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종합잡지- 「소년」(창간호)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01 한국 최초의 종합잡지- 「소년」(창간호)
육당 최남선이 1908년 11월에 창간․발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잡지이다. 일제 강점 1년 후인 1911년 5월, 통권 23호로 종간되었다. 현재 11월 1일은 잡지의 날인데, 이는 「소년」 창간일인 11월 1일인 데서 비롯된 것이다. 1906년 육당은 일본에 유학 중이었는데, 한국 황제를 주제로 한 모의국회 사건이 문제가 되어 조선 유학생들이 동맹 퇴학하자 이 때 인쇄 설비를 구입하고 귀국하여 발행한 것이 「소년」 잡지이다.

국운이 기울어진 대한제국 말, 이 잡지는 당시 ‘소년’(청년층)들에 대한 계몽을 창간․발행의 목적으로 했다. 잡지 표제인 ‘소년’은 새 시대와 역사를 만들어나갈 주역이 ‘소년’이어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잡지 내용은 대개 ‘소년’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내야 할 문명 개화의 여러 방향성에 대한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등 신체시가 수록된 잡지로도 유명하며,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 강점 직후 지식청년들의 정신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




가수 이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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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자(李花子, 1916~1950)는 인천 권번(仁川 券番) 출신의 유행가 가수였다. 권번은 기생조합으로 기생으로서의 기본인 노래와 춤을 가르쳤다. 193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가수 이화자는 부평 태생으로 인천 권번 출신이다. 이화자에 대해서는 1938년 8월호 잡지 『삼천리』에 실린 이서구(李瑞求)의 「유행가수 금석(今昔) 회상」에 나온다.

“요사이 신인으로 이화자, 조영심(趙影心) 두 미희가 전속진에 가담되어 있다. <중략>이화자의 신민요는 선우일선에 비하야 선이 굵다. 그 대신 깊은 맛이 있다. 이 점에 이화자의 새로 개척할 길이 있지나 않을까 한다.”

이밖에 1940년 3월 31일자 동아일보의 ‘춘계 독자 위안회’ 출연 기사가 있다. 여기에는 오늘날에도 기억되는 손목인(孫牧人), 장세정(張世貞), 이난영(李蘭影), 김정구(金貞九) 등 쟁쟁한 가수들과 나란히 등장하고 있다.

이화자는 1935년 「초립동」이라는 노래로 가요계에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립동」은 이른바 신민요 스타일의 작품으로 이 노래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레코드 상점 앞에 모여 섰고, 이화자의 사진과 노래 가사가 인쇄되어 레코드 상점마다 배포될 정도로 첫 곡부터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후 1938년 “백만 번의 갈채를 거듭한 이화자 독점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꼴망태목동」이 대히트하면서 마침내 ‘민요의 여왕’으로 군림한다.

“선이 굵은 구수한 목소리의 넋두리 같은 표현과 콧소리의 간드러지는 흥얼거림 등 독특한 창법이 특징”이었던 이화자는 이어 1940년 자신의 처지를 노래한 듯한 「화류춘몽(花柳春夢)」과 또 다른 가요 「살랑 춘풍(春風)」등을 내놓아 팬들의 가슴을 사로잡는다. 꼭 한 곡, ‘자서곡(自敍曲)’이라고 이름 붙여 그 1년 전인 1939년에 발표한 「어머님 전 상백(上白)」 노래 또한 당시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그러나 이화자의 최후는 비참했다. 아편에 손을 대, 끝내 아편 중독자가 되고 광복 후 서울 종로 단성사 뒷골목 단칸방에서 만신창이로 혼자 생활하다가 1950년, 30대의 나이에 쓸쓸히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김윤식/시인,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긴 잠에서 깨어난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

-2016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범시민 전문가 토론회 단상

금방이라도 인천에 번듯한 시립미술관이 지어진다는 소식에 모두가 들뜨던 때가 있었다. ‘여기에 지으면 좋겠다, 아니, 저곳이 좋겠다’며 행복한 상상에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때도 있었다. 그랬다.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이루지 못한 꿈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기만 하다. 하지만 짓기로 했던 시립미술관은 여전히 ‘희망사항’으로 남아 실체 없이 떠돌 뿐이며, 뜨겁게 지역의 미술계를 달구던 분위기조차 속절없이 사그라져 그때의 기억은 다만 기억으로만 머물 뿐이다. 그렇게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가 실종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지역 미술인들의 숙원일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방치되고 있는 인천 미술의 귀중한 자료와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도 시립미술관 건립은 촌각을 다투는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초유의 인천시 재정난이 겹치면서 일정 단계까지 진행되던 건립을 둘러싼 논의는 유야무야되는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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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점에 2016년 9월 29일(목) 오후 3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 ‘2016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범시민 전문가 토론회’는 수면 아래로 잠긴 현안을 다시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고 보인다. 인천대학교 조형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 날 토론회는 차기율 인천대학교 조형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김상섭 인천광역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의 발제 「인천시립미술관 건립 추진 현황 및 방향」과 미술평론가 김종길의 발제 「향유자 중심의 지역미술관과 전시계획 및 소장품 정책 제언」이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최정숙 해반문화사랑회 대표, 황흥구 인천시의원이자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 이한수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 그리고 류성환 문화창작R.A.연구회 대표가 나섰다.

이 토론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시립미술관 건립 로드맵이 대략적이나마 제시되었다는 점이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상섭 인천광역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발제 내용과 질의응답 순서 내내 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의지와 구체적인 절차를 제시하려 애썼고, 그 모습은 사뭇 인상적이었다. 시 측에서도 인천이 시립미술관을 비롯한 국공립 문화시설이 척박한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를 보완할 만한 대안을 내놓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양새였다. 그는 “올해 초부터 시립미술관 건립에 주력하고 있고, 임기 중에는 확실한 결과를 내놓아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건립 계획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최종적인 행정 절차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고려요소를 충족할 만한 부지 검토는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하반기 중 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개념과 일정 등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가동하고 있는 내부의 TF팀을 범시민기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발전적으로 재구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도 하였다. 이제는 부지 선정보다는 인천시립미술관의 성격과 기능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단계라는 뜻이라고도 해석될 만한 내용이었다.

미술평론가 김종길은 경기도미술관의 운영 경험에 비추어 오늘날 미술관의 기능 변화에 주목을 하며, 체험, 교육, 에듀테인먼트, 이용자, 지역사회, 특성화, 온·오프라인 결합 중심의 미술관을 지향해야 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또 그는 “예술과 사회에 대한 능동적 개입과 창작 활동, 시대와 현실에 대한 창발적 발언과 지속성에서 나오는 인천만의 미술사를 정립할 시립미술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조언하였다. 덧붙여서 ‘인천의 경우, 근대산업도시의 근대성을 기획 아이템으로 활용, 새로운 전시의 테마를 이슈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사를 내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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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토론에서 최정숙 해반문화사랑회 대표는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는 시립미술관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특유의 쉽고 호소력 있는 어조로 “미술관 자체가 미술품이어야 한다”며, “이 도시에 (시립미술관이) 아름다움을 소장하여 언제나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황흥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역시 시민의 대표로서 시립미술관에 기대하는 바를 이야기했는데, 무엇보다 “(인천은 시립미술관이 없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장 좋은 미술관을 지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시장을 비롯한 문화정책 부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였다. 다음 토론자로 나선 이한수 인천가톨릭대학교 회화과 교수는 건물 등의 하드웨어보다 운영과 관련한 기조를 수립하는 데 집중할 것을 주문하였다. 그는 ‘탈 권위를 통한 창조성 발휘가 중요’하다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미술관 건립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획이 선행되어야 하며, 건물 중심의 사고에 갇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화되는 입시교육의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류성환 문화창작R.A.연구회 대표는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21세기미술관이 건립되기 전 100여 회의 공청회를 연 것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논의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의 건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흔들림 없는 정책 실현 의지와 기조를 당부했다.

지역 예술계의 뜨거운 현안이었던 만큼 방청석의 열기도 그에 못지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지역의 예술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제라도 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다행’이라면서도 또 다시 한 목소리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정책의 기조가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는 희망과 우려가 동시에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토론회는 지지부진하게 시립미술관 부지 선정을 둘러싼 논의를 거듭하던 5년 전에 비해 확실히 진전된 내용과 정책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건립 자체를 의심하고 백안시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이 날 토론회에서 받은 인상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앞에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지적대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지혜와 노력을 모을 때가 아닐까 한다. 오늘날의 미술관은 더 이상 전문가만의 것도, 시 당국의 것도 아닌 시민의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물질적으로 존재할 시립미술관 건물의 설계부터 미술품 수집, 조사·연구, 전시,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뿌리는 하나일 뿐이다. 결국 인천시립미술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시민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이고도 철학적인 고민이 고스란히 건립 과정과 이후의 운영에 녹아들어야 시민의 사랑을 받는 미술관으로 남을 것이다.

글 / 박석태(미술평론가,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팀)

사진 / 민경찬 시민기자




시립미술관 ‘부재(不在)’의 현실과 과제

얼마 전 뉴스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운영 적자 현황과 인천광역시의 관련 채무 및 어려운 재정여건이 보도된 바 있다. 인천 출향 미술인으로서 나는 그동안 인천시가 아시안 게임을 우선순위 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예산상의 이유로 미술관 건립사업을 수차례 지연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문화예술진흥이 정부라든가 지자체의 정치, 경제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인천시의 시립미술관 건립향방이 향후 어떻게 될지 궁금하던 차에 문화재단으로부터 원고 요청을 받게 됐다.

타자의 시선으로 볼 때 미술관이나 문화 인프라를 통한 인천의 도시마케팅이나 브랜딩 전략은 심각한 위기적 상황이다. 10개 군·구를 가진 인구 300만의 도시로서, 국내 광역시, 특별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다는 오명을 언제까지 부지매입의 어려움이나 예산상의 문제로 돌릴 것인가? 그것은 오히려 문화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역이나 인구의 규모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의 초중고교, 대학 수 을 감안하면 교육적인 환경에서도 너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국내의 많은 도시들이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에서도 삶의 질의 개선과 도시마케팅으로서 미술관 건립과 국제 비엔날레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잠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인천시가 지난 십수년 동안 예산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시립미술관 건립을 고민하는 사이에 이미 전국적으로는 적지 않은 국공립미술관들이 새롭게 탄생했다. 최근 개관한 미술관만 살펴보더라도 제주도립미술관(2009)을 비롯하여 대구시립미술관(201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2013),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2013),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2014),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2015), 청주시립미술관(2016)등이 새롭게 공립미술관 대열에 합류하였다. 전남도립미술관과 울산시립미술관은 건립지를 이미 확보하고 설계 단계에 있다. 그런가 하면 서울, 광주, 부산, 대구 같은 대도시들은 기존의 시립미술관의 운영과 더불어 차별화된 국제비엔날레를 도시마케팅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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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미디어시티서울 비엔날레를 흡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시는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비엔날레를, 광주시는 시립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를, 대구시는 시립미술관과 대구사진비엔날레를 특화된 문화인프라로 구축하였다. 60만의 작은 도시 경기도 안양시의 경우에는 지난 10여 년간 차별화된 격년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로 주목을 받아왔다. 미술, 조각, 건축, 디자인,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이 안양예술공원과 도심 일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공공예술프로젝트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축제로서 자리매김했다. 얼마 전 이필운 안양시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예술은 당장이 아니지만 미래세대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APAP를 트리엔날레(3년제)로 바꾸는 등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시,도 단위의 많은 지자체들이 시립미술관이나 도립미술관 건립과 운영을 넘어서 국제비엔날레까지 개최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경제적인 이익 보다는 도시 홍보와 문화마케팅 그리고 인적 교류와 삶의 질의 개선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도시들의 문화지원과 투자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광주를 비롯하여, 부산, 대구, 창원 등의 국제비엔날레 역시 매칭펀드 형식으로 일정 부분 국고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화 인프라의 구축이 문화의 시대에 도시마케팅의 유용한 수단이자 지역 사회의 삶을 개선하고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시를 비롯하여 지역사회에서는 민관이 협동하여 미술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라든가 건립추진위원회의 구성, 지역인사들과의 소통을 위한 토론회 등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오랜 기간 미술관 건립이 지연되면서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들이나 시민들은 인천시에 대한 불신과 냉담함을 넘어서 체념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인구 122만의 수원시가 2015년 시립미술관을 개관한 지 8개월 만에 누적관객 10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이 이웃 도시 인천에 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술문화를 통한 꿈과 희망을 누가 어떻게 심어줄 것인가에 대해서 과연 지역사회가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였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인천은 국제적인 플랫폼으로서 인천국제공항을 배후로 두고 있으며 황해의 수많은 섬들을 연결하는 항구도시로서 지리정치학적으로 지역과 세계를 향해 열린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인천문화재단과 인천학연구원 등을 통하여 수많은 지역적 담론들이 생산되었고, 계간 <황해문화>같이 민간부분에서도 ‘전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슬로건 아래 인천관련 역사와 인물에 대한 다양한 조명을 해왔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시립미술관의 건립부지 선정도 중요하지만 추후 건립될 미술관이 어떻게 차별화된 컨텐츠로 경쟁력을 확보할지, 또한 기존에 구축된 문화 인프라를 활용하여 인천아트플랫폼이나 송암미술관, 인천시립박물관 등과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이 준 /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심의위원




노래하는 시민, 인천을 꿈꾸다 – 2016 인천왈츠, <1936, 그날>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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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 고급 사교춤에서 평등의 상징으로

10월의 첫날,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는 조금 색다른 공연이 열렸다. 시민창작뮤지컬 <인천왈츠>는 일반 시민들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작품이다. 인천문화재단에서는 2010년부터 <인천왈츠>라는 이름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공연을 선보여 왔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시민합창단’과 ‘시민밴드’가 중심이 되는 콘서트 형태였고, 2012년부터는 ‘인천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에 시민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참가하고 있다. 사실 <인천왈츠>라는 제목만 들으면 공연이 무슨 내용인지 의아할 수 있다. ‘시민’을 중심에 놓는 공연을 하면서 왜 ‘왈츠’라는 표현을 썼는지 다소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19세기 초의 유럽은 프랑스 혁명의 정신이 사회 곳곳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상공업의 발달로 경제적 여유가 생긴 중산층 시민계급이 부상하고 있었다. 또한 궁궐 문화가 해체되는 와중에 집약적 노동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여흥을 즐기게 되었다.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귀족 중심의 고급문화가 평민들의 삶 속에까지 파고들게 되었고, 남녀노소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왈츠’가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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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의 역사
사실 한국에서 뮤지컬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0년대 초반부터다. 2001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선보인 <오페라의 유령>은 7개월간 244회의 공연을 이어가며 약 24만 명이 관람, 총 19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는데, 2000년대 초반에는 외국 라이선스 공연(주로 브로드웨이 형식의 뮤지컬)이 주류를 이루다가 이후에는 오리지널 캐스트 공연이 그 뒤를 잇게 된다. <캣츠>로 시작된 영미권 오리지널 공연 붐은 이후 <노트르담 파리> 등 불어권 작품으로까지 파급되었고, 급기야는 번안 공연과 오리지널 캐스트 공연이 시차를 두고 차례로 공연될 정도로 관객층이 두터워졌다.
외국 라이선스 공연이 뮤지컬 시장 형성을 견인했다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것은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었다. 올해로 공연 20주년을 맞이한 <명성황후>는 물론 <사랑은 비를 타고>, <김종욱 찾기> 같은 소극장 뮤지컬들이 관객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뮤지컬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산업적으로 성장하면서 뮤지컬 제작 노하우도 보편화됐다. 사실 뮤지컬은 노동 집약적이며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한다. 극작이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곡과 안무가 이루어져야 하며, 대중적인 발성으로 노래하면서 춤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전문 배우들이 대거 필요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시장이 성장하면서 뮤지컬 전문 무대제작인력이 양성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배우 층도 두텁게 형성되면서, 뮤지컬 제작에 도전하는 공연기획사들도 늘어났다. 또한 지자체에서 자기 고장의 이야기를 가지고 뮤지컬을 만드는 흐름도 생겨났다. 2006년에 수원 화성을 소재로 한 작품 <화성에서 꿈꾸다>가 제작되는 등 전국적으로도 뮤지컬 제작 붐이 일어나게 되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전문예술인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나 일반인들이 뮤지컬 제작에 참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충남 아산의 경우 청소년을 배우로 참여시키는 뮤지컬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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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이 노래하는 그 날까지!
다소 장황하게 뮤지컬의 역사를 짚어본 것은, 유럽에서 귀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교춤 ‘왈츠’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널리 퍼지게 된 것과 대한민국에서 ‘뮤지컬’이라는 가장 전문적인 공연 형태가 민들에게 보급되기까지 유사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에서 뮤지컬은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잃어버린 꿈을 찾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문화정책이 본격적으로 입안된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문화정책 연구자들이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얘기하는 것은 바로 ‘향유’였다. 하지만 최근 ‘문화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참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향유’라는 표현은 태생적으로 전문예술인들이 만든 예술작품을 일반 시민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머무른다는 한계를 지닌다. 하지만 ‘참여’라는 표현은 시민들이 수동적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만들어나가는 적극적 입장을 지향한다. 즉 시민은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고, 시민 자신이 예술가가 되어 무대에 서서 그 무대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혹자는 ‘모든 시민이 전부 무대에 선다면 그 무대는 누가 봐 주겠는가’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무대가 단순히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라는 단편적인 시각에 머무르는 것일 수 있다. 무대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공간’이기 이전에, 무대에 서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힘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창조의 공간’이다. 관객은 무대에 서는 사람이 창조한 세계관에 공감하고 그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또 다른 세계관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므로 무대에 선 사람과 관객은 상호간에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는 관계라고 할 수 있으며, 무대는 그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시민창작형뮤지컬 <인천왈츠>는 이렇게 시민들의 ‘문화적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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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꿈에 관한 것이다. <인천왈츠>는 2012년에 처음 시민창작형 뮤지컬로 제작될 때부터 ‘꿈’에 대해 말해 왔다. 특별히 이번에 선보인 ‘1936, 그날’은 2015년 ‘꿈스터디 꿈스케치(이하 꿈스꿈스)’에 이은 ‘꿈’ 연작이다. 2015년 작품 ‘꿈스꿈스’가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어린 시절 가졌던 꿈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찾아보지 않겠냐고 질문을 던졌다면, 2016년 작품 ‘1936, 그 날’은 80년 전 일제 치하에서 민족의 독립이라는 꿈을 위해 달려가던 선조들의 삶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담아냈다.
시민이 중심이 되어 만든 <인천왈츠>의 의미적 요소를 생각하고 공연을 보더라도,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시민의 공연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관객들에게 숨겨져 있던 꿈이 무엇인지 찾아보자고 이야기를 건네는 무대였기에, 잊고 있었던 나만의 꿈에 대해서도 부담 없이 떠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연을 보면서 “시민의 자발적인 문화참여활동이 가장 활발한 분야가 바로 음악이며, 음악 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행정 당국의 정책적 지원을 가장 많이 원한다”는 연구 보고서 내용이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노래하고 꿈꾸도록 도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문화정책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보고 나온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의 밤공기에 방금 들었던 노래하는 시민들의 열기가 풋풋하게 묻어나는 것 같아 반가웠다. 부디 이 따뜻한 열기가 인천 전역에 퍼질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바란다.

공규현 / 인천문화재단 경영지원팀장




종이인형 P의 노래를 따라가는 여정, 작가 서영주

 

종이인형 P의 노래를 따라가는 여정, 작가 서영주

씨앗이 떨어져 자기 자리를 찾아 땅에 뿌리를 내리기까지의 여정은 일종의 다시 태어남의 ‘방황기’이다. 종이인형이 한동네를 배회하고 있다. 종이인형이 배회하는 의미를 모르는 보는 이들은 그 이유를 찾아 자연스레 인형의 뒤를 따른다. 어느 장소에 도착하면 인형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추고 그 춤이 끝나면 인형을 연기한 배우가 관객들에게 티타임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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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단기 입주 작가 서영주는 거리극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약한 종이인형으로 표현한다. 연기는 물론 노래까지 하며 진행되는 그녀의 거리극은 보는 사람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녀는 글을 쓰는 사람도 노래를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녀는 배우이다. 하지만 그녀의 퍼포먼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배우의 이미지와는 멀다.
배우가 왜?
어째서 배우가 종이인형을 만들고 노래하며 연출까지 하게 됐을까?
어째서 배우가 거리로 나와 사람들과 춤추고 이야기하는 걸까?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부터 메시지까지 서영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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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본인과 프로젝트 소개를 부탁한다.
저는 한 사람의 배우. An actor, 행동하는 자이다. 그리고 배우를 대변하는 인형 P를 만들고 이 P를 움직이는 자이기도 하다. 종이로 만든 이 인형 P는 가장 흔하고 찢어지고 구겨지기 쉬운 약한 소재로 만들어져, 내 안의 가장 조용하고 내밀한, 다뤄지지 않은, 어쩌면 가장 나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게 P의 행동은 나를 움직이게 한다.
<페이퍼맨의 추락>이라는 제목으로 2012년부터 이어져온 이 작품은 그림자극 영상과 인형을 활용하여 ‘추락’에 관한 의미를 무대 위에서 움직임으로 표현해 낸 이미지 극으로 출발했다. 가장 약한 소재인 종이로 인형을 만들어 배우를 대변하여 움직이고, 이를 통해 ‘삶의 과정은 모두 낙화의 반복이다. 막다른 길, 한계 지점에서 뛰어내려야만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개인의 추락을 대변하는 인형의 추락 이후, 씨앗이 뿌리를 내려 새싹을 틔우는 단계에서 함께하는 춤사위는 우리 삶 곳곳에서 함께 부딪쳐온 한계와 절망의 벽으로부터 새롭게 상생하는 극복의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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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얻고자하는 결과는 무엇인가?
일상 중에 마주한 추락, 벼랑 끝. 늘 되돌아오는 한계 지점에서의 관찰이 이 작업의 시작 지점이 되었다. 피하고 싶은,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는 그 지점이 내가 있어야 할 나의 자리라는 것을 알아차린 때부터 추락 = 비상 = 만개(滿開)라는 것이 보였다.
“낡은 모두가 추락하고, 새롭게 모두가 피어나는 춤사위”라는 점에서 종이 인형 P는 나 자신이고, 노래하는 자다. 현재 이 P.Play 프로젝트로 P(나)는 내 안에서부터 밖으로 나와 걷고 움직이고 노래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차를 마시고 교감하고 춤을 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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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본인이 기대하는 관객들의 반응이 있는지?
대중적이지는 않으나 호환 가능한 이미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인형 P와 배우가 나열하는 움직임을 바라보며 각자 포착되는 이미지들을 통해 개개인의 다뤄지지 않은 이야기 혹은 각자의 내면에 해당하는 P와 만나고 하나가 되는 지점을 마치 땅 속에서 만나는 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공명하였으면 한다. 만일 퍼포먼스 중 전체의 호흡을 함께하지 못하고, 부분만 보게 된다면, 지향점인 목적이 관객에게 호환되지 못하여 발생되는 오류는 클 것이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기이하거나 새롭기만 한 자극만 얻어 간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 물어보고 싶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관객과의 대화를 유도하는 창을 열어놓게 구성하였다. 그것이 만개(滿開) 춤사위 이후 티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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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4. 인천아트플랫폼 단기작가로 입주해 있는데 지원 당시와 지금의 프로젝트 진행에 생각의 차이가 있는지?
차이라기보다는 발전도와 진행 과정을 말할 수 있겠다. 3월부터 9월 초까지 이미 프로젝트를 한차례 진행한 후 인천에 입주했다. <Pappet Play> 지역주민과의 워크숍, 이를 통한 쇼케이스 <다뤄지지 않은 몸짓> <바다 해프닝>과 Sseo와 P의 버스킹 등을 진행해 왔다. 인천에서는 벌써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적다.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한차례 진행하고 올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Pappet Play: 피플레이>에 더 집중할 단계라고 본다.

Q5. 마지막으로 인천문화통신 3.0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낯선 몸짓과 소리들이 다가갈 때, 있는 그대로 그저 바라보시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만나게 되었을 때, 그 찰나가 눈이 부셔 놀란다면 고이 간직하시길…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가슴속 방문을 두드린다면 살며시 열어보시기를… 그렇게 자연스럽게 반응하다가 한자리에서 함께 움직여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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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인형과 함께하는 서영주 작가의 프로젝트는 작가의 아트플랫폼 입주 기간 동안 인천아트플랫폼, 차이나타운, 신포 문화의 거리, 동인천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시민들과 “추락”의 극복과정을 공명할 계획이다. 서영주 작가의 거리극은 오는 11월 한 달 동안 진행되며 그 결과는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동네방네 알림판(2016.10.05.~10.17)

인천에서 벌어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각종 행사들의 소식을 한번에 전해드립니다. 또한 좋은 소식이 있으면 함께 널리 알리고, 축하하고자 합니다. 매월 1주, 3주 화요일마다 발송되는 인천문화통신을 활용해 다양한 소식을 전하세요.
알리고 싶은 행사 내용을 http://me2.do/xRtWJVeH 링크에서 입력하시면, 기간에 맞춰 실어드립니다. 많은 활용 부탁드립니다. #인천문화예술 #동네방네 #알림판 #소식

001김경아 한국판소리보존회 인천지부장, 대통령상 수상 쾌거

24회 ‘임방울 국악제’에서 김경아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인천지부장이 판소리 명창부 경연에서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지난 9월 26일 광주에서 열린 ‘임방울 국악제’ 결선무대에서 김경아 지부장은 판소리 명창부 대상인 대통령상을 차지, 상금 3000만원과 순금 임방욱 트로피를 받았다. ‘임방울 국악제’는 명창부ㆍ일반부ㆍ학생부 총72명에게 상금 총1억 2310만원을 시상하는 국내 최대 규모 국악 경연대회다. 김경아 명창은 과거에 급제한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돼 남원골로 들어가기 전 춘향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대목을 구성지게 노래해 최고 영예를 안았다.

 

 

002젠트리피케이션, 어떻게 할 것인가?(10.5 14:00, 아트플랫폼 H동 2층)
인천문화재단이 젠트리피케이션의 해법을 찾는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 하반기 문화정책토론회로, 국내외 젠트리피케이션 사례와 신포동의 해법을 찾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제는 국내외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기획 취재한 기호일보 지건태 경제부장이 맡는다. 지건태 부장은 신포동의 현황뿐만 아니라 캐나다 몬트리올, 일본 쿠라시키 등의 해외사례와 국내 사례 취재 결과를 토대로 인천이 마주한 젠트리피케이션 현황에 대해 발제할 계획이다. 토론자로는 김용구 홍익경제연구소 남구사회적경제센터장, 김하운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 유제홍 인천광역시의원, 전순미 샌드앤코 대표, 채은영 임시공간 대표가 참여한다. 문화정책토론회는 10월 5일(수) 오후 2시부터 인천문화재단 칠통마당 다목적실에서 진행되며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 문의 032-455-7133

003이난영은 째즈가수(10.7 20:30, 신포동 버텀라인)
이난영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만요컴퍼니가 준비한 특별공연 “이난영은 재즈가수”가 오는 7일(금) 오후 8시 30분에 신포동 재즈클럽 ‘버텀라인’에서 열린다. 이난영을 ‘트로트’로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신민요, 만요, 가요(토르트), 재즈라는 4개 장르를 두루 섭렵한 가수가 바로 이난영이라고 이 공연을 연출한 국악평론가 윤중강은 설명한다. 이날 공연은 1부 Water Trauma(낭독 &해설&이난영 음악감상)와 2부 NY Blues(이난영의 숨겨진 넘버 베스트 공연)으로 나뉘어 열린다. 현매 1만원. 14일(금)에는 같은 장소에서 최용민 퀸텟의 공연이 21시부터 예정되어 있다.(현매 5천원)
☞ 문의 010-5657-1302

 

004만국시장 별책부록(10.8~10.9, 배다리헌책방거리)
있을 건 다 있는 만국시장이 10월을 맞아 ‘별책부록’이라는 테마로 장소를 바꿔 배다리 헌책방거리에서 열린다. 올해 마지막 만국시장이자 책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모든 것이 함께하는 10월 ‘별책부록’은 오는 8일(토)부터 9일(일)까지 이틀간 1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만국음악살롱은 2시부터 4시까지 김마스타, 정밀아(Jeongmilla).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이 무대에 오른다. 인천영상위원회와 함께하는 별별극장은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 애니메이션 <칼릴지브란의 예언자>, <미라클벨리에>를 ‘요일가게-다 괜찮아’에서 연속 상영한다.
☞ 문의 010-9007-3427, kesime@daum.net

%ec%95%a0%ec%9d%b8제 1회 애인 페스티벌(9.24~10.16)
300만 인구 시대를 맞아 인천의 가치를 찾고 시민화합을 실현하는 제1회 애인(愛仁) 페스티벌이 10월 16일(일)까지 인천시, 군․구, 관광공사, 기업체, 백화점‧마트․시장, 대학교 등 많은 기관이 참여해 인천시 전역에서 열린다. 애인 페스티벌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열리던 축제를 연합해 오는 24일부터 10월 16일까지 23일간 인천 전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로 축제분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한류관광콘서트 등 22개 행사를, 군·구는 소래포구축제 등 26개의 축제를, 유관기관과 단체는 인천역사바로알기 도전 골든벨, 개항장 컬쳐나잇, 한류관광콘서트, 시민의날기념 시민화합한마당 등을 준비, 총 54개의 크고 작은 행사가 인천 곳곳에서 열릴 계획이다. 애인페스티벌은 15일(토) 인천 시민의 날 기념 ‘시민 대화합 한마당’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005‘또 다른 이민, 해외입양’ 특별강연(10.8 14:00, 한국이민사박물관)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해외입양인 관련 특별 강연을 마련했다. 이 강연은 2016년 특별전 <또 다른 이민, 해외입양>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오후 2시부터 ‘해외 입양인과 함께한 50년을 기억하며’, ‘해외 입양인의 귀환과 활동’이라는 주제로 서재송(전 성 원선시오의 집 원장) 옹과 정애리(국제해외입양인봉사회 회장) 회장이 각각 강연한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전시를 준비한 이민사박물관의 학예사의 안내로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특별전은 11월 27일까지 계속된다.
☞ 문의 032-440-4706

 

0072016 인천독립영화제 4th In-Film(10.14~16,영화공간주안)
인천독립영화협회, 영화공간주안, 인천영상위원회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2016 인천독립영화제 ‘4th In-Film’ 이 오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3일간 영화공간주안에서 열린다. 인천독립영화제는 인천에서 작품을 하고 있는 영화인, 인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작품이 상영되며, 관객과의 이야기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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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간, 공간 오픈하고 로컬 큐레이팅 포럼 진행(10.15~)
큐레토리얼 콜렉티브 슬로러쉬에서 신포동(중구 신포로 27번길 29, 2층)에 신생공간 ‘임시공간’을 열고 인천 시각예술의 지형도를 파악하기 위한 로컬 큐레이팅 포럼을 진행한다. 지역에서 예술하며 생존하기, 로컬큐레이팅 2000-2016 인천, 다른 상상과 실천을 위한 과제라는 파트별 주제에 따라 워크숍과 라운드테이블이 연속적으로 열린다. 10월 15일(토) 오후 1시와 3시에 각각 열리는 예술 활동 기반을 위한 부동산(민선찬), 예술가를 위한 자산관리기초(이성남) 강의가 시작이다. 15일(토) 강의가 끝난 후 오픈기념 파티가 계획되어 있으며, 공간은 10일(월)부터 오픈한다. 또한 10월 19일(수) 오후 1시에는 과 <5개의 동방견문록, 커뮤니티페어_아트페허>를 김성호/김진아, 이탈이 각각 발표한다. 이후에도 12월까지 다양한 주제의 라운드테이블이 이어진다. 
☞ 문의 070-8161-0630

006기타큐슈 국제 만화 대상 작품 공모(~11.18)
인천시의 자매도시인 일본의 기타큐슈시에서 4컷 만화를 대상으로 ‘국제만화대상’ 작품을 공모하고 있다. 인천시에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간 기타큐슈시의 공무원이 인천문화재단을 통해 인천 시민들에게 특별히 홍보를 요청해왔다. 만화의 매력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만화문화를 보급하고자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1인당 5점까지 응모할 수 있으며,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자유 주제로 응시할 수 있다. 기타큐슈시 만화 박물관의 명예관장인 ‘은하철도 999’의 작가 마쓰모토 레이지(Matsumoto Reij)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상(상금 50만엔), 해외부문상(상금 30만엔), 만화뮤지엄상(상금 20만엔)과 취업 지원을 연결하는 토키와창상까지 4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모집 기간은 11월 18일(금)까지며 발표는 내년 1월 중에 기타큐슈시 만화뮤지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응모는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링크 https://kitakyushu-mangataisho.com/kr/ 에서 확인.

007인천아트마켓 심포지엄(10.20 15:00, 하버파크호텔 그랜드볼룸홀)
제 2회 인천아트마켓 심포지엄 ‘문화예술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역내발적 발전’이 열린다. 김상원 인하대 문화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오는 20일(목) 오후 3시에 열리는 심포지엄은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기조발제를, 신동근(국회의원), 김인수(인천시 문화예술과 문화정책팀장), 황흥구(인천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이승희(시사인천 사장)이 토론을 맡았다.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032016 씨네마켓(10.20~21, 하버파크 호텔 3층 아이리스홀)
사회적협동조합 인천여성영화제가 주최하는 2016 씨네마켓이 열린다. 씨네마켓은 영화교육콘텐츠를 공유하는 자리로, 아이들은 영화교육을 체험하고 성인들은 영화교육 진행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캐릭터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 게임, 영화촬영 현장체험, 폴리(후시녹음)체험 등 1시간이 소요되는 이 체험은 미취학 어린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인천여성영화제 측은 “미디어가 일상화되고 영화가 생활 속에 들어와 있지만 아직까지 영화제작교육이 낯선 것이 현실”이라며 “자신의 일상을 나누고 그 이야기 속에서 스토리를 찾아 집단이 함께 촬영하고 제작하는 영화작업은 관계를 만들고 소통을 배우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더 많은 영화제작교육이 곳곳에서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유치부 20명, 초등 저학년 20명, 초등 고학년 및 중고등학생 100명을 선착순으로 사전 접수한다.
☞ 문의 032-471-3080




뉴스 큐레이션(2016.10.04~10.17)

샤프심으로 매트릭스를 연출한 상상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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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Times’는 뉴스 홍수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꼭 읽어야 할 지식과 정보, 꼭 느껴야 할 감동, 내 삶을 바꿀 통찰을 전한다. 카드뉴스는 이미지 중심의 시대에서 문자 텍스트를 멀리하는 현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물건을 전혀 다른 이미지로 표현한 일본의 아트 디렉터 타나카 타츠야 이야기. 그의 상상과 손을 거치면 도넛이 암벽이 되고, 메모리칩이 그랜드 피아노로 변신하고, 초밥이 침대가 된다.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미니어처 사진 일기’를 올린 그는 사물을 보는 색다른 관점을 강조한다. 소인과 피그미족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새로운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다. 그의 기발하고 세밀한 미니어처가 우리의 일상을 자극한다.

야한 소설 쓰는 여학생과 변태교사, 그들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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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빨간책’에 들어있다. 극본, 호연, 연출의 조화로운 3박자로 호평 받은 드라마스페셜 ‘빨간 선생님’은 1980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움과 추억을 소환하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달리 ‘빨간 선생님’은 한국의 시대적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담아냈다. 속물 선생이 사랑에 눈 뜨게 되지만 그의 인간적인 선택은 비극을 담보로 한다는 이야기. 자세한 줄거리는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라. 청소년들의 호기심, 존경과 애정이 오가는 사제지간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신한 소재에 대한 기대에 더해 새로운 PD와 작가 발굴의 장인 드라마 스페셜은 앞으로 아홉 작품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주먹을 불끈 쥔, 당당하고 우아한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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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9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다. 소녀상 제작을 맡은 김창기 작가는 고개를 살짝 들어 멀리 일본을 응시하며 서 있는 당당하고 온화한 소녀상을 만들었다. 김운성 작가가 조각한 ‘원래의 소녀상’이 좋은데 왜 바꾸느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인천만의 이미지를 넣어야한다는 강박도 마음에 부담이 됐다. 김창기 작가의 소녀상은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다. 얼굴은 온화하지만 손발에서 긴장이 느껴진다.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를 세워 아이의 발을 모형 떠서 만들었다. “아빠 나 그렇게 고생 안 했는데, 그렇게 아파하지 않았는데.” 아이의 말에 울컥, 작업하면서 운 것도 여러 번이었다. 전국에 퍼져있는 평화의 소녀상, 뜻은 하나이면서도 모양은 하나가 아니다. 오른손 끝에 나비가 앉아있고(광주), 나비 날개를 뒤로 한 채 날아오르고(이화여대 정문), 긴 머리를 땋은 버선발의 소녀가 앞으로 나아간다(부천). 앞모습은 없다. 김 작가가 만든 앞모습은 거울이고, 자신을 보게 하는 그곳에 ‘반성의 의미’를 담았다.

 모바일 드라마, SNS 예능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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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드라마는 ‘모바일 드라마’ 또는 ‘SNS 드라마’로 불린다. 10분 안팎의 짧은 러닝타임,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소재로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을 통해 방송된다. 여성 동성애,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한 여고생, 다양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한 것 등 내용과 촬영 기법이 독특하다. 아이돌 멤버의 대거 출연도 기존 드라마와 다른 점이다. 웹예능의 경우 불법 도박, 세금 문제, 이혼 등 출연자들의 과거를 거침없이 공개하는 등 과감한 방식을 시도했다. 웹콘텐츠의 시장은 밝다. 2013년 7편, 2014년 23편에 이어 지난해에는 67편으로 제작편수가 뛰었고, 올해는 200여 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짧아지고, 편해지고, 가벼워진다. 이 변화가 대세고 흐름이라면 ‘잘’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관건은 콘텐츠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느냐다.

이재은(뉴스 큐레이터)




지역과 함께 문화경영으로 상생하는 기업인. 경인기계 구제병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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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 하는 기부자는 40여년 넘게 인천과 함께 한 기업,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기업, 경인기계의 구제병 대표이사입니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경인기계는 산업 및 공조용 냉각탑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냉각탑 기업입니다. 냉각탑(Cooling Tower)이란 산업용으로 만든 수냉식 에어컨 실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 공정이나 건물의 냉방 과정에서 뜨거워진 물을 냉각해 재사용하도록 순환시키는 장치로, 데워진 냉각수를 다시 사용하지 않고 버리게 되면 하천의 온도가 상승해 지구환경을 파괴한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선정한 우수 가업승계 기업인이자, 중소기업문화대상을 수상한 문화경영 실천 기업인 경인기계의 구제병 대표이사(인천문화재단 이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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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인기계 회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경인기계는 1960년 선친께서 설립하신 공조기 제작업체 ‘한국이연공사’를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10년 넘게 운영해오다 1972년에 인천 송림동에 공장을 준공하며 이전했고, 상호를 ‘경인기계 공업사’로 변경했었죠. 이후 75년에 지금의 상호인 ‘(주)경인기계’로 법인을 설립해 지금까지 걸어왔죠. 그 와중에 회사는 동구 송림동에서 중구 항동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경인기계가 인천에 자리잡은 이후 40년이 넘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사실 1972년에 송림동에 자리잡을 때는 경영상의 문제로 이전했던 터라, 저에게 송림동은 피난처와 같은 공간이었죠. 그 시절에는 어려움이 참 많았어요. 당장 사업에 들어가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절이었거든요. ‘경인기계’로 변화 과정을 거치며 냉각탑 제조 전문업체로 자리잡기 위해 운영에 몰두했습니다. 80년대에 들어서 미국의 전문 기업과 기술제휴를 맺으면서 사업이 회복되기 시작했죠. 그 당시에 외국 기술제휴는 상공부의 인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던 셈이죠. 그 덕분에 큰 공사들을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고, 사업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독자적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부분에 많은 투자를 했고,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도 참여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죠. 그렇게 40여년을 인천에 뿌리내리며 인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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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대표님께서는 인천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이 곳 인천에서 보내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시 인천의 기억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저는 영종도에서 태어나서 아주 어렸던 유년시절은 동구 송월, 만석동 일대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기도 전에 서울로 이사를 간 터라, 나고 자라던 당시의 기억보다는 인천에 계속 살고 있는 친척들을 만나러 놀러오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당시만 해도 서울에서 인천을 오는 기차는 굉장히 더디게 움직였죠. 지금으로 따지면 서울에서 충청도에 가는 느낌과 비슷한 것 같네요. 서울에서 인천을 오가는 일이 지금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제물포역에서 한번 정차하면 3~40분을 서 있기도 했어요. 그래도 여행하듯 경인선을 따라 인천에 도착하면 가족들과 함께 작약도나 주안 염전에 놀러 다닐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작약도에 배를 타고 놀러가는 게 최대의 피서였던 것 같아요. 섬에서 산과 바다를 뛰놀던 그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고, 그립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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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기부를 하고 계십니다. 특별히 기부에 대한 철학이나 신념을 가지고 계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A. 할머님 때부터 모태 신앙을 가진 집안이었어요. 부모님이 내리교회에서 결혼식을 하실 만큼독실한 신자셨고, 저 또한 교회를 다니며 성장해왔습니다. 그 덕분에 주변에 소외된 이웃,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사는 방식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성장 과정에서의 느낌과 경험들이 지금까지 계속되는 것이죠.
가능한 어려운 이웃, 함께 살아가야 할 곳들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려고 하는 편입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인하대학병원에서 치료비가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는 기금이나 탈북주민의 자립을 위해 지원하기도 했고, 몇 해 전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 약정)로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별도의 선교재단을 통해 독거노인을 비롯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Q.
실제로 구제병 대표님의 기부 활동이 사내 임직원들을 움직이기도 했다고 들었는데요. 직원들이 기부에 다함께 참여하고 있다면서요?

A. 전 직원이 급여 1% 나눔 운동에 동참했는데, 처음에는 연말에만 했습니다. 그런데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계속해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부를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원들이 우연히 알게 되면서 자발적으로 동참하기도 했어요. 이 뜻을 이해하고 함께해 주는 직원들에게 참 감사하죠. 
 
Q. 경인기계는 몇 해 전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모범이 되는 중소기업에게 수여하는 중소기업문화대상을 받았을 만큼 문화경영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입니다. 실제 회사 내에서 문화경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A. 일단 임직원 모두가 함께 문화를 누리고 즐겼으면 하는 뜻이 있어요. 한번은 중소기업청 대강당에서 ‘경인 가족 문화의 밤’이라는 행사를 했었습니다. 그때 ‘아나야’라는 국악그룹을 초청해서 직원들만을 위한 공연을 한 적도 있어요. 가족적인 분위기로 임직원이 화합하는 장이기도 했고, 공연이 끝나고 나서 많은 식구들이 만족했어요. 또 사내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중창단도 있는데, 구내식당에서 매주 연습도 하고 중소기업청이나 청와대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외교부로부터 주한세네갈 명예영사로 임명받아 한국과 세네갈의 다양한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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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올해는 인천문화재단의 이사로도 활동 중이신데요. 기업의 경영인으로써 문화재단의 이사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와 이 역할에 대한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문화예술에 관심은 많았지만 문화재단이라는 기관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게 사실입니다. 오히려 재단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죠. 기업과 문화가 잘 조화되면 지역에서 보다 풍성한 문화적 가능성, 기업의 문화적 경영이 확산되지 않을까 싶어서 경영인으로서 재단 이사라는 자리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또 문화재단의 입장에서도 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재단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탄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한 재단 운영에 함께하는 이사진으로, 문화예술의 기부에 동참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경인기계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문화경영의 전략적 동반자로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할 기회를 얻은 셈이죠.

Q.말씀하신 것처럼 구제병 대표님은 재단의 이사진이자, 아트레인의 소중한 기부자이십니다. 마지막으로 기부자의 입장에서 아트레인 사업을 위한 따뜻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기부자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특별한 의견이 없어요. 나 한 사람의 작은 뜻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은 거죠. 재단에서 계획하고자 하는 사업에 잘 사용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만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제가 기업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나와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좋은 곳에 기부를 하고 싶지만, 기부할 곳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재단을 소개하고 연결할 지점들이 있는 셈이죠. 인천의 기업들에게 기업 경영과 인천의 문화예술이 상생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임을 설명한다면 함께 할 수 있는 범위가 보다 넓어질 것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세금 혜택도 받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죠. 좋은 뜻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부처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냈으면 합니다.

문화예술과 기업의 상생,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시는 구제병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단이 앞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구제병 대표이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07_1(주)경인기계
소재지 : 인천광역시 중구 서해대로 307
대표번호 : 032-885-9001


6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정리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주현수




작가의 방, 그 공간에서의 특별한 3일, 인천아트플랫폼 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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