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게 기다린 만큼 더 부푼 설렘 – 아시테지 BOM나들이 – 부평아트센터
간절하게 기다린 만큼 더 부푼 설렘– 아시테지 BOM나들이 – 부평아트센터
고동희 (부평구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연초록의 풀이며 나뭇잎이 여간 예쁘지 않다. 5월이다. 흔히 말하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잇따라 있으니 자라나는 모든 어린이들과 이들을 키워낸 모든 세대의 어버이들이 희망과 감사를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마땅하다.
마침 2년이 넘게 우리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코로나19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게 아닌가 싶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감염병 탓에 낯선 이들은 물론이고 가까이 지내는 이웃들과 친구들, 심지어 가족 사이에도 서로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공포에 몸과 마음이 짓눌린 채로 견뎌온 꽤나 길었던 시간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어서 마음 한켠에는 찜찜한 기분이 여전하지만 이만큼이라도 견뎌낸 모든 이들과 감사를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공연장 문을 활짝 열다
‘거리두기’는 감염병이 유행하는 동안 마스크 쓰기와 함께 우리가 지켜야 했던 대표적인 의무사항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식당이나 공연장, 학교 교실에 이르기까지 실내외를 불문하고 거리를 두어야 했고, 아예 문을 닫아거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기도 했으니 서먹하다 못해 삭막하기까지 한 살풍경이기도 했다.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조금씩 회복해가는 중이다. 무엇보다 공연장 문을 활짝 열 수 있어서 반가움이 크다. 한 칸 띄기, 동반자 외 거리두기 등으로 공연장 기준 객석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관객만 겨우 입장하거나 심지어 관객 없이 이루어진 공연도 적지 않았다. 덕분에 온라인 공연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면서 공연의 틀이 바뀔 수도 있다는 섣부른 기대도 일었지만 안타깝게도 무대공연의 현장성을 온라인으로 고스란히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무대공연에 대한 영상화가 일부분 진행되어 공연장을 직접 찾지 못한 관객들에게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코로나19로 공연장 관람이 제한된 상황에서 온라인 영상으로 공연장 관람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 사례가 없지 않으나, 대부분은 영상작업에 필요한 인력이나 장비 등의 추가 비용을 충분히 들이기보다는 단순히 영상으로 전환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
부평구문화재단은 부평아트센터의 공연장과 전시장, 세미나실, 생활문화센터 등의 운영 공간을 관객과 이용자들에게 활짝 열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연과 전시 등의 준비과정은 모든 입장객들의 체온을 확인한 다음에야 진행했으며, 관람이 끝나고 관객이 돌아갈 때까지 혹시나 하는 불안감으로 노심초사했던 데에 비하면 올해 5월에 준비한 여러 공연과 전시는 공연자든 관객이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게 됐다.
5월이어서 더 특별한 공연장
공연장이 어렵사리 정상 운영에 들어가면서 공연장을 운영하는 기관은 물론이고 무대에서 실연을 펼치는 공연자와 이들을 만나려는 관객들까지 반가움과 기대가 크다. 그 시기가 5월이어서 더욱 특별하다.
대부분의 공연장은 5월에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어린이날을 앞뒤로 진행하는 공연과 축제가 첫 번째로 손꼽힌다. 어버이날을 포함해 5월 전체가 가정의 달이니 아이나 어른을 가리지 않고 공연과 전시가 풍성하다.
부평아트센터에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만한 프로그램을 여럿 준비하고 있다. 백희나 작가의 원작을 뮤지컬로 제작한 판타지 가족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을 시작으로 어린이 클래식과 미술교육을 연계한 야외 프로그램 <보통날>, 오전에 만나는 클래식 <브런치 콘서트>,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특별전시 <우주를 건너서>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뮤지컬 <장수탕 선녀님> |
기획특별전 <우주를 건너서> |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어린이날을 기념한 <아시테지 BOOM나들이> 행사도 특별하다. 이 행사는 인천의 10개 공공극장이 아시테지코리아와 협업으로 5월 내내 인천 전역에서 15개의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부평아트센터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그려낸 <낱말나라공장>과 소설가 황순원의 ‘송아지’를 인형극으로 재탄생시킨 <내 친구 송아지>를 공연한다.
이야기꾼의 책공연 <낱말공장나라> |
인쳔극연구소 인스 <내 친구 송아지> |
* 부평아트센터 5월 공연 일정
공연 | 일시 | 장소 | 비고 |
---|---|---|---|
장수탕 선녀님 | 5일(목)~8일(일) | 해누리극장 | 뮤지컬 |
보통날 | 14일(토) | 잔디 광장 | 체험형 |
리본 | 14일(토), 21일(토) | 생활문화센터 외 | 가족 워크숍 |
낱말나라공장 | 19일(목) | 달누리극장 | 연극 |
내 친구 송아지 | 21일(토) | 달누리극장 | 인형극 |
브런치 콘서트 | 26일(목) | 해누리극장 | 클래식 |
우주를 건너서 | ~25일(수) | 갤러리꽃누리 외 | 크로스 장르전 |
코로나블루를 치유하는 문화와 예술
공연장 운영이 정상화되면서 조심스럽기만 했던 무대와 객석이 코로나19 이전으로 가까워졌다. 알게 모르게 쌓인 코로나블루를 떨쳐내고 일상을 회복하는 데에는 문화와 예술이 매우 유효한 수단이다.
부평아트센터는 올 연말까지 공연장과 전시장 일정이 거의 채워질 정도여서 관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인천의 공공 공연장과 지역 극단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뮤지컬도 눈여겨볼 공연이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지원하고 부평구문화재단, 인천문화예술회관, 서구문화재단, 남동소래아트홀과 극단 십년후가 제작하는 뮤지컬이 4개 공연장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
시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여럿 진행 중인데, 부평구문화재단은 부평구민들이 배우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구민들의 이야기로 대본을 구성하여 5개월의 연습과정을 거쳐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예술교육과 생활문화 프로그램도 문화예술의 체험과 감동을 시민들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영유아 대상의 <배 안에서>부터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구성된 예술교육은 거리를 두고 ‘보던 예술’을 시민들이 직접 ‘하는 예술’로 변화시킨다. 아울러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문화 프로그램들도 주체적인 문화 활동이다.
비단 부평아트센터뿐만 아니라 인천 전역의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시설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이 문화와 예술에서 치유의 시간과 함께 삶의 여유와 풍요를 누리길 소망한다.
글/사진 고동희 (부평구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극작가
– 전 인천연극협회 부회장
– 전 한국연극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