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만나는 용춤과 사자춤 – 105주년 중화민국 국경절 기념 ‘쌍십국경’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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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한국인천화교중산중소학은 일 년에 두 번, 어린이날과 국경절인 쌍십절에 교정이 들썩거린다. 학교 학생들은 물론 인천에 살고 있는 화교들과 학부모들까지 행사에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유치원생들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모두 출연하여 솜씨를 자랑하는데 그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용춤과 사자춤이다. 학생들이 일주일간 연습하고 선보이는 용춤과 사자춤은 보는 이들을 신명나게 한다.

인천에는 인천화교협회에 등록(2015년12월 통계)된 화교들이 약 3천여 명에 이른다. 그중 화교학교인 중산학교에 재학 중인 인원은 유치원생을 포함해 3백여 명 정도이다. 인천의 인구 3백만 명 중에 아주 적은 숫자(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구화교는 현재 2만 명 내외)로 살아가고 있는 화교들의 신분은 중화민국(타이완)의 재외국민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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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화교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용춤과 사자춤은 중국 전통 명절뿐만 아니라 각종 경축 행사나 기념행사에서 단골 프로그램으로 등장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사자춤과 용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행하고 있는 까닭은 장소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고, 전설과 관련된 미신적 성격 때문이라고 한다. 농업을 주로 하는 문화권에서 바람과 비는 농업 생산의 성패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풍년은 곧 백성을 배부르게 하고, 백성이 배부르면 나라가 평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과 사자의 능력은 무한한 능력으로 이해되며, 온갖 복을 가져오고 온갖 재앙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용춤과 사자춤은 기우제와 풍년을 기원하는 각종 명절과 행사에 빠지지 않고 출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10월10일 중산학교의 교정은 요란한 북소리에 맞춰 힘차고 박진감 넘치는 용춤과 사자춤을 선보이는 학생들과 그에 화답하는 관중들로 꽉 찼다. 학생들의 몸짓은 중화민국 건국 105주년 기념 축하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몰고 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학생들은 일주일이라는 짧은 연습기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그들의 전통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지켜보는 사람들마저 흐뭇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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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부터 용춤을 시작했다는 송승헌 학생(현재 고등학교 3학년)에 따르면 용춤은 15명씩 팀을 이루어 연습을 하고, 두 팀이 교대로 공연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15명 모두의 팀워크라고 한다. 용춤은 중,고등학생 팀과 소학교 학생팀이 별도로 운영 중인데, 팀에 따라 용의 길이와 인원이 다르다. 10kg 정도 하는 용 머리는 여의주와 함께 경험이 많이 있는 학생이 맡아야 하고,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많은 용 꼬리는 발이 빠른 학생이 제격이라고 한다.

사자춤은 2명이 한 팀을 이루고 현재 6팀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자의 동작은 쿵푸의 동작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처음 중산학교의 사자춤은 북방계 사자춤으로 시작하였으나 1970년대 들어서 남방식 사자춤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화교학교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용과 사자는 1980년대부터 대만과 중국에서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화교학교 중에 용춤과 사자춤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학교는 인천의 중산학교와 부산 화교학교뿐이다. 오래 전 인천 시민의 날이나 각종 경축행사에 함께했던 용춤과 사자춤을 인천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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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아니, 사람들을 좋아해서 인물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보낸 시간 중에 차이나타운은 특히 더 그랬다. 일탈을 꿈꾸던 어린 내가 만났던 높은 담장의 화교학교는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서야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진지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도 카메라를 들 수 없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차이나타운에 어떤 일이 생기거나 본인들 가족에게 일이 있으면 내게 먼저 연락하여 함께하기를 권한다.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힘들 때도 한 번 들러 차 한 잔 하고 가기를 청해오는 이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다.

인천은 예로부터 항구도시의 성격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던 곳이다. 지금도 동북아의 허브도시로 성장한 도시 인천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인천 속 작은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서 다이내믹한 도시 인천의 모습을 느껴보기를 권한다. 어떤 인연도 노력하지 않으면 영원할 수가 없다고 하니까.

글 / 서은미(사진가)




2016 인천문화재단 국제교류기획지원사업 <트라이 밴드 in 트라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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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나자와 시와 인천의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송도 센트럴 파크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모두 세 팀이 참여해 진행되었다. 2015년 가나자와에서 열린 재즈 스트리트 경연대회 우승팀(나츠미 요시다 쿼텟), 그리고 인천 출신의 뮤지션이 결성한 두 팀(클랜타몽, 오리엔탈쇼커스)이 릴레이 식으로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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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오프닝으로 일본 출신의 여성 뮤지션이 더 있었는데 실제 제공된 공연 프로그램에는 하나의 팀으로 함께 표기되어 관객들에게 약간의 혼동을 주기도 했다. 세나 카나라는 이름의 이 여성 가수는 엄밀히 뒤에 진행된 일본 재즈 쿼텟과는 별개의 것으로 완전히 성격도 다른 음악을 들려줬다. 키보드와 어쿠스틱 베이스 여성 보컬의 편성으로 총 세 곡을 소화해냈으며 모두 일본의 기존 대중음악들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음악들이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며 맑고 단아한 음성을 가진 가수라는 정도의 인상을 전해주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팀부터 본격적으로 재즈를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월등하게 재즈 시장규모도 크고 또 활동하는 재즈 뮤지션들의 수와 실력 모두 우월한 위치에 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눈에 띄게 성장한 국내 재즈 신(Scene)의 저변을 감안하더라도 아직 그 격차가 분명히 있는데, 이 팀의 무대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러한 면을 실감하게 되었다. 먼저 독특하게 여성 트럼페터가 프런트라인에 나와 있는 편성이라는 점도 필자의 시선을 끌었는데, 국내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여성 뮤지션들이 피아노에 치우쳐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 브라스 악기를 선택한다는 점도 그리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그러나 그런 외적인 면은 이후 이 팀이 들려주는 연주에서 별반 고려의 대상도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일본 본토 전체의 메이저급 경연대회가 아닌, 인구 40만 정도에 불과한 가나자와에서 이루어진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팀의 실력이 이 정도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었다. 특히 이 팀의 드럼과 베이스 연주가 기대 이상의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전체 사운드의 토대를 아주 잘 받쳐주고 있었다. 거장 베니 골슨의 명 스탠더드 넘버인 ‘Staplemates’와 자신들의 오리지널 곡들을 함께 섞어 연주했으며 그룹의 오리지널인 세번째 곡에서 이 팀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상당한 테크닉과 힘 있고도 단단한 어프로치를 보여준 베이시스트 이토오 유우지의 워킹과 솔로가 임팩트있게 다가왔으며, 거기에 드러머 슈아키 모토의 날렵한 스틱워크도 자연스레 눈과 귀를 잡아끌게 만들었다. 연주에 대한 관객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필자가 보기엔 이날 공연장 가장 좋았던 팀이 바로 나츠미 요시다 쿼텟이었다) 자연스레 앙코르까지 나왔고 이들은 이에 또 하나의 스탠더드 넘버 ‘Cherokee’로 화답해주었다. 전체적으로 이제 20대 초반의 신인밴드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생각되는데, 다소 아쉽게도 리더인 트럼펫 주자 나츠미 요시다의 존재감이 타 악기 파트에 비해 다소 빈약하게 보였다. 마이크와의 능숙하지 못한 거리 조절은 차치하고라도(차라리 핀마이크가 있었더라면 좀 더 나았을 거다) 좀 더 명료하고 깨끗한 톤에 아티큘레이션을 가졌더라면 이 팀의 연주가 더욱 훌륭히 살아났을 것이다. 하지만 멤버들 모두 이제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이니 만큼 노력여하에 따라 향후 일본 본토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입지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만한 잠재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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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팀은 국악과 일렉트로닉계열의 사운드가 한데 크로스오버된 팀으로 국내 출신의 클랜타몽이란 그룹이었다. 요즘 국악과 서양 음악의 접점을 찾기 위한 시도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데 이 팀은 멤버들의 젊은 나이에 걸맞게 좀 더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면을 자신의 음악에 수용하고 또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디제잉, 그리고 태평소, 대금같은 국악기를 함께 다루는 이호윤이란 뮤지션이 음악적 중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곡들도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일정한 리듬패턴을 루프로 돌리면서 국악의 창과 무용이 한데 어우러지는 퍼포먼스와 음악이 함께 결합된 형태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가창을 담당하는 여성 보컬리스트 이수인은 창의 발성과 일반 가요에서의 창법을 곡에 맞춰 함께 구사하는 특이함을 보여줬다. 허나 리듬 메이킹의 단조로움 및 과도한 반복, 거기에 무용과 곡의 가사 모두 일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가 다소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 면이 있었는데 표현의 완성도 및 설득력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런 점은 앞으로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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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무대를 장식한 팀은 7인조로 구성된 대형 밴드 오리엔탈 쇼커스였다. 기본적으로 업템포의 밝고 그루비한 성향을 가진 팀으로 여성 보컬리스트 김그레를 메인으로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의 기본 세팅에 트럼펫, 트럼본 같은 브라스와 색소폰 같은 혼악기 주자들까지 포진한 개성적인 편성이 시선을 끌었다. 이러한 악기 편성에서 볼 수 있듯 재즈의 스윙에서 펑크(Funk), 레게, 스카와 같은 다채로운 리듬을 자신들의 음악에 포함시켜 공연 내내 몸을 들썩거리게 만들었으며 곡의 멜로디 진행은 가요의 성격도 충분히 담겨져 있어 일반 대중들도 거부감 없이 들을만한 면을 함께 보여줬다. 이미 지난 달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한 바 있으며 탑밴드 시즌3 출신인 만큼 라이브 무대에서의 연주 호흡에서도 별다른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다. 마지막 앙코르로 연주한 김건모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의 감칠맛나는 편곡도 재미있었다. 앞으로의 활동이 분명 기대되는 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공연의 흥겨움과는 별개로 무대 오른편에 있는 모니터 스피커의 노이즈는 잊을 만 하면 발생해 필자의 귀를 거슬리게 했다)

인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국제교류기획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의 젊고 가능성 있는 뮤지션들을 서로 소개하고 공유하는 무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필자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형태의 지자체 지원 사업으로 진행되는 공연들은 대부분 이미 알려진 기존의 유명 뮤지션들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기저에 포함되어 있다. 그 의도대로라면 결코 마다할 일이 없다. 아니 오히려 권장되고 더 활성화되어져야 할 일이다. 기존의 대중 음악판에서 쉽사리 주목받지 못할 젊은 뮤지션들, 진취적이며 자신의 방향을 그려나가길 원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음악을 펼쳐보일 마당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이런 기획은 당연히 확대되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문화재단의 이 사업은 그 점에서 성공적인 출사표를 던졌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향후 이 기획이 얼마나 초심을 잃지 않고 일관되게 진행되어져 나가는가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신경쓰면 될 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회를 거듭해갈수록 처음의 취지를 망각하고 요상한 형태로 변질되거나 혹은 대중들의 반응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몇번 지속해보지 않고 그만둬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적어도 이곳 송도의 트라이볼에서 진행되는 이 기획만큼은 꾸준하고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져 나가기를 바란다. 그게 재즈이건, 록이건 팝, 국악이건 혹은 월드 뮤직이건 간에 어느 특정장르에 귀속되지 않고 폭넓고 고른 시선을 갖고서 지원을 해나간다면 재능과 열정, 가능성을 지닌 젊은 친구들이 자연스레 이곳에 모일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마당을 만들어가는 것. 그게 문화 사업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번과 같은 무대가 지속되어져 나가길 바란다. 

글 / 김희준(MMJAZZ 편집장)




도서관 이모들, 그림자극을 만나다.- 반딧불이도서관 ‘通通(통통) 그림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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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무거운 책을 들고 도서관을 오가면서 우리 집 바로 앞에 도서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부모님의 핀잔에 도서관이 멀기 때문에 책을 읽기 어렵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정말로 동네마다,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도서관들이 생기고 있다. 바로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은 시립도서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아파트 단지 내, 혹은 상가처럼 지역주민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마을공동체의 생활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천 남구 용현동 신창아파트 단지 내에도 작은도서관이 하나 있다. 바로 반딧불이 도서관. 이 도서관은 2006년에 개관했으며, 10여명의 지역주민이 자원봉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여타 작은도서관과는 다른 조금 특별한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통통그림자극’의 회원들이다. 동네에서 ‘도서관 이모’로 불리는 그들은 도서관을 지키며 동네의 아이들을 만났고, 아이들이 책과 쉽게 만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반딧불이도서관의 관장이기도 한 송은이 씨는 ‘통통그림자극’의 시작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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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이 : 저희 회원들은 모두 도서관의 자원활동가들입니자. 도서관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책을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했어요. 다른 도서관 같은 경우에는 독후활동을 많이 하거든요. 평범하고 지루한 독후활동 대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그림자극을 알게 되었어요. 도서관에 있는 전래동화 같은 것을 골라서 각색하고, 아이들에게 공연해 주었던 게 시작이었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아이들 3~40명이 앉으면 가득 차는 그야말로 ‘작은’ 도서관에서 그림자극 공연을 열자 도서관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회원들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보다 전문적으로 공연을 만들어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림자극의 ‘ㄱ’자도 모르던 그들은 남구 평생학습원의 학산콜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자극을 배우기 시작했다. 연극 강사가 직접 도서관을 찾아 회원들을 도와주었다. 인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하면서 그림자극은 점점 더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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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애 : 도서관 안에서만 그림자극을 하다가, 학산문화원이 새단장 후 다시 문을 열 때 저희가 초청 공연을 하게 됐어요. 직접 만든 작은 무대에서만 공연을 하다가, 큰 무대에서 마이크를 차고 진짜 조명을 가지고 공연을 하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도서관에 있는 탁자 두 개를 엎어놓고 현수막 천을 두르고 테이프를 감아 무대를 만들었어요. 핸드폰 불빛을 조명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집에 굴러다니던 캠핑 랜턴을 사용하기도 했죠. 종이 인형도 처음에는 얇은 종이에 그린 것을 코팅하고 나무젓가락을 붙여 만들었어요. 강사님을 통해 두꺼운 파일지와 스테인레스 철사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인형에 관절을 만들고, 움직임을 표현할 수도 있게 되었죠. 인천문화재단 지원금으로 무대와 조명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이훈희 : 공연을 계속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요. 도서관이 작아 지금은 아이들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도 많거든요.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는 넓은 공연장도 있었으면 좋겠고, 장비가 많아지다 보니 창고도 필요해졌어요.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더 좋은 공연을 만들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엄마로, 주부로, 도서관 자원활동가로, ‘통통그림자극’ 회원으로, 몸이 열 개라도 바쁘지만, 그들은 그림자극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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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 공연이 없을 때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모여 어떤 작품을 어떻게 각색할지 회의를 해요. 공연을 앞두고는 일주일에 서너 번, 주말에도 모이고 밤에도 모이고 계속 모여 준비를 하죠.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오리고. 무대를 만드는 과정이 전부 수작업이기 때문에 힘들 때도 많아요. 공연을 준비하다 손을 다쳐서 한동안 병원에 다니기도 했어요. 힘들지만 완벽하게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는 욕심이 자꾸 생겨요. 가족들도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공연을 보는 아이들이 그림자극을 재미있어하고, 그림자극으로 인해 도서관을 친숙한 공간으로 느껴 자주 찾아오게 되는 점이 가장 뿌듯해요. 와서 만화책 한 권을 읽고 가더라도,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죠. 길가다 마주치는 아이들이 “어, 도서관 이모다.”, “그림자극 하는 이모다.”하고 알아봐 줄 때도 기분이 좋아요.

이훈희 : 사실은 우리 아이들이 책과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도서관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그림자극도 하게 되었어요. 저희 아이도 어리고 엄마가 이런 활동을 하니까 아이들이 도서관을 함께 자주 오게 되잖아요. 그런데 활동을 하다 보니 동네의 다른 아이들도 만나게 되고, 더 많은 아이들을 위해 활동을 계속 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더 자라서 더 이상 그림자극을 보지 않는 나이가 되어도 다른 아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이 활동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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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사회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 아이가 책과 친해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은 엄마를 도서관으로 이끌었고, 내 아이에 한정되어있던 바람들은 동네의 다른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넓어졌다. 깜깜한 무대에 밝은 조명이 켜지고, 알록달록 종이 인형들이 등장하는 것처럼, 큰 아파트 단지 안의 작은 도서관은 삭막한 회색도시에 색을 불어넣었다.

그들의 꿈은 더 넒은 공연장에서 더 많은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것. 작은 반딧불이도서관이 마을 전체를 밝게 빛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글 / 시민기자 김진아




웃픈 사회 속 존재의 이유 – 작가 손승범

 

웃픈 사회 속 존재의 이유 – 작가 손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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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현대인들의 정신 질병과 관련한 황당한 사건을 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 ‘다크나이트’에 등장하는 웃고 있지만 공포스럽고 괴기한 잭 니파이어의 얼굴은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폭력이라는 인간 감정의 양면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마치 현대사회 속 우리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겉으로는 웃고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지만, 감정과 매일 싸우며 속으로 우는 사람들이 바로 현재인이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동화 ‘파랑새’에서 꿈속에서 행복한 파랑새를 찾기 위해 막연히 길을 떠났지만 결국 찾지 못해 좌절했고, 결국 꿈속에서 찾지 못했던 파랑새는 현실 속 자신들의 새장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현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막연한 몽상을 꿈꾸는 현대사회 속 우리의 불안한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서, 오늘날 ‘파랑새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싶고, 누구에게도 비난받고 싶지 않은 ‘착한아이 콤플렉스’도 마찬가지로 현대사회에서 파생된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정신 질병으로 불린다.

이러한 질병들은 인간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기계화, 도시화, 자본화된 현대사회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 현상으로 인해 만들어진 정신적 폐해를 세상에 알리기보다는 숨기기에 바쁘다. 왜냐하면 정신적 폐해를 드러내는 순간 결국 나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웃음, 화려한 행동과 치장 속에 감춘다.

7기 입주 작가 손승범은 이런 현대사회의 양면성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인간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숨으려고 한다. 다 가려지지도 않는 어떤 사물이나 배경 뒤에 필사적으로 숨는다. 그리고 어쩌면 바보 같이 순진할 정도로 무모했던 인간은 어느 순간 숨는 대신 자신을 알아볼 수 없을 법한 변장과 위장의 허물을 쓴다.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고 숨는 인간은 변태하며 결국 감정을 폭발시키고 터트린다.

손승범 작가는 화려함과 암울함의 양면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드러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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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가 생각하는 현대사회 속 인간의 특징은 무엇인가?
A. 넘쳐나는 정보와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생활화되고 교류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반면에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이들과 타인을 훔쳐 보는 이들이 뒤섞여 있는 것 같다. 고립되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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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비유하고 은유하여 드러내는 작품이 많이 보인다. 이렇게 창작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A. 특별한 이유보다는 그런 것들을 보고 자라왔다. 가족들, 친구들과 같은 주변인들부터 내가 경험한 모든 이들이 예외 없이 양면성을 갖고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내 모습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Q. 인간의 양면성은 천성인가, 아니면 외부적인 요인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A. 천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양면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외부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작은 뾰루지였는데, 자꾸 자극을 주다보면 큰 여드름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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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대사회에서 어떠한 의식을 갖는 인간이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되는가?
A. 완벽에 가까운 것이 존재할지는 몰라도 완벽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Q. 작품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면?
A. 작품을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더 나은 삶을 위한 탐욕과 욕심, 허망한 염원 등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또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만물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존재의 본질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Q. 존재의 본질은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렵고 추상적인 이야기이다.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추상적인 존재의 이야기를 발화시키고 싶을 때, 철학적 담론에 기댈 때가 있다. 작가에게 있어, 혹시 이 부분을 대신 설명해줄 수 있는 철학(미학) 책이 있는가?
A. 『사라짐에 대하여』(장 보드리야르, 민음사)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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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관람객의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장치가 있다. 이 장치들이 작품의 내용과도 연결되는데 설명을 덧붙인다면?
A.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 방법과 내용적인 측면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려함(가속화되어 발전하는 사회) 속 이면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 또는 주변에 있지만 깨닫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는 작품을 구상할 때 상반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 한 화면에서 나타날 때 더욱 극적인 상황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Q.위에서 이어지는 질문인데, 대비적인 표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리고 최근 작품을 보면 표현적인 면에서 실험적인 모습이 특히 드러나는 것 같다.
A. 대비적인 표현 방법은 작품을 구상하는 단계에 있어서 자연스러워져서 어느 정도 나를 표현하는 색깔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래서 특별히 많은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하지는 않는다. 구상하는 과정 속에 있던 것들이 작업하다보면 즉흥적으로 교체되는 부분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적인 부분들은 작품 속에 어떤 이미지 또는 소재들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지금 고민하고 작업에 대입시키고 있는 부분은 형체가 없는 ‘사라짐’을 표현하는 부분이다.

Q.작품의 레퍼런스는 어디에서 갖고 오는가?
A. 주로 경험을 비롯하여 특별하게 느껴졌던 순간들이나 사건들을 우선으로 하고,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웃픈 이야기를 가져와 설정하기도 한다. 또는 예전에 나에게 특별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그 의미가 퇴색되거나 변질되어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체험할 때 그때의기묘한 느낌을 기록해 두었다가 작품에 대입시키기도 한다.

Q.<허망한 염원>展은 소재도 약간은 다르지만, 표현 방식에서 감정을 누르기도 하고, 초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던데?
A. ‘허망한 염원’에 출품됐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라짐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어서 표현 방식을 고민했었다. 애니메이션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분자들이 서로 해체되면서 사라지는 장면을 보고 차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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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최근 작품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있다면?
A.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들’이라는 오픈스튜디오의 타이틀처럼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다. 그 대상은 어떤 물체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본질들과 같이 형상이 없는 어떤 의미에 관한 것이 될 수도 있다. 본래와 현재의 의미가 변해버린 것들, 또는 변질되어서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재미있었다. 사실 어떤 존재가 존재 그 자체로 영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그토록 의미있던 트로피는 이제 더 이상 나에게 가치 있지 않다. 그 트로피는 결국 트로피 자체로가 아니라, 전시장의 작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현재의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작품은 전시장 내에 설치될 때 작품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갖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가치는 역사 속으로 남겨질 뿐이다. 존재의 의미와 가치는 그렇게 계속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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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예술의 힘, 예술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예술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직접적인 것이 아니라 의식 속에서 차츰 번져나가 예술을 체득한 이들에게 올바른 영향을 준다. 더불어 삶의 다양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태도를 가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08 
Q.이전에도 평면 속에 다양한 물질을 쌓아 올리기도 하였지만, 매체(한국화)를 실험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실험은 작가의 작업 내용에 필요하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화를 다루는 작가들의 경우, 고유 매체를 지키며 실험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이 부분에 대한 작가의 의견과 작가가 느끼는 한국화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실험함에 있어, 어느 선까지 자신의 고유 매체를 지키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도 듣고 싶다.
A. 고유 매체를 지켜가면서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작업하고 있다. 아예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거나, 전혀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고유 매체를 버리지는 않는다. 재료적인 면보다는 재료를 다루는 의식과 정신,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09 
Q. 이번 가을 오픈스튜디오 때 보여준 것은 작품들이 모여 하나의 무대가 연출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연극적인 요소를 작품을 창작함에 있어 염두하고 있는지(혹은 작품을 연극적 무대로 보여주는 것을 염두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
A. 연극적인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연출적인 부분이 보이게 된 것 같다. 미술 작품도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듯이, 작품의 맥락과 그 속의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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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안에 마무리해야 할 일들과 앞으로 실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올해는 평면 작품과 더불어 새롭게 입체작업들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참여했던 ‘웻페인트’전에 입체 작품을 출품했는데 나 스스로도 제작 과정에서부터 결과물까지 많은 흥미를 느끼게 됐다. 향후에는 입체작품들로만 구성된 전시도 계획 중이다. 올해에는 머릿속에서 그려둔 계획들을 잘 꺼내 놓을 수 있게 준비하고, 내년에 실행하는 것이 목표다. 평면이라는 매체에서 처음으로 벗어나는 시도를 했으니 앞으로는 좀 더 확장된 영역의 작품들을 구상하고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글 / 이아름(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




인천 문화도시를 향한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판, 열린 집담회

인천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여러 문화공간에서 지난 9월 한 달 5차례의 <인천광역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열린 집담회>가 진행되었다. 문화도시 인천으로 가기 위한 조심스런 첫 걸음이자 앞으로도 연례적으로 지속되어 시민과 시정이 만나 인천 문화가치를 엮어낼 “판”이 시작되었다고 하겠다. 열립 집담회는 인천 곳곳에 있는 다양한 인천만의 가치를 문화로 해석하고, 또 문화적 활동으로 펼쳐내는 다양한 층위의 전문가, 활동가, 시민 등이 참여했다. 1차~5차까지의 과정에서 인천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귀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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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현재적 가치로 살아 있고, 자생적 지역문화의 특수성과 다양성이 보전되며 향유되는 진정한 문화도시는 외부적 힘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 온 시민들이 변화의 주역이 될 때 가능할 것이다. 인천은 어느 도시보다 시민의 힘이 모여 많은 것들을 이루어낸 도시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천시정에서 시민을 중심에 두고자 하는 정책이 꾸준히 추진되어 왔고 본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은 그러한 인천시정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문제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체감적으로 어떻게 담아내고 실질적으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동참하는 흐름을 펼쳐낼 수 있는 가인데, 이 이슈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도시들의 공통된 과제이기도 하다.

열린 집담회는 이러한 과제를 풀어갈 열쇠를 찾는 과정 중의 하나였다. 인천에서 문화도시가 정책적 구호만이 아닌 시민의 목소리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지, 또 도시의 각 영역에서 문화적 터치가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문화가 연결될 것인지, 예술이 문화도시 안에서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는 무엇인지 등 문화도시 안에서 유기적으로 발현되어야 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함께 살펴보고, 의견을 내는 그런 자리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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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제안된 의견들을 요약하면 인천 역사를 관통하며 켜켜이 쌓인 인천가치를 긍정적 에너지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 또 청년, 다문화, 시민의 생활문화 등 정책적으로 힘을 실어야만 작동될 수 있는 영역을 실제 문화도시 정책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인천을 이루는 각 자치구의 역사, 문화적 잠재력이 인천 문화도시 정책에 효과적으로 연계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현재 인천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관광, 원도심 재생, 도시공간 변화 등은 문화도시와 어떻게 연동되어야 하는지, 또 문화산업 및 문화콘텐츠 산업과 같이 활성화가 필요한 부분에서 문화도시 정책은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을 실현함에 있는 지역문화 전문인력, 정책추진체계 등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이슈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수십 여 명 패널의 발제와 객석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야기로 펼쳐졌다.

이번 집담회는 완성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을 공유, 확산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문화도시 계획수립을 위한 이슈들을 모아내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결론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슈들을 공론화하는 그 자체가 인천의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 시민들의 관심을 모아내고, 또 향후 진행과정에 보다 주체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 하겠다. 때문에 이와 같이 시민과 시정이 인천의 문화를 공론화하는 장은 인천 문화도시의 정례적 프로그램으로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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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화도시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과정을 통해 지난하게 완성되어가는 모든 도시의 궁극적 지향점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이미 오랜 시간을 통해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문화도시로 존중받고자 유럽문화수도와 같은 국제적 제도를 만들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지난 정책적 시행착오를 딛고 열린 과정으로서의 문화도시문화마을 정책을 새롭게 펼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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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맥락에서 인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은 인천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해석, 재창조하고 이를 장기간 구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판을 만들기 위한 큰 방향과 정책추진체계, 시정과 시민의 유기적 소통체계를 제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일 것이라 본다. 본 연구는 2016년 5월 시작되어 2017년 3월 종료되는 5개년 계획이다. 집담회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2차례의 중간보고, 정책토론회, 시민공청회, 전문가자문회의, 최종보고회 등 열린 자리들이 이어진다.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제한된 기간 안에 숨 가쁜 일정이지만 문화도시 정책수립이라는 과업의 본성에 따르자면 꼭 필요한 프로세스여서 참 어려운 작업이면서 동시에 가치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5개년 계획이 가지는 단기성이 있지만 인천 문화도시로의 장기적 성장을 전제하고 5개년 내에 꼭 실행되어야 할 과제들을 중심으로 계획이 수립될 것이며, 이 모든 과정은 인천 문화도시를 만들어갈 주체로서 인천의 여러 전문가, 시민들의 힘이 수반되어야만 실현가능한 계획이 될 것이라 본다.

글 / 추미경(문화다움 대표, 인천문화도시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책임)




직원들의 기부 참여,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길 아닐까요? 인천아트플랫폼 오병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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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 활동을 외부로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조직원들의 이해와 동력입니다. 지난 해 ‘아트레인’ 사업을 준비하며 가장 우선시했던 부분도 재단 임직원과 모금 사업의 명분, 사업의 방향 공유였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직원 모두가 한 뜻으로 참여해 내부에서 외부로 펼쳐나가는 기부금 사업의 첫 시작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트레인의 내부 기부자를 만나봅니다. 든든한 지지자이자 사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 인천문화재단의 소중한 직원인 아트플랫폼의 오병석 과장님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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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천아트플랫폼이 개관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근무하셨죠. 인천문화재단은 어떻게 입사하게 됐나요?
A.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인천의 여러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해왔어요. 20대 시절 약 7년 정도를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직장인이 됐어요. 건축을 전공했던 터라, 건설 현장에서 관리 감독하는 영역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일에 치여 살다보니 뭔가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와중에 인천문화재단의 공고를 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냥 삶을 살아가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 일들이었다면, 인천문화재단 같은 경우에는 꼭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일반 기업과 문화재단에서의 근무는 많은 부분이 다를 텐데요. 직접 체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건설업에 종사했던 당시에는 아무래도 현장을 관리하다보니 원거리에서 근무를 하거나,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하다 지쳐 돌아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일에 바빠서 아이를 돌봐주거나 같이 함께 할 시간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큰 아이와 많이 친해질 수가 없었죠. 재단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기본적으로 집과 회사가 가깝다보니 퇴근이 늦어도 예전보다는 가정에 충실할 수가 있게 되었거든요. 덕분에 둘째 아이와는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고, 두 아이와 예전보다 많이 가까워 진 느낌이 들어요. 무엇보다도 아빠가 일하는 직장이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문화나 예술로 가족이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일들도 생긴 것 같아요. 
 
Q.인천아트플랫폼 그때 개관준비팀으로 근무하셨는데, 당시 상황이 궁금합니다.
A. 정말 재단 직원 모두가 함께 준비했던 시간이었죠. 개관준비팀으로 시작했는데, 거의ㅣ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일이 많았고,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어요. 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사람이 적다보니 개관식 행사나 오프닝을 재단의 여러 팀이 함께 나눠서 해야 했어요. 그때 당시에 함께 준비했던 직원들은 대부분 이와 비슷한 영역에서 성장하고 있어요. 다만, 개관 당시 함께 했던 직원들 중에 아트플랫폼에 지금까지 계속해서 남아있는 동료가 거의 없어요. 함께 했던 추억에 헤어짐이 아쉽기도 했지만, 다들 좋은 곳에서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트플랫폼은 말 그대로 ‘정거장’이 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봐요. 모두가 이곳에서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누군가는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 그만큼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면 되는 게 아닐까요. 

03 
Q. 지금 아트플랫폼에서 주로 하고 계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A. 저는 아트플랫폼의 대관과 시설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촬영을 비롯해 외부에서 요청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점검하고 대관 관리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행사시 안전 대책, 대관의 진행 검토 등을 체크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행사가 진행되면 시설 관리나 안전에 있어서 일일이 체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많아요. 운영진 측과 매우 디테일하게 협의해 진행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Q.
학창시절부터 공부방 교사 활동을 하셨다고 했는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는 함께 하고 싶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고,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A. 특별한 목표나 사명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때 당시 대학을 다니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학생운동의 일환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으로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 혹은  참여 방식이었죠. 지역사회에서 교육의 보편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줄어들었으면 했고, 인천에서도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이 그 공부방을 통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들어간 때가 92년도였는데, 인천에 운영한지 몇 년 되지 않은 신생 공부방이 좀 있었어요. 아무래도 사회복지분야에 활동하는 현장 활동가나 자원봉사자들 중에 남학생이 많지 않다보니 여러 공부방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았죠. 시설을 수리한다거나, 힘을 쓰는 행사를 한다거나…(웃음) 공부방에서 활동하는 누나들에게 전화가 오면 동네마다 불려다녔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그때 이미 마을축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등을 경험해봤던 것 같네요.

Q. 20년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추억이 있을까요?
A. 다른 곳보다도 부평 열우물마을에 위치한 해님공부방이 기억나요. 한 3개월쯤? 짧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도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10월 15일에 30주년 기념 행사를 한다고 연락도 왔더라고요.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꼭 다녀올 생각이에요. 그 곳에 가면 저의 20대 시절을 함께 했던 누나들도 만날 수 있겠죠. 결국 어떤 시절을 돌아보면, 그 시절의 추억은 사람인 것 같아요. 남는 건 사람이거든요. 3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30글자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30글자에 맞춰서 생각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보냈어요. 해님공부방이 유난히 떠오르는 이유도 거기 있어요. 사람이 남은 공부방이거든요. 그 곳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친구가 성장해서 실무자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이후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죠. 지역사회에서의 선순환구조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Q.
사실 재단에서 기부금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후, 내부 구성원들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과장님께서는 너무나 선뜻 그리고 흔쾌히 참여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원래 기부를 많이 하는 편이신지, 아트레인 기부금사업은 어떻게 동참하셨는지 궁금해요.
A. 솔직히 기부를 많이 하거나 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아트레인도 동참을 요청하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그렇게 참여하진 못했겠죠. 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함께 했으면 한다는 요청을 했고, 그 의미와 뜻을 알기 때문에 참여하는데 고민은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이 조직에서 일하며 얻게 되는 것에 비해 기부하는 금액이 많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내 생활비를 조금 덜 쓰면 되는 거고, 내가 함께 하는 것처럼 다른 동료들도 함께 하는 일이고, 결국엔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재단에서 상조회 총무를 하는 일이나, 족구 동아리에 참여하는 일이나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업무적인 대화가 아니면 사실 직원들 간에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건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상조회 총무로 하면 부가적인 일은 많아지지만 그만큼 동료들의 경조사를 챙길 수가 있어요. 사람과 사람 간에 느낄 수 있는 정이거든요. 족구도 그래요. 저는 사실 족구를 매우 좋아하거나, 잘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재미있어요. 왜냐면 그 기회를 통해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만나게 되고, 레지던시 입주 작가와도 만나요. 그러면 그 시간동안은 이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직장 동료라는 관계에서 나아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원동력을 발견하는 거죠. 작은 기부금이지만 나 스스로와 재단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마지막으로 재단 직원이기도 하지만, 기부자의 입장에서 아트레인 사업에 대해 따뜻한 한마디를 부탁드려요.
A. 조직 내부에 함께 있기 때문에 이 기부금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잘 집행되고 있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내가 믿고 기부하는 부분이니까 알아서 잘 운영되리라 생각해요. 그냥 앞으로도 많은 동료들,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밝은 미소와 즐거운 기운으로 직원들을 맞이하는 오병석 과장님과 업무가 아닌 이야기로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조직을 생각하는 마음, 아트플랫폼을 아끼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업무 중에 대화를 나눠주신 오병석 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6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정리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주현수




문화정책동향

문화도시 로드맵 수립, 시민 요구 먼저 반영돼야
인천시도 ‘문화도시 만들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당장 내년 3월까지 인천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음악도시 조성을 비롯해 인천 대표 축제 육성, 생활 속 문화시설 및 맞춤형 문화복지를 확대하겠다는 내년도 계획도 세웠다.

‘300만도시 인천’ 부족한 기초문화재단
지역 문화재단 등 ‘지역 문화진흥기관 설치 유무’ 항목을 보면 인천의 ‘지역문화진흥기관(지역문화재단) 설립 비율’은 20%로 수도권의 경기도 51%, 서울 64%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 설립 필요하다

지역 예술 공연 정보공유 앱 ‘아이큐’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이 개발한 지역 문화예술공연 정보공유 ‘앱’인 ‘아이큐’가 지역 문화예술 정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이큐’ 앱이 최근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2억원의 앱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원받게 됐다. 

“인천 개항장=차이나타운”
인천발전연구원이 3일 발표한 ‘인천 개항장 관련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제언’을 보면, 지난해 1~12월 각종 SNS에서 ‘개항장’ ‘인천차이나타운’ ‘신포시장’ ‘자유공원’ 등 인천 개항장 관련 관광지가 언급된 글은 총 6만3천356건이다. 이 가운데 ‘인천차이나타운’이 83.1%인 5만2천623건(타 관광지 복수 언급 포함)이나 SNS에 올라와 대부분을 차지했다. 
       ⤷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의 대표 관광거점으로 활용해야
 
문화재청 “남구 문학초 강당 증축 중지”
인천 남구 문학초등학교 강당 증축 공사장에서 발굴된 유적에 대한 보존 결정이 내려졌다. 강당 증축은 중지됐고, 발굴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만큼 인천도호부 관아(청사)복원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남구 용현․학익 1BL 기부채납 부지․건물… 인천시, 활용방안 찾는다.
인천시와 (주)DCRE는 기부채납 협약서 초안을 만들어 협의 중이다. 시는 기부채납 부지․건물이 넘어올 것을 고려해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소유권은 1블록 사업이 완료되어야 시로 넘어오지만, 협약에 명시하면 그 이전에도 부지․건물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학익역 주변 부지에 시립미술관과 시립박물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인천시립미술관, 작품 아닌 향유자 중심으로”
인구 300만 도시에 어울리는 인천시립미술관은 미술 작품이 중심이 되는 전통적 역할의 미술관보다는 향유자를 중심에 두는 미술관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천 섬, 11개 생활권 나눠 맞춤 발전
인천시가 지역 섬들을 6개 권역 11개 생활권으로 분류해 각 특성에 맞게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인천시는 이런 내용이 뼈대인 ‘인천 가치 재창조를 위한 인천도서발전기본계획’(2016~2025년) 수립을 완료했다. 
  
인천 168개섬 저마다 보물섬 꿈꾼다
시는 3일 ‘도서경관관리를 위한 기초조사 및 시범사업발굴 용역’을 입찰공고했다.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6개월 간이며 기초금액은 9950만 원이다. 이번 용역은 도서지역의 특색 있는 경관을 보존하고, 자칫 펜션․호텔 등 숙박업소와 관광시설만 난립하는 곳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경관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내용이 뼈대다.
       ⤷ 인천시, 168개 섬의 모든 것 ‘데이터화’

백범 김구 흐릿해진 ‘인천 발자취’ 찾는다
백범 김구는 인천에서 옥살이하고 축항 공사현장에서 노역하는 등 인천과의 인연이 유난히 깊다. 김구가 해방 이후 38선 이남 지방을 순회할 때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인천이었다. 그 정도로 인천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지만, 정작 인천은 김구의 발자취를 찾는 데 관심이 없었다. 인천시가 뒤늦게나마 김구의 의미를 찾겠다고 밝혔다. 김구를 ‘인천인물’로 기리는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화읍 ‘역사품은 마을’로 재탄생
강화군은 7일 군청 영상회의실에서 이상복 군수를 비롯한 실·과장, 도시재생 TF팀 등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강화읍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안) 보고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강화군 도시재생대학,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주민상인 협의체, 지역주민, 전문가 의견을 담아 국토교통부 1~2차 관문심사를 마친 계획(안)을 검토했다.

인천관광공사 창립 1주년..미래전략 2020 수립
인천관광공사(사장 황준기, 이하 공사)는 9월 21일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인천관광공사 창립 1주년 기념식에서 4대 전략 목표 달성을 핵심으로 한 ‘미래전략 2020’을 발표했다.

인천시 ‘재개발의 역사’ 남긴다.
인천시는 ‘도시정비사업 백서제작 기준’을 마련해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추진단계부터 완료일까지 전 과정을 담은 백서를 정비구역별로 각각 발간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시는 정비사업 백서를 통해 사업구역별 기본계획, 사업 추진배경, 사업 이전과 이후의 환경·생활여건 분석, 사업단계별 주요 민원해결 과정, 시공 과정 등을 사업 순서대로 기록할 방침이다. 
       ⤷ ‘흔적’ 백서 발간




뉴스 큐레이션(2016.10.18~10.30)

동시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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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면 ‘동년배’ 정도의 의미일까. 컨템포러리(Contemporary)는 신세대, X세대, 실크세대 등 특정 기간으로 묶인 ‘동일 세대’를 뜻하는 용어다. 혹은 현대, 현대성, 현대인을 지칭한다. 지금의 예술은 현재라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에 의해 탄생된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의 틈을 만들어내는 것, 그 시대와 거리를 두고 시차를 만들어내는 것.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장면을 합치는 것. 시간들을 함께 놓기.” 이건 철학자들의 이야기. 다른 나라의 예술(인)과 우리나라를 연결할 것 없이, 여기 살아있는 예술가들을 ‘동시대성’으로 이어붙일 것 없이 육체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늙는 인간 개개인을 가여워하자. 연습도 많이 했고 연주도 뛰어나지만 ‘세대’에서 좌절한 어느 기타리스트에 관한 짧은 이야기.

나의 모든 사랑이며 영원한 전부인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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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고유명사가 아닌 숫자로 시작한다. 너는 호모 사피엔스 7341874089명 가운데 한 명이고, 집에서 직장까지 58분이 걸리며, 하루 평균 2074㎉를 섭취한다. 지난해 먹은 라면은 일흔여섯 개고 1년에 육류를 47.6㎏ 정도 먹는다. ‘너’를 설명하는 어떤 표현은 네 옆의 누군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중독인 너, 자녀 1인당 양육비로 3억을 쓰는 너, 부부의 연소득 1년치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절대 빚은 갚을 수 없는 너, 자살률 1위에 빛나는, 인구 10만명당 28.5명이 자살하는 나라에 살고 있는 너. 그러나 슬기로운 사람, 호모 사피엔스는 말한다. 이런 시대에도, 이런 나라에서도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사는 게, 잡은 줄을 탁 놓아버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귀한 것이라고. 천년만년 살아남으라고. 살아남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알겠니? 너, 그런 너를 위한 콩트. 나는 너다.

스마트폰이 진짜 우리의 두뇌
  

 ‘세대’는 사회변동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역사적 구분, 출생연도, 생애주기 단계에 따라 수많은 세대 용어가 만들어지고 또 사라진다. Z세대는 1995년 이후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붙들어 맨다. 그 이전 세대는 성인이 된 뒤에 디지털 문화를 겪었지만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혹은 유년시절부터 경험했다. 호모 사피엔스(지능을 가진 현생인류)에서 호모 디지쿠스(디지털 시대의 신인류)로의 진화. 호모 디지쿠스들은 인터넷(모바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영상매체에 친숙하고 텍스트도 이미지처럼 덩어리 단위로 읽는다. 선생, 지식의 권위도 달라졌다. 교실 안에서든, 교실 밖에서든 어른에게 집중하지 않는다. “엄지세대는 아주 자연스럽게 두 눈 앞에 혹은 두 손 안에 자기 머리를 들고 다닌다. 그 머리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가득 찬 머리다.” 지식은 자신의 스마트폰 속에 있다. 차이는 다름을 만들어낸다. Z세대뿐이겠는가. Y세대, 밀레니얼 세대….

가난한 자, 시방 위험한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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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비리나 부정부패를 저지르기 쉽고, 성격도 원만하지 않아 조직문화에 융화되기 힘들다. 설마 그럴까? 기자는 여기저기 의견을 묻는다. “가난을 극복한 게 자랑은 아니니까요.” “많은 개인적 경험 탓에 회사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에요.” 가난을 전염병으로 여기며 기피해온 사회. 가난을 숨기는 시대의 에티켓을 따르는 사람들. 대개 가난하지만 아무도 가난한 척 하지 않는 시대.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는 미당의 시를, 기자는 떳떳하게 인용하지 못한다. “가난이 ‘댁에게 이런 꼴을 보게 해 몹시도 송구한’ 바바리맨 같다”는 비유가 못내 서글프고, 한심하고, 쓸쓸하다.

이재은(뉴스 큐레이터)




유럽연합의 가치재창조 사례 – UPPs와 URBACT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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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항상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성공적이라는 도시들도 그 성공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에게 생애 주기가 있듯이 도시도 마찬가지다. 산업혁명 이후 청년기처럼 왕성하게 성장하던 유럽의 도시들은 국제 경제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쇠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도시공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그들의 도시 미래의 비전을 ‘문화도시’로 설정하고 있음을 종종 접하게 된다. 유럽의 도시들이 지향하는 ‘문화도시’란 기존 성장 중심 도시에 대한 반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천도 현재 문화도시를 위한 ‘문화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토론이 있지만 문화도시 인천에 대해서 말하고자 할 때 ‘문화’에 대한 개념적 범주에 대한 혼란으로 인해 논점이 흐려지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문화’란 도대체 무엇인가? 왜 우리는 문화도시를 꿈꾸는가? 어떻게 문화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문화’에 대한 이론적 정의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사전적으로 ‘문화 Culture’는 ‘자연 Nature’의 의미대립쌍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간단하게 정의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문화’는 ‘인간에 의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난 모든 것’이고, 반대로 ‘자연’은 ‘있는 그대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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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이 닿은 것은 문화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자연이라고 볼 때, 수많은 문화는 모두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문화가 무엇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문화들 중에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해진다. 모두가 자신의 문화가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주장할 수 있으나, ‘가치’란 상대적 개념이다. 장기판의 장기 알은 모두 그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있으나, 장기 알의 가치는 그 위치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고자 한다. 이 당면한 과제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치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도시 인천을 향한 가치재창조의 우선 순위는 어떤 기준을 근거로 삼을 수 있을까? 이 해답은 유사한 고민을 했던 유럽 도시들의 시도들 속에서 시사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유럽은 EU공동체로 통합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 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슬로건을 문화도시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채택했다. 유럽연합의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주도하고 있는 ‘시범도시사업(Urban Pilot Projects: 이하 UPPs)’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UPPs 1차 사업은 1996년까지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으로, 14개 회원국의 503개 도시들이 경쟁하여 33개 도시가 선정되어 진행된 사업이고, 그 성과를 토대로 2차 사업에서 26개 도시가 선정되어 1999년까지 진행되었다. 이 사업의 선정기준으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발전 계획을 척도로 삼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현재 3차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URBACT란 이름으로 UPPs의 성과를 공유하여 다른 도시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UPPs와 URBACT 사업전략의 일환인 ‘생태성’, ‘사회성’, ‘경제성’이란 세 가지 원칙은 그저 세 요소가 충족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곧 ‘생태적인+사회적인+경제적인’ 요소들이 상호의존적인 교집합 형태로 작동할 때 가능하며, 또한 이 3가지 요소들 역시 우선순위 원칙에 따라 ‘생태성’, ‘사회성’ 그리고 ‘경제성’ 순으로 위계를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UPPs와 URBACT 사업은 유럽의 쇠락한 도시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사회적 활동’, ‘치유’, ‘예방’, ‘교육’을 통해 ‘자립적’이고 ‘생산적’인 속성을 도시에 부여하기 위한 사업이다.

우리는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가치’의 우선순위를 정책의 우선 순위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 문화도시 인천을 위한 ‘가치재창조’는 매우 의미있는 정책적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상원 /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 교수




300만 시대, 인천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교류를 위해 필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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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문화적 가치란 무엇일까? 이 어려운 질문을 받고 먼저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난 인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인천의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적, 지리적으로 인천만이 갖고 있는 보편타당한 가치를 찾아야 할 것이다. 강화, 개항, 섬, 문학산성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예로부터 인천은 바다와 한강을 끼고 있어 동·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교통의 요충지로, 말 그대로 국제교류의 장이였다. 지금도 인천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인천국제공항과 수많은 유커들을 맞이하는 항구를 갖고 있다. 인천이 인구 300만 도시라는 수식어가 넘쳐나지만 정작 시민들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국의 세 번째 도시로서의 위상은 어떠한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인천프랑스문화원에서 일한 지난 10년간 프랑스와 인천이 문화적으로 교류하는 크고 작은 문화행사와 축제에 관여해왔다. 그러면서 만난 많은 프랑스의 예술가, 문화기획자, 관계자들은 인천에서 잠시 머무를 뿐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해도 다른 지방 도시에서 일정을 보낸다. 인천의 강화도, 차이나타운, 섬을 추천해보지만, 외국인들이 스스로 찾아가기에 너무나 복잡한 대중교통과 정보 찾기의 어려움으로 다들 포기하고 접근성이 쉬운 서울로 향하는 것이다. 요즘 핫하다는 송도신도시는 외국인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만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덕적도, 차이나타운, 월미도 등에 대해 미리 알고 찾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찾고 있는 인천만의 문화적 가치는 자신들만의 소통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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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 지 130년이 된 해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프랑스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를, 올 3월부터 12월까지 한국에 프랑스 문화를 소개하는 ‘한국 내 프랑스의 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파리뿐만 아니라 낭뜨, 뚤루즈 등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크고 작은 도시에서 많은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이 진행됐고, 프랑스 여러 도시에서 자문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올해 한국에서 이뤄진 대부분의 한·불 수교기념 문화행사는 서울에서 열렸고, 부산만 해도 각종 영화제, 무용제, 전시 등 국제적인 규모와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행사들이 개최됐다. 하지만 인천은 어떤가? 프랑스 오페레타 공연(송도 트라이볼), 피아노 공연 및 전시, 시네마 프랑스 인천, 재즈공연(버텀라인), 재즈샹송공연(신세계 백화점), 한불수교 기념 문화행사(인천대학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전시 등이 전부다. 대부분 인천프랑스문화원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행사다. 물론 이 행사들도 좋은 문화교류라 할 수 있겠지만 모두 소규모 행사들이기에 인구 300만의 도시 인천의 위상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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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문화도시를 꿈꾸는 인천, 인천에서 도시간의 지속가능한 국제교류를 위해서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도시간의 문화교류 방법과 접근방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도시간의 국제문화교류는 축제와 축제 혹은 예술가들의 교류를 통해 이루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민간이 아니라 관이 먼저다. 프랑스에서는 더 이상 관이 주도하는 문화교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관이 주도해서 하는 도시문화교류는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정석이다. 따라서 도시간의 문화교류를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선행해야 할 것은 그들의 문화교류 방식을 이해하고 우리의 문화를 ‘무엇’으로 ‘누구’와 교류를 하게 할 것인가를 제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문화행정은 전통적으로 관에서는 정책과 행정을 지원하되 모든 실행은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이 대부분으로, 대부분 관이 주도하는 한국의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는 국제문화교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큰 틀에서 관은 행정을 지원하고, 모든 결정과 권한은 민간이 갖는 민·관협력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그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지역의 예술가들로 하여금 지역의 전통과 새로운 창작활동을 용이하게 하고 문화기획자에게는 지역문화특성에 맞는 교류시스템을 구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젊은 예술가들과 기획‧배급 인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천만의 문화인력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젊은 예술가들과 문화기획자들은 인천에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 대부분 1년 혹은 2년 정도 일하다가 서울로의 이직을 꿈꾼다. 하지만 서울에서 일하는 주변의 많은 문화기획자들의 실상을 살펴보면 그렇게 화려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 다만 그들이 문화기획자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많을 뿐이다. 젊은 예술가들과 문화기획자들이 인천에 와서 일할 수 있는 터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현재 인천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미래의 예술가들과 문화기획자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역문화인프라육성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인천의 문화가치를 세울 사람도 이끌어갈 사람도 결국 그들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있어야 도시의 미래가 있다.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세계의 문화를 보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매년 7월에 개최되는 프랑스의 아비뇽축제와 샬롱 축제는 세계의 공연예술가들과 문화기획자들이 모이는 프랑스의 대표 공연예술축제다. 자국의 예술작품을 소개하고 우수한 타 국가의 예술작품들을 초청하는 국제문화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매년 100명 이상의 문화기획자들과 예술가들이 이 축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인천의 문화기획자과 예술가들은 몇 명이나 참여했을까 궁금하다.

인천의 문화적 가치를 제고하고 국제 문화교류의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 인천을 위해서라면 시 차원에서 국제문화교류 시스템 구축은 물론 지역의 젊은 세대들을 위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김종서 / 인천대학교 불문과 겸임교수·인천알리앙스프랑세즈-인천프랑스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