’라는 노벨위원회의 설명은 인류에게 불행하다. 비정치적이어서가 아니라 너무 정치적이어서다. 인류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어떠하든, 기교만 빼어나면 된다는 메시지를 줄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매츠 말름 스웨덴 한림원 상임비서는 “수상자는 문학적, 미적 기준으로 선정됐다”며 “정치적인 고려사항과 문학적 우수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한림원의 권한이 아니다”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해명했습니다. 한림원 일원인 안데르스 올손도 “이는 정치적인 상이 아니고 문학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네요.

서점에 진열된 올가 토카르추크와 페터 한트케의 작품들. 수상 전 1주일에 한 권씩 팔리던 책이 수상 이후 나흘 동안 828권, 607권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각각 118배와 87배 증가했습니다. 구매하는 연령은 40대가 35.8%, 38.3%로 1위를 차지했고, 남녀성별은 4대 6 정도로 여성 독자의 비중이 조금 높았습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글 / 이재은(뉴스큐레이션)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동시에 발표된 2018‧2019 노벨문학상…인간의 실존 탐색한 토카르추크, 선정 1년만에 수상
백세시대, 2019.10.1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전범 옹호자’ 노벨문학상 논란…“수치” vs “정치상 아냐”
연합뉴스, 2019.10.1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윤성은의 문화읽기> 노벨문학상 수상자 논란‥대표작에 관심
EBS뉴스, 2019.10.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문학상 어디까지 알고 있니? 노벨상밖에 모르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북DB, 2019.10.1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5. 노벨문학상 논란 착잡하다
무등일보, 2019.10.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6. 올 노벨문학상, 폴란드 토카르축·오스트리아 소설가 한트케 수상
뉴시스, 2019.10.1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자주 만나면 사랑에 빠질까_전시장과 공연장

‘인천, 공간 다시 읽기’는 인천의 도시 공간 자체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에 대한 글입니다. 공간 활용에 대하여 명확한 판단을 하거나 더 나은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이 글을 통해 오늘날 인천에 대하여 더 깊은 관심을 갖거나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근대적인 도시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굳이 한 단어로 꼽으라 한다면 아마 ‘생산’이 아닐까 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도시는 가장 선진적인 산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곳입니다. 자본주의가 자리잡은 이래, 도시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정수로 여겨집니다. 데이비드 하비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잉여 생산이 대공황을 불러온 과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고정된 생산과 소비 시설을 만들어내는 ‘2차 순환’을 한다고 주장하였고, 이 ‘2차 순환’의 결과물에 ‘건조 환경’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도시는 건조 환경의 가장 주된 예입니다.

끊임없이 돈을 투자해서 돈이 되는 것을 만들고 또 그것을 돈을 지불하고 소비하는 공간이 도시라면, 도시는 참으로 삭막하고 여유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일정 부분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도시 밖보다 도시의 삶에서 더 나은 여유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도시에서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시에서의 예술 또한 대단히 양면적입니다. 예술은 이미 앞서 말한 ‘가장 선진적인 산업’ 중 하나입니다. K-pop은 세계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일신하는 역할을 하고, 게임산업은 문화산업 수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일전에도 창조 도시와 관련된 논의를 소개해 드린 바 있는 것처럼,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도시를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며,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오늘날 도시의 사람들에게 예술은 도시의 삶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도시의 삶 속에서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예술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도시 공간의 무수한 매스 미디어들을 통해, 거의 모든 도시 사람들은 예술에 대해 자신의 취향을 가지게 됩니다. 도시민들이 도시 정부에 자신의 취향을 충족하는 더 많은 예술의 장을 제공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림 1> 문화산업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모바일 생태계와 결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좌)와 애플TV+(우)(출처: IT동아(좌), Apple 홈페이지(우))

전문적인 것과 대중적인 것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늘날 예술의 우열을 가리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분명 예술을 소비하는 것은 취향의 문제로 읽힙니다. 여기에 예술도 하나의 ‘산업’이라는 관점이 더해지면 ‘수요자 중심’의 예술시장이 완성될 것입니다. 그러나 공공이 예술의 장을 공급하는 문제로 이야기의 중심을 옮기면 이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시대의 모든 현상에서 이제는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와 SNS나 유튜브 등의 플랫폼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예술 관련 산업에서 이는 더욱 도드라집니다. 통신기업 중심이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이제 디즈니 등 콘텐츠 기업이 직접 뛰어드는 대규모 시장으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트위치 등 동영상 플랫폼은 점차 라이브 방송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전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콘텐츠를 향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들 플랫폼 차원이 다른 접근성으로 인해, 많은 문화 예술이 여기로 흡수됩니다. 오래된 드라마가, 회화와 조각들이,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이 DVD와 미술관, 공연장에서 벗어나 더 일상적인 모습으로 사람들과 접촉합니다. 대중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더 다양한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플랫폼은 전적으로 개별 사용자의 선택에 의존합니다.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가 있는 반면, 수백 배, 수천 배의 선택받지 못하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예술에 적자생존과 경제논리를 적용하면, 점차 예술은 다양성을 잃게 됩니다. 공공의 역할에서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예술의 체험이 교육의 일부분으로 인식되면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의 체험학습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분야의 예술을 직접 관람하고, 체험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중에도 인천은 오랜 시간 문화의 불모지 취급을 받았을 정도로 문화시설 자체가 부족했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무수한 노력으로 공공 도서관 시스템이 확립되고, 지방자치단체 중에 가장 활성화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문화재단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며, 최신 시설의 콘서트홀인 아트센터 인천을 갖추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중문화시설은 영화관이 대다수이며, 민간의 기증으로 갖추어진 송암 미술관을 제외하면 300만 인구의 광역시에 걸맞지 않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도시이며, 민간이 운영하는 공연시설이나 미술관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부족한 도시입니다. 아트센터 인천을 제외하면 여전히 많은 공연시설은 다목적 강당에 가까워 무대, 음향 등에서 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들이 많습니다. 아시안게임 개최 이후 대규모 공연이 가능한 체육관을 통해서 대중문화 공연이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 촬영 등이 이루어지지만, 여전히 전문예술분야는 많은 부분에서 서울의 전시공연 시설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림 2> 울산이 시립 미술관 착공을 시작하면서, 인천은 아직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도시입니다.
인천 시립미술관이 자리할 뮤지엄파크 조감도(좌)와 2001년 신축 이전한 서울시립미술관(우).
(출처: 매일경제(좌), 서울시립미술관(우))

문화적 소양은 배워서 만들어지기보다는 어린 나이부터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쌓이게 된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전시 공연에 익숙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문화를 익숙하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또한 청소년기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은 이후 진로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예술 체험을 유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진로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청소년 시기의 공교육은 입시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스스로의 관심과 선택이 아닌 교육과정의 일부로 접하는 예술이 깊은 영향을 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요가 적거나 수익성이 떨어져서 민간에서 많이 제공하지 못하는 전시시설과 공연시설, 특히 전문예술에 대한 맞춤 공연시설은 공공이 다양하게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대규모의 치적사업으로서의 전시공연시설이 아니라, 마치 작은 도서관 네트워크처럼 일상에 밀접한 전시공연시설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도 이런 시설은 건설비용과 운영비용이 많이 들고, 수요는 적고 처음에는 양질의 전시 공연을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민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 일상처럼 이런 공간들이 있을 때 시민들의 예술과 미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됩니다. 좋은 전시장과 공연장은 인천 외부의 훌륭한 예술가들을 인천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아이돌과 유튜버 이외에도 다른 예술을 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온라인으로 사기 시작하자 대형 서점들은 매장을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을 읽는 곳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일상의 가까운 곳에서 책을 접하는 기회를 늘림으로써 사람들이 더 많은 책을 원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은 결국 더 많이 접할수록 더 많은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시대는 공공영역에서도 흑자를 내야 하는 시대이지만, 어떤 부분은 당장의 손해를 감수할 때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글 / 김윤환(도시공간연구자, 건축사)

참고문헌

김형숙. 2009. 미술과 지역사회의 파트너쉽-지역사회 미술교육의 성립 배경을 통해 본 실태 연구-,
미술교육논총, 23(1), 93-124.

남정미, 유소이. 2015. 공연예술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탐색적 연구:
공연예술교육경험을 중심으로. 소비자정책교육연구, 11(1), 77-96.

엄미선, 한상미. 2017. 청소년의 진로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한국자치행정학보, 31(4), 189-206.

한미란, 김유정. 2017. 미술관 및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유아교사의 인식 및 활용 실태 –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미래유아교육학회지, 24(3), 55-78.

문화공간. 1993-2016. 인천광역시기본통계.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정책동향

인천
인천시/재단 주요정책·사업

인천시, 문화·관광·체육분야 예산에 시민의 목소리 담는다 [07.23.]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는 2020년 문화관광체육분야 예산편성과 관련하여 23일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문화예술인과 시민·관계전문가 등이 함께 2019년 주민참여예산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영상·콘텐츠

지역영화제 활성화 통한 영상문화 발전 박차 [07.05.]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위치한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와 ㈔인천시영상위원회가 영상문화 발전과 인재 육성을 위해 손잡았다.

7회 인천독립영화제 크라우딩 펀딩 개시 [07.09.]
7회 인천독립영화제가 오는 8월 15일(목)부터 18일(일)까지 총 4일 동안 영화공간주안에서 열린다. 이를 위해 인천독립영화협회는 크라우드 펀딩 시작한다.

문화시설·공간

인천시, 인천항 폐 곡물창고 복합문화관광시설로 리모델링사업비 696억 투입 [07.04.]
인천시는 중구청 월디관에서 인천항 8부두 폐 곡물창고를 지상 4층, 2만2천㎡ 규모의 복합문화관광시설 ‘상상플랫폼’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 인천항 복합문화공간 상상플랫폼조성 설명회 가져 [07.04.]
인천시는 3일 중구청 월디관에서 인천항 8부두에 위치한 폐곡물창고를 복합문화관광시설인 ‘상상플랫폼’으로 조성하는 내용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인천 송도 G타워, 최첨단 기술·문화 예술로 재탄생방문객 관심 주목 [07.04.]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국제도시 G-타워 1층 콩코스홀이 최첨단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과 문화·예술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재탄생돼 관심을 끌고 있다.

월미도에도·송도에도 국립박물관인천 문화 불모지 옛말 [07.17.]
세계문자박물관 2021년, 인천해양박물관 2024년 개관 예정, 국립 문화시설이 전혀 없는 인천에 국립박물관이 잇달아 건립된다.

개항장 재생사업 정보 한눈에인천 개항살롱 22일 개관 [07.21.]
인천시 중구 개항장 일대 재생사업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개항살롱’이 문을 연다.

인천시교육감 관사 다누리’ 9월 도서관으로 개관 [07.26.]
시민 개방 공간으로 탈바꿈 하기 위해 개보수 공사가 한창인 인천시교육감 관사가 9월 시민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역사·문화

2019 인천민속문화의 해 맞이 인천 관련 문화행사 진행 [07.10.]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는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으로 오는 8월 18일까지 개최하고 있는 ‘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과 관련하여 인천의 도시 생활 문화를 보다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인천 전문가 특강을 비롯한 문화행사를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중구, 영종국제도시 사라져 가는 역사·문화 보존 [07.22.]
인천시 중구는 영종국제도시의 사라져 가는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수집하기 위한 2019년도 영종역사관 유물 공개구입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인천시, 문화재 2건 지정 고시 [07.29.]
인천시는 7월 29일자로 ‘명대철제 도종’을 시 유형 문화재 제77호로, ‘양주성 금속비’를 시 문화재자료 제 29호로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지역 문화

인천 서구 문화충전소 100시동 [07.01.]
문화충전소 사업은 서구 주민 누구나 도보로 15분 내에 갈 수 있는 생활권 내에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사업으로, 이곳에서는 클래식 공연 등의 음악 공연과 독서 토론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인천 부평구, ‘소리로 기억하는 부평진행 [07.03.]
인천 부평구는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애스컴(미군수지원사령부)의 음악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프로그램인 ‘2019 애스컴시티 프로젝트’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인천 부평구, 도시재생뉴딜사업 통합워크숍 개최 [07.05.]
인천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는 지난 7월 3일 부평구 갈등관리힐링센터에서 ‘2019년 부평구 도시재생뉴딜사업 통합워크숍’을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인천시, 신남방·신북방 교류 넓힌다 [07.08.]
인천시가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발맞추고자 해외 교류 사업 확대에 나선다. 시는 최근 ‘인천시 신남방·신북방 종합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17개의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53년 놀던 농원 근린공원문화체험장으로 [07.10.]
53년간 공원으로 활용되지 못한 인천 연수구 ‘농원 근린공원’이 ‘템플스테이’ 등을 갖춘 관광시설로 변모할 전망이다.

지식·정보 충전할 논현도서관 건립착착 [07.11.]
인천 남동구는 최근 (가칭)논현도서관 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천 부평구, ‘소통하는 문화도시 부평주제 포럼 개최 [07.21.]
이번 포럼은 ‘소통하는 문화도시 부평, 거버넌스 추진 방안’을 주제로 진행되며,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물관·전시관 등 문화시설 6인천 중구, 12세이하 어린이 무료전환 [07.29.]
인천 중구는 박물관, 전시관 등 문화관광시설의 어린이(만 12세 이하) 관람료를 무료로 전환한다고 28일 밝혔다.

인천시 문화예술 조례관련

문화도시재생 선진지 인천, 국가공무원 예비사무관 방문 [07.04.]
문화도시재생 선진지 인천에 방문한 국가공무원 예비사무관들이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을 위한 정책연구 수행에 나섰다.

인천의 춤, 남미를 들썩였다! [07.04.]
인천시립무용단(감독 윤성주)이 해외파견 공연을 통해 인천의춤과 한국전통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인천중구지사, 세계문화 페스티벌 행사 후원 [07.05.]
한국마사회 인천중구지사는 4일 국제청소년연합 경인지부에 2019년 세계문화 페스티벌 행사에 200만원을 후원하는 기부금 전달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인천시, 시안시와 중국관광객 5000 유치 협력키로 [07.05.]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5일 중국 시안시에서 개최된 ‘인천 문화관광 홍보설명회’에서 인천시와 시안시 간의 문화관광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현지 여행사와 협력식을 개최했다.

인천언론인클럽, 인천미술 발전 모색을 위한 세미나 개최 [07.11.]
오는 7월 19일 오후2시 인천문화예술회관 회의장에서 인천언론인클럽은 인천문화예술협회와 공동주최로 “인천 미술 발전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인천 개항장 일원 고층 건물 건축 제한 [07.12.]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은 인천시 중구 항동, 선린동, 신흥동 등 개항장 일대 47만여㎡가 근대건축물 보전 등을 위해 지난 2003년 지정됐다.

다음달부터 인천 대표 축제·행사 줄이어…”60만명 이상 인천 찾을 것 [07.25.]
인천시는 연말까지 6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이 인천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일상 속 공간문화를 찾아갑니다 [07.0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7월 1일(월)부터 31일(수)까지 (사)한국건축가협회(회장 강철희)와 함께 ‘2019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을 공모한다. 2006년부터 시행되어 온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은 우리 주변 일상생활 공간에서, 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 품격 있는 문화공간을 찾아 시상해 왔다.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소득공제 오늘부터 시행 [07.01.]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12월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에 따라 박물관·미술관에 입장하기 위해 신용카드 등으로 사용한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1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2019 지역문화대표브랜드 대상으로 통제영 12공방선정 [07.0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2019 지역문화대표브랜드’ ▲ 대상에 경남 통영시 ‘통제영 12공방’을 선정하고, ▲ 최우수상에 전남 담양군 ‘해동문화예술촌’, ▲ 우수상에 강원 강릉시 ‘예맥아트센터’를 각각 선정했다.

국내 최대 규모 민속축제, ‘한국민속예술축제’ 60주년 [07.02.]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전국의 민속예술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26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가 오는 10월 2일(수)부터 4일(금)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중앙광장에서 개최된다.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준비포럼 개최 [07.10.]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7월 10일(수) 오후 2시,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준비포럼’을 개최한다.

문화동반자 사업, 공적개발원조 대표 사업으로 자리매김 [07.1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7월 18일(목)부터 전라북도 전주 일대에서 열리는 1박 2일 안내교육(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5개월간의 ‘2019년 문화동반자 사업(Cultural Partnership Initiative, CPI)’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문체부, ‘우리가 만드는 지역문화 토론회개최 [07.1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김대관)이 주관하는 ‘우리가 만드는 지역문화 토론회’가 7월 18일(목)부터 3개월간 전국 10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제1차 전북 지역 토론회는 7월 18일(목) 오후 2시 전라북도청(전주시) 중회의실에서 열린다.(인천 : 9월 10일(화) 예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 김대관 경희대 교수 임명 [07.1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7월 18일(목) 자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 김대관(金大觀, 1964년생) 경희대학교 컨벤션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같이 가치 찾는 ‘2019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착수 [07.19.]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수영, 이하 출판진흥원)과 함께 지원하는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활동 100건이 7월부터 10월까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기매리 geemaelee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매리는 2012년부터 <아해프로젝트>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해왔다. 작가로서 특정 장소를 탐구하여 장소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발견하고,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하여 이를 비범한 하루로 탈바꿈시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편 연출가로서는 신체 움직임을 통한 시각적 이미지를 구축하거나 라이브로 연주되는 곡에서 비롯되는 청각적 자극을 주된 표현양식으로 삼는다. 일단락된 공연에서 관객을 만나고,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다시 수집하여 또 다른 공연을 만드는 것을 즐거워한다. 대표작으로는 <광염 소나타>(2012), <고도리를 기다리며>(2015), <우주인>(2017), <사운드 포털>(2018), <강경,가는,기차>(2018) 등이 있다.

사운드포털_안산시청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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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
Q. 전반적인 활동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아해프로젝트와 함께 태어나서 성장 중인 기매리는 《광염소나타》(2012)를 통해 입봉하며, 공연 마지막 날까지 새로운 디렉션을 찾고 있는 자신을 기이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하나의 작품을 세 곳의 극장에서 공연하며, 공간이 바뀔 때마다 마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동선과 대사를 바꾸는 자신을 기묘하게 여겼다. 당시 처음 사운드 디렉팅을 시작한 기매리는 어쩌면 공연보다 리허설이 더 극적이며 아름다웠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했다. 연출로서의 첫 시작을 배우만 9명(그 중 7명이 데뷔), 스태프를 포함하여 20명의 큰 그룹으로 시작한 자신의 무식함을 한탄하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 800km를 걷고 굳이 또 거꾸로 걸으며, 자신의 ‘깜냥’을 파악한 기매리는 2인극 《플랜B_두 덩치》(2013)를 신나게 준비했으나, 공연 3일 전에 배우의 맹장이 터지면서, 빠진 배우의 대사를 객석에 앉아 직접 읽으며 1.5인극으로 마무리한다. 또 다시 은퇴 위기였으나, 한 관객이  “작품이 ‘존재’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배우의 ‘부재’를 통해 그 ‘존재’가 더 잘 드러나고 있었다.”라고 너무나 아름다운 피드백을 주는 바람에 다시 아해들을 불러 모았다. 천재지변에는 배우의 숫자가 중요치 않았다며 다시 호기롭게 늘렸다가,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하고, 계속하여 줄였다, 늘렸다가를 반복하며 갈팡질팡 작업을 지속해왔다. 마침내는 축구선수 대기실에 둘러앉은 관객들에게 대본을 소책자로 만들어 나누어 주고 직접 읽으라고 형광펜을 칠해주는 패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4인극 《고도리를 기다리며》(2015)부터 1인극 《날, 깨워줘》(2017), 4인극 《우주인》(2017), 13인극《공이오데로》(2018), 1인극 《사운드포털》(2018), 4인극 《강경, 가는, 기차》(2018)까지.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출연 배우의 숫자를 굳이 나열하는 이유는, 연출하는 아해, 기매리가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에 모인 아해들의 욕구와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함께하는 아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랫동안 쓴 글도, 오랫동안 준비한 리허설들도 당일 연기하는 아해의 컨디션과 관심사, 욕구 등에 밀려난다. 결국, 준비된 즉흥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만나는 것이 지금까지 찾은 최선의 연출법이라 믿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연출법을 찾게 될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캠핑연극 <우주인>_서울월드컵경기장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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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연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아해프로젝트를 연출하는 아해로서 기본 베이스는 언제나 #장소특정 #관객참여이다. 다만, 현재의 나의 관심 분야는 즉흥이다. 이전의 작업은 배우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움직임, 무술, 탭댄스 등 신체훈련이 많이 필요한 작업을 주로 해왔다. 또한 작품을 쓰는 것에 있어서도, 먼저 캐스팅을 진행하고 그 배우가 가장 매력적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2018년의 기차연극을 기점으로, 작업 방식의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19년에 몰입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text n next project>로, 먼저 쓰는 아해로서, 당시에 당면한 ‘now here (or nowhere)’에 대한 최대한 다양한 장르로 텍스트를 쓰고, 이를 당시의 팀원들과 공유한다. 각각의 창작자는 자신의 방식으로 텍스트를 읽어내고 그다음 방식을 구축한다. 서로 공유하는 방식은 즉흥이다.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리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중에도 무언가를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보다는 몸의 감각을 느끼는데 몰두한다. 플레이어보다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작업하기를 원한다.

 

기차연극 <강경, 가는, 기차>_무궁화호열차 서대전역 to 강경_201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한계를 뛰어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극단을 만나게 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 역사적이거나 정치적인 이슈보다는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를 연극적 환상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주로 다양한 국가와 공간으로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것에 나를 노출하며, 그 기이한 간극에서 발생하는 무언가를 붙잡으려 한다.

 

축구연극 <공이오데로>_문화비축기지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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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아주 구체적인 인물로 관객을 상상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당시의 작품을, 당시의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세세하게 구축한다. 한정된 관객들에 가장 강렬한 체험을 공유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런 고로, 아해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소수정예의 관객들과 깊이 있게 관계를 맺고자 노력한다. ‘제13의 아해’라는 중요 키워드를 갖고 작업하기에, 관객을 ‘제13의 아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들이 아해의 작업을 완성한다고 믿고 있다.

 

 

여행변주연극 <날, 깨워줘>_깜장집_2015

Q. 앞으로의 기획/연출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그간의 작업은 여러 아해와 함께 하나의 막다른 골목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동작업의 매력과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맛보았으니 한동안은 좀 더 자유로운 상태에서 작업해보고자 한다. 공동을 이끄는 책임감보다는 개별에 몰입하는 자유로움을 느껴보고자 한다. 그런 고로, 한동안은 보고 듣고 쓰는 일에 열중해보고자 한다.

 

찜질낭독극 <고도리를 기다리며>_두산아트센터_2015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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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희 JUNG Sanghee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정상희는 서울시립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서 환경조각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미국 오하이오대학교에서 미술사와 영화이론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학했으며,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작가는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기획자이자 도시연구가로 건축과 미술의 접점에서 도시비교 연구를 이론적이고 실천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도시 자체 또는 도시 내 불용시설을 연구하거나 문화예술을 통한 공간 재생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기획해 왔으며, 서울시를 포함한 국내외 도시디자인 사업의 디자인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도시연구/예술 공간인 스페이스 아도(spaceADO)를 운영해오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ADO Urban Research-Asian Port City Series_Hong Kong_2016

# Q&A
Q. 전반적인 활동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건축과 미술의 접점에서 도시 연구에 기반한 세미나, 전시, 출판, 교육 사업, 그리고 도시 내의 불용 공간 또는 불용 시설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 기획 및 도시 디자인 컨설팅을 하는 도시큐레이터/도시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도시라는 특정 주제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환경조각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사는 환경과 예술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작업에서 시작하였다. 작품 자체가 아닌 작품으로 인하여 변화하는 주변 공간과 장소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이 관심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미술사학을 공부했으며, 장소 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다.

관객과 장소의 개념이 변함에 따라 현대미술에서 장소 특정적 미술 개념이 어떻게 다양하게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동시대에 이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장소와 공간을 포함한 연구를 주요 주제로 삼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 도시에서 학업과 연구 활동을 이어가며 여러 도시 안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더불어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도시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미학과 미술사, 그리고 영화이론 등을 배우며 확장했던 도시 연구의 가능성에 대한 시야는 건축을 공부하며 더욱 견고해질 수 있었다.

나는 하나의 전시를 포함한 프로젝트가 결과를 얻기까지 무엇보다도 기획자의 사전 연구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획자의 사전 연구 작업은 단순한 현장 투어와 일상의 이해를 시작으로 도시계획, 건축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더불어 여러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포함한 미학적 연구에 이르는 방대한 범위에서도 사전연구가 이뤄진다.

이 과정은 주로 텍스트와 이미지로 기록되며, 여러 분야의 전문가 또는 비전문가가 크로스 논의를 통해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으로 축적된다. 기획자의 연구 작업은 프로젝트 기반을 마련하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과 결과는 전적으로 참여 예술가와 함께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기획자의 사전 연구를 전제로 하나, 이는 예술가에게 기획자의 논리와 경험에 기반한 정해진 틀을 제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식에 맞춰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안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방향성을 잡아 주는 것이 기획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집과 집 사이》(전시기획)_우리미술관_2015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기획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2014년부터 5년째 진행 중인 기획 사업 ‘아도 어반 리서치(ADO Urban Research)’는 지금까지 국내외 12개 도시의 현장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특정한 공간을 거점으로 한 레지던시, 출판, 전시, 세미나 등의 방식으로 발표되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스페이스아도(spaceADO, 2014-2018 운영)를 거점으로 십여명의 예술가들과 함께 인천 원도심 연구에 기반한 세미나와 기획 전시로 구성된 레지던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후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도시와 인천을 대상으로 한 도시비교연구를 기획하였고 그 결과물로서 아카이빙 전시와 출판물을 발표했다. 본 출판물은 『시각예술로서의 도시 읽기』 연작으로 향후 4권의 단행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2016년부터는 아시아의 항구도시를 연구주제로 삼아, 연구 대상을 확장 및 세분화하여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일본, 베트남, 홍콩, 인도 등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의 항구도시에 대한 현장연구를 장·단기간 동안 진행하여 연구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 과정을 기반으로 2018년에는 7명의 예술가와 함께 세미나 중심의 전시를 기획했다. 2019년도 ADO Urban Research는 앞선 레지던시, 출판, 세미나, 전시의 방식을 거쳐 심포지엄의 방식으로 전개할 것이다. 본 5년 차 연구 기획 사업은 “문화예술을 통한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를 위해 결성한 아도크리에이션(ADOcreation)의 정체성과 구체적인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시카고와 인천, 도시 만나기-시각예술로서의 도시 읽기』_ADOcreation_2015

또한, 나는 그동안 도시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유휴공간 재생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 2015년도에는 문화예술 향유가 부족한 지역에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작은미술관’을 일곱 군데 조성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 총괄 기획자로 참여하였다. 일종의 유휴공간이었던 인천 동구의 쪽방 세 곳을 모아 미술관으로 조성하였는데, 지역민들이 더 많은 문화예술 기회를 자연스럽게 누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기획하였다. 도시연구를 행하는 데 있어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 중 하나는 다소 느리더라도 주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가 문화예술과 함께 활력을 더욱 얻는 것이다. 더불어 예술가들이 한 도시에서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많은 것들이 그들의 창작활동에 중요한 계기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이 외의 도시연구 기반 전시 프로젝트로는 인천의 생활사 자료 아카이빙을 기반으로 한 전시 《仁川, 시민의 시선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다》(2018)와 한 도시를 문학 기반으로 알아보는 연구기반 전시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2016), 그리고 총괄 기획자로 활동했던 부평 굴포누리 기후변화체험관 공공예술프로젝트 《숨 쉬는 나무》(2011)와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한 인천 동구 만석동(괭이부리마을) 프로젝트 《어떤 동네 이야기》(2012), 그리고 임진각의 자유의 다리 전시체험관 프로젝트 《BEAT 131》(2013) 등이 있다. 그 밖에 가장 최근에 진행했던 대표 활동은 서울디자인재단 소속 디자인컨설턴트로서 다양한 도시 디자인 및 건축과 미술 기반으로 도시의 다양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사업에 전문가 컨설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도시재생뉴딜사업 현장에서도 문화예술과 디자인 영역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을 행하고 있다.

 

《어떤 동네 이야기》(전시기획)_괭이부리마을_2012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도시큐레이터/도시연구자로서 연구는 기본적으로 직간접적인 도시에 대한 경험에서 출발한다. 조각, 미술사, 건축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축적된 이론적 기초지식에 기반하여 다양한 자료 수집과 분석 등의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관찰 대상인 도시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수 있는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친 뒤 결과(때로는 과정의 하나)로서 전시나 출판물을 기획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큐레이터/연구자로서 본인의 경험이 이론과 현장보다 앞선 모든 기획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경험은 예술가와 소통을 통해 다양하게 분석하고 해체되며 때로는 또 다른 기획으로 확장하거나 세분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획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는 대부분의 큐레이팅과 연구기획은 단일한 결과물로서 끝나기보다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하나의 유기체적 존재로서 직간접적으로 또는 강약의 차이를 지니며 아도크리에이션의 담론을 만들어가고 있다.

 
ADO Urban Research-Reading City as Visual Art Series_Chicago_2014   ADO Urban Research-Reading City as Visual Art Series_San Francisco_2013

Q. 앞으로의 연구/기획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최근 도시 연구 과정과 도시 디자인 컨설팅 과정 그리고 국토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총괄코디네이터 교육에 참여하며, 오늘날 도시재생 사업에서 문화예술의 역할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예술가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국내외 도시재생 사업 현장에 대한 연구를 기획 및 진행하면서, 문화예술이 도시 재생을 위한 주체로서 행동할 수 있도록 역할과 권리에 대한 논의의 장을 국내외 전문가와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해나가고 또 실천하고자 한다.

 

《혼성 도시의 감각-Imageability》(전시기획)_아도크리에이션_2019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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