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당명인전 <해후>

지난 7일 인천계양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풍물놀이 한 판이 벌어진다고 해서 다녀왔다. 이번 공연 ‘남사당명인전-해후(邂逅)’는 인천지역의 전통예술과 남사당놀이를 전승·계승하기 위해 인천남사당놀이보존회에서 선보인 공연이다. 남사당놀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고 세계인류무형유산(유네스코)으로 지정된 소중한 우리 문화재이기도 하다

공연 자체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농사를 짓지도 보지도 못한 우리는 마을의 안전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평생 한길을 걸어온 인간문화재 명인들의 공연은 즐겁고 여유가 넘쳤다. 이런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니 관객으로서는 행복한 일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무료 공연으로 홍보 활동을 펼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맛깔나는 공연 설명은 재미와 이해를 도왔는데, 실제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볼뿐만 아니라 직접 관객이 나와 제를 지내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이루어졌다. 그 속에서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니, 명인만이 끌어나갈 여유 넘치는 놀이마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당패는 처음에 여자로 이루어진 놀이였다고 한다. 그러다 남자로 이루어진 사당패가 출현했고 이것이 남사당패로 이어졌다고 한다. 놀이를 전수 받는 사람들이 하나둘 줄어드는 이유에는 경제적인 이유를 빼놓을 수 없는데, 처음에는 호기롭게 배우러 왔다가 해가 거듭될수록 전수자가 줄어 현재는 그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과거의 명성과 인기를 다시 찾아서 남사당패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사당패로서 전통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歌-무(舞)-악(樂)-희(戱)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알차게 짜인 모습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조선 시대 와 있는 듯 남사당패의 놀이가 재연되었고 그 소리가 귀와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인천남사당놀이보존회는 전통연희의 전파를 위해 해외에서 교육사업과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공연을 접하면 생소한 외국 사람들에게 더 신나는 공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좋은 전통을 외면하고 있었다니 스스로 반성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글·사진 /
시민기자단 임중빈




하늬바람 문화예술교육특강 <한국영화 100년 인생영화를 말하다>


일시 :
2019년 12월 12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장소 :
송도 트라이보울 공연장
접수 :
인천문화재단 하늬바람 페이지를 통하 선착순 접수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행사정보

이번 하늬바람 겨울특강은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의 진행자 김훈종, 이승훈 이재익 PD와 함께 한국영화 100년의 시간 속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과 맞닿아있는 인생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풍문으로 듣는 방송, 간접광고가 가능한 야매방송, 월급쟁이들의 애환이 담긴 방송! 이라는 모토로 2012년 처음 시작한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은 최장수 인기 팟캐스트의 하나이다. 이번 특강의 강연자이기도 한 김훈종, 이승훈, 이재익 3명의 현직 SBS라디오 PD가 진행하며 그간 323편의 영화와 323가지의 이야기를 공유해왔다.
영화를 통해 세상을 읽어오는 7년의 세월 동안 3명의 PD가 만나온 다양한 곡절과 사연들은 한국영화 100년을 맞은 지금, 우리시대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소래산과 인천 역사

인천광역시 남동구와 경기도 시흥시의 경계를 이루는 소래산은 보물 1324호로 지정된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으로 유명하다. 소정방이 와서 소래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평지에 우뚝 솟은 산이란 점에서 옛날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산이었다.

흔히 문학산을 조선시대 인천도호부의 주산(主山), 진산(鎭山)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도호부의 관아가 문학산 북쪽 가까이에 있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오해다. 하지만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는 도호부의 읍치에서 동쪽으로 24리 떨어져 있는 소래산이 진산이라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현재의 행정구역으로는 광역 단위를 달리해 있고, 소래산 마애보살입상도 시흥시에 속해 있어 인천과의 관련성을 느끼기 쉽지 않지만, 소래산 전체를 비롯해 시흥시 북부를 포함한 지역은 삼국시대 이래 조선시대까지 인천도호부의 관할 구역이었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시흥시의 지표조사 과정에서 소래산 마애보살입상 바로 아래 평지에 귀면(鬼面) 암막새 하나가 발견되었다. 막새는 기와로 지붕을 얹은 뒤 가장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처마 끝에 놓는 기와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둥근 모양의 수키와에 연결되면 수막새, 넓적한 암키와에 연결되면 암막새라 하는데, 소래산에서 발견된 것은 암막새다.

소래산에서 발견된 귀면(鬼面) 암막새

귀신 모양이라고 하여 귀면(鬼面)이라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섭다기보다는 오히려 어리숙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치아를 다 드러낸 입이나 지나치게 작게 묘사된 코, 한쪽으로 쏠린 듯한 눈동자에서 약간은 바보스러운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이 완전한 형태는 아니고 크기도 가로가 11.8㎝, 세로가 5.3㎝, 두께가 2.2㎝에 불과하지만 다행히 얼굴을 알아보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었던 이 막새는 역시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연구자들의 견해가 일치하는 소래산 마애보살입상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 같다. 거대한 벽에 새긴 보살상이 있으니, 그것과 연관된 사찰이나 관리용 건물이 있었을 것이고, 거기에 기와와 막새를 얹었던 것은 아닐까?

귀면 암막새 탁본

소래산이 고려시대에도 인천의 관할 구역이었고 그런 큰 공력을 들여 불상을 새길만 한 주체로는 인천을 본향으로 하여 고려 왕실과 통혼관계를 꾸준히 맺으며 세력을 떨쳤던 인주이씨 가문을 우선 떠올려 볼 수 있다. 비록 현재의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소래산과 주변의 유적, 유물을 인천의 역사라는 틀 안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소래산이 중요한 것은 인천도호부의 진산이란 것이다. 부평도호부의 진산이 부 관아 뒤쪽에 있는 계양산이었듯 대부분 지역의 진산과 관아는 가까이 있다. 그런데도 인천도호부는 가까운 문학산을 두고 동쪽으로 한참 떨어져 있는 소래산을 진산으로 삼았다. 추정에 추정을 거듭하는 이야기지만 삼국시대 이래 인천의 읍치가 소래산 가까운 곳에 있다가 조선초기에 현재의 문학산 근처로 옮겨졌을 가능성은 없을까?

조선의 정조 임금은 재위 21년째인 1797년 8월 16일에 김포에서 출발해 수원 현륭원(사도세자 릉)으로 행차하는 도중에 부평도호부를 통과해 인천도호부 경내에 들어서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바람 깃발 휘날리며 해문을 돌아오니 / 風旂獵獵海門廻
소래산 좋은 경치에 눈이 번쩍 뜨이네 / 秀色蘇來眼忽開
높다란 군자봉을 서로 가리켜 보이어라 / 君子峰高入指點
혹 그 안에 숨은 인재가 있지 않을는지 / 儻非中有隱淪才

〈인천으로 가는 도중에 읊어서 부아에 걸도록 명하고 고을 수령 황운조로 하여금 쓰게 하다〉라는 제목처럼 이 시는 인천부사 황운조가 받아써서 도호부 관아에 걸어 두었을 것이다. 지엄한 임금의 명령이니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고, 임금이 직접 읊은 시이므로 관아에서도 격이 가장 높은 곳에 두었을 것이다.

이처럼 소래산은 인천의 역사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역사적으로 계양산과 문학산이 주목받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래산에 무관심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인천광역시의 옛 역사를 온전히 살펴보려면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계양산, 문학산, 소래산을 같은 수준에서 조사하고 연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글 /
김락기(인천역사문화센터장)




화요낭독프로젝트 네번째<살롱 더 플레이>

일시 : 2019. 09. 03. ~ 11. 23(매주 화요일)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다목적실, 대연습실

주최·주관 : 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민기자단 장유하




우리미술관 <문밖 살롱>


전 시 명 :
문밖 살롱
전시기간 :
2019년 12월 10일 ~ 19일
주최·주관 :
(재)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
후 원 :
인천광역시 동구청
전시장소 :
우리미술관 전시관, 창작문화공간 만석 레지던시 앞
전시작가 :
박유미
관람시간 :
화,수,금,토,일 10:00~18:00 / 목 14:00~18:00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문의사항 :
032-764-7663~4

 

전시 정보

박유미 작가는 우리미술관_창작문화공간 만석 레지던시가 위치한 괭이부리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문밖 살롱’을 진행했다. 작가는 전시 및 프로젝트의 기획의도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인천 동구 화도진로 192번길,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겪은 피난민과 산업화 이후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 된 만석동에는 학고방이나 쪽방이라 불리는 작은 집들이 모여 있다. 나는 만석동 주민의 거주사를 노년 여성 개인의 시선으로 언어화하고, 창작활동으로 연결해보려는 계획을 품고 마을에 들어왔다. 타인의 시선으로 소비되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만석동의 이미지를 지우면서 노년 여성의 개별적 이야기와 삶의 형식에 귀 기울이고 싶었다.

괭이부리마을 ‘행복이 있는 화장실’, 그 앞의 세 갈래 길모퉁이는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카페처럼 사용되는 스팟이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간식과 이야기를 나누고 트럭에서 장도 본다. 그 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통해 현재의 시간과 날짜도 알 수 있다. 해와 바람에 따라 조금씩 자리가 바뀌고, 누구나 초대받을 수 있지만 아무나 차지할 수 없으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 그 자체인 이곳을 나는 문밖 살롱이라 명명했다. 가끔 문밖 살롱 멤버가 될 때마다 자연스럽게 나의 계획을 실행할 기회를 엿보곤 했지만, 그 노력은 수포가 되곤 했다. 나의 계획은 문밖 살롱 생리에 맞지 않았다. 나는 문밖 살롱 시스템이 작동하는 리듬에 맞춰 잠시 들고 나가는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멤버들의 유쾌한 저항은 원동력이 되어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발달장애인합창단 ‘예그리나’ 김상구 지휘자를 만나다.

지난 9월, 2019 동아시아 생활문화축제에 합창단 연합 콜라보레이션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유난히 눈에 띄는 합창단이 있었는데 바로 발달장애인 합창단 예그리나입니다.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하모니를 만들어가며 무대에 오르기 위해 애쓴 지휘자의 지도 방식과 그들의 현재와 미래가 몹시 궁금하였습니다. 햇살 드는 카페 한구석에서 김상구 지휘자를 만났습니다.

축제 이후에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셨나요?
매해 진행하는 전국 장애인 합창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 중입니다. 올해는 11월 25일 부산에서 개최해서 일박 이일로 다녀올 예정입니다. 난타북 팀도 있는데 같이 움직이려고 해요.

‘예그리나 합창단’이 만들어진 이야기 좀 해주세요.
2003년도에 처음 창단했습니다. 처음에는 강좌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는데 나중에는 강사 섭외가 어려워서 초청공연 있을 때만 모이다가 2017년 9월에 제가 들어오면서 정기연습을 진행하는 합창단이 되었습니다.

지휘자님은 어떤 계기로 전임 지휘자가 되셨나요?
저는 성악을 전공했어요. 사회복지 분야는 따로 공부했는데 협회에서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다가 인천시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에 합창단 초청을 받았어요. 평소 나에게 있는 달란트를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천에 있는 장애인 합창단을 도와드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인천에도 합창단 지도자가 없어서 제가 돕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죠.

처음 오셨을 때와 지금이랑 합창단원들의 변화는 있나요?
처음에는 친구들이 20명 이내였어요. 합창단이라고 하기에는 인원이 너무 적어서 협회 산하시설(자립지원센터 등)에 자조모임식으로 해서 현재 장애인 친구들이 27~28명쯤 되고 비장애인 어머니들까지 모두 합하면 40명 정도 됩니다.

합창단 활동을 원하는 친구들의 연령 제한이나 조건이 있나요?
없습니다. 저희 친구들은 오히려 장애가 좀 심한 편이긴 합니다. 기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가능해요. 지금 제일 어린 친구는 고등학교 3학년이고 나머지는 성인으로 나이가 가장 많은 친구는 서른여덟 살입니다.

합창단의 활동량은 어느 정도예요?
작년에는 장애인 친구들만 합창했습니다. 그런데 활동량이 많아지니 실력 있는 공연을 원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비장애인이 재능기부로 함께 하고 있는데, 많지는 않고 현재 열 분 정도가 있으십니다. 감사한 마음에 제가 음료수도 챙겨드리고 여러모로 마음을 표현하니 지휘자가 이렇게까지 애쓰는 게 안쓰럽다며 지속적으로 함께 해주고 계세요.(하하)
요즘엔 저희가 활동도 많이 하고 좀 알려져서 그런지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은 어떤 마음에서 오는 걸까요?
어딘가에서 음악 활동을 하셨던 분들이 많이 오세요. 우리 친구들은 20대, 30대이지만 지적 수준은 초등학교, 중학교 수준입니다. 연습 시간은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인데 편안하고 친밀한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45분 정도는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장난치고 그래요. 이때 친구들이 그분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자기소개도 하고 얘기도 하죠.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보람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예그리나 합창단은 기관이나 단체에 속해 있나요?
인천지적발달장애인 복지협회에서 운영하는 합창단입니다만, 따로 예술단 단체 등록을 해서 공모사업도 신청하고 운영도 하고 있어요. 이 예술단에는 브라스 앙상블, 중창단, 난타, 합창단 그리고 팝 밴드도 있습니다.

합창단 활동을 하시면서 힘든 적이 있었나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긴 합니다. 게다가 일과를 마치고 저녁 6시 이후에 연습을 하므로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날씨 영향도 받는 편인데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 날에 아이들도 힘들어합니다. 이런 날은 연습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친구들과 레크리에이션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그리고 합창단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처음에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고요.

합창단의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공모사업을 신청할 때 일시적으로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이 친구들을 전문예술가로 훈련해서 자립 생활을 할 수 있게 기반을 만든다는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죠. 공모사업의 심사위원분들은 사실 부정적이에요.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인정하지만, 이 친구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회의적이더라고요. 발표회 정도의 수준일 거라고 단정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친구들이 갖는 자긍심과 자부심은 프로 이상인데도 말이죠.

공모사업을 통해 꼭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많으신 것 같아요. 조금 더 이야기해주세요.
공모사업을 통해 복지관이나 강당 등을 대관해서 발표회 한 번 하고 끝내는 사업은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순회공연 공모사업을 신청할 때 출연료 지급 명단에 친구들 이름 한 명 한 명 모두 넣습니다. 심사 때 이것에 대해 부정적인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럴 때 저는 이것은 발표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술가로 훈련하기 위한 레슨이고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대답하죠. 결과는 예산 축소로 돌아오지만, 금액이 적더라도 아이들이 예술 활동으로 출연료를 받았다는 경험을 얻게 되는 건 큰 보람이 됩니다. 특히 이 부분은 기업과의 매칭도 고민하고 있어요. 기업에서도 장애인 고용기준과 관련해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잘 맞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중요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친구들이 예술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에요. 비장애인이 하는 것을 장애인이 못한다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장애인도 음대 졸업하고 해외 활동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어요.

예그리나 합창단에 들어오고 싶거나 관심 있는 분들은 어떻게 가입할 수 있을까요?
일단, 발달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하고, 발달장애,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모두 지원이 가능합니다. 연락처는 협회로 하시면 돼요. 연습 장소는 사회복지회관(간석동 소재) 대강당에서 매주 수요일, 목요일 저녁 6시부터 7시 반까지 하고 있습니다.

예그리나 합창단만의 특징이나 자랑거리를 말씀해주세요.
보통 제조업 등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직장에서 3개월 이상 견디지 못해요. 스스로가 비장애인과 함께 있을 때 상대방의 모든 말과 행동을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거죠. 사소한 것도 비교당하고 차별받는다고 여겨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예그리나 합창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노래하고 어울리는 것 자체가 나도 할 수 있고 해냈다는 자신감을 주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하는 합창단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없애줍니다.

지휘자로서 활동하는 동안 가장 기억나는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친구들이 무척 밝아졌어요. 소극적인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처음 오디션 할 때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울면서 부르던 소심한 친구가 나중에는 웃으며 아주 좋아하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전 키움과 SK 2차전 때 경기장에서 애국가 제창을 저희가 했는데 이때도 친구들이 너무너무 좋아했죠. 전혀 안 떨려 했어요. 다만 집중을 못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말을 걸면서 저만 보게 했죠. 3일간 진행했던 합창제에도 나갔는데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장애인 예술의 가치도 비장애인의 예술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지휘자님으로부터 또 다른 고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합창단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바로 단원 모집에 어려움을 느끼고 계셨죠. 협조 공문을 정말 많이 보냈지만, 실제로 여러 기관에서는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선뜻 보내주기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어렵게 신입 단원이 들어오면 훈련된 기존 친구들과 잘 지낼 때까지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다고도 하네요. 인터뷰하던 날 따스한 햇살을 받던 지휘자님의 환한 모습처럼 합창단 예그리나 지휘자님의 노력과 계획이 꽃으로 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글 · 인터뷰 / 생활문화동아리 일일 시민기자 허명희




[큐레이션 콕콕] 요즘, 편의점

국내 최초 편의점은 1989년 5월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1호점입니다. 그해 국내에는 7개의 편의점이 있었죠. 당시 점장을 맡았던 손윤선 씨는 “지금은 편의점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때는 여기가 뭐 하는 곳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자정이 넘으면 상품 가격에 할증이 붙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한국에 편의점은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1945년 광복 이후 유지됐던 야간 통금이 풀린 건 1982년 1월. 그즈음 몇몇 편의점들이 문을 열었지만, 동네 구멍가게에 익숙했던 상점 문화 속에서 별다르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몇 해가 지나 프랜차이즈 형태의 세븐일레븐이 한국에 도입됐고 1990년에는 훼미리마트(현 CU)와 미니스톱, LG25(현 GS25) 등이 잇따라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1990년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도입 4년 만에 편의점은 1,000호점을 돌파했습니다. 2019년 현재 한국의 편의점은 4만4,300여 개로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보다 두 배 많습니다(인구당 편의점 수 기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택배와 금융, 세탁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1989년 5월 서울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처음 문을 연 세븐일레븐 1호점
(출처 : 매일신문)

1997년 공공요금 수납대행 서비스, 1999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000년 택배, 2009년 국세 수납, 2012년 알뜰폰 판매에 이르기까지 편의점은 생활 편의를 높이는 만능 공간이었습니다. 2008년 지하철과 공항 등에 편의점이 입점했고 2009년에는 이동형 편의점이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쾌적한 식음료 이용 공간을 갖춘 카페형 편의점과 무인 편의점 등으로 더욱 역동적으로 변신해나가고 있죠.

1990년대 초 에는 ‘걸프컵(대형 종이컵에 담아 먹는 탄산음료)’처럼 서양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먹을거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삼각김밥이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부상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도시락 같은 간편식품으로 확대됐습니다. 2010년 이후부터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주목받기 시작했고요.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수는 5,000개가 넘습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오경석 팀장은 편의점의 증가와 성장을 “주 52시간 근무, 언텍트(비접촉),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혼술 트렌드 확산, 집에서 편안하게 술과 안주를 즐기는 실속 있는 소비 분위기”에서 찾았습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대로 간편식이나 외식으로 대체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편의점 고객은 더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네요.

출처 : 서울경제

서울 강남의 한 GS25는 의류용 가전제품인 스타일러를 설치했습니다. 스타일러를 집에 놓기 어려운 1~2인 가구를 겨냥한 거죠. 전동킥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GS25는 전동 킥보드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및 주차 스테이션,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 및 금액 충전, 공공요금 수납, 온라인 쇼핑몰 결제 대행, 세탁 서비스 등을 운영 중입니다. 세븐일레븐은 무인물품 보관함 ‘세븐락커’를, 이마트24는 고객이 원하는 와인을 결제한 후 지정한 날짜에 가까운 매장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네요.

CU는 DGB대구은행과 손잡고 ‘내가 만든 보너스 적금’을 판매합니다. 세전 금리 6개월 최저 연 1.75%에서 2.35%, 1년 최저 연 2.1%에서 최고 2.7%의 상품으로 적금은 1인 1계좌, 자유적립식이며 월 납입금액은 1만 원 이상 20만 원 이하로 6개월과 1년 단위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무인화가 편의점의 미래입니다. 이마트24와 GS25 등은 현재 초기단계에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며 무인 편의점이 보편화되면 무인화를 지원하는 신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편의점 관계자는 “대부분의 골프장이 그늘집 근무자의 인건비와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편의점 무인화가 안정되면 전국 그늘집 풍경이 바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GS25는 전동 킥보드 배터리 충전 및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 이데일리

정부가 편의점이나 카페, 아이스크림 판매점 등에서 부스형 동전 노래연습장(코인 노래방)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주가 허용되지 않는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코인 노래방을 함께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편의점 점주들의 민원을 새겨들은 것인데, 관련 업계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론을 내릴 계획입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춘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의견과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편의점에 노래방이 들어서면 ‘편의점이 주점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합니다.

“최근 가족과 노래방을 가려다 애가 있어 입구에서 거절된 경험이 몇 번 있다. 노후화된 곳도 많고 솔직히 애 데리고 가기엔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한 곡씩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40대 김모 씨)

“노래 부르는 게 스트레스 해소법인데, 일반 노래방은 혼자 가기엔 꺼려져 자주 갈 수 없었다. 업종 융합은 요즘 트렌드 아니냐,” (20대 이현정 씨)

“크기가 작은 곳은 힘들겠지만, 매장이 큰 곳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최근 타다와 택시 논란처럼 기존 노래방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편의점 운영자)

“아무리 방음 시스템을 한다고 해도 소음이 있을 텐데 주거지 매장에서 가능할지.” (30대 현모 씨)

“청소나 카운터부터 물건 챙기고, 어떤 매장은 치킨도 튀기던데 노래방 관리까지 한다고 하면 편의점 알바는 극한직업이 될 것 같다.” (20대 남성)

“안 그래도 노래방, 술집이 많은 나라에서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도 노래를 불러야 하나.” (10대 자녀를 둔 주부 김양은 씨)

“아이들이 담배와 술 냄새가 나는 노래방에 가는 것보다는 밝고 깨끗한 편의점 노래방에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또 다른 주부)

서울 홍대 소재 CU 편의점과 ‘수’ 노래방이 한 건물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이색 매장을 갖춘 곳으로는 편의점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를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인테리어에 와인 400여 종을 구비한 이마트24를 주축으로 브런치카페, 북터널, 화원, 레고숍 등 다채로운 업종을 한데 모아놓은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대구에 1,980㎡ 규모의 폐공장과 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한 ‘투가든(2garden)’을 오픈했네요.

수도권에는 ‘클래식이 흐르는 편의점’을 콘셉트로 부채꼴 형태의 매대를 구성하고, 매장 내 휴게공간에 클래식 청음 장비를 구비한 ‘예술의전당점’, 북카페 형태를 갖춘 ‘스타필드코엑스몰 3호점’, 3층 규모의 루프톱 매장으로 ‘풍경이 있는 편의점’이라고 불리는 ‘충무로2가점’, 편의점업계 최초 ‘바리스타가 있는 편의점’을 주제로 선보인 ‘해방촌점’, 한옥을 콘셉트로 꾸민 ‘삼청동점’ 등이 있습니다. 이들 매장의 평균 매출은 전점 대비 2배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편이라고 하네요.

‘이마트24 투가든’의 정원 모습
(출처 : 주간동아)

‘CU 대덕대 카페테리아점’에는 다양한 먹을거리로 구성된 메뉴판이 있습니다. 즉석 피자와 도넛, 치킨, 과일슬러시 등 매장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판매합니다. 간편 식사와 즉석조리 식품도 맛볼 수 있는데 이들 상품의 매출은 전체의 35%를 차지합니다. 경남 창원시의 ‘약국병설형 편의점’은 편의점과 약국을 한데 묶어 매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네요.

GS25는 기술력을 살린 무인점포를 운영 중입니다. 마곡 ‘스마트 GS25’에는 안면 인식을 이용한 출입문 개폐, 상품 이미지를 인식하는 스마트 스캐너, ‘팔림새’ 분석을 통한 자동 발주 시스템, 상품 품절을 알리는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이 도입됐습니다. 전국에 150여 개 매장이 있는 세븐일레븐의 ‘도시락카페’는 매장에 따라 북카페, 스터디룸, 화장실, 안마기 같은 시설을 갖췄습니다. 세계 최초 핸드페이(손바닥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 기반의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도 전국에 17호점까지 오픈한 상태라고 하네요.

출처 : 주간동아

초창기 편의점은 표준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점점 입점 지역의 특징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네요.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편의점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허브다”며 “플랫폼을 깔아놓고 수백 가지 사업을 벌이는 아마존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전했습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토요워치] ‘1코노미’ 시대의 만물상…편의점 공화국
서울경제, 2019.12.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토요워치] 진화하는 편의점…‘라이프 플랫폼’이 미래
서울경제, 2019.12.0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영상] 국내 편의점, 일본보다 많을까? 적을까?
중앙일보,2019.12.0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편의점 노래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의점이 주점?” vs “아이들 안전 보장”
파이낸셜뉴스, 2019.11.1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5. 동전노래방부터 적금 가입까지…편의점 “한계는 없다”
이데일리, 2019.11.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6. 매장 차별화와 플랫폼 서비스로 ‘한국의 아마존’을 시험하는 편의점
주간동아, 2019.11.10.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7. ‘편세권’에 산다…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한 편의점
매일신문, 2019.11.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평범한 시민들이 배우가 되어 만들어온 인천 왈츠 10주년, <제물포의 상인>

 인천 시민인 나에게는 매년 11월이 되면 기다려지는 공연이 있다. 그 공연은 바로 인천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뮤지컬  ‘인천 왈츠’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인천 왈츠는 무대에 한번쯤 서보고 싶은 시민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처음부터 인천 왈츠가 시민참여뮤지컬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2010년에는 ‘시민합창단’, 2011년에는 ‘시민밴드’ 등 시민들이 중심이 되는 콘서트 형태로 진행했으나, 2012년부터는 인천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내가 처음 인천 왈츠를 만났던 건 2014년 작품인 <소원책방>이었다. 당시에 나는 회사생활에 지쳐서 새롭게 도전할 무언가가 필요했지만, 단순히 배우고 끝나는 교육을 받고 싶진 않았다. 그런 나에게 인천 왈츠는 뮤지컬배우이라는 도전 과제와 노래 및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물해줬다. 그보다 더 의미 있었던 것은 학연이나 직장을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였다. 그 만남들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매년 인천 왈츠 공연을 그들과 함께 챙겨보고 있다.

해마다 다른 시대적 배경의 창작극을 무대에 올렸는데, 올해는 인천항이 개항된 조선시대 말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 <제물포의 상인>을 공연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극 중 극’ 형태로 구성되었다는 점이었다. ‘극 중 극’ 형태란 등장인물에 의하여 극중에서 이루어지는 연극의 형태를 의미한다. 이 구성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2개의 공연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또한 무대의 구성도 눈길을 끌었는데, 이번 공연의 경우 무대를 중심으로 무대주변을 커다란 하나의 대기실처럼 배치했다. 실제로 배우들은 공연을 하면서 무대 뒤가 아닌 그 공간에 대기했다가 차례가 되면, 무대로 올라가는 것을 반복했다. 공연의 내용 자체가 뮤지컬 “제물포의 상인“을 준비하는 조연출을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무대 뒤의 모습까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았다. 그 덕분에 시민배우들은 무대를 내려와서도 관객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지만,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몰입도는 더욱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시훈

인천 왈츠는 매년 연출가와 시민들을 새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인천 왈츠는 8월 초 인천문화재단참가자 모집 공지와 포스터 등을 통해 시민배우 50명을 모집하고 부문별 전문가들 아래에서 몇 개월간의 교육과 연습을 거쳐 무대로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 배우들의 연기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공연 도중 대사를 잊어버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시민배우들의 노력과 진심이 무대가득 느껴지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이번 <제물포의 상인>의 경우, 참여자가 많고 작품 속 배경도 무대라 단체로 무대에 모여서 안무를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각각의 위치에서 함께 동작을 맞추기 위해 서로 얼마나 고생했을지 알 것 같아 보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다.

인천 왈츠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꿈’이라는 주제이다. 그동안의 작품들은 인천을 소재로 창작할 뿐만 아니라, 늘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제물포의 상인>의 메인 테마곡 또한 “아직 내게 꿈이 있다네. 오늘의 이 공연으로∼.”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데, 공연 속 노래는 시민 배우들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그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꿈’을 그려 넣기도 한다. ‘꿈’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참 익숙하지만, 막상 자신의 ‘꿈’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때는 한없이 낯선 단어처럼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인천 왈츠는 공연을 보면서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그것이 10년간 인천 왈츠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되어준 것이 아닐까. 

<제물포의 상인>에는 나와 함께 공연했던 동료들이 일부 재 참여했다. 이번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번 참여한 사람들 중 일부는 이후에도 다시 참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내기 너무 아쉬운 경험이라는 것이다. 나 또한 2014년과 2016년 두 번 참여를 했고, 연습에 참여할 시간이 있다면 언제든 또 참여하고 싶은 그런 프로그램이 인천 왈츠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들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는 인천 왈츠가 되길 기대한다.

ⓒ김시훈

글 / 김지연 시민기자단
사진 / 김시훈




분명히 마음에 응하여 느끼다 <소소 응감>

안정적인 창작기반활동을 제공하는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이 주관하는 소 공연프로젝트 ‘소소 응감’이 11월 16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렸다. 공연 장소는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의 대연습실이다. 원래 이 공간은 예술인들의 연습 장소지만, 이번에는 시민들을 위한 공연이 열리는 무대로 탈바꿈했다.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측은 각종 공연이 서울에 집중되고 있어 인천시민들이 공연을 쉽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환경을 보완하여 보다 가까이에서 좋은 퀄리티의 공연을 인천시민들에게 소개하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 전에도 이런 의도를 가진 행사들이 있었고, 매년 정기대관 단체를 모집하여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공간 및 문화공유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끝없이 힘쓰는 중이다.

<소소 응감>에서는 인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공연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박효진-솔로 프로젝트’, 고블린파티-옛날옛적에’ 두 개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박효진은 가야금, 양금, 소리, 탈춤을 다루며 전통음악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이다. 현재 개인 활동뿐만 아니라 단체공연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박효진은 직접 양금, 가야금, 소리 등을 이용하여 작곡한 곡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줄이 철로 만들어진 양금이 등장했다. 양금은 타현악기로, 선율과 리듬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채로 줄을 두드려 소리 내면 금속의 맑은소리가 난다. 박효진 예술가는 양금을 손으로도 연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연주 기법을 사용해 울림이 풍부했으며 공연의 서막을 신비롭게 열었다. 또한 명주실로 이루어진 가야금의 음색과 소리의 조화는 곡의 감정선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객석에 앉아있었지만 마치 전통 가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현대무용단체 ‘고블린파티’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다시 말하면 공연창작자와 출연진 역할을 동시에 하는 예술가 3명으로 이루어진 특별한 팀이다. 이 날은 춤비평가협회 베스트 작품상을 받은 ‘옛날 옛적에’를 선보였다. 전통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유쾌한 춤사위가 돋보였다. 특히 소품 활용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예를 들면 부채가 나비, 꽃, 우산, 닭의 꼬리로 다양하게 바뀌었다. 한 개의 소품이 뜻하는 여러 가지 역할을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그들은 악기의 이름도 다르게 붙였다. 꽹과리를 땡글이로, 공연의 끝을 알리는 징을 끝으로 칭했다. 기존 사물의 명칭까지 재치있게 변화시킨 점이 흥미로웠다.
그들은 작업을 할 때 안무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안무가가 동작을 고안하고 무용수가 동작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하기보다 생각의 처음 지점에서부터 함께 만들어간 것이다. 정해진 틀에 안무를 끼워 넣기보다 방향 제안을 했기에 자연스러운 느낌의 공연이 완성된 것 같다.

이 팀원들은 평소 전통적인 소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익숙한 옛날이야기를 다르게 해석하여 신명나게 사용해보고자 했고, 웃음과 풍자가 있는 춤판을 벌여 새롭게 만들자는 취지를 가지고 이번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들은 이 팀에만 있는 특징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고, 소통을 중요시했다고 한다. 첫 공연을 했을 당시, 원활한 소통을 위해 관객 참여를 유도하기 시작했고 이 점이 작품 연습 과정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공연을 거듭하다보니 관객과 호흡을 함께하는 공연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주 가깝게 숨소리가 들리기까지 할 정도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다고 느껴졌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두 단체의 출연진과 관객들이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에는 관객들이 출연진들에게 자유롭게 말을 건네며 소통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이날 사용했던 악기들의 연주 방법부터 공연 준비 기간에 대한 내용까지도 편하게 질문했다. 연습 과정이나 공연 당시의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출연진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의 시간이 진행되었다.
가족과 함께 이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공연 중에 음악이 나오니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흥미롭게 봤다. 특히 공연에 나오는 대사들이 뜻 깊었으며 전통적인 요소들로 행하는 것이 충격적이고 좋았다. 끝으로, 소품과 악기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낸 것이 신선했으며 기발한 공연이었다.”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두 팀은 자연 속에서의 공연과 어린이 관객을 위한 공연 또한 선보일 것이라고 추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기대에 찬 목소리로 활동 계획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공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보였다. 앞으로도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과 같은 단체의 활동으로 시민들이 공연 문화를 즐길 기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

글 / 김다혜 시민기자단
사진 / 김희천




[큐레이션 콕콕] 인천시티투어

인천시티투어버스는 인천시에서 운행하는 순환 관광버스입니다. 2016년 6월 기존의 테마형에서 순환형으로 바뀌었으며 총 3코스로 운행됩니다. 월미도와 연안부두, 송도신도시 등을 순환하는 하버라인, 부평과 구월동, 소래 등 인천인의 삶을 볼 수 있는 시티라인,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영종도를 돌아오는 바다라인이 있습니다.

하버라인 : 인천역(차이나타운)-하버파크호텔-연안여객터미널-인천종합어시장-G타워(커낼워크)-솔찬공원-송도테크노파크(현대프리미엄아울렛)-송도컨벤시아(NEATT)-센트럴파크(인천도시역사관)-인천상륙작전기념관(인천시립박물관)-신포국제시장-개항장(아트플랫폼,인천역)-월미공원-월미문화의거리-인천역(차이나타운)

시티라인 : 센트럴파크(인천도시역사관)-송도컨벤시아-트리플스트리트(글로벌캠퍼스)-소래포구역-모래내시장-부평역(부평지하상가)-인천시청광장(엔타스면세점)-인천문화예술회관(먹방골목)-문학경기장(도호부청사)-동춘역(스퀘어원)-이스트보트하우스(송도컨벤시아)-센트럴파크(컴팩스마트시티)

바다라인 : 센트럴파크(인천도시역사관)-송도컨벤시아-인천국제공항(제1청사)-파라다이스시티-무의도입구(용유역)-을왕리해수욕장-인천국제공항(제2여객터미널)-인하국제의료센터(합동청사역)-이스트보트하우스(송도컨벤시아)-센트럴파크(인천도시역사관)

출처:경인일보

하버라인의 포인트는 연인부두와 신포국제시장 그리고 개항장 일대입니다. 저녁에 송도 솔찬공원에 내려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시티라인은 소래포구와 모래내시장, 그리고 부평지하상가와 문화의 거리를 둘러볼 만합니다. 소래포구 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구경할 수 있고 포구 옆으로 이어진 소래습지생태공원을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총 350만 제곱미터의 국내 최대 습지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바다라인은 세 코스 중 가장 특별합니다.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이층 버스를 타고 송도신도시를 돌아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를 지나는데, 2층 맨 앞자리가 인기가 좋습니다. 바다라인의 포인트는 인천대교와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그리고 을왕리해수욕장입니다. 오가는 상선과 어선들이 바다를 누비는 광경과 송도와 영종 시내를 멀리서 즐겨볼 수 있습니다.

‘인천투데이’ 기사에 따르면(2019.7.12일 자) 평일에는 한산하지만, 주말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은 시민이 시티투어버스를 애용한다고 합니다. 인천을 찾는 중국·일본인 관광객도 버스를 타고 구도심 여행을 즐깁니다. 인천 시티투어버스 티켓은 인천관광안내소 등에서 살 수 있지만 버스에서도 직접 구매 가능합니다. 단일권(일반 5,000원)은 시티·하버라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통합권(일반 10,000원)은 바다라인과 앞의 두 라인을 모두 탈 수 있습니다. 인천시민은 20% 할인됩니다.

출처:인천광역시공식블로그

지난 4월 16일 인천연구원은 ‘인천시티투어의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 대다수가 시티투어버스를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고, 투어버스를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208명 중 10명(4.8%)에 불과했습니다. 인천시티투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시티투어 존재 여부와 이층 버스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응답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석종수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인천시티투어 인지율이 높은 젊은 연령대를 고객으로 유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버스의 운행방법이나 노선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0월 23일 인천시가 공개한 올해 인천시티투어 운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투어버스 탑승객 수가 3만9164명으로 공개됐습니다. 운영 수입은 2억3122만 원으로 지난해 4만3821명이 탑승해 2억5854만 원을 거둬들인 실적과 비교해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3개 노선 가운데 송도와 연안부두, 개항장을 연결하는 ‘하버라인’과 ‘시티라인’은 좌석 대부분이 비워진 채 운행됐습니다. 하루 14회 운행하는 하버라인은 1대당 탑승객이 3.2명에 그쳤습니다. 시티라인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으로 말미암아 운행 횟수를 7회에서 4회로 줄였지만, 1대당 고작 1.6명이 탔다고 합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건 ‘바다라인’이었습니다. 송도와 인천대교, 인천국제공항을 순환하는 바다라인은 평균 9.5명의 승객으로 채워졌습니다.

출처:인천시티투어 홈페이지

인천시는 노선을 개편하고, 월미바다열차·인천애(愛)뜰과 연계한 테마 여행으로 시티투어를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송도와 영종을 오가는 바다라인은 신국제여객터미널을 경유하는 ‘바다노선’으로 유지하고, 하버라인과 시티라인은 운행을 중지합니다. 대신 송도와 인천 내항, 개항장을 순환하는 ‘개항장노선’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그밖에 서울에서 출발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테마형 투어는 기존 3개 노선에서 5개로 확대합니다.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강화 역사·힐링 코스, 영종 노을·야경 코스와 더불어 트롤리버스로 시범 운행 중인 ‘시간여행 투어’가 추가됩니다.

강화역사투어는 10월 2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1회씩 운행했습니다. 검암역에서 출발해 강화역사박물관과 평화전망대, 교동대룡시장, 고려궁지 등을 돌았습니다. 강화힐링투어는 매주 일요일 1회 운행했으나 지난 10월 말에 종료했습니다. ‘지붕없는 박물관’인 강화의 전등사, 마니산, 조양방직 등을 돌며 강화도만의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을·야경투어는 인천도시역사관 앞에서 출발해 인천대교를 지나 왕산마리나에서 낙조를 보고 되돌아오는 코스로, 오는 길에는 송도신도시의 빌딩 야경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월미바다열차와 연계해 인천항만공사의 에코누리호를 탑승하는 ‘월미바다 투어’, 인천시청 앞 광장인 인천애뜰을 경유하는 ‘인천애뜰 투어’가 눈길을 끕니다.

출처:인천광역시공식블로그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시티버스 노선을 시범 운영 중인데 표가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전했습니다.

광화문-인천 개항장-바다열차 체험-월미도 유람선(영종도로 이동)-파라다이스시티(영종도)-인천대교-송도 센트럴파크로 이어지는 코스 외에 광화문에서 출발해 개항장-바다열차-에코누리호 탑승 관광(항만공사 운영 홍보선)-송도 G타워 전망대-송도 수상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노선도 내년에 새롭게 선보입니다. 또 서울 강남·잠실역을 시작으로 소래습지 공원, 양떼 목장, 소래포구, 인천시청 광장, 부평 문화의 거리를 둘러볼 수 있는 신규노선도 편성 예정입니다.

시티투어는 여행자가 낯선 도시의 관광 명소와 쇼핑거리 등을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한 시내 순환관광 프로그램입니다. 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도시의 관광자원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이점이 있죠.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인천시티투어, 브랜드 인지도 낮다
중부일보, 2019.4.16.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인천핫플] 인천 시티투어 버스타고 떠나는 ‘소확행’
인천투데이, 2019.7.12.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텅 빈 ‘시티투어’ 노선 바꿔 승객 유치
인천일보, 2019.10.2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사설] 발상의 전환 필요한 인천시티투어
인천일보, 2019.10.2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5. 서울까지 보폭 넓히는 ‘인천시티투어’
경인일보, 2019.10.3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