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문화원 행사 이모저모

[연수문화원 행사 소식]

사 업 명 전통혼례식 참가자 모집
시행일시 2020. 10. 31. (토) 11:00~
모집일시 2020. 9. 16.(목) 까지 선착순 접수
시행장소 원인재(인천 문화재자료 제5호)
주최/후원 주최 : 연수문화원 / 후원 : 연수구
문의 연수문화원 032-821-6229
내 용 연수문화원에서는 우리의 전통혼례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를 널리 보급하고, 전통생활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오는 10월 31일 진행 예정인 전통혼례식 참가자를 모집한다. 대상은 결혼 예정이거나 결혼식을 하지 못한 부부, 특별한 사연이 있는 부부, 지역의 소외계층 등으로 실제 결혼식을 우리의 전통 방식으로 올리고 싶은 연수구민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선발 된 세 쌍의 부부에게는 혼례 의상은 물론 혼례식 전반에 대한 지원은 물론 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뜻 깊은 백년가약의 의미를 만들 수 있도록 기념앨범과 액자 제작하여 증정할 계획이다.
사 업 명 향토문화탐방 <연수시티투어>
시행일시 2020. 7. 25. (토) 9:00~13:00
모집일시 2020. 7. 1. (수) ~ 선착순 접수 (전화 및 방문접수)
시행장소 연수문화원, 문학산 동남부와 승기천 일대
주최/후원 주최 : 연수문화원 / 후원 : 연수구
문의 연수문화원 032-821-6229
내 용 연수문화원은 주말을 이용하여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 연수구 일대의 문화유적지 및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연수시티투어>를 진행한다.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문화재와 역사인물을 탐구하고 문화관광자원을 돌아봄으로써 올바른 역사의식과 향토적 정체성을 일깨우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7월 일정은 문학산 동남부와 승기천 일대의 향토유산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7월 1일부터 35명 선착순 전화 및 방문 접수하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연수문화원 평생회원 가입 필수)
사 업 명 인천시민대학
시행일시 2020. 7.~ 9.
모집일시 선착순 접수 마감
시행장소 연수문화원
주최/후원 주최 : 인천평생교육진흥원 / 주관 : 연수문화원 / 후원 : 인천광역시
문의 연수문화원 032-821-6229
내 용 연수문화원은 인천의 시민교육을 활성화하고 지역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인천시민대학>을 운영한다. 6월부터 순차적으로 개강하는 본 수업은 인천의 다양한 섬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섬 스토리텔러 및 유튜버 양성교육’, 공감·동행·체험을 키워드로 삶과 밀접한 민주주의 실천을 위한 ‘공동체 민주시민교육’, 연수구 마을이야기를 배우고 마을조사와 구술정리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보는 ‘먼우금 마을 이야기 교육 및 지역사회 아카이빙‘ 3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 먼우금 마을 이야기교육 및 지역사회 아카이빙
– 기간: 2020.7.2.(목) ~ 8.24.(목), 매주 월요일 / 목요일, 총 16회
* 공동체 민주시민교육
– 기간: 2020.7.7.(화) ~ 8.25.(화) 매주 화요일, 총 10회(7.13./7.20(월) 온라인강의)
* 섬 스토리텔러 및 유튜버 양성
– 기간: 2020.7.1.(수) ~ 9.9.(수) 매주 수요일, 총 11회

사 업 명 연수향토이야기 <오페레타 전문가 양성 심화과정>
시행일시 2020. 8. 10.(월) ~ 11. 23. (월) 10:00~17:00 총 16회
모집일시 2020. 7. 1. (수) ~ 선착순 접수 (전화 및 방문접수)
시행장소 연수문화원
주최/후원 주최 : 연수문화원 / 후원 : 인천광역시, 연수구
문의 연수문화원 032-821-6229
내 용 연수문화원은 연수 향토 이야기 <오페레타 전문가 양성 심화과정>을 함께 할 참가자를 모집한다. 잊여져가는 연수구의 자연, 인문, 환경, 인물, 유적지, 유물, 역사, 민담, 설화 등의 이야기들을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게 전승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교육일정은 8월 10일을 시작으로 11월 23일 까지 매주 월요일 10:00~13:00까지 총 16회에 걸쳐 연수문화원에서 운영되며 이후 1회의 창작공연이 진행된다. 7월 13일부터 20명 선착순 전화 및 방문 접수한다.



롤란드 파르카스 Roland FARKAS

Roland FARKAS was born as a member of the Hungarian community in the closed society of the former socialist Czechoslovakia. He has experienced the transition from a communist society to a capitalist one in his early teens. After years of musical experimentation in different punk rock bands FARKAS’s interest gradually shifted towards visual arts. The artist moved to Budapest, Hungary ten years ago where he recently lives and works. During his art studies the artist became interested in the issues of contemporary life’s effects on interpersonal values and human condition

롤란드 파르카스는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의 폐쇄적인 사회에서 헝가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태어났으며, 십대 초반에 사회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의 전환을 경험했다. 다양한 펑크 록 밴드에서 수년간 음악적 실험을 한 이후 관심사를 점차 시각예술로 옮겨왔으며, 10년 전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로 옮겨 지금도 그곳에서 주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미술을 연구하는 동안 파르카스는 현대인의 삶이 대인 관계상의 가치와 인간의 조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New World Exchange, 35.2×18.6cm, over print on banknotes with transparent UV-active ink, 2018

# Q&A
Q. Introduce your work in general and the process of creation/production.
A. My recent works are ironic reflections on today’s universal capitalism. After realization of conceptual artworks mostly dealing with the role of art today, ten years ago I started to focus on the topic of ‘money’ as the symbol of current economic system. Banknotes – as the main material of these artworks – during the artistic process usually turn into an illustrative tool to reveal the system’s defects. I am also interested in money’s role as the common means of communication used in our daily lives that connects and separates people at the same time. In my previous projects realized with audience involvement I have modeled the devaluation of money in the post-crisis Argentina. I have examined the radical impact of the last few decades’ economic boost on South Korean society and analyzed the radical difference between art’s commercial and intellectual value in the Netherlands and Hungary. My works are realized in various medi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의 최근 작업은 보편적 자본주의에 대한 역설적인 생각을 담고 있다. 개념미술 작품의 대부분이 오늘날 예술의 역할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10년 전부터 현재 경제 시스템의 상징인 ‘돈’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기 시작했다. 작업의 주요 소재인 지폐는 작업 과정에서 주로 시스템의 결함을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와 더불어 나는 우리의 일상에서 사람들을 연결하거나 동시에 분리하기도 하는 일반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써 돈의 역할에도 관심이 있다. 이전에 작업했던 프로젝트 중에는 아르헨티나에서 경제적 위기 이후 일어난 화폐의 평가절하 상황을 모델로 삼기도 했었다. 또한, 나는 지난 수십 년간의 경제 성장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네덜란드와 헝가리에서 예술의 상업적 가치와 지적 가치의 근본적인 차이를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나의 작업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현된다.

 
 
CHANEGE, 12min 19sec, video installation, 2019

Q. What is your representative work/exhibition? And why do you think so?
A. In my latest solo exhibition entitled ’Bank of the Future Limited’ I focused on the society of “achievement-subjects” as it is defined in the book ‘The Burnout Society’ by philosopher Byung-Chul Han. I was interested in the symbolic places and characters representing today’s society that can’t be depicted anymore by the characteristic places of Michel Foucault’s disciplinary world of hospitals, madhouses, prisons, barracks and factories. It has been replaced by the society of shopping malls, fitness studios, airports, banks, etc. Because of their overflowing positivity, these symbolic environments are almost perfectly capable to exclude the possibility of any kind of revolt against the new regime of achievement society. Rather the increasingly threatening climate catastrophes are concluding the job worldwide instead of retired revolutionists with Molotov cocktails, having the only potential – however literally – to set our world on fire.
As one of the consequences of climate change is the migration of people that is envisaged in massive proportions in the future. Migrating middle class to economically more prosperous countries is substituted with even cheaper workforce from even poorer countries. Crises – either economic or ecologic – dissolve the order that regulates relationships among people.
For this project I used special transparent pigment – active only under ultraviolet light – to transform the design of banknotes and integrate ‘invisible’ scenes. I was inspired by one of Jorge Luis Borges’ allegoric stories. In the novel there are beings who are detained behind the mirror and one day they refuse to fulfil their punishment: the servile imitation of human gestures. In this project I was interested in the simultaneous depiction of the ideals of contemporary society and the broken reflection caused by the self-destructive chase for ultimate positivity.

Exhibition view of Bank of the Future Limited, Schemnitz Gallery, Banská Stiavnica, Slovakia, 2019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지난 나의 개인전 ‘미래 유한 은행(Bank of Future Limited)’에서는 재독 철학자 한병철이 그의 저서 <피로사회>에서 정의한 ‘성취주체(achievement-subjects)’의 사회에 초점을 맞추었다. 나는 오늘날의 세계를 대표하는 특정 장소와 사회에 관심이 있었다. 이는 미셸 푸코가 이야기 했던 병원, 정신병원, 감옥, 병영 그리고 공장과 같은 규율권력의 상징적인 장소로는 더 이상 묘사할 수 없는 것으로 푸코의 공간은 쇼핑몰, 피트니스 클럽, 공항, 은행 등의 사회로 대체되었다. 이는 넘쳐나는 가능성으로 인해 성취주의 사회의 새로운 정권에 대한 그 어떤 종류의 반란 가능성을 거의 완벽하게 배제할 수 있는 상징적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잠재적으로 유일한 (그러나 글자 그대로) 세계를 불태워 버릴 수 있는 화염병의 혁명이 물러난 대신, 오히려 점점 더 위태로워지는 기후 재앙이 전 세계를 종말로 이끌어 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예상되는 결과 중 하나는 앞으로 마주하게 될 심각한 인구 이주 문제이다. 중산층이 경제적으로 더 윤택한 국가로 이주하게 되면 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저렴한 인력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경제적인 위기나 생태적인 위기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제하는 질서를 해체시킨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자외선에만 반응하는 투명한 특수 안료를 사용하여 지폐 도안에 ‘보이지 않는’ 장면을 삽입했다. 이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시인, 평론가)의 우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보르헤스의 소설에서, 거울 뒤에 갇힌 존재들은 어느 날 노예처럼 인간의 몸짓을 따라해야 하는 형벌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나는 현대사회의 이상과 자기 파괴적인 추구로 인해 망가진 성찰을 동시에 묘사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BANK OF THE FUTURE LIMITED, transparent UV-active ink, stamps, banknotes, 2019

Q. What is the inspiration, motivation, moment of your work?
A. During both my gradual and post-gradual university studies I had the divine fortune to encounter inspiring personalities causing a 180-degree change in my artistic thinking. My curiosity and my rebellious nature led me towards uncharted waters of progressive artistic conceptions in the exciting period of freshly gained freedom after the fall of the communism in Eastern Europe. My interest shifted from painting towards video art, installation and performance art. I became interested in the tendencies of conceptual art and as a source of inspiration I read postmodern philosophy, sociology and art theory, watched avantgarde movies, listened to underground music and visited loads of galleries and museums of art. In my recent artistic practice I focus on the effect of cultural specificities on human values and contemporary human condition. My primary subject embraces social, economic, cultural, political issues and pointing out certain correlations between them.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나는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나의 예술적 사고를 180도 변화시킬 만한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또한 나의 호기심과 반항적인 성격은 동유럽 공산주의가 몰락 이후 새롭게 주어진 자유의 시기에 나를 진보적인 예술 개념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었다.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회화에서 비디오 아트, 설치, 퍼포먼스 아트로 옮겨갔다. 개념 예술의 경향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포스트모던 철학, 사회학 및 예술 이론 서적은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또한 아방가르드 영화를 보고,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들으며,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를 방문했다. 나는 최근 작업을 통해 주로 문화적 다양성이 인간의 가치와 동시대 인간의 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관련된 주요한 주제들은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문제를 아우르고 있으며, 나는 그 사이의 특정한 상관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BANK OF THE FUTURE LIMITED, transparent UV-active ink, stamps, banknotes, 2019

Q. How do you think about communication between art and spectators?
A. Ultimately my artistic practice is based on the opposition of intellectual property vs. the current regime of late capitalism. Let me be clear in saying that I do believe in art’s role in shaping of society and its potential to reach its audiences. Firstly, in the most basic level, it is evident that without art the world would be an infinite grey desert of bleakness. Secondly, most people agree that so called ‘high art’ is consumed only by a narrow elite. It might be so. But the role of art in today’s society is in a constant change. Messages of artist are passed over to audiences not only in the ‘white cube’ but also in public spaces but eventually it reaches broad masses on the internet, most typically on social media platforms. Artists of today have influence on before unknown audiences with issues targeted to their everyday life. I am convinced that every art is political by its nature.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궁극적으로 나의 예술적 실천은 지적 재산과 후기 자본주의 체제 간의 대립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분명히 밝히자면, 나는 사회를 형성하는 예술의 역할과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잠재력을 믿는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예술이 없다면 세상은 황량하고 암울한 회색빛 사막과 같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수 예술(high art)’이라는 것이 극소수의 엘리트 계층만 향유하는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예술가의 메시지는 ‘화이트 큐브’ 안의 관람객에게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의 관람객에게도 전달되며, 더 나아가 인터넷, 그중 가장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도 닿게 된다. 오늘날의 예술가는 알려지지 않은 관람객과 그들의 일상생활에 중점을 둔 문제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모든 예술이 본질적으로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ÉGALITÉ, LIBERTÉ, FRATERNITÉ, 210×245mm (3 pieces), engraved plexiglass with LED lighting, 2016

Q. Your wishes as an artist./ Your long-term plans./ Your goals and concerns, etc.
A. As an artist I wish to create more ‘open works’ as Umberto Eco referred to the topic in his book ‘The Open Work’. The book discusses the powerful concept of “openness”, the artist’s decision to leave arrangements of some constituents of a work to the public or to chance. I would like to improve my future works in that direction.
In one of my earlier performance art projects I decided to relax in a deck chair in the middle of the busy main square of a city. On a sign next to me the following text was readable: ‘An artist has the right to just lay around all day gazing at the sky’. I was trying to draw attention on the rights of individuals (not only artists) for a fulfilling and dignified life in a world that leaves less and less space for contemplation. One of my concerns aims to the cultural policies worldwide. I wish that the decision makers will have better understanding of the artist’s role in society – who creates cultural value in most cases free of charge – providing proper conditions for their creative functioning without ideological restrictions and predefined expectations.

 
 
NEW WORLD EXCHANGE, performance, Seoul Art Space Geumcheon, Seoul, 2018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가로서 나는 움베르토 에코가 그의 저서 <열린 예술작품(The Open Work)>에서 언급한 것처럼 더욱 ‘열린 작품’을 창조하고 싶다. 에코의 책은 ‘열림(openness)’이라는 강력한 개념에 대해 논의한다. 이는 작품의 일부 구성 요소를 대중에게 또는 우연히 공개하겠다는 예술가의 결정을 의미한다. 나는 앞으로의 작업을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나의 초창기 퍼포먼스 아트 프로젝트는 도시의 번잡한 광장 한가운데에 휴대용 의자를 놓고 거기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었다. 바로 옆에는 다음과 같은 텍스트를 배치했다. “예술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누워있을 권리가 있다.” 사색을 위한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서 (예술가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성취감 있고 품위있는 삶을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환기하고 싶었다. 나의 관심사 중 하나는 전세계의 문화 정책이다. 의사 결정자들이 (대부분 무료로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더욱 잘 이해하기를 바라며, 이념적 제한이나 암묵적인 기대 없이 예술가가 창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ARTIST HAS THE RIGHT TO JUST LAY ALL DAY AND WATCH THE SKY, performance, Czech, 2002

작가정보 : www.rolandfarkas.blogspot.com




토모코 키쿠치 Tomoko KIKUCHI

Based in Beijing, Tomoko KIKUCHI’s phothgraphy, video, and video installation works examining the themes such as gender, social changes and war, focus on the people who live in cracks of a dynamically transforming society. For example I and I (2005-2013), Lost Boundaries (2012) are the photographic and video works about young Chinese LGBT people who wander about the unclear boundaries separating men and women, where big changes are occurring in the sexuality in urban youth In every project she has been involved with their community fellowship for a long period of time. these works visualize the energy of crashes out of conflicts, and the human power to overcome the contradiction and complexity of the world.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토모코 키쿠치의 사진, 비디오, 영상 설치 작업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젠더, 사회 변화, 전쟁 등의 주제를 살핀다. 예를 들어, <나와 나(I and I)>(2005-2013), <잃어버린 경계들(Lost Boundaries)>(2012)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는 불명확한 경계, 곧 도시 청년들의 성 정체성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그 경계에서 헤매는 중국의 LGBT 청년들에 대한 사진과 영상 작업이다. 작가는 프로젝트마다 그들의 공동체 속에서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왔다. 이 작업들은 충돌에서 나오는 충격 에너지와, 세상의 모순과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능력을 시각화 한다.

Exhibition view of Go-Betweens: The World Seen Through Children, 2014
Lost Boundaries (잃어버린 경계들) & Wounded (상처 입은), Video installation, color, 2014

# Q&A
Q. Introduce your work in general and the process of creation/production.
A. Based in Beijing, my works examine themes such as gender, social change and war and focuses on the people who live in cracks of a dynamically transforming society. For example I and I (2005- present) and Lost Boundaries (2012) are photographic and video works about young Chinese LGBT individuals who wander about the unclear boundaries that separate men and women, and takes place where big changes are occurring in the sexuality in urban youth. The River (2013) is a photographic work about the life and death of contemporary society through the changes within the lives of fisherman living in the world’s biggest and longest rivers. Through these works I try to visualize the energy of the crashes that form from conflicts, and the human power to overcome the contradiction and complexity of the world.
I spend a long time researching, but when I start to shoot I try to forget all research because I do not want to be closed off by my research. In each project I include the community in which I have been engaging with for a long period of time. I sometimes live with the subjects and try to continue working with them until I change my values. When I can see the world in a completely different way from before, the work is almost done. It usually takes a long time until my values have been overturned several times, then the work is going to take shape.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나는 베이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며 젠더, 사회 변화, 전쟁과 같은 주제를 탐구하며,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틈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 청년들이 경험하는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큰 변화를 다룬 《나와 나》(2005-현재)와 《잃어버린 경계》(2002)는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는 불확실한 경계에서 방황하는 중국의 젊은 LGBT 층을 담은 사진과 영상 작업이다. 또한, 《강》(2013)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긴 강 주변에 사는 어부의 삶이 변화하는 것을 통해 현대 사회의 삶과 죽음을 그린 사진 작업이다. 이 작업들을 통해 갈등이 유발하는 충돌의 에너지 그리고 세상의 모순과 복잡성을 극복하는 인간의 힘을 시각화하고자 한다.
나는 리서치를 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조사한 것을 다 잊어버린다. 리서치에 국한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각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특정한 공동체와 오랜 시간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때로는 작업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과 함께 살면서 내 가치관이 변할 때까지 작업을 이어가기도 한다. 특히, 이전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될 때, 비로소 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내가 믿는 가치가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뒤집히고, 그 후에 작업의 윤곽이 드러난다.

Lost Boundaries, 7min, video installation, 2012

Q. What is your representative work/exhibition? And why do you think so?
A. I and I is a photographic series that witnesses rapid changes in China’s society and social awareness through the lives of transgender people. This project visualizes their energy and power to overcome the pressure not only from society and family but also from themselves. From 2005 to 2013, when I was involved in this project, it was the turning point in the awareness of Chinese people in regards to gender. I and I portrays Chinese transgender people, from the dark days when they lived an underground existence, to when they began to discern a gleam of light, to depicting the conflicts and spirits that exist between their ideals and reality.
I think this project changed my previous working style and builds up to the current working style in which I am involved in the subjects and observe the world surrounding them over a long period of time. I think from this project I learnt to manage to see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 subjects and world from wider perspectives and angles.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이 이유는 무엇인가?
A. 나의 대표적인 작업으로는 《나와 나》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이 작업은 트렌스젠더의 삶을 통해 중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사람들의 인식을 담은 사진 연작이다. 이 작업은 사회와 가족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받는 중압감을 극복하는 이들의 에너지와 힘을 시각화하고 있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2005년부터 2013년은 중국인들의 젠더 인식과 관련하여 전환점과 같은 시기였다. 《나와 나》는 중국의 트랜스젠더들이 지하에서 생활하는 존재였던 어두운 시절부터 한 줄기 빛을 보기 시작하던 시기까지, 그들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과 정신을 묘사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업 스타일이 변했고, 대상에 관여하여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하는 현재의 작업 스타일이 구축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대상과 세계의 관계를 더 넓은 시각과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I and I photography series, 2005-2013

Q. What is the inspiration, motivation, moment of your work?
A. My inspirations mostly come from people who I meet by coincidence or places where I was very strongly attracted without reason. In the beginning I usually have no intension to produce work with them but eventually the stronger and the more powerful their attraction are the more I involve in. It becomes a piece of work when my inner self resonates with the subject.
For some reason, the people and places that are strongly attracted to me, I realize later on, have a strong relationship with my own inner issues and also the issues with myself and this world.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주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나 이유 없이 강하게 매료된 장소에서 영감을 얻는다. 처음 의도는 작업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지만, 그 사람들이나 장소가 지닌 매력이 강하거나 더 클수록 더욱 관여하게 된다. 나의 내적인 자아가 그 대상을 상기시킬 때, 그것은 작품의 일부분이 된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내가 강하게 끌리는 사람과 장소는 나의 내적인 문제 또는 나와 세계의 문제와 강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

 
Lost Boundaries, 7min, video installation, 2014

Q. How do you think about communication between art and spectators?
A. I don’t think the work is completed when the artist has finished producing it, but after the audience sees it, receives emotions and thinking from it. And then I think it’s completed.
So I assume that communication between artists and their audiences is based on the artists’ deep thinking which can transcend time and space for wider audiences of different strata, generations, and different places.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작품은 작가가 작업을 끝냈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관객이 작품을 보고 얻는 수많은 감정과 생각이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시간이나 공간을 초월하는 작가의 사려 깊은 사고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계층 또는 세대에 속하거나, 매우 다른 환경에서 살아갈 관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Lost Boundaries, 7min, video installation, 2014

Q. Your wishes as an artist./ Your long-term plans./ Your goals and concerns, etc.
A. I will continue the project Dialogue which I’ve been currently working. This is a project that takes place in Japan, South Korea and China. This photography and video installation work aims at evoking conversations of people who are both perpetrators and victims of historical and current issues in these three different countries. Through this project I try to transcend the border, time and space to consider the essence of human nature.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나는 현재 일본과 한국 그리고 중국에서 진행 중인 《대화》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다. 이 사진 및 영상 설치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세 나라의 역사 및 동시대 문제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대화에 참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경, 시대,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 본성의 본질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Lost Boundaries, 7min, video installation, 2012

작가정보 : www.kikuchitomoko.com




비주체의 소중한 본질을 위한 정동적 조각

수평적 세계를 껴안는 방법 ver 5. 정현
비주체의 소중한 본질을 위한 정동적 조각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2019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의 시작을 여는 기획전시로 《수평적 세계를 껴안는 방법》이 12월 20일부터 2020년 5월 6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 중 인천 연고를 가진 중견작가를 재조명하는 전시로 참여 작가 각자의 작품 세계관을 살펴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인천문화통신 3.0에서는 3월부터 5월까지 매월 2명씩 참여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글을 만나본다.

 

정현, <서 있는 사람>, Railroad ties, 300x75x25cm(7ea), 2015

비주체의 소중한 본질을 위한 정동적 조각

수출입을 위한 항구, 철길, 공항을 가진 인천에서 살다보면, 운전을 하다 혹은 길을 걷다 거대한 컨테이너나 산업재료를 가득 실은 트럭을 자주 만난다. 트럭이 지나갈 때 아주 미세하지만 땅바닥이 슬며시 아래로 내려가고 트럭-기계에서 나오는 소리, 먼지와 경유 냄새 그리고 싣고 있는 재료들(원목, 고철 쓰레기, 수출용 차 등)의 형상, 냄새, 삐그덕 거리는 소리 등 비주체들이 뭉뚱그려 훅 들어온다. 대부분 안전을 위협받은 짧은 놀람이나 두려움으로 지나치곤 하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면 몸의 이곳저곳의 감각과 연결된 정서까지 섬세하게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에 깜짝 놀란다.

작가 정현의 폐침목 작업은 어린 시절 철길에서 일상적으로 느꼈던 이러한 기억에서 총체적인 감각과 정서를 담고 있다. 혹독한 시련의 과정을 거친 폐침목의 흔적에서 ‘겪음의 깊이’와 정서를 발견한 작가는 낮고 보이지 않는 하찮은 것들에 대해 가치를 드러내고 높이는 작업을 한다. 관람객은 첫 번째로 마주하는 메마르고 거친 시각적 형상이 주는 낯설고 어둡고 쓸쓸한 감정뿐 아니라, 경제적 쓸모를 다한 존재가 담고 있는 지난 시간 속 삶의 과정을 상상하고 사유한다. 겪음의 깊이를 가진 비주체들과 만나는 순간의 시공간은 예술을 문화적 향유와 취미로 만나는 일상적인 차원이 아닌, 여러 주체와 비주체의 시간과 공간이 복잡하게 횡단하는 차원을 요구한다.

정현, 인천아트플랫폼 전시 전경, Installation view at Incheon Art Platform

작가는 어린 시절 경험했던 폐침목에선 본질을, 오래되어 어둡고 침침했던 청관에선 깊이를 발견했다. 대학 시절 접했던 은율 탈춤에선 개인과 사회에 대한 의식의 형성을 시작했고 밴댕이, 망둥이 같은 생선에선 제철 신선함이 주는 소중한 의미를 깨달았다. 이러한 4가지는 작가가 자란 지역의 장소성과 관계하지만, 작가는 ‘고향’으로써 지역적 소재와 역사성을 재현하거나, ‘마계’로써 지역의 부재와 결핍을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세계 속 주체로서의 인간과 삶의 본질을 고민하고 예술가로서 삶을 스스로 조직하는데 좀 더 집중했다.

폐침목, 청관, 은율탈춤, 생선이 가진 타자성을 생각해보니, 인간과 비인간, 장소와 비장소, 주체와 비주체, 자연과 문화, 사물과 생물 등 인간 중심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벗어날 수 있는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작가가 인간의 본질과 깊이에 집중해온 것은 인간과 자본 중심의 세계에서 주체로서 인간의 본질이라기 보단, 수평적이고 관계적 태도에서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던 존재들 간의 이해와 해석을 기반으로 한 세계를 위한 실천을 위한 것이다. 사물, 공간, 문화, 생물 등 인간과 자본에 의해 가려진 비주체들이 가진 소중한 본질을 드러내는 순간과 과정을 함께 하는 장소성을 위한 시공간을 담은 작업인 것이다.

정현, <무제>, 462x84x94cm, Ascon, 2004
정현, <무제>, 650x150cm, Coal tar, oil bar on paper, 2017
정현, <무제>, 53×38.3cm(3점), Coal tar on paper, 2004

문화예술교육이나 생활문화에서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밝고 착한 감상과 체험의 매개로서의 예술의 역할과 의미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질을 추구하는 예술의 역할은 무겁고 어둡고 어렵고 낯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린 시간과 다른 방향의 공간을 가진 작업들이 가진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작가의 설치 작업들은 오래고 깊은 비주체들의 정동적 조각이다. 지역성과 역사성을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사물의 드러내는 특유한 감수성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고, 사물 자체의 실질적 표현으로 알 수 있다. 또한, 시간을 머금고 있는 ‘시간의 표현’으로서 실재적이다. 지역성과 장소성을 강조하는 공간 중심적 관점에서 시간성이라는 다른 축으로 넘어가는 존재론적 전회이다.

인간은 자라고 살아온 공간의 장소성에 깊이 관계하며 개인의 세계관과 감수성을 구성한다. 그러나 예술가로서 지역의 장소성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재구성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지역 예술 혹은 지역 작가라고 하는 말엔 물리적 공간으로서 지역 그리고 작업과 활동의 소재나 대상으로서의 장소성과 역사성으로 한정 하곤 한다. 작가 정현의 작업에서 인간 중심의 지역성, 장소성, 역사성과 긴밀하게 관계하기 보단, 수평적이고 관계적인 다종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비주체가 담고 있는 복잡하고 섬세한 시간성으로 소중한 본질을 찾아가고 인간과 자본 중심의 세계에 대한 성찰과 반성으로 재구성하는 다른 지역성으로서 로컬리티를 발견한다.

글/ 채은영 (임시공간 디렉터)

정현 작가 인터뷰 작가 인터뷰 영상 바로가기

*정현(b.1961-, 인천출생)은 조각을 통해 재료가 가진 응축된 시간의 힘, 그 역사성을 드러내온 작가이다. 그는 철길의 침목(枕木), 아스팔트 콘크리트, 석탄, 등과 같은 산업폐기물을 재료로 얼굴이나 신체를 형상화하며 독특한 인간상을 구축해 왔다. <서 있는 사람>은 폐침목을 재료로 혹독한 현대 사회를 극복해 나가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나타낸 작품으로 인체의 모습은 거의 사라진 채 나무 원재료의 질긴 추상성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인간과 산업사회, 인간과 근대 문명의 치열한 대결과 화해의 기념비적 형상으로 귀결된다. 아스콘으로 제작된 <무제>는 땅에 누운 인간의 형상, 공중에서 보았을 때는 산맥의 일부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도 재료, 즉 아스콘 자체가 조각이 되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조각의 연장선상에 있는 드로잉 작업에서는 콜타르와 같은 재료가 강하게 부딪히며 드러나는 필과 획의 선적인 조형감이 재료 자체의 에너지로 현전한다. 오래되고 투박한 재료, 그 자체에 미적인 가치를 더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지나온 과거를 목도하는 동시에 우리의 현재를 사유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재료의 용도를 다한 재료의 물성이 드러내는 인간의 역사와 초월적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정현은 인천에서 출생해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홍익대 조소과와 파리국립미술대 조소과를 졸업했다. 1992년 원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도쿄, 베이징, 프랑스 등을 무대로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04년 김종영 미술관 ‘오늘의 작가상’, 2009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상’, 2017년 인천문화재단 ‘우현 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채은영은 통계학, 예술경영,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도시 공간에서 자본과 제도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갖는 시각예술의 상상과 실천과 관심이 많은 리서치 기반 기획을 한다. 2016년부터 시각예술과 로컬리티, 생태 정치 관련 활동을 하는 임시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답하지 않는 것 ; 차기율의 고고학적 풍경

수평적 세계를 껴안는 방법 ver 6. 차기율
답하지 않는 것 ; 차기율의 고고학적 풍경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2019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의 시작을 여는 기획전시로 《수평적 세계를 껴안는 방법》이 12월 20일부터 2020년 5월 6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 중 인천 연고를 가진 중견작가를 재조명하는 전시로 참여 작가 각자의 작품 세계관을 살펴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인천문화통신 3.0에서는 3월부터 5월까지 매월 2명씩 참여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글을 만나본다.

 

차기율,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종이위에 콘테, 연필, 200x70cm, 2010-2013
차기율,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종이위에 콘테, 연필, 오일컬러, 200x70cm, 2013

답하지 않는 것 ; 차기율의 고고학적 풍경

자연은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에도 미의 근원이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서 미적 경험을 이끌어내는 인간의 특성과 자연과 같은 미적 상태를 궁극으로 추구하는 욕구가 결합한 지점에 예술작품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예술의 형태로 자연에 감정을 이입하고, 그것을 재현하고, 추구하는 경향은 자연과 예술의 관계에 관한 오랜 역사를 만들어왔다. 차기율이 “순환의 여행”, “고고학적 풍경”과 같은 이름으로 자신의 작업을 자연적 상태와 연계하는 방식 역시 이러한 역사에 뚜렷한 지점을 남기고 있다. 이는 그가 자연에 내재한 순수한 목적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작업 안에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통해 나타난다.

그는 이천 년대 이후, 고비사막이나 호주의 중앙 사막과 같은 척박한 오지에 이끌려, 그곳을 걷고, 방랑하는 고행자적 태도로 자신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본능을 일깨운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 대한 이러한 직관은 자신의 신체를 거대한 자연 안에 숨 쉬게 하고, 자신 안에서 자연이라는 원초적 고고학을 발굴하는 과정이다. 자연이 수행하는 순수한 목적이 예술이 지녀야 할 순수한 상태와 연계되어 운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그가 선택한 작업의 소재이다. 그는 자신의 삶 주변에 가장 역동적 자연의 형태인 서해와 인천의 갯벌에 주목한다. 한국의 갯벌은 지구적으로 손꼽히는 규모와 생태적 다양성을 품은 것으로, 차기율은 그 독특한 환경을 생태적 미술의 질료이자 언어로 삼은 것이다.

차기율, <고고학적 풍경>, 소성된 갯벌,철, 249x962x30(h)cm, 2019

그는 <고고학적 풍경>에서 갯벌에 생성되는 다양한 게집을 그대로 떠낸다. 그리고 이를 구워내는 소성 과정을 통해 밀물이 들어오면 이내 사라져 버리는 갯벌의 게집을 단단한 테라코타로 만든다. 각각의 테라코타는 하나의 단위와 같이 집적되고 또 하나의 거대한 대지가 되어 전시장 위에 놓인다. 이렇게 자연의 순환 속에 있는 대상을 미적 조형물로 전환하는 일은 자연과 인공이라는 구분 자체를 모호히 하고, 오롯이 자연을 사유함이 예술 자체의 근원이자 또한 경험을 관통하는 공통의 어휘임을 보여준다.

특히 그의 작업이 갯벌 위에 무수하게 펼쳐진 게집을 사각의 형태로 떼어내고, 그것을 다시 하나하나 구축하여 미적 영토로 변화시키는 방식은 인간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파괴되는 자연 대상의 나약함과 더불어 그것이 지닌 근중한 힘과 자기 목적성을 암시하는 양가적 합일을 지닌다. 이는 가다머(Gadamer)가 『진리와 방법』에서 칸트의 미학을 설명하면서, 자연의 순수가 인간과 그 사회적 악덕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우리에게 무언가 말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과 같이, 자연은 인간에게 피동의 대상임과 동시에, 인간이 회귀할 근원적 장소임을 드러낸다. 따라서 그가 채집하여 구축한 “고고학적 풍경”은 생태적 문제의식과 자연의 순환 모두를 아우른 상태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차기율, <땅의 기억>, 판넬위에 흙, 나뭇잎, 흑연, 120x62cm, 2002
차기율, <땅의 기억>, 판넬위에 흙, 나뭇잎, 흑연, 120x62cm, 2002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관객이 자신의 작품에서 보았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작품은 자기 스스로를 성찰하며 자아를 완성하는 과정이며, 작품 자체는 관객이 질문은 던지는 대상이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즉 작품은 관객의 자유를 통해 온전히 관객이 보고 느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그가 작품이 마치 자연의 대상과 같이 관조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은 아무 것도 답하지 않지만, 그 답을 찾아내는 것은 그 앞에 선 우리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미에 대한 특정한 의도나 목적을 지니고 있지 않고, 오히려 이것을 미로 이끄는 것은 자연과 관계하는 인간의 감각과 미의식이듯이, 자연의 존재 방식의 환유를 통한 그의 작품 또한 묵묵히 발현하는 성찰의 대상으로 우리 앞에 운동하고 있는 것이다.

글/ 구나연 (미술비평가)

차기율 작가 인터뷰 작가 인터뷰 영상 바로가기

*차기율(b.1961-, 경기도 화성 출생)은 드로잉, 페인팅, 사진 등 광범위한 매체의 실험과 설치작업을 통해 우주의 기원과 순환, 자연의 유기적 생성과 소멸에 대한 작업을 이끌어 왔다. 그는 자연에 감정을 이입하고, 자연에 내재된 순수한 목적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현대 인류가 고민해야 하는 근원적 문제와 인간과 자연, 문명이 상호 보완하면서 상생하고 화해해야 하는 관계성에 대해 고민한다. 최근에는 자연의 순환원리에 의해 성장하고 변모되어온 사물에 작가로서 최소의 의견을 더하여 개입함으로써 자연이 지니는 원초적 힘과 가능성을 존중하는 작업을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상호 보완적 관계를 통해 생명의 본질과 태도를 성찰하며 인류의 수직적 성장과정과 수평적 연대 과정을 추적하고자 한다. 그는 샤머니즘과 토테미즘, 범신론적 관점을 기저에 두고 ‘부유하는 영혼’, ‘땅의 기억’, ‘사유의 방’, ‘순환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의 영역을 넓혀 왔으며, 이 주제들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순환의 여행/ 방주와 강목 사이>는 자연의 순환원리로서, 그 원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 삶의 존재를 의미한다. 얼히고 설킨 넝쿨 나무를 연상시키거나, 자연 상태의 배 형상을 연상시키는 이 구조물은 일종의 배, 노아의 방주와도 같은 구원의 배를 상징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문명과 인류의 발전 안에서도 자연의 치유의 과정을 통해서만 인류는 구원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고고학적 풍경/ 불의 만다라>는 인천을 거대 도시와 생명을 품은 바다가 접해있는 지역으로 보고, 강화도의 갯벌 흙을 구워 제작한 것으로 지역의 역사성과 생태학적 가치에 주목한 작품이다. 테라코타로 흙을 구워 일정한 크기의 게의 구멍(집)이 모여 거대한 갯벌을 이루는 그의 작품은 스펙터클한 시각적 효과를 자아내는 동시에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환기시키며 인류의 수직적 성장과 수평적 연대 과정을 추적하고 고민하게 한다.
차기율은 인천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현재 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첫 개인전 부유하는 영혼전(단성갤러리, 1992)을 시작으로 서울, 인천, 로스앤젤레스, 버몬트에서 개인전을 선보였고,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 프로젝트에 참여해오고 있다.

*구나연은 미술비평가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8년 제 1회 플랫폼 문화비평상을 받으며 비평 활동을 시작하여, 한국과 일본의 동시대 미술에 관한 여러 평론을 써 왔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중이며, 저서로는 『표류의 미술』(2018)가 있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사회적 안정망을 바라며

문화예술인을 위한 사회적 안정망을 바라며

이찬영(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 이사장, 인천문화재단 이사, 인천 민예총 이사)

20세기 이후 전쟁을 제외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마비되게 만든 적이 없을 만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은 삶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다. 관광업계, 서비스업종,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 항공업계, 무역업종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서 자유 경쟁의 시스템으로 자본주의가 만들어온 구조에 문제가 생겼다. 사회적 현상에서도 적어도 6개월 이상 학교를 가지 않고 인터넷에 매달려 학습하는 아이들, 사회적 돌봄이 어려운 아이들의 가정 돌봄으로 인한 부모들의 어려움, 집에서 머물면서 활동반경이 좁아진 노인들의 문제, 다중이 모인 시장, 마트 등의 공간이 아닌 인터넷 쇼핑으로의 변화, 인류가 사회를 형성하면서 만들어온 공동체적 활동은 이제 미지의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려워졌다. 사회적 현상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문화예술에도 두말할 나위 없이 문제가 생겼다. 사스, 메르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어떤 전염병이나 사회적 질병현상보다도 강력한 파괴력으로 문화예술 구조 전체를 흔들고 있다. 문화산업, 문화예술 공연 창작, 문화예술 교육 등 전 분야가 완전히 마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사회, 경제, 문화 현상은 경제, 사회적인 구조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왔고, 국민들의 재난소득을 넘어서 기본소득, 사회복지, 기후환경 대응, 지속가능한 사회, 세계화에 대한 로컬의 대안 등으로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 대한 포스트 코로나를 예측하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던 문화예술분야의 구조와 문화예술가들의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논의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지난 5월 19일 ‘문화예술인 권리보장법’이 국회 법사위에서 무산되어 아쉽긴 해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문화예술인의 다양한 사회적 권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제외한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술인들도 고용보험을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예술인들의 권리가 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헌법적 기본권으로 국민의 문화권을 보장하는 ‘문화기본법’(2013년)이 제정된 이래 국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향상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이 공공에서 여전히 아쉽지만 진행 중이다. 문화예술의 한 당사자로서 문화예술사업 공모를 통한 사업지원이 전부였던 문화예술인에 대한 공공의 지원과 노력이 이제는 예술인들의 기본소득 논의까지 넓어지게 되었다. 2018년 인천발전연구원이 조사한 인천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상황을 보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예술가는 60%, 4대 보험 미가입은 76%이다. 예술가들의 70%가 프리랜서로서, 생활임금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르바이트나 가족의 경제적 지원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형편인 것이다. 이는 생애주기에 기반한 분배로서 아동수당, 가족수당, 청년수당 등의 사회수당으로서는 예술인들의 삶을 보호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기본소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청년기본소득을 주도했던 성남시의 사례가 경기도로 확장될 예정이다. 세대를 대변하는 사회적 정당성이 문화예술인에 대한 기본소득으로 예술인들의 활동과 삶을 보호할 때 많은 사회적 자산을 형성할 것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의 예술인 코로나지원금과 다양한 형태의 지원, 그리고 연수문화재단이 예술인들에 지원한 예술인지원금 등은 제도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실제 기본소득으로 청년기본소득을 시행했던 사례를 상기해보면 예술인 기본소득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술인 기본소득에 있어 지급대상선별, 지급금액과 지급방식, 재원, 예술가 지원의 정당성에 대한 어려움 등이 쟁점으로 있지만 이는 이번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하는 여러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문화연합(AFA- americans for the arts)은 문화예술을 지원해야하는 10가지 이유를 발표한 적이 있다. 문화예술은 사회발전의 근간이며, 문화예술교육은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문화예술은 산업발전의 원동력이며, 지역상권에 도움을 주며, 소중한 관광자원이며, 수출전략산업이다. 또한 문화예술은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며, 육체,정신적 건강에 이롭고, 공동체를 활성화하며, 창조산업의 근간이다. 이는 사회적 자산으로 문화와 예술을 지키는 것은 정치, 경제, 사회에서 긍정적 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시민의 문화권을 지키는 것도, 예술인들의 삶에 대한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의 논의와 실천의 시작을 인천에서 먼저 진행하면 좋겠다.

 


이찬영




인천둘레길과 종주길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인천둘레길과 종주길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인천의 둘레길과 종주길, 이야기를 담다』(인천광역시, 2019) 소개- ②

안홍민(인천문화유산센터 연구원)

『인천의 둘레길과 종주길, 이야기를 담다』를 읽다 보면 둘레길 곳곳 역사와 문화의 현장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이 책에서 소개된, 인천의 둘레길과 종주길에서 만날 수 있는 인천의 다양하고 매력적인 모습들 중 몇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인천의 오랜 역사와의 조우(본서 1장, 6장)

먼저 인천의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코스는 어디일까요? 바로 계양산을 지나는 둘레길 1코스와 종주길 1코스, 문학산을 지나는 둘레길 8코스와 종주길 8코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계양산은 과거 계양·부평도호부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인천과는 구별되는 부평문화권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죠, 종주길 1코스를 따라 계양산에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계양산성을 만납니다. 계양산성은 삼국시대로 그 역사적 연원이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5년 발굴조사에서는 백제의 것으로 보이는 목간(木簡) 출토되기도 하였죠. 또 계양산에서는 이규보의 숨결도 느낄 수 있습니다. 둘레길 1코스를 걸으며 계양산을 내려와 장미원을 지나면 이규보 시비(詩碑)가 우뚝 서 있습니다. 시호(詩豪)라고 불리는 이규보는 계양도호부부사(桂陽都護府副使)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문학산은 인천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레길 8코스와 종주길 8코스가 바로 문학산을 지납니다. 문학산성이 위치한 문학산은 먼 옛날 비류(沸流)가 정착했던 이른바 ‘비류백제(沸流百濟)’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천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죠. 이후 문학산 근방은 전통시대 인천의 중심지였습니다. 우리가 원인천이라고 부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미 잘 아시겠지만 조선시대 인천의 중심인 인천도호부 관아도 문학산 근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넝쿨만이 무성하게 자라 있는 문학산성 성벽 앞에 서서 인천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묘한 감정에 빠져듭니다.

근현대의 격동·낭만·추억을 느끼는 길(본서 8장)

인천의 근현대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남긴 시기입니다. 개항 이후 인천은 근대문물도입의 전면에 서게 됩니다. 그 리고 인천은 근대도시로 변화하였습니다. 개항, 신문물의 도입, 외세의 침탈, 전쟁, 산업화, 민주화 등 격동의 시기를 가장 처절하게 겪은 곳이 인천이었습니다. 바로 그러한 역사의 여러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인천둘레길 11~14코스입니다.

지금은 구도심 또는 원도심이라 불리는 중·동구 지역을 지나는 11~14코스에는 근대도시, 산업도시로 성장한 인천의 다양한 면면이 담겨 있습니다. 도시의 성장기,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함 속에서 희망을 일구어나갔던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달동네 골목길(11코스), 개항의 낭만과 외세 침탈의 아픔이 공존하는 공간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된 근대 개항장 거리(12코스), 끔찍했던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지만 지금은 인천시민의 여가, 휴식,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월미도(13코스), 바다와 함께 한 인천 사람들의 치열하면서도 정겨운 삶의 터전이었던 옛 부두들(14코스)까지……

평소에는 무심하게 지나쳤을 수도 있던 그곳들이 바로 오늘날 인천을 만든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그 동네, 그 거리에서 인천의 격동·낭만·추억을 만나고 싶다면 인천둘레길 11~14코스를 걸어보세요.

강화도, 그곳에서 만나는 또 다른 인천(본서 9장)

1995년 인천광역시 출범과 함께 인천에 편입된 강화도. 강화도는 한국역사의 모든 시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천이 가진 역사의 보물 창고가 바로 강화도일 것입니다. 그곳 강화도에도 인천둘레길이 이어지고 그곳에서는 도심과는 또 다른 인천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천둘레길 15코스는 강화도로 들어갑니다. 강화도의 마니산이 인천둘레길이 지나는 곳입니다. 인천의 산 중 가장 높은 마니산(해발 472.1m)은 우리나라에서 기가 가장 센 산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기를 받기 위해 일부러 마니산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죠. 둘레길로 산을 오르다 보면 기 받는 계단을 만납니다. 이름은 기 받는 계단이기는 한데 경사가 가팔라 숨을 헐떡거리며 겨우 계단을 오르면 이것이 기를 받는 것인지, 기를 빼앗기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힘을 내어 정상에 오르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섬과 바다의 모습에서 맹자(孟子)가 말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는 곳이 이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마니산의 정상에서는 참성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득한 옛날 단군이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곳이죠. 실제 단군이 이곳까지 올라 제사를 지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은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개천절에는 개천대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국체전 때는 참성단에서 칠선녀가 성화를 채화하기도 하죠. 참성단에서는 옛 사람들의 어떤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둘레길 15코스를 걸으며 마니산에서 호연지기도 기르고 인천의 또 다른 모습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천둘레길과 종주길을 걷다보면 인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천의 둘레길과 종주길, 이야기를 담다』가 그 만남의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역사 속의 디아스포라와 경계인〉 학술회의 개최

<역사 속의 디아스포라와 경계인> 학술회의 개최
인천문화재단-경기문화재단-한국역사연구회 공동 개최

○ (재)인천문화재단은 경기문화재단, 한국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5월 23일(토) 10시~18시까지 <역사 속의 디아스포라와 경계인>이라는 주제로 제3회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했다.

○ 이번 학술회의는 ‘이산’과 ‘이주민’에 대한 역사적 연원과 사례를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통시대적으로 고찰하며 총10개의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기조강연은 근대 인천의 디아스포라와 경계인이라는 제목으로 인하대 이영호 교수가 발표했으며, 오전에는 제1발표~제4발표로 고대와 고려시대 경계인에 대해서, 오후에는 제5발표~제10발표로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해방 후, 냉전시기 경계인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 이번 학술회의는 코로나19 감염 및 예방을 위해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발표자·토론자만 모였고, 유튜브 채널 ‘인천문화재단IFAC’, ‘한국역사연구회’에서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 인천문화유산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행사와 학술 발표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황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접점을 마련하고자 했다.

문의 : 032-455-7169




신중년의 두 번째 삶을 위한 배움,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개강

신중년의 두 번째 삶을 위한 배움,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개강
○ 인천문화재단,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생활·예술학교 참여자 모집

○ (재)인천문화재단에서 신중년(만 50~64세) 세대를 대상으로 “2020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참여자를 모집한다.

○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두 번째 삶을 위한 열린 학습플랫폼으로, 인천 시민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더욱 풍요로운 생애전환기를 보낼 수 있도록 인천문화재단, 인천광역시 미추홀도서관, 인천서구평생학습관, 연수문화원, 식생활교육인천네트워크가 협력하여 함께 운영한다.

○ 올해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다시 쓰는 생활의 기술, 읽고 쓰는 몸을 위한 예술”을 주제로 의상, 농사, 요리, 무용, 드로잉, 영상미디어 6개 분야의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정 당 10회 내외 운영한다.

○ 올해는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전개 양상 등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며,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

○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생활학교와 예술학교 이외에도, 워크숍과 특강, 학습활동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중 스스로 찾아가는 생애전환 탐구활동을 지원하는 <학습활동 지원>은 <생활학교·예술학교>와 <생애전환 워크숍> 수료자에 한하여 선정한다.

○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인생 전환기 시점을 맞은 만 50세~64세 인천시민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http://www.ifac.or.kr) 및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032-760-1094) 또는 각 강좌 운영기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2020년 ‘트라이보울 시리즈’, 바로크 음악의 향연으로 시작!

2020년 ‘트라이보울 시리즈’, 바로크 음악의 향연으로 시작!
○ 인천콘서트챔버와 함께하는 비발디 클래식 콘서트
○ 코로나 19 여파로 무관중 공연 진행

○ (재)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트라이보울은 5월 27일, 2020년 트라이보울 시리즈 첫 공연을 무관중으로 개최했다. 트라이보울 시리즈는 올해로 6회차를 맞는 트라이보울의 대표적인 기획 시리즈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에 인천 시민들에게 찾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 장르는 클래식으로 피아노, 첼로, 성악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당초 3월로 계획되어 있던 트라이보울 시리즈를 5월로 변경하여 진행했으며, 최근 인천 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거리두기 좌석제’에서 ‘무관중 공연’으로 전환하여 진행했다.

○ 트라이보울 시리즈의 5월 공연은 바로크 시대의 곡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인천 콘서트 챔버의 공연으로, 인천 콘서트 챔버는 총 9명으로 구성된 앙상블로 KBS 문화의 향기, SBS 화첩 기행 등에 출연했고, 다양한 음악을 완성도 있고 친숙하게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트라이보울 시리즈를 통해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비발디의 대표 작품을 감상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 기악과 성악 편성으로 구성된 본 공연은 바로크 시대 원전악기 하프시코드와 각종 현악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로그램은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봄>, <현악기와 통주저음 악기를 위한 협주곡 다단조>, 카운터 테너 협주곡 <스타바트 마테르>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작품의 역사적 의미와 시대 배경으로 이해하는 공연 해설”로 인천 콘서트 챔버의 이승묵 대표가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 <트라이보울 시리즈>로 5월 27일에 진행한 무관중 공연은 6월 2일 오후 5시 트라이보울 홈페이지, 페이스북, 재단 페이스북, 인천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된다. 트라이보울 시리즈는 11월말까지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트라이보울 하반기 공연 및 기타 자세한 사항은 트라이보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의처 : 인천문화재단 트라이보울 032)832-7996 / www.tribow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