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박 Ji Park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박은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음악원(New England Conservatory)에서 현대음악으로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현대무용 음악감독에서부터 영화음악 작곡가, 즉흥 연주자로 전방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프랑스 유학 이후 <Ji Park 9000km+>(2014) 음반으로 데뷔하였으며, 이후 미국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바르단 옵세피언(Vardan Ovsepian)과 즉흥연주음반 <As Autumn Departs> (2015)을 발매하였다. 클래식을 전공한 후 프리재즈에 매료되었고, 어떤 한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자신만의 필터로 거친 지박 컨템포러리 시리즈(Ji Park Contemporary Series)를 통한 다원예술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2014년부터 한국과 유럽, 미국을 오가며 해외 아티스트들과 작업 및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박 컨템포러리 시리즈 Vol.11(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11)_graphic score_2018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현재 지박 컨템포러리 시리즈(Ji Park Contemporary Series) 공연과 컨텐츠 제작(2014~)을 하고 있으며, ①실험음악 시리즈(비디오아트, 현대무용, 그래픽 스코어 등 다원예술), ②영화음악 시리즈(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 그리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의 음악을 새롭게 작곡하여, 영화 상영 및 연주를 진행) ③오케스트라 시리즈(재즈 스트링, 노이즈 오케스트라)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작업 중인 그래픽 스코어 시리즈는 프리재즈 피아니스트 및 작곡가인 안소니 콜맨(Anthony Coleman)의 뉴욕 공연에 영감을 받아 작업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때의 내가 가지고 있던 현대음악, 즉흥음악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꾸게 만들었던 공연이었다. 이후 그가 있는 보스턴의 뉴잉글랜드음악원 현대음악과 ‘Contemporary Improvisation’에 입학하였고 학과에서 진행하는 제작 미팅(Production Meeting) 중, 코넬리우스 카듀(Cornelius Cardew)의 그래픽스코어에 영감을 받아 1950-60년대 현대 작곡가들을 연구하면서 그래픽 스코어 시리즈를 작곡하고 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은 간결함과 명확함을 지향한다. 세상에는 많은 아이디어와 작품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표현해내는 아티스트들은 역사 속에서도 동시대에서도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내가 죽기 전에 그런 작업을 과연 할 수 있을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최종적으로 한 작품 한 작품 만들 때마다 조금 더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현대예술은 결코 대중에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작업은 그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11 <En Mai, pas fini>_
프로듀서, 그래픽스코어 작곡, 피아노, 랩탑, 첼로_국립극장 KB하늘극장_2018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공연)은 무엇이고, 이 이유는 무엇인가?
A. 지박 컨템포러리 시리즈 Vol. 1 작품인 <Ji Park 9000km+>(2014 ILIL SOUND)은 나의 첫번째 데뷔 음반이다. 파리와 서울의 물리적인 거리인9000km, 한국에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과 타지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찰을 비로소 쉽게 갈 수 없는 거리만큼 떨어져서야 마주하게 되었다. 외면하고 있던 나의 뿌리, 정체성, 진실을 고통스럽지만, 프랑스 유학에서 마주해야만 했고, 이는 누구에게나 한번쯤 찾아오는 시련이자 선물이었다. 판소리와 국악 타악기 연주자가 현대음악의 어법으로 연주하였고, 서양악기인 첼로가 국악의 어법을, 그리고 이펙터와 노이즈를 사용하여 때로는 카오스적이지만, 또한 미니멀함을 표현하였다. 이 앨범 작업으로 유럽투어공연, 뉴욕 오마이 국제예술센터(OMI International Arts Center)의 레지던시 작가선정, 미국 재즈피아니스트 바르단 옵세피안(Vardan Ovsepian)과의 음반발매, 현대무용 음악감독 데뷔 등 혼자 작업실에서 꿈꾸었던 목표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던 자양분과 같은 첫 앨범작업이다.

 

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 1 <Ji Park 9000km+>_작곡, 즉흥연주_Korzo Festival, 네덜란드_2014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의 예술을 사랑한다. 사회·정치·경제적으로 카오스인 상황이 예술적으로는 동시대를 그대로 반영하였고, 이 시대의 많은 해체들이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리고 새 작업을 시작하거나, 중간에 진행이 되지 않을 때 현대미술관으로 가서 전시 관람을 하며 새로운 접근법을 찾는다.
나의 작업의 키워드는 ‘시계추 이론’이다. 폭식증에 걸린 사람이 보통 사람보다 거식증에 걸릴 확률이 높듯이 극과 극은 오히려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시계추 이론은, 실험 장르와 대중음악을 함께 하고 있는 나의 작업을 함축하고 있다. (가끔은 머리가 어지럽기도 하다.)

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 1 <Ji Park 9000km+>_작곡, 즉흥연주_반줄(banjul)_2014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어떠한 시간에 어떠한 관점에 멈춰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온도를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품을 완성시키는 요소가 관객이라고 생각하며, 작업의 궁극적인 의미는 내 작품을 보러온 관객이 나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할지라도 무언가를 느끼고 그것의 잔상을 기억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공연이 끝난 뒤 관객과 소통하는 광경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공연장 앞에서의 대화였다.)
어린아이처럼 공연 때 느꼈던 것들을 아티스트에게 얘기했던 한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할머니의 의견은 정말 내가 느낀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서로 다르게 느낀 것을 토론하며 자연스럽게 대화했던 그 아티스트는 진정 열린 마음이었고, 이러한 피드백은 작가와 관객 모두를 많은 측면에서 확장시키고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느꼈다.

 
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 7 <시선의 온도>
음악감독_국립극장 달오름극장_2014
  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 6 <맥베스>
음악감독_국립극장 KB하늘극장_2016

Q. 앞으로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현대음악, 현대예술을 관객들이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예술이 일상생활에 더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의 목표이며,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

Ji Park Contemporary Series Vol. 2 <No Eggs California>_첼로_Ibeam, 뉴욕_2016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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