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노식 LIM Nosik

임노식은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학과 학위를 취득했다. 작가는 자연에서 관찰한 인위적인 상황과 흔적들을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한다. 또한 다양한 공간 경계 형태들과 그것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전 작업이 작업실 근방의 풍경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후의 작업에는 몇 년 전 작품의 소재가 되었던 고향인 여주에 다시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이미지가 발견되는 장소와 구현되는 장소에 거리를 두는 작업의 프로세스는 유지하되, 그 장소의 거리를 늘어뜨려 보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작업실01, 259×193cm, 캔버스에 유채, 2019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나의 작업은 바라보고 느끼고 포착한 것 그 순간을 옮겨 낸 결과이다. 그 이미지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주변을 배회하고 부유하는 일상적인 공간이자, 그 순간 자체를 떠내어 수집한 일련의 과정이기도 하다. 나의 첫 개인전 《안에서 본 풍경》(OCI 미술관, 2016)에서는 선보였던 연장은 유년 시절 보냈던 공간인 목장과 축사 그렸다. 이때는 사적인 경험에 대한 기억을 풍경으로 재현하였고, 그려내기 위해 관찰이라는 행위에 집중했다. 기록보다는 기억을 통해 공간 자체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되새기는데 몰두하면서 작업을 했다. 두 번째 개인전 《Folded Time》(합정지구, 2017)에서는 고향인 여주(목장)보다 문래동 작업실에 머물러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면서 소재도 자연스레 바뀌게 되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주변 풍경을 바라보거나, 같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관찰을 했다. 반복된 관찰로 지각 경험은 축적이 되고 그 공간에 무감각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처럼 중첩된 시공간 속에서 느닷없이 찾아오는 이미지들을 캔버스에 옮겨 작업했다. 나는 주로 작업 과정에서 드로잉 위주로 이미지를 수집한다. 무엇을 그려야 하고 무엇을 생략해야 하는지 아주 느린 편집 과정을 통해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안에서 본 풍경1, 890×250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6
작업실05, 116×91cm, 캔버스에 유채, 2019 작업실06, 60x90cm, 캔버스에 유채, 2019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올해 3월에 열린 세 번째 개인전《물수제비(Pebble Skipping)》(보안여관, 2020)는 회화의 구동 방식에 대해서 되새겨보며 작업을 했다. 우리가 흔히 관용적으로 무엇인가를 보고 ‘눈에 담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회화도 같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담다’라는 표현에서 모래를 담아 올리는 장면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모래를 담아서 들어 올릴 때, 담긴 모래를 전부 다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몇 조각씩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회화 작업 또한 야외에서 작가가 풍경을 보고 작업실로 가지고 오면서 모든 것을 캔버스에 담을 수 없고, 중간에 누락되는 것들이 생기는 과정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여기서 보통 모래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에게서 거리가 멀어져 그 형태가 보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캔버스 직조 사이사이로 풍경은 잃어버릴 수 있지만, 되려 그들의 잔존이 캔버스에 남겨지는 것이 아닐까 탐구하며 작업한 전시이다.

《물수제비(Pebble Skipping)》 전시전경, 보안여관(서울), 2020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몸의 체험으로부터 이미지 수집과 작업을 하고 있다. 1~2년마다 주변 환경에 달라짐에 따라 그림의 소재도 자연스레 달라지고 있다.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에 속하고, 어떤 장소에 있으며, 이것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 곳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가는 누군가에 대해 나를 설명하기에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나의 지리적 이력은 분명 작품의 외적 의미에 영향을 미친다.

Daybreak, 가변크기, 캔버스에 유채, 2017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이전까지의 작업을 되돌아보면, 주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공간 자체와 그것에 대한 관찰적 태도 및 시선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는 공간을 인식하고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행위 사이에서 축적되는 모든 감각의 이미지들이 재현하는 것은 결국 무엇이고 그 끝에 지각되는 잔존의 형태는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후 작업 역시 이러한 맥락을 이어가지만, 그간 작업의 주를 이루었던 공간-재현의 틀에서 빗겨 나와, 공간-현상에 몰두해 보고자 한다.

Solmi road01-04, 193×130cm, 캔버스에 유채, 2019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작가정보 : nosikl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