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키워드로 보는 2020 코리아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입니다. 꾀가 많고 영리하며 친근한(?) 동물인 쥐, 쥐의 해인 2020년 대한민국에는 어떤 트렌드가 펼쳐질까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그해의 띠 동물이 포함되는 영문으로 트렌드 키워드를 만들어 왔습니다. 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0’은 ‘MIGHTY MICE’입니다.

Me and Myselves(멀티 페르소나),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라스트핏 이코노미), Goodness and Fairness(페어 플레이어),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스트리밍 라이프),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초개인화 기술), You’re with Us, ‘Fansumer’(팬슈머),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특화생존),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오팔세대), Convenience as a Premium(편리미엄), Elevate Yourself(업글인간) 등 10가지죠.

2019년 대한민국 트렌드는 1.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2. 불안한 사회에서 나만의 휴식공간을 찾아 나서는 ‘케렌시아 현상’ 3. 대면 접촉이 필요 없는 ‘언택트 기술’ 4. 새로운 부가가치와 수요를 창출하는 ‘만물의 서비스화’ 5.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 세대 6. 자신의 취향과 정치 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하는 ‘미닝아웃’ 7. 기능적 관계나 반려동물이 대체하는 ‘대안 관계’ 8. 가성비를 넘은 만족을 주는 ‘플라시보 소비’ 9. 같은 성능, 같은 가격이라면? ‘매력 자본’ 10.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세상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는 노력’이었습니다.

2020년의 키워드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출처 : 아주경제

1. 멀티 페르소나
현대인들은 하나의 얼굴로는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가정, 직장, 학교에서, SNS 매체 등에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보여주기 마련입니다. SNS의 경우 그것이 카카오톡이냐, 유튜브냐, 트위터냐, 인스타그램이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소통하고, 심지어 하나의 SNS에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도 합니다.

‘멀티 페르소나’는 다층적으로 형성된 복수의 자아를 의미합니다. 중국의 변검 배우가 가면을 바꾸듯 현대의 소비자는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합니다. 본래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가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오늘날에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하는 심리학 용어로 쓰입니다. 트렌드 전망서는 ‘멀티 페르소나’가 갖는 특징으로 1.양면적 소비의 증가 2.취향 정체성 중요시 3.나를 표현한 캐릭터와 굿즈 열풍 4.젠더 프리 트렌드 등을 꼽았습니다.

이 중 양면적 소비(야누스 소비라고도 함)는 어떤 이가 간단하게 한 끼를 때워야 할 때는 저렴한 햄버거를, 데이트할 때는 비싼 프리미엄 햄버거를 먹는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소비패턴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패션 등에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젠더 정체성을 표현하는 일 역시 ‘멀티 페르소나’ 시대의 한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영남일보

2. 라스트핏 이코노미
최종 경험, 즉 마지막 순간에도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뜻합니다. 기존의 제품 중심의 동어반복적인 모방과 차별화 경쟁에서 나아가 고객과 접촉하는 순간에 집중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 라스트핏, 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안하게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이동’ 라스트핏, 구매나 경험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여정’ 라스트핏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3. 페어 플레이어
올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른 ‘공정’ 문제가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아무리 막내라도 자신의 작업을 합리적으로 인정 받아야합니다. 가사 노동은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고, 대학생들은 ‘무임승차’ 여지가 있는 팀 과제보다 개인 과제를, 주관식보다 객관식을 선호합니다.

분석가들은 해가 갈수록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페어 플레이어’의 라이프스타일은 1.기능 중심의 수평적 관계 지향 2.성 역할에 대한 고민과 진일보한 의식 3.계약과 매뉴얼 중시 4.만인에게 평등한 평가 시스템 선호 5.기업의 사회적 책임(선한 영향력) 고려 등입니다.

G출처 : 교보문고

4. 스트리밍 라이프
‘스트리밍(streaming)’은 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송되는 데이터가 물 흐르듯 처리된다고 해서 ‘스트리밍’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다운로드하지 않고 스트리밍하는, 음악을 듣는 방식을 넘어 생활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뀐 겁니다. 현대인은 소유보다 경험을,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을 중시합니다. 스트리밍하듯 가볍게 옮겨 다니며 경험·공간·상품·선택권을 초단가로 이용하는 방식을 소중히 여깁니다. 욕망이 큰 데 비해 충족 자원은 부족한 젊은이들은 경험에 집중하는 유목민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합니다.

5. 초개인화 기술
초개인화 기술은 개개인의 상황을 세분화해 적절한 순간에 원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식, 5G 등 눈부시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을 발판삼아 고객은 “그때그때 나의 상황에 어울리게 맞춰 달라”고 요구합니다.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지원 단계에 이른 겁니다. 이제 시장은 1명이 아니라 0.1명 단위로 세분화됩니다.

6. 팬슈머
팬슈머는 팬(F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 주체가 직접 투자와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과 브랜드, 스타를 키워내는 걸 말합니다. 빅 브라더가 대안을 제시하고 ‘고객과 함께’를 외치던 시대를 지나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팬슈머의 시대가 온 겁니다. 팬슈머는 상품의 생애주기에 직접 참여하고,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자신이 지지한 객체(상품, 사람 등)를 적극적으로 응원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소비자입니다. 크라우드펀딩, 서포터 활동,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대한 호응과 비판 등, 팬슈머가 미치는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교보문고

7. 특화생존
누구에게나 그럭저럭 괜찮은 것보다 소수에게 확실한 만족을 주는 선택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특화는 이제 차별화의 포인트를 넘어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핀셋처럼’ 고객 특성을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고객 니즈를 찾아내며, ‘컴퍼스처럼’ 상권을 구분하고, ‘낚싯대처럼’ 자사의 역량에 집중합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진화 개념인 ‘특화생존(特化生存)’은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업 경영의 새로운 처방전입니다.

8. 오팔세대
오팔은 58년생 개띠의 숫자 오팔을 의미하기도 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 오팔(OPAL)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색깔이 모든 보석의 색이 합쳐진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인 5060 신중년들이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 생활을 즐기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매하면서 관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인터넷과 신기술을 활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고 있는 겁니다. 모바일 쇼핑 등에 익숙하고, 유튜브 등 SNS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들은 앞선 시니어 세대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1.퇴직 후 다양한 직업에 다시 도전하기 2.취미와 여행을 위한 투자 3.실버서퍼(실버+인터넷 서핑), 웹버족(웹+실버) 4.콘텐츠 시장에 영향력 등의 특징을 갖고 있죠. 2030 세대만큼이나 신기술에 능하고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오팔세대는〈보헤미안 랩소디〉, 〈내일은 미스트롯〉열풍을 이끌기도 하며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9.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한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현대인의 노력과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새로운 프리미엄이 편리미엄입니다. 이런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앱 경제가 발달하면서 편리미엄은 2020년대를 맞이하는 필연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1인 가구,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 등이 주된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가사 노동·줄 서기·청소·운동 등 일상의 사소한 영역에서 자신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제품과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경험을 중시하지만 늘 시간에 허덕이는 현대인과 수시로 노동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가교형 노동자들의 절충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 업글인간
업글인간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입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함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 유형입니다. 업글인간은 남들이 알아주는 명문대 진학이나 대기업 입사와 같은 ‘성공’, 또는 스펙 경쟁으로 뚫은 관문이 사회적 지위를 잠시 보장할지는 몰라도 영원히 의미 있는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습니다.

“업글인간이 지향하는 ‘Better me’ 뒤에 숨겨진 말은 ‘than yesterday(어제보다)’라고 할 수 있다. 업글인간의 성장 동기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오는 불안이 아니라, 어제보다 못한 내 미래의 모습에 대한 불안이다.” 삶의 질적 변화를 원하는 업글인간의 등장으로 경험경제가 변화경제로 전환되고 있는 겁니다.

잡코리아는 알바몬과 함께 지난 12월 9~15일에 걸쳐 성인남녀 785명을 대상으로 ‘업글인간 트렌드 현황’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중 64.5%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며, 나 자신과 경쟁하는 업글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뉴시스

 

* 여기, 그리고 곳곳에 있는 ‘작은 히어로’들을 응원합니다. 한 해 동안 뉴스큐레이션을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소비자기획] ‘트렌드코리아 2020’ 키워드로 읽는 기업과 소비자의 공생
소비자경제, 2019. 11.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트렌드 연구자 김난도 교수, 2020년 소비 트렌드 대예측
주간현대, 2019.12.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2020년 트렌드 미리보기] ‘멀티 페르소나’에 주목하라
영남일보, 2019.11.2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2020년, ‘세분화‧양면성‧성장’에 주목해 ‘현대인의 진짜 욕망’을 찾아라!
사례뉴스, 2019.11.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글/ 
이재은(뉴스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