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문화회관 Goes On: 우리 사이 아직 안 변했네 – 아시테지 BOM나들이 – 인천중구문화회관

중구문화회관 Goes On우리 사이 아직 안 변했네
– 아시테지 BOM나들이 – 인천중구문화회관

김혜원(인천중구문화재단 공연전시팀 대리)

처음엔 어색하고 억울하기만 했던 ‘공연 집관(집+직관의 합성어, 공연을 집에서 본다는 의미)’도 이제는 익숙해진 요즈음, 오페라 글라스가 없어도 공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달까. 2022년 5월, 여느 공연장들과 같이 중구문화회관도 27개월 만에 객석 100% 수용으로 다시 출발한다. 소원해진 관객과 공연장의 사이. 어떻게 다시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구문화회관은 온라인 공연 관람에 익숙해진 관객들을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공연으로 채우려고 한다.

이건 공연장에서 들어야 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해도 꼭 현장에서 보고 싶은 공연은 뭘까. 우리는 먼저 ‘자연음향’에서 답을 찾았다. 음향기술이 발전하면서 스피커를 통해서도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지만, 연주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소리와 공간의 울림마저 느낄 수는 없다. 관객들이 자연음향 공연장, 음향기기 없는 야외공연장을 지속적으로 찾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 인천중구문화회관은 2022년 첫 공연으로 30인조 오케스트라와 5인의 성악가가 함께 가곡음악회를 선보였고, 5월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리사이틀로 공연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선물하려 한다.

인천중구문화회관 전경
ⓒ인천중구문화재단

가곡음악회 <사랑, 그리움... 그대>
ⓒ인천중구문화재단

저기야 저기! 저기에 있어!

공연장에서만 가능한 또 하나의 요소는 ‘참여’다. 온라인 상에서는 아무리 댓글과 하트를 보내도 소통에 참여해도 시간차가 있는 반면, 공연장에서는 관객들이 “도깨비, 저기 있다!”라고 외치면 주인공에게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다. 5월 21일에 열리는 판타지 뮤지컬 인형극 <안녕! 도깨비>는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연으로,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사건을 풀어가며 도깨비와 친구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연장에 들어설 때부터 도깨비 미니어처들과 마주하고, 색칠놀이를 통해 나의 최애 도깨비를 마음속에 정하고 들어가 더욱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뮤지컬 인형극 <안녕! 도깨비>
2022. 5. 21(토) 중구문화회관 공연예정
ⓒ인천중구문화재단

인천 어린이를 위한 공연 네트워크
<아시테지 in 인천> 회의
ⓒ인천중구문화재단

인천 전역에서 만나는 아시테지

앞서 설명한 <안녕! 도깨비>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여 인천의 10개 공공극장과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 코리아)가 모여 만든 인천 어린이를 위한 공연 네트워크 <아시테지 Bom나들이 in 인천>의 참여작이다. <아시테지 Bom나들이 in 인천>은 아시테지코리아, 아시테지코리아 인천지회, 인천중구문화재단, 남동구도시관리공단, 미추홀학산문화원, 부평구문화재단, 연수문화재단, 인천광역시 계양구시설관리공단, 인천광역시 동구, 인천서구문화재단, 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문화재단까지 무려 12개 기관, 10개의 인천 공공 공연장이 함께 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준비한 이번 네트워크는 인천서구문화재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공연장 10개소가 다 같이?’ 이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실현됐다. 중구문화회관이 참여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인천의 어린이들에게 우수한 즐거움을 줄 수 있으니까.”
아동·청소년 공연을 선정할 때는 재미와 교훈의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게 되는데, 이번 공연은 아시테지코리아에서 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여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담보할 수 있어 중구 구민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의 목적으로 참여한 이번 네트워크가 갖는 의미는 보다 더 많았다. 지역 간의 자본 편차 해소로 연극과 뮤지컬을 넘어 오브제극, 그림자극, 미디어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편성해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장기간의 준비와 운영위원, 작품선정위원들의 노고 끝에 열리는 <아시테지 Bom나들이 in 인천>이 공연장 간의 교류와 협력의 우수모델이 되길 바라며, 무엇보다 공연장 안팎으로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길 기대한다.

밴드릴레이 <데이브레이크>
ⓒ인천중구문화재단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까지.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계속 맞이하고 있다. 그때마다 잠시 쉬어갔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이겨낸다. 이번에도 관객들은 기다려주었다. 공연장의 맞이에 대답해주듯 공연장에 나와 객석을 채워주고, 우리의 의도대로 맘껏 감상하고 참여하고 있다. 2020년 11월 발매한 방탄소년단의 곡 의 가사 한 구절처럼 ‘다행히도 우리 사이는 아직 여태 안 변했네’라고 외칠 수 있어 다행이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우리 사이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끼며 박수에서 함성을 넘어 눈빛에서 미소까지. 꼭 다시 표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글/사진 김혜원(金惠媛, Kim Haewon)

(재)인천중구문화재단 공연전시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