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 2017년의 키워드들, 그리고 사랑

아쉬움은 지우고 기대는 품는다. 잊지 못할 한해였지만 다가오는 해의 새로움도 궁금하다. 올해 마지막 큐레이션은 2017년을 주도할 주요단어와 사랑으로 채운다.

20대 트렌드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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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이 2017년을 주도할 20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다. 주체적으로 홀로 섬을 의미하는 ‘나로서기(나로서+홀로서기)’, 궁극의 소비를 통해 자기만의 만족을 찾는 ‘겟꿀러’, 흔적 없는 소통을 나누는 ‘팬텀세대’ 등이 이에 속한다.

취업과 스펙에 집착했던 청년들이 ‘갭이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을 체험하고 그 안에서 흥미와 적성을 찾으며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을 말한다.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저돌적 삶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기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이 2017년의 문화 흐름에 긍정과 명랑의 기운을 불어넣을 것이다.

트위터 코리아가 국내 이용자들의 트윗과 계정을 분석해 분야별 키워드 및 순위를 발표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대통령, 최순실, 촛불집회, 세월호가 1위부터 4위를 차지했다. 음악분야에서는 방탄소년단,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에서는 복면가왕이 1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팔로우 증가율을 기록한 언론사는 허핑턴포스트. 문장이 아닌 단어 하나로, 어느 때는 전부 숫자로만, 드물게는 이모티콘을 타이틀에 배치해 임팩트를 준 보도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다. 때때로 그림언어가 문자언어가 되고, 둘이 조화를 이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생각이 없냐, 2017년 키워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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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어떤 단어가 대한민국을 정의하고 주름 잡을까. 한국일보가 트렌드 도서를 통해 2017년의 풍경을 선보였다. 건강을 상징하는 웰빙이 음식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 녹아드는가 싶더니 올해 먹방과 쿡방으로 넘어온 라이프스타일에서 건강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미래 지향적인 건강 개념이 혀끝에서 느껴지는 자극이나 지금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에 압도당했다고 말한다. 내일의 안위가 보장되지 않는 헬조선 국민들에게 건강은 사치일까?

미래가 불확실하므로 결혼하지 않는다.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기르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린아이 사진에는 ‘네 자식 너나 귀엽지’라는 댓글이 달리지만 고양이 사진에는 ‘네 고양이 나도 귀엽지’라는 호의적 멘트가 붙는다.

내년은 프로 불편러들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 그들은 여성혐오, 장애인 조롱, 인종차별 등 사회적 약자에 가해지는 폭압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사전 허락 없이, 혹은 남녀 배우 중 한 사람에게만 통보한 뒤 키스신(베드신)을 촬영한 것에 대한 프로 불편러들이 비판이 이어졌다. 정치적 올바름(PC)이냐 지나친 트집 잡기의 ‘PC 정신병’이냐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누군가 사소하게 폄하한 일이 어떤 이에게는 트라우마가 되고, 잠깐의 불안이 진한 상처로 남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따듯함에 대한 갈망, 휘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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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hygge)는 행복한 감정, 긴장을 풀어도 되는 느낌을 말한다. 따듯한 욕조에서의 반신욕, 친구가 건넨 핫팩, 고구마를 호호 불어먹는 시간 등이 ‘휘게 라이프’의 작은 모습이다. 옥스퍼드 사전이 휘게를 올해의 단어 후보로 뽑았다. 단순함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강조하는 삶.

휘게는 웰빙에서 유래한 덴마크어로 “휘겔리한 시간 보내세요”처럼 사용한다. 이 표현에는 어지러운 환경에서의 스트레스를 가족, 친구, 공동체 구성원들과 더불어 풀고 편안함을 얻고자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퇴근 후 아늑한 곳에서의 차 한 잔, 함께여서 즐거웠던 산책 등이 충만한 기쁨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연애를 영화로 배웠네] 연애, ‘올해도 글렀어’라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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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OO으로 배웠네’는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문화콘텐츠에 연애 경험담을 엮어 쓰는 글이다. “다들 나라 망치느라 바쁜 와중에도 부지런히 외모도 가꾸고, 썸도 타고, 결혼도, 출산도, 이혼도 잘 하셨구나.” 그런데 나는? 올해 대체 뭘 했지? 연애는 또 물 건너 간 건가?

‘500일의 썸머’로 연애를 배운 어느 기자의 팩션이 연애 포기자, 혹은 연애 불능자를 위로한다. 영화에는 “누구의 여자친구가 되는 건 불편해요. 남녀가 만나면 누군가 상처를 입죠.” 같은 고백과 “당신이 틀렸어요. 언젠가 알게 될 거예요. 사랑을 느꼈을 때.” 같은 응답이 넘쳐난다. 연애를 젊은 남녀의 사랑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영화 속 수많은 재잘거림과 그 대화를 인용한 기사 본문에서 진심어린 삶의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하늘이 점지해 놓은 그 누구를 기다리는 톰인가요? 아니면 그런 환상은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자고, 지금 서로 즐거우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하는 썸머인가요?”

어떤 상황에서는 쿨 피플이 되고, 어떤 상황에서는 부뚜막 고양이처럼 날뛰는 인간이 된다. 내 성격 때문일까, 상대의 조건 때문일까, 관계가 주는 기운 때문일까? 날씨나 바이오리듬에 민감한 성정을 타고난 것은 아닐까? 시시때때로 돌변하는 자신에게 우리는 올해도 똑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나는 누구인가? 올해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연애뿐만 아니라 멋지게 뽐내고 싶었던 성과도 올해는 글렀다. 하지만 어김없이 신선한 새해는 오고, 우리는 또 누군가를, 그리고 또 다른 나를 만날 것이다. 굿 럭.

이재은(뉴스 큐레이터)




아트레인 이야기 #15 2016년 아트레인, 기업과 예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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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문화예술의 기부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아트레인은 많은 분들의 지지와 관심 속에 올 한 해를 보냈습니다. 특히 아트레인과 함께한 다양한 협력사업들은 그 성과를 시민들과 함께 하며 뜻 깊은 시간들을 만들었습니다. 그 중 올해 처음으로 진행했던 메세나사업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인천문화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의 지역특성화 매칭펀드를 통해 총 2개의 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이 사업은 중견·중소기업의 기부금에 따라 한국메세나협회의 1:1 매칭 지원을 받는 사업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지역사회공헌 장려에 그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은 아트플랫폼 공공미술과 문화예술로 함께하는 인천바로알기종주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 메세나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실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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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아트플랫폼 공공미술 프로젝트
인천아트플랫폼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Platform Public art Production(PPP)’이라는 이름으로 아트플랫폼 야외 공간 곳곳을 활용해 미술의 공공성과 대중성, 지역의 특징을 담은 예술작품 창작을 실행하였습니다. 인천의 중견기업인 경인기계(대표 구제병), 영림목재(회장 이경호), 평산볼트기공사(대표 서임순), 한국닛켄(대표 와카이 슈지)이 동참했고,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서해영, 임상현, 레이박, 김주호 작가가 참여해 총 5개의 작품이 창작되었습니다.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다양한 재료와 형태를 통해 인천을 이야기하고, 인천을 표현하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네트-워크 in 인천>이라는 제목으로 총 21명의 참여자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공공미술에서 지향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창작과 소통의 과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서해영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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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낀 ‘공공미술’의 의미
A. 제가 생각하는 공공미술의 의미는 ‘공공’과 ‘미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과 환경’에게 가시적이든 비가시적이든 어떤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 있다고 본다. 여기서 ‘공공’이란 공공의 장소, 공공의 목적, 대중 등을 의미하는데, ‘미술’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공’이 아니라, 그 특정 장소와 그곳을 살아가고 즐겨 찾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해보고(혹은 함께 해볼만한 문제들을 가지고) 공공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미술가는 공공미술이 실행될 장소와 사람들, 그 환경에 대해 느끼고 경험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곳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충분한 조사와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공공미술 작품이 큰 예산과 시간,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작 그 작품은 환경을 미화하는 정도로만 그치고, 겉모습만 소비되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단순히 겉모습이 화려하고 재미있는 작품만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내용을 들여다봤을 때,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들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그런 공공미술 작품이 많아졌으면 한다.

Q. 이번 작품 <네트-워크 in 인천>의 기획의도와 방향
A. 이 작품은 인천에서 만난 사람들, 인천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타피스트리*(Tapestry)타피스트리* 손으로 직물을 짜서 이미지를 만드는 섬유예술분야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었다. 그 과정 속에서 인천아트플랫폼에 설치할 작품은 작가 개인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협동 작업이었을 때 이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시민들에게 큰 의미가 있고 조금은 더 친숙한 공공미술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작업 과정에서 저는 기획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주도권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했고, 참여자들이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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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업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혹은 즐거웠던 점  
A. <네트-워크 in 인천>은 21명의 참여자가 함께 만든 타피스트리 공동작업이다. 인천에서 구할 수 있는 그물이나 현수막을 가위로 잘라 실로 만들고, 손으로 엮어 만든 타피스트리 작업으로, 많은 시간과 노동, 인내를 바탕으로 21명 각자의 예술적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렇게 ‘함께 하는’ 작업은 ‘혼자 하는’ 작업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다른 점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과 즐거움이 공존했다. 이전에 개인 작업으로 몇 번의 협업을 진행해보았던 터라, 공동작업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번 참여형태의 공공미술작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두려움이 컸다. 특히, 완성된 결과물이 오랫동안 야외에 설치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완성도와 내용면에서도 많은 고려를 해야 했고, 작업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기획자로서 마음의 부담을 크게 안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막한 두려움 속에서도 ‘함께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떤 작은 가능성을 바라보고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다. 
SNS홍보와 야외 배너광고를 통해 참여자를 모으고, 작업의 내용을 정하고, 도안을 함께 그렸다. 함께 다양한 색의 그물을 구하러 다니면서 새로운 그물을 발견할 때면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한 것처럼 즐거워했고, 먼지 쌓인 질긴 그물을 잘라 실처럼 가공할 때는 손에 굳을 살이 배기기도 했다. 누군가 아프거나 다른 일로 못 나올 때면 누군가가 그 자리를 메꿔주었다. 실로 이미지를 짜 나갈 때도 많은 변수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서로 의논해가며 결정했고, 모두에게 ‘처음’인 공동 작업이었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서로에게 더 의지했던 것 같다. 약 한 달 반이라는 시간동안,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작업장으로 21명의 참여자들이 오고 가면서 세로 130cm, 가로 약 9m 의 대형 타피스트리 작품이 완성되었다. <네트-워크 in 인천>의 완성된 모습은 알록달록하고 화려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들과 고민들, 아리고 거칠어진 손끝들은 보이지 않지만 더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Q. 함께 참여한 21명의 참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기획자로서 저는 참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끝까지 함께 해주신 참여자님들께 감사드린다. 스스로 ‘공공미술작품의 역할을 무엇일까, 공공미술로서의 참여형 공동 작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시작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서툴렀고, 효과적이지 못하게 진행한 부분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참여자 여러분들이 조금씩 아이디어를 모으고, 더 좋은 길을 제시해주셔서 저도 용기를 내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에서 생업을 하시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작업하러 와주신 참여자님들, 아이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에 간 사이를 이용해서 매일같이 작업을 하러 와주신 참여자님들, 바쁜 작업 활동에도 공동 작업에 참여해주신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님들, 타피스트리작업 참여를 위해 인천으로 찾아와 최선을 다해 예술적 감각을 발휘해 주신 여러 미술대학 학생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를 대신해서 스텝으로 일해주신 참여자님들께 감사드리고, 우리가 또 다른 기회에 다시 무언가를 함께 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번 타피스트리 공동작업이 참여자 각자의 기억 속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 궁금하다. 그것이 마냥 좋았던 기억이 아닐지라도, 각자의 삶에서 보람있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Thanks to: 공현지, 권소진, 김경숙, 김보원, 김순임, 김지수, 김푸르나, 김희주, 박주영, 양지영, 연희숙, 유리, 이정아, 전순미, 최서진, 최유진, 최재형, 최현석, 한영덕, 홍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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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술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문화예술 분야의 기부가 갖는 의미란
A. 문화예술에 대한 기부는 작가들에게는 자본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작업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그것은 곧 많은 시민들과 대중들에게 새로운 문화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경제적 효과나 성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그 의미를 선뜻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기업의 후원이나 국가의 지원이 작가자신과 대중들에게 예술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좀 더 의미 있게 바라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과 개발위주의 사회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삶의 여유와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문화예술은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가치를 믿고, 기부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후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많은 작가와 시민들이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문화예술로 함께하는 인천바로알기종주
또 다른 프로젝트는 문화예술로 함께하는 인천바로알기종주입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인천바로알기종주는매년 100여명의 인천 청소년과 함께 6박 7일간 인천의 산과 바다, 시민들의 삶의 현장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가장 무더웠던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한 여름의 태양을 이겨가며 13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이 사업은 지난 해까지 운영했던 종주 프로그램을 확대해 문화예술을 통한 전시를 연계하였고, 이를 통해 16년의 세월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종주에 참여하는 학생들과의 자리를 벗어나 인천의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로 전시를 구성하였고, 기업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인천바로알기종주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보다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예술가들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해가 되었습니다. 올해의 사업을 리뷰하며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의 이종열 단장님과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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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메세나 사업을 실행하게 된 계기
A. 15년을 진행하면서 규모도 점점 커지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었다. 최근 몇 년은 인천광역시를 통해서 보조금을 받아왔고, 그 덕분에 운영에 어려움을 줄일 수가 있었는데 올해 갑자기 지원금이 축소되고 스스로 후원을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와중에 메세나 매칭펀드를 알게 되었다.

Q. 올해 사업의 전반적인 리뷰
A. 처음으로 메세나협회 매칭펀드 지원사업에 함께 했다. 그 동안은 문화예술적인 요소나 프로그램이 굉장히 작게 운영되었었는데, 메세나 펀드 덕분에 힘을 실어볼 수 있었다. 종주 현장에 예술가들이 직접 참여했고, 그 결과가 기록으로 남게 된 것이다. 종주를 하던 현장에서도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입장에서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게 느껴지니 조금 더 제대로 활동하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프로그램의 퀄리티 자체가 높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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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시를 실행한 결과를 자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직접 실행해 본 전시는 처음이라 준비가 많은 부분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아쉬운 점이 없다는건 거짓말일 테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메세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실행할 수 없었다. 지난 15년의 정리와 더불어 종주단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 향상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참가한 학생들과 가족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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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앞으로의 계획
A. 내년부터는 결과전시 프로그램을 매년 운영했으면 한다. 그리고 올해를 기점으로 종주단에 기업 후원이나 기부 연결을 조금씩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메세나 사업을 통해 느낀 점이 후원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기부한 금액만큼 예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종주단을 운영하면서도 자체적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구성해보고 싶었는데, 예산이나 기획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좀 더 성장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분야의 기부는 자선, 교육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어려운 환경임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아름다운재단에서 조사한 개인기부자의 기부 성향 결과를 보면 기부자의 단 0.4%만이 문화예술을 후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이는 인천문화재단이 문화예술 기부 활성화를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 기부를 확산함에 있어서 올해 진행했던 두 개의 프로젝트는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예술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며, 아트레인의 시작에 함께 해주신 기업의 대표와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인천문화재단 아트레인은 올해의 성과와 기부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앞으로 보다 더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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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주현수(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동네방네 알림판(2016.12.6~12.19)

인천에서 벌어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각종 행사들의 소식을 한번에 전해드립니다. 또한 좋은 소식이 있으면 함께 널리 알리고, 축하하고자 합니다. 매월 1주, 3주 화요일마다 발송되는 인천문화통신을 활용해 다양한 소식을 전하세요. 알리고 싶은 행사 내용을 http://me2.do/xRtWJVeH 링크에서 입력하시면, 기간에 맞춰 실어드립니다.  많은 활용 부탁드립니다. #인천문화예술 #동네방네 #알림판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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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인천청년예술제 <올게이츠 All Gates>
공연, 음악, 시각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인천청년예술인들의 난장이 최초의 서구식 호텔과 커피, 최초의 우체국, 제물포구락부, 차이나타운과 일본식 주택거리가 있는 인천 중구에서 벌어진다. 청년작가들의 등장을 응원했던 ‘바로 그 지원’의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 ‘바로 그 시장’ 프로그램도 함께 열린다. 12.10(금)부터 12.18(일)까지 8일간 열리는 이 예술제는 12.10(토) 오후 5시에 오픈한다. 앤드시어터의 본격판매연극, 안무가 최명현의 퍼포먼스, 작가 웁쓰양의 퍼포먼스 작업, 몬스터레코드가 진행하는 라이브공연 등의 행사와 북 아카이브, 라운드테이블 등 행사도 풍성하게 열린다.
☞ 페이지 : www.facebook.com/allgates2016

미림극장 송년특별공연
세대가 함께하는 문화 공간, 추억극장 미림에서 송년 특별공연으로 <2016 죽지도 않고 또 왔네~>를 준비했다. 이진아 배우의 1인극에 해금(허시라), 가야금(윤혜진), 장구(길솔지) 연주가 더해져 신명나는 유랑극으로 재탄생한 극이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국악의 가락과 장단에 맞춰 유쾌한 시간으로 달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는 12월 16일(금) 16:30부터 진행되며, 이후 관객들과 조촐한 뒷풀이도 열린다. 미림극장은 동인천역 4번 출구 배다리 방향에 위치해 있다.
☞ 문의 032-764-8880

02북콘서트, 북덕북덕 <종이배 타고 떠나는 인천 섬 여행>
인천문화재단이 ‘북콘서트 : 북덕북덕 <종이배 타고 떠나는 인천 섬 여행>’을 마련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2016 문화전문인력 기획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12월 16일(금)에 선착순 예약자 30명을 대상으로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자료실에서 무료로 열린다. ‘섬 순례자’ 강제윤 작가의 『당신에게, 섬』책을 중심으로 10년 간 400여 개의 섬을 답사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섬 택리지』,『바다의 황금시대 파시』등 다수의 섬 관련 책을 펴낸 강 작가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인천을 비롯한 한반도의 섬들을 이야기하며, ‘섬’이라는 생태자원을 하나씩 펼쳐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강제윤 작가의 섬 이야기와 더불어, ‘블루스 디바’ 강허달림과 포크싱어송라이터 박강수가 함께 공연한다.
☞ 북콘서트 ‘종이배 타고 떠나는 인천 섬 여행’ 온라인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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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P의 (재)구성전(12.3~12.22)
인천아트플랫폼 5기 입주작가인 진나래의 개인전 <작가 P의 (재)구성>이 인천아트플랫폼 G1갤러리에서 12월 03일(토)부터 22일(목)까지 열린다. 전시장을 방문하는 작가들, 관람객들과 함께 가상의 작가 P를 (재)구성하게 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픈하며, 전시가 끝나는 12월 22일(목) 오후 6시에는 클로징토크 행사도 마련된다. 이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04들려주는 연극 벽오금학도(12.7~12.11)
음악·춤·과학기술이 조화된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미술·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작가 그룹 <문화다방 이상한 앨리스>는 12월 7일(수)부터 11일(일)까지 오후 4시에 ‘들려주는 연극 벽오금학도’를 공연한다.
‘벽오금학도’는 소설가 이외수가 발표해 120만 부가 판매됐던 베스트셀러 소설로, 들려주는 연극 벽오금학도는 라이브 연주와 무용, 홀로그램과 착시 영상 등의 과학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낭독극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환상의 배경과 1940~1980년을 아우르는 격변기 대한민국의 사회를 무대화해 관객들에게 즉각적이면서 공감각적인 체험을 선사하는 ‘쇼케이스’ 성격의 공연이다. 공연은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열린다.
☞ 문의 070-8748-5398




‘지금 여기에 있음’ 으로서의 연극, 덕스씨어터

 

‘지금 여기에 있음’ 으로서의 연극, 덕스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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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마카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덕스씨어터(Dirks Theatre)가 2016년 인천아트플랫폼 7기 국외입주작가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인천에서 활동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덕스씨어터의 멤버 우메이보(여)와 입카만(남)은 팀의 공동 디렉터이자 그들 스스로 배우이기도 하다. 이들은 현재 여독이라는 말이 무엇이냐는 듯 고향에 돌아간 기쁨과 편안함을 느낄 새도 없이 다른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또 다른 레지던시를 준비하고 있단다. 인천에서의 작업과 활동은 과연 어땠고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덕스씨어터에 대해 알려 달라. 덕스씨어터가 창단된 것은 언제였으며, 어떤 계기에서였나?
덕스씨어터는 2009년 홍콩에서 설립되었다. 몇몇 배우들과 함께했고, 우리는 우리만의 작업 방식을 개발하고 예술적 비전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가끔씩 경우에 따라 만난다’는 원칙 하에 활동하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작품을 프로듀싱하지는 않았다. 2011년에 나(메이보)와 카만이 영국에서 공연관련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둘이서 덕스씨어터를 풀타임 극단으로 발전시키고 프로젝트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후 우리는 공연자(퍼포머)들의 트레이닝 방법론을 연구했고, 정기적으로 공연을 올렸다. 카만의 근거지는 주로 마카오였기 때문에 우리의 작업들은 주로 홍콩과 마카오 두 도시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가기를 원했고, 그래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함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공연을 만들기도 하였다. 우리 공연이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국제문화교류 리서치 프로젝트나 공동 프로덕션에 참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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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레지던시 경험의 만족도는?
지난 5년간 작업 활동을 해오면서, 우리는 그간의 경험과 창작 방식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예술적 환경과 지원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학제간, 문화간 협력에도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협업 프로젝트를 몇 번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삶의 방식은 물론 매우 역동적인 아트씬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작년에 서울에서 공연 투어를 하면서 인천아트플랫폼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지리적 위치나 분위기 등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사실 인천아트플랫폼이 우리의 첫 번째 레지던시 경험이었고,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서포트, 다른 입주예술가들과의 일상적인 교류는 우리의 지식과 관점들을 여러모로 확장시켜 주었다. 감사한다.

Q.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기간 중에 행한 리서치나 창작 활동들은 덕스씨어터의 작업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나?
우리는 둘 다 홍콩에서 전문 배우로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추후에도 덕스씨어터 이름으로 창작과 감독(directing)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레지던시에 지원하기 전부터 공연자들을 위한 트레이닝 교수법을 연구해 왔고, 이를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풀어나갔다. 새로운 공연을 창작할 때마다 ‘열린 창작 과정(open creative process)’을 도입하는데, 공연 프로덕션의 다양한 측면을 발견하고 형식을 고안해 내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연의 내용, 테마, 심미적 부분, 연출 방식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극의 구상을 시작한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중에도 이러한 방식과 그간의 경험을 강화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실현해 보려고 하였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작업과 리서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며 아주 순수하게 예술적인 공간이었다. 특히 인천아트플랫폼은 여러 문화유산이 만나고, 지역적 특성과 국제적 면모가, 전통과 현대가, 개인과 공공이 상존하는 접점에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 아트플랫폼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시공’은 우리 연구와 창작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열쇠 요소라는 점에서 적절한 장소에서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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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천을 떠나기 전에 <실비아 플라스 되기 Becoming Sylvia Plath>라는 쇼케이스 공연을 보여주었다. 줄거리와 시놉시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실비아 플라스되기>는 미국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가 남긴 시와 전기들을 참고하여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두었던 것은 한 유명한 시인의 일생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 삶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으로, 그녀가 겪었던 사회적 상황들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었다. 시인은 오븐에 머리를 넣고 자살하기에 이르는데, 이후 그녀가 자살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이 난무했다. 그녀의 남편이었던 테드 휴즈조차 ‘지난 밤에 무슨일이 있었나?’하고 어떤 시에서 물었을 정도다.
우리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지는 못한다. 그 사람이 우리와 가깝거나 심지어 우리 자신일지언정 완벽한 동일시는 가능하지 않다. 극에는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둘의 대화를 역동적인 몸짓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극의 기본 플롯이었다. 두 명의 캐릭터는 남과 여, 음과 양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한 역할들이 각자의 자존감이나 가족과 연인간의 친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려고 한 것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관객들에게는 그저 숨 막히는 관계를 타개해 보려 애쓰는 남녀 커플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기 보다는 신체의 움직임과 시각적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관객들이 우리가 전하려는 테마와 주제를 자유롭게 상상하고 각자의 상황들과 연결시켜보기를 바란다. 공연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역할이라는 오랜 전통과 개인에게 부과되는 기대치들이 행복, 절망, 사랑이라는 관념과 감정에 얼마큼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Q. 말한대로 <실비아 플라스되기>는 남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히 무대에 소품으로 사용된 각종 옷가지들은 현대 사회가 남성과 여성에게 부과하는 역할에 대한 은유, 메타포인 것 같은데… 어떤가?
그렇다.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다. 우리의 의도를 제대로 관찰하고 파악한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역할에 관한 통념을 매우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복들을 사용하고 싶었다. 이러한 옷들로 개인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아이덴티티가 겉에서 바라보는 이미지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원래는 사회 역할의 스테레오타입을 드러내는 옷들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시간상으로 쉽지 않았다. 군복, 간호사 복장, 교복, 회사원 양복, 공사장 인부들의 작업복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모두 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옷은 좀 부족했지만 관객과의 교감에서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디자이너들과 상의해서 공연을 좀 더 다듬을 것이다. 그러면 관객들에게 좀 더 완결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Q. 무대 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장치로 ‘거울’이 있었다. 특별한 의미나 거울을 통해 노리고자 했던 효과가 있는지?
작업 초기 구상단계부터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거울’의 의미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의도는 공연자든 관객이든 거울의 반영적 특성을 인지하면서, ‘현실’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추해보자는 것이었다. ‘거울 속 반대편 세상’을 탐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거울을 통해 현실에서 멀어지는 기분도 가질 수 있고, 주체로서의 개인을 거울을 통해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심리적 지평을 비추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연극 공간에서는 ‘현실’과 ‘상상’이 마주치고 공존한다. 우리는 항상 이 사실에 매우 매료된다. 가끔씩 매우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의 무대 세트를 만들고 연극을 할 때조차도, 우리는 이 ‘현실’과 ‘상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에서 관객들의 감정을 연결시키고 극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이는 작업의 구상 초기부터 우리가 매우 신경 쓰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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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실비아 플라스 되기>에서는 대사보다는 몸의 움직임이나 제스처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몸의 움직임이 안무라고 할 정도로 무용에 가까웠다. 
신체의 움직임과 제스처는 우리의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온전히 텍스트에 기반하는 정통 연극보다는 ‘신체적 연구’의 영역에 좀 더 접근하고자 한다. 실제로 그런 작업들을 프로듀싱해왔다. 아마도 우리가 받아왔던 교육이나 훈련들이 우리를 이런 작업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 것 같다. 흔히 연극이라고 하면 생각하게 마련인 텍스트 기반의 드라마들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창작 과정은 신체 언어로 다가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리허설은 항상 몸 작업으로 시작한다. 우선 몸의 맥박들을 깨운다. 공연이라는 경험은 일차적으로는 공연자가 생생하게 겪고 느끼는 신체 경험이다. 이런 점에서 몸의 움직임이 우리의 매우 중요한 작업 ‘도구(tool)’인 것이 맞다. 우리의 작업 방법론의 핵심을 말하라면 ‘배우의 존재로 공간을 활성화 하는 것(the activation of the space through an actor’s presence)’이라 답하고 싶다. 이와 더불어, 조명, 소리와 음악, 무대 세트 등 외적인 요소들의 조합을 세밀하게 고려하고, 이 모든 요소들이 함께 숨 쉬고 서로 상호작용하여 공간이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가 되게 하려고 애쓴다. 공연장은 관객들의 시각적, 감각적 여정이 일어나는 곳이다. 공연장에서의 시각적이면서 신체적인 경험, 에너지의 상호 이동이 우리 미학의 주요 요소라 할 수 있다.

Q. 인천아트플랫폼의 동료 입주작가인 서영주 작가가 이번 공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들었다. 이처럼 다른 작가들과의 협업은 덕스씨어터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는 장르와 분야, 문화가 다른 예술가들과 작업하는 것을 즐기고,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협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든 개인적인 부분에서든 독특하고 새로운 관점과 지평을 열어준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영주 작가가 실비아 플라스의 시를 한국어로 낭독해 주었고 이를 녹음하여 공연에 음향으로 사용했다. 서영주 작가의 음성이 공연에 독특한 질감을 부여해 주었고, 관객으로 하여금 공연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생각한다. 서영주 작가와는 젊은 여인, 할머니 음성 등 여러 가지 버전의 녹음을 시도해 보았고, 우리도 중국어로 시를 낭독해 보았다. 그것 자체로도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실비아 플라스되기>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작품이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공연 스케줄이 잡힌 것이 있는지? 
물론 이 작품을 좀 더 다듬고 발전시키는 등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은 여지없이 확실하다. 하지만 일단은 조만간 타이페이의 뱀부 스튜디오(Bamboo Studio)에서 두 번째 레지던시가 계획되어 있어 그 준비에 집중하려고 한다. 홍콩, 마카오, 한국의 공연 관계자들과 ‘망명과 정착’이라는 주제로 협업을 할 계획이다. 이것이 끝나야 인천에서 했던 작업들을 되돌아볼 시간이 될 것 같다.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시 들여다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작품의 미적 측면을 좀 더 섬세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다른 예술가들을 초빙할 계획도 있다. 드라마터그를 초청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극을 바라보고, 움직임이나 도구 사용의 맥락을 넓히거나, 공연의 주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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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덕스씨어터가 추구하는 바가 있다면?
우리가 연극이라는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보았다. 연극을 통해 우리는 호기심을 잃지 않을 수 있고, 현존한다는 느낌, 내 자신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간직할 수 있다. 연극은 ‘지금 여기에 있다’라는 사실 그 자체를 너무나 잘 드러내는 매체이다. ‘지금 여기에 있음’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고 그것을 타인들과 조우하면서 공유하는 것이다. 연극은 또한 우리에게 빈 공간이나 다름없다. 비어있기 때문에 일상의 경험과 걱정들을 가져가서 자세히 살펴보거나 질문해 볼 수 있고, 비록 답이 없을지 몰라도 무언가 또 다른 관점을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연극을 통해 각자의 경험과 시각들을 진정하고 소중한 것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개개의 표현들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존재(Presence), 공간(Space), 앙상블(Ensemble, ‘함께한다’라는 뜻에서), 협업(Collaboration)이 우리의 예술적 방향을 가리키는 열쇳말들이다.
우리는 신진 예술가로서 겸손하고 정직하며 헝그리하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만 호기심을 유지하고, 서로간의 관계를 연결하고, 개인을 성장하게 해주는 매체로서의 연극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덕스씨어터의 예술적 인지도나 작업적 성취에 대한 욕심은 있다. 하지만 항상 왜 처음 연극에 발을 들였는가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극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 자제로도 이미 너무나 멋진 일이라는 사실을.
   
Q. 벌써 연말이다. 인천 시민들에게 인사 한마디 전한다면?
인천에 머무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고 감사한다. 인천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름다운 도시이다. 공기, 풍경, 여러 양식의 건축물들, 음식, 그리고 가는 곳마다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지난 3개월 간 잘 지낼 수 있었고, 벌써 인천이 그립다. 조금 이르지만 인천아트플랫폼과 인천 시민들에게 축복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2017년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사랑을 보냅니다!


글, 번역 / 이영리(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




뉴스 큐레이션(2016.12.6~12.19)

더 이상 ‘큰’ 문화를 외면할 수 없었다. 나라와 문화를 짚어야 했다. 12월 첫째 주 뉴스 큐레이션은 다소 무겁다. 그만큼 진지하다.

한 떨기 꽃잎 같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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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이나 창업이 아닌 ‘창직’(직업을 창조하다)이 대세라더니 ‘문화창작자’라는 직업도 있다. 문화창작자 전현주 씨가 한양도성을 걸었다. 높은 곳에 오르면 “야호!”라고 외칠 법도 한데 지나가던 사람들은 청와대가 어느 쪽이냐고만 묻는다. 어느 하루, 옛사람들은 해도 뜨기 전에 집을 나서 짚신과 고무신을 신고 도성 안팎을 걸었다. 산꼭대기에서 궁궐을 보고 ‘저기 우리 임금이 산다’고 감탄했다. 요즘 사람들은 감탄에 인색하다. 대통령이 사는 곳이 궁금해 먼 길 올라온 사람도 ‘야호’나 ‘히야’를 내뱉지 않는다. 눈 크게 뜨고 내려다보기만 한다. ‘둥근 모양 한 떨기 꽃잎’은 한양을 주제로 한 과거시험에서 나왔던 표현이다. 포근하고 아련하다. 오늘의 서울도 둥근 한 떨기 꽃잎 같을까? 성곽 어느 즈음에 윤동주 문학관이 있다. 도성길을 걷던 행인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를 떠올린다. 잊으려야 절대 잊히지 않는 구절을 읊조리면서 땀을 닦고, 또 닦는다. 입술을 침으로 적시고 오늘의 서울과 이 나라를 호명한다.

아무것도 하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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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경전 ‘예기’에 나오는 이념이다. 천하공전, 즉 진리가 행해지면 천하가 공적인 것이 되고 검증된 이들이 등용돼 믿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뜻이다.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념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이념의 실현은 어렵다. 나쁜 역사는 반복되고, 지겹게 되풀이된다. 정원의 뱃사공이었던 등평에게 빠져 억만금을 뿌린 문제가 있었고, 한언에게 빠져 온갖 혜택을 베풀다 그가 죽자 그의 동생으로 갈아탄 무제가 있었다. 무제는 신선술이니 방술이니 하는 도술에 현혹됐고, 어디선가 도깨비처럼 나타난 사이비 도사들은 불로장생을 위시해 욕망을 악용했다. 옛말에 ‘군주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다. 공자도, 한비자도, 도가에서도 군주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능히 다스릴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변명도 이타적 인간을 전제하면 믿을 게 못 된다. 모름지기 군주는 사리사욕에 휘둘리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되, 욕망 다스리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 나라의 군주가 배워야 할 것은 ‘베껴 읽기’가 아닌 ‘옛 것 읽기’ 습관이다.

사람됨에 기여하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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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팔순 노인의 말을 들어보자. 지난 50년간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했고, 문학과 예술, 정치, 사회에 두루 관심 보였던 인물이다. “문화 콘텐츠 장사였지 사람됨에 기여한 문화는 아니었다.” “자유와 규범 사이에도 질서는 있어야 한다.” “타인의 존중이 자신의 인간성에 충실한 것이다.” “거대한 우주에서 사람은 다 낮은 존재다. 진정한 자기 인식은 저절로 자기를 낮춘다.” 말로 내뱉는 것은 쉬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노인, 최근 200자 원고지 6만5000 장에 달하는, 19권의 전집을 출간했단다. 말 하는 건 그런대로 쉽다면, 글은 어떨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또 어떻고? ‘상대방에게 아름답게 절하는 자세는 누구나 다 좋아한다’는 그의 마지막 문장을 곰곰 생각해본다. 말 따로, 행동 따로. 거짓 고갯짓, 거짓 참회, 거짓된 반성이 너무 많다.

지옥에 빠진 일상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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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그런 그림이. 당시 SNS에서 난리가 났었다. 그 그림은 2014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걸리지 못했다. 마당에 건다는, 광장에 건다는 걸개그림. 민중의 해원과 공동체의 신명을 위해 그려 세상에 소개한다는 그림. 특별전에 걸리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귀도와 같은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민중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재구성했다.” 4대강, 촛불, 위안부, 강정, 팽목항이 요리조리, 시민군 청년과 바리데기 처녀가 음양으로 얽히고설켜있다. 작가는 불태우고 녹인다. 뾰족한 걸 세운 뒤 탁탁 내리친다. 2년 전의 이 그림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향해 존재하고 있을까. 다시 한 번 ‘세월오월’을 낱낱이 봐야 한다면 그 시간은 왜 지금, 여기여야 할까.

이재은(뉴스 큐레이터)




“신명나는 우리가락 함께 즐겨요” – 풍물패 ‘다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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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월요일.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시간. 백운역 근처 잔치마당 지하 연습실에서 경쾌한 풍물 소리가 새어나왔다.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는 그들은 올해로 14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직장인 동아리, 풍물패 다믈의 회원들이었다. 다믈이라는 이름은 원래 ‘ᄃᆞ믈’로, 우리의 옛것을 되돌려 찾자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퇴근 후에 취미 생활을 가지고 싶어 모인 사람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풍물을 가르쳐주기 위해 찾아온 선생님, 양로원에서 봉사 공연을 하고 싶어 찾아온 회원 등 직업도, 연령도, 찾아온 이유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모여 연습하는 다믈의 회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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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오승재 : 전문예인집단 잔치마당에서 운영하는 강습에서 시작되었다. 1기, 2기 등 신청을 받아서 수업을 했는데, 각 기수의 수업이 끝나고도 지속적으로 연습을 하고 활동을 하기를 바라는 회원들이 많았다. 잔치마당의 공간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잔치마당 소속으로 일주일에 한 번 다믈의 강습을 맡고 있는데, 회원 분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신다.

무명씨 : 지금 40대 중반인데, 어릴 때는 동네마다 풍물패들이 있었다. 아버님이 동네 풍물패의 상쇠로 활동하셔서 풍물을 자주 접했었다. 동네에 큰 행사가 있다고 하면 풍물패가 제일 먼저 가서 공연을 하고는 했다. 크면서 풍물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다가 우연한 기회로 풍물패 다믈을 알게 되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연습을 나오는데,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이 시간을 기다리면서 근무를 하게 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화합을 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순간순간이 즐거웠다.

유순복 : 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 어머니회원으로 풍물패 활동을 했었다. 그때 강사로 오셨던 분이 잔치마당의 단장님이었고, 2000년도에 잔치마당 회원반 강습을 듣게 되었다. 2002년도에 다믈이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창단을 했다. 회원들 중에는 전문성을 갖추고 강사로 전향한 분들도 있었다.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일상생활이 아무래도 갑갑한 느낌이 있다. 다믈에 와서 신나게 악기를 연주하며 회원들과 애틋한 정도 생겼다. 회원들이 모여 회칙을 만들기도 했다. 단순히 모여서 연습만 하고 공연만 하는 게 아니라 끈끈한 정을 이어가기 위해 함께 규칙을 만든 것이다.

임은화 : 풍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는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를 몰라 고민하던 중에, 길을 지나가다가 여기 간판이 보였다. 잔치마당의 초급반 수업부터 듣기 시작해서 10년 동안 차근차근 연습을 해왔다. 퇴근한 뒤 저녁도 못 먹고 연습에 참여한다. 체력적인 소모가 커서 연습이 끝난 뒤에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잊을 만큼 즐거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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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에는 옛 것, 우리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다믈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풍물이 가진 매력, 그리고 특히 풍물패 다믈이 가진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유순복 : 회원들의 연령대는 30대에서 6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일주일에 두 번 모이는데, 하루는 회원들끼리 연습을 하고, 하루는 잔치마당의 오승재 선생님께서 강습을 해주신다. 동아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축이 있으니 우왕좌왕하지 않고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기능을 잘 잡아주니 기능도 금방 늘고, 옛것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수업을 해주시니 흥미롭고 유익하기도 하다.

오승재 : 풍물이라는 문화가 악기 연주만 하는 게 아니고 다 같이 어울려서 치는 것이라는 데에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취미로 다른 악기나 무엇을 배운다고 할 때 보통 그게 1,2년을 넘기가 힘들다. 하지만 풍물을 하시는 분들은 1-2년 활동한 걸로는 아직 초보 수준이라고 하고 적어도 5년 이상은 활동해야 이제 좀 친다고 말한다. 그만큼 어려운 악기이기도 하고 혼자만의 기량으로는 어느 수준 이상 치기도 어려운 악기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악기다보니 조급해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연습에 임하게 된다. 함께 모여 어울리면서, 얼굴을 마주보고 웃으며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는 큰 이유 중에 하나이다.

무명씨 : 풍물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음악이다. 여러 가지 음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악기 하나하나가 가진 고유의 소리들이 모여 서로의 빈자리를 메워주면서 음악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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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믈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유순복 : 2009년에 하얼빈에 갔던 게 기억난다. 같이 활동하던 회원 중에 한 명이 사업차 갔던 하얼빈의 한 조선족 학교에서 꾸준히 아이들에게 풍물 강습을 해주었다. 학교에서 초청을 해주어서 다믈 회원들이 함께 가서 공연도 하고 학생들의 공연도 보고 왔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올해는 회원 중 한 분이 새로 집을 지어서 집들이를 겸해 길놀이 공연을 하고 왔다. 그 동네에는 풍물 공연을 하러 온 팀이 처음이라고 했다. 공연을 보던 동네 주민들이 신이 나서 함께 연주를 하기도 하고, 주머니에 봉투를 찔러주기도 했던 게 기억난다. 풍물이 낯선 사람들에게 우리의 옛 음악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기도 했다.

전문가 못지않게 긴 경력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풍물패 다믈의 회원들. 그들에게 다믈 활동이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습이 아니라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얻어가는 시간이다. 스스로 먼저 즐기면 관객들도 덩달아 즐거워진다고 말하는 회원들의 소망은 풍물의 매력을 알고 즐기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풍물패 다믈은 12월 7일 수요일 백운역 근처 잔치마당 아트홀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글 / 시민기자 김진아




영화와 음악이 흐르는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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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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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은 2004년 설립 이래 문화 영역의 지원 사업을 주요 업무로 삼아왔다. 재단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인 기획 사업을 하거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운영,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처럼 국가가 위탁한 업무, 인천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볼, 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한국근대문학관과 같은 시설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원 사업은 인천문화재단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셈이다.

인천문화재단은 그동안 전국 광역자치단체 문화재단의 지원 사업 체계를 평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항상 상위 평가를 받아왔다.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국가기관에 의해 평가받아 왔던 것이다. 물론 지원 사업 선정 과정이나 결과를 두고 지역 내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원 사업의 성격 자체가 누구를 지원하느냐 지원하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문제이므로, 즉 사업의 최종 선정 여부에 대해 절대적 객관성 확보는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은 감안되어야 한다. 당장 선정되지 못한 개인이나 단체들이 그 결과에 대해 서운해 하고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인천문화재단은 최대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에 개선책을 모색 중이다.

2017년 인천문화재단의 공모 방식의 지원 사업은 예술가 지원, 시민 지원, 문화예술 교육 지원 영역으로 크게 구별하여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관심있는 시민들에게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정보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방안을 고민 중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올해 12월 중순 인천문화재단 공모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의 전체 지원 사업의 얼개를 설명하고 각 영역별, 즉 예술가, 시민, 문화예술 교육의 지원 체계, 일정, 개략적인 지원 규모, 선정 과정과 심의 기준 등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진다. 물론 지원 사업 설명회는 곧 이루어질 예술가 대상의 표현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세부 안내가 주를 이룰 것이기는 하나, 1년간 인천문화재단이 어떤 방향과 어떤 일정으로 지원 사업 전체를 계획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자리를 뒤이어 인천문화재단의 예술 지원 사업에 대한 간담회도 계획되어 있다. 지원 영역과 선정 심의 과정 등에 대해 개선할 점을 문화계 인사들에게 직접 청취하고 개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그간 정산 서류 문제 등 지원 사업의 관리에서 나타난 문제점, 심의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함께 찾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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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은 기본적으로는 민간의 자발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즉 커다란 가이드라인이나 행정적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규정만 제시하고 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기획이 가능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왔다. 가급적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서 그것이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결과를 만들어냄으로써 점진적으로 인천의 문화 생태계가 선순환의 구조로 나아가도록 만들어내자는 것이 그동안 지원 사업의 모토였다. 다만 공모 방식의 지원 사업은 지역의 자율성이 있다고는 해도 중앙정부나 관련 기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도 있으므로 정책 방향을 지역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현할 것인지는 지속적으로 고민할 과제이다.

한편 인천문화재단은 지원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심의위원 선정이나 심의 과정 전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내부에서 토론 중이다. 일부에서는 심의위원을 공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심의위원이 사전에 공개됨으로써 오히려 심의위원들에게 부당한 청탁이 개입될 가능성도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제기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천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계와 소통하는 간담회를 계획 중이고 또 거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천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이 문화예술계나 관심있는 시민들이 보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원 규모를 조금 더 확대하려면 재정적 뒷받침도 더 커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지역과 소통하려는 자세일 것이다. 소통을 통해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현안과 문제를 더욱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

이현식 / 인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2017년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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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외부환경의 급변으로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도 필연적인 변화를 겪어야 할 해이다. 먼저, 2017년부터 의무적으로 정부3.0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일명 ‘e-나라도움’ 시스템을 통해 모든 보조금을 처리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보조금 정보를 통합 연계하고 수급자 정보를 통합 관리하며, 신청에서 정산까지 집행상황이 실시간 모니터링되기 때문에 부정․중복수급 등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세청, 신용정보기관 등의 정보를 통합하여 보조사업신청자의 국세체납여부, 채무불이행여부 등 자격여건에 대해 온라인조회 및 국세청 세금계산서 증빙내역 확인이 가능하다. 2017년에 가동될 예정인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은 부정수급방지기능, 유사․중복사업 방지기능, 보조금정보공개기능 등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과 업무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할 목적에서 구축되었다. 이는 지원신청부터 집행, 정산까지 서류로만 관리하던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 체계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17년 7월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원신청은 기존과 같이 서류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교부신청과 집행, 정산은 필수적으로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자를 대상으로 안내하는 자리를 따로 마련할 예정이다.

2017년 인천문화재단의 예술지원사업도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출판, 시각예술, 공연예술(음악, 무용, 연극), 전통예술, 국제교류, 역량강화 등 기존의 지원영역 외에 소극장 지원과 연구․아카이브 지원 분야를 신설하였다. 소극장 지원사업은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이 공공 공연장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지역의 민간영역의 소극장의 지원이 배제되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새로이 마련한 사업으로, 2차 공모에 시행할 예정이다. 연구․아카이브 지원은 지역 내 문화예술 연구와 자료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주목하여 신설하였으며, 역시 2차 공모에 공고될 예정이다.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은 2016년과 마찬가지로 공공 공연장을 지원대상으로 하며, 우수 공연 콘텐츠 개발을 통한 지역 공연예술 활성화 및 공연장과 전문 예술단체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으로 지역의 공연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기존 레지던스프로그램운영지원사업의 공간․장소에 국한된 한계를 넘어 보다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지역 내 문화예술 기획자의 발굴․육성을 위해, 인천의 이야기나 장소 등 특정 주제와 관련된 기획 또는 예술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기획공모도 연중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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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부터 시행해온 신진예술가육성지원사업도 계속된다. 1977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예술인, 단체 대상으로 인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활동을 매월 공고․선정할 예정이다. 신진예술가를 발굴․육성하는 사업에 더하여 2017년부터는 원로예술인 아카이빙 자료집의 제작을 새로이 지원한다. 원로예술인들의 자료와 기억을 통해 과거 인천 예술사의 조각을 모아 개인에게도 의미 있고 지역에도 귀중한 문화예술사료로 구축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인천 거주 30년 이상, 70세 이상의 예술가 개인을 대상으로 하며 2017년 2~3월 경 별도 공고할 예정이다.

지역 예술인의 실무역량강화를 위해 2016년 처음 시작한 문화예술컨설팅지원사업은 세무․회계, 저작권 및 계약 관련법, 홍보․마케팅 관련 아카데미와 각종 특강을 열어 예술활동 전반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2017년 컨설팅 지원사업은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맞춤형으로 진행하고자 하며 이에 따른 신청일정과 방식은 별도 공고할 예정이다.

2017년 재단 지원사업의 큰 과제는 새로운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의 안착과 지역 예술인과의 지속적인 소통 및 이를 통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이다. 사실 후자는 언제나 인천문화재단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바이다. 물론 다양한 예술인, 예술단체의 시선과 입장을 담아내기에 현재 지원사업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급변하는 내외 환경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소통으로 지역문화수요자의 수요를 파악하며 이에 적절한 설계를 통해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인천문화재단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임을 늘 명심하고, 예술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문화예술인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노수연 /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팀장




2017 시민문화활동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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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은 2004년 출범이후 예술가(단체) 지원과 함께 시민 중심의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을 진행해왔다. 초기 시민문화향유를 위한 기획프로그램(기획공연)에서부터 최근 시민배우들이 뮤지컬의 주인공이 되는 인천왈츠까지.

2015년을 기점으로 재단의 시민 중심 문화예술사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민 문화향유에 초점이 맞춰진 사업으로 시민문화활동지원사업(시민축제, 시민예술프로그램), 찾아가는 문화활동지원, 통합문화이용권, 사랑티켓 등이 해당한다. 시민축제와 시민예술프로그램은 시민 참여, 향유 중심의 축제 및 예술프로그램을 지원하여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는데 주목적이 있다. 주로 문화예술단체 지원을 통해 이루어진다. 찾아가는 문화활동 역시 단체 지원의 방식으로 문화소외지역에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다. 그밖에 문화복지 관점에서 특정 향유 층을 대상으로 문화복지형 사업 또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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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사업으로 생활예술활동 지원(지원금 지원), 생활문화센터 공간이용, 인천왈츠(재단진행) 등이 있다. 생활예술활동 지원은 자발적으로 구성, 운영되는 동아리 활동에 대한 지원으로, 시민 주도형 문화예술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2016년 개소한 생활문화센터는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공간, 프로그램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습실, 모임방 등에서 생활문화 활동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천왈츠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시민 참여 예술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이 전문예술가와 함께 뮤지컬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공유하는 사업으로 이 또한 참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2014년 시행된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은 기본권으로의 문화(문화권), 일상으로의 문화(생활문화)를 규정한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 향유자에서 자발적으로 즐기고 참여하는 적극적 행위자로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지역에서 활발하게 관찰되었던 아마추어 문화예술 소모임의 활성화와 성공사례는 이미 전국으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정부는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한 여건 조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생활문화센터 조성사업이겠다. 전국적으로 동 단위에서부터 구 단위 까지 생활문화센터를 조성, 자발적인 생활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아트플랫폼 내 일부 공간(A동, H동)을 생활문화센터로 조성, 지난 6월부터 운영 중이다. 인천은 지난 2014년 전국에서 최초로 생활문화지원조례를 제정하여 이미 생활문화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천 현장에는 다양한 시민 문화활동의 성공사례들이 관찰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최근 생활문화, 지역문화 환경은 달라지고 있다. 소극적 향유에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행하고 참여하는 문화향유가 매우 비중있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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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시민문화활동지원사업은 지원의 다각화를 전제로 최근의 흐름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시민문화활동지원사업은 실질적인 시민 중심 지원사업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시민축제, 시민예술프로그램은 시민 참여 중심으로 재설정, 시민 주도의 축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그 성격을 보완하고, 생활예술활동 지원의 경우 지원금 외 공간, 홍보, 운영 등 생활예술 활동에 필요한 간접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공간 대관과 자체 프로그램 운영 중심의 생활문화센터를 시민문화활동지원사업(생활예술활동 지원)과 적극 연계해 동아리축제 지원, 공간지원, 협력프로그램 등 시민 중심의 자발적인 생활예술활동 거점으로 그 역할을 확장할 예정이다.

재단은 그간 ‘생활 속 문화가치 확산’이라는 목표아래 시민의 문화접근성 확대와 참여 중심의 시민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시민과 함께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재단은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우상훈 /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