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 배헤윰

배헤윰은 물질로서의 회화를 바라보면서 그가 그린 그림이 관람자가 알고 있는 대상으로 곧장 연결되는 객관적 거리를 조절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던 이전의 작업 방식에서 작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추상회화의 불가해한 요소들이 만들어 내는 부분들을 활용한 암호적인 말하기를 실험 중에 있다. 우리 앞에 진행되고 있는 어떤 현상을 이성적으로 정보화하지 않고서 인지하는, 원초적 시지각을 추상 회화를 통해 복원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최근 두산 갤러리(서울, 2019), 하이트 컬렉션(서울, 2018), 학고재(서울, 2018),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서울, 2016) 등에서 단체전에 참여하였고, 개인전 《Fyka Foretold…(예지하는 파이카)》(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서울, 2021), 《꼬리를 삼키는 뱀》(OCI미술관, 서울, 2018), 《Circle to Oval》(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7) 등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건설은 되지 않은 건축>, 캔버스에 아크릴, 130.3×112.2cm, 2019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나는 회화를 이해하는 동시대의 시지각적 방법론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러한 관심의 바탕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훈련된 보편적인 관점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회화의 여러 양식에 관한 시지각적 관점 사이의 격차에 대한 흥미가 있다. 이전부터 영상에 담긴 시지각적 대상과 그것이 반영된 회화, 그리고 화가로서의 나의 포지션을 짚어보는 실험을 이어왔고, 최근 수년 동안은 해석적 접근이 어려운 추상 회화의 표현적인 특성을 더욱 드러내고 그것을 읽어내는 가독력을 실험해보고 있다.

《Form/Less》, Whistle, 서울, 2019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대표작이라기보다는 현재 작업 방향과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삼아 말하자면, 2019년 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Whistle(휘슬)에서 진행된 2인전 《Form/Less》에서 전시한 그림들을 꼽을 수 있겠다. 해당 작품들을 창작할 당시, 앞서 언급한 여러 관심들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실험의 조건들을 보다 상세하게 정립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대상을 특정하고 관찰하는 것보다는 나를 정보 문맹으로 상정하고 시작하는 태도를 창작의 시작점으로 삼는 것과 그림을 보는 체계나 생각의 구조를 건축 설계안을 그려내듯 평면에 옮기려는 접근 방식의 정립으로 말할 수 있겠다.

좌) <랜딩>, 캔버스에 아크릴, 145.5×112.2cm, 2018/ 우) <칸 이동 중>, 캔버스에 아크릴, 130.3×130.3cm, 201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내게 영감이랄 것은 딱히 없지만, 잃지 않고자 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나는 모르는 것을 그대로 두고 바라보려고 한다. 모르는 것을 이해가 쉬운 것 혹은 사용 가능한 것으로 변환시키지 않고,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접근하면서 대상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동력을 발생시키는 편이다.

<꼬리를 삼키는 뱀>, 종이, 액자에 아크릴, 67×57.1cm, 2018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내게 창작은 다른 삶을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하도록 돕는 지적 활동과 같다. 나는 스스로를 나의 그림을 보는 최초의 관객이라고 생각하고, 작업의 면면을 모두 안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지양하는 편이다. 일상적인 언어로 나누는 대화에서도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창작이라는 비일상적인 방식의 소통과 대화에서 생겨나는 오해의 가능성 역시 흥미롭게 생각하는 편이다.

좌) <아쿠마>, 캔버스에 아크릴, 145.5×130.3cm, 2018/ 우) <스키양>, 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60x50cm, 2019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나는 작업 방향을 정해놓고 창작을 시작하는 편은 아니라 상세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작품에 관하여 생성되는 예상치 못한 방향을 기대하고 반가워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것 같다. 회화에 대한 흥미로운 생각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정진하고자 한다.

<뼈대만 남은 대화>, 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목재, 고무, 60.3x52cm, 2019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 작가에게 제공 받은 인터뷰 글을 바탕으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