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해양문화가 필요하다

인천에 해양문화가 필요하다

권기영

해양 패권 경쟁의 시대해양을 지배하는 세력이 진정으로 세계 질서를 주도한다는 주장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항해 시대’로부터 시작된 근대 유럽의 해양 패권 경쟁은 곧 세계 패권과 직결되었고, 이는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역시 크게 보면 21세기판 해양 패권 경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2010년 G2 국가로 부상한 중국은 곧바로 ‘해양’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2년 후진타오 주석은 ‘해양강국’을 새로운 국가전략 목표로 설정했고,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에서 ‘일로(One road)’는 바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즉 새로운 바닷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미‧중 갈등의 본질은 냉전 시기 미국이 구축했던 해양 봉쇄망을 어떻게든 뚫고 나오려는 중국의 대외전략과 대중국 해양 봉쇄망을 더욱 강고히 함으로써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세계전략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문제는 현재 동아시아 지역이 이러한 해양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놓여있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작금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인천의 미래 가치는 바다에 있다2017년 문재인 정부는 국가 발전 전략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환황해 경제벨트’는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 남포, 신의주를 하나로 연결하는 서해안 산업ㆍ물류ㆍ교통 벨트를 만들고, 여기에 중국의 도시들을 연결하는 환황해 물류망을 구축하자는 구상이며, ‘접경지역 평화벨트’는 한강 하구부터 DMZ를 가로지르는 접경지역을 생태ㆍ환경ㆍ평화ㆍ관광 벨트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데 환황해 경제벨트와 접경지역 평화벨트의 교차점이자 핵심 거점이 바로 인천이다. 말하자면 황해를 중심으로 남한ㆍ북한ㆍ중국을 아우르는 경제 공동체 및 평화생명 공동체를 지향하는 동북아시아 미래 비전의 중심에 인천이 자리하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출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출처: 인천뉴스, 2018.1.4.)

또한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협력에 중점을 둔 이른바 ‘신남방 정책’도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신남방 정책’의 대상 국가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함께 인도가 포함되어 있고, 이 노선은 바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노선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21세기 새로운 세계 패권 경쟁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고,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해양 경쟁력 강화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이러한 대내외적 환경 변화 속에서 인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다. 21세기 해양 패권 경쟁에 뛰어든 중국에 대한 대응, 남북 평화와 상생 번영, 아세안 및 인도와의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인천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역할을 새롭게 부여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해양도시’ 인천에 주어진 숙명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

해양 중심 사고로의 전환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그러나 그동안 바다를 적극적으로 사고하지 않았다. 해양 정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도 정권의 변화에 따라 부침을 거듭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은 우리나라 해양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해로 기억될 만하다. 2020년 2월 18일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해양교육문화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같은 날 「해양치유자원법」도 통과되었다. 이 외에도 「섬 발전 촉진법」, 「해양공간계획법」, 「해양폐기물관리법」 등 해양과 관련된 일련의 법률이 제정ㆍ개정되었으며, 대부분 올해부터 시행된다. 무엇보다 「해양교육문화법」은 국가의 해양역량이 사회발전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를 위해서 해양에 대한 국민의 인식개선과 인재양성, 그리고 해양문화 창달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거꾸로 보는 세계지도(출처: 해양수산부)

그리고 국회와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신속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2020년 7월 경북 울진에는 ‘국립해양과학관’이 개관했고, 상주시는 2022년까지 140억 원을 투입해 ‘청소년 해양교육원’ 건립을 확정했다. 경상북도는 경주에서 <해양문화포럼>을 개최하고 ‘환동해를 해양 문화ㆍ교육의 메카’로 만들자고 제안했으며, 포항시는 ‘환동해 중심 해양문화관광도시’를 표방하고 나섰다. 사천시는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해양생태체험교육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완도군은 ‘해양치유산업 전략과제 보고회’를 개최하고, 11월에는 (사)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향후 해양바이오산업과 연계한 남북교류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물론 부산은 언제나 그렇듯 해양수도를 자처한다.

바다를 등진 해양도시, 인천그런데 이쯤 되면 우리나라 제2의 항구도시 인천의 행보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인천은 해양도시로서의 전략적 가치 혹은 지정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섬, 갯벌, 해수욕장,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습지보호지역, 국가지질공원 등 풍부한 해양자연자원과 다채로운 해양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시의 규모, 인구, 경제력과 함께 수도권이라는 거대 시장에의 접근성,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의 인프라는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해양의 시대를 맞아 인천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인천은 정부, 시민, 학계, 문화예술계를 불문하고 ‘바다’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인천의 바다에 대한 관심은 주로 항만ㆍ물류 분야에 집중되었고, 도시 개발은 대체로 ‘바다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도시의 미래 비전을 설계할 때도 ‘바다’는 중심 키워드가 아니었다. 더구나 「해양교육문화법」의 시행에도 인천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필자가 대학교에서 만난 학생들도 ‘바다’는 자신들의 삶과 경험에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고, 또 향후 진로나 취업을 생각하면서도 ‘바다’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인천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해양도시가 바다를 외면하고 있다.
진정한 해양강국은 해양의 경제적ㆍ군사적 강국만이 아니라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해양문화’의 강국이어야 한다. 해양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해양문화’는 해양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기초이자 토대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 ‘인천의 해양문화’ 만들기에 인천의 문화예술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인천이야말로 진정으로 ‘해양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권기영(權基永, Kwon Ki young)

ㅇ 현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ㅇ 현 인천대학교 문화대학원 지역문화연구소 소장
ㅇ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장 역임(2001~2010)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 김주리

김주리는 자연 요소의 물질적 속성이 상호 관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멸의 은유를 포착해 물질의 순환과 그 안에서 일시적으로 머무는 시간 경험을 조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습 某濕 Wet Matter》(송은아트스페이스, 2020), 《일기(一期)생멸(生滅)》(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2017) 등의 개인전과 《Breaking Ground》(자와르 칼라 켄트라, 인도, 2018) 등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0년 제10회 송은미술대상전 대상, 2012년 소버린 아시안 아트 프라이즈를 수상했으며,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미술관, 중국 허난 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모습 某濕 Wet Matter(젖은 흙, 혼합재료, 연필나무향, 505×208×240cm, 2020)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내게 물과 흙이라는 물질은 단순 재료가 아니라 매개체로서, 질료 자체가 가진 미학적 의미를 작업으로 형상화해왔다. 우연히 점토 덩어리가 물통에 담겨 해체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이 순간의 경험은 내게 물질과 시간,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작업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가벼운 풍자나 냉소주의도 아니고, 사회 현실에 대한 관념주의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접근과도 차이가 있다. 단순한 동병상련, 연민과도 다르다. 좋고 싫음, 옳고 그름이 아니라, ‘그렇다’는 것이다. 마치 사람은 흙으로 빚어져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머물러있지 않고 일시적이거나 변해가는 과정에서 작업의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찰나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내는 좀 더 큰 단위의 시간을 탐색하고, 그것을 작업에 반영하고자 한다. 물질을 작업의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원초적인 원소가 가지는 힘과 그에 파생되는 상상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물과 흙, 빛, 소리, 불 등의 매체가 지닌 물질적인 메타포와 시간성을 탐구하는 일은 내게는 지속적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모습 某濕 Wet Matter2(젖은 흙, 혼합재료, 연필나무향, 505×208×240cm, 2020) 표면 질료의 디테일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개인전 《모습 某濕 Wet Matter》(송은아트스페이스, 2020)을 꼽을 수 있겠다. 전시 제목 “모습”은 겉으로 나타난 모양이라는 의미와 젖어있는 상태의 어떤 물질(某濕)을 가리킨다. 문제적 상황의 다층적인 의미를 포함한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다중적 오브제가 자아내는 감각을 통해 흙과 물이 지닌 생명의 감각을 체현할 수 있는 형태로 전시를 구성했다. 젖어있는 상태로 유지되는 ‘젖은 흙’은 중국 단동의 압록강 하구 습지 풍경을 모티브로 삼았다. 작품의 거대한 크기는 대상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나는 이를 통해 빛과 색, 질감과 냄새, 소리, 온도, 무게감과 같은 부분적 감각을 활용하여 보이는 것 너머를 감지하는 시지각적 경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했다.

모습 某濕 Wet Matter1(젖은 흙, 혼합재료, 연필나무향, 610×160×680cm, 2020)

전작 <휘경; 揮景>(2011-2017) 시리즈에서는 흙으로 빚은 인체와 건축물에 물을 부어 형상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통해 구축과 훼손에 관한 사회적 맥락과 근원적인 질료의 순환을 이야기했고, <일기(一期)생멸(生滅)>(2017)을 통해 빛과 소리, 냄새, 습도 등의 공감각적인 체험이 가능한 인공 풍경을 조성하여 작업 영역의 확장을 꾀했다.

일기(一期)생멸(生滅)Ⅰ(대부도 흙, 물, 검은 잉크, 들쑥, 백묘국, LED, 목재, 파동기, 흙이 물과 만날 때의 사운드, 타이머, 가변크기, 2017) 일기생멸Ⅰ(계단부분)(흙, 물, 계단에 중력에 의해 흐르게 설치, 가변크기, 2017)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낯선 곳을 여행할 때, 산책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 지인과 대화를 나눌 때와 같은 찰나의 경험과 환기의 순간이 그리고 장소와 환경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작업의 초기 단서가 되기도 한다. 2016년 프랑스의 지방 소도시를 여행하며 인상에 남았던 식물을 서울의 길거리에서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조사 끝에 식물의 이름이 ‘백묘국’이라는 것과 햇빛을 받으면 잎의 색이 하얗게 질리며 생생해지는 반면, 습기가 많은 곳에서 죽어갈 때는 초록빛의 색으로 물든다는 아이러니한 특징을 알게 되었다. 백묘국은 <일기생멸>(2017) 작업에 중요 모티브가 되었다. 그 무렵 작업을 위해 머물던 대부도의 환경 역시 작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2017년에는 영국과 인도에서 연이어 작업하면서 경험한 기후로 인한 열기, 불에 대한 단상 등은 오랫동안 생각해온 자연의 원소이자 물리적 대상인 ‘불’에 대해 다시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직접 가마에 장작으로 불을 때본 경험은 흙과 물, 불과 땅에 대한 고민을 작업으로 연결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일기(一期)생멸(生滅)Ⅲ(대부도 흙, 물, 검은 잉크, 들쑥, 백묘국, LED, 파동기, 사운드, 타이머, 가변크기, 2017)
일기(一期)생멸(生滅)Ⅰ(덩쿨 부분, 2017) 재배중인 백묘국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창작자이자 관람자 그리고 이 땅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작업이 어떤 메시지로 남을 수 있을지, 나와 내 주변 나아가 사회의 어떤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오고 있다. 내 작업의 특성상 전시 공간과 작품의 긴밀성, 관객의 시선과 동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몸의 감각과 내재된 기억은 작품의 이해와 소통을 돕는 큰 요소들이다. 전시공간에 일시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을 감각하고 향유하는 관객의 경험이 있을 때 비로소 작업이 완성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동안 관객의 몸에 어떻게 감각되고 기억되는가는 작업의 방향을 결정지을 때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작업의 주요 언어로 작동하는 자연의 미디어는 인간이 공통으로 경험하는 원소로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분모가 된다.

Evanescent Landscape – Falcon Pottery(흙, 물, 244×108×53cm, 2017)
영국 세라믹 비엔날레 《Place and Practices》 전시 전경(스포드 공장, 스토크온트렌트, 영국, 2017)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최근에는 공간 설치 위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품과 공간이 상호작용하며 생성되는 에너지는 공간의 특이성과 함께 극대화되기도 하고 공간적 제약이 따를 때도 많다. 이러한 공간 특정적인 작업은 전시 이후 발생되는 변형 또는 폐기에 대한 고민이 따른다. 무엇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반복의 순환과 좀 더 긴 시간 동안 유지되는 예술 작업과의 변별성에 관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는 스스로 긴 호흡을 갖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동력과 에너지를 잃지 않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호흡의 강도와 깊이를 조절해가며 곡괭이 같은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Landscape-scene03 (디테일)(흙, 물, 360×360×55cm, 2015) 휘경;揮景-h07(흙, 물, 70×70×36cm, 2012)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글/사진: 김주리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 김보민

김보민은 회화와 드로잉, 벽화 등의 방식으로 개인적 경험을 여러 징후들과 연결시켜 작업한다. 산수화의 맥락 안에서 전통, 현대, 산수, 풍경 그리고 도시가 뒤섞여 엉키는 문화적 지평을 묘사한다. 감정적 경험을 풍경에 대입하고, 기록 밖으로 밀려났던 이야기들을 상상으로 일궈 화면을 구성한다.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재료의 실험과 변주를 통해 매체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험한다. 개인전으로는 《나는 멀리 있었다》(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9), 《먼 목소리》(포스코미술관, 서울, 2016) 등이 있다. 《해가 서쪽으로 진 뒤에》(우란문화재단, 서울, 2020), 《One Shiny Day》(뉴델리 인도국립현대미술관, 뉴델리, 인도, 2019), 《정글의 소금》(베트남여성박물관, 하노이, 베트남, 2018), 《Permeated Perspective》(두산갤러리 뉴욕, 미국, 2013) 등 국내외 여러 전시에 참여했다. 뉴욕 폴록-크라즈너 재단 그랜트와 중앙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가회도(모시에 수묵담채, 244x185cm, 2009)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나는 개인적 경험을 여러 징후들과 연결시켜 회화와 드로잉, 벽화 등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산수화의 맥락 안에서 전통과 현대, 산수와 도시의 풍경에서 뒤섞이는 문화적 지평을 묘사해왔다. 역사와 사건, 현재의 시간대가 하나의 축으로 이어지면서 작품 속에서 시각화되고, 나의 감정적 경험을 풍경에 대입하여 기록 밖으로 밀려났던 이야기들을 화면에 담는다. 또한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재료의 실험과 변주를 통해 매체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험하는 것과 동시에, 현대의 실경과 옛것의 교차편집 방식을 통해 전통과의 단절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는 멀리 있었다(I Was Far Away)》 전시 전경(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9)

나의 작품 중 <가회도(Map of Gahoe)>(2009)라는 작업은 북촌 지역을 담고 있다. 이 지역은 많은 사료가 남아있어 연구하기 좋았다. 나는 옛 지도를 보는 것도 구글 지도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나 웹 지도는 업데이트 과정에 따라 이전의 자료가 지워진다. 나는 이런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 1세기가 넘도록 그려져 서로 다른 시간대가 한 장면에 공존하는 중세 유럽의 지도처럼, 나는 서로 다른 시간과 이야기가 한 면에 쌓여있는 지도를 그려보고 싶었다.

포옹(비단에 먹과 호분, 31.8×40.9cm, 2018)

나의 작업 과정은 먼저 화판에 장지를 고정하고, 그 위에 색을 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색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것이 좋아 배채를 즐겨 사용한다. 그 위에 원단을 배접해 바탕을 만들고, 화면을 구성해, 밑그림을 그린 후, 전체적인 분위기와 표현 방법을 정해 작업을 진행한다. 이렇게 그림이 완성되면 마감재로 마무리한다.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2019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에서 열렸던 《나는 멀리 있었다》는 미국인 여행가 버튼 홈즈(Burton Holmes)가 1901년 조선의 거리를 찍은 흑백 영상에서 추출한 장면들을 바탕으로 풀어낸 전시였다. 나는 장면 속 인물의 신체를 지우는 대신 거동의 흔적을 남겼다. 이를 통해 거리를 두고 조선을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선과 나의 시선을 동일시하면서도, 인물을 타자의 시선에 남겨두지 않고, 그들이 거기에 있었음을 증명하고 기억하면서 상실된 세계를 붙잡고자 했다. 영상 촬영이 홈즈의 미적 호기심 혹은 오리엔탈리즘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일제 강점기의 폭압적 시선이나 전통에 대한 문화적 강박에서 자유로운 거리를 유지한 여행자의 시선을 빌려, 우리의 일부였던 상실된 세계를 바라보고 싶었다. 한때 우리의 일부였으나 먼 곳에 있는 것의 자취를 더듬어 본 전시였다.

고요의 바다(모시와 마에 수묵담채, 금분, 호분, 150x150cm, 2015-2016) (비단에 먹과 호분, 가변크기, 2018)

불확실성과 가능성은 나의 작업의 분기점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단절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나는 새로운 형상과 이야기를 발견하고자 했고 이 전시는 그런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내가 모르던 내 안의 무엇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것이 초점 안으로 들어왔고, 좋은 것과 싫은 것이 분명해졌다. 나는 다시 만들어지고 있었고, 이 변화의 시기는 적절했던 것 같다.

원서도(모시에 수묵담채, 테이프, 150x50cm, 2007) 삼청Ⅰ(모시에 수묵담채, 테이프, 150x50cm, 2008) 삼청Ⅱ(모시에 수묵담채, 테이프, 150x50cm, 200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나는 도시 환경과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래서 새로운 생각을 위한 새로운 풍경이 필요하다. 우리의 전통회화에서도 큰 영감을 받는다. 진경산수화가 그려지던 시기에 실학, 한글 창제, 진경 문학 등의 문화 흐름이 있었다. 이는 중국을 따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발견하려는 시도였다. 나는 정선의 그림을 통해 그가 우리 땅을 어떻게 보고, 그렸는지, 관습처럼 이어져 온 표현 방식에서 탈피하여 어떻게 자신의 것을 만들었는지 살피면서 환경을 시각화하는 방법에 흥미를 느꼈다. 정선의 그림을 들고 현장을 다니며, 그와 나의 다름을 실감했다. 오늘의 우리는 도시에서 생활한다. 풍경의 변화에 따라 관점도 바뀌기 때문에, 과거의 방식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웠고, 따라서 전통매체와 다른 매체들을 혼용한다.

우물(벽면에 테이핑, 드로잉 설치, 가변크기, 2020)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상실된 것을 호출해 현실과 연결한다. 연결을 통해 제3의 의미를 파생시키고, 그 역사와 시간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단절된 공간을 가상으로 연결하고, 오래된 필름 속 인물을 불러내 사라져버린 세계와의 관계회복을 꿈꾼다. 전통은 반복되어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전통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에는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통의 현대화라는 관습적인 수식에서 벗어난, 보다 구체적인 질문과 시선이 필요하다. 나는 관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런 것들을 점검하며 다양한 피드백을 듣고, 점검하면서 생생한 의미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작품의 외연을 넓히고,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감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렬차(벽면에 테이핑, 드로잉 설치, 가변크기, 2019)
《1919년 3월 1일 날씨 맑음(One Shiny Day)》 전시 전경(대구미술관, 대구, 2019)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문을 열어 낯선 것을 만나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나는 세상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넓힌다. 나는 서구문화의 이입에 의한 타자의 시선이 개입된 개항기에 관심을 가져왔다. 근대화를 둘러싼 사건과 질문이 응축된 시기다. 서울과 평양을 가상의 철도역으로 연결하는 <렬차(The Train)>(2018)와 숭례문의 소실과 복원에 대해 이야기한 <숭례문(Sungnyemun)>(2019)은 사라져버린 세계와의 관계 회복이라는 나의 작업의 주제 의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다층적인 관점들은 전통과 현대의 재맥락화, 제도로서의 전통과 제도 밖 전통에 대한 나의 고민과 질문에 맞닿아있다. 내게 전통은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다. 나는 근대화와 도시형성 그리고 우리가 만든 도시 풍경에 대한 관심사를 보다 깊고 넓게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숭례문(Sungnyemun)》 전시 전경(산수문화, 서울, 2019)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글/사진: 김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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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소 우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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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 처 032-764-76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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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개 <정평한-다시 봄2> 은 따듯한 학창시절의 기억을 담아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전시에서는 정평한 작가가 교직생활 중에 만난 교사와 학생의 초상을 담은 작품을 위주로 하여, 회화작품 15여점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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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제 한국의 교통물류 중심지, 경기・인천
일 시 2021년 4월 23일(토) 10:00~18:00
장 소 경기도박물관 강당(인천문화재단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 참여 가능)
문 의 처 032-455-7169
주최/주관 인천문화재단・경기문화재단/한국역사연구회
소 개 인천문화유산센터에서는 경기문화재단, 한국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제4회 학술회의를 개최합니다.
한국근대문학관 교육프로그램 <마계인천-2021 인천의 정체성을 묻다>
주 제 마계인천-2021 인천의 정체성을 묻다
일 시 2021.4.29.(목) ~ 2021.6.3.(목), 18:30~20:30
장 소 한국근대문학관 3층 외 한국근대문학관 유튜브 스트리밍
문 의 처 032-773-3816
주최/주관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세부내용 (1회) 마계인천과 이부망천을 통해 본 인천(박경호-경인일보)
(2회) 경인선과 위성도시 인천(전현우-서울시립대)
(3회) 확장도시 인천1(김윤환-서울대)
(4회) 확장도시 인천2(김윤환-서울대)
(5회) 인천, 노동자들의 도시(박해천-동양대)
(6회) 마계도시 혹은 국제도시(박해천-동양대)
소 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마계인천-2021 인천의 정체성을 묻다>를 주제로 2021년 상반기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문화누리카드 부정행위 안내
문화누리카드는 삶의 질 향상과 문화 격차 완화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국내 여행,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카드입니다. 문화, 관광, 체육과 무관한 비허용 상품은 구매할 수 없습니다.

「부정행위란?」
  • ① 보조금법 및 동법 시행령 위반으로, 보조금 환수 등 행정처분이 필요한 경우

    ▶ 허위 발급, 비허용 상품(생필품 등) 구매 또는 구매 유도, 현금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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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맹점(비허용 상품 판매, 현금화, 판매가액 조작 등), 복지시설 관계자(개인 착복, 운영비로 유용, 생필품 구매 유도 등), 제3자(허위 발급신청 등)

「부정행위 유형」
  • ① 비허용 상품(생필품․식료품 등)을 구매하는 행위
  • ② 편법적으로 현금화하는 행위
  • ③ 문화누리카드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
  • ※ 위의 예시는 몇 가지 대표유형으로 예시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보조금법에 위배되는 행위인 경우, 관련 법규에 의거 조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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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문화재단

부평구문화재단 소식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 <앙코르>
공연일시 2021.05.13.(목) 19:30
장 소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티 켓 R석 40,000원 I S석 30,000원 I A석 20,000원(티켓오픈 4.8.(목) 14시)
소요시간 약 10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관 람 14세 이상 관람가
주최/주관 (재)인천광역시부평구문화재단 / ㈜크레디아뮤직앤아티스트
소 개 작년 5월 세계 최정산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박혜상이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 음반’전 세계 발매를 기념해 부평아트센터에서 리사이틀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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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뮤지컬 <알사탕>
공연일시 2021.05.05.(수) 11:00 ~05.08.(토) 16:00
장 소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티 켓 동동이석 50,000원
소요시간 약 60분
관 람 24개월 이상 관람가(24개월 미만 영아 입장 불가)
주최/주관 (재)인천광역시부평구문화재단
소 개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알사탕’이 뮤지컬로 재탄생해 부평아트센터를 찾아옵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한달음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드는 기발한 상상력, 넘치는 유머, 그리고 가슴 뭉클한 감동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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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과 함께하는 브런치 콘서트 <춤출까요?>
공연일시 2021.05.27.(목) 11:00
장 소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티 켓 전석 20,000원(티켓오픈 4.8.(목) 14시, 브런치 패키지 40% 할인)
소요시간 약 70분
관 람 14세 이상 관람가
주최/주관 (재)인천광역시부평구문화재단
소 개 매 회마다 많은 사랑을 받아온 부평아트센터의 대표 공연, 브런치 콘서트. 올해는 클래식 음악과 춤, 조금 다가가기 어려워보였던 두 장르가 매력적인 주제의 옷들을 입고 아나운서 서현진과 함께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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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구문화재단

인천서구문화재단 소식

인천서구어린이예술축제(SCAF)
축제일정 2021.05.11.(화) ~ 18.(화)
공연장소 인천서구문화회관 일대
티켓정보 무료~10,000원
공연정보
공연 일시 공연명
5.11.(화) 11:00 깨비가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
5.13.(목) 19:30 두들팝
5.15.(토) 11:00/13:00 제랄다와 거인
5.15.(토) 14:00 네네네
5.16.(일) 11:00/13:00/15:00 거인의 침대
5.18.(화) 14:00 이야기꾼 호랑호랑이
주 관 (재)인천서구문화재단
문 의 032-579-1150
소 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 아동극, 풍물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함께 즐겨보세요.

검암경서생활문화센터 명사 초청 아카데미 <인천, 서구이야기>
일 시 2021.5.6.(목) AM 11:00 / 예술, 서구이야기
2021.5.13.(목) AM 11:00 / 여행, 서구이야기
장 소 온라인 및 오프라인
문 의 처 070-4171-5250
주최/주관 인천서구문화재단, 검암경서생활문화센터
소 개 인천서구문화재단에서는 서구의 역사, 사람, 문화, 예술, 여행 이야기를 주제로 명사 초청 프로그램 ‘인천, 서구 이야기’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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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암경서생활문화센터 <수요일에 만나는 아라음악회>
일 시 2021.5.26.(수) PM 19:00
장 소 검암경서생활문화센터
참여방법 서구문화재단 유튜브 시청
문 의 처 070-4171-5250
주최/주관 인천서구문화재단, 검암경서생활문화센터
소 개 인천서구문화재단에서는 아라뱃길을 배경으로 살롱형태의 가족 음악회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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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렉처형 콘서트 <고수의 콘서트 시즌Ⅲ>
공 연 명 젊은광대의 꿈 ‘이팔청춘’
공연단체 풍물패 더늠
공연일시 2021. 05. 26.(수) 11:00
공연장소 인천서구문화회관 소공연장
티 켓 가 전석 1만원
러닝타임 약 60분
관람대상 전체관람가
예 매 엔티켓
주 최 인천광역시 서구
주 관 인천서구문화재단
문 의 032-579-1150
소 개 전통예술분야 고수의 해설과 함께하는 ‘고수의 콘서트’가 시즌3로 시민 여러분들게 돌아왔습니다. 인천 풍물패 ‘더늠’과 함께하는 젊은 광대의 풍물어린 꿈 ‘이팔청춘’을 함께해 주세요.

인천서구문화회관 기획공연 <선우정아 콘서트>
공연일시 2021. 05. 28.(금) 20:30
공연장소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
티 켓 가 R석 2만원/ S석 1만원(*할인혜택 홈페이지 확인)
러닝타임 약 70분
관람대상 초등학생 이상 관람
예 매 엔티켓, 인터파크티켓
주 최 인천광역시 서구
주 관 (재)인천서구문화재단
문 의 032-579-1150
* 상기 일정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 혹은 취소 될 수 있음.
소 개 독보적인 음색과 개성 있는 음악으로 사랑받는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의 봄을 닮은 부드럽고 감동적인 무대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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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문화재단

연수문화재단 소식

토요문화마당 #플레잉연수 ‘악단광칠‘
공연일시 2021.5.15.(토) 17시
공연장소 미추홀공원(송도동)
출 연 진 악단광칠
공연내용 북한 지역의 민요와 굿 음악의 현대적 재현 <미치고 팔짝 콘서트>
주최·주관 연수문화재단
문 의 연수문화재단 070-4169-6459, 7
상세정보 자세히 보기
문화다양성 주간행사_거리예술 프로그램 <자전거 식당 : 유목민의 식탁>
행사일시 2021.5.22.(토) ~ 23.(일), 13:00~19:00
행사장소 스퀘어원 광장
행사내용 다양한 모양과 맛을 담은 ‘빵’을 매개로 연수구 안의 다양한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자전거 식당
주최·주관 연수문화재단
운 영 자전거문화살롱
협 력 인천영상위원회
문 의 연수문화재단 070-4169-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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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주간행사_그림책 제작 워크숍 <함께 가는 토요일>
행사일시 2021.5.22.(토), 14:00
행사장소 송도문화살롱(커낼워크 겨울동 211호)
참 여 료 무료(선착순 5가족(2인/1가족) 모집, 신청오픈 5.3.(월) 14시 예정)
행사내용 가족과 함께 문화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그림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그림책 제작 워크숍
주최·주관 연수문화재단
문 의 연수문화재단 070-4169-6465
상세정보 자세히 보기

금요예술무대 #플레잉연수 <우산도둑>
공연일시 2021.5.28.(금), 11:30 / 19:30 [1일 2회]
공연장소 연수아트홀(연수구청 지하1층)
공연단체 스튜디오 나나다시
입 장 료 전석무료(※사전예매 필수, 티켓 오픈 5.13.(목) 14시)
공연내용 우산을 두고 벌어지는 세 친구의 이야기. 우리가 정말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주최·주관 연수문화재단
문 의 연수문화재단 070-4169-6457,9
상세정보 자세히 보기



언택트 시대의 공연예술, 어떻게 살릴 것인가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언택트 시대의 공연예술, 어떻게 살릴 것인가

팬데믹 아래 생활한 지 1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공연예술계는 참담한 지경이었고, 지금도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이 충격이 시작되었을 때, 잠시만 참고 상황이 끝나길 기다리자던 이도 있었고, 발 빠르게 언택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도 있었지만, 어느새 지금의 일상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의 공연예술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이 계속된다.
공연예술계의 고민과 대책은 크게 두 가지의 갈래라 할 수 있다. 그 하나는 공연예술계의 특성상 현장성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인내하면서 공연예술 본연의 특질을 잃지 않도록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공연예술의 특질이자 그 생명은 현장성에 있다. 필자도 연극인으로서 기본적으로는 위의 주장에 격하게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공연이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계가 올라가면 공공극장들은 거의 문을 닫고, 단계가 내려가서 극장이 열린다 해도 좌석이 제한된다.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된 <무제>(공간기반 프로젝트 ‘2020 도화가압장’ 중)
(출처: 인천문화재단 공연예술연습공간)

이런 상황은 여러 문제를 낳는다. 우선, 관객이 없는 공연은 공연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또 제한된 좌석은 공연이 성립된다 하더라도 제작의 한계에 부딪힌다. 가뜩이나 불황이었던 공연예술계에 가중되는 부담은 매우 가혹하다. 그럼에도 공연예술가들은 공연을 지속한다. 공연을 하지 않는 공연예술가라는 것은 이미 존재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공공극장이 문을 닫게 되면 공연은 민간극장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민간공연장은 얼마 되지 않고, 연극의 경우 소멸 직전이라 할 만큼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특히 인천의 경우) 공연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서도 지원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라가는 공연의 수는 그리 줄지 않았지만, 장소의 부족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공공극장의 방침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공공극장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공공시설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그에 뒤따르는 책임에 비추어 볼 때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음은 이해하지만, 극장 고유의 목적을 생각하면 공연이 없는 극장이란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가뜩이나 공연예술가에 비해 공공인프라와 문화매개자가 넘친다 할 수 있는 이 나라에서, 이런 위기에 공공극장이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어불성설이다. 그런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면 모든 공공기관이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공연예술과 연극에 강세를 보이는 영국의 경우를 참고했으면 한다. 영국의 경우 셧-다운을 실시해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다는 과정에서도 극장은 그 예외로 두었다. 물론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는 전제에서이다. 그뿐만 아니라 단계가 내려가면 관객과 배우가 섞이는 대면 공연마저 허용하되, 단계가 올라가면 바로 다시 금지하는 정책을 반복한다. 물론 여러 부담이 따르는 정책이지만 극장의 고유목적에 충실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예술가들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쇼-윈도우 공연이 화제가 되었다. 셧-다운의 영향으로 일찍 폐점하는 상점들의 쇼-윈도우를 무대로 바꾸어 공연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상점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었다. 관객들은 쇼-윈도우 밖에서 공연을 관람하므로 방역 면에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이런 공연의 특성상 시간이나 관람 수가 제한되는 소규모 공연이었지만, 활동을 지속하려는 예술가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돋보였다. 우리도 기존에 지속하던 방식의 지원을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장소나 제반여건을 더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가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이번에는 언택트 공연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지금의 언택트 공연은 -특히 연극의 경우- 단순히 공연을 찍어 전송하는 수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 한 외국의 지인으로부터 ‘한국은 영화나 드라마의 수준이 매우 높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공연예술의 언택트 공연에는 거의 그 기술이 접목되지 않고 있어 의아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연예술계에는 공연의 특성상 그런 기술이 많이 축적되지 못했고 그런 전문가들과 연계하기에는 자본과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언택트 공연을 통한 관객수익 창출 플랫폼 또한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인프라와 전문가, 그리고 공연예술계를 연결해주는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 할 수 있다. 물론 공연예술의 근간은 현장성이지만 현장성을 살린 언택트 공연이라면 기존의 매체를 통한 장르와는 색다른 장르가 개척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성세를 자랑하고 있는 웹툰이라는 장르도 처음에는 종이만화 시대의 종막에 따른 자구책과 인터넷 시대가 개막하면서 좀 더 자유로운 주제를 그리고 싶어 했던 비주류작가들의 시도로 시작되었지 않은가?
물론 지원뿐 아니라 공연예술계 스스로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예로 일본의 지인 극단인 ‘Prayer’s Studio’의 활동을 들어볼까 한다. 이 극단은 기존의 공연 외에도 ‘드라마 트라이얼’이란 프로그램을 매월 진행해왔다. 배우들이 유명 작품의 한 장면을 연기하고, 그 장면에 대한 분석을 같이 진행한 뒤, 관객들이 역할을 분담, 직접 낭독과 연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꽤나 인기 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Zoom을 이용한 참여형식으로 바꾸었다. 공연을 보여주는 상황 역시 기본 카메라뿐 아니라 배우 각자의 모바일 폰을 활용해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보여줌으로 현장성을 높이고, 참여관객 역시 각자의 모바일이나 컴퓨터를 활용해 참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으며 참가비 역시 기존과 동일하게 받는 방식이다.

물론 위 극단의 경우 젊은 세대들이 많아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이 빨랐을 것이라는 짐작은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한참은 뒤처진 IT인프라를 생각하면(일본은 인터넷뿐 아니라 각 가정의 컴퓨터 보급률도 꽤나 뒤쳐져있다. 일본에서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개 민간극단의 성과라고 보기에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다.
두서없는 글이었지만 정리를 해보자면, 기존의 공연예술방식을 지속하려는 노력에 있어서는 공공시설의 역할과 공연예술가들의 다양한 시도, 그리고 지역사회의 안배 등 다양한 노력들이 함께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언택트 공연에 있어서는 현장과 매체전문가, 그리고 인프라가 결합될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아울러 현장의 노력 역시 다양하게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공연예술계의 동료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늘 우리를 지지하며 기다려주는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재상(李哉尙,Rhee Jaesang)
1964년생, 극작가, 연출가. 현재 극단MIR레퍼토리 대표로 있으며 인천연극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청년예술가, 어떻게 사회와 공존하면서 예술을 지속할 수 있을까?

다시, 코로나를 넘어서기 위하여
2020년 2월에 시작된 코로나가 이제 해를 넘기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중이지만 공동체가 집단면역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천문화통신은 올 첫 번째 기획으로 ‘코로나’를 내세웠다. 지루한 싸움이지만 절대 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코로나와 관련한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기획은 작년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의 연속기획이기도 하다.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청년 시각예술가와 예술 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이후 인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글도 실었다.

청년예술가, 어떻게 사회와 공존하면서 예술을 지속할 수 있을까?

청년문화창작소 워크숍(출처 : 인천문화재단)

재수를 마치고 대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당시 들었던 말이 있다. ‘가장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 승자다.’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고 작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그 말을 새기며 열심히 작업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렀고 7년이 지난 지금, 저 말을 다시 곱씹어 봤을 때 드는 의문이 있다. 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 시간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결국 포기하게 되는 사람은 예술가라 불릴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나에게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애초에 예술가의 생계유지는 해결방법이 딱히 없는 문제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8 예술인 실태조사’를 보면 예술인 10명 중 6명은 예술 활동을 통한 월수입이 100만 원이 넘지 못하고 이 중 3명은 수입이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작품으로 먹고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결과이다. 작업 공간 유지비나 재료비를 들여 작품을 하더라도 작품 활동을 주 수입원으로 보장받기 힘들어서 추가적인 수입원을 찾게 된다. 돈을 들여 공부를 해도 이것이 나중에 수입으로 연결되기 힘들고 그렇다고 공부했던 것을 놓지 못해 작업을 지속하게 되는 삶의 반복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감소하였고 강의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바꿔야 했다. 공공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미술학원에서 종사하던 사람들도 학원이 문을 닫게 되면서 생계유지가 힘든 상황이 발생하였다.

나는 20대 후반을 맞이하면서 일과 작업 사이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오갔다.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와중에 근본적으로 예술가에게 드리우는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헝그리 정신’으로 포장된 가난한 예술가의 형태는 매우 기형적이고 옛말이라지만 아직도 통용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이는 예술가의 자기 발전의 기회를 제한하고 고립되게 만든다. 예술가라는 감투가 그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주지 못하는데 전업 예술 하는 사람만을 진정성 있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기준 자체가 현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치 예술계는 예술가가 노동자여서는 안 되고 오직 예술만 하길 바라는 것처럼 느꼈다. 작품 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예술계는 갈라파고스섬처럼 고립될지도 모른다.

청년예술가의 작품 활동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전문분야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순수 미술은 사회의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전문적 영역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예술가는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예술가가 전문성을 활용하여 취업하는 것이 예술의 포기가 아닌 꾸준히 작품 활동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예술가가 일찍 붓을 꺾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가미된 질 좋은 예술 작품을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예술가에게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군을 탐색하도록 심리적 여유를 줄 수 있는 분위기와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을 지켜봐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천에서 짧지만, 예술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는 사업은 아주 좋았지만 정작 결과물을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한정적이었다. 인천에서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매년 나오지만, 이들을 수용해야 하는 공간이 많지 않아 곤란했던 경험이 있었다. 작가를 지원하는 만큼 신생공간을 만드는 쪽으로도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간을 발굴하고 신생 공간운영자를 육성해 인천이 다른 지역에서도 전시가 목적이 되어 구경 오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보통 상반기에 지원사업이 몰려있고 하반기까지는 무조건 전시 종료와 정산이 필요하다 보니 연말에 전시가 밀집되어 공간을 잡기 힘든 예도 있었다. 실제로 공간 대부분이 연초에는 공간 운영을 쉬기도 할 만큼 연말에 전시가 몰려 있는데, 이는 예술가 지원사업을 공모하는 시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상 가능하다면 공모 시기를 적절히 배분해 인천 내의 공간을 쉬는 기간 없이 다양한 작품으로 가득 채워갔으면 한다.

작년 코로나로 인한 지원사업 중 창작공간지원사업이 있었는데 작업실의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사업이었다. 이 지원사업의 결과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워서 올해도 가능하다면 유지되기를 바란다. 작업실 임대료는 생계유지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지출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작품제작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다. 주거공간인 집에서 하기 힘든 작업을 작업실에서 진행할 수 있어 작품의 질을 높여주고 공간 자체가 작품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작업실 유지에 지출되는 임대료를 지원받아 고정적으로 나갔어야 할 금액을 저축해 개인전 대관비로 사용하거나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등 긍정적인 시너지로 발현되었다. 단순히 생계 유지비용이 아니라 작업을 할 때 들어가는 특정 비용을 지원받은 것이라 돈이 주는 책임감도 있었다. 임대료 지원뿐만 아니라 재료비 지원, 전시 대관비 지원 등 크지 않지만 작품 활동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생겼으면 한다.

예술가는 항상 불안함 속에서 도전을 거듭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도전은 개인적인 사정이나 생계유지 등 여러 가지 불가항력적인 요소들로 종종 가로막히고는 한다. 하지만 쏟은 노력이 부질없던 일처럼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시 도전을 거듭할 수 있는 쉬어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예술인들이 예술과 관련된 구직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시선을 가지고 언제든지 작품 활동으로 돌아올 수 있는 지원 사업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것이 예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예술과 거기에 종사하는 여러 직업군을 연결 짓는 허브(HUB)로 이해되기를 바란다.

이해미
94년생, 시각예술가. 인천대 및 대학원 졸업(서양화 전공). 주요 전시로 <생물멸망 시나리오>(망원 별관, 2021.1.15.~24.)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