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욱 개인전 – 파도꽃

밤이고 낮이고 하루 종일 피는 꽃이 되고 싶었다.
나무 아래 살아 작은 그릇과 비행을 준비하며 그늘 넓은 나무가 되면 좋겠다, 생각했다.
표현하면서 자신을 지우는 일을 생각하며 밤바다에서 이런 글을 썼다.

[밤에도 파도는
자신을 지우는 일을 계속해서
달빛이 비치네]

절룩거리며 여행한 남도에서는 이런 글을 썼다.

[바다가 섬 두 개를 품었다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네]

내 일은 허둥지둥 처리할 것이 아니고 구름 가듯 흐름은 내 뜻이 아닌 것을, 순응하는 법을 몰라 너무 고생시켰다. 바람에 실려서 겸허한 표현으로 가고 싶다. 잎이 넓은 나무처럼 한 줌 바람도 쉬다 갈 수 있는 표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