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트라이어드 Team TRIAD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팀 트라이어드(Team TRIAD)는 세 명의 아티스트(김호남, 전민제, 홍광민)가 모여 지속적인 매체 실험을 실험해오고 있다. 초기에는 ‘사운드’라는 공통분모 아래서 극한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어 새로운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면, 현재는 청각 경험을 확장시키고자 구성원의 다양한 배경에서 비롯된 여러 매체를 탐구하고 있다. 최근 도시 데이터를 색다른 형태로 시각화하고 청각화하는 설치작업과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Data Pulse : Incheon_인천아트플랫폼_2019
# Q&A
Q. 그룹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Team TRIAD(팀 트라이어드)는 세 명의 아티스트가 모여 지속적인 매체 실험을 하는 팀이다. 초기에는 ‘사운드(sound)’라는 공통분모 아래서 극한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어 새로운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작업을 했다면, 현재는 청각 경험을 통해 감각을 확장하는 맥락에서 사운드적인 요소를 넘어설 필요를 느끼고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고자 구성원의 다양한 배경으로 엮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 데이터를 색다른 형태로 시각화하고 청각화하는 설치작업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Data Pulse : Traffic Jam_10분_인천의 영상과 사운드로 만들어진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_2019
김호남은 다양한 정보들을 악기화하여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일에 관심 있으며 이를 가지고 다양한 전시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체험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에서 인터렉티브 미디어 프로그래머로 재직하다 2017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미디어아트 전공에 입학하여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다양한 컴퓨팅 기술을 오픈소스로 활용하여 협동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며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Team TRIAD에서는 장치를 제작하여 음악과 비-음악 사이에서 하나의 맥락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어렸을 적 꿈이 음악가가 아니라 악기를 만드는 사람이었을 만큼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또한 장치를 제작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한 작업의 요소이다.
전민제는 데이터를 다른 매체로 확장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부터였다. 관심이 작업으로 구체화된 계기는 AfreecaTV, NCSOFT, HomoMimicus에서 개발자, 데이터분석가로 근무하면서였다. 다양한 데이터를 다루면서, 데이터가 단지 비즈니스 지표로만 소비될 수밖에 없는 것에 의문을 품었던 것이 작업의 촉매가 되었다. 데이터에는 이야기가 있다. 맛이 있다. 체취가 있다. 리듬이 있다. 형태가 있다. 전민제는 그들이 살아 숨 쉬는 걸 관찰하길 좋아한다. 그리고 어떤 매체를 사용해야 그 역동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Team TRIAD에서는 메시지를 적합한 매체로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메시지와 관련 있는 대상이나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발견한 인사이트를 알고리즘화 하여 작업을 전개한다. 알고리즘은 프로그래밍, 사운드, 매체의 형태를 입으며 시스템으로 구체화된다. 사운드 중심 작업에서는 여러 매체를 사용해 극한의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어낸다. 청자가 온몸으로 소리의 질감을 마주하는 순간을 디자인하고자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홍광민은 미디어와 소리의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사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교시절 그룹사운드 활동을 계기로 실용음악을 전공하였다. 프리랜서로 전자음악 작곡, 사운드 디자인, 사운드 엔지니어, 음향감독, 음반 제작 등의 일을 해오면서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사운드 아트와, 미디어아트의 작업에 매료되었다. 2017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미디어아트 전공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플레이 메이커스 랩에서 VR 콘텐츠에 관한 공간 사운드 제작과 연구를 하고 있다.
Team TRIAD에서는 작곡과 공간 음향 디자인에 집중하고있다. 다양한 공간에서 소리를 채집하는 구체음악 작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자음향, 주변의 소리, 테크놀로지를 재료로 새로운 음향, 음악을 제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온몸으로 느껴지는 사운드를 통한 공연 및 전시를 구현하고자 한다.
도시재생장치(Urban Jae Saeng Device)_65×70×50cm_데이터 조각/사운드_2018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작업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출발한다. 밴드가 잼을 하며 곡을 만드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확장한다. 문제의식은 사람들을 관통하는 만큼 그들이 머무는 장소에도 표현된다고 본다. 우리가 마주하는 도시에서 그런 흔적을 읽어내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도시)데이터를 새로운 비주얼과 사운드로 표현하려는 시도는 구성원 전민제의 개인작업 <도시의 악보들>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서울의 건물 데이터를 시각화, 청각화하는 이 작업은 도시의 풍경에서 건물과 비-건물 요소를 음표와 쉼표의 관계로 바라보고, 그 호흡을 데이터에 근거한 새로운 시각적 요소와 사운드로 구현해낸 것이다. 나머지 구성원들은 다양한 건물 데이터의 흐름을 보여주는 시각과 청각의 변화에 매료되었고 이것을 사운드 퍼포먼스의 형태로, 3인의 합주 형태로 확장하고 싶어 했다. 그 이후로도 우리는 사회의 데이터를 객관, 주관적으로 읽어내고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표현하려는 시도하고 있다.
도시의 악보들(도봉, 동대문, 영등포, 용산)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공연)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우리의 대표 작업은 <도시의 악보들 : 종로구(The Musical Score of City: Jongno)>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자의 사운드적인 지향점을 한 곳에 녹여내려는 시도를 처음 했던 작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3인의 연주자가 도시 데이터로 만들어진 객관적인 소리 위에 자신들의 주관적인 해석을 더해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전시 오프닝을 위한 퍼포먼스로 만들게 되어, 짧은 공연시간에 맞춰 작곡을 하였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실험적인 구성과 즉흥연주 파트를 포함하게 된 무삭제 라이브 버전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의 악보들: 종로구_15분_도시의 건물 데이터 기반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_201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작업의 영감과 계기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문제의식의 공유에서 출발하고 밴드가 잼을 하며 곡을 만들듯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확장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개인의 밀도 높은 관찰력과 감각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인 것 같다. 지하철에서 경험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팀원 모두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올 때 유독 귀가 찢어질 정도의 브레이크 소음을 내는 것이었다. 누구나 귀를 막을 정도의 크고 시끄러운 소리였다. 그런데 우리는 지하철을 타면서 “소리 죽인다, 어떻게 하면 이런 소리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 전민제는 지하철이 가지고 있는 질량, 운동에너지의 마찰, 진동, 소리로 전환되는 흐름을 데이터의 확장 과정과 비교하는 이야기를 했고, 김호남은 이 현상을 기구적으로 설비하는 방안을 이야기했으며, 홍광민은 사운드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이야기하였다. 이런 식으로도 작업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한다.
Data Pulse : Ocean_8분_인천 장소기반의 사운드스케이프_2019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실험적인 음악, 소리에 대한 편견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작업을 친절하게 만들지 않는다. 물론 익숙하고 친절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도의 결과물을 봤을 때 너무 우리답지 않다는 이야기를 서로가 했었다. 공연 전에 관객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소리가 크고 익숙하지 않을 수 있으니 잠시 피해있어도 된다. 하지만 정말 이걸 듣고자 하신다면, 이 친구들이 데이터, 사회적 현상, 개념에 대해서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 왜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해보시면 좋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소리를 듣는 주체는 언제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 주체적으로 들어내려는 노력 속에서, 모든 감각을 부딪쳐야만 자신만의 청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업이 추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주체적 경험을 간섭하는 정보들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리를 부디 주체적으로 들어줬으면 한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이건 별로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들을래’라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오히려 다른 음악을 듣게라도 된다면 기쁘겠다.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Philip Glass)도 ‘세상에 음악이 많으니 내 음악을 꼭 듣지 않아도 된다, 난 신경 쓰지 않는다.’라는 맥락의 말을 했었다. 우리도 그렇다. 세상엔 좋은 음악과 소리가 매우 많다. 관객의 즐거운 음악생활을 응원한다. 다만 우리는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음’조차도 듣기 좋은 소리로 여기는 행복한 사람들일 뿐이다. 그래서 관객들이 주체적으로 소리를 마주하길 바란다. 아는 척할 필요도 없고, 좋은 척할 필요도 없다. 그것을 마주하는 자신의 감각이 중요할 뿐이다. 이것은 비단 ‘소리’, ‘사운드아트’로 총칭되는 경험에서만 유효한 게 아니라고 본다. 앞서 말한 감각이 길러진다면 본인이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주체적으로, 행복하게 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Dead Line for Soundscap_15분_도시와 암 관련 데이터를 이용한 오디오 비주얼_2017
사운드 작업이 청각적 경험, 감각에 대한 환기를 이야기한다면 데이터 작업은 세상을 바라보는 개념에 대한 환기다. 정보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정보에 매몰되어있다. 그만큼 데이터에 대한 감각도 무뎌졌다고 본다. 국가의 빚, 타지의 부상/사상자와 같은 수치들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예전만큼 민감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데이터, 숫자들이 가지고 있는 날것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폭력적으로 드러낸다. 다른 측면에서는 그 연속성 속에 숨겨져 있는, 간과된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 그것이 데이터 작업으로 전달하고 싶은 맥락이다.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근래에 서울의 랜드마크에 얽혀있는 데이터를 설치작업으로 구체화하고 작업물을 라이브 퍼포먼스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었다. 롯데타워가 첫 타깃이었는데 설치물 규모와 비용 문제 때문에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랜드마크들에 넘실거리는 사람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풀어내 보고 싶다.
사운드적으론 좀 더 우리만의 색깔을 구체화하고 드러내고 싶다. 이런 사운드는, ‘이런 경험은 Team TRIAD의 공연에서만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우리는 모두 작가이기 전에 뮤지션이다. 모든 작업에는 음악이 있고, 음악적 느낌을 강하게 가진 사운드 아티스트, 예술가로 기억되면 좋겠다.
Data Pulse : Circulation_인천아트플랫폼_2019
Data Pulse : FineDust_천아트플랫폼_2019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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