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 PLAY-ING. SONGDO >: 송도2동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송도문화살롱

< RE. PLAY-ING. SONGDO >송도2동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송도문화살롱 

정우진 (연수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도시특화팀)

연수문화재단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송도2동을 대상으로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 통합운영 지원사업’을 운영했다. 그리고 사업 3년 차인 올해에는 2년간의 사업 참여를 통해 주민 스스로 지역에 필요한 사업들을 정리하고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자치력을 더해 송도2동의 지역문화 생태계 후속 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 통합운영 지원사업’(이하 생태계 사업)은 기존 문화사업 간의 협력을 통해 지역에 맞춤형 문화정책이 펼쳐질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지원사업으로, 총 6개(인생 나눔 교실, 문화이모작,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지역문화 인력 배치, 신중년 문화예술교육, 무지개다리)의 사업을 작은 동 단위에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각기 다른 사업의 상호 연계를 통해 지역 주민이 만나고, 소통하고, 연결되어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지역의 문화생태계, 문화안전망’의 구축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연수구 내에서도 100% 이주민, 100% 아파트라는 독특한 주거형태를 보이는 송도 2동에서 아파트의 수직적, 단절된 구조를 이웃과 이웃을 연결하는 수평적 구조로 변화시키고, ‘빌딩들의 도시’가 아닌 ‘삶의 공간’으로의 전환을 위하여 주민자치의 역량이 높은 송도2동 주민자치회와 연계하여 함께 지역문화 생태계 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 중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에서는 상가 공동화 현상으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의 종합쇼핑공간 ‘커넬워크’ 상가 공간에 주민소통공간 <송도문화살롱>을 조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 공간을 채워나갔다.

연속된 2년 차 사업에서는 <송도문화살롱> 공간을 중심으로 4개의 개별 사업(문화이모작,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인생나눔교실, 신중년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하고, 사업의 참여자들과 그 외 지역민들이 <송도문화살롱>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함으로써 이 공간의 존재가 주민들에게 알려지고 주민을 위해 열려있는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2020-2021 송도문화살롱
(제공: 연수문화재단)

2021 사업참여자들의 후속 활동
(제공: 연수문화재단)

그러나 2021년, 주민들과 시간을 함께한 사업담당자들의 업무변경으로 <송도문화살롱> 살롱지기가 교체되며 큰 변화를 맞았고, 그 속에 새로이 투입된 필자는 주민들의 경계 어린 시선을 받으며 미처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함께하게 된 2기 살롱지기들과 송도에서 놀고, 송도에서 먹고, 업무 외 시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제 거주하는 동네보다 이곳에 더 자주 머물렀다. 그렇게 필자는 송도2동의 지역민과 상인을 만나가며 관심과 정성으로 관계를 쌓고 사업을 이어나가야 했다. 물론 주민들의 관심이 때로는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단순히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담당자의 역할만이 아닌 주민과 가깝게 이야기 나누는 ‘살롱지기’로 다가가니 지역민들과 더 깊고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며 송도 2동과 함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사적인 이야기들은 성과나 결과물로 남기지 못하고 살롱지기들의 기억 속에만 소소하게 남아있는 게 지금도 무척이나 아쉽다.

다시 사업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생태계 사업 이후 신중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의 같은 신중년 친구를 만나 다른 세대를 응원하는 후속 모임이 만들어졌으며, 사업의 참여자들이 스스로 <송도문화살롱> 공간을 활용하는 재능기부 문화클래스를 진행하겠다며 제안하고, 문화이모작 사업에서 만나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주민모임이 만들어졌다. 주민 모임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기획자를 더 많이 발굴하고 양성하여 주민들이 주도하는 지역의 행사를 만들고 지속하고 싶다며 ‘2022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제안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 속에서 단순히 사업과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향유 하는 모습이 아닌 주도적으로 활동을 기획하고 펼쳐보려는 주민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사업 예산부터 세부내용까지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올해 3년 차의 사업은, 주민들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활동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역활동가·기획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아카데미형 사업 ‘송도 핫플 기획단’과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모아서 함께 마을의 축제를 기획하는 주민주도형 축제 사업 ‘송도 특성화 콘텐츠’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주민자치’ 공간이었지만 살롱지기들이 상주하며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송도문화살롱>은 상주 직원 없이 무인으로 운영된다. 공공의 영역에서 주민을 위해 무료로, 무인으로, 이용자의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둔 이러한 공간운영은 처음 이루어지는 시도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높은 주민자치력을 보여주는 송도2동에서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 선례가 탄생하길 바라며 <송도문화살롱>의 문을 활짝 열어둘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송도문화살롱과 상가 공실에 자리 잡아 운영하던 2021 지역문화 생태계 사업의 결과공유 전시회가 「RE. PLAY. SONGD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2년간 진행된 지역문화 생태계 통합운영 지원사업을 다시 돌아보자는 REPLAY(재생하다)의 의미와 송도2동에서 RE(다시), PLAY(놀다)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REPLAY 했던 2020년과 RE, PLAY하는 2021년을 지나 주민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자생하는 힘을 길러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넓게 가지를 뻗어나가 계속해서 확장되는 ‘PLAY-ING’ 송도2동 문화생태계를 기대하고 응원해본다.

2022, 송도문화살롱 내부 공간 (제공 : 연수문화재단)

글/사진 정우진(鄭遇珍, JUNG WOO JIN)

연수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도시특화팀에서 ‘송도동 동행타운’ 으로 <송도문화살롱>의 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송도 2동의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담당하여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