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나를 발견하는 예술활동- 2016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 협력사업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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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중학교 교과 과정에 도입된 ‘자유학기제’가 올해 전국 3,214개 중학교에서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자유학기의 가장 큰 특징은 중간·기말고사 등의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과정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참여 및 협력 정도, 열성, 특별한 활동 내역 등을 평가하고, 생활기록부에는 학생의 ‘꿈과 끼’와 관련된 활동 내역을 기록한다.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 역시 이 추세에 맞춰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라는 지원사업을 6월부터 추진했다. 그 결과 남인천여자중·부광중·상인천여자중학교·상인천중·선학중·선화여자중·용유중·재능중·화도진중학교 총 9개교가 선정되었다. 중도 포기한 용유중학교를 제외하고 8개 학교에서 시각, 음악, 연극, 무용 총 4개 분야 22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학교에서 신청한 각 분야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음악분야의 프로그램이 총 8개(뮤지컬 2개, 랩 2개, 보컬 1개, 노래만들기 1개, 기타 1개, 우쿨렐레 1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시각분야 6개(디자인 4개, 사진영상 2개), 연극과 무용은 각각 4개였다.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사업은 첫째,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활용한 학교문화예술교육 확대. 둘째, 자유학기제에 적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셋째, 학교와 예술교육자 간의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재단은 사전에 교사와 강사가 참여하는 기획워크숍을 개최, 교사와 함께 세부 프로그램을 협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학교문화예술교육과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의 차별화를 시도하는데 중점을 두기 위해서였다.

자유학기제의 추진 목적 중 하나가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하고 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지속적인 자기성찰 및 발전 계기를 제공’하는 것인데, 재단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를 발견하는 예술활동’이라는 주제를 전제로 프로그램을 계획 및 구성하도록 안내했다. 분야별로 선발된 17명의 전문 강사는 본의 아니게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의 첨병(尖兵)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즉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들은 자유학기제에 적합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는 것은 물론 교육 등 사업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8월 중순부터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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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단에서는 별도의 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모든 학교를 현장 방문하도록 했다. 총 7명(시각 2, 무용1, 음악2, 연극 2)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수업 참관 이외에도 교사, 강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특히 처음으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이기 때문에 기존 예술강사 지원사업처럼 평가를 위한 현장점검이 아니라 향후 이 사업의 발전 방향을 도출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현장을 점검했다.

필자의 경우 상인천중학교를 방문하여 음악(보컬) 분야와 시각(사진영상) 분야의 프로그램을 참관했는데 그결과 우선 교육 장소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열악했다. 그리고 참여 학생 수는 음악(보컬)이 26명, 시각(사진영상)은 30명으로 강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도 많았다. 그러나 다행히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호응도는 높아보였다. 몇몇 학생과 인터뷰를 해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본인의 희망에 따라 수업에 참여한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상인천중학교 담당 교사 역시 음악(보컬), 시각(사진영상), 무용 까지 학교에서 진행된 3개 프로그램 모두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나를 표현하는 예술활동’이라는 주제를 강사 분들이 중학교 1학년에 수준에 적합하게 잘 풀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 장소로 음악실, 미술실, 강당 등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모든 학년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장소이다 보니 적합한 교육 장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교실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는 학교의 상황을 아쉬워했다.

필자 이외에 다른 모니터링단이 현장점검을 하면서 기록한 내용을 살펴보니 필자와 대부분 비슷했다.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호응도는 높은 편이었고, 학교의 담당 교사와 강사 간 소통도 전반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반면 교육 환경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특히 강사 1명이 담당하고 있는 학생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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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사업 초기부터 함께 고민하고 또 직접 강사로도 참여한 추진단 회의가 모니터링단의 현장점검 이후 마련됐다. 추진단 회의에서는 보다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와 향후 본 사업의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기존의 학교문화예술교육과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의 변별성, 둘째, 교사와 강사의 협력수업(Coteaching), 셋째, 본 사업의 운영방식의 개선방안이다. 종합해보면 자유학기제라는 교과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 것인가? 변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까? 정도가 주요 논점이었고, 나머지 내용은 사실 오랫동안 학교문화예술교육의 발전방향을 위해 논의된 내용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특히 학교 예술 강사 지원사업에서 교사와 강사의 협업방식, 교육 기자재, 교육환경 등 늘 개선사항으로 언급되었던 문제점들이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사업의 개선사항으로 추진단 회의에서도 논의되었다.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사업은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올해 재단에서 처음으로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이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계획과 실행까지 이루어낸 부분은 높게 평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재단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사들과 강사들이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기 위한 과정을 통해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후 현장의 이야기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 태도는 ‘자유학기제 예술날개 달기’ 지원 사업이 보다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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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업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기존 학교문화예술교육과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의 차별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는 초등학교(진로 인식), 중학교(진로 탐색), 고등학교(진로 준비 및 설계)로 이어지는 진로교육 연계·활성화를 목적으로 ‘진로탐색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등 학생의 희망을 반영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탐색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지필식 총괄평가는 실시하지 않지만 과정 중심의 평가는 실시된다. 따라서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의 경우 4가지 활동 중 어느 활동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사업 과정에서도 학교마다 다른 활동에 배치됨으로써 강사들이 사전에 준비한 커리큘럼을 수정 하는 등 혼선이 있었다. 그리고 학생 평가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과정 중심의 평가 방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고민 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경우 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야 되는 학교와 교사 입장에서는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와 강사가 사전에 프로그램을 기획, 조정,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와 강사의 협력은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에 있어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과 확산체계 확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학교 내 문화예술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기존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던 예술교육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에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강사 지원 방안, 교사와 강사 협업 방안,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 방안 등 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끝으로 올 한 해 ‘자유학기 예술날개 달기’ 사업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글 / 전승용(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