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16.5.3~5.16

툭하면 대립하던 이웃 섬 주민들 함께 특산품 팔며 형•동생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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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덕적도. 이곳을 거쳐야만 갈 수 있는 문갑도와 굴업도, 울도 등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늘면서 ‘나그네 섬’이라고 불렸다. 덕적도 진리 선착장에서 열리는 섬 특산물 주말장터를 기호일보가 취재했다. 선착장 한쪽의 주차장 부지를 장터로 꾸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섬을 둘러싼 개발과 보존 논리에 반목했던 덕적도와 소야도 주민들이 함께 장을 운영해 더욱 의미가 있다. 수입이 생겨서 좋고, 형님아우 소리로 피어나는 웃음꽃은 더 좋다.

페이스북의 수상한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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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밥을 샀다면 내게 바라는 게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공짜로 문자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친절하게 1년 전에 올렸던 사진을 보여주는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포털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우리가 누르는 ‘동의’ 버튼 속에 숨겨져 있는 정보를 빅데이터로 수집한다. 분류, 가공해서 기업이나 정부에 팔아먹는다. 이메일, 전화를 도청해 대중 통제의 기초의 삼는다. ‘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가 수상한 이유다.

모바일폰, 페이스북, 카카오톡의 일상이 거의 중독 수준이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현대인은 잠깐 사이에도 뭔가 빠뜨리지 않았는지 불안해하고, 어디선가 자신이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 참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동아일보 행복원정대가 초등 고학년들의 행복찾기에 나섰다. 초등생들은 페친이 많으면 잘나가는 애라고 생각한다. ‘좋아요’와 친구 숫자를 비교하며 우쭐해하거나 왕따가 아닌지 걱정한다. 학교에서 ‘짱’ 노릇을 하려면 페북이나 카스 추종자 숫자가 어느 정도 나와 줘야 한다. 좋아요와 팔로어 숫자가 자존감을 측정하는 기준이 됐다. 모든 게 너무 빠른 사회.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독자들의 삶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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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과 커피숍이 만나고 서점과 잡화점이 하나된다. 스타벅스는 이제 맥주와 와인을 판다. 종이책의 종말이 논의되는 세상에서 세계적인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 고객평점 4점 이상(5점 만점)인 책들만 노출되는데 데이터를 토대로 ‘사람’이 최종적으로 진열할 책을 고른다. 통섭의 시대, 창조적 사유의 시대. 이제 우리는 반복해서 자신을 재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으리라는 기대가 틀릴 수 있고, 지금까지 배운 교육이 쓸모없을 수 있다. 새로운 기술과 습관을 바탕으로 자칫하면 훅 가는 현실에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판사•보호소년 함께 걸은 ‘티격태격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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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 2일부터 ‘걷기 마일리지’를 시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걷기 실천율을 늘려 비만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앱에 카운트된 걸음수로 지하철 이용권이나 항공권을 받을 수 있고, 기부하면 소외계층이나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도 있다. 건강보다 정신을 더 염두에 둔 걸음도 있다. ‘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4년 동안 실크로드를 걸었다. 30년간 기자로 활동한 그는 은퇴 이후 사회적 소수자가 된 자신의 삶을 걷기를 통해 재활했다. 그는 “걷는 동안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존재 이유가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가 설립한 쇠이유(Seuil, 문턱)는 비행청소년에게 도보여행을 통해 재활의 기회를 주는 단체. 비슷한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있다. 부산가정법원 정영태 판사와 경범죄를 저질러 보호처분을 받은 16세 강 군이 8박 9일 동안 함께 걸었다. 올레길과 해변을 걸으면서 강 군은 좋아하는 축구와 여자친구 이야기를 했다.


이재은(뉴스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