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기부 참여,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길 아닐까요? 인천아트플랫폼 오병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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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 활동을 외부로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조직원들의 이해와 동력입니다. 지난 해 ‘아트레인’ 사업을 준비하며 가장 우선시했던 부분도 재단 임직원과 모금 사업의 명분, 사업의 방향 공유였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직원 모두가 한 뜻으로 참여해 내부에서 외부로 펼쳐나가는 기부금 사업의 첫 시작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트레인의 내부 기부자를 만나봅니다. 든든한 지지자이자 사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 인천문화재단의 소중한 직원인 아트플랫폼의 오병석 과장님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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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천아트플랫폼이 개관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근무하셨죠. 인천문화재단은 어떻게 입사하게 됐나요?
A.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인천의 여러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해왔어요. 20대 시절 약 7년 정도를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직장인이 됐어요. 건축을 전공했던 터라, 건설 현장에서 관리 감독하는 영역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일에 치여 살다보니 뭔가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와중에 인천문화재단의 공고를 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냥 삶을 살아가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 일들이었다면, 인천문화재단 같은 경우에는 꼭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일반 기업과 문화재단에서의 근무는 많은 부분이 다를 텐데요. 직접 체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건설업에 종사했던 당시에는 아무래도 현장을 관리하다보니 원거리에서 근무를 하거나,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하다 지쳐 돌아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일에 바빠서 아이를 돌봐주거나 같이 함께 할 시간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큰 아이와 많이 친해질 수가 없었죠. 재단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기본적으로 집과 회사가 가깝다보니 퇴근이 늦어도 예전보다는 가정에 충실할 수가 있게 되었거든요. 덕분에 둘째 아이와는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고, 두 아이와 예전보다 많이 가까워 진 느낌이 들어요. 무엇보다도 아빠가 일하는 직장이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문화나 예술로 가족이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일들도 생긴 것 같아요. 
 
Q.인천아트플랫폼 그때 개관준비팀으로 근무하셨는데, 당시 상황이 궁금합니다.
A. 정말 재단 직원 모두가 함께 준비했던 시간이었죠. 개관준비팀으로 시작했는데, 거의ㅣ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일이 많았고,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어요. 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사람이 적다보니 개관식 행사나 오프닝을 재단의 여러 팀이 함께 나눠서 해야 했어요. 그때 당시에 함께 준비했던 직원들은 대부분 이와 비슷한 영역에서 성장하고 있어요. 다만, 개관 당시 함께 했던 직원들 중에 아트플랫폼에 지금까지 계속해서 남아있는 동료가 거의 없어요. 함께 했던 추억에 헤어짐이 아쉽기도 했지만, 다들 좋은 곳에서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트플랫폼은 말 그대로 ‘정거장’이 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봐요. 모두가 이곳에서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누군가는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 그만큼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면 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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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아트플랫폼에서 주로 하고 계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A. 저는 아트플랫폼의 대관과 시설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촬영을 비롯해 외부에서 요청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점검하고 대관 관리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행사시 안전 대책, 대관의 진행 검토 등을 체크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행사가 진행되면 시설 관리나 안전에 있어서 일일이 체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많아요. 운영진 측과 매우 디테일하게 협의해 진행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Q.
학창시절부터 공부방 교사 활동을 하셨다고 했는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는 함께 하고 싶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고,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A. 특별한 목표나 사명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때 당시 대학을 다니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학생운동의 일환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으로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 혹은  참여 방식이었죠. 지역사회에서 교육의 보편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줄어들었으면 했고, 인천에서도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이 그 공부방을 통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들어간 때가 92년도였는데, 인천에 운영한지 몇 년 되지 않은 신생 공부방이 좀 있었어요. 아무래도 사회복지분야에 활동하는 현장 활동가나 자원봉사자들 중에 남학생이 많지 않다보니 여러 공부방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았죠. 시설을 수리한다거나, 힘을 쓰는 행사를 한다거나…(웃음) 공부방에서 활동하는 누나들에게 전화가 오면 동네마다 불려다녔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그때 이미 마을축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등을 경험해봤던 것 같네요.

Q. 20년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추억이 있을까요?
A. 다른 곳보다도 부평 열우물마을에 위치한 해님공부방이 기억나요. 한 3개월쯤? 짧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도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10월 15일에 30주년 기념 행사를 한다고 연락도 왔더라고요.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꼭 다녀올 생각이에요. 그 곳에 가면 저의 20대 시절을 함께 했던 누나들도 만날 수 있겠죠. 결국 어떤 시절을 돌아보면, 그 시절의 추억은 사람인 것 같아요. 남는 건 사람이거든요. 3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30글자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30글자에 맞춰서 생각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보냈어요. 해님공부방이 유난히 떠오르는 이유도 거기 있어요. 사람이 남은 공부방이거든요. 그 곳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친구가 성장해서 실무자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이후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죠. 지역사회에서의 선순환구조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Q.
사실 재단에서 기부금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후, 내부 구성원들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과장님께서는 너무나 선뜻 그리고 흔쾌히 참여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원래 기부를 많이 하는 편이신지, 아트레인 기부금사업은 어떻게 동참하셨는지 궁금해요.
A. 솔직히 기부를 많이 하거나 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아트레인도 동참을 요청하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그렇게 참여하진 못했겠죠. 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함께 했으면 한다는 요청을 했고, 그 의미와 뜻을 알기 때문에 참여하는데 고민은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이 조직에서 일하며 얻게 되는 것에 비해 기부하는 금액이 많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내 생활비를 조금 덜 쓰면 되는 거고, 내가 함께 하는 것처럼 다른 동료들도 함께 하는 일이고, 결국엔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재단에서 상조회 총무를 하는 일이나, 족구 동아리에 참여하는 일이나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업무적인 대화가 아니면 사실 직원들 간에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건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상조회 총무로 하면 부가적인 일은 많아지지만 그만큼 동료들의 경조사를 챙길 수가 있어요. 사람과 사람 간에 느낄 수 있는 정이거든요. 족구도 그래요. 저는 사실 족구를 매우 좋아하거나, 잘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재미있어요. 왜냐면 그 기회를 통해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만나게 되고, 레지던시 입주 작가와도 만나요. 그러면 그 시간동안은 이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직장 동료라는 관계에서 나아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원동력을 발견하는 거죠. 작은 기부금이지만 나 스스로와 재단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마지막으로 재단 직원이기도 하지만, 기부자의 입장에서 아트레인 사업에 대해 따뜻한 한마디를 부탁드려요.
A. 조직 내부에 함께 있기 때문에 이 기부금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잘 집행되고 있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내가 믿고 기부하는 부분이니까 알아서 잘 운영되리라 생각해요. 그냥 앞으로도 많은 동료들,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밝은 미소와 즐거운 기운으로 직원들을 맞이하는 오병석 과장님과 업무가 아닌 이야기로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조직을 생각하는 마음, 아트플랫폼을 아끼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업무 중에 대화를 나눠주신 오병석 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6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정리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주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