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재 CHO Kyoungjae
조경재는 수원대학교 디자인 학부와 상명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후 뮌스터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마이스터 쉴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작가는 본인의 대표 작업인 사진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는 중이다. 작가는 각각의 개별 작업의 확장성보다 실제 전시장소에서 그 확장성을 표면화시키는 과정에 더 주목한다. 그러한 확장성에서 사진은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파란 수영장, 120x120cm, 사진/잉크젯 프린트, 2019 |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현재 사진을 기반으로 설치와 사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작업들은 대부분 그 시작점이 2012년이다. 처음 사진으로 시작되었던 작업은 최근 영상 사운드 설치작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전의 작업 방식이 먼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 것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로 진행되었다면, 2012년부터는 보여지는 상황과 조건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작업의 경우 장소를 먼저 찾고 주변의 물건들을 수집한 후 조형적 설치를 이용하여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또한 전시의 경우에는 공간적 특성을 먼저 이해한 후, 그 공간에 필요한 무언가를 찾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의 결과물이 작업이 된다. 정해진 기준점이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준의 작업의 방식과 많이 벗어나는 전시의 형태가 많이 나온다.
연천 시리즈, 사진/잉크젯 프린트, 2019 |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나의 대표전시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에서 열렸던 전시 《부서진 모서리》(서울, 2017)와 아마도예술공간에서 진행했던 전시 《치수(齒髓)를 드러내다》(서울, 2018)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두 전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적 관점을 설치와 영상 그리고 사운드로 확장시킨 결과물이다. 먼저, 《부서진 모서리》 전에서 나의 사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적 구조의 틀을 실제 설치작업으로 시도해보았다. 불안과 긴장이라는 한국도시의 공간적 특징을 모티브로 하여, 무겁고 강하면서도 가변적이고 즉흥적인 감각을 추구하였다. 한편, 《치수(齒髓)를 드러내다》 전에서는 사진 매체의 특성을 해체해보았다 사진만이 가지는 정형적이고 일방적인 시점과 구조, 그리고 여러 레이어들이 한 장의 사진으로 함축되는 현상을 해체시켜봄으로써 이러한 사진의 특성을 반어법적으로 강하게 드러내고자 하였다. 나는 전시를 만드는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공간과 시간을 충실히 바라본다. 그리고 반응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치수齒髓를 드러내다》 전시 전경, 아마도예술공간(서울), 2018 |
《부서진 모서리》 전시 전경,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서울), 2017 | 블루 치즈, 120x120cm, 사진/잉크젯 프린트, 2017 |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보는 것’이다. 보고 반응하고 보고 반응하고… 반응의 방법은 너무 다양하게 표현된다. 정해진 대로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 또는 공간, 오브제, 색감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반응의 결과물도 처음부터 정해놓지 않는다.
이러한 반응을 위해서는 반응이 가능한 공간을 찾고 그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나에게는 작업하는 것 그 자체 보다 작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전시란 ‘상황의 결과물’이다.
《5.5》 전시 전경, 영은미술관(경기도 광주), 2016 |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가장 긍정적인 의미는 ‘스스로 보이는 것에 반응함으로써 자신만의 생각과 의미를 찾는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의미와 관객이 바라보는 의미가 달라질 때 예술의 재미가 작동하는 것 같다. 항상 똑같지 않은 반응에서 예술은 만들어진다. 내가 하는 예술에서 나의 역할은 상황을 만드는 것까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의 의미나 가치가 다양하게 해석되어질 때 나는 재미를 느낀다.
SHOW, 120x120cm, 잉크젯 프린트, 2018 |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나이가 많이 들고 나서도 정말 재미있는 전시를 볼 수 있다면 너무나도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내 전시보다 나와 다른 작품 또는 다른 감각을 지닌 전시를 볼 때 행복하다. 앞으로 더 좋은 전시, 다양한 전시가 만들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나와 같은 세대에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작품 활동과 전시는 물론이거니와 미술교육도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 기술을 배우는 형태의 미술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시각적 반응을 할 수 있는 미술교육이 이루어질 때 앞으로 소위 ‘병맛스러운’ 전시와 작업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작가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예술가로서 사회적 역할도 꾸준히 실행할 계획이다.
《미음 기역》 전시 전경, 금천예술공장 PS333(서울), 2019 |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