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인천아트플랫폼 기획공연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 – 원일, 한웅원>
2019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아트플랫폼의 기획공연 <IAP 콜라보 스테이지> 시리즈 세 번째 공연이 8월 17일 오후 4시 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열렸다. 공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미 공연은 시작된 듯했다. 공연장에 가득 걸린 얇은 천들 위로 쏟아지는 강렬한 푸른빛과 그 앞에 함께 걸린 얇은 철판(?)들(그때는 이게 연주의 한 부분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좀처럼 일관성 없어 보이는 무대 위 구성을 보면서 오늘 공연은 평범한 연주가 아닐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연주는 역시 예상대로 너무나 새롭고 놀라운 소리와 무대로 꾸며졌다. <IAP 콜라보 스테이지>의 무대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하는데 아쉬움이 없는 시간이었다.
[출처] 직접촬영
‘원일, 한웅원 그리고 정지연. 그들이 만든 빛과 소리의 공감각적 합주, <빛의 맥>’
공연장 전체를 채운 반투명한 오간자 천 사이로 스산한 바람 소리가 나면서부터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마치 연기하듯 천 사이로 두 연주자가 등장한다. 무대 장치인 줄 알았던 얇은 철판을 두들기며 연주하자 그 소리는 공연장 전체를 감돌면서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되었다.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공연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용하여 한 편의 ‘소리영화’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눈을 감으면 세상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되었던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꼬마가 크면 이런 멋진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을까? 큰 북, 드럼, 기타, 키보드, 태평소, 꽹과리 등 장르가 다른 여러 악기의 소리, 사람의 목소리 그리고 이 세상의 익숙한 소음들을 조합하여 때로는 잔잔하고 긴장감 있게 때로는 거칠고 격정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조금은 기괴할 수도 낯설 수도 있는 연주는 그 새로움이라는 매력만으로 관객들을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했다. 낯설고 무질서해 보이는 연주 속에서 두 연주자가 완벽하게 교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묘한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북과 드럼 연주를 할 때의 호흡은 최고였던 것 같다.
2019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원일, 한웅원>
ⓒ 김재우
<빛의 맥>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다방면에서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일’과 드러머 ‘한웅원’ 이 매체 예술가 ‘정지연’과의 콜라보 무대를 선보였다. 원일은 이미 오랫동안 다양한 음악활동을 한 입증된 인물로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였으며 지금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실력가이다. 한웅원은 젊은 재즈 드러머를 넘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멀티 연주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은 물론이고 밴드 활동, 세션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공연장 전체가 매체 예술가 ‘정지연’ 작가의 작업으로 채워졌고, 이로부터 받은 영감을 소리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한다. 이들의 이번 공연이 향후 그들이 함께할 음악 작업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2019 IAP 콜라보 스테이지 VOL.3 <빛의 맥–원일, 한웅원>
ⓒ 김재우
‘음악이라 불리는 모든 것의 편견 없는 탈 장르의 새로운 판, <IAP 콜라보 스테이지>’
인천아트플랫폼 6, 7기 입주작가이자 <IAP 콜라보 스테이지> 시리즈 네 번째 공연을 준비한 예술감독 김성배는 ‘<IAP 콜라보 스테이지>가 여러 장르의 개성 강한 아티스트가 만나 장르와 개념을 넘나드는 시도로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이는 무대라고 전하였다. 동시대에 음악이라 불리는 모든 것을 편견 없이 무대에 선보여 탈 장르의 새로운 판이자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음악을 중심으로 장르 간, 아티스트 간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음악의 다양성을 실험하는 <IAP 콜라보 스테이지>는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독창적인 무대를 만들고 있다. <IAP 콜라보 스테이지>는 다음 달 9월 21일과 22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올해 시리즈의 막을 내린다. 직접 공연장에 방문하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향해 끊임없이 내딛는 깨어있는 음악가들의 음악실험실로 기꺼이 초대되는 영광을 놓치지 말도록 하자.
[출처]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
글 · 사진 /
김지인 시민기자단