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창작소 <시작공간 일부>

청년문화창작소 <시작공간 일부> 소개

오랜 기간 준비를 마치고 지역 청년창작자들을 위한 <시작공간 일부>가 2020년 3월 오픈했습니다. <시작공간 일부>는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문화창작소로, 창작자들의 창작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조건이나 인연들을 매개하는 공간입니다.

○ 주 소: 중구 참외전로 100 (전동2-5) 2F <시작공간 일부>
○ 문 의 처: 032-766-5978
○ SNS채널: www.facebook.com/space1bu
○ 주최·주관 :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청년문화창작소 <시작공간 일부>
※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운영시설 임시 휴관 (2020.02.24.~ 별도 공지 시까지)

□ 시범 사업
○ 사업일정: 2020년 4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사업일정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워크숍 <포토쉽&비디오쉽, 디자인쉽, 애드쉽>
  <시작공간 일부>에서 펼치는 보다 쉬운 워크숍, “워크쉽”시리즈!!
○ 네트워크 PT데이 <나알람>
  <나알람>은 청년 창작자 및 예술가들이 경험을 함께 나누는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
○ 아카이브 <항해일지>
  기존 창작자들의 인쇄 기록물을 수집하고 공유하여, 초기 창작자들의 창작 가이드 제공
○ 문화기획자 양성
  <시작공간 일부>의 공간을 기반으로 한 문화기획 아이디어를 지원. 하반기 예정




인천역사통신 봄호 발간

<인천역사통신> 봄호

○ 역사칼럼 :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고려시대의 온역

○ 인터뷰 : 질병관리본부 국립인천검역소 박상표 소장 (코로나-19 대응의 콘트롤타워인 국립 인천검역소 소장 인터뷰)

○ 인천의 둘레길을 걷다 : 문학산, 계양산 부근의 둘레길 코스 소개

○ 항일운동 이야기 : ‘평범한’ 사람의 ‘당연한’ 생각이 불러온 징역 6개월

○ 시민통신원 만화 : 경인기차 통학생

○ 사진으로 보는 인천 : 강화도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천의 문화예술행사를 소개해드립니다.

인천의 문화예술행사를 소개해드립니다.
인천 예술가와 문화예술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를 인천문화통신3.0에서 소개해드립니다.

인천문화통신3.0은 매달 3주 목요일에 발행됩니다.

다음 달에 계획하고 있는 문화행사에 관하여 매월 2주 월요일까지 아래의 양식에 맞추어서 보내주시면,
지역주요행사 코너에 안내하겠습니다.

► 제출 자료 : 1. 포스터 2. 행사정보 3. 행사소개
– 행사 정보 : 일시, 장소, 문의, 주최·주관
– 행사 소개 : 원고지 1매, 즉 200자 이내

► 참고 : 인천문화통신3.0 재단소식

► 문의 : 032-455-7134 / onde@ifac.or.kr




도시 인천을 담은 이미지들 <2019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전>

[출처] 인천도시역사관

내가 사는 인천은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푸른 자연의 계양산과 긴 도로망이 뻗은 부평대로 그리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계양역의 풍경,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각자 살아온 경험과 생활하고 있는 곳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 300만 명이 모두 다를 것이고 다른 지역에서 바라본 인천의 이미지도 다양할 것이다.

인천 도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올해 3월부터 내년 1월까지 시각예술을 통해 작가들이 경험한 인천의 모습, 표현하고 싶은 인천의 모습, 기억하고 싶은 인천의 모습을 미술, 사진 등 각자의 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 展’이란 의미 있는 전시를 진행했다.


12월에는 노기훈 작가의 <1호선>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1호선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시작’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 철도가 시작되는그 철길을 따라 많은 사람과 물건이 오가고 그 속에 많은 이야기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1호선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도 있었을 것 같다. 전시를 기획한 작가는 1호선을 어떻게 바라보았을지 기대가 되었다. 전시장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이미지는 철길, 차갑고 딱딱한 고철의 느낌이 아닌 햇살이 포근하게 비치는 푸른 나무와 철길의 모습이다.

그와 대비되게 화면 양쪽으로는 철길 주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철도의 철길만을 생각할 때 그 이면의 풍경을 기록해서 보여주려는 것일까? 나에게 1호선하면 떠오르는 것은 인천역에 나와 마주치는 차이나타운의 입구 패루와 부평역의 광장, 그리고 용산역의 환승풍경, 서울역의 다양한 사람들, 시청역의 광장이다.


 전시를 보러가기전 경인일보의 전시소개 기사가 떠올랐다. 작가는 서울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경인선이 시작되는 인천역에 위치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2013년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인천과 서울을 꾸준히 오갔던 작가는 인천역에서 노량진역까지 26개의 역을 두 발로 걸으며 그 풍경을 사진에 담아 2016년에 26점의 작품으로 전시를 열었다고 한다.

[출처] 인천도시역사관

1호선 선로의 좌측과 우측을 2차례 걸으며 보이는 실체를 본인의 감각으로 그 상징을 포섭하려 했다는 그의 글이 다시 한번 생각나며 이번 도시역사관의 기획전시 제목과 알맞은 전시라고 생각 들었다.

그렇다면 타인이 바라본 인천의 모습을 본 관람객들은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게 될까? 전시를 하는 공간의 이름에서 그 의미를 조금 이해하고자 했다. ‘소암홀’


도시개발로 지금은 사라져버린 연수구 동춘동 750번지 일대의 소암마을의 이름을 간직한 그 공간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그리고 자신의 경험으로 도시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이 전시를 통해 사람들이 내가 사는 도시 인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 이정민




수다가 만드는 우리 동네 기획 <입에서 입으로>

<입에서 입으로> 포스터

필자는 일을 마치고 참여하다 보니, 5시 타임부터 참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인 줄 알았지만 다른 연령대들의 등장에 조금 놀랐다. 그러나 상황을 쭉 지켜보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녀가 있는 청년들은 아이들을 두고 올 수 없어 이 자리에 함께 오거나, 2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집에서는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수 없어서 부모님이나 남편과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도 함께하는 문화 프로그램

기획자의 말에 따르면, 서구에 사는 청년들은 활동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결혼해서 자녀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를 ‘청년’ 대상으로만 한정 짓기 어렵다. 
또한, 이번 기획의 목적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지역 주민 간의 대화를 나누고, 그 안에서 나오는 동네의 이야기들을 내년도 기획에 반영한다. 기획의 의도대로 청년들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리하여, 주로 청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외 마음이 청년인 주민분들과 청년과 함께하는 분들도 참여 가능한 방향으로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획을 위해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호화로운 한 끼를 제공해주었다는 것이다. 요즘에 바쁘다 보니 끼니를 잘 챙겨 먹는 것조차 일처럼 느껴져서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을 사 먹거나, 회의 같은 곳에서 주는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곤 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 바쁜 생활을 하고 있고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이번 기획에서는 지역의 가게와 협의를 통해 수프-빵-샐러드-스테이크-음료까지 이어져 나오는 코스요리를 참여자들에게 제공하였다. 누군가에게 대접받는 기분으로 먹는 식사라 너무 기분이 좋았고, 무엇보다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음식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 이후에는 기획자가 제시하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다 보니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나는 동네 주민이 아니라서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를 조금 걱정했는데,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다른 지역 주민이 바라보는 가정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가 끝나고 각자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었다. 퍼실레이터는 참가자들이 작성을 마친 포스트잇을 가져가서 전지에 붙여 함께 볼 수 있도록 벽면에 배치했다. 벽면에 붙은 포스트잇들을 보면서 다른 테이블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함께 보고 공유할 수 있었다, 함께 얘기를 나누지 않았어도 같은 의견이 나온 것을 발견했을 때 왠지 모를 반가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자들이 늘 하는 고민인 ‘지역에서 주민들을 위해 어떤 기획을 하면 좋아할까’에 대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내용을 보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은 발견할 수 있었고, 그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니었다 싶다. 그 외에 도 청년과 지역을 어떻게 연결하는가에 대해 부수적인 고민이 생겼다. 이 고민은 청년들만의 고민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청년들과 살아가는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도 함께 이야기하면서 극복해야 하는 고민이라고 느껴졌다. ‘왜 청년들은 인천을 떠나고 싶은가?’라는 포괄적인 질문이 아닌 ‘왜 동네에서 사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지는가?’라는 명확한 질문을 통해 하나둘씩 개선해나가다 보면, 동네를 지키는 청년들도 생겨나고, 어쩌면 그렇게 남은 청년들이 인천에서 더 좋은 기획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가정동에 대한 참가자들의 생각을 적은 내용 

· 사진 /
김지연




소파 방정환 탄생 120주년 기념 특별전 <방. 탄 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


제 목
: 방. 탄 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
기 간 : 2019년 12월 6일 ~ (매주 월요일 휴관)
장 소 :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
문 의 : 032)773-380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 02)322-551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행사정보

어린이날을 만들고 근대 어린이운동에 헌신한 소파 방정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열린다.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한국방정환재단과 함께 2019년 기획전시 <방. 탄 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를 12월 6일부터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대 어린이운동에 빼놓을 수 없는 소파 방정환 선생과 그 문학을 전시콘텐츠화한 것으로, 어린이들이 보고 만지고 듣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전시로 꾸민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동안 방정환 관련 전시가 몇 차례 있었지만 방정환만을 주제로 어린이가 중심이 되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전시는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의 전시가 국내 최초가 된다.




소파 방정환 선생 탄생 120주년 기념 특별전 <방탄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

소파, 몽중인, 깔깔박사 그를 지칭하는 많은 필명들. 30년 짧은 인생을 살다 갔지만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있는 소파 방정환 선생을 기념하는 특별전에 다녀왔다.

우리에게는 어린이날을 만든 사람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는 방정환 선생을 깊게 들여다보면 어린이 문학의 토대를 마련하고 동시에 아이들을 몹시 사랑했던 모습으로 드러난다. <방탄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 특별전에서는 사람 방정환의 모습과 그의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잃어버린 한글을 쉽게 읽힐 수 있도록『어린이』잡지를 출간하고 빈칸풀이나 수수께끼 문제를 내 아이들을 위한 문학의 장을 열었던 방정환 선생의 기발한 이야기는 한 사람의 한글 운동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넓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우습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때 그는 깔깔박사라는 필명을 썼으며, 탐정소설을 썼을 때는 북극성이었다가 이솝우화를 번역할 적에는 ㅈㅎ생이라는 다소 오묘한 필명을 적기도 했다. 다양한 필명처럼 그는 머릿속에 다채롭고 많은 생각으로 꽉 차 있었던 듯하다.

특별전에 들어가기 전 잊지 말고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그림도 그리고 문제도 풀 수 있는 체험지는 관람하는 재미를 한층 높여주니 아이의 손에 꼭 체험지를 쥐여 주고 답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떠나보자. 완성된 체험지는 공모전도 따로 진행하고 있으니 마지막 장에 응모방법도 꼭 잊지 말고 체크할 것.

기억 속 어린이날은 늘 기다려지고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했다. 그날의 꿈을 먹고 자란 ‘방탄어린이’가 곧 나이고 우리 모두일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려는 그의 작은 바람이 큰 물결이 되어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아이들에게 행복의 날을 만들어준다. 소파(小派)라는 그의 필명처럼.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방탄어린이, 새 시대를 열다>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 방문해 보아야 할 뜻깊은 장소다.

 

글 · 사진 /
시민기자단 임중빈




유쾌한 마을 공동체를 꿈꾸는, 서구 아라마을 문화기획단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을 만나러 가는 길… 필자는 초행길에서 십중팔구 헤매는 탓에 출발 전 지도 앱을 여러 번 확인했건만, 역시나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기자가 늦다니 이런 실례가 또 있나’라고 생각하면서 진땀을 흘리며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인터뷰 장소와 점점 더 멀어졌다. 혼자서는 도저히 못 가겠다 싶어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자 마중 나갈 테니 기다리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유쾌한 에너지가 가득 차 있어 긴장이 풀어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고지혜 대표였다.

손에 손잡고 마을을 넘어

고지혜 대표와 함께 인터뷰 장소의 문을 열자 화기애애하게 데워진 공기가 훅 쏟아져 나왔다.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소식에 하지은, 이희영, 허기연, 김민정, 전희진 회원이 이른 아침부터 자리해준 것이다. 뜨거웠던 그 날의 인터뷰를 전한다.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은 어떤 계기로 만드셨나요?
고지혜 특정 기획을 통해 만들어진 건 아니고, 마을 공동체 활동에 뜻이 맞은 서구 검암·경서 지역의 시민문화예술 동아리들이 모여 결성하게 됐습니다. 누가 먼저 나선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요. 활동도 인천 마을 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에 넣은 첫 기획안이 덜컥 선정되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첫 기획안 선정 이후 2018년도를 정말 바쁘게 보내셨겠어요?
고지혜 네, 기획안이 통과되고 첫 달에는 마을 주민들과의 주먹밥 소풍, 두 번째 달에는 마을 공동체를 잘 꾸리기 위한 교육을 받았고요. 세 번째로는 ‘서구 청소년 인권법’을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인권센터 ‘내일’의 하유미 강사님을 모셔서요. 그리고 8월에는 간재울중학교에서 ‘아라스 물총놀이’, 9월에는 검암초등학교에서 ‘강강술래 프로젝트’, 12월에는 인천문화재단 짝꿍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아모르 파티’를 개최했어요. 성과 발표와 정산까지 마치고 나니 에너지가 전부 소진된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늘 뭔가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 금방 다음 기획을 궁리하게 돼요.

 

정말 에너지가 대단하세요. 다른 회원분들의 참여계기도 궁금해지는데요.
허기연 전 대표님의 제안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했다가 이제 누구보다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김민정 멀티플레이가 안 돼서 처음에는 다른 동아리 활동과 병행하지 못하다가 대표님이 일손이 부족해 애쓰는 걸 보고 몇 번 도우러 왔다 갔다 하다 푹 빠졌지요. 저는 처음에는 자의는 없었어요(웃음).
전희진 대표님과 ‘우주최강 미녀들의 캘리그라피(우미캘)’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아라마을 문화기획단 결성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어요. 검암동 주민이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희영 저는 계양구 주민이에요. ‘길 위의 독서’라는 동아리의 대표이고요. 서구 주민은 아니지만, 마을 공동체를 위한 기획과 행사를 주최하는 고지혜 대표의 뜻에 공감해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동네에서 주민 스스로 판을 벌이고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기획들이 좋았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

 

와서 함께 즐기자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활동 중 특히 ‘아라스 물총놀이’와 ‘강강술래 프로젝트’가 많이 회자되고 있어요.
허기연 간재울중학교의 장소 지원을 받은 ‘아라스 물총놀이’는 정말 여러모로 재밌고 의미 있었어요. 아이들은 물총을 쏘고 물풍선을 터뜨리며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어른들도 오랜만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시원하게 여름을 즐긴 행사였지요. 참여자 모두 만끽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전희진 ‘강강술래 프로젝트’는 참여한 주민 모두가 손에 손잡고 운동장을 돌았던 것도 좋았지만, 부대행사로 마련한 전통공예와 전통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마을 어른과 아이가 하나 된 시간이었습니다.
김민정 김포에 사는 제 동생이 ‘강강술래 프로젝트’에 왔었는데 많이 부러워하더라고요. 자기 동네는 신도시라 이런 끈끈한 마을 기획이 없다면서. 같이 놀 수 있는 행사가 김포에도 있었으면 했어요.
이희영 강강술래 때 제가 신나서 운동장 도는 걸 목격한 제 조카가 이모가 그런 것도 하냐며 놀라더라고요. 저는 계양구에 거주 중이지만, 이제 여기 주민이나 다를 바 없다고 느껴요. 좋은 활동이라면 지역을 따지지 않고 참여하며 돕고 배우고 싶습니다.
하지은 돌이켜보면 마을 주민이 함께해서 참 좋았다 싶어요. 또, 물총놀이는 간재울중학교, 강강술래는 검암초, 인권교육은 고잔마을 측에서 장소 지원을 해주셔서 가능했지요. 마을 모두가 우리 기획과 함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규모 있는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보람도 크지만,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고지혜 정산 문서로 우리의 활동을 가늠하는 게 아니라 직접 와서 봐주셨으면 해요. 이건 아라마을 문화기획단뿐 아니라, 다른 시민동아리들이 지원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지원을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등을 알려면 와서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더 의욕적으로 할 수 있을 거예요.
김민정 저도 와서 보셔야 지원하는 기관과 동아리 사이에 신뢰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피드백은 지역 기여를 위한 노력으로 이어질 테고요.
전희진 시민동아리가 이용할 수 있는 대관 장소가 부족한 것도 알아주셨으면 해요. ‘아라스 물총놀이’나 ‘강강술래’는 저희 뜻을 좋게 봐주신 학교 측에서 장소 지원을 해주셨지만, 짝꿍 페스티벌 ‘아모르 파티’를 개최했던 장소는 대관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고지혜 저희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은 열심히 기획하고 활동하고 있으니까 저희 활동을 더 많은 분이 함께 해주셨으면 해요. 문화재단과 기관 직원분들도 언젠가 오셔서 함께 즐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고지혜 대표는 필자도 시민동아리 대표라고 하자 올해 활동 프로그램 교환을 제안했고 단체 사진 촬영 때는 테이블에 세팅도 해주셨다. 그 유쾌함이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을 이끄는 동력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새로운 시도, 마중물, 특별하고 재밌는 경험,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동시에 에너지가 소진되는 곳, 미친 척하고 미친 듯 놀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곳’ 등의 대답이 연이어 나왔다. 애정이 진하게 묻어있는 한 마디들이 좋은 에너지가 되어 전달되었다. 마을에 들어설 때는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마을을 나설 때는 연대의 연결점이 된 기분이었다. 긍정적 관점과 넘치는 에너지로 마을 공동체의 놀이문화를 새롭게 짜고 있는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활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서, 보고, 함께 즐기자.

글·인터뷰 / 생활문화동아리 일일 시민기자 김태겸




[큐레이션 콕콕] 키워드로 보는 2020 코리아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입니다. 꾀가 많고 영리하며 친근한(?) 동물인 쥐, 쥐의 해인 2020년 대한민국에는 어떤 트렌드가 펼쳐질까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그해의 띠 동물이 포함되는 영문으로 트렌드 키워드를 만들어 왔습니다. 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0’은 ‘MIGHTY MICE’입니다.

Me and Myselves(멀티 페르소나),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라스트핏 이코노미), Goodness and Fairness(페어 플레이어),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스트리밍 라이프),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초개인화 기술), You’re with Us, ‘Fansumer’(팬슈머),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특화생존),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오팔세대), Convenience as a Premium(편리미엄), Elevate Yourself(업글인간) 등 10가지죠.

2019년 대한민국 트렌드는 1.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2. 불안한 사회에서 나만의 휴식공간을 찾아 나서는 ‘케렌시아 현상’ 3. 대면 접촉이 필요 없는 ‘언택트 기술’ 4. 새로운 부가가치와 수요를 창출하는 ‘만물의 서비스화’ 5.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 세대 6. 자신의 취향과 정치 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하는 ‘미닝아웃’ 7. 기능적 관계나 반려동물이 대체하는 ‘대안 관계’ 8. 가성비를 넘은 만족을 주는 ‘플라시보 소비’ 9. 같은 성능, 같은 가격이라면? ‘매력 자본’ 10.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세상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는 노력’이었습니다.

2020년의 키워드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출처 : 아주경제

1. 멀티 페르소나
현대인들은 하나의 얼굴로는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가정, 직장, 학교에서, SNS 매체 등에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보여주기 마련입니다. SNS의 경우 그것이 카카오톡이냐, 유튜브냐, 트위터냐, 인스타그램이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소통하고, 심지어 하나의 SNS에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도 합니다.

‘멀티 페르소나’는 다층적으로 형성된 복수의 자아를 의미합니다. 중국의 변검 배우가 가면을 바꾸듯 현대의 소비자는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합니다. 본래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가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오늘날에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하는 심리학 용어로 쓰입니다. 트렌드 전망서는 ‘멀티 페르소나’가 갖는 특징으로 1.양면적 소비의 증가 2.취향 정체성 중요시 3.나를 표현한 캐릭터와 굿즈 열풍 4.젠더 프리 트렌드 등을 꼽았습니다.

이 중 양면적 소비(야누스 소비라고도 함)는 어떤 이가 간단하게 한 끼를 때워야 할 때는 저렴한 햄버거를, 데이트할 때는 비싼 프리미엄 햄버거를 먹는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소비패턴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패션 등에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젠더 정체성을 표현하는 일 역시 ‘멀티 페르소나’ 시대의 한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영남일보

2. 라스트핏 이코노미
최종 경험, 즉 마지막 순간에도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뜻합니다. 기존의 제품 중심의 동어반복적인 모방과 차별화 경쟁에서 나아가 고객과 접촉하는 순간에 집중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 라스트핏, 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안하게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이동’ 라스트핏, 구매나 경험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여정’ 라스트핏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3. 페어 플레이어
올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른 ‘공정’ 문제가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아무리 막내라도 자신의 작업을 합리적으로 인정 받아야합니다. 가사 노동은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고, 대학생들은 ‘무임승차’ 여지가 있는 팀 과제보다 개인 과제를, 주관식보다 객관식을 선호합니다.

분석가들은 해가 갈수록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페어 플레이어’의 라이프스타일은 1.기능 중심의 수평적 관계 지향 2.성 역할에 대한 고민과 진일보한 의식 3.계약과 매뉴얼 중시 4.만인에게 평등한 평가 시스템 선호 5.기업의 사회적 책임(선한 영향력) 고려 등입니다.

G출처 : 교보문고

4. 스트리밍 라이프
‘스트리밍(streaming)’은 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송되는 데이터가 물 흐르듯 처리된다고 해서 ‘스트리밍’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다운로드하지 않고 스트리밍하는, 음악을 듣는 방식을 넘어 생활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뀐 겁니다. 현대인은 소유보다 경험을,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을 중시합니다. 스트리밍하듯 가볍게 옮겨 다니며 경험·공간·상품·선택권을 초단가로 이용하는 방식을 소중히 여깁니다. 욕망이 큰 데 비해 충족 자원은 부족한 젊은이들은 경험에 집중하는 유목민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합니다.

5. 초개인화 기술
초개인화 기술은 개개인의 상황을 세분화해 적절한 순간에 원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식, 5G 등 눈부시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을 발판삼아 고객은 “그때그때 나의 상황에 어울리게 맞춰 달라”고 요구합니다.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지원 단계에 이른 겁니다. 이제 시장은 1명이 아니라 0.1명 단위로 세분화됩니다.

6. 팬슈머
팬슈머는 팬(F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 주체가 직접 투자와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과 브랜드, 스타를 키워내는 걸 말합니다. 빅 브라더가 대안을 제시하고 ‘고객과 함께’를 외치던 시대를 지나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팬슈머의 시대가 온 겁니다. 팬슈머는 상품의 생애주기에 직접 참여하고,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자신이 지지한 객체(상품, 사람 등)를 적극적으로 응원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소비자입니다. 크라우드펀딩, 서포터 활동,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대한 호응과 비판 등, 팬슈머가 미치는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교보문고

7. 특화생존
누구에게나 그럭저럭 괜찮은 것보다 소수에게 확실한 만족을 주는 선택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특화는 이제 차별화의 포인트를 넘어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핀셋처럼’ 고객 특성을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고객 니즈를 찾아내며, ‘컴퍼스처럼’ 상권을 구분하고, ‘낚싯대처럼’ 자사의 역량에 집중합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진화 개념인 ‘특화생존(特化生存)’은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업 경영의 새로운 처방전입니다.

8. 오팔세대
오팔은 58년생 개띠의 숫자 오팔을 의미하기도 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 오팔(OPAL)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색깔이 모든 보석의 색이 합쳐진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인 5060 신중년들이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 생활을 즐기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매하면서 관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인터넷과 신기술을 활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고 있는 겁니다. 모바일 쇼핑 등에 익숙하고, 유튜브 등 SNS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들은 앞선 시니어 세대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1.퇴직 후 다양한 직업에 다시 도전하기 2.취미와 여행을 위한 투자 3.실버서퍼(실버+인터넷 서핑), 웹버족(웹+실버) 4.콘텐츠 시장에 영향력 등의 특징을 갖고 있죠. 2030 세대만큼이나 신기술에 능하고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오팔세대는〈보헤미안 랩소디〉, 〈내일은 미스트롯〉열풍을 이끌기도 하며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9.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한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현대인의 노력과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새로운 프리미엄이 편리미엄입니다. 이런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앱 경제가 발달하면서 편리미엄은 2020년대를 맞이하는 필연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1인 가구,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 등이 주된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가사 노동·줄 서기·청소·운동 등 일상의 사소한 영역에서 자신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제품과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경험을 중시하지만 늘 시간에 허덕이는 현대인과 수시로 노동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가교형 노동자들의 절충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 업글인간
업글인간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입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함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 유형입니다. 업글인간은 남들이 알아주는 명문대 진학이나 대기업 입사와 같은 ‘성공’, 또는 스펙 경쟁으로 뚫은 관문이 사회적 지위를 잠시 보장할지는 몰라도 영원히 의미 있는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습니다.

“업글인간이 지향하는 ‘Better me’ 뒤에 숨겨진 말은 ‘than yesterday(어제보다)’라고 할 수 있다. 업글인간의 성장 동기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오는 불안이 아니라, 어제보다 못한 내 미래의 모습에 대한 불안이다.” 삶의 질적 변화를 원하는 업글인간의 등장으로 경험경제가 변화경제로 전환되고 있는 겁니다.

잡코리아는 알바몬과 함께 지난 12월 9~15일에 걸쳐 성인남녀 785명을 대상으로 ‘업글인간 트렌드 현황’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중 64.5%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며, 나 자신과 경쟁하는 업글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뉴시스

 

* 여기, 그리고 곳곳에 있는 ‘작은 히어로’들을 응원합니다. 한 해 동안 뉴스큐레이션을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소비자기획] ‘트렌드코리아 2020’ 키워드로 읽는 기업과 소비자의 공생
소비자경제, 2019. 11.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트렌드 연구자 김난도 교수, 2020년 소비 트렌드 대예측
주간현대, 2019.12.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2020년 트렌드 미리보기] ‘멀티 페르소나’에 주목하라
영남일보, 2019.11.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2020년, ‘세분화‧양면성‧성장’에 주목해 ‘현대인의 진짜 욕망’을 찾아라!
사례뉴스, 2019.11.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글/ 
이재은(뉴스큐레이션)

 




함께 계절을 만끽해요 – 절기(節氣) 체험 동아리 ‘학산 마실’

미추홀구 학산생활문화센터 ‘마당’에서 마을 주민들과 사계절의 정취를 나누는 ‘학산 마실’이 호평 속에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주민들에게 편히 놀러 오라고 손짓하는 듯한 이름 ‘학산 마실’. 그곳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기대되는 마음에 활동가분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가벼웠다. 

열정을 잇다

‘학산 마실’의 민후남 대표는 학산문화원 영화감상동아리 ‘하품학교’의 교장으로 지난 16년 동안 종횡무진 활동했다. 워낙 영화광인 데다 영화를 보고 친구와 나눴던 얘기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었기에 그 특별한 즐거움을 주민들과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몸이 피곤하거나 무료하면 산소 공급을 위해 하품하는 것처럼, 영화를 통해 일상에 하품 같은 활력을 붙어 넣자’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 16년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달 함께 볼 영화와 이야기할 주제를 선정했다. 어느덧 60대가 된 민후남 대표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하품학교’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자 자존감을 높여준 고마운 존재였다.”라고 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수없이 크고 작은 영화제가 생기고 비슷한 영화 감상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하품학교’는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그때 민후남 대표의 마음에 떠오른 단어가 ‘마실’이었다. 16년의 열정은 그렇게 새로운 절기(節氣) 체험 동아리 ‘학산 마실’의 결성으로 이어졌다. 

 
‘학산 마실’ 활동가들과 멘토, 학산문화원 기획실장이 함께하는 회의   8월 마실’ 포스터 이미지 제작 중인 이혜숙 주민활동가

향기로운 ‘마실’

민후남 대표와 뜻을 같이한 여러 주민활동가가 합류하여 ‘학산 마실’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는 멘토인 드라마고 ‘퍼포먼스 반지하’ 대표의 도움이 컸다. 공존을 위한 마을 생태계 조성에 힘써온 멘토와의 기획 회의에서 ‘절기(節氣)’라는 주제 단어를 떠올릴 수 있었고, 절기 공부를 통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즐길 놀이 개발에 이를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 문을 연 마을 절기 축제 ‘마실’은 사계절에 맞춰 네 번 열리며 지난봄(6월), 여름(8월), 가을(10월)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현재는 12월 19일에 있을 겨울 ‘마실’을 앞두고 기획 회의와 준비에 한창이다.

“멘토 선생님이 절기에 관한 공부 거리를 가져오시면 우리는 이 절기에는 이런 게 맞겠다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지난 ‘8월 마실’ 때는 연잎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흔치 않은 체험이고 맛도 있다고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봄 감자, 가을 고구마처럼 계절 간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꽃차 만들기, 그림 그리기, 오카리나 배우기 등도 함께해요. 활동가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에 이어 삼삼오오 앉아서 영화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어느새 공간은 계절로 가득하지요.” 민후남 대표는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되는 ‘마실’을 위해 공간을 비워주고 참여부터 마무리까지 따듯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는 학산문화원이 있어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전문가와 기관이 보내는 신뢰를 밑거름 삼아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실천이 모이고, 그 활력으로 직조된 마을의 이야기가 주민들 삶에 퍼져나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분명 향기로울 것이다.

 
‘6월 마실’ 그리기 체험 ‘모두 함께 그리는 아까시 나무’   ‘8월 마실’ 만들기 체험 ‘더위를 닦아내는 나만의 손수건 만들기’

그리고 봄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이혜숙 주민활동가에게 ‘학산 마실’이란 어떤 존재인가 물었더니, 잠시 말을 고르다가 “제법 스트레스. 그러나 어디까지나 긍정적 의미의 스트레스다.”라고 답했다.

“어느덧 올해는 ‘겨울 마실’만 남았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저는 학산문화원에서 ‘그림책 놀이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마실’과 함께 하게 되었어요. 그리기 체험, 홍보물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는데, 6월부터 두 달 간격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다 보니 제법 스트레스예요. 기획부터 제막까지는 계속 바쁘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잘 해내고 싶은 데서 오는 긍정적인 스트레스지요.”

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온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북적한 학산생활문화센터 ‘마당’에서, 준비해온 간식과 식사를 나눠 먹을 때 주민들 사이에서 물씬 피어오르는 정이 특히 좋다는 이혜숙 활동가는 앞으로도 계속 마을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마실’ 오세요

민후남 대표의 2019년은 어떻게 기록될까.
“‘하품학교’가 침체기에 있던 중에 ‘학산 마실’ 활동을 시작하면서 기획 공부를 많이 하게 됐고 ‘마실’을 잘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설픈 구석이 있을지 몰라도 꾸준히 살을 붙여나가고 싶어요. 저는 미추홀구 토박이에요. 말하자면 여긴 엄마의 자궁 같은 곳이죠. 그리고 학산문화원은 IMF 외환위기 시절 나를 쓰러지지 않게 잡아준, 전환점이자 성장의 공간이었습니다. 새로 시작한 ‘학산 마실’이 올해 걸음마를 무사히 떼었으니 내년에는 잘 걸을 수 있도록 다시 열심히 키워보려 합니다.”

(좌) 민후남 ‘학산 마실’ 대표, (우) 이혜숙 ‘학산 마실’ 활동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네 번 피고 지는 동안 사람은 무수히 넘어지고 일어선다. 삶은 쉴 새 없이 희비극을 오간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으로 이루어진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는 행간에 희망을 품고 피고 지는 삶들로 페이지를 더하며 새롭게 쓰인다. 16년을 한결같이 미추홀구의 주민 문화예술 활동가로 헌신한 민후남 대표와 시작을 알린 ‘학산 마실’ 동아리가 탐스럽게 피워낼 다음 계절이 기대되는 이유다. 주민의 일상과 삶에 친숙하게 맞닿은 기획으로 ‘함께, 즐겁게, 놀자’ 하는 ‘학산 마실’의 다음 일정은 미추홀구 학산문화원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술은 매일 먹는 음식이고 언제나 곁에 있는 친구이며 쉽게 만나는 들풀 같은 것이다.
– ‘빵과 인형극단’ 예술감독 피터 슈만

 

글·인터뷰 / 생활문화동아리 일일 시민기자 김태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