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2016.10.04~10.17)

샤프심으로 매트릭스를 연출한 상상의 비결

01
‘T Times’는 뉴스 홍수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꼭 읽어야 할 지식과 정보, 꼭 느껴야 할 감동, 내 삶을 바꿀 통찰을 전한다. 카드뉴스는 이미지 중심의 시대에서 문자 텍스트를 멀리하는 현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물건을 전혀 다른 이미지로 표현한 일본의 아트 디렉터 타나카 타츠야 이야기. 그의 상상과 손을 거치면 도넛이 암벽이 되고, 메모리칩이 그랜드 피아노로 변신하고, 초밥이 침대가 된다.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미니어처 사진 일기’를 올린 그는 사물을 보는 색다른 관점을 강조한다. 소인과 피그미족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새로운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다. 그의 기발하고 세밀한 미니어처가 우리의 일상을 자극한다.

야한 소설 쓰는 여학생과 변태교사, 그들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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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빨간책’에 들어있다. 극본, 호연, 연출의 조화로운 3박자로 호평 받은 드라마스페셜 ‘빨간 선생님’은 1980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움과 추억을 소환하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달리 ‘빨간 선생님’은 한국의 시대적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담아냈다. 속물 선생이 사랑에 눈 뜨게 되지만 그의 인간적인 선택은 비극을 담보로 한다는 이야기. 자세한 줄거리는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라. 청소년들의 호기심, 존경과 애정이 오가는 사제지간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신한 소재에 대한 기대에 더해 새로운 PD와 작가 발굴의 장인 드라마 스페셜은 앞으로 아홉 작품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주먹을 불끈 쥔, 당당하고 우아한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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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9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다. 소녀상 제작을 맡은 김창기 작가는 고개를 살짝 들어 멀리 일본을 응시하며 서 있는 당당하고 온화한 소녀상을 만들었다. 김운성 작가가 조각한 ‘원래의 소녀상’이 좋은데 왜 바꾸느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인천만의 이미지를 넣어야한다는 강박도 마음에 부담이 됐다. 김창기 작가의 소녀상은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다. 얼굴은 온화하지만 손발에서 긴장이 느껴진다.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를 세워 아이의 발을 모형 떠서 만들었다. “아빠 나 그렇게 고생 안 했는데, 그렇게 아파하지 않았는데.” 아이의 말에 울컥, 작업하면서 운 것도 여러 번이었다. 전국에 퍼져있는 평화의 소녀상, 뜻은 하나이면서도 모양은 하나가 아니다. 오른손 끝에 나비가 앉아있고(광주), 나비 날개를 뒤로 한 채 날아오르고(이화여대 정문), 긴 머리를 땋은 버선발의 소녀가 앞으로 나아간다(부천). 앞모습은 없다. 김 작가가 만든 앞모습은 거울이고, 자신을 보게 하는 그곳에 ‘반성의 의미’를 담았다.

 모바일 드라마, SNS 예능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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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드라마는 ‘모바일 드라마’ 또는 ‘SNS 드라마’로 불린다. 10분 안팎의 짧은 러닝타임,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소재로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을 통해 방송된다. 여성 동성애,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한 여고생, 다양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한 것 등 내용과 촬영 기법이 독특하다. 아이돌 멤버의 대거 출연도 기존 드라마와 다른 점이다. 웹예능의 경우 불법 도박, 세금 문제, 이혼 등 출연자들의 과거를 거침없이 공개하는 등 과감한 방식을 시도했다. 웹콘텐츠의 시장은 밝다. 2013년 7편, 2014년 23편에 이어 지난해에는 67편으로 제작편수가 뛰었고, 올해는 200여 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짧아지고, 편해지고, 가벼워진다. 이 변화가 대세고 흐름이라면 ‘잘’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관건은 콘텐츠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느냐다.

이재은(뉴스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